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 제목 with Caption Creator 4

자아,

이틀에 걸쳐 펼쳐지고 있는
파티셰 세계 대회,

최종일도 드디어
대단원에 접어들었습니다.

 

역시,

제과신의 계시를 받은 자라
불릴만하군요.

훌륭합니다.

 

최종 심사 종목인 사탕 세공.

이걸로 세계 제일 파티셰의 자리는
그가 차지하겠는걸.

 

마치 과자의 나라 같군.

 

반드시 우승해서

어릴 적부터의 꿈,

반드시 이뤄내고 말겠어.

 

작품이 속속들이
채점 장소로 운반되고 있습니다.

 

가자.

하나, 둘, 셋!

 

이건...?

아, 죽는구나...

 

그전에 세계 제일의 과자를
만들고 싶었는데.

그걸로 과자의 나라를 만들어서

온 세상 사람들이
미소 짓게 만들고 싶었어.

그런데,

신이시여, 너무하네요...

그럼 당신에게 한 번 더

찬스를 주도록 하지요.

 

누구?

 

당신의 새로운 이름,

페이스트리 밀 몰테이른.

 

 

내 꿈은 과나라
몰테이른 령.

내 꿈은 과나라
나의 아버지,

내 꿈은 과나라
캐서롤 밀 몰테이른이 영주가 됐을 적엔

 

밀도 제대로 못 키우는

척박한 땅이었다고 한다.

 

아버지는 함께 이주해온 사람들이나

원래부터 살고 있던 사람들과
힘을 합쳐,

20년 가까운 세월에 걸쳐
이 땅의 개간에 온 힘을 쏟았다.

 

노력한 보람이 있어서,

지금은 40명 규모의 마을 세 군데에서

밀, 보리 등이
어찌어찌 자랄 수 있게 되었다.

 

뭐냐?

고작 그 정도냐?

아직 더 할 수 있어요!

 

페이스트리 밀 몰테이른

 

또 칼을 쥐는 게 느슨해졌구나.

네!

 

내가 영주 캐서롤의 아들로 환생한 지

아버지 캐서롤
내가 영주 캐서롤의 아들로 환생한 지

아버지 캐서롤
9년이 지났다.

 

그거다!

자기 손이 찢겨져 나가는 한이 있어도
놓지 않을 작정으로 쥐어라!

네!

 

무용으로 이름을 날린 아버지와

다정한 어머니,

다섯 명의 누나의 보살핌을 받고 자라,

행복하긴 하지만...

 

하지만...

 

이 영지에선 설탕도 나지 않고,

단것도 좀처럼 입수하기 힘들다.

 

과자 만들고 싶어라.

허술해!

 

종사장 시이츠
여기 있네!

종사장 시이츠
대장!

 

열심이네요.

슬슬 아침 식사 시간이라고요.

좋아, 오늘은 여기까지다.

네...

감사... 합니다...

 

무슨 일 있나, 시이츠?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야.

어느 쪽부터 듣고 싶어?

어차피 들어야만 한다면

좋은 소식부터 들어볼까?

그럼...

저번의 그 콩밭 건,
상당한 수확량을 기대할 만한 작황이야.

꼬맹이가 말한 대로 됐네.

 

밭에 석회를 뿌리면 잘 자라게 돼요.

네 제안을 채용한 게 정답이었군.

 

올해는 콩이 풍작이구나.

지금은 단순한
삶은 콩 요리밖에 없지만,

볶은 콩에 설탕을 뿌린 건
다과의 단골 메뉴고,

콩고물 같은 걸 뿌려도 맛있단 말이죠.

어떻게 그런 걸 알고 있지?

 

그렇다고 '전생해서요'라고 할 순 없으니.
아뇨, 그냥 망상이에요.

 

뭐,

네 망상벽은
어제오늘 시작된 게 아니다만.

 

그 망상에서 나온 꼬맹이의 발안이

요 몇 년간의 영지의 정책에
도움이 되고 있으니,

막후의 영주님쯤 되는군.

 

그래서?

나쁜 소식 쪽은?

 

레이테슈 백작령에서

도적 토벌에 실패한 모양이야.

 

도적이라고?

놓쳐버린 녀석들이
이쪽으로 도망친 모양이야.

숫자는?

약 50명.

 

그런 녀석들이 오면

밭을 헤집어서,

기껏 풍작이었던 콩도,

소중한 밀도...

 

두 달 내로 이곳에 나타나겠지.

두 달이라.

 

영내의 남자들을 모아서

나무창으로 무장시키거나
투석으로 요격하는 수밖에 없어.

 

세 개의 마을을 합쳐도

기껏해야 30명.

저항하는 것만으로도 벅차.

장기전이 되면 승산은 없어.

 

해자가 있는 이 마을에 틀어박혀서
시간을 벌고,

내가 레이테슈 백작으로부터
원군을 데려오는 건?

대장이라면 가능하겠지만,

문제점이...

레이테슈 백작의 체면인가.

자기들이 실패했는데

우리가 토벌하게 돼서야,

레이테슈 백작이 무능하단
비난을 받게 될 거야.

간단히 원군을 내줄지
어떨지는 미묘하군.

우리가 실패해서

후버렉 변경백 정도가
뒤치다꺼리를 해주는 게...

아버님 휘하에서 영내에 상주하는
종사는 시이츠르 포함해 세 명.

힘든 싸움이야.

하지만 콩도,

무엇보다 밀은

과자를 만들기 위해 중요한 재료.

그걸 빼앗는 녀석...

 

좋은 표정인데, 꼬맹이.

 

차기 영주로서의 책임감이
생겨나기 시작한 모양이군.

 

내 꿈,

과자의 나라를 만드는 계획을
방해하는 녀석은

반드시 후회하게 해주지.

 

이 건은 어차피 어디선가
이판사판의 승부가 필요하게 돼.

내 감이 외치고 있는데,

여기선 한 번, 꼬맹이를
비장의 카드로 삼아보는 게 어때?

페이스를?

도박에서 이기면
대장급으로 활약할 수 있을지도 몰라.

네 감을 무시하는 건 아니다만,

그런 마법 같은 일...

 

성별(聖別)의 의식 말인가!

정답.

 

아니에스,

조제피네도 잘 듣거라.

페이스에게
성별의 의식을 받게 할까 한다.

여보!

어머니 아니에스
페이스에겐 아직 이르지 않을까요?

페이스가 총명한 건
너도 알고 있는 대로고,

검 실력도
웬만한 젊은애들에겐 안 질 정도야.

하지만...

문무에 관해서는
성인으로서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누나 조제피네
성별의 의식이란

누나 조제피네
이 세계에선 성인식을 가리키는 말.

확실히

9살인 내게는 아직 이르지만,

바라던 바야.

 

하지만, 어머님은 쇼크시겠지.

당신이 정했다면 어쩔 수 없네요.

보통이라면 13살에서
15살 사이에 받는 의식이니.

조금만 더 어린이로
시간을 보냈으면 했지만...

 

사흘 후에 출발시키겠다.

준비를 부탁하지.

네.

 

조제!

도와주겠니!

어머님, 물론이지!

어디에 내놔도 부끄럽지 않도록
제대로 준비해야지.

그렇지,

제대로, 말이지.

 

위험해!

이건 위험한 흐름이야!

아, 아버님!

잘 먹겠습니다.

 

아버님!

 

-귀여워!
-귀여워!

 

자, 잠깐만요!

이거, 이상하지 않나요?

무척 잘 어울려, 페이스!

이 구두, 잘 맞지 않을까?

어머,

그건 조제의 소중한 구두...

괜찮아!

귀여운 남동생을 위한 일인걸!

두 분 다 제 말 듣고 있어요?

자, 다음은 화장이네.
두 분 다 제 말 듣고 있어요?

화장이 잘 먹을 것 같은 피부구나!

안 듣고 있네요.

 

어릴 적부터

난 어머님이나 누님의
인형 옷 갈아입히기 놀이의 먹잇감이었어.

 

위에 누님들이 있을 적엔...

 

더 엄청났지...

 

우리 집안에서 제일 잘 어울리네!

아버님!

저는 얼른

어른이 되고 싶어요!

 

왜 그러느냐, 아들아?

출발하는 날인데, 녹초가 되어 있구나.

사흘간, 이런저런 일이 있어서요.

 

페이스.

 

조심하렴.

잘하고 와.

네.

야, 페이스!

마르크, 루미, 너희도!

좋겠다, 왕도 가냐.

루미니도 마르카를로
좋겠다, 왕도 가냐.

루미니도 마르카를로
나도 그런 멋진 차림새로 가고 싶어!

무리, 무리.

너한텐 안 어울려.

뭐라고, 자식아?

페이스, 조심해서 다녀와.

네,

맛있는 거 잔뜩 먹고 올게요!

 

역시 먹을 거냐.

뭐, 페이스답네!

 

내가 없는 동안 잘 부탁한다.

응.

 

멋지다!

역시 대단하네, 영주님의 마법은.

 

조제.

네, 어머님.

 

-역시 페이스에겐 여장이 어울려!
-역시 페이스에겐 여장이 어울려!

 

왕도 보발디아

 

역시 왕도!

이렇게나 많은 사람을 보는 건
전생한 뒤로 처음이야!

 

아버님, 본 적도 없는 게 잔뜩 있네요!

 

저것은 흑설탕?

그리고 과일?

단 음식이 거의 없는 몰테이른 령에선
볼 수 없는 것들뿐!

 

저만큼이나 있으면...

 

흑설탕 쿠키!

파운드 케잌!

가토 쇼콜라!

푸딩!

 

팔이 근질거려!

피가 끓어!

좋다,

무사히 성별의 의식을 끝내면

뭐든 원하는 걸 사주마.

정말인가요?

만세!

아, 고민되네!

뭘 사달라고 할까?

 

저것은...

사과?

그것도 맛있어 보이는!

이 세계에도 있을 줄이야,

감동이야!

저건 봉카로군.

봉카?

북쪽에서 나는 과일이니까,

이곳에서 파는 건 드문 일이군.

산미가 있는 맛인데,
나도 그다지 먹어본 적은 없지만.

산미라.

산미가 강하면 쓸 곳이 많지.

 

아버님, 봉카의 재배를
시험해 봐야 합니다.

재배?

꼭 사서 돌아가죠!

 

그러냐?

타국의 것에 흥미를 가질 줄이야.

영주로서의 자각이 싹튼 건가?

 

다섯 개 있으면,

여러 가지를 시험해 볼 수 있겠네.

 

꼭 설탕 절임을 시험해 보고 싶지만...

 

설탕 자체가 사치품이니
떼를 쓸 수도 없겠지.

 

차라리 영내에서 양봉을 해서

벌꿀을 입수해서 절여볼까?

 

타르트!

구운 사과!

근본의 사과 파이!

 

이 아이의 재능으로
차기 영주가 된다면...

 

사과 재배에 성공해서 내가 영주가 된다면...!

 

부국강병!

과자가 넘쳐나는 나라!

 

도착했다.

 

이거, 이거, 몰테이른 경.

일부러 이 먼 길을.

판다?
일부러 이 먼 길을.

신부님, 그간 격조하였습니다.

따님의 성별의 의식 이후
처음이로군요.

그때는 큰 신세 졌습니다.

경의 소문은 익히 들었습니다.

일전엔 냉해에도 아랑곳 않고
영민을 지켜냈다던가.

오로지 신과 정령의 가호가 있었기에
가능했지요.

그리고 아들 덕분입니다.

 

경의 자제분입니까?

오늘은 이 아들에게 성별의 의식을
받게 하고자 찾아뵈었습니다.

뭣이라!

진심으로 하시는 말씀이신지?

물론입니다.

그것도 본(本)성별을 할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있잖아, 시이츠.

본성별은 마법을 얻는 의식을 말하지?

아,

꼬맹이가 지금 받으러 간 그거요?

난 성별의 의식을 받으러 갔을 때,

마력이 그다지 없다고 해서

그 의식은 받지 못했는데.

괜찮겠지, 페이스?

걱정하실 것 없습니다, 아씨.

어떤 걸 하는데?

 

뭐라 해야 하나...

 

마력이 얼마나 있는지를 잰 뒤에...

 

그럼 이것을.

 

쓰잖아!

뭐, 뭐야, 이거!

 

그뒤에?

아무것도 안 합니다.

 

아무것도 안 해?

 

어둠 속에 방치됩니다.

 

아무것도 안 보이고

아무것도 들리지 않은 채,

몇 시간씩이나.

 

마법이란 그 사람의 내면에 감춰진
커다란 힘.

그것을 끌어내기 위해선 필요합니다,

오직 혼자서 고난에 맞서고
버티는 일이.

 

벌써 하루 반이 지났다.

아무리 그래도 너무 긴 거 아닌지.

빛이 잠잠해지지 않으면
자제분을 해방시켜드릴 순 없습니다.

그나저나 아직도
잠잠해지지 않을 줄이야.

저 아이는 대체 얼마나 큰 힘을
내면에 감추고 있는 거지?

 

아들은 괜찮을까요?

평범한 인간이라면

여기까지의 장시간은 꽤 힘들겠지요.

페이스...

 

무엇을...

봉카로 뭘 만들까?

언젠간 설탕도 얻을 수 있게 만들어서,

그러면...

과자에 대해 생각하고 있으면
아무것도 괴롭지 않아!

즐거워서 어쩔 줄 모르겠어!

 

이 세계를 과자로 잔뜩 채워서

모두를 미소 짓게 하고 싶어.

 

세계 제일의 과자를 만들고 싶어!

 

역시 난 그걸 위해
이 세계에 태어난 거야.

 

세계에서 하나뿐인...

 

과자의 나라를 만들기 위해!

 

저건?

 

이것이... 마법?

 

페이스.

 

페이스!

아버님...?

 

용케 버텼구나.

꼬박 이틀이야.

이틀?

그렇게나요?

왠지 잔뜩 꿈을 꿨는데,

기억이 안 나네.

 

자아, 마무리로군요.

 

혹시 힘을 손에 넣었다면

지금부터 낭독하는 성구(聖句)가
의미가 있게 들릴 것입니다.

성구에 의한 축복과 함께
성별의 의식은 끝나게 됩니다.

네.

세상은 넓고

살아있는 생명은
이루 다 셀 수 없이 많다 해도

하나같이 신의 은총을 받은 것일지니,

사람도 또한 그와 같이

성스러운 신의 품 안은
이루 다 헤아릴 수 없고

그 권능은 한없고...

그대, 페이스트리 밀 몰테이른의 이름으로

신의 은고에 보답할지어다.

신의 축복이 있으라.

 

내가...

할 수 있는 일...

 

전... 전생?

 

전사(転写)?

분명 이건...

 

이 성구 그 자체가...

마법?

 

페이스!

무사히 끝낸 모양이구나.

 

이야, 이건 근래에 보기 드문 힘을
가진 것으로 보입니다.

여러 가지로 신세 많이 졌습니다.

이건 사소하게나마...

 

이거, 이거, 참으로 감사하군요.

교회에 대한 협력, 감사드립니다.

자제분의 장래에 신의 가호가 있기를.

 

페이스, 아직이냐?

이쪽이 더 무겁긴 한데,

이쪽이 윤기가 더 좋아.

 

하지만 이쪽도 버리기 아깝네.

 

그 정도에서 고르고 끝내렴.

 

네...

 

열성적인 모습을 봐서 덤을 좀 줄게.

 

여기!

그래도 돼요?

 

제일 맛있어 보여!

 

은화뿐인가.

뭘 모르는군.

결국 전장에서 출세한
시골 귀족에 불과한가.

이걸로는 입막음 비용으로는 부족하지.

 

나쁘게 생각하지 말아줬으면 하는군.

 

이 청량한 산미!

그야말로 사과야!

몇 년 만이지?

 

아버님,

 

가장 맛있는 걸 저희가 먹어버린 것,

어머님이나 누님께는 비밀로 해두죠.

 

그래야겠군.

 

만들 거야, 애플파이.

그 외에도

타르트, 사과 사탕,

그리고 언젠간...

 

반드시 만들고 말 거야,

세상에서 하나뿐인

과자의 나라!

 

다음번의 이상한 전생은,

파티셰와 영지 방어전.

음미해 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