도저히 납득해 주시지
당연하다.
그러한 궤변은 받아들일 수 없다.
궤변이라니 유감스럽사옵니다.
어젯밤 무도회에서
사리피 님께선 본인의 입으로
왕비는 못 되겠다고 하셨습니다.
즉, 시련을 도중 포기하신 것입니다.
따라서 그 시점에서 사리피 님께선
왕비 후보 자격을 상실한 것으로
하지만
사리피는 미스트레스로서의
그 결과 갈로아의 후견을 얻는
그것은 사리피 님께서
결과가 어찌 되었든
사리피 님께서
그러한 소극적인 자세에
책임 있는 지위를 맡기실 수
아무튼 저희들은
이번 시련이 달성되었다고는
결코 인정할 수 없사옵니다.
제물공주와 짐승의 왕
이 목숨을 바쳐야 할 숙명이라면
거스를 생각은 어릴 적에 잃어버렸어
아버지와 어머니가 남긴 그 시선은
마음의 저주가 되었어
증오가 분쟁을 분쟁이 슬픔을
윤회처럼 세상을 어지럽히고 있다면
자그마한 이 목숨에
살아있는 의미를 당신이 깃들여줬어
모조품끼리, 운명의 주사위는 던져졌어
바란다면 마지막까지
이 소원을, 이 마음을
당신에게 바칠 거라면
위로도 연민도
필요 없으니까
이 목숨을 이 세상을
당신이 받아들이겠다면
그 목숨 울려 퍼지기를
이 맹세를, 이 숙명을
당신이 바라는 것이라면
괴로움도, 슬픔도
끌어안아줄 테니까
왕과 재상의 추억
어서 돌아와, 임금님.
괜찮아?
다소 잔소리를 듣다 지쳐서 말이다.
혹시,
또 내 일로?
네가 걱정할 만한 건 아무것도 없다.
사리피에겐 말하지 않는 편이 좋겠지.
말하면 자신의 행동을
사리피에겐 이 이상
필요 없는 족쇄를 채우고 싶지 않아.
임금님,
정말로,
무슨 일 있으면 말해.
언젠가 그자도 이해할 날이 올 것이다.
어라?
이 책 다음 권이 없네.
어룡족의 역사?
어디 다른 서고에서
여기 이외에도 서고가 있어?
물론인 거다.
오즈마르고의 역사만큼 있는 거라고.
그중에는 왕족만 열람하는 게 허락된
거야!
금단의 서고!
호, 혹시나 해서 말해두는 건데
금단이란 들어가면 안 된다는
그 책의 다음 권은
사리는 여기서 기다리는 거야!
거야.
괜찮아, 내가 찾을 테니까.
언제나 두 사람에게만
가장 가까운 서고부터 찾아보자.
어디에 있을까?
그랬더니...!
거기 둘!
직무 중에 잡담을 하다니 무슨 짓이냐!
면목 없습니다!
왕을 위해 온 마음을 바칠
이 왕궁엔 필요 없다.
네놈들을 대신할 자 따윈
네!
실례했습니다!
깜짝 놀랐네.
최근 점점 더 험악해지셨군.
기분은 이해하지만.
하지만 지난번 무도회를 봤더니...
인간이란 것도 제법 괜찮은 면이
어리석은 것아,
그게 그런 깜찍한 것인 줄 아느냐?
목숨이 아까워 왕의 비위를 맞추고,
제물이 되는 걸 면한
내 눈은 못 속인다.
어떻게 해서든 그 계집을
설령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재상님!
미안해, 바쁜데 데려와달라고 해서.
아닙니다.
근데 책 양이 엄청나네.
이래서야 어떻게 찾는 게 좋을지.
어떤 수로 왕을 홀렸는지는
못하시겠습니까?
간주하겠습니다.
역할을 다하고,
성과를 냈다.
시련 포기를 선언하신 뒤의 일.
왕비를 거절하신 것은 사실.
있을 거라 생각하시옵니까?
후회할지도 모른다.
섞여들어온 거네.
금단의 서고란 것도 있는 거야!
의미인 거라고!
우리가 찾아올 테니까,
일 시키고 있고.
생각이 없는 자는
얼마든지 있으니까.
있구나, 하고 생각했어.
약아빠진 계집이다.
왕의 곁에서 제거해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