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SDH).kor


 


 

[남자] 자, 가자!

 

[힘찬 음악]

 

[경쾌한 음악]

 

[우렁찬 응원 소리]

 

[연신 우렁찬 응원 소리]

 

[관중들의 함성]

 

[응원 소리]

 

잘라! 잘라, 잘라!

 

[관중들의 요란한 함성]

 

아이, 씨!

 

- [남자] 야, 그거 잘라!
- [선수1의 신음]

 

[휘슬 소리]

 

[거칠게 항의하는 소리]

 

[연신 항의하는 소리]

 

강토, 돌아 뛰어!

 

- [선수2의 당황한 신음]
- [휘슬 소리]

 

[연신 울리는 휘슬 소리]

 

[흥분한 선수들의 실랑이 소리]

 

[휘슬 소리]

 

[휘슬 소리]

 

[관중들의 함성]

 

[홍대의 신음]

 

- [거친 숨소리]
- [관중들의 함성]

 

[분한 숨소리]

 

- [요란한 카메라 셔터음]
- [남자] 예

 

[기자1] 박성찬 선수에게
질문하겠습니다

 

이번 시즌에
주장으로 활동했던 소감…

 

- [기자2] 박성찬 선수…
- [기자3] 박성찬 선수에게…

 

오랫동안 함께한 레드챔피언스
선수들에게 선배로서 조언…

 

현재 외국어 실력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엉망입니다

 

[기자들의 웃음]

 

박성찬 선수에게 질문하겠습니다

 

빅 리그에 진출하기 전
마지막 경기인데요

 

- 어떠세요?
- [목 가다듬는 소리]

 

빅 리그도 중요하지만

 

음, 오늘 경기도

 

중요한 빅 매치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숨을 씁 들이켜며] 빅 리그는
잠시 접어 두고

 

오늘 경기에 집중하겠습니다

 

[차분한 음악]

 

- [캐스터] 결국 공을 빼냅니다
- [해설위원] 네

 

[캐스터] 수비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던 박성찬

 

- 달립니다! [탄성]
- [해설위원의 탄성]

 

윤홍대 선수도 달립니다!

 

[기자] 윤홍대 선수에게
질문하겠습니다

 

어머니가 수배 중이신데

 

혹시 어머니의 도피를
돕고 계신가요?

 

[MC] 네, 경기 관련 질문만
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 [차분한 음악]
- [해설위원] 이야, 빠른데요?

 

좋습니다!

 

- 윤홍대 좋아요!
- [거친 숨소리]

 

어, 계속 달리는데요? 엄청납니다!

 

[숨을 몰아쉬며] 어?

 

[기자] 윤홍대 선수에게
질문하겠습니다

 

어머니의 도피 생활이…

 

[MC] 저기요!

 

'도피'라는 단어 사용은
자제를 해 주십시오

 

- 도주 중인 어머니께서는…
- [MC] 저기요!

 

이번 경기를 어디서 보시죠?

 

[흥미로운 음악]

 

[캐스터] 레드챔피언스의
결정적인 찬스!

 

수비 둘, 공격 셋입니다!

 

[해설위원] 네, 윤홍대 선수
벌려 주겠죠?

 

- [캐스터] 벌려 줘야 됩니다
- [경쾌한 음악]

 

벌려 줘야 되는데

 

- [거친 숨소리]
- [해설위원의 웃음] 어?

 

[캐스터] 안 벌어지는데

 

- [해설위원] 어?
- [캐스터] 같이 달리는데

 

- [해설위원] 어, 이야
- [홍대의 힘주는 소리]

 

- [캐스터] 못 보던 겁니다
- 네, 못 보던 겁니다

 

- 못 보던 거예요
- 못 보던 거예요!

 

- 못 봤죠?
- 네, 못 봤어요

 

- [경쾌한 음악이 멈춘다]
- [거친 숨소리만 울려 퍼진다]

 

- [잔잔한 음악]
- [홍대의 힘겨운 숨소리]

 

[홍대의 가쁜 숨소리]

 

[감독의 목소리가 늘어지며]
야, 이 미친 새끼야!

 

- [코치들] 말려, 말려
- [감독] 너 나와!

 

[감독이 화내며] 여기가 무슨
조기 축구회야?

 

[코치들의 말리는 소리]

 

[코치] 느그 빨리빨리
정리해라, 빨리

 

[감독] 너 내년에
뭐, 다른 팀 가니? 응?

 

[코치] 엔간히 좀 해, 엔간히 좀

 

[감독] 적성에 안 맞으면
그만둬, 이 자식아!

 

[고함치며] 너 이게 축구야?
이게 축구야?

 

- [코치] 감독님, 기자, 기자
- [감독이 연신 소리친다]

 

- [점점 멀어지는 감독의 말소리]
- [거칠게 울리는 사물함 소리]

 

- [우르르 나가는 소리]
- [창렬의 한숨]

 

[창렬] 네가 요즘 기분
거지 같은 건 알겠는데

 

야, 아무리 그래도…

 

하긴… [쩝 하는 입소리]

 

축구하면서 같은 편 마크하는 새끼
언제 또 보겠냐?

 

[기자1] 같은 편 선수를
쫓아 달린 건 교란 작전인가요?

 

- [카메라 셔터음]
- [기자2] 상대 팀도 당황했습니다

 

뭐 한 겁니까?
감독이 지시했습니까?

 

[기자3] 일종의
퍼포먼스 아닌가요?

 

어머니를 잡지 못하는

 

우둔한 경찰의 모습을
조롱하는 퍼포먼스

 

눈이 예쁘네

 

작년에 쌍수했어요

 

누나가 성형외과 다녀서 직원 할인

 

- [사람들의 놀란 탄성]
- [기자3의 비명]

 

- [왁자지껄한 소리]
- [기자3의 신음]

 

[기자3] 악! 으악, 으악!

 

[익살스러운 효과음]

 

- [신음]
- [연신 왁자지껄하다]

 

[잔잔한 음악]

 

[연신 휙휙 찌르는 효과음]

 

[급정거 효과음]

 

- [휙휙 찌르는 효과음]
- [탄성 효과음]

 

[급정거 효과음]

 

[휙 찌르는 효과음]

 

- [쾅 하는 효과음]
- [웃음 효과음]

 

- [휙휙 찌르는 효과음]
- [익살스러운 기합 효과음]

 

[남자] 재미있네

 

기사 몇 개 올라갔어?

 

[직원1] 지방 언론까지
142개입니다

 

뭐, 아이돌이야?
왜 그렇게 관심이 많아?

 

아무래도 이전에
보지 못했던 콘셉트의 폭력 방식이

 

크게 어필한 거 같습니다

 

보통 폭력 사건은
죽빵을 날리기 마련인데

 

눈깔을 찌른 건
상당히 희귀한 케이스입니다

 

확 그냥, 씨 [혀를 쯧 찬다]

 

눈 찔린 애는 합의한대?

 

피해 기자와 합의는 했지만
축구협회 징계는 유효합니다

 

[홍대] 본인이 은퇴한다는데 왜
징계를 걱정하고 앉아 있습니까?

 

지금은 시기가 적절하지 않습니다

 

군대로 치면 불명예제대죠

 

만기 제대하고 뭐, 식당 가면

 

계란프라이 하나 더 준답니까?
똑같습니다

 

[직원2] 연예계 그렇게
호락호락 생각하시면 안 됩니다

 

[남자] 야!

 

호락! 예명으로 '호락' 어때?

 

좋을 호에 즐거울 락, 호락

 

[직원들의 환호]

 

- [직원2의 웃음]
- [직원3] 와!

 

[잔잔한 음악]

 

[남자의 만족스러운 웃음]

 

아이, 뭐…

 

다른 회사도 이렇게 회의를 하나?

 

자, 우리 호락이 이미지 세탁하고
연예계에 안착시켜 보자

 

3시까지 대응 방안 기획서
10개씩 뽑아서 다시 집합

 

- 지금 1시인데요?
- [남자] 응?

 

[홍대의 한숨]

 

그럼 2시까지, 끝

 

[홍대] 안 해, 안 해!

 

[남자] 원위치, 다시 들어오는데
3초 줄게, 하나, 둘, 셋!

 

어, 안 들어올 줄 알았어
들어오는 게 더 이상해

 

엘리베이터 올 때까지 들어

 

어, 금방 올 줄 알았어

 

4층 건물인데
뭐, 얼마나 걸리겠니, 그렇지?

 

너, 어머니 합의금
필요한 거 아니야?

 

[홍대의 한숨]

 

[피식대며] 예능 하나
잡아 오라 그랬더니

 

뭐, 노숙자 월드컵?

 

내가 노숙자야?

 

네가 거지든 재벌이든

 

난 '너로 돈을 벌 수 있냐, 없냐'
그것만 생각해

 

말 진짜 더럽게 한다

 

나 나쁜 사람이잖아

 

나쁜 사람은
원래 말 더럽게 하는 거야

 

들어와 앉아

 

[경쾌한 음악]

 

죄송합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응? 안 늦었는데?

 

안 늦었구나? [웃음]

 

사는 게 팍팍하니까
정시에 도착하면

 

지각한 느낌이 드네요 [웃음]

 

[남자] 바쁘게 살면 그래
그게 맞아

 

안녕하세요

 

평소 팬은 아니었지만
너무 잘 보고 있었습니다

 

그, 호락 씨 맞죠? 개명하셨다고

 

- [남자] 개명 아니고 예명
- [어색한 웃음]

 

다큐멘터리 찍는 이소민 PD
얘가 진짜 슬프게 잘 찍어

 

- 신파의 정서가 있거든, 봐
- [어색한 웃음]

 

이미 열정이 지난 나이인데
열정 페이 받고 일해

 

- 열정은 오르는데
- [부스럭 소리]

 

월급이 안 올라서요

 

제 열정을 최저임금에 맞췄더니

 

그 후로는 마음이
한결 편해졌습니다

 

[소민, 남자의 웃음]

 

[남자] 이야, 성실해

 

- 자, 그럼 제가 설명을
- [홍대의 헛웃음]

 

좀 바로 드려도 될까요?

 

우리가 또
늘어지면 안 되니까 [웃음]

 

[남자] 역시 리듬을 알아

 

[삑]

 

[남자] 넘어졌다, 넘어졌다

 

[홈리스들의 힘주는 소리]

 

아니, 손으로 말고 발로 하셔야죠

 

- 아니, 공을, 공을…
- [홈리스1] 아이고, 아이고

 

[남자] 남의 공 차는 거 아니고

 

- [홈리스2] 천천히, 천천히
- [왁자지껄하다]

 

[홈리스3] 여기, 여기, 여기, 여기

 

[남자] 잠깐 멈춰, 멈춰, 멈춰요!

 

[홈리스4의 기합]

 

[연신 왁자지껄하다]

 

[홈리스5] 골, 골, 골인!

 

[남자] 네, 좋습니다

 

[홈리스들의 흥분한 소리]

 

아유, 아슬아슬했어

 

- 거의 들어갔어, 내가 봤을 때
- [홈리스들의 탄식]

 

여러분 오늘 굉장히 잘하셨어요

 

저는 굉장히 만족스럽거든요

 

오늘처럼만 하시면 돼요
자, 하나, 둘, 셋

 

- 파이팅!
- [저마다 건성으로] 파이팅!

 

[탁 노트북 닫는 소리]

 

지금 보신 화면은
축구를 하는 건지

 

택견을 하는 건지
잘 모르실 수 있겠지만

 

축구하는 거 맞고요

 

두 분은 지금 2개월 후
헝가리에서 열릴

 

홈리스 월드컵에 첫 출전하게 될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을 보신 거죠

 

[어색하게 웃으며] 아, 아…

 

국가를 대표하시는 분들이구나?

 

[남자] 드라마가 느껴지지?

 

[소민] 진짜 너무 고맙습니다

 

이게 사회적 소외계층의
재활을 다룬 의미 있는 기획임에도

 

제작이 무산될 위기였는데

 

저희 호락 씨가 또

 

재능 기부를 해 주신다기에…

 

아니, 누가 재능 기부를 해?

 

재능이 없어서 축구를 관둔다잖아

 

[남자] 그래, 관둬

 

관두고 연예계 진출하자고

 

- 넌 얼굴이 재능이잖아
- [소민] 음…

 

[남자] 선행 한 번 하고
선수 생활 착실하게 해서

 

- [홍대의 한숨]
- 이번 시즌만 끝내

 

그렇게 이미지 만들고 은퇴

 

- [호응하는 소리]
- 너 이 바닥에서 가능성 있어!

 

그냥 여기다
얼마 기부를 할게, 그냥

 

- 너 돈 없잖아
- [소민] 아

 

돈이 없으세요?

 

[남자] 너도 느끼지 않냐?
내 말 들어야 하는 거?

 

지금 너한테 필요한 건 신파라니까

 

- 됐다, 됐어
- [툭]

 

이미지만 만들어 와

 

안 해, 안 해

 

[남자] 괜찮아

 

'안 해, 안 해' 하면서도

 

[웃으며] 하는 게 약자의 인생이야

 

- 잘 알잖아?
- [홍대] 아, 몰라!

 

- [홍대의 어색한 웃음]
- [매미 소리]

 

[홍대의 웃음과 박수]

 

- [홍대가 연신 웃는다]
- [밝은 음악]

 

- 오!
- [사람들의 박수]

 

[남자의 환호]

 

[남자] 자!
이번 우리 훈련을 도와서

 

월드컵에 함께 출전하게 될
우리 감독님

 

인사 한번 해 주시죠

 

아, 아, 안녕하십니까, 여러분

 

저는 오늘부터
여러분들과 함께…

 

[중얼거리며] 아, 씨
진짜 못 하겠다

 

이게 무슨 국가보훈처
홍보 영상도 아니고 말이야

 

[소민] 컷!

 

컷, 컷, 컷 [웃음]

 

컷, 컷, 컷, 컷, 컷이요

 

[소민] 그래요
이게 조금 어색했죠? [웃음]

 

저, 다시 한번만 갈게요

 

뭘 다시 해?

 

무슨 다큐멘터리에 대사가 있어?

 

반전도 있답니다 [웃음]

 

한 번만 더 갈게요
지금 다 너무 좋아요

 

왜, 왜, 왜?

 

'왜, 왜, 왜?'

 

하, 씨 [어이없는 웃음]

 

- 하, 씨
- [소민의 웃음]

 

아, 이렇게 사기 칠 거면
웃지나 말든가

 

뭐 하는 거야, 이게?

 

- 우리 잠깐 얘기 좀 할까요?
- 얘기해!

 

저쪽에서

 

- [멀어지는 발소리]
- [한숨]

 

[홍대의 헛웃음] 치…

 

- 아이…
- [홍대의 놀라는 소리]

 

- [흥미로운 음악]
- [소민] 아휴, 나이 먹으니까

 

이제 근육이 약해져 가지고
오래 웃기도 힘들다

 

내가 동생이니까 말 편하게 할게

 

동생이니까 말을 놓는 게 뭐야?

 

너도 놔, 그럼

 

어, 그래, 그럼

 

[익살스러운 음악]

 

그게 뭐야? 인마!

 

- 오빠
- 그래, 그럼

 

오빠나 나나
지금 필요한 게 뭐야?

 

- 이미지
- 어?

 

그거 어디서 나와?

 

감동과 눈물
그거 어떻게 만들어져?

 

내러티브
이거 지금 기한 정해져 있어

 

다다음 달 월드컵까지
자연빵으로 찍어 가지고

 

우리가 원하는 거
나올 거 같아? 응?

 

뭐야? 너 정체가 뭐야?

 

정체?

 

정체 따위, 씨…

 

학자금 대출 때문에
인생이 정체된 인간이다, 됐어?

 

- [숨을 흠 내뱉는다]
- [소민의 한숨]

 

내 주위를 스쳐 간
그 누군가 말했지

 

우리네 이 화려한 인생은
일막의 쇼와 같다고

 

쇼? 끝은 없는 거야

 

내가 만들어 가는 거야, 멋있지?

 

근데 쇼하고 자빠지잖아? 그거는…

 

[쯧 하는 입소리] 우스운 거야

 

자빠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

 

- 응?
- 전문가 말을 들어야

 

손실을 줄이겠지?

 

음, 전문가가 너야?

 

응, 나야

 

어…

 

[쩝 하는 입소리] 자, 이제 웃어

 

- [홍대] 응?
- [소민의 웃음]

 

호락 오빠, 웃어, 응?

 

[함께 웃는다]

 

혹시 미친년이세요?
정상이 아니야

 

[연신 함께 웃는다]

 

이 미친 세상에 미친년으로 살면
그게 정상 아닌가?

 

[멀어지는 발소리]

 

[씁 들이켜는 숨소리]

 

뭐지?

 

틀린 말이 하나도 없어

 

- [웅장한 음악]
- 여러분들 뛰는 모습 보니까

 

절망하고 있던
지금까지의 제 자신이

 

참으로 부끄럽게 느껴졌고요

 

지금 이 가슴이

 

'다시 뛰고 싶다'
말하고 있는 것만 같습니다

 

- [계속되는 박수]
- [남자의 환호]

 

[남자의 환호]

 

[훗 웃는다]

 

자, 바로 국가대표 선발전
들어갈게요

 

국장님, 플래카드 걸어 주세요!

 

- [강조하는 효과음]
- [경쾌한 음악]

 

[국장] 탕!

 

[소민] 선발전은 형식적인 거고
불쌍한 사연이 선발 기준이야

 

그래야 드라마가 되니까

 

고민하는 척하다가
이 사람들을 최종 선택하면 돼

 

[국장] 자, 준비

 

- [소민] 김환동, 나이 55세
- 탕!

 

[소민] 잘나가는
중소기업 사장님 시절에

 

주색에 빠져서 가정도 버렸는데

 

IMF 때 회사가 부도가 났어

 

아줌마들이 좋아하는 막장 드라마

 

- [국장] 9초 87
- 30m가 9초…

 

[환동의 가쁜 숨소리]

 

- [홈리스1의 가쁜 숨소리]
- [홈리스2의 탄식]

 

[소민] 손범수, 나이 44세

 

과거는 뭐, 별거 없는데
엄청 사랑하는 아줌마가 있고

 

그 아줌마에게
지적 장애가 있다는 거지

 

이거는 가난과 장애를 넘어선
멜로 드라마

 

[홈리스들의 응원 소리]

 

[홈리스들의 탄식]

 

- 전효봉, 44세
- [홈리스들의 응원 소리]

 

전처하고 사이에
초등학생 딸이 있는데

 

애 엄마가
호주 사람하고 재혼하면서

 

얼마 후에 애까지
호주로 이민 가게 됐어

 

예견된 이별, 가족 신파 드라마

 

[국장] 예, 마음껏 차 보세요, 예

 

[홈리스3] 확 감아 차 부러!

 

[웃으며] 확, 씨, 너무 감았네

 

어휴

 

[힘주는 소리]

 

[홈리스4] 와다다다다닥!

 

- 아유, 까비, 까비, 까비
- [홈리스5] 다시, 다시

 

[홈리스들이 아쉬워한다]

 

[홈리스들의 박수와 응원 소리]

 

- [홈리스7] 파이팅!
- [홈리스8의 환호]

 

파이팅!

 

- [국장의 놀라는 소리]
- [홈리스들의 환호]

 

- [홈리스들의 응원 소리]
- [소민] 전문수, 39세

 

- [문수의 거친 기합]
- 자기 말로는 뭐, 조폭 출신

 

쫓기는 처지라 노숙자
코스프레하는 거라고 우기는데

 

이 인물은 딱 감초 역할이야

 

거 얼레벌레 하덜 말고
볼 똑바로 보쇼잉

 

인사이드로 확 감아 차 벌랑게잉

 

[소민] 인격에 반전이 있거든

 

[씨르륵씨르륵 풀벌레 소리]

 

[표준어 억양] 7살 때였나?

 

어머니한테 축구공 좀
사 달라고 졸라댔는데

 

어머니는 축구가 싫다고 하셨어

 

- [쓸쓸한 음악]
- [범수] 야, 볼 차, 인마!

 

볼이 없어 갖고
발이 심심했던 나는

 

친구들에게
발길질을 하기 시작했지

 

폭력의 시작이었어

 

알았으니까 볼 차, 인마!

 

[다정한 말투로] 왜 이러는 건데?

 

[소민의 박수와 웃음]

 

[소민이 연신 깔깔거린다]

 

[크아 하는 입소리]

 

우리 드라마에는 다 있어

 

이 싸가지 없고
멍청한 막내 캐릭터까지

 

[소민이 연신 깔깔거린다]

 

약은 제때 먹니?

 

약값이 없어서 이렇게 됐지

 

자, 나머지 한 명은
감독의 권한으로

 

우리 호락이 오빠가 뽑아
그럼 됐지?

 

[다정한 웃음] 응, 고마워

 

근데 내 생각에는
저기 저분 어떨까?

 

무슨 사연인지 말은 안 하는데
[씁 들이켜는 숨소리]

 

아, 낙천적이라는 게
아주 아이러니하면서 재미있더라고

 

집 있다고 해서 겨울에 따뜻하고

 

여름에 시원하고 그런 건 아니니까

 

저는 뭐, 져도 상관이 없어요

 

어차피 이겨본 적이 없어서

 

이기는 기분이 뭔지 모르면

 

뭐, 지는 것도 별거 아닌 거지

 

아닌가?

 

- 그리고 저, 피지컬이 좋잖아, 응
- [밝은 음악]

 

- [한숨]
- [웃음]

 

[귀여운 투로] 뭐, 그냥
내 의견이야, 의견 [웃음]

 

그래, 의견 고마워

 

- 으음 [웃음]
- 으음

 

- [덜그럭 집는 소리]
- [메시지 진동음]

 

[소민이 숨을 내뱉는다]

 

- [야옹거리는 고양이 울음]
- [멀리 사이렌 소리]

 

[익살스러운 음악]

 

[히히 웃는다]

 

[홍대 모] 엄마가 네 걱정에
밥도 못 먹는다

 

- [잔잔한 음악]
- [홍대] 살이 올랐구만, 무슨…

 

도망자 주제에
뭘 먹는 다니는 거야? 씨…

 

야, 빈속에 도망 다니기가
얼마나 힘든지 아니?

 

농담 재미없고 왜 보자 그랬어?

 

 

너 축구 그만두고
연예인 한다는 거

 

그게 무슨 소리야?

 

계약 안 했고 돈 없어

 

아, 진짜 눈치 겁나 빨라

 

[홍대] 아, 제발 좀

 

그, 뻔뻔한 것 좀
작작 좀 해라, 좀!

 

엄마한테 화내지 마, 무서워

 

엄마가 더 무서워!

 

사업한다고 내 돈 다 날렸지!

 

곗돈 사기 치고
2년 수배 생활 하면서

 

엄마라고 한 게 뭔데?

 

야! 내가 한 게 왜 없어?

 

너 그래도 이만큼 먹고 사는 게

 

다 내가 기도해서 그런 거야!

 

엄마 무교잖아!

 

성당 다닌 지 두 달 됐어

 

- 두 달
- [한숨]

 

[한숨]

 

[멀리 개 짖는 소리]

 

[한숨]

 

[쩝 하는 입소리]

 

꼬리 붙었어
내가 막을 테니까 빨리 뛰어

 

[멀어지는 발소리]

 

[훗 웃는다]

 

성당 같이 다니는 아저씨야

 

이 상황에도 남자…

 

[멀리 개 짖는 소리]

 

왜? [어이없는 웃음]

 

- [어이없는 숨소리]
- [홍대 모의 웃음]

 

[홍대 모] 좋은 사람이야

 

믿음도 강하고 무엇보다…

 

- [속삭이며] 잘 숨겨 줘
- [헛웃음]

 

너 요즘 힘든 거 엄마가 다 알아

 

음, 미안해

 

이거, 자

 

아저씨 명함, 음, 넣어

 

[홍대 모의 옅은 웃음]

 

계약하면 연락해, 응?
알았지, 아들?

 

엄마가 기도할게

 

[쪽]

 

- [익살스러운 음악]
- [웅얼거린다]

 

[홍대] 하, 참

 

- [홍대 모의 옅은 웃음]
- [홍대의 한숨]

 

[홍대 모] 갈게

 

- [멀어지는 발소리]
- 아휴

 

- [멀어지는 발소리]
- [한숨]

 

[잔잔한 음악]

 

[현관문 열리는 소리]

 

[현관문 닫히는 소리]

 

[홍대의 한숨]

 

[홍대의 한숨]

 

[쟁그랑 유리병 소리]

 

[홍대의 한숨]

 

[비닐 포장 뜯는 소리]

 

- [부스럭 소리]
- [아그작 씹는 소리]

 

[바스락 비닐 소리]

 

[소민] 어제 범수 아저씨가
대표 팀 안 한다고 나갔어

 

사연 좋더만, 잡지 그랬어

 

우린 강요하지 않아요

 

자발적으로 하지 않으면

 

아무 의미 없거든요

 

[소민] 설득해서 다시
데리고 오는 것까지 오늘의 할 일

 

대본 줘

 

아, 아, 아, 아, 아
[목 가다듬는 소리]

 

범수 씨는 태어날 때부터
집이 없었다고 해요

 

[잔잔한 음악]

 

친척 집을 전전하다가

 

17살 때부터 공사장 일을 시작했죠

 

[슥 시멘트 뜨는 소리]

 

작은 전셋집 하나 얻는 게
꿈이었어요

 

차츰차츰 돈이 모이던 어느 날

 

- [우당탕 소리]
- [범수의 놀란 신음]

 

[범수의 신음]

 

[일꾼들의 놀라는 소리]

 

범수 씨가 모아 놓았던

 

- 얼마 되지 않는 돈은
- [땡그랑 종소리]

 

후유증으로 인한 치료비로
금세 바닥이 났고

 

성치 않은 몸을 보며
희망을 놓아 버렸죠

 

[코 고는 소리]

 

그게 만성이 되자 범수 씨는

 

- 자연스레 거리로 나오게 됐어요
- [범수의 코 고는 소리]

 

- [남자] 아, 씨발
- [연신 코 고는 소리]

 

시끄러운 세상을 바로잡자

 

하, 씨발 새끼들

 

- [범수의 신음]
- [소민] 노숙인을 상대로 한

 

이런 말도 안 되는 폭력은

 

아직도 비일비재하다고 합니다

 

- 심한 열병을 앓으며
- [쪼르륵 흐르는 소리]

 

- [범수의 신음]
- 범수 씨는

 

잠이 들어 깨지 않길 바랐어요

 

세상에 자그마한 미련 하나
남아 있는 것이 없었으니까요

 

[다가오는 발소리]

 

그때

 

[범수의 옅은 신음]

 

[웅얼거리는 소리]

 

[여자] 음…

 

아야

 

[소민] 처음이었어요

 

자신을 아프지 않게 해 주는 사람

 

[새소리]

 

[소민] 범수 씨는 아직도
쪽방을 전전하고 있지만

 

[밝은 음악]

 

사랑하는 진주 씨의
고시원비를 벌기 위해

 

들어가요

 

[소민] 하루도 빠짐없이
잡지를 팔고 있답니다

 

[범수가 쩌렁쩌렁하게] '빅이슈'!

 

3천 원!

 

노숙자를 위한 잡지!

 

'빅이슈'!

 

아저씨 목소리가 너무 커

 

사람들이 무서워서 안 오잖아

 

아, 이상해

 

코치님 오고 나서 장사가 안돼

 

안 도와줘도 되는데
그냥 가면 안 돼?

 

[중얼거리며] 아, 진짜

 

[범수] '빅이슈'!

 

3천 원!

 

3천 원!

 

[한숨]

 

'빅이슈'!

 

왜 열심히 하던 축구는
그만두려는 겁니까?

 

열심히 안 했는데?

 

[웃음]

 

아무튼 힘들게
국가대표가 됐잖아요

 

안 힘들었는데

 

안 힘들었구나

 

아휴, 사실 나 몸도 안 좋고

 

축구하면서 많이 좋아졌다면서
내가 다 아는데

 

진주 씨 고시원비가 2만 원 올랐어

 

2만 원이면
이거 10개 팔아야 되는데

 

코치님이 없으면
그게 가능할 것 같아

 

에이, 진짜! [혀를 쯧 찬다]

 

[범수] '빅이슈'!

 

'빅이슈'!

 

3천 원!

 

[홍대] 내가

 

2만 원 드릴게

 

[범수] 내가 거지인 줄 아나!

 

'빅이슈'!

 

3천 원!

 

- '빅이슈'!
- '빅이슈'!

 

- 빅…
- 아, 됐다고, 그냥 가라고

 

아, 왜 도와준다는 사람한테
민망하게 그래요?

 

10개 팔고 싶어서 그래
네가 없어야 그게 가능해!

 

아, 왜 소리를 질러요?

 

- 귀가 안 들려서 그러잖아!
- 다 들리는구만!

 

뭐라고?

 

[범수] 이게 사치인데

 

- 아이, 씨
- [범수] 진주 씨가

 

[잔잔한 음악]

 

계란이랑 빵을 엄청 좋아해

 

그러니 이건 얼마나 좋아하겠어

 

환장한다고

 

평소에는 아무 말도 안 하는데

 

이거 먹을 때는 한마디 해

 

'맛있다' 하고

 

[헤헤 웃는다]

 

그 목소리 들으려고
내가 사치 부리는 거거든

 

[쩝 하는 입소리]

 

그런 사람 두고 일주일이나
내가 어떻게 거기를 가냐?

 

[소민이 숨을 씁 들이켠다]

 

그럼 아줌마랑 같이
계란빵 먹는 모습만 찍을게요

 

인터뷰 진짜 조금만 하고, 응?

 

아유, 말을 안 한다니까

 

말을 안 해, 말을

 

축구 선수

 

미남

 

[범수의 놀라는 숨소리]

 

[홍대의 당황한 소리]

 

[진주] 축구 선수

 

좋아

 

[범수의 벙찐 숨소리]

 

- [범수의 분한 숨소리]
- [홍대의 옅은 헛기침]

 

[범수의 분한 숨소리]

 

[웃음 참는 숨소리]

 

- [경쾌한 음악]
- [범수의 분한 숨소리]

 

- [범수의 연신 분한 숨소리]
- [소민] 줌인, 줌인

 

[범수의 한숨]

 

[분한 숨소리]

 

패스해!

 

- [공 차는 소리]
- [범수의 열성적인 숨소리]

 

[범수의 힘주는 소리]

 

[범수의 가쁜 숨소리]

 

[익살스러운 음악]

 

[범수가 숨을 훅훅 내쉰다]

 

[범수의 연신 가쁜 숨소리]

 

- [환동] 자, 이쪽, 이쪽
- [범수] 아, 씨

 

- [문수] 막아, 막아, 막아!
- [환동] 이쪽, 길게, 오케이

 

[범수] 으아!

 

[범수의 괴성]

 

[국장] 어떻게 한 거예요?

 

글쎄, 뭐

 

계란빵을 맛있게 먹었는데…

 

[가쁜 숨소리]

 

[달려가는 발소리]

 

[삑]

 

[국장] 형님들, 잠깐 모이실게요

 

[범수의 힘겨운 숨소리]

 

야, 혹시 너 죽으려고 이러냐?

 

[국장] 아, 왜 이러는 거야, 왜?

 

- 환동 아저씨
- [범수가 연신 헐떡인다]

 

공격수가 왜 이렇게
수비에 열중을 하는 거지?

 

반칙까지 쓰면서?

 

아니, 힘들어 보여 가지고

 

아, 같은 편이 힘들까 봐
반칙을 쓰셨구나?

 

신선한 접근이네

 

어, 그리고 슛이 읽히잖아요

 

우리 이렇게 한 번
접고 차는 거 연습했잖아요

 

명심하겠습니다, 예

 

예, 자, 전반 7분 뛰시고
하프타임 얼마 없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오버하시면 죽습니다

 

각자 체력 안배하시고

 

- 자, 각자 위치로 돌아가세요
- [밝은 음악]

 

[국장] 네, 위치로, 위치로
파이팅

 

- [효봉] 문수야!
- [문수의 기합]

 

그래도 감독님이
이렇게 진지하게 해 주시니까

 

모양새가 잘 갖춰진 거 같네요

 

대본 읽는 건데요, 뭐

 

[범수] 자, 들어가자!

 

[흐흥 웃는다]

 

음?

 

[놀라는 숨소리와 웃음]

 

[환동] 효봉, 패스, 오케이!

 

- [효봉] 형, 달려, 달려, 달려!
- [문수] 환동이 형 막아! 막아!

 

[우렁찬 기합]

 

[환동의 비명]

 

- [환동의 신음]
- [문수] 형님!

 

[국장] 환동 아저씨!

 

[환동이 연신 신음한다]

 

- [문수] 괜찮은 겨?
- [국장] 119, 119!

 

[멀리 사이렌 소리]

 

괜찮아, 니 잘못 아니야

 

[범수] 그럼 누구 잘못이야?

 

[효봉] 아…

 

니 잘못인가?

 

[범수의 한숨]

 

[범수의 자책하는 숨소리]

 

그나마

 

골대 안으로 찰 수 있는
유일한 선수인데

 

[중얼중얼 속삭이는 소리]

 

[한숨]

 

[탁 잡는 소리]

 

[환동] 내 한 달 안에
이 뼈 다시 붙여 놓을게

 

실금만 살짝 간 기다

 

내 떨구지 마라

 

뼈가 붙는다고
바로 뛸 수 있는 게 아니에요

 

네, 형님
내년에도 또 기회가 있으니까요

 

[환동] 아, 늙은 놈이
내년 보고 사나?

 

내 300만 원 거의 다 모았다

 

그거면 저, 임대 아파트
지원해 주는 거 아이가?

 

아니, 그거랑 무슨…

 

[환동] 그, 딸내미가
아를 낳았다데

 

[환동의 한숨]

 

아 엄마고 딸내미고

 

내 안 볼라 카는 거는 당연한 기다

 

[잔잔한 음악]

 

왕성할 때
돈이 차고 넘치다 보니까네

 

내 식솔들은 보이지를 않는 기라

 

- [남자] 야, 야!
- [탁 패대기치는 소리]

 

와 자꾸 성질 긁노, 씨, 확!

 

[환동] 밖에 나가니까 그런 기
그래 또 눈에 들어오데

 

[TV 속 앵커] …외환 위기를
수습하기 위해서

 

IMF, 즉 국제통화기금에
긴급 자금 지원을 요청…

 

[환동] 사람이
무서분 게 없어지면은

 

죄부터 짓는 기라

 

사업을 벌려 놓은 기 아이라

 

- [차 문 닫히는 소리]
- 죄를 벌려 놓은 기제

 

[한숨]

 

밖으로 나왔을 때는

 

아무것도 없더라

 

그래도 싸지, 뭐

 

- [출입문 종소리]
- 아니, 왜 맨날 우리 집만 와?

 

아이고

 

[환동] 술만 빌어묵으면서
5년을 보냈는데

 

[여자] 현주 이제 사춘기다

 

이래 더러븐 꼴 보이면
마, 서로 뭐 좋겠노?

 

[멀어지는 발소리]

 

[환동] 불쌍하게
봐 달라는 건 아이고

 

내 그날 이후로
내 술 한 방울도 안 마싰다

 

용서까지는 내 바라지도 않고

 

저래 방송에도 나오는데

 

보여 줘야 안 하나? 어?

 

혹시 짐 될까 봐 걱정할 거 같아서

 

인자 마, 더 이상
안 더럽게 산다꼬

 

아들 안심하고 살았으믄 해서, 응?

 

[한숨]

 

[국장] 그건 안 됩니다
다치지 않는 게 우선이에요

 

[소민] 아, 저렇게 간절하신데

 

살살 뛰면 되죠, 응? 응?

 

[훗 웃는다]

 

살살 뛰면 더 다쳐요

 

축구를 너무 모르시네

 

[소민, 홍대의 웃음]

 

제가 몰라서 모셨죠, 호락 코치님

 

[웃음]

 

[한숨] 골대 안으로
볼을 찰 수 있는 선수가 없어요

 

이왕 대회 나가는 거
이기면 좋잖아

 

아, 좋은 게 아니고
무조건 이겨야지

 

그걸 알았구나, 그거 알았어

 

[국장] 그, 실은 잘 나오지 않는데

 

볼을 잘 차는 녀석이
하나 있긴 하거든요

 

- [탁]
- 어린가 보네?

 

그, 사연이 뭔데요?
노숙자 된 사연

 

근데 그, 마음이 좀 아픈 애라서

 

왜? 뭔데요?

 

- [홍대] '빅이슈'!
- [밝은 음악]

 

'빅이슈', 3천 원!

 

'빅이슈', 3천 원!

 

왜?

 

원래 그렇게 입을 다물고
장사를 하나?

 

이, 이상해요

 

뭐가?

 

형 오고 나서

 

장사가 안 돼요, 이상해요

 

[훌쩍]

 

희한하네?

 

[청년] 아, 저, 그랬구나

 

환동 아저씨 다쳤구나, 나 때문에

 

[홍대] 아니, 그건 아니고

 

환동 아저씨 대신해서…

 

[청년] 나갈게요

 

아…

 

죄, 죄송해요, 그…

 

제가 이번에 빠지지 않고 나가서

 

아휴, 저, 제가 이번에는
최선을 다해서…

 

[웃음]

 

안 왔으면 큰일 날 뻔했네

 

- [청년] 응
- [홍대] 뭐야?

 

[청년] 크로스

 

[청년이 코를 훌쩍인다]

 

크로스

 

이렇게 하는 건가?

 

[홍대의 웃음]

 

언제까지 하는 건데?

 

[청년] 아… 예

 

[짜르륵 들이마시는 소리]

 

[신음]

 

[청년의 힘주는 숨소리]

 

- [잔잔한 음악]
- [효봉, 문수의 가쁜 숨소리]

 

[남자] 천천히, 천천히, 천천히

 

[문수의 느리게 힘주는 소리]

 

- [카메라맨] 저, 조금만 더 빨리
- [연신 헐떡이는 소리]

 

[국장] 그, 맨날 온다 그러고
안 와요

 

내가 요즘 순진한 척하는 애들한테

 

- 많이 속아
- [문수, 효봉의 힘겨운 소리]

 

걔 무슨 사람 찾는 거 같던데

 

- 그게…
- [사이렌 소리]

 

겨우 일곱 살 때 부모가
약을 먹이고 동반 자살을 했는데

 

아, 이 어린놈이 글쎄
혼자 살아남은 거예요

 

당시에는 뉴스에도
크게 나오고 그랬다는데…

 

[연신 퍽퍽 때리는 소리]

 

[아이] 야, 야, 원장님이다!

 

[원장] 이놈들!

 

[우르르 달려가는 소리]

 

[사박사박 다가오는 발소리]

 

[국장] 한동안 실어증에
말도 못 하는지라

 

어디서건 힘들게 지냈는데

 

시설에서 다행히 좋은 짝을 만나서

 

서서히 말도 하고 학교도 가고…

 

[부드러운 음악]

 

[소녀의 옅은 웃음]

 

[소녀의 편안한 숨소리]

 

[여자의 벅찬 숨소리]

 

오늘 어떻게 일찍 끝났어?

 

주말에 잔업 했잖아

 

[국장] 세상에 두 사람뿐이었지만
그거면 충분했을 거예요

 

[여자] 와, 우리 부자다

 

너 공장 그만 나가고
공부 마저 했으면 좋겠는데…

 

회사원

 

하고 싶댔잖아

 

[여자] 응

 

그럼 보너스 달까지만 나갈게
알았지?

 

- [여자의 웃음]
- [청년] 응

 

[우르릉 천둥소리]

 

- [철퍽거리는 발소리]
- [사이렌 소리]

 

[불안한 음악]

 

[국장] 마지막 보너스 달에
공장 야유회가 있었는데

 

시체를 찾지 못해서

 

살아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이거 붙이지 말라고 몇 번을 말해!

 

- [툭 내려놓는 소리]
- 마지막이다

 

- 공익이 마지막이라고 하잖아?
- [부스럭 종이 소리]

 

- 그거 진짜 무서운 거야
- [연신 부스럭거린다]

 

- [불안한 숨소리]
- 알아?

 

[멀어지는 발소리]

 

[청년의 다급한 숨소리]

 

[홍대] 김인선

 

- [연신 부스럭거린다]
- [인선의 다급한 소리]

 

김인선, 나 봐 봐

 

나 보라고, 인마!

 

[작은 목소리로] 어?

 

저기 봐 봐, 저 카메라 보이지?

 

우리 축구 연습하는 거

 

월드컵 나가서 경기 뛰는 거

 

저걸로 다 찍어서
전국에 방송 나갈 거야

 

너부터 알려 줘야지

 

여기 이렇게 찾고 있다고

 

기다리고 있다고

 

[잔잔한 음악]

 

- [인선] 크로스
- [효봉] 크로스!

 

[효봉의 웃음]

 

- [문수의 벅찬 숨소리]
- [팀원들이 연신 웃는다]

 

- [문수의 벅찬 숨소리]
- [남자] 아이, 왜 저래?

 

[인선의 당황한 소리]

 

- 인선이 왔어?
- [국장] 그만해요

 

- [효봉] 어? 아, 형님!
- [국장] 아이, 그만하라고

 

[환동] 어

 

[효봉의 웃음]

 

[문수의 가쁜 숨소리]

 

와? [놀란 신음]

 

- [범수] 환동이 형도 왔네
- [환동] 어, 그래그래

 

[범수] 다 왔어, 우리 팀

 

어, 내 구경만 할게
어, 그래, 어

 

- [문수의 벅찬 숨소리]
- [신음]

 

선착순 두 명!

 

- [삑]
- [경쾌한 음악]

 

[저마다 드리블한다]

 

[표준어 억양] 8살 때였나?

 

[쓸쓸한 음악]

 

아버지한테 농구공 좀
사 달라고 졸라댔는데…

 

어떡하냐

 

- [경쾌한 음악]
- [홍대] 자, 빨리해야 돼요!

 

- 효봉 아저씨, 너무 느려!
- [범수] 아이, 씨

 

[홍대] 범수 아저씨, 어디로 가요!

 

- [국장] 자, 인선 1등
- [범수가 씩씩거린다]

 

- [휘슬 소리]
- [범수] 아유!

 

- [홍대] 패스는 낮고 빠르게
- [국장] 형님!

 

- [홍대] 세게 차세요, 세게!
- [국장의 힘주는 소리]

 

[공 차는 소리]

 

- [문수의 신음]
- [삑]

 

[저마다 힘주며 웅성거린다]

 

[국장] 그만, 그만, 오케이

 

- [효봉의 거친 숨소리]
- [팀원들이 연신 떠든다]

 

[국장] 해 봐, 한번 해봐
좀 더, 더, 더 해봐, 더, 더

 

- [팀원] 으아! [웃음]
- [문수] 아, 날개뼈

 

- [웃음]
- [팀원의 환호] 예스!

 

- [문수] 아이, 날개뼈! [웃음]
- [팀원] 예스! 예스!

 

- [문수] 아, 날개뼈! [웃음]
- 이야, 씨

 

[저마다 연신 떠든다]

 

[범수] 같이 밀어야지, 같이
아휴, 아휴

 

[문수] 아, 날개뼈 [웃음]

 

[휘슬 소리]

 

[팀원의 힘주는 소리와 탄식]

 

[범수의 기합]

 

- 아, 뭐, 일부러 이러는 거야?
- [다가오는 발소리]

 

[홍대의 한숨]

 

그러면 아저씨
살살 차 보세요, 살살

 

[효봉] 응

 

[환동] 그래, 효봉아
씨게 찰라고 하지 말고

 

똑바로 차라, 똑바로, 알았제?

 

[씁 들이켜는 숨소리]

 

탁, 아휴…

 

[홍대] 아니

 

- 아니, 굴리면 어떡해? 차야지
- [문수의 웃음]

 

이거 진짜
일부러 이러는 거 같은데?

 

- [저마다 연신 웃는다]
- [환동] 됐다, 잘했다

 

[국장] 네, 잘했어, 잘했어요

 

[힘주는 소리]

 

[팀원들의 탄성]

 

[팀원들의 박수와 탄성]

 

- [국장] 잘한다, 잘한다
- [계속되는 박수]

 

- [힘주는 소리]
- [철썩]

 

[연신 힘주는 소리]

 

- [힘주는 소리]
- [철썩]

 

[저마다 감탄하는 소리]

 

- 오
- [국장] 좋아, 좋아

 

- [범수] 오, 오, 오
- [국장] 잘한다

 

[저마다 연신 감탄한다]

 

오케이!

 

[홍대] 출발

 

- [국장] 자
- [힘주는 소리]

 

오케이

 

- [툭툭]
- [홍대] 자, 다시

 

- [국장] 공 잘 보고 차, 인선
- [홍대] 출발

 

- [국장] 자
- [인선의 힘주는 소리]

 

- 오케이
- [인선의 힘주는 소리]

 

- [힘주는 소리]
- 오케이

 

- [인선] 어휴
- [문수] 아!

 

- [국장] 오케이
- [환동] 괜찮아, 괜찮아

 

- 서 있는 공만 잘 차는구만?
- [국장] 네, 오케이

 

[문수] 아, 다음 범수 형이여?

 

[범수] 내가 너 하나는 이긴다

 

[홍대] 아, 그, 쓸데없는 것만
끈질기네?

 

왜 나랑 경쟁을 하려 그래?

 

기분도 안 나빠
너무 말이 안 돼서

 

[홍대] 하나, 둘
하나, 둘, 셋, 넷

 

- 하나, 둘, 하나, 둘, 셋, 넷
- [효봉의 힘겨운 숨소리]

 

- [팀원들의 거친 숨소리]
- 하나, 둘

 

하나, 둘, 셋, 넷

 

- [문수의 힘겨운 탄성]
- 하나, 둘, 하나, 둘…

 

[국장] 감독님! 잠시만

 

- [헐떡이며] 잠깐…
- [팀원들의 힘겨운 탄성]

 

- 잠깐만 쉬었다 할게요
- [저마다 헐떡인다]

 

아, 누가 보면
한 열댓 바퀴 뛴 줄 알겠네

 

[연신 헐떡인다]

 

[국장] 오케이

 

[소민] 무서운 분위기 좀
조성해 봐

 

감동 코드로 좀 풀게, 응?

 

아, 많이 찍었잖아, 그만해

 

호락호락 말 좀 듣자, 오빠, 응?

 

[홍대의 한숨]

 

[환동] 물 마셔라

 

[저마다 연신 헐떡이는 소리]

 

[홍대] 이래 가지고 무슨 축구를
한다 그럽니까?

 

[위풍당당한 음악]

 

뭘 했다고 그냥 팍팍 주저앉냐고!

 

- 어!
- [홍대] 힘들면

 

주저앉아도 된다고 누가 그래!

 

이제 그러지 않으려고
모인 거 아니냐는 말입니다!

 

체력이고 정신력이고 말이야

 

뭐 이렇게 다 거지 같아?

 

- [소민] 어?
- [음악이 멈춘다]

 

[혀를 쯧 찬다]

 

[탄식]

 

[한숨]

 

거지가 뭐
아주 아인 것도 아이지, 뭐 [웃음]

 

- [웃음]
- [밝은 음악]

 

[저마다 웃는다]

 

- [환동이 웃으며] 웃지 마라
- [한숨]

 

- 자기가 그렇게 잘났나?
- [저마다 연신 웃는다]

 

- [웃음이 멈춘다]
- 그럼 자기 실력도 보여 줘야지

 

한 판 붙자, 우리 다섯 명이랑

 

5대 1로 먼저 다섯 점 내기

 

- 2만 원 빵!
- [환동] 프로인데 그래도…

 

- [문수] 2만 원이 있어?
- [효봉] 2만 원?

 

아, 골키퍼는 줘야지

 

[삑]

 

[흥미로운 음악]

 

[문수] 안 돼!

 

막아!

 

- 막아야지, 막아야지!
- [범수의 힘주는 소리]

 

- [효봉의 당황하는 탄성]
- [범수의 힘주는 소리]

 

[문수, 효봉의 당황하는 탄성]

 

- [홍대의 힘주는 소리]
- [문수] 아!

 

- 아우, 씨!
- [저마다 탄식한다]

 

효봉이 형, 날 방해하는 거여?

 

막았어야지!

 

[범수] 이얏!

 

[문수의 기합] 달려!

 

[범수의 힘주는 소리와 기합]

 

[범수의 힘주는 소리]

 

- [인선의 당황한 숨소리]
- 뭐여?

 

[효봉의 힘주는 소리]

 

[범수의 거친 숨소리]

 

- [홍대의 포효]
- [범수의 탄식]

 

- [범수] 으악!
- [홍대의 약 올리는 탄성]

 

아이, 씨!

 

나가!

 

- [문수의 겁먹은 탄성]
- [범수] 전문수, 이 새끼야!

 

[공 차는 소리]

 

- [범수의 힘주는 소리]
- [문수] 넘어트려!

 

[범수의 탄식]

 

[효봉의 기합]

 

[저마다 당황한 소리]

 

[문수] 뭐 하는 거여, 셋이!

 

[문수의 힘주는 소리]

 

- [홍대] 으아!
- [문수] 아이, 씨!

 

[문수] 막아! 막아!

 

살살, 살살!

 

[문수의 겁먹은 소리]

 

아이!

 

[저마다 헐떡인다]

 

- [홍대] 으아!
- [문수] 뭐야!

 

- [홍대] 으아!
- [문수] 뭐야!

 

- 뭐여? 씨
- [홍대의 포효]

 

[거친 숨소리]

 

[홍대의 포효]

 

[홍대의 포효]

 

[포효]

 

[포효]

 

[거친 숨소리]

 

[거만한 투로] 이것이 바로
당신들과 나의 차이

 

[연신 웃는다]

 

- [여자아이] 아빠!
- [홍대가 연신 웃는다]

 

[효봉] 어, 은혜야 [웃음]

 

[효봉의 당황하는 탄성]

 

아, 안 돼, 안 돼, 아빠 땀나
냄새나, 안 돼

 

- [은혜] 뭐 어때
- [홍대가 연신 웃는다]

 

- [국장] 와, 우리 은혜 왔구나
- [홍대가 연신 포효한다]

 

- 학교 끝났어?
- [은혜] 네!

 

- [홍대] 워! 워! 워! 워!
- [은혜] 나 저 아저씨 알아

 

[웃음]

 

[효봉] 어? 어떻게?
별로 안 유명한데

 

- [은혜] 눈 찌르기 아저씨, 맞지?
- [홍대] '비 콰이어트'! [웃음]

 

[까마귀 울음 효과음]

 

나 알아?

 

[한숨]

 

저는 13살이고요

 

공부를 잘해요

 

[소민] 아빠는 어떤 사람이에요?

 

음…

 

아빠는요, 사람이 너무 착해

 

바보같이

 

- [잔잔한 음악]
- 그래서

 

나쁜 사람들이
자꾸 이용해 먹고 그런 거예요

 

엄마가 그러는데

 

아빠는 친구한테
보증이라는 걸 해 줬대요

 

그게 패가망신한다고 하잖아요?

 

[한숨] 실제로 그렇더라고요

 

국밥 한 그릇만 먹고 가자

 

며칠째 아무것도 못 먹었다

 

아이, 씨…

 

[후루룩거리는 소리]

 

[쩝쩝거리는 소리]

 

[부스럭 소리]

 

[잘그락 동전 소리]

 

[떠들썩한 아이들 소리]

 

[달그락 집는 소리]

 

[은혜] 엄마는
아빠랑 살 수 없대요

 

뭐, 제가 어쩌겠어요

 

[여자] 왜 이렇게 시끄러워?

 

얘들아! 아유, 정신없어, 나가자

 

- 슈퍼 가자, 슈퍼
- [아이들의 환호]

 

슈퍼 가자, 슈퍼
은혜도 가자, 은혜도 슈퍼 가자

 

이모가 과자 사 줄게, 가자, 응?

 

[익살스러운 소리]

 

[아이들의 말소리]

 

[여자의 훌쩍이는 소리]

 

[떠들썩한 아이들 소리]

 

어? [웃음]

 

[차 문 닫히는 소리]

 

[헤헤 웃는다]

 

[놀라는 소리]

 

[은혜] 아빠는 바보라 모를 거예요

 

학교 앞으로 오는 거
내가 다 아는데

 

그리고 전 가을에 호주로 가요

 

호주 아저씨 따라서

 

그래서 여기 오는 것도

 

엄마가 허락해 준 거예요

 

[소민] 가기 전에
아빠랑 뭐, 하고 싶은 건 없어요?

 

방학 끝날 때까지라도
아빠랑 같이 살고 싶어요

 

엄마가 그건 허락 안 해 줘요?

 

[은혜] 아니…

 

우리 아빠는 집이 없어요

 

음…

 

그럼 누가 집을
잠시 빌려주면 어떨까요?

 

와, 정말요? 누가요?

 

빌려줄 사람이 다 있죠

 

[웃음]

 

[만족하는 탄성과 웃음]

 

[탄성]

 

- [소민의 옅은 웃음]
- [홍대가 쩝쩝대며] 왜?

 

뭐? 줘?

 

싫은데

 

먹어, 먹어, 응

 

[경쾌한 음악]

 

- [탁]
- [은혜] 정말 그렇게 해도 돼요?

 

그럼, 집이 좁아서 아저씨가…

 

아니, 오빠가 오히려 미안한걸?

 

[벅찬 숨소리]

 

[환동] 이야 [웃음]

 

- 이, 우리 윤 감독이
- [은혜의 웃음]

 

생각을 크게 하는 사람인기라, 어?

 

- 우리 은혜는 좋겠네? [웃음]
- [은혜] 오빠, 감사합니다

 

[범수] 생각이 크면 뭐 해?
집이 커야지

 

[홍대] 뜨거워요

 

[팀원] 아, 잘됐다

 

- [문수] 훈훈하구먼, 더워
- 갑자기?

 

[팀원] 감동적이네요

 

[홍대의 어색한 웃음]

 

- [문수] 왜 웃는 거여?
- [은혜의 웃음]

 

저희 대회가
두 달도 안 남았거든요

 

근데 이렇게 갑자기
후원 철회하시면

 

저희가 어떡합니까?

 

확실히 결정했던 것도 아닌데

 

그, 책임지라는 투로
말씀하시면 곤란하죠

 

[국장] 아니요, 아니요
저, 그런 얘기는 아니고요, 그냥…

 

[상준] 아니, 그, 사실

 

노숙인 하면 냄새나고 더럽고
이런 이미지가 강해서

 

후원했을 때 실제로
어떤 반응이 나올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는 게
저희 쪽 결론이에요

 

죄송하게 됐습니다

 

[국장] 그러면
비공개 기부 형식으로

 

해 주시면 안 될까요?

 

저희가 그런 일을 왜 합니까?

 

 

그렇죠?

 

- [멀어지는 발소리]
- [부스럭 종이 소리]

 

[국장] 저기, 근데 그…

 

냄새나고 더러운 분들은
극히 일부예요

 

그런 일을 왜 하냐고요?

 

해야죠

 

누구나 살면서

 

이 울타리 밖으로
내몰리지 않는다는 보장 있습니까?

 

자신 있어요? 그렇게 내몰려도

 

이, 도와줄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거, 그거 좋잖아요

 

어찌 보면 그게
우리를 위한 거잖아요

 

그럼 해야죠

 

[사람들의 의자 덜그럭 소리]

 

[국장] 아, 근데 뭐, 그…

 

여기서는 안 하시겠다는 거니까

 

그건 뭐, 네 맘이죠, 예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즐거운 퇴근 하세요

 

친구 없죠?

 

- [효봉] 야, 야, 야, 야
- [잔잔한 음악]

 

[은혜] 와, 맛있겠다

 

- [은혜가 감탄한다]
- [효봉] 자, 먹자 [웃음]

 

[효봉이 후르릅 먹는 소리]

 

- 맛있어?
- [은혜] 음, 맛은

 

'쏘 쏘'? [훗 웃는다]

 

그래도 아빠랑 집에서
같이 밥 먹으니까

 

- 기분이 너무 좋아
- [효봉의 웃음]

 

우리 은혜가 호주 가서
공부 잘 하고 오면은, 어?

 

아빠가 진짜, 어?
댑따 좋은 집 만들어 놓을게

 

[옅은 웃음]

 

[은혜] 안 좋아도
아빠랑 있으면 다 좋아

 

너 참 나 안 닮아서 너무 좋다

 

[은혜] 어여 먹어, 많이 먹어
아빠 뚱뚱해도 이뻐

 

그래

 

[은혜] 아

 

근데 눈 찌르기 아저씨는
어디서 자?

 

[달그락 소리]

 

[툭 내려놓는 소리]

 

[진주] 계란 먹어

 

- 키 커
- [쓱쓱 비비는 소리]

 

[달그락]

 

[내려놓는 소리]

 

두 개 먹어, 축구 선수

 

축구 좋아요?

 

선수 누구 알아요?

 

1985년생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 레알
- 와!

 

올해는 1987년생 메시

 

발롱도르

 

오!

 

[홍대의 헛웃음]

 

잠깐만, 그러면

 

발로텔리 알아요? 발로텔리?

 

[진주] 악동

 

[덜그럭]

 

못생겼어

 

- 싫어
- [헉 웃으며] 와!

 

- [홍대가 연신 웃는다]
- [쓱쓱 비비는 소리]

 

어, 계란 먹어요, 나 하나면 돼

 

- 예, 예, 먹어, 먹어, 먹어
- [달그락]

 

[홍대의 웃음]

 

[씁 하는 입소리] 그러면은

 

- 그, 프리메라 리가 좋아하나?
- [연신 밥 비비는 소리]

 

프리미어 리그

 

그렇지
재미는 프리미어가 재미있지

 

아줌마 축구 빠네!

 

축빠

 

- [홍대의 웃음]
- [밝은 음악]

 

[홍대] 축빠 [웃음]

 

아, 이거 같이, 같이
같이 먹어, 같이 먹어

 

- [비장한 음악]
- [국장] 자, 드디어

 

우리 첫 연습경기 상대가
정해졌습니다

 

[효봉] 근데 어떤 팀인가?
프로 팀인가?

 

[범수] 프로 팀이랑 하기에는
우리가 좀 불리하지 않나?

 

[문수의 쩝 하는 입소리]

 

[문수] 아따, 오늘 잘하면
우리가 질 수도 있겠구마잉

 

[연신 함께 웃는다]

 

[국장] 자, 오늘 경기를
주선해 주신 분에게 박수!

 

[은혜] 아빠 파이팅! [웃음]

 

[국장] 자, 그럼 상호 간에 인사!

 

악수, 악수

 

[아이] 파이팅!

 

[아이들] 파이팅!

 

[아이들의 쩌렁쩌렁한 기합]

 

- [삑]
- [경쾌한 음악]

 

- [문수] 뭐여? 온다
- [시윤] 강슛!

 

[문수] 아유!

 

- 아, 씨!
- [휘슬 소리]

 

효봉이 형, 막았어야지!

 

[효봉의 당황하는 소리]

 

- [문수] 아유!
- [휘슬 소리]

 

아, 효봉이 형, 뭐 하는 거여?

 

막아! 막아야지!

 

오메! 아, 이게
다 효봉이 형 때문이여!

 

[홍대] 아, 뭐 하는 거예요들?

 

초딩이랑 하니까 자존심 상해서
안 되겠어요? 못하겠어요?

 

그럼 봐주는 건가, 혹시?

 

[코웃음 치며] 참 나

 

아니, 쟤들이 키 작고 힘은 없어도

 

기술적으로는 우리보다
훨씬 더 우세해

 

왜 이기고 싶어 하지 않는 거지?

 

나가서 이겨요, 무조건 이겨요
알았어요?

 

[환동] 그래, 이기라, 마, 어?

 

야, 안 붙었으면 모를까

 

붙었으면
이겨야 될 거 아이가, 어?

 

자, 이제 후반전 시작합니다
예, 일어나세요

 

[홍대] 자, 모여 보세요, 뭐

 

파이팅이 어색해? 손 모아 봐요

 

- 손
- [문수] 모여!

 

[홍대] 자, 하나, 둘, 셋 하면

 

이기자, 이기자, 앗싸! 오케이?

 

자, 하나, 둘, 셋!
이기자, 이기자!

 

- 왜 안 해!
- [효봉] 자, 자

 

[저마다 건성으로]
이기자, 이기자, 앗싸

 

- 파이팅!
- [환동] 그래그래

 

[국장] 자, 파이팅, 파이팅

 

[홍대] 수고들 하셨네
아주 큰일들 하셨어, 아, 나가요

 

- [문수] 효봉이 형 두고 볼 거여!
- [국장] 오케이, 좋아요

 

- 하던 대로, 하던 대로
- [환동] 자, 파이팅 하자

 

- [효봉] 파이팅, 파이팅
- [은혜] 아빠 파이팅!

 

[국장] 자, 파이팅!

 

뭐? 왜?

 

으음

 

연기가 갈수록 좋아지네 싶어서

 

연기는 메소드지

 

- [문수] 나가! 나가!
- [팀원] 여기, 여기

 

[떠들썩한 소리]

 

- [효봉] 여기, 여기, 여기! 슛!
- [인선의 힘주는 소리]

 

- [삑]
- 이예!

 

- [밝은 음악]
- [국장] 빅이슈코리아 1점!

 

[저마다 환호한다]

 

- [문수] 인선이여, 인선이여!
- [팀원들의 환호]

 

- [인선] 크로스
- [문수] 역시 우리 인선이여

 

[팀원들의 박수와 환호]

 

[힘주는 소리]

 

[달려가는 발소리]

 

[사회복무요원1] 야, 거기 서!

 

[사회복무요원2의 힘겨운 숨소리]
아, 디스크

 

[사회복무요원1] 아니
왜 자꾸 붙이냐고

 

[아이] 나가, 나가, 나가, 나가

 

[당황한 소리]

 

[웃음]

 

[팀원] 여기, 여기!

 

[문수] 올려!

 

- [팀원의 힘주는 소리]
- [휘슬 소리]

 

- [팀원들의 환호]
- [국장] 빅이슈코리아 2점!

 

영진이 파이팅, 골인!

 

[힘주는 소리]

 

[떠들썩한 소리]

 

[효봉] 미안, 미안, 미안, 미안!

 

- [종료 휘슬]
- [팀원들의 환호]

 

[국장] 빅이슈코리아 3점!

 

[환동] 자, 이제 역전까지 가자!
옳지, 옳지!

 

[문수] 범수!

 

[범수의 힘주는 소리]

 

[범수] 어?

 

[국장] 빅이슈코리아 4점!

 

- [범수의 웃음]
- [은혜] 골인! [환호]

 

[팀원들의 웃음]

 

[웃음]

 

[범수의 환호와 웃음]

 

[문수] 한 골 더! 파이팅!

 

- 오다가 주웠, 주웠어요
- [부스럭 소리]

 

프리미어 리그

 

아, 잘 어울리네

 

[다급하게] 아니, 왜, 왜
왜, 왜, 왜, 왜? 아, 지…

 

아니, 지금 아니, 지금 아니야
이따, 이따, 이따

 

- [떠들썩한 소리]
- [영진] 범수 형!

 

- [효봉] 여기, 여기
- [은혜] 아빠 파이팅!

 

[힘주는 소리]

 

[종료 휘슬]

 

[연신 떠들썩하다]

 

- [영진] 크로스!
- [인선] 크로스!

 

[국장] 5대 4, 빅이슈코리아 승!

 

[코 고는 소리]

 

[연신 코 고는 소리]

 

- [소민의 비명]
- [카메라맨] 으아! 왜?

 

[드르륵 의자 바퀴 소리]

 

[탁 부딪치는 소리]

 

너무 좋은 꿈을 꿨어

 

그게 왜?

 

내 다큐 시청률이
막 치고 올라가는데

 

내가 그 치솟는 그래프를 떼다가
팀장의 싸다구를 날려버리는 꿈

 

- 응?
- [소민] 아, 근데!

 

난 좋은 꿈을 꾸면

 

기어코 재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마는

 

운명을 가지고 태어났지

 

- [휴대폰 진동음]
- 아, 이거 봐!

 

뭐, 뭐!

 

그러니까 후원 단체가
다 발을 뺐다는 건…

 

올해 대회 출전이
어려울 수도 있다, 뭐…

 

[소민] 이거 국장님이
의뢰하신 거잖아요

 

네, 맞아요, 제, 제가 했죠

 

[소민의 한숨]

 

나 이거 우리 팀장한테
내 목줄 던져 놓고 찍는 거야

 

이거 망하면 나 잘려도 그만이라고
다 개겨 놓고 찍는 거라고!

 

네, 그래서 제가 어떻게든
그럼 내년이라도 한번…

 

[소민] 이것 보세요!

 

[홍대] 어이

 

- [소민의 한숨]
- [홍대] 이야, 여기는 뭐

 

하드만 빨고 있으면
이런 얼탱이 없는 소리가 나와?

 

[한숨] 그러니까 얼마가 필요하고
얼마가 없는데?

 

[홍대] 지금 출전비 없다는 거야?

 

그래서 파투라고?

 

아니요, 파투 아니고

 

그, 항공료랑
뭐, 장비랑 해 가지고 뭐…

 

[소민] 아, 숫자만 말해요, 숫자만

 

[국장] 예, 그러니까 대략
한 3천만 원 정도 필요한데요…

 

얼마가 없는데, 지금?
뭐, 솔직하게 제로예요?

 

[웃으며] 아니, 제로 아니에요
마이너스…

 

- [헛웃음]
- [한숨]

 

우리가 항상 적자…

 

[울먹이는 소리]

 

[홍대] 이야, 이거
다 사기극이었어, 응?

 

준비도 안 된 거에
나 끌어들인 거야, 그렇지? 어?

 

- 아니, 아니
- [소민] 조용히 좀 해 봐, 제발

 

[홍대] 당신 지금 나한테
사기 친 거야!

 

- [한숨]
- [드륵 의자 밀리는 소리]

 

뭐? 사기? 이거 엎어지면

 

내가 노숙자 된다고, 내가

 

사기 아니고 살인도 해, 지금!

 

노숙자가 되건 살인자가 되건

 

내가 왜 네 사정에
휘말려야 되는데, 왜?

 

[국장] 아니, 제가 꼭 그 후원금
받아 오겠습니다, 예

 

- 어디서요?
- [홍대] 아, 됐어, 관둬! 씨

 

못 그만둬! 씨

 

어디서 받아 오냐고요

 

- [국장] 사회단체인데…
- [소민] 그러니까 사회단체 어디!

 

- [국장] 그, 마사회, 아니
- [휴대폰 진동음]

 

그, 축, 축사모?

 

[소민의 한숨]

 

축구를 사랑하는 모임
단체 같은 데서…

 

원래 내가 빠른데

 

아, 이년들이
육상부 딸내미를 데려왔어

 

엄마도 학교 다닐 때
육상부였던 거 알지?

 

나 열라 뛰었는데…

 

그 딸년이 내 옆으로
나란히 달리면서

 

나를 보고 이렇게 씩 쪼개더라

 

[홍대 모의 웃음]

 

분위기 좋네, 웃음도 나오고?

 

홍대야, 합의만 하면…

 

엄마

 

엄마 인생의 최우선이 뭐야?

 

1등이 뭐냐고

 

어?

 

다른 엄마들은 보통
자식을 1등으로 두지 않아?

 

그…

 

3, 4등 정도로 두는 엄마들도 많아

 

그래

 

고맙네

 

내가 그냥

 

2등 팔자네, 그냥

 

엄마

 

나 돈도 없고

 

그냥 다 죗값 치르고 나와

 

너, 너는 어떻게 엄마한테
말을 그렇게 해?

 

엄마는 진짜
충치 치료도 못 했어!

 

나한테 왜 이래!

 

충치? [떨리는 숨소리]

 

충치?

 

[한숨]

 

나한테는 엄마가 충치야

 

홍대, 무슨 일 있니?

 

무슨 일 항상 있어!

 

엄마가 그 일이야

 

어휴, 씨

 

[홍대의 한숨]

 

우리 그만 쌩까고 살자

 

[한숨]

 

[잔잔한 음악]

 

[쾅 문 닫히는 소리]

 

[고양이 울음]

 

[메시지 진동음]

 

[한숨]

 

[멀리 남자들의 말소리]

 

[한숨]

 

[남자들의 말소리]

 

- [남자1] 뭐라고? 다시 얘기해
- [남자2] 뭐라고?

 

축구 유니폼 아니야, 이거?

 

[여자의 훌쩍이는 소리]

 

[남자1] 하, 하지 말라고요?

 

저, 뭐, 뭐라고, 뭐라고요?

 

[남자2] 내가 그네 밀어줬잖아!

 

[남자1] 어?
아줌마, 이거 벗어, 빨리

 

- [진주의 겁먹은 소리]
- 벗어, 빨리

 

- [남자2] 어우, 씨, 야
- [남자1의 신음]

 

- 야, 씨, 괜찮냐?
- [남자1의 신음]

 

- [남자2] 야, 일어나 봐
- 이, 일어나요

 

- [남자1의 분한 말소리]
- 나예요

 

- [떨리는 숨소리]
- 아, 나라니까! 일어나요

 

- 가요
- [남자1] 야이, 씨!

 

- [홍대의 신음]
- [털썩]

 

- [남자1] 아휴
- [울먹이는 소리]

 

꼭 마음먹고
나쁜 짓 좀 하려 그러면

 

어디서 이런 새끼가 등장하더라

 

[홍대의 화난 숨소리]

 

뭐, 어디서 온 거야?

 

[한숨]

 

- [툭툭 터는 소리]
- 오늘 진짜 거지 같네, 씨…

 

[거친 숨소리]

 

도망갈 새끼 지금 가라

 

남는 새끼 다 갈아 마셔 버린다

 

[저마다 쿡쿡 비웃는다]

 

믹서기 좀 갖다 드리자

 

갈아 드신단다, 먹어 봐

 

먹어 봐, 이 씨발 놈아

 

[홍대] 새끼야!

 

- 야, 이 새끼야
- [남자2] 오!

 

[남자2의 다급한 소리]

 

[남자1] 야! [신음]

 

- [남자3의 신음]
- [남자2의 신음]

 

- [털썩]
- [홍대] 어우, 씨!

 

이 새끼가, 씨…

 

아유! 씨

 

[거친 숨소리]

 

[홍대의 거친 숨소리]

 

[화난 소리]

 

[기자] 기자 폭행 사건이 불과

 

두 달도 지나지 않은 상태에서

 

또다시 폭행을
휘두르고 만 윤홍대 선수

 

이번 폭행 대상은 무려 고등학생

 

심지어 만취 상태였다고 합니다

 

놀라운 점은

 

눈을 찔린 피해자가
없었다는 것인데요

 

이번에는 축구 선수답게

 

- 발차기를 십분 활용하여…
- [남자] 야, 꺼

 

호락이

 

버리자

 

[멀리 사이렌 소리]

 

[탁 키보드 누르는 소리]

 

윤홍대 선수 말입니다
잘 아시겠지만…

 

- 잘 몰라요
- [키보드 두드리는 소리]

 

학생들이 공원에서

 

지적 장애를 앓고 있는 여성을
막 괴롭히고 있었는데

 

- 그 여성분이 말을 못 해요
- 가끔 해요!

 

좋아해요, 윤홍대 선수를, 예

 

[딸그락딸그락 동전 넣는 소리]

 

윤홍대 선수도 맞지 않았습니까?

 

안 맞았대요

 

아니, 뭔 싸움을 그렇게
잘한답니까, 윤홍대 선수는?

 

- [버튼 누르는 소리]
- [음료수 나오는 소리]

 

[덜그럭 꺼내는 소리]

 

[멀어지는 발소리]

 

[경쾌한 음악]

 

- [문수] 윤홍대 선수가!
- [형사의 놀란 탄성]

 

뭔 잘못 했간디!

 

[조르륵조르륵]

 

아니, 여기를 왜 봐요?

 

그…

 

그, 윤홍대 선수가…

 

아이, 씨, 이게 윤홍대야?
왜 이거를 보고 말을 해요?

 

[효봉] 아이고, 아니
그, 윤홍대 선수가요

 

- [지퍼 잠그는 소리]
- 그, 윤홍…

 

- [경쾌한 음악]
- [문수] 윤홍대 선수이기 때문에

 

- [형사의 한숨]
- 윤홍대스럽게

 

그, 윤홍대 했습니다

 

[호루라기 효과음]

 

윤홍대?

 

- [부스럭 종이 소리]
- [인선] 사람을 찾습니다

 

아, 씨바, 두통

 

당신들 도대체 왜 이래!

 

아니, 뭔 폭행 사건에
조사를 하나도 안 하냐고요, 예?

 

아, 피의자가 인정하고
가만있는데 뭔 조사를 해요?

 

아, 그리고 증인은 말을 못 하지

 

주변에 CCTV도 없었고

 

거, 합의나 잘 보라고 해요

 

[형사의 한숨]

 

- 아, 윤홍대 선수…
- 윤홍대!

 

윤홍대, 윤홍대!

 

그만!

 

- 오케이, 오케이
- [형사가 진정하며] 그만

 

[형사의 거친 숨소리]

 

[형사의 놀라는 소리]

 

- 그, 윤홍대…
- [괴성]

 

[당황하는 소리]

 

- [창렬] 아, 잠깐!
- [형사의 흥분한 말소리]

 

[형사의 울분에 찬 괴성]

 

[창렬] PD님은 PD님이니까

 

홍대가 어떤 사람인지
세상에 알릴 수 있지 않아요?

 

예?

 

아니, 제가 그런 급은 아니고

 

아휴, 그놈

 

[쯧 하는 입소리]

 

축구에 관심 없는 척
연예인 한다고 떠들고 다니니까

 

뭐, 연습도 제대로 안 한다고
사람들이 아는데

 

- [차분한 음악]
- 홍대

 

개인 훈련 누구보다 독하게 했어요

 

근데 노력하는 놈이
타고난 놈 이긴다는 거

 

'그냥 말이구나'

 

운동선수는
그걸 느끼는 순간이 있어요

 

'죽어도 좋다' 하고 뛰는데

 

저 앞에 가는 놈은
그만큼 또 멀어져

 

못 따라가는 거지
못 하는 건 아닌데

 

조금 처진다고 낙오되면
잡아 줘야죠

 

[가쁜 숨소리]

 

축구를 앞에 가는 놈 혼자 하나?

 

[창렬의 한숨]

 

[한숨]

 

[문 두드리는 소리]

 

진주 아줌마

 

저 소민이에요, 저 기억하시죠?

 

[어렴풋한 스포츠 중계 소리]

 

홍대 씨가 지금 도움이 필요해요

 

윤홍대 선수 알죠?

 

아, 두통

 

- [범수] 아유, 소용없다니까
- [형사의 한숨]

 

[달칵 문고리 돌리는 소리]

 

- [삐걱]
- [스포츠 중계 소리가 커진다]

 

[쓸쓸한 음악]

 

[한숨]

 

나는 너한테 뭐야?

 

그놈의 윤홍대…

 

[신음]

 

[멀어지는 오토바이 소리]

 

저 그네?

 

[범수] 그러게, 날도 궂은데
왜 그네를 타?

 

[형사] 어, 저기서
애들이 괴롭혔죠?

 

응, 응, 응

 

왜요? 하늘? 하늘에?

 

[진주의 머뭇거리는 소리]

 

저 집?

 

저 집!

 

- 응?
- [톡톡 두드리는 소리]

 

핸드폰?

 

저 위에서
누가 핸드폰으로 찍었다?

 

[숨을 하 내뱉는다]

 

[소민의 다급한 숨소리]

 

[달려가는 발소리]

 

[흥미로운 음악]

 

[긴장되는 효과음]

 

[휙휙 찌르는 효과음]

 

오늘부터 여러분들과 함께할
윤홍대라고 합니다

 

[사람들의 환호]

 

[문수의 힘주는 소리]

 

[떠들썩한 소리]

 

[연신 떠들썩한 소리]

 

[감탄하는 효과음]

 

[영상 속 홍대] 잘 어울린다

 

프리미어 좋아해요?

 

[거꾸로 재생하는 효과음]

 

[영상 속 홍대] 아, 가, 가면 돼요

 

- [기합 효과음]
- [영상 속 홍대의 신음]

 

[긴장되는 효과음]

 

[영상 속 남자1] 오!

 

- [영상 속 홍대] 야, 이 새끼야
- [영상 속 남자2가 소리친다]

 

[영상 속 싸우는 소리]

 

[영상 속 남자3의 신음]

 

[영상 속 연신 싸우는 소리]

 

호락이 데려와

 

아니, 모셔 와

 

[경쾌한 음악]

 

[여자]

 

지난주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영상이

 

연일 화제인데요

 

맞습니다, 바로 축구 선수
윤홍대 선수의 영상인데요

 

이 영상 하나로 하루아침에
액션 영웅으로 떠올랐어요

 

'액션 홍대'
UFC 진출설이 사실인가요?

 

저희는 열려 있어요, 환영합니다

 

[영어와 한국어]

 

최근 윤홍대 선수의
영웅 동영상이 화제가 되면서

 

장애인이나 약자를 상대로 한
폭행에 대해

 

가해자가 미성년자일지라도
가중처벌을 해야 한다는

 

이른바 윤홍대 법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효봉] 이야, 사람 패고
인생 역전이네

 

[범수] 그게 사람 새끼들이냐?

 

[쯧 하는 입소리] 아유!
손댄 김에 그냥 확 죽여 버리지

 

[덜컥 문 열리는 소리]

 

안녕하세요

 

- [환동] 아, PD님 수고했어요, 응
- [문 닫히는 소리]

 

- [범수의 환호]
- [소민] 아휴

 

- [밝은 음악]
- 아휴

 

어떻게 됐어요?

 

[국장] 아, 이 PD님이랑 감독님이
다 만들어 주셨어요, 예!

 

[소민] 아, 어떻게 됐냐니까

 

[국장] 자, 여기 보시면
아직 좀 모자라는데

 

동영상 이후로 우리 텀블벅이
많이 홍보가 돼서

 

- 현재 5백만 원 돌파
- [소민의 놀라는 소리]

 

이, 금방 목표 액수
달성하겠어요, 이거

 

- [카메라맨] 이예, 이예!
- [국장] 이예!

 

[소민의 안도하는 숨소리]

 

[환동] 그라믄 나도 좀 보탤게

 

한 5만 원 정도?

 

[효봉] 그럼 나는 3만 원

 

[범수] 안 친한 사람 결혼식 가냐?
5만 원 해!

 

니는 얼마 할 건데?

 

뭐라고?

 

니는 얼마 할 거냐고!

 

[찍 비닐 뜯는 소리]

 

뭐 하노, 지금?

 

[소민] 아, 근데 윤홍대
이거 왜 안 나타나?

 

왜 연락 두절인데?

 

[국장] 그러게
왜 안 나타나실까, 지금?

 

- [소민의 한숨]
- [통화 연결음]

 

[문수] 에잇

 

- [문수의 힘주는 소리]
- [인선] 저…

 

- [효봉] 에휴, 씨
- 어?

 

[인선] 제가 있는 쪽방촌에…

 

[인선] 아, 여, 여기

 

- [밝은 음악]
- [소민의 한숨]

 

[쪽쪽 빨아 먹는 소리]

 

고기 먹는구나?

 

[쭙쭙 하는 입소리]

 

- [툭 떨어지는 소리]
- 뼈 발라 먹네?

 

왜 은둔 생활하는지 알겠어

 

존나 편해

 

[소민] 야!

 

[홍대] '정글의 규칙'?

 

뭐, 정글 가서
막 도마뱀 잡고, 그거?

 

응, 그거

 

- 정글 가?
- 응, 정글 가

 

나 정글 가는 날이
월드컵 가기 전날이야, 알아?

 

[남규] 알아, 거기는 가지 마

 

- 뭐?
- [남규] 내가 뭐라디?

 

열정 페이 받는 애들이
신파 잘한다니까

 

우리가 원하는 걸
미리 만들어 줬잖아

 

- 고맙지, 뭐
- 아니, 월드컵 준비를

 

- 이제 다 했는데, 무슨…
- [남규의 성가신 한숨]

 

그, 홈리스인지 홈플러스인지

 

그게 뭐가 월드컵이야, 인마
자선 단체 행사지

 

지금 팍 치고 들어가야 돼!

 

여론이라는 게
얼마나 정이 없는지 아니?

 

나쁜 쪽으로 터지든
좋은 쪽으로 터지든 금방 식어

 

잊혀진단 말이야

 

[홍대] 아무리 그래도…

 

아, 이 새끼가 진짜, 씨

 

그래

 

너 뭐, 본성은 내가 뭐
착한 새끼인 거 아는데

 

지랄 싸지 마

 

- 예수처럼 살지도 못할 새끼들이
- [한숨]

 

- 착한 척 가식 떠는 거 그거
- [불안한 음악]

 

역겨워

 

홍대야

 

우리 나쁘게 살자, 나쁘게

 

[달그락 소리]

 

[남규] 나 너한테 잘할 거야

 

- [털썩 앉는 소리]
- [소민] 어이

 

- 대표랑 뭐, 어떻게 얘기된 거야?
- [멀리 떠들썩한 소리]

 

몰라

 

나한테 뭐, 고마운 거 없어?

 

생색내고 싶어?

 

뭐, 식용유 선물 세트라도
보내 줄까?

 

[한숨] 비누 세트로 해라
비누 떨어졌다

 

그래

 

[효봉] 파이팅!

 

- [연신 떠들썩하다]
- [쯧 하는 입소리]

 

[홍대] 인선아, 패스해 봐

 

자, 인선, 달려

 

- [인선의 당황한 소리]
- [철컹 소리]

 

어, 타이밍 좋은데 공을 끝까지 봐

 

자, 한 번 더

 

자, 공을 끝까지 보고

 

자, 인선, 달려

 

[공 차는 소리]

 

- [철컹 소리]
- 그렇지, 많이 좋아졌어

 

[인선의 연신 힘주는 소리]

 

- [철컹 소리]
- [인선의 한숨]

 

이 정도 했으면
한 번 될 법도 한데, 그렇지?

 

[풀 죽은 숨소리]

 

못해도 돼

 

[문수] 못하면 안 되는 거 아니여?

 

[효봉] 파이팅!

 

[홍대] 아, 인선이 잘하고 있어
근데 좀만 더 자신감 있게

 

[헐떡이며] 예

 

[홍대] 아, 효봉 형님, 좋아요!
근데 살 좀 빼면 더 좋을 거 같아

 

[은혜] 아빠 파이팅, 아빠 파이팅!

 

[홍대] 문수 형님, 파이팅이 좋아

 

- 근데 우울해하지 말고
- [문수의 거친 숨소리]

 

[문수] 오케이

 

[은혜] 아빠 최고!

 

수비가 좋아, 이대로만 해요

 

- [툭 차는 소리]
- [국장] 다음, 다음

 

[홍대의 한숨]

 

[가쁜 숨소리]

 

자, 쉬었다 합시다

 

- [국장] 오케이, 자, 쉬었다가
- [삑]

 

[홍대] 이제 진짜
얼마 안 남았네요

 

- 드시면서 들으세요
- [은혜의 웃음]

 

저는

 

같이 못 갑니다, 월드컵

 

[팀원들] 응?

 

[문수] 뭔 소리여?

 

[국장] 감, 감독님
그게 무슨 말이에요?

 

뭐, 상황이 그렇게 됐네요

 

제가 간다고
그렇게 달라질 것도 없잖아요

 

아니, 감독님, 갑자기 왜…

 

[은혜] 월드컵 안 가면 뭐 해요?

 

[효봉] 그러게?

 

뭐…

 

- [머뭇거리며] 도마뱀도 잡고
- [효봉] 도마뱀?

 

아이, 몰라, 그냥

 

아무튼 남은 시간 열심히 합시다

 

[환동] 아, 윤 감독

 

우리가 뭐 잘못한 거 있나?

 

아, 환동 아저씨가
감독하면 되겠네

 

형님들이 말 잘 들으시니까

 

아, 야들이 지금
말을 안 들어서 그라나?

 

아, 얘 때문이야?
얘가 빠질게, 그럼

 

떴다고 째는 거지
뭘 나 때문이야?

 

감독님도 뭐 생각이 있겠지

 

뭔 생각?

 

- [탁]
- 생각 없어!

 

네, 생각 없어요

 

이거 처음부터 생각 없었어요

 

- 아니, 감, 감독님, 그…
- [소민의 화난 숨소리]

 

아니, 갑자기 왜…
갑자기 왜 그러세요?

 

[문수가 울먹이며] 맞는 것 같네요
떴다고 째는 거

 

그래 말할 게 뭐 있노?
열심히 가르쳤다 아이가

 

배운 것도 없어
맨날 뜀박질이나 하고

 

니는 그것도 못 했잖아

 

뭐라고?

 

안 들리는 척하지 마, 인마!

 

[문수의 흐느끼는 소리]

 

[홍대] 뭐? 왜?

 

엄마 때문에 이러는 거구나?

 

참, 진짜 대단한
효자 납셨다, 진짜

 

근데 호락 오빠

 

지금 존나 불쌍해 보여, 알아?

 

뭐 뽑아 먹겠다고 여기 붙어서
안달하는 너도 존나 불쌍해

 

알아?

 

불쌍한 인간들끼리 엮이지 말자고

 

더 불쌍해 보이잖아

 

[멀어지는 발소리]

 

[하늘이 우르릉거린다]

 

[천둥소리]

 

[느릿한 음악]

 

[한숨]

 

[남자] 가다가 이 바위
이 지점에서

 

쥬리 씨가 넘어졌으면 좋겠어요

 

그럼 홍대 씨가 부축하고

 

- [쥬리] 좋아
- [홍대] 네

 

[남자] 아, 도마뱀 이거 먹을 건데

 

파충류 알레르기 있으신 분?

 

[출연자1] 없어요, 제가 먹을게요

 

내가 진짜 좋아해서 그래

 

제가 먹을게요

 

난 녹차 물에 밥 말아서
얹어 먹어, 보리굴비처럼

 

[출연자2] 제가 먹을게요
난 육회로 먹어

 

육회 받고 산 채로 먹을게요

 

[출연자2] 야, 너 되는 걸 말해

 

[쥬리] 육회는 말이 돼?

 

[출연자2] 야, 그리고 너
보리굴비가 뭐냐, 진짜? 씨

 

[홍대가 연신 콜록거린다]

 

[올칵올칵 입 헹구는 소리]

 

[힘겨운 숨소리]

 

[달그락 소리]

 

- [익살스러운 음악]
- [홍대 모가 쿡쿡 웃는다]

 

[톡톡 그릇 치는 소리]

 

- [홍대 모가 연신 웃는다]
- [달그락 내려놓는 소리]

 

왜 음식을 먹는데
얻어맞는 기분이 들까?

 

보라고 한 거야, 보라고

 

[바스락 소리]

 

[바스락 소리]

 

윤홍대, 고맙다

 

돈은 빠른 시일 안에 갚을게

 

뭐 해서 갚아?

 

아저씨랑 같이
제주도 내려가기로 했어

 

제주도?

 

그냥

 

뭐, 아무도 모르는 데서
새로 시작해 보려고 [웃음]

 

[한숨 쉬며] 그렇지

 

아무도 몰라야 사기를 치지

 

- [달그락 소리]
- 엄마 이제 정말 안 그래

 

[TV 속 캐스터] 자, 앞쪽에
움직이는 선수들 바라보면서

 

먼 쪽을 봅니다, 자, 윤홍대…

 

[홍대 모] 윤홍대의 처음이자
마지막 청소년 국가대표 경기

 

[홍대] 아, 꺼, 보기 싫어, 안 가?

 

아, 잠깐만
이거 조금만 보고 가자, 어?

 

[계속되는 축구 중계 소리]

 

- [툭 내려놓는 소리]
- [홍대의 탄식]

 

[TV 속 캐스터] 어!
말씀드린 순간…

 

[홍대 모] 그렇지, 어, 어

 

자, 가자, 그렇지
여기, 어, 바로 여기야, 여기

 

가, 가, 가, 가, 가!

 

- [중계진 목소리가 높아진다]
- 오! 자, 여기, 여기

 

여기, 여기, 여기서 슛!

 

- 골인!
- [TV 속 관중들의 함성]

 

- [흥얼거리는 소리]
- [TV 속 캐스터] 골입니다, 골

 

[중계진의 흥분한 말소리]

 

- [잔잔한 음악]
- [홍대 모의 웃음]

 

[TV 속 캐스터]
우리의 윤홍대 선수!

 

[계속되는 중계진의 말소리]

 

[홍대 모] 어휴

 

나이를 먹기는 먹는구나, 내가
[가쁜 숨소리]

 

저 때 경기장 못 가서 미안해

 

누가 들으면
다른 경기에는 온 줄 알겠네

 

[홍대 모] 아, 새끼, 거

 

제 어미 닮아서
한마디를 그냥 안 넘어가네, 그

 

- [리모컨 누르는 소리]
- [홍대 모의 한숨]

 

잘생겼어

 

윤홍대

 

 

정글 갈 거야?

 

어, 나도 학교 때
육상 할 때 맨날 2등이었어

 

내가 좀 열심히 하려고 그랬는데

 

18살에 네가 나와 가지고

 

그게 내 잘못이야? 웃기고 있어

 

고딩이 까진 거지

 

야! 그건 네 아빠가…

 

[홍대 모의 한숨]

 

미안해

 

[홍대 모의 한숨]

 

그래

 

생각해 보면은 우리는 정말

 

보통의 모자 관계가 아니었지? 응?

 

다른 집은
엄마가 하라는 대로만 하면

 

별 탈 없이 잘 사는데

 

너는 엄마가 하라는 건
다 반대로 해서

 

그나마 이 정도라도 된 거잖아

 

[길게 들이켜는 숨소리]

 

[한숨 쉬며] 본능적으로 알게 된다
엄마가 엄마면

 

그래, 너

 

정글 가

 

아이고, 축구는 개뿔

 

아휴, 저 열나게 뛰다가
그물에다 공 한번 집어넣고

 

뭐 좋다고 미친놈처럼
팔짝팔짝 뛰는 거, 저거

 

야, 하지 마

 

연예인 해

 

아이고

 

내가 요리했으니까

 

설거지는 내가 할게

 

[멀어지는 발소리]

 

- [달그락 소리]
- [물 흐르는 소리]

 

[한숨]

 

[중얼거리며] 인생 참
거지 같네, 진짜

 

[공항 안내 방송이 흘러나온다]

 

[국장] 오! 자, 자, 자
우리 어렵지 않아요

 

누가 와서 영어로 말 걸면

 

당황하지 않고
더 크게 한국말을 해요

 

그러면 자기들이 당황하겠지

 

그러면 우린 그냥
딱 지나쳐 가면 되는 거야

 

[문수] 뭐래는 겨?

 

- [문수의 힘주는 소리]
- [퉁]

 

[국장] 그, 코치 자격으로
가시는 거예요

 

- 시합 안 됩니다, 절대로
- [환동] 알았다

 

뭐 좀 허전한 게 글네

 

[효봉] 몰랐는데 감독이
있고 없고가 엄청 크네요

 

[범수] 난 별로

 

[영진] 난 보고 싶은데

 

[효봉] 얄밉기도 하면서 말이지

 

- [공 치는 소리]
- [문수] 정 없이 제끼고 간 놈

 

정 없이 잊어 볼랑께, 나는

 

- [표준어 억양] 잘 있었어요?
- [흥미로운 음악]

 

얼굴이 좋네?

 

- 어?
- [효봉] 응?

 

[범수] 응?

 

응?

 

정장을 입었어

 

어디 정글 가는 길인가?

 

혼자 정장을 입었어

 

[헛웃음]

 

양말까지 깔을 맞췄어

 

[웃음]

 

[웃음]

 

[영진] 대한민국!

 

[저마다 리드미컬하게 박수 친다]

 

- 대한민국!
- [저마다 웃는다]

 

[함께] 대한민국!

 

- [국장] 아이, 왜 그래요
- [리드미컬한 박수]

 

[함께] 대한민국!

 

[리드미컬한 박수]

 

대한민국!

 

[웅장한 음악]

 

[사람들의 환호]

 

[떠들썩한 소리]

 

"일본"

 

[연신 시끌벅적하다]

 

"아르헨티나"

 

"가나"

 

"코스타리카"

 

"한국"

 

[MC가 영어로] 2010년
홈리스 풋볼 월드컵 개최를 위해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왔습니다

 

[사람들의 박수와 환호]

 

부다페스트 시장
바라디 가버의 시축과 함께

 

개회식을 시작합니다

 

[경기장이 연신 떠들썩하다]

 

대회 첫 경기
디펜딩 챔피언 독일과

 

이번 대회 최대의 복병
리투아니아와의 경기

 

예상대로 힘과 힘의 충돌!

 

양쪽 모두 몸 사릴 생각이 없어요

 

- 슛, 골!
- [휘슬 소리]

 

독일의 골이 터집니다!

 

한 선수가 넘어졌네요

 

치열한 몸싸움
과격한 플레이를 즐기고 있어요

 

화려한 발재간!

 

슛! 아쉽게 골대를 맞고 나옵니다

 

[한국어] 뭔가 잘못된 거 같은데

 

[환동] 이거 노숙자 대회라고
안, 안 그랬나?

 

철수, 철수
우리 그냥 돌아갈래요?

 

[홍대] 아, 쫄 것들 없어요

 

그래 봤자 공이야, 맞아도 안 죽어

 

[관중들의 놀란 탄식]

 

- [MC가 영어로] 이런
- [휘슬 소리]

 

독일 공격수의 강력한 슈팅에
얼굴을 맞았습니다

 

저는 맞고 싶지 않은 한방이네요

 

일어날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요

 

[관중들의 박수]

 

[애국가가 울려 퍼진다]

 

[팀원들이 한국어로]
♪ …삼천리 ♪

 

♪ 화려강산 ♪

 

♪ 대한 사람 대한으로 ♪

 

♪ 길이 보전하세 ♪

 

[MC가 영어로]
대회에 첫 출전하는 한국 팀

 

첫 상대가 만만치 않습니다

 

코스타리카의 젊은 선수들에 비해

 

한국 팀의 나이는
꽤 높은 것 같습니다

 

그들은 과연 잘 뛸 수 있을까요?
기대됩니다

 

- [탁탁 손뼉 치는 소리]
- [홍대가 한국어로] 자, 자, 자!

 

- 좋습니다, 우리 파이팅 하시죠!
- [문수] 예!

 

- [환동] 파이팅 하자
- [국장] 자, 하나, 둘, 셋!

 

[함께] 한국, 한국, 파이팅!

 

[문수] 가자!

 

- [환동] 가자!
- [국장] 파이팅!

 

- 다치지 않게!
- [문수] 지더라도 멋있게!

 

[영어] 코스타리카와
한국의 경기가 시작됐습니다

 

- 슛, 골!
- [관중들의 환호]

 

- 코스타리카 쉽게 선제골
- [관중들의 박수와 응원 소리]

 

한국 팀 뭔가 대단한 걸
숨기고 있나요 [웃음]

 

[한국어] 아, 내가 막기 전에
막아야지!

 

[MC가 영어로]
한국 팀 골키퍼, 잔뜩 화났어요

 

[문수가 한국어로]
도대체 뭘 하고 있는 거여?

 

- [소민] 저기 건너가서 좀…
- [문수] 아, 효봉이 형!

 

아, 언능 일어나!

 

[MC가 영어로] 좋아요
공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문수가 한국어로] 아, 멀리 차!

 

[효봉] 야, 여기 줘!

 

[문수] 빨리, 빨리! 아유!

 

[MC가 영어로] 슛! 골!
너무 빨리 두 번째 골이 나오네요

 

[문수가 한국어로] 그걸 왜 뺏겨?

 

[MC가 영어로]
한국 팀 골키퍼 또 화났어요

 

[국장이 한국어로] 막아야 돼

 

[MC가 영어로]
한국 팀 벌써 힘든 건가요?

 

[문수가 한국어로]
감독님, 효봉이 형 다쳤나 본디?

 

[홍대] 레퍼리, 레퍼리!
체인지, 체인지

 

- 효봉, 효봉! 나오세요
- [국장] 효봉이 형님!

 

[환동] 어, 들어온나!

 

[문수] 아, 효봉이 형
잘했어, 잘했어!

 

- [효봉] 아, 허리야, 파이팅
- [국장] 괜찮으세요?

 

[문수] 범수! 오른쪽!

 

[관중들의 박수와 환호]

 

- [환동] 자, 범수 파이팅!
- [국장] 파이팅!

 

- [범수의 신음]
- [관중들의 놀란 탄성]

 

- [국장] 조심, 조심!
- [문수] 막아!

 

- 막아, 막아, 막아, 막아, 막아!
- [관중들의 탄성]

 

- [MC가 영어로] 골!
- [휘슬 소리]

 

"한국 - 코스타리카"

 

- [공 차는 소리]
- [문수의 힘주는 소리]

 

- 골!
- [휘슬 소리]

 

- 골!
- [휘슬 소리]

 

- 골!
- [종료 휘슬]

 

[한국어] 지금 6대 0, 접전이에요

 

저쪽 팀도 지금 막
긴장 타기 시작했어

 

어? 쫄리면 뒈지시든가, 뭐

 

[국장의 웃음]

 

[홍대] 좋아

 

- [위풍당당한 음악]
- 결론은

 

하나야

 

저들은

 

생각보다 강해

 

[소민] 음

 

[음악이 멈춘다]

 

[멀리 관중들의 환호]

 

그, 그래서?

 

- 그렇다고
- 그게 다야?

 

[소민의 한숨]

 

- 야!
- [저마다 놀라는 소리]

 

'저들은 생각보다 강해'?

 

야, 그딴 말 할 거면
지금 내가 감독했겠다!

 

[홍대] 하세요

 

- 내가 언제 못 하게 했냐, 내가?
- [흥미로운 음악]

 

야, 그냥 전화로 하지 그랬냐?

 

저렇게 잘한다고 왜 말을 안 해?

 

야, 씨, 그건 니가 알아야지
니가 감독인데!

 

- [홍대] '니'?
- [소민] 니!

 

- '니'?
- [소민] 그래, 니!

 

- [홍대] 지금 나 보고…
- [소민] 놔 봐요…

 

- [홍대] 너 말 다 했니?
- [저마다 말리는 소리]

 

[연신 왁자지껄하다]

 

- [단조로운 음악]
- 내가 봤을 때, 어, 내가 봤을 때

 

그, 외국 홈리스들은

 

정부에서
고, 고기를 지원받는 거 같습니다

 

[MC가 영어로] 한국 팀
후반전에도 반전은 없네요

 

선전하는 골키퍼

 

- 멋진 슛, 골!
- [휘슬 소리]

 

자, 갑니다
코스타리카가 공을 몰고 갑니다

 

- 코스타리카가 슛을 쏩니다, 골!
- [휘슬 소리]

 

- 로빙슛, 골!
- [문수의 의아한 탄성]

 

- 막아보지만, 막아보지만
- [문수의 연신 힘주는 소리]

 

- 골! 골!
- [연신 울리는 휘슬 소리]

 

- [문수가 한국어로] 아! 아까비!
- [MC가 영어로] 화났죠

 

[문수가 한국어로]
도대체 몇 골째여!

 

[종료 휘슬]

 

- [관중들의 박수와 환호]
- [MC가 영어로] 12대 0

 

코스타리카의 완승입니다

 

[국장이 한국어로] 잘했어요

 

[MC가 영어로] 한국 팀 또한
첫 출전에도 불구하고

 

경기를 끝까지
아름답게 마쳤습니다

 

[문수가 한국어로]
12대 0이 뭐여, 12대 0이?

 

- [국장] 아유, 괜찮아요
- [홍대] 기죽지 맙시다

 

- 우린 계획대로 진 거야
- [국장] 네, 네

 

- [홍대] 작전대로 된 건데, 뭐
- [국장] 네, 맞습니다, 계획대로

 

- [계속되는 박수와 환호]
- 작전 성공

 

[문수] 12대 0이 뭐여, 12대 0이

 

[영진]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시끌벅적하다]

 

[일어로 떠드는 소리]

 

- 음?
- [연신 일어로 떠드는 소리]

 

[남자가 일어로 말한다]

 

[영어] 숙소에 선수들
인터뷰할 공간이 있을까요?

 

[홍대가 한국어로] 아이, 버려요
뭐, 쓰레기통을 뒤져

 

[국장] 자, 자, 이제
저희 가면 될 것 같은데, 잠깐

 

인선, 인선이 못 봤어요?

 

아, 나, 꼭 이렇게 한 명씩
없어지는 사람이 있지

 

[실랑이 소리]

 

- [남자가 일어로 다그친다]
- [부정하는 소리]

 

- [일어로 연신 다그치는 소리]
- [인선이 연신 웅얼거린다]

 

- [남자의 기합]
- [사람들의 놀란 비명]

 

- [국장] '헤이, 헤이'!
- [문수] 뭐여, 뭐여, 뭐여?

 

[팀원들의 말리는 소리]

 

[일어로 말하는 소리]

 

- [연신 말리는 소리]
- [영어] 마음의 병이…

 

[연신 떠들썩하다]

 

[일어] 죄송합니다

 

저 남자에게 사정이 있어서요
죄송합니다

 

[홍대가 한국어로] 정신 차려
인마! 야, 누가 때렸어?

 

누가 때렸어!

 

[환동] 아이, 거, 근데…

 

지금 자기가 때리고 있잖아

 

- [인선의 울먹이는 소리]
- [연신 일어로 떠드는 소리]

 

어떤 새끼야? 저 개새끼야?

 

이 쌍놈의 새끼가
가정 교육을 매달려서 받았나!

 

- [팀원들의 말리는 소리]
- [사람들의 놀란 탄성]

 

[소민] 아…

 

[소민이 일본어로] 저기 저 사람은
우리 팀이 아닙니다

 

지나가는 바보입니다

 

[홍대가 한국어로] 내가
누군지 알아?

 

[사람들의 놀라는 탄성]

 

나와 봐!

 

[여자가 일본어로] 바보?

 

[소민의 어색한 웃음]

 

[홍대가 한국어로] 저, 씨!
아이, 놔 봐!

 

[경쾌한 음악이 흐른다]

 

[환호하는 소리]

 

- [탁]
- [한숨]

 

앞으로 남은 경기 10게임
대부분 유럽 팀

 

어떻게 한 골을 못 넣어, 한 골을?

 

사연 보고 뽑은 사람이 누군데?

 

누가 우승하래?
아, 1승은 해야 될 거 아니야

 

이거 주구장창 깨지는 것만
찍어 가서 뭐 해?

 

[국장] 아, 죄송합니다
저희도 처음이라서…

 

[소민] 아니, 감독!
작전을 짜, 작전을

 

작전이라는 건

 

전술이 통할 만한 팀을
상대로 하는 거야

 

330척 왜군의 배를 무찌른

 

이순신 장군의 배는 단 12척이었어

 

졸라 생뚱맞은 거 알지?

 

응 [칭얼거리는 소리]

 

[소민이 연신 칭얼거린다]

 

[칭얼거리며] 아, 씨

 

아, 한 번만 이겨
나 진짜 두 번도 안 바래

 

[칭얼거리며] 오빠

 

- [한숨]
- [소민이 칭얼거린다]

 

그럼 직접 뛰어

 

[쩝 하는 입소리] 예

 

룰을 보면 여자 선수도
함께 뛸 수 있다고 해요

 

[짜증 내는 소리]

 

- [쩝 하는 입소리]
- [소민의 한숨]

 

저, 사실은요

 

저도 이기고 싶어요

 

아니, 이기는 거까지 아니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하다 보면

 

한 번쯤 비겨볼 수도 있는 거겠지

 

그러다가 한 번쯤
이겨볼 수도 있는 거겠지

 

선수들이
경기장 안으로 들어가는 게

 

무서운 게 아니게끔
[쩝 하는 입소리]

 

여기까지 왔는데

 

딱 그 정도만이라도…

 

[한숨]

 

- [연신 흥겨운 음악이 흐른다]
- [사람들의 탄성]

 

[사람들의 탄성]

 

[효봉] 아이, 괜찮아, 어?
니 잘못 아니야

 

[홍대] 선수가 춤추다가
부상을 당했는데

 

누구 잘못일까요, 그럼?

 

아…

 

니 잘못이구나?

 

아, 근데 얘는 뭐, 빠져도
뭐, 전력에 별 차이도 없어

 

[범수] 이 새끼가, 씨

 

[홍대] 우린 교체 멤버가 없잖아요

 

오늘 두 경기라고

 

[효봉] 하여튼 이 새끼…

 

[영어] 동시에 두 명이
뛰어도 되나요?

 

[여자] 음, 네, 가능하긴 하죠

 

한국 팀에 두 명
보내주실 수 있나요?

 

[여자] 네, 알겠습니다
바로 보내드릴게요

 

감사합니다

 

[소민이 한국어로]
교체 선수 모자란 팀은

 

용병 2명까지 쓸 수 있대, 근데

 

브라질 사람이야

 

브라질 사람을?

 

그렇지

 

[여자가 영어로]
아만디오와 아틸라예요

 

- '헤이'
- '헬로'

 

[탄성]

 

[소민이 한국어로]
계속 교체하면서 투입하면

 

비등비등하게 할 수 있어

 

네가 감독 해

 

'하이, 디스 이즈 어 코치'

 

[국장] 아니, 아니…

 

[MC가 영어로] 골!
한국 팀이 투입한 브라질 용병이

 

벌써 두 골째

 

[인선의 거친 숨소리]

 

[인선의 힘주는 소리]

 

[관중들의 탄성]

 

어마어마한 슛입니다

 

역시 브라질 선수!
브라질은 전 국민이 축구선수예요

 

[환동이 한국어로]
그래, 다들 잘하고 있다, 어

 

[문수] 인선아! [힘주는 소리]

 

[MC가 영어로]
한국 팀이 공을 몰고 갑니다

 

브라질 용병에게 공을 패스합니다

 

공을 앞뒤로 돌리고 있습니다

 

브라질 용병의 환상적인 팀워크

 

- 다시 골!
- [휘슬 소리]

 

성공!

 

- 슛! 골!
- [관중들의 탄성]

 

[종료 휘슬]

 

6대 1

 

[영어로 항의하는 소리]

 

골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 선수의 골은 없습니다

 

[문수가 한국어로]
우리가 이기고 있다!

 

어떻게, 루저들이 승리하는 모습은
잘 나오고 있나?

 

[문수] 한 골밖에 안 먹었어야!
봤어? 내가 막는 거?

 

아, 한 명씩만 투입하면 되잖아

 

[MC가 영어로]
후반전이 시작됐습니다

 

공을 뺏어 몰고 가는 뉴질랜드

 

이제 뉴질랜드의
반격이 시작됩니다

 

- 슛! 골!
- [문수의 탄식]

 

한국 팀 공을 주워
바로 반격합니다

 

슛, 골!

 

- [휘슬 소리]
- 바로 반격합니다

 

브라질의 개인기에는
어쩔 수 없는 건가요?

 

- [야유 소리]
- 관중들도 뭐가 잘못된 건지

 

알고 있는 듯하네요

 

그들은 한국 경기를 보러 왔지

 

이런 경기를 보러 온 게 아닌데요

 

[문수가 한국어로] 막아, 막아!

 

[MC가 영어로]
뉴질랜드의 반격이 시작됩니다

 

- 골!
- [힘겨운 숨소리]

 

브라질 대 뉴질랜드

 

[MC] 아니, 한국 대 브라질

 

[MC가 다급하게]
아니, 뉴질랜드, 뉴질랜드

 

[국장이 한국어로] 자, 가 봅시다!

 

[불편한 숨소리]

 

[MC가 영어로]
한국 팀의 7번 선수가 슛을 쏩니다

 

다시 브라질 용병이
골을 성공시킵니다

 

- 결국 8대 3으로
- [종료 휘슬]

 

- [관중들의 야유 소리]
- 한국과 브라질 연합 팀의 승리

 

뉴질랜드 벤치
계속해서 항의하네요

 

[국장이 한국어로]
들어오세요, 잘했어요, 잘했어

 

[MC가 영어로] 하지만
경기는 끝났습니다

 

[환동이 한국어로] 잘했다, 잘했어
괜찮아, 괜찮아

 

[국장] 아유, 나이스 패스

 

- [야유 소리]
- [환동] 그래, 다친 데는 없고?

 

[문수] 아, 우리가 볼을 못 넣으면
우리가 진 거여?

 

- 아니요
- [환동] 다음에 골 넣으면 되지

 

[문수] 아니, 우리가 이겼는디
왜 그러는 겨?

 

[국장] 이제 그만하시고
들어가세요

 

[문수] 우리가 이긴 거 아니여?

 

- [범수] 잘했어
- [국장] 예, 잘하셨어요, 예

 

[계속되는 야유 소리]

 

- 갑시다
- [문수] 우리가 이긴 거잖애

 

[국장] 들어갑시다

 

[홍대] 다음 경기 독일

 

강력한 우승 후보

 

어제 걔네 하는 거 봤죠?

 

공 맞은 선수 기절하고

 

[국장] 근데 진짜 애매하네요

 

우리 선수로만 하자니
나머지 경기 다 못 마칠 거 같고

 

이겨야 하면
전 당연히 브라질 용병 씁니다

 

[소민의 한숨]

 

근데요

 

여기 뭐, 우승하고 싶어서
온 사람 있어요?

 

이기면 1승, 2승, 몇 대 몇

 

그런 숫자들이 기록으로 남겠지

 

근데 그거 남겨서 얻다 쓰게?

 

그 기록 가지고 뭐…

 

연봉 협상 할 거야, 우리가?

 

[숨 내뱉는 소리]

 

기록을 남기러 왔는지

 

기억을 남기러 왔는지

 

자, 그건

 

선수들이 판단합니다

 

[잔잔한 음악]

 

[카메라맨] 대사 써 줬어?

 

[영진] 해 보고 싶어요

 

이겨 보고 싶어요

 

그렇지

 

[영진] 어떻게든 뺏어서, 인선아

 

너 줄게

 

아, 아…

 

크, 크로스

 

[효봉] 아, 우리가 합시다! 씨

 

[범수] 어이, 나 뛸 수 있다니까?

 

[문수] 해 볼랑게!

 

내가 싹 다 막아 벌랑게!

 

펀칭!

 

그래, 야, 파이팅 하는 기라, 마
어, 독일?

 

마, 허여멀게 가지고
벨거 아니다!

 

[범수] 독일 전차 군단?

 

우린 인생 막차 군단이다! 씨…

 

그건 아니지, 빙신아

 

나한테만 지랄이야

 

자, 그럼 가 봅시다!

 

[저마다 기합을 넣는다]

 

[환동] 한번 해 보자!

 

- [팀원들의 기합]
- [밝고 의미심장한 음악]

 

가자!

 

[홍대] 자, 봐 봐, 김인선

 

똑바로 봐, 인마

 

자, 네가 슛을 쐈어, 실패했네?

 

그리고 너 어떻게 하고 있어?

 

봐 봐

 

안 들어가도 돼
자, 튕겨 나온 공 어떻게 됐어?

 

뛰어가서 슛 만들지?
이게 리바운드야

 

'리바운드를 지배하는 자
경기를 지배한다'

 

지배한다…

 

이거 다 연습했던 거야

 

꿀리지 말고
선빵 날립니다, 오케이?

 

[팀원들] 오케이!

 

오, 오케이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라고 안 해요

 

넘어지면 발 걸고 자빠트려!

 

같이 넘어져!
그렇게 하는 거야, 원래!

 

[영어 현장 중계]

 

- [탁 손뼉 치는 소리]
- 자, 나갑시다!

 

[팀원들의 우렁찬 기합]

 

[MC가 영어로] 최약체 한국 팀이
어느 정도 버틸 수 있을까요?

 

- [문수의 기합]
- [효봉의 기합]

 

오전에 브라질 용병을 투입해
1승을 거뒀던

 

한국 팀이 나왔습니다

 

[환동의 응원 소리]

 

일단 선발은
전원 자국 선수들입니다

 

- [환동이 한국어로] 가자, 가자!
- [국장] 파이팅!

 

[MC가 영어로]
뭐 금방 또 바꾸려나요?

 

- 전반전이 시작됩니다
- [관중들의 박수와 환호]

 

- [휘슬 소리]
- 주심이 휘슬을 붑니다

 

한국의 공격

 

- [효봉의 힘주는 소리]
- [영진이 한국어로] 형님!

 

[MC가 영어로] 패스합니다

 

13번 선수, 또 한 번의 패스

 

7번 선수, 슛!

 

[관중들, MC의 탄식]

 

[인선의 신음]

 

한국 팀, 세 경기만에
처음으로 선제 슈팅이 나왔습니다

 

- [거친 숨소리]
- [환동이 한국어로] 수비, 수비!

 

[범수] 막아, 막아, 막아!

 

[환동] 영진이 잘한다! 슛, 슛!

 

[MC가 영어로] 13번 선수, 슛!

 

[관중들의 탄성]

 

- '영진, 굿'!
- [격려하는 소리]

 

[MC] 힘없는 공이
골키퍼 손에 잡혔지만

 

한국 팀 뭔가 다른데요?

 

- [인선의 신음]
- 몸싸움에서 많이 밀리는 한국 팀

 

[범수가 한국어로] 반칙!

 

[MC가 영어로]
하지만 개의치 않습니다

 

- 독일의 공격입니다, 슛!
- [문수의 신음]

 

- [관중들의 탄성]
- [팀원들의 탄식]

 

골키퍼 얼굴에 맞고 들어갑니다

 

- [문수의 신음]
- [영진이 한국어로] 문수 씨

 

[범수] 야, 괜찮아?

 

- [국장, 홍대] 괜찮아요, 괜찮아
- [범수] 괜찮아?

 

[MC가 영어로] 아직도 바닥에
누워있습니다, 괜찮나요?

 

- [괴상한 웃음]
- [경쾌한 음악]

 

[홍대가 한국어로]
잘했어요, 잘했어!

 

다 뒤졌어! 다 뒤졌어!

 

[MC가 영어로] 오늘도
한국의 골키퍼는 화가 나 있습니다

 

[범수가 한국어로] 자, 가자!

 

[MC가 영어로] 경기 초반인데
한국 팀 몸이 남아나질 않겠어요

 

독일이 공을 뺏었습니다, 슛!

 

- [효봉의 비명]
- 오우, 진짜 아프겠네요

 

3번 선수의 엉덩이는
한국 팀 수비의 핵입니다

 

- 핵궁뎅이에요
- [범수가 한국어로] 반칙이잖아

 

[국장] 반칙이야, 반칙!

 

[MC가 영어로]
한국 팀이 몸싸움에 밀리지만

 

- [영진의 힘주는 소리]
- 온 힘을 다합니다

 

[영진의 힘주는 소리와 신음]

 

[한국어] 넘어지면
다리 걸어 버리라고!

 

- [영진의 신음]
- [범수] 야, 저 새끼 밟았어!

 

[MC가 영어로] 슛! 독일의 골!

 

[범수, 환동의 탄식]

 

[문수의 분한 탄성]

 

[독일 선수] 괜찮아요?

 

[한국어] 수비 들어가, 수비!

 

[MC가 영어로] 한국의 골키퍼가
독일 팀의 강력한 슛을 막기 위해

 

온몸을 던져
골을 막아내고 있습니다

 

[힘주는 소리]

 

골키퍼의 몸이 부서져 가며

 

무려 3분 동안 무실점하는 한국 팀

 

한국 슛!

 

슛!

 

[관중들의 탄성]

 

[효봉이 한국어로] 인선, 좋아

 

[MC가 영어로] 한국의 공격수가
이제야 보이네요

 

- [환동이 한국어로] 잘한다!
- [국장] 잘했어!

 

[MC가 영어로] 독일의 공격

 

[효봉의 힘주는 소리]

 

- 슛! 골!
- [휘슬 소리]

 

독일의 일방적인 공격이지만

 

[소민이 한국어로]
저기 올라가서 좀 따자

 

[MC가 영어로] 제가 보기에는
이상하게도 재미있는 경기예요

 

[국장이 한국어로]
괜찮아, 형, 괜찮아

 

너무 좋다, 지금, 너무 좋아

 

- 문수, 좋아!
- 파이팅!

 

[MC가 영어로] 와, 한국 팀 선수들
오늘 뭔가 확실히 다릅니다

 

[한국어] 저거 봤어요? 눈빛, 와!

 

- [휘슬 소리]
- [홍대] 디펜스! 들어가야지!

 

[저마다 기합 넣는 소리]

 

[영진의 신음]

 

[효봉의 기합]

 

[MC가 영어로]
한국 팀 이쯤 해야 할 것 같네요

 

- [인선의 신음]
- 너무 많이 지쳐 보여요

 

[효봉이 한국어로]
인선, 가! 이쪽이야!

 

[MC가 영어로]
너무 많이 지쳐 보이네요

 

- 많이 힘들어 보입니다
- [신음]

 

[효봉의 아파하는 신음]

 

[힘겨운 숨소리]

 

[한국어] 지금 교체해야 돼요
풀타임은 안 됩니다

 

[MC가 영어로] 한국 팀에는 아직

 

브라질 용병 두 명이
대기 중입니다

 

언제든 교체할 수 있어요

 

[한국어] 끈질기시네?

 

나가요

 

레퍼리! 체인지, 체인지

 

효봉, 들어오세요!

 

[효봉] 어

 

- [홍대] 수고했어
- [환동] 파이팅!

 

[문수] 범수! 들어가!

 

[효봉] 파이팅!

 

[MC가 영어로] 손목을 다친
11번 선수가 몸을 사리지 않습니다

 

[범수의 분한 탄성]

 

[홍대가 한국어로]
그렇지! 잘했어!

 

[MC가 영어로] 슛! [탄식]

 

- [한국어] 좋아!
- [범수] 내가 자빠뜨렸다!

 

[국장] 좋아!

 

- 좋아, 잘했어!
- [범수의 함성]

 

[MC가 영어로] 이러면 안 되지만
좋아요, 이상하지만 좋습니다

 

11번, '캄 다운'

 

- '캄 다운, 캄 다운'
- [한국어] 뭐라고!

 

- '플리즈 스테이 캄 다운'
- 뭐라고?

 

[MC가 영어로] 이상한데 좋아요

 

- [영진의 힘주는 소리]
- 한국 팀의 육탄 방어

 

- [국장의 응원 소리]
- 한국 팀의 패스

 

- 13번 선수가 잡았습니다
- [문수가 한국어로] 빨리 나가!

 

[영진의 힘주는 소리]

 

[MC가 영어로] 슛! 막혔습니다

 

슛! 또 골을 놓치네요

 

독일이 공을 아래쪽으로 보냅니다

 

- 슛!
- [문수의 힘주는 소리]

 

[MC, 관중들의 탄식]

 

- 한국의 앵그리키퍼가
- [종료 휘슬]

 

골대에 심하게 부딪혔어요

 

- 일단 전반전이 끝납니다
- [관중들의 박수와 환호]

 

부상이 심하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국장이 한국어로] 괜찮아요?

 

[MC가 영어로] 앵그리키퍼가
많이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소민이 한국어로] 아니, 내가
이기라고 부추기긴 했다만서도

 

우리 남은 경기 일정은
다 마쳐야죠

 

이, 이렇게까지 안 하셔도 돼요
진짜로, 예?

 

[문수가 연신 신음한다]

 

[국장] 그래그래
잘했어요, 잘했어, 이미

 

[소민] 어, 응

 

감독님, 후반은 용병들 쓰죠

 

- 그럼…
- [인선] 경진이가 봐요

 

나는 빠지기 싫어요

 

내도 우리 은혜한테 보여줘야 돼

 

'할 수 있다, 아빠'

 

[범수] 따뜻한 데서
재워야 될 사람이 있어

 

그 사람이 축구 좋아해

 

나가 깡패였어

 

사람 차고 살다가
집안 거덜 내 부렀제

 

- [탁]
- 인자부터 내가 볼 차고 살라니께

 

다 덤벼 부러야! 다 덤벼야!

 

[영진] 저 게이예요

 

예, 뭐…

 

남자를 좋아합니다

 

- [문수] 아, 날개뼈 [웃음]
- [영진] 예스!

 

- [영진의 거친 숨소리]
- [문수의 웃음]

 

[영진이 숨을 들이켠다]

 

아버지가 쇼크로 쓰러지시고는

 

못 일어나셨어요

 

- 너무 무섭고 미안해서
- [잔잔한 음악]

 

아무것도 안 하고 살았는데

 

[훌쩍]

 

근데 그게 내 문제가 아니잖아

 

그걸 문제 삼는 세상이
문제인 거 아니야, 씨

 

아닌가?

 

[쿡쿡거리는 소리]

 

[저마다 쿡쿡거린다]

 

[피식거리는 소리]

 

[저마다 연신 쿡쿡거린다]

 

[팀원들의 숨죽인 웃음]

 

[피식]

 

- [저마다 웃는다]
- [잔잔한 음악]

 

- [환동이 웃으며] 웃지 마라
- [홍대] 멋있다

 

- [팀원들이 연신 웃는다]
- 뒤처지는 사람이 하나도 없네?

 

[효봉] 아이, 그래

 

우리가 대한민국 대표인데, 어?

 

용병은 무슨!

 

가자!

 

- [효봉] 가자!
- [영진의 기합]

 

[저마다 외치며] 가자!

 

[기합]

 

[홍대] 문수 형님은 그냥 쉬세요

 

아, 괜찮당께!

 

[비명]

 

콱, 씨! 아이, 씨

 

잘한 거예요

 

오늘 제일 잘했어

 

[문수] 흥…

 

[환동] 윤 감독

 

나 뛰게 해 줘라

 

[국장] 아, 환동 형님
안 돼요, 진짜

 

[환동] 아니다, 나 괜찮다, 어?

 

- [벨크로 뜯는 소리]
- 지금 아무렇지도 않다

 

봐라, 어?

 

아, 골키퍼 정도 못 하겠나, 내가

 

내 할 수 있다

 

골키퍼가 그냥
서 있기만 하는 거 같아요?

 

그게 제일 힘든 거야

 

어떻게든 해 보자

 

해 보자, 한번!

 

[홍대의 한숨]

 

[홍대의 기합]

 

[후 내뱉는 숨소리]

 

모여 봅시다!

 

- [밝은 음악]
- [국장] 네!

 

- [환동] 모여 보자, 모여 보자
- [문수] 아, 어깨, 어깨

 

[홍대] 자, 지금까지
힘들었을 거고

 

다시 경기장 들어가면
또 힘들 거고 더 힘들 수도 있어요

 

그래도!

 

우리가 지금! 당장!

 

- 왜 뛰려고 하는지 알려 줍시다
- [팀원들의 결연한 숨소리]

 

- 우리도 뛸 수 있다는 거!
- 어, 어

 

우리가 경기장에 있다는 거
보여 줍시다!

 

아, 보여 주자, 젠장!

 

[팀원들] 보여 주자!

 

이거 뭐, 이겨도 포상금도 없고

 

몸만 뒈지게 부서지는 거예요
상관없어요?

 

[팀원들] 상관없다!

 

나 진짜 너덜너덜거려도
교체 안 해, 상관없어요?

 

[팀원들] 상관없다!

 

- 손 모아!
- [팀원들의 기합]

 

[탁탁 손 포개는 소리]

 

자, 하나, 둘, 셋!

 

[함께] 한국, 한국, 한국, 파이팅!

 

- [홍대] 나가!
- [팀원들의 기합]

 

[소민] 파이팅, 파이팅!
파이팅, 파이팅!

 

- [카메라맨] 파이팅!
- 야! 나가! 이야!

 

[함께 소리지른다]

 

[소민의 가쁜 숨소리]

 

[작은 목소리로] 예

 

[MC가 영어로] 후반전도
용병 없이 나오는 한국 팀

 

전원 자국 선수들입니다

 

많이 지쳤을 텐데요

 

오히려 분위기는
더욱 강해진 느낌입니다

 

- [힘찬 음악]
- 이번 경기도 재미있을 것 같네요

 

- [휘슬 소리]
- 후반전 시작합니다

 

[팀원들의 격려하는 소리]

 

앵그리키퍼는 결국 교체됐네요

 

- 큰 부상이 아니길 바랍니다
- [효봉의 힘주는 소리]

 

- 여전히 부딪히고 쓰러집니다
- [인선의 신음]

 

[홍대가 한국어로] 압박 좋아!

 

- [효봉] 아이, 씨
- [범수] 야, 반칙 새끼야

 

[MC가 영어로] 하지만 지체 없이
일어서는 한국 팀

 

[팀원들의 격려하는 소리]

 

[인선의 힘주는 숨소리]

 

[인선의 거친 숨소리]

 

- [관중들의 탄성]
- 슛! 아쉽게 빗나갑니다

 

- 독일 슛!
- [환동의 힘주는 소리]

 

[국장의 격려하는 소리]

 

- 슛! 골!
- [환동의 힘주는 소리]

 

[문수의 탄식]

 

[한국어] 괜찮아요, 괜찮아요

 

[효봉] 괜찮아, 괜찮아!

 

- [홍대] 레퍼리!
- [효봉] 파이팅!

 

- 인선! 들어와
- [헐떡이며] 예?

 

[국장] 파이팅, 파이팅!

 

[MC가 영어로] 한국 팀
지친 공격수를 교체합니다

 

[국장이 한국어로] 잘하고 있어
인선아, 잘했어, 잘했어

 

- [털썩]
- [인선의 가쁜 숨소리]

 

[팀원들] 파이팅!

 

[MC가 영어로] 독일 팀에게 패스

 

독일의 슛!

 

앵그리키퍼에 이은 올드보이

 

투지가 대단합니다

 

- [국장이 한국어로] 환동 아저씨!
- [환동] 어?

 

괜찮다, 괜찮다

 

여기!

 

[MC가 영어로] 한국의 공격
13번 선수가 나아가고 있습니다

 

슛!

 

- 슛!
- [관중들의 탄성]

 

- 슛!
- [관중들의 탄성]

 

아! 공은 넘어가 버렸지만
관중의 마음도 넘어갔습니다

 

한국 팀을 응원하고 있어요

 

[국장이 한국어로] 괜찮아, 괜찮아

 

[문수] 좋아, 좋아!

 

[MC가 영어로]
와, 정말 대단합니다! 대단합니다!

 

앞선 두 경기와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한국 팀인데요

 

- 재미있어요, 재밌어지고 있어요!
- [관중들의 박수와 함성]

 

[문수의 환호]

 

[문수가 연신 환호한다]

 

인선!

 

 

이리 와 봐

 

자신 있게, 정확하게 공을 봐

 

네가 암만 최선을 다해서
못나 봤자 공보다 못할까

 

유미가 준 거다

 

[인선] 응?

 

[잔잔한 음악]

 

[홍대] 레퍼리!

 

범수 나오세요

 

[휘슬 소리]

 

[MC가 영어로]
반칙왕 결국 교체됩니다

 

[관중들의 박수와 환호]

 

[홍대가 한국어로]
파이팅, 파이팅!

 

[국장] 인선이 파이팅!

 

[문수] 자, 인선이 파이팅!
보여 줘!

 

- [의미심장한 음악]
- [포효]

 

[MC가 영어로] 아, 이게 뭔가요?

 

한국산 호랑이 한 마리가
포효하고 있나요?

 

[영진의 포효]

 

- 아, 타잔인가요?
- [관중들의 환호]

 

- 밀림의 왕 타잔과
- [팀원들이 저마다 포효한다]

 

호랑이, 앵그리키퍼와 올드보이

 

반칙왕과 핵궁뎅이

 

- [응원하는 소리]
- [문수의 비명]

 

이들이 함께
소속된 팀! 바로 한국 팀이에요!

 

5대 0으로 지고 있는 팀이

 

- 포기를 모릅니다
- [휘슬 소리]

 

독일이 공을 빼앗았습니다

 

[효봉의 힘주는 소리]

 

한국이 다시 공을 가져옵니다

 

13번 선수가 공을 패스합니다

 

7번 선수, 슛!

 

[홍대가 한국어로] 달려들어!

 

[MC가 영어로] 안 돼, 달려듭니다!
포기하지 않습니다!

 

- [인선의 거친 숨소리]
- [MC의 탄성]

 

- 이게 스포츠죠!
- [관중들의 환호]

 

대단합니다, 한국 팀!

 

경기는 지금부터입니다!

 

[의미심장한 음악]

 

[MC] 한국 팀은 정말
너무 대단합니다!

 

[한국어] 아, 그렇게까지
안 해도 되는데

 

[가쁜 숨소리]

 

파이팅!

 

환동이 형 파이팅!

 

- [기합]
- [저마다 '파이팅'을 외친다]

 

[환동] 파이팅!

 

- [MC가 영어로] 말도 안 됩니다
- [연신 '파이팅'을 외친다]

 

한국 선수들은 쓰러지지 않습니다

 

4분 넘게 실점하지 않습니다

 

- 엄청납니다!
- [영진의 씩씩대는 숨소리]

 

- [힘주는 소리]
- [관중들의 탄성]

 

- [신음]
- 타잔 다리에 쥐가 난 거 같아요

 

- [주심] 괜찮아요?
- [MC] 주심이 상태를 봅니다

 

[효봉이 한국어로]
얘 쥐, 쥐, 쥐, 쥐

 

[MC가 영어로] 코치를 부릅니다

 

[국장이 한국어로] 어, 괜찮아?

 

- [홍대] 괜찮아?
- 음, 아니, 아니야, 거기 아니야

 

쥐 난 거야, 괜찮아

 

- 범수 나오세요!
- [신음]

 

[MC가 영어로] 선수가 일어나네요
괜찮습니다, 괜찮아요!

 

- 괜찮을 거예요
- [한국어] 다 쓸어 버려!

 

- [국장] 파이팅!
- [영진] 파이팅!

 

[MC가 영어로] 독일의 파상 공세

 

- [범수의 신음]
- [관중들의 탄식]

 

한국 팀과 독일 팀이
치열하게 몸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독일의 슛!

 

[MC의 탄식]

 

슛! 한국의 골키퍼
온몸으로 받아냅니다!

 

- 슛!
- [환동의 힘주는 소리]

 

[관중들의 탄식]

 

한국의 골키퍼는
일어서고 또 일어섭니다

 

- [한국어] 형, 진짜 괜찮아요?
- [환동의 가쁜 숨소리]

 

[범수] 형, 고만해! 죽어!

 

- [잔잔한 음악]
- 영진이 나와, 영진이

 

- 아, 아니야, 아니다, 나 괜찮다
- [MC가 연신 영어로 말한다]

 

내 아무렇지도 않다, 어

 

[MC가 영어로]
누군가 일어나 대한민국을

 

- 외칠 것만 같은 느낌이에요
- [관중들의 박수와 환호]

 

[한국어] 대한민국!

 

[MC가 영어로] 그렇죠, 외칩니다!

 

- [한국어] 대한민국!
- [남자] 대한민국!

 

[리드미컬한 박수]

 

[카메라맨, 남자] 대한민국!

 

[관중들] 대한민국!

 

대한민국!

 

대한민국!

 

[MC가 영어로]
관중들이 대한민국을 외치며

 

한국 팀을 응원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경기 결과를 바꿀 수 없지만

 

한국 팀이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 경기가 안 끝났으니까!
- [계속되는 응원 소리]

 

그걸 알고 있는 관중들도
한국 팀을 응원합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관중들은 한국 팀의 한 골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저도 외쳐야겠습니다!

 

[MC가 한국어로] 대한민국!

 

[리드미컬한 박수]

 

[MC, 관중들] 대한민국!

 

- [계속되는 응원 소리]
- [부드러운 음악]

 

대한민국!

 

[리드미컬한 박수]

 

[소리가 점점 아득해지며]
대한민국!

 

[리드미컬한 박수]

 

대한민국!

 

[리드미컬한 박수]

 

마지막!

 

[탁탁 공 두드리는 소리]

 

[툭 내려놓는 소리]

 

[환동] 범수! [힘주는 소리]

 

[MC가 영어로]
경기가 곧 끝날 텐데요

 

한국 팀의 마지막 공격이
될 것 같습니다

 

한국 팀이 한 골을
넣을 수 있을까요?

 

[한국어] 인선이 달려!

 

인선!

 

슛!

 

- [경쾌한 음악]
- [MC가 영어로] 골!

 

5대 1, 대한민국의 골과 함께
경기가 끝났습니다

 

하지만 후반전은 1대 1 동점입니다

 

대단합니다! 대단합니다!

 

우리는 방금 정말 놀라운
경기를 봤습니다!

 

정말 대단하네요!

 

[연신 환호하는 소리]

 

- [관중들이 한국어로] 대한민국!
- [리드미컬한 박수]

 

대한민국!

 

[리드미컬한 박수]

 

대한민국!

 

잘했어!

 

[개운한 숨소리]

 

[문수의 웃음]

 

[영상 속 떠들썩한 소리]

 

[국장] 아니, 공 말고
사람, 사람, 사람

 

[종료 휘슬]

 

[관중들의 환호]

 

[종료 휘슬]

 

[관중들의 환호]

 

[국장] 어, 너무 잘했어

 

[인선의 환호]

 

[저마다 환호한다]

 

[환호]

 

[남자의 가쁜 숨소리]

 

시청률

 

- 5.6프로, 대박!
- [탁]

 

[환호]

 

[카메라맨] 소민 PD!

 

아이, 뭐, 대단한 거 아니야
뭐, 그렇게 어렵지 않았어

 

난 나니까

 

[힘주는 숨소리]

 

[달그락]

 

[인기척 소리]

 

[숨을 내뱉는다]

 

[환동의 옅은 숨소리]

 

[떨리는 숨소리]

 

한번 안아 봐도 되겠나?

 

[환동의 조심스러운 숨소리]

 

- [잔잔한 음악]
- [떨리는 숨소리]

 

고맙데이

 

[울먹이는 소리] 고맙데이

 

[환동의 울먹이는 소리]

 

[환동이 훌쩍인다]

 

아유, 이쁘다

 

[효봉] 밥을 잘 먹어야 돼, 어?

 

그, 아빠가 월드컵에서
코 큰 애들 많이 봐서 알거든?

 

어? 덩치가 이만해 가지고
[겁주는 소리]

 

[함께 웃는다]

 

그, 괴롭힐 수 있으니까
막 잘 먹어야 돼

 

[은혜] 아빠나 잘 먹어

 

김치만 먹지 말고 고기도 좀 먹어

 

뒷다리살 얼마 안 하잖아

 

그래, 알았어, 그럴게, 어?

 

어, 이제 아빠 걱정 안 해도 돼

 

아빠 축구하는 거 봤지?

 

봤어

 

걱정 안 해

 

우리 은혜 다 커서 보겠네

 

와, 얼마나 예뻐질까?

 

[효봉의 울먹이는 소리]

 

기대해

 

[윤희] 은혜야, 늦었어, 어서 타

 

- [떨리는 숨소리] 아빠
- [차 문 닫히는 소리]

 

[떨리는 숨소리] 어, 그래그래
가, 가, 가, 가

 

타, 괜찮아, 타

 

저, 자, 자, 자, 자
[훌쩍이는 소리]

 

 

자, 다리 조심하고, 야

 

[울먹이는 숨소리]

 

아빠

 

어, 그래, 가

 

[자동차 시동음]

 

아, 여보, 잠깐만, 잠깐
잠깐만, 잠깐만

 

은혜야, 아빠가, 어?
이제 진짜 잘할 수 있거든, 응?

 

잘하고 있을게, 많이 사랑해

 

[흐느끼는 소리]

 

[은혜의 흐느끼는 소리]
나도 사랑해, 아빠

 

[효봉] 아빠가 많이 사랑해

 

[함께 연신 흐느끼는 소리]

 

우리 애기

 

빠이빠이, 응?

 

[은혜] 사랑해, 아빠

 

그래, 빠이빠이

 

[효봉의 흐느끼는 소리]

 

어서 가, 어, 가

 

[효봉, 은혜의 흐느끼는 소리]

 

[효봉이 연신 흐느낀다]

 

[인선] '빅이슈'!

 

'빅이슈'!

 

'빅이슈'!

 

'빅이슈'!

 

[다가오는 발소리]

 

[여자] 저기요

 

[웃는 숨소리]

 

[여자] 한 부 주세요

 

아, 예, 거스름돈

 

[부스럭 소리]

 

저, 저기

 

행복하세요

 

- [밝은 음악]
- [부스럭 소리]

 

[훌쩍]

 

'빅이슈'!

 

'빅이슈'!

 

[후 부는 소리]

 

[후 부는 소리]

 

[의아한 소리]

 

축구 선수

 

미남

 

[부스럭거리는 소리]

 

[후후 부는 소리]

 

[국장이 웃으며] 아이, 최 부장님
우리 이제 지원 못 받아요

 

스폰서 꽉 찼다니까요

 

아니, 그럼 뭐
필요도 없는 거 받아 가지고

 

뭐, 뭐, 우리 집
전세 자금으로 쓸까, 어?

 

[휴대폰 진동음]

 

아이, 아무튼 미안하고요, 예

 

나중에 전화할게요, 예

 

[철컥]

 

네, 이 PD님

 

[웅장한 음악]

 

아이고, 죄송합니다

 

[홍대 모, 소민] 어, 안녕하세요

 

[소민] 와!

 

[홍대 모] 뭐가 왔쪄
뭐가 왔쪄? 어?

 

[소민] 뭐야?

 

[요란한 카메라 셔터음]

 

[관중들의 환호]

 

[관중들의 박수와 환호]

 

[효봉] 불꽃 미남!

 

[팀원들] 윤홍대! 윤홍대! 윤홍대!

 

[홍대 모] 아들!

 

뭐야, 저거?

 

[홍대 모] 우리 아들 파이팅!

 

'오빠, 오빠 잘해!' 해야지

 

잘생겼다!

 

또 봐도 잘생겼다!

 

[경쾌한 음악]

 

[휘슬 소리]

 

[저마다 놀라는 탄성]

 

[함께] 홍대! 달려!

 

[관중들의 함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