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00:00:01,000 --> 00:00:15,480 sub2smi by Michael Archangel 2 00:01:12,471 --> 00:01:16,512 그게 어디였더라? 비 오는 날 처마 밑에 서있었던... 3 00:01:16,609 --> 00:01:18,523 - 나도 있었던 거야? - 있었어 4 00:01:18,978 --> 00:01:20,220 하마마츠겠지 5 00:01:20,313 --> 00:01:23,194 오빠랑 지낸 건 하마마츠에서 1년뿐이니까 6 00:01:23,616 --> 00:01:27,589 5살부터 8년 간은 이즈였고 그 이후에 중학교도 거기였으니까 7 00:01:28,154 --> 00:01:29,226 와사비 좀 갈지 그래? 8 00:01:30,957 --> 00:01:33,030 고등학교는 카나자와 대학교는 교토 9 00:01:33,259 --> 00:01:35,901 기자시절은 오사카 작가일 때부터는 도쿄니까 10 00:01:36,062 --> 00:01:38,875 오빠 행적만 쫓아도 일본 지도를 그릴 정도라니까 11 00:01:38,965 --> 00:01:41,072 중학교 시절은 이즈가 아냐 누마즈야 12 00:01:41,100 --> 00:01:43,947 - 이즈의 현관이었다니까 - 비가 엄청 퍼부었지 13 00:01:44,203 --> 00:01:46,378 누마즈로 가는 오빠를 역까지 배웅 나갔던 날 14 00:01:46,639 --> 00:01:48,416 언니, 이거 우리 집에 가져간다 15 00:01:48,507 --> 00:01:51,945 너만 오면 골동품이 사라진다고 어머니가 슬퍼하셔 16 00:01:52,044 --> 00:01:53,889 이거 값을 좀 받을 수 있겠어 17 00:01:54,080 --> 00:01:57,029 아무 쓸모없어 이런 거에 의미 부여해봤자 18 00:01:57,116 --> 00:01:59,257 그렇군... 그때였구나... 19 00:02:00,119 --> 00:02:03,193 그런데 아버지가 기억에서 완전히 사라졌나 봐 20 00:02:03,289 --> 00:02:05,635 아버진 안 계셨어 대만에 파견되었을 때니까 21 00:02:07,093 --> 00:02:09,200 아... 저기... 난 여기 이쪽에 22 00:02:09,295 --> 00:02:12,938 좀 지난 후, 어머니와 언니 그리고 내가 대만으로 갔지 23 00:02:13,266 --> 00:02:16,147 대만에서 1년을 있어보니 오빠 처지가 훨씬 낫겠더라고 24 00:02:16,269 --> 00:02:17,978 - 전혀 아냐 - 맞아, 그랬어 25 00:02:18,004 --> 00:02:19,008 아니라니까 26 00:02:19,105 --> 00:02:19,949 맞다고 오빠가 이득이었다니까 27 00:02:20,106 --> 00:02:21,246 정말 맞다고 28 00:02:22,074 --> 00:02:25,546 - 나만 버려진 거잖아 - 무슨 소리야? 29 00:02:25,645 --> 00:02:29,356 확실히 오빠가 이득이었다니까 30 00:02:29,682 --> 00:02:30,629 얼마나 힘들었는데... 31 00:02:30,716 --> 00:02:32,254 어머니는 안드셔? 32 00:02:32,551 --> 00:02:34,999 - 일찍 주무셔 - 아, 고마워... 33 00:02:45,531 --> 00:02:48,105 1959년 이즈, 유가시마 34 00:02:57,543 --> 00:02:58,683 그럼, 고맙습니다 35 00:03:06,419 --> 00:03:09,300 어머, 아키오 씨 오후에나 오실 줄 알았는데... 36 00:03:09,388 --> 00:03:12,201 학교 이동도서관 차를 얻어 탔어요, 죄송해요 37 00:03:13,059 --> 00:03:17,499 - 형님은 어젯밤 늦게 오셨나요? - 응, 도쿄에서 오후 늦게 출발해서 38 00:03:18,130 --> 00:03:20,271 당분간 상복은 필요 없겠다 39 00:03:20,499 --> 00:03:23,039 아버지는 오빠 얼굴만 보면 기운이 나시니까 말이야 40 00:03:23,135 --> 00:03:24,207 무엇보다도 그렇죠 41 00:03:24,303 --> 00:03:27,047 - 쿠와코를 봐서 그렇겠지 - 오빠라니까 42 00:03:27,139 --> 00:03:29,679 - 나일 리가 없잖아 - 오빠 맞다니까 43 00:03:30,076 --> 00:03:32,616 - 떠넘기지 말라고 - 그런 거 아닌데... 44 00:03:32,712 --> 00:03:35,126 아버님은 군복이 정말 잘 어울리시네요 45 00:03:36,048 --> 00:03:39,191 마을 사람들에게 대령이라 불리는 게 기분 좋았던 것 뿐이야 46 00:03:39,285 --> 00:03:42,029 소장으로 지내다가 퇴역하셨으니 당연하지요 47 00:03:42,254 --> 00:03:44,532 한창 일할 나이에 이즈 산속에 틀어 박혀서 48 00:03:45,224 --> 00:03:50,005 병원장 자리도 거절하고 밭일로 자급자족하고... 49 00:03:50,363 --> 00:03:51,503 이상한 분이시지 50 00:03:51,597 --> 00:03:54,171 와사비 개발에는 열정을 퍼부으셨지 51 00:03:54,266 --> 00:03:56,373 - 딱 3분간만! - 3분? 52 00:03:57,303 --> 00:03:59,751 이가미 가문에는 그런 분이 몇 분계시지 53 00:03:59,772 --> 00:04:01,344 그런 혈통인가 봐 54 00:04:01,374 --> 00:04:04,517 갑자기 모든 걸 내팽개치고 싶어지는... 55 00:04:05,111 --> 00:04:07,616 쿠와코, 너도 그런 타입이라고 56 00:04:07,646 --> 00:04:10,094 결혼도 안 하고 직업을 수시로 바꾸고 57 00:04:10,383 --> 00:04:13,628 어릴 때나 그랬지, 방황도 했지만 지금은 고미술상이라고 58 00:04:14,220 --> 00:04:17,033 - 닮으셨어요 - 그러게 59 00:04:17,223 --> 00:04:20,070 오빠도 미술담당 기자로 일을 시작했고 60 00:04:20,159 --> 00:04:23,108 - 그게 아니라 형님이랑 아버님이... - 말도 안 돼 61 00:04:23,129 --> 00:04:25,577 아버님도 말씀하실 때 꼭 담배를 툭툭 치시더라고요 62 00:04:27,400 --> 00:04:31,714 - 닮았지, 둘 다 소바를 제일 좋아하고 - 난 소바 싫어해 63 00:04:31,804 --> 00:04:32,773 거짓말 64 00:04:32,805 --> 00:04:35,015 - 뭐야, 왔어? - 왔어 65 00:04:35,107 --> 00:04:36,315 - 상복은? - 저쪽에 66 00:04:36,776 --> 00:04:38,690 - 내 옷은 잊었지? - 깜박했어 67 00:04:38,811 --> 00:04:39,780 바보냐? 68 00:04:40,079 --> 00:04:43,119 - 다시 갔다 올게 - 됐어, 쓸모없기는... 69 00:04:43,249 --> 00:04:44,526 언니, 이것도 괜찮아? 70 00:04:45,351 --> 00:04:47,731 시가코, 그거 아버지 저금통장이지? 71 00:04:48,120 --> 00:04:51,433 - 아버지가 장례비용은 이걸로 쓰래 - 뭐라고? 72 00:04:53,292 --> 00:04:55,206 장례비용이라 쓰여 있지 73 00:04:55,728 --> 00:04:57,573 정말 알뜰한 액수다 74 00:04:57,730 --> 00:05:00,440 아무리 유가시마라도 이건 좀 그렇지... 75 00:05:00,699 --> 00:05:03,079 오빠랑 쿠와코는 도쿄에 사니까 상관없지만 76 00:05:03,169 --> 00:05:06,414 우리는 계속 여기 살 거고 공무원인 아키오 체면도 있고 77 00:05:06,439 --> 00:05:08,319 나름 격식 있는 장례를 치를 거라고 78 00:05:08,407 --> 00:05:11,413 - 장례비용이 두 개가 있어 - 하나는 어머니 꺼 79 00:05:11,777 --> 00:05:13,725 이걸 의리라 해야 하나? 80 00:05:15,214 --> 00:05:17,094 오빠, 버스 시간은 괜찮아? 81 00:05:18,451 --> 00:05:20,695 슬슬 가야 할 거 같다 쿠와코, 너는? 82 00:05:20,786 --> 00:05:22,529 난 하룻밤 더 있으려고 83 00:05:22,621 --> 00:05:24,535 너 아직 더 빼돌릴 게 남았니? 84 00:05:24,657 --> 00:05:26,832 창고 정리 해주는 거라고 85 00:05:26,926 --> 00:05:29,397 - 그럼 먼저 일어날게 - 엥? 86 00:05:29,728 --> 00:05:31,801 - 안방에 인사 드리고 올게 - 그래 87 00:05:33,299 --> 00:05:37,181 - 뒷모습이 완전 아빠야 - 그러게 88 00:05:52,618 --> 00:05:54,293 아버지 뵈러 왔구나 89 00:05:54,386 --> 00:05:57,529 사망통지를 지겹도록 적고 있어 90 00:06:06,265 --> 00:06:10,204 이제 도쿄로 가려고요 다음 주에 또 오겠습니다 91 00:06:18,944 --> 00:06:21,415 지금껏 출간한 것 중 제일 잘 팔린 책이에요 92 00:06:22,248 --> 00:06:25,595 너무 잘 팔려서 아이들이 일이 많다고 불평만 하네요 93 00:06:29,388 --> 00:06:30,835 이 검인이... 94 00:06:31,390 --> 00:06:33,736 책에 전부 붙여야 한다니까요 95 00:06:34,460 --> 00:06:37,204 50만부면 50만장 찍어요 96 00:06:37,630 --> 00:06:40,340 가족 모두 붙이느라 전쟁이 따로 없어요 97 00:07:23,576 --> 00:07:26,252 그럼 또 올게요 계셔요 98 00:07:48,534 --> 00:07:49,606 아키! 99 00:07:51,570 --> 00:07:52,812 열심이네! 100 00:07:52,905 --> 00:07:55,410 징기스칸도 쓰고 이즈 동네도 쓰고 101 00:07:55,507 --> 00:07:59,548 - 바빠서 아버지 문병도 겨우 왔구만 - 글쟁이가 내 일이니까 102 00:08:00,846 --> 00:08:03,294 - 뭐예요? - 와사비 103 00:08:05,918 --> 00:08:07,365 그럼, 갈게 104 00:08:09,622 --> 00:08:11,968 어디 가세요? 배웅은 괜찮아요 105 00:08:12,358 --> 00:08:13,703 본가로 가는 거야 106 00:08:17,863 --> 00:08:20,835 야쿠쇼 코지 107 00:08:23,869 --> 00:08:26,750 키키 키린 108 00:08:28,874 --> 00:08:31,687 미야자키 아오이 109 00:08:37,916 --> 00:08:40,330 - 히로시 - 안녕하세요 110 00:08:42,921 --> 00:08:46,997 내 어머니의 인생 111 00:08:49,828 --> 00:08:53,437 부탁합니다 잘 먹었습니다라는 말은 꼭 한다니까 112 00:08:53,999 --> 00:08:56,880 - 본가에 인사는? - 좀 바빠서요 113 00:08:58,337 --> 00:09:02,048 장남인 네게만 말해주는데 114 00:09:02,341 --> 00:09:05,017 - 네 아버지 말이야 - 안 들려요! 115 00:09:05,411 --> 00:09:08,485 사망통지만 지겹도록 적어대고 있어 116 00:09:14,687 --> 00:09:15,759 그거 들었어요 117 00:09:15,988 --> 00:09:18,027 - 누구한테서? - 어머니에게서요 118 00:09:18,490 --> 00:09:20,904 너 괜찮은 거야? 119 00:09:22,094 --> 00:09:23,632 전 괜찮은데요 120 00:09:23,829 --> 00:09:26,437 도쿄에 가면 의사에게 먼저 가봐 121 00:09:33,939 --> 00:09:35,079 안녕하세요 122 00:09:43,115 --> 00:09:46,064 - 안녕하세요 - 어, 안녕 123 00:10:34,032 --> 00:10:37,413 원작 이노우에 야스시 124 00:12:13,999 --> 00:12:16,812 각본 / 감독 하라다 마사토 125 00:12:27,880 --> 00:12:30,090 - 타마요 씨, 풀 좀 줘요 - 예 126 00:12:35,354 --> 00:12:38,030 세타가야, 도쿄 127 00:12:39,124 --> 00:12:40,230 속옷이 삐져나왔어 128 00:12:42,294 --> 00:12:43,104 제가... 129 00:12:43,195 --> 00:12:46,804 이쿠코, 아까부터 전혀 진전이 없잖아 130 00:12:46,899 --> 00:12:49,211 - 사부로 씨, 지금 몇 장이죠? - 만 이천부요 131 00:12:49,301 --> 00:12:53,115 만 이천부라... 엄마, 코토코는요? 학교에선 벌써 왔을 텐데? 132 00:12:53,205 --> 00:12:55,278 중학교 사진 콘테스트가 있대 133 00:12:55,307 --> 00:12:57,721 거짓말일걸? 아빠에게 화나서 말이지 134 00:12:57,809 --> 00:12:59,620 뭐, 코토코는 됐으니까... 135 00:12:59,711 --> 00:13:03,787 - 출판사는요? 안 와요, 타마요 씨? - 2시간 전에 출발했대요 136 00:13:04,049 --> 00:13:05,929 이건 뭐 소바가게 배달같네 137 00:13:17,062 --> 00:13:19,875 - 다녀왔어 - 오셨어요 138 00:13:19,965 --> 00:13:21,344 오셨어요 139 00:13:22,234 --> 00:13:23,579 어서 와요 140 00:13:23,835 --> 00:13:27,615 - 검인 때문에 정신이 없네요 - 원래 집은 북적대야 좋은 거야 141 00:13:27,739 --> 00:13:28,981 이즈의 아버님은 좀 어떠세요? 142 00:13:29,074 --> 00:13:31,614 건강하셔 오히려 어머니가 걱정이지 143 00:13:31,777 --> 00:13:34,191 - 무슨 일 있었던 거예요? - 별로... 144 00:13:35,080 --> 00:13:36,652 또 와사비를... 145 00:13:36,748 --> 00:13:40,095 엄청나네... 바람직한 모습이야 146 00:13:40,185 --> 00:13:43,191 봉사가 있으니 애정이 있고 애정이 있으니 봉사가 있는 거야 147 00:13:43,755 --> 00:13:47,671 - 선생님, 다음 주 변경 강의 일정 나왔습니다 - 응, 나중에 148 00:13:47,693 --> 00:13:49,641 - 남편분 식사는요? - 당신 식사는요? 149 00:13:49,928 --> 00:13:50,602 아직이야 150 00:13:50,696 --> 00:13:52,610 - 시키려고요 - 어디? 라면집? 151 00:13:52,698 --> 00:13:54,942 - 와카마츠 - 소바카키로 해줘 152 00:13:55,033 --> 00:13:55,945 추가로 주문할게요 153 00:13:55,968 --> 00:13:58,348 전화하지 말고, 와카마츠는 추가주문 싫어해 154 00:13:58,370 --> 00:13:59,647 그럼 다녀올게요 155 00:13:59,738 --> 00:14:01,686 - 실례합니다 - 안녕하세요! 156 00:14:01,707 --> 00:14:02,881 실례합니다! 157 00:14:02,975 --> 00:14:04,616 기다렸어요, 이리로 오세요 158 00:14:09,848 --> 00:14:11,625 오늘은 검인을 얼마나 한 거야? 159 00:14:11,717 --> 00:14:13,995 12,600장 정도네요 160 00:14:15,721 --> 00:14:17,328 펜은 하나고 젓가락은 둘이니 161 00:14:17,422 --> 00:14:19,927 가족을 먹여 살리기는 힘들었지 162 00:14:20,225 --> 00:14:22,673 작가가 된다는 건 정말 어림도 없는 일이었어 163 00:14:22,761 --> 00:14:24,834 어머니는 결사 반대셨으니까 164 00:14:24,930 --> 00:14:27,276 선생님께선 43세에 데뷔를 하셨죠 165 00:14:27,366 --> 00:14:33,649 응, 아버지는 48세에 이즈로 귀농하셨고 난 43세에 작가가 되었지 166 00:14:34,272 --> 00:14:36,686 오사카에서 신문사를 그만 두고 도쿄로 와서 167 00:14:36,775 --> 00:14:40,282 - 꼭 도쿄여야만 했나요? - 그랬지 168 00:14:40,379 --> 00:14:41,917 그건 왜였나요? 169 00:14:43,181 --> 00:14:44,822 왜였을까? 170 00:14:45,117 --> 00:14:47,327 어쨌든 도쿄가 아니면 안되었어 171 00:14:48,320 --> 00:14:52,202 응, 난 도쿄에서 이 일을 하겠다고 생각을 했지 172 00:14:53,158 --> 00:14:57,097 - 자네도 도쿄를 고집하는 타입인가? - 아뇨, 저 따위가 무슨... 173 00:14:57,929 --> 00:15:00,776 이 녀석은 말주변은 없는데 글은 아주 좋지요 174 00:15:00,866 --> 00:15:02,837 세가와가 어떻든 상관없잖아 175 00:15:03,168 --> 00:15:05,776 토도로키 씨, 이제 작업하러 슬슬 돌아가 볼까요? 176 00:15:05,871 --> 00:15:08,684 아, 그래야겠네요 잘 먹었습니다 177 00:15:08,774 --> 00:15:10,244 잘 부탁드립니다 178 00:15:10,776 --> 00:15:12,246 이대로 그냥... 179 00:15:12,377 --> 00:15:13,824 코토코는 뭐하고 있어? 180 00:15:13,945 --> 00:15:16,416 - 방에서 촬영 중이에요 - 무슨? 181 00:15:16,748 --> 00:15:19,094 중학교 사진 콘테스트에 출품할 사진이요 182 00:15:19,184 --> 00:15:21,394 튀김 덮밥을 주문해 놓고서 먹으러도 안 오는 거야? 183 00:15:23,288 --> 00:15:25,065 잘 먹었습니다 184 00:15:25,223 --> 00:15:27,137 도대체가 그 녀석은 제 멋대로야 185 00:15:27,292 --> 00:15:30,400 가족 모두가 일하느라 난리인데 녀석만 모른 체 하고 186 00:15:31,063 --> 00:15:32,476 애정이 없는 거라고 187 00:15:32,931 --> 00:15:35,072 애정이 없으니 가족에게 봉사도 없지 188 00:15:35,767 --> 00:15:38,113 노리코가 무서워하니까 큰소리 내지 말아요 189 00:15:38,203 --> 00:15:40,117 큰 소리 낸 게 아니라고! 190 00:15:41,940 --> 00:15:44,912 무섭기는? 노리코도 이제 18살이야! 191 00:15:46,311 --> 00:15:47,690 괜찮아, 괜찮아... 192 00:15:58,123 --> 00:15:59,263 들어간다 193 00:16:12,370 --> 00:16:13,908 뭐야 이건? 194 00:16:15,507 --> 00:16:16,954 달팽이요 195 00:16:16,975 --> 00:16:20,186 가족 모두 일하고 있는데 너만 달팽이랑 놀고 있어? 196 00:16:20,779 --> 00:16:23,057 사진부 콘테스트 촬영용이에요 197 00:16:23,081 --> 00:16:24,824 콘테스트가 언제인데? 내일이야? 198 00:16:25,851 --> 00:16:26,798 다음 달이요 199 00:16:26,885 --> 00:16:28,730 그럼 굳이 지금 할 필요도 없는 거잖아 200 00:16:29,321 --> 00:16:32,498 달팽이랑 검인 중 뭐가 중요해? 생각을 좀 하라고! 201 00:16:33,024 --> 00:16:37,464 검인은 가족의 봉사잖아요 왜 봉사를 강요해요? 202 00:16:39,397 --> 00:16:41,811 누구 덕에 이 집에 사는데? 203 00:16:47,339 --> 00:16:48,843 으악! 싫어! 204 00:16:58,150 --> 00:16:59,358 기분은 어때? 205 00:17:00,352 --> 00:17:02,095 이제 괜찮아요 206 00:17:02,287 --> 00:17:04,895 괜히 큰 소리내서 미안하구나 207 00:17:19,571 --> 00:17:20,984 여보세요 208 00:17:21,439 --> 00:17:22,545 예 209 00:17:26,912 --> 00:17:28,257 예... 210 00:17:31,616 --> 00:17:33,063 여보... 211 00:17:37,088 --> 00:17:38,262 뭐야? 212 00:17:39,925 --> 00:17:42,271 방금 이즈에서 아버님이... 213 00:17:45,096 --> 00:17:46,373 돌아가셨나? 214 00:17:59,077 --> 00:18:00,854 도쿄로 간다고 말하니까 215 00:18:02,447 --> 00:18:05,328 아버지께서 손을 꺼내 잡으시더라고 216 00:18:06,351 --> 00:18:09,027 무슨 영문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217 00:18:10,322 --> 00:18:12,099 여하튼 손을 꽉 잡으셨어 218 00:18:13,358 --> 00:18:15,067 그리곤 내팽개치셨지 219 00:18:15,093 --> 00:18:18,474 - 아버님께서 정말 그러셨어요? - 뭐... 실제로는... 220 00:18:19,164 --> 00:18:22,136 너무 놀라서 나 스스로가 놓은 거지만 221 00:18:23,969 --> 00:18:26,850 낚시에 걸린 거 같았어 222 00:18:27,339 --> 00:18:31,050 아버님이 손을 붙잡고 싶어서 내민 것 뿐이에요 223 00:18:31,643 --> 00:18:34,615 마지막 부친의 정일 거예요 224 00:18:35,580 --> 00:18:38,154 부자관계라는 게 그렇게 단순한 건 아니지 225 00:18:40,552 --> 00:18:43,023 코토코는 왜 그렇게 반항을 하는 거야? 226 00:18:44,389 --> 00:18:46,462 사춘기잖아요 227 00:18:47,659 --> 00:18:49,504 소설에 자길 썼다고 그러는 거야? 228 00:18:50,095 --> 00:18:52,373 글쎄요, 왜일까요? 229 00:18:55,367 --> 00:18:58,578 난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작가의 길을 선택했어 230 00:18:58,737 --> 00:19:00,981 그래서 가족을 등장시켜 231 00:19:01,006 --> 00:19:02,214 징기스칸도 232 00:19:03,275 --> 00:19:05,917 양귀비도 쓰고 가족도 써 233 00:19:06,611 --> 00:19:10,027 이쿠코도 노리코도 그런 일로 반항한 적 없어 234 00:19:10,115 --> 00:19:13,360 자매라 하더라도 제각기 성격이 다르니까요 235 00:19:15,220 --> 00:19:17,668 - 차 드릴까요? - 응, 부탁할게 236 00:19:21,259 --> 00:19:23,139 식당으로 내려갈게 237 00:20:07,339 --> 00:20:10,186 이 비탈길 역시 너무 길어 괜찮은 거야? 238 00:20:11,409 --> 00:20:12,549 무리하지 마 239 00:20:13,078 --> 00:20:16,255 미안, 항상 짐만 되고 240 00:20:18,083 --> 00:20:19,690 코토코, 너 먼저 가 난 노리코랑 갈 테니까 241 00:20:19,784 --> 00:20:23,097 - 그냥 같이 가 - 너 요즘 아버지 눈밖에 났잖아 242 00:20:23,254 --> 00:20:25,634 혼자 간다면 정말 불호령이 떨어질 걸 243 00:20:25,757 --> 00:20:27,295 셋이 다 같이 혼나는 것보다 낫지 244 00:20:27,392 --> 00:20:30,671 저, 달팽이 세가와입니다 소식 듣고 도우러 왔습니다 245 00:20:33,298 --> 00:20:35,439 달팽이 세가와가 뭐예요? 246 00:20:35,767 --> 00:20:40,184 - 그 달팽이 잡는 걸 도와서... - 그래서 달팽이 세가와? 247 00:20:42,540 --> 00:20:45,182 - 그럼 세가와 씨 신세 좀 질게요 - 예 248 00:20:45,310 --> 00:20:46,188 고마워요 249 00:20:46,511 --> 00:20:47,788 업혀 볼래? 250 00:20:48,380 --> 00:20:50,521 괜찮아요, 노리코는 가벼우니까 251 00:20:51,516 --> 00:20:55,990 부탁드립니다 하나, 둘 252 00:21:09,534 --> 00:21:10,708 감사합니다 253 00:21:42,834 --> 00:21:44,406 할머니 254 00:21:45,170 --> 00:21:49,314 이곳에서 들리는 시냇물 소리가 산의 소리 255 00:21:53,545 --> 00:21:56,119 아버지는 어릴 때 어땠어요? 256 00:21:56,314 --> 00:22:00,424 코사쿠가 쓴 소설을 읽으면 되잖아 257 00:22:00,585 --> 00:22:03,398 할머니 눈으로 봤을 때 말이에요 258 00:22:03,922 --> 00:22:05,665 뭔가를 찾는 아이 259 00:22:06,324 --> 00:22:08,499 찾는다고? 뭘 찾아요? 260 00:22:08,626 --> 00:22:15,671 지구에 없는 작은 해협을 끝없이 찾는 아이 261 00:22:16,601 --> 00:22:20,415 와... 할머니 시인 같아요 262 00:22:20,538 --> 00:22:23,078 시인일 리가 없잖아 263 00:22:23,208 --> 00:22:25,418 방금, 정말 시인 같았어요 264 00:22:27,579 --> 00:22:30,323 - 손이 차갑구나, 차가워 - 할머니도요 265 00:22:34,853 --> 00:22:38,394 1960년 늦여름 266 00:22:39,190 --> 00:22:42,571 할머니, šœ마 씨가 그렇게 좋았던 거예요? 267 00:22:42,660 --> 00:22:44,335 좋았을 리가 없잖아 268 00:22:44,429 --> 00:22:46,274 좋아한다고 그러셨어요 269 00:22:46,564 --> 00:22:48,102 할아버지보다 좋아했어요? 270 00:22:48,199 --> 00:22:49,840 šœ마 씨는 너 정도 나이였다고 271 00:22:51,236 --> 00:22:52,376 살아계신다면, 90살 정도? 272 00:22:52,470 --> 00:22:54,714 그리 될 리가 없잖아 273 00:22:55,807 --> 00:22:58,756 šœ마 씨가 죽지 않았으면 아버지도 태어나지 않았을 테고 274 00:22:58,877 --> 00:23:00,449 우리들도 못 태어났다고 275 00:23:00,545 --> 00:23:02,652 그만 해, 언니 그런 말은 싫어 276 00:23:02,780 --> 00:23:04,455 가능성만 본다면 말이야 277 00:23:05,216 --> 00:23:08,359 - 하지만 이렇게 되었으니까... - 싫어, 싫다고 278 00:23:08,453 --> 00:23:11,459 너희들 지금 šœ마 씨 얘길 하고 있었지? 279 00:23:11,556 --> 00:23:13,800 - 또 시작하신다 - 맞아요 280 00:23:13,892 --> 00:23:15,567 어떻게 안 거야? 281 00:23:15,660 --> 00:23:19,736 할머니가 우리 집 오실 때 마다 šœ마 씨 이야길 하시니까요 282 00:23:20,231 --> 00:23:24,147 그럴 리가 없어 šœ마 씨에 대해서는 283 00:23:24,235 --> 00:23:29,744 지금까지 할미 가슴 속에 계속 품고만 있었는 걸 284 00:23:30,341 --> 00:23:32,881 아녜요, 할머니~ 정말 귀여우셔 285 00:23:36,681 --> 00:23:39,391 요네, 그게 일주일 동안의 펜 레터야? 286 00:23:39,484 --> 00:23:40,692 오늘 분량이에요 287 00:23:42,520 --> 00:23:43,762 속옷 삐져나왔네 288 00:23:44,989 --> 00:23:46,766 절대 제대로 안 고쳐 입지 289 00:23:47,692 --> 00:23:50,368 할머니, 괜찮을 거 같아요 šœ마 씨랑 맺어져도 290 00:23:54,966 --> 00:23:57,813 잠시만요 이것만 끝내고 갈게요 291 00:24:03,408 --> 00:24:06,255 할머니, 큰일 났어요 우리가 못 태어나요! 292 00:24:06,678 --> 00:24:09,320 아버지도 못 태어나 어쩌지? 293 00:24:29,534 --> 00:24:33,416 와, 할머니! šœ마 씨랑 맺어졌어요 294 00:24:33,671 --> 00:24:36,677 너희들 šœ마 씨를 어떻게 알고 있니? 295 00:24:36,808 --> 00:24:37,777 또 시작이셔 296 00:24:45,617 --> 00:24:46,564 어서 오세요 297 00:24:46,651 --> 00:24:49,566 비가 퍼붓는군 아이들은 안 나갔지? 298 00:24:49,921 --> 00:24:52,369 이런 비에 나갔다가는 큰일 난다고 299 00:24:52,590 --> 00:24:54,595 - 괜찮아? 모두 있어? - 할머니랑 있어요 300 00:24:54,692 --> 00:24:55,900 쿠와코가 모시고 온 건가? 301 00:24:55,994 --> 00:24:58,272 - 이봐, 들어 와 - 예 302 00:25:00,031 --> 00:25:02,946 이쪽은 운전수겸 문하생 세가와 이쪽은 요네코 303 00:25:03,034 --> 00:25:03,776 잘 부탁드립니다 304 00:25:03,868 --> 00:25:05,975 - 누구 운전수요? - 우리 305 00:25:06,070 --> 00:25:09,577 - 함께 사는 건가요? - 통근 할꺼야, 수건으로 좀 닦으라고 306 00:25:11,442 --> 00:25:12,582 만성 어깨 결림이야? 307 00:25:12,910 --> 00:25:15,358 - 어서 와요 - 어서 와요, 오빠 308 00:25:15,446 --> 00:25:18,293 그 뿐 아니야 두통도 심하다고 309 00:25:18,383 --> 00:25:20,297 일 년간 어머닐 돌봐서 그런가 310 00:25:20,385 --> 00:25:21,332 정답! 311 00:25:21,519 --> 00:25:23,524 그러니 우리 집에서 모신다고 했잖아 312 00:25:23,755 --> 00:25:25,566 시험 삼아 일주일 정도 계시게 해 봐 313 00:25:25,823 --> 00:25:29,705 고작 이틀 뿐이겠지 이미 경험해 봤잖아 314 00:25:33,731 --> 00:25:37,374 난 이 나이가 되도록 315 00:25:38,770 --> 00:25:42,914 애들 젓가락 사용법이나 신경 쓰고... 316 00:25:42,940 --> 00:25:44,581 저 녀석 뭐라고 투덜대는 거야? 317 00:25:45,677 --> 00:25:49,024 어머니 말씀대로 가야겠네 318 00:25:50,415 --> 00:25:53,728 이봐, 어서 와 뭘 서성대고 있어 319 00:25:55,086 --> 00:25:57,694 알지? 달팽이 세가와 320 00:25:57,822 --> 00:25:58,860 달팽이요? 321 00:25:58,956 --> 00:26:01,996 출판사에서 해고당하고 오갈데 없어 고용했어 322 00:26:02,093 --> 00:26:04,633 - 두 번째 비서요? - 운전사 겸 겸사겸사 323 00:26:04,729 --> 00:26:06,904 - 차가 없잖아요 - 사야지 324 00:26:07,532 --> 00:26:09,446 그렇게 갑자기 말하면 325 00:26:09,534 --> 00:26:11,846 사실은 이미 샀어 모레 도착해 326 00:26:11,936 --> 00:26:13,781 요네, 버선 가져와 줘 327 00:26:15,406 --> 00:26:17,650 급료는 둘이 이야기해서 정해 328 00:26:18,443 --> 00:26:21,586 - 잘 부탁드립니다 - 잠시 저 쪽으로... 329 00:26:23,014 --> 00:26:25,724 뭐야, 오늘은 골동품 팔려고? 330 00:26:26,084 --> 00:26:28,862 오빠에게 할 이야기가 있다고 하셔서 331 00:26:29,387 --> 00:26:31,392 어차피 대단한 건 아니겠지만 332 00:26:32,490 --> 00:26:34,404 근데 큰일 났어 333 00:26:46,938 --> 00:26:52,447 아이들도 이미 몇 백번 들은 šœ마 씨 이야기만 하신다니까 334 00:26:52,543 --> 00:26:54,081 šœ마? 누군데? 335 00:26:54,545 --> 00:26:56,686 70년 전에 죽은 친척 336 00:26:57,448 --> 00:27:00,022 아... 그 수재였던... 337 00:27:00,151 --> 00:27:02,565 형제 모두가 어릴 때 죽었지 338 00:27:03,154 --> 00:27:07,468 šœ마 아버지는 분명히 벼락에 맞아 죽었을 거야 339 00:27:08,760 --> 00:27:11,538 뭐요? 할머니? 340 00:27:11,629 --> 00:27:15,101 어머니... 아버지에 대해선 한마디도 안 해 341 00:27:16,667 --> 00:27:18,114 전혀 안하셔? 342 00:27:18,770 --> 00:27:20,911 잊어버리신 거 같지는 않은데... 343 00:27:23,007 --> 00:27:27,617 놀랍군, 원래 대화가 없는 부부시긴 하셨지만... 344 00:27:28,679 --> 00:27:32,618 어머니, 조금씩 망가지고 계셔 345 00:27:34,819 --> 00:27:35,993 온다! 346 00:27:36,187 --> 00:27:37,964 모두, 모두들! 347 00:27:39,657 --> 00:27:41,002 방 한가운데 모여! 348 00:27:42,627 --> 00:27:43,767 창문 가까이에는 가지마! 349 00:27:44,529 --> 00:27:46,500 쿠와코, 이 바보야! 죽고 싶은 거야? 350 00:27:46,931 --> 00:27:48,139 쿠와코, 앉아! 351 00:27:48,232 --> 00:27:52,615 괜찮아, 오빠 괜한 소란은 352 00:27:52,703 --> 00:27:54,878 거 봐! 왔다, 온다니까! 353 00:28:03,548 --> 00:28:05,120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354 00:28:05,216 --> 00:28:08,097 난 아무렇지도 않았지만 우연한 순간 355 00:28:08,186 --> 00:28:12,500 내 안에 아버지가 계시다는 걸 느꼈다 356 00:28:13,057 --> 00:28:18,737 마루에서 뜰로 내려 와 나막신을 신을 때 357 00:28:20,765 --> 00:28:25,444 몸을 구부린 채 신문을 보고 있는 내 자신을 볼 때 358 00:28:25,870 --> 00:28:29,013 담뱃갑을 집어 드는 버릇 359 00:28:30,975 --> 00:28:35,153 죽음과 나의 사이가 갑자기 가까워져 360 00:28:35,847 --> 00:28:39,888 다음은 내 차례라는 기분마저 들었다 361 00:28:40,718 --> 00:28:46,466 하지만 나의 경우에는 어머니가 아직 건재하셔서 362 00:28:46,724 --> 00:28:49,229 죽음의 해면의 절반은 363 00:28:49,694 --> 00:28:52,802 어머니가 가로막고 계셨다 364 00:28:55,266 --> 00:28:58,613 나와 죽음 사이에 놓인 병풍이 365 00:28:58,703 --> 00:29:01,083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366 00:29:03,574 --> 00:29:07,547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난 후의 일일 것이다 367 00:29:13,251 --> 00:29:16,928 - 잠시 실례하마 - 예, 들어오셔요 368 00:29:17,788 --> 00:29:19,759 아직 안 주무셨어요? 369 00:29:19,857 --> 00:29:23,898 네게 한번은 이야기 하려고 줄곧 생각 했었는데... 370 00:29:24,028 --> 00:29:24,736 뭔데요? 371 00:29:24,862 --> 00:29:29,802 미국 간 네 남동생 케이이치가 올해로 70살이 돼 372 00:29:29,901 --> 00:29:30,905 아, 그러네요 373 00:29:31,002 --> 00:29:34,816 축하 선물을 보내고 싶어서 말이야 374 00:29:35,039 --> 00:29:37,681 지난주에 보냈어요 은시계로요 375 00:29:38,876 --> 00:29:40,653 아, 그래? 376 00:29:41,879 --> 00:29:44,726 어머니 보시는 데서 미츠가 상자에 싸서 보냈어요 377 00:29:45,049 --> 00:29:47,122 지금쯤이면 거기 도착했을 거예요 378 00:29:52,723 --> 00:29:55,831 그거 자료예요 만지지 마시고 그대로 계세요 379 00:29:59,697 --> 00:30:03,010 정말로 보냈는지 어쨌는지 알 수가 없으니 380 00:30:03,668 --> 00:30:06,208 그런 식으로 말씀하시면 안 되죠 381 00:30:06,337 --> 00:30:10,583 넌 이 세상 이치를 전혀 몰라 382 00:30:14,345 --> 00:30:18,159 유가시마에 널 맡긴 건 일생의 실수였어 383 00:30:18,616 --> 00:30:20,154 또 그 이야기예요? 384 00:30:20,618 --> 00:30:24,625 시카코를 낳은 후 바로 널 찾았어야 했는데 385 00:30:24,922 --> 00:30:27,894 내 건강이 너무 안 좋아서... 386 00:30:28,225 --> 00:30:32,608 1년 후, 널 찾으러 갔을 땐 이미 너무 늦었었어 387 00:30:33,030 --> 00:30:35,774 늦었다니, 과장이에요 388 00:30:35,967 --> 00:30:39,781 넌 유가시마를 떠나려고 하지도 않았었어 389 00:30:40,671 --> 00:30:42,812 데리러 온 적도 없었잖아요 390 00:30:42,974 --> 00:30:45,923 몇 번이나 갔었어 391 00:30:46,243 --> 00:30:48,783 본가 형제들에게 인사하러 오신 거죠 392 00:30:52,383 --> 00:30:54,888 전 버려진 거나 마찬가지였어요 393 00:30:56,754 --> 00:31:00,101 토장 할머니가 어머니 대신이었으니까요 394 00:31:00,224 --> 00:31:03,071 방명록은 돌려받아야겠어 395 00:31:04,328 --> 00:31:05,366 방명록이요? 396 00:31:11,802 --> 00:31:13,340 아버지께서 돌아가셨을 때... 397 00:31:13,437 --> 00:31:15,749 부조금 액수를 적은 그 장부 말씀이에요? 398 00:31:15,873 --> 00:31:19,653 부조금을 적지 않는 장례식 명부가 어디 또 있니? 399 00:31:19,744 --> 00:31:23,990 - 그게 뭔지 정도는 알아요 - 이가미 가문의 방명부야 400 00:31:24,281 --> 00:31:28,220 - 어디 보관해 뒀더라... - 소중한 거라고 401 00:31:29,954 --> 00:31:33,199 이제 시대가 바뀌었어요 세대도 바뀌었고요 402 00:31:33,290 --> 00:31:34,931 안 줘도 될 집안도 많아요 403 00:31:35,026 --> 00:31:36,405 감사는 갚아야지 404 00:31:36,961 --> 00:31:39,671 우리 집안이 불행했을 때 받은 돈들이잖아 405 00:31:39,764 --> 00:31:42,907 그쪽에도 불행한 일이 생기면 당연히 되돌려 드려야지 406 00:31:43,000 --> 00:31:45,312 너 죽고 저 세상에 가서 407 00:31:45,436 --> 00:31:49,750 돈을 돌려받지 못했다는 소리를 들으면 어쩌려고? 408 00:31:49,774 --> 00:31:52,985 알겠어요, 찾아야 기분이 풀리시겠네요 409 00:31:53,210 --> 00:31:55,658 아, 지금 말투 410 00:31:56,047 --> 00:31:58,962 토장의 할멈이랑 똑같아 411 00:32:00,451 --> 00:32:02,956 번개 칠 때 유난 떠는 거랑 412 00:32:03,387 --> 00:32:07,167 토장의 그 여자... 413 00:32:09,427 --> 00:32:13,343 나야 널 이즈에 버려두고 갔으니... 414 00:32:13,464 --> 00:32:15,674 할 말은 없지만... 415 00:32:17,201 --> 00:32:20,116 내일 아침 쿠와코랑 함께 돌아갈 테니까 416 00:32:20,204 --> 00:32:22,880 그때까지는 돌려 줘 417 00:32:52,069 --> 00:32:53,414 엘비스 418 00:33:04,882 --> 00:33:06,056 아버지? 419 00:33:08,986 --> 00:33:10,331 젠장... 420 00:33:13,290 --> 00:33:14,794 여기 하나 더 있어요 421 00:33:18,295 --> 00:33:19,936 아버지 글씨네 422 00:33:20,397 --> 00:33:22,402 다이쇼 시대 때 거네 423 00:33:22,967 --> 00:33:25,313 조의금은 되갚는 거예요? 424 00:33:26,103 --> 00:33:29,951 일본인 사교의 기본이 대차관계에 있으니까 425 00:33:30,841 --> 00:33:33,346 기브 앤 테이크라면 미국이랑 똑같네요 426 00:33:33,444 --> 00:33:34,789 다른 거야 427 00:33:34,879 --> 00:33:37,828 서로가 갚아가면서 제로를 향해 가는 거지 428 00:33:38,149 --> 00:33:41,223 서로 아무것도 남기질 않는 거야 429 00:33:42,086 --> 00:33:44,091 불교의 윤회와도 같지 430 00:33:44,221 --> 00:33:45,498 잘 모르겠어요 431 00:33:46,490 --> 00:33:50,236 다이쇼 9년 오누이 장례식 432 00:33:52,530 --> 00:33:56,241 - 아버지의 할머니에요? - 토장 할머니 433 00:33:57,134 --> 00:33:58,376 그게 뭐예요? 434 00:33:59,103 --> 00:34:01,108 내가 5살 때부터 8년간 435 00:34:01,872 --> 00:34:04,377 토장 할머니랑 단 둘이 살았었어 436 00:34:04,909 --> 00:34:07,153 - 흙벽 속에서요? - 그렇지 437 00:34:08,045 --> 00:34:11,256 이즈의 깊은 산속 작은 토장 2층에서 438 00:34:12,216 --> 00:34:15,063 뭔가 나쁜 짓이라고 하셨어요? 토장 할머니... 439 00:34:15,486 --> 00:34:16,524 아니... 440 00:34:17,188 --> 00:34:20,069 제 할머니의 친어머니가 아니에요? 441 00:34:20,991 --> 00:34:22,529 호적상으로는 어머니지 442 00:34:22,626 --> 00:34:24,005 실제로는요? 443 00:34:26,230 --> 00:34:30,146 어머니 할아버지의 첩이셨어 444 00:34:31,602 --> 00:34:33,277 세컨드라고요? 445 00:34:34,371 --> 00:34:39,414 증조부가 손녀인 야에 즉 내 어머니를 분가시켜서 446 00:34:39,944 --> 00:34:46,989 거기에 세대를 만들어 첩을 모친으로 입적한 거지 447 00:34:47,084 --> 00:34:48,190 왜요? 448 00:34:49,987 --> 00:34:51,400 왜요라니... 그거야... 449 00:34:51,989 --> 00:34:55,928 자기 여자의 노후를 걱정해서겠지 450 00:34:58,095 --> 00:35:02,876 자, 우리 집 족보다 읽고 연구해봐 451 00:35:05,669 --> 00:35:10,848 할머니의 할아버지 첩이랑 8년간... 452 00:35:14,211 --> 00:35:16,250 불결해... 453 00:35:19,450 --> 00:35:20,920 불결해요 454 00:35:30,394 --> 00:35:35,277 3년 후 1963년 455 00:35:41,338 --> 00:35:43,343 수고하셨습니다 456 00:35:45,976 --> 00:35:47,480 너무 피곤해 457 00:35:51,215 --> 00:35:54,289 이쪽이 프론트이며 연회장은... 458 00:35:54,385 --> 00:35:55,423 시가코! 459 00:35:56,020 --> 00:35:57,524 우리도 지금 막 도착했어 460 00:35:57,554 --> 00:35:58,501 어머니는 어떠셔? 461 00:35:58,589 --> 00:36:00,628 오늘은 기분 좋으셔 라운지에서 주무셔 462 00:36:03,560 --> 00:36:07,101 이가미입니다 오늘 밤 악단을 부탁드렸는데... 463 00:36:07,197 --> 00:36:08,940 밴드를 말씀하시는 거라면 이미 도착하셨습니다 464 00:36:09,033 --> 00:36:10,571 아, 그렇습니까? 실내악을 연주할? 465 00:36:10,701 --> 00:36:13,047 실내악 준비는 좀... 466 00:36:13,170 --> 00:36:15,983 평판이 아주 좋은 라틴밴드입니다 467 00:36:16,173 --> 00:36:17,518 - 라틴밴드? - 예 468 00:36:24,048 --> 00:36:25,518 - 힘을 좀 빼라고, 세가와! - 예 469 00:36:25,649 --> 00:36:27,995 자네는 글도 골프도 힘이 너무 들어가 있어 470 00:36:28,152 --> 00:36:29,622 예, 죄송합니다 471 00:36:32,056 --> 00:36:34,630 왼쪽 무릎 반동으로 공을 치는 거라고 472 00:36:34,725 --> 00:36:37,401 세가와 씨, 이제 됐어 공 가지고 앞으로 가자고 473 00:36:37,494 --> 00:36:39,442 안 돼! 응석은 사양이라고! 474 00:36:45,736 --> 00:36:47,206 쿠와코 고모! 475 00:36:48,739 --> 00:36:50,414 쿠와코 고모! 476 00:36:51,175 --> 00:36:54,147 아키오 씨, 저기 애들 아냐? 477 00:36:55,212 --> 00:36:57,683 여기! 여기! 478 00:37:02,753 --> 00:37:05,224 이런, 세가와 군 혼나고 있어 479 00:37:05,456 --> 00:37:08,030 그래도 굴하지 않는 게 그의 장점이지 480 00:37:11,195 --> 00:37:15,578 할머니 생일이라 해놓고선 제일 즐거운 건 아버지셔 481 00:37:16,400 --> 00:37:19,611 - 가족 모두에게 봉사하는 거야 - 저게 봉사라고? 482 00:37:19,703 --> 00:37:22,379 봉사가 있으니 애정이 있고 애정이 있으니 봉사가 있는 거지 483 00:37:22,473 --> 00:37:23,613 아버지 말버릇이잖아 484 00:37:23,640 --> 00:37:26,589 봉사도 애정도 강요 같아서 싫어 485 00:37:27,144 --> 00:37:28,648 넌 핑계가 지나쳐 486 00:37:31,648 --> 00:37:34,563 어머니! 타마요 씨! 487 00:37:40,457 --> 00:37:44,999 아파, 코토코! 뭐 하는 거야?! 488 00:37:47,297 --> 00:37:48,369 코토코! 489 00:37:53,771 --> 00:37:55,013 넘어갔습니다 490 00:37:56,807 --> 00:37:59,051 코토코! 491 00:38:00,511 --> 00:38:02,254 기다리라니까! 492 00:38:03,814 --> 00:38:05,261 코토코! 493 00:38:05,349 --> 00:38:08,093 - 안녕하십니까? - 안녕하세요 494 00:38:18,262 --> 00:38:19,266 코토코! 495 00:38:22,666 --> 00:38:27,242 아버지는 봉사가 아니라 속죄하는 거 같아 496 00:38:27,438 --> 00:38:30,216 정말로 코토코, 그만 좀 하라고 497 00:38:30,374 --> 00:38:31,787 어떤 죄를 속죄하길래? 498 00:38:31,875 --> 00:38:36,292 할머니도 우리들도 멋대로 소설에 쓰셨으니까 499 00:38:36,447 --> 00:38:39,487 영혼의 절도, 7대 죄악에도 있잖아 500 00:38:39,850 --> 00:38:43,732 7대 죄악이라면 거만함이 아닐까? 501 00:38:44,154 --> 00:38:45,328 루시퍼 502 00:38:45,656 --> 00:38:47,695 하와이 대학 유학 안내서? 503 00:38:48,358 --> 00:38:49,669 유학 생각하고 있는 거야? 504 00:38:50,194 --> 00:38:53,769 응, 대학원 졸업하면 그러고 싶어서 505 00:38:55,399 --> 00:38:59,110 결혼으로 출가는 아무래도 내겐 무리고 506 00:38:59,470 --> 00:39:02,385 노리코 언니가 결혼 안 하면 나도 안 할 거야 507 00:39:03,740 --> 00:39:06,518 순번 따위는 신경 쓰지 마, 코토코 508 00:39:07,311 --> 00:39:09,759 생일 축하합니다 509 00:39:10,280 --> 00:39:12,558 생일 축하합니다 510 00:39:12,916 --> 00:39:16,889 사랑하는 할머니의 511 00:39:18,589 --> 00:39:22,335 생일 축하합니다 512 00:39:22,426 --> 00:39:25,136 할머니 78세 생신을 축하 드려요 513 00:39:34,238 --> 00:39:35,378 하나, 둘 514 00:40:37,901 --> 00:40:39,576 와, 진짜다! 515 00:40:48,845 --> 00:40:50,554 놀랐어 516 00:41:12,803 --> 00:41:15,911 어머니가 아기처럼 변해 가는 거 같아 517 00:41:16,273 --> 00:41:18,619 10살 정도에서 멈춰 있을 걸 518 00:41:19,476 --> 00:41:20,946 틀림없어 519 00:41:21,812 --> 00:41:25,922 어려져 간다는 것은 과거가 사라지는 건가요? 520 00:41:26,350 --> 00:41:28,628 할머니의 경우에는 선택적으로 잊으시는 거 같아 521 00:41:28,885 --> 00:41:32,699 나쁜 기억은 사라지고 좋은 기억만 남아있는 걸 522 00:41:33,624 --> 00:41:36,835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잊지 않으셨는데 523 00:41:37,861 --> 00:41:42,471 노화가 지우개를 가지고 기억을 압박해도 모두 사라지진 않네 524 00:41:43,433 --> 00:41:46,974 하지만 어머니는 건망증도 너무 심하시다고 525 00:41:47,904 --> 00:41:49,681 이즈에서 누군가가 돌아가셨다고 들으면 526 00:41:49,773 --> 00:41:51,744 조의금을 보내야 한다고 소란을 피우신다고 527 00:41:51,775 --> 00:41:55,521 확실히 송금했다고 납득하기 전까지는 사람을 미치게 만든다니까! 528 00:41:56,513 --> 00:41:57,983 어디서 찾은 건지 529 00:41:58,348 --> 00:41:59,920 오래된 명부도 가지고 있다니까! 530 00:42:00,784 --> 00:42:03,255 어디에서 얼마 누구는 얼마, 이러면서 531 00:42:03,387 --> 00:42:04,857 완전 빚쟁이 같다니까 532 00:42:07,758 --> 00:42:08,932 정말 못 견디겠어 533 00:42:12,696 --> 00:42:19,912 어머니와 건넌 해협 534 00:42:27,544 --> 00:42:30,459 피곤해서 쉬고 있었어 535 00:42:34,885 --> 00:42:36,355 방에 들어가실래요? 536 00:42:36,920 --> 00:42:40,336 뭐? 아... 537 00:42:40,424 --> 00:42:45,774 수영장이 보이는 방이니까... 여기라고 생각했어 538 00:42:48,432 --> 00:42:50,710 어머니 방은 위층이에요 539 00:42:50,834 --> 00:42:53,783 그래도 잠시만 여기에... 540 00:42:54,738 --> 00:42:58,415 넓은 게 기분이 좋아지니까요 541 00:43:02,112 --> 00:43:04,890 명부는 왜 가지고 오셨어요? 542 00:43:05,582 --> 00:43:09,794 그런 게 있을 리 없잖아? 543 00:43:09,886 --> 00:43:11,458 지금 숄에서 떨어졌어요 544 00:43:13,457 --> 00:43:17,066 희한한 일도 다 있네 545 00:43:17,794 --> 00:43:20,709 시가코가 가져 왔을 거야 546 00:43:20,797 --> 00:43:22,005 있다, 있어! 547 00:43:22,632 --> 00:43:25,672 주인공이 없으면 안되죠, 어머니! 548 00:43:26,436 --> 00:43:29,385 저거... 성묘 때문에 말이야 549 00:43:29,473 --> 00:43:33,890 잠시 코사쿠랑 할 이야기가 있어서 방까지 오라고 한 거야 550 00:43:33,977 --> 00:43:35,652 - 갑자기 뭐예요? - 방이라뇨? 551 00:43:35,746 --> 00:43:36,590 아냐, 됐어 552 00:43:36,613 --> 00:43:41,963 - 성묘라니, 중추절 성묘요? - 응, 난 좀 봐줬으면 해 553 00:43:42,052 --> 00:43:44,057 할아버지 무덤에 안 가시려고요, 할머니? 554 00:43:44,154 --> 00:43:48,594 그 비탈길을 가려니 다리도 미끄러지고 말이야 555 00:43:48,625 --> 00:43:50,436 그럼 그렇게 하세요 556 00:43:53,163 --> 00:43:54,838 이 근처에서... 557 00:43:55,899 --> 00:44:02,648 할아범이 근무처에서 방면되었어 558 00:44:03,173 --> 00:44:07,112 내가 여러가지 일을 엄청 많이 해서 말이야... 559 00:44:07,677 --> 00:44:09,648 이제 더는 안 해도 되잖아 560 00:44:11,181 --> 00:44:16,793 눈이 오던 날 마중 나간 적도 있었지 561 00:44:17,187 --> 00:44:19,533 길이 얼어서 562 00:44:20,490 --> 00:44:26,932 이웃집 부인은 미끄러져 굴렀지 뭐야 563 00:44:29,933 --> 00:44:33,007 도시락도 매일 만들었지 564 00:44:33,603 --> 00:44:36,780 반찬 만들기가 너무 힘들었어 565 00:44:37,808 --> 00:44:40,018 신발도 광을 냈지 566 00:44:41,178 --> 00:44:49,497 군인 장화는 기니까 광을 낼 곳도 많았어 567 00:44:50,086 --> 00:44:52,125 좀 쉬어야겠어 568 00:44:52,222 --> 00:44:54,830 - 할머니 잠옷으로 갈아입어요 - 아냐, 아냐, 이대로도 좋아 569 00:44:54,925 --> 00:44:57,032 이도 닦으셔야 하고... 570 00:45:02,766 --> 00:45:03,906 어머니, 잠깐만요 571 00:45:05,135 --> 00:45:06,047 어머니, 잠시만요! 572 00:45:06,136 --> 00:45:08,778 - 코토코가 모시고 갈 테니까 - 잠시만, 잠시 만요! 573 00:45:09,139 --> 00:45:12,020 - 네가 늑장부리잖아 - 할머니가 너무 빨라요 574 00:45:14,611 --> 00:45:17,082 아버지께 사랑 받은 기억도 잃으시고 575 00:45:17,747 --> 00:45:20,719 아버지를 사랑한 기억도 잃으신 거네 576 00:45:21,651 --> 00:45:26,068 아버지가 매정하게 대한 것도 잊으시고 차갑게 대한 것도 잊으셨어 577 00:45:26,590 --> 00:45:29,004 두 분 사이의 인생 대차관계는 578 00:45:30,126 --> 00:45:32,074 오늘밤 아주 깔끔하게 579 00:45:33,330 --> 00:45:35,505 말끔히 정리된 거 같아 580 00:45:39,236 --> 00:45:40,649 뭐야? 581 00:45:42,138 --> 00:45:44,643 - 오빠, 변했어 - 뭐가? 582 00:45:45,575 --> 00:45:48,649 그렇게 상냥한 얼굴로 어머니 이야기하는 건 처음이야 583 00:45:49,880 --> 00:45:51,828 그러고 보니 그러네 584 00:45:52,582 --> 00:45:54,996 본질적으로 난 어머닐 용서하진 않아 585 00:45:55,151 --> 00:45:57,190 난 유가시마에 버려졌다고 586 00:45:57,921 --> 00:46:00,836 하지만 그 상대가 그 기억을 잊어버리면 587 00:46:01,157 --> 00:46:02,695 싸울 수가 없잖아 588 00:46:03,727 --> 00:46:06,267 기억이 사라지니 애정이 싹트는 군 589 00:46:17,073 --> 00:46:19,021 이렇게 늦게까지 떠들고 590 00:46:19,109 --> 00:46:21,216 됐어, 됐어 3년 전의 마릴린 먼로 591 00:46:21,311 --> 00:46:23,782 존 웨인, 매일 밤 5개월 간 592 00:46:24,781 --> 00:46:27,594 그럼 존 웨인에게 건배! 593 00:46:29,085 --> 00:46:31,590 아키오 씨, 대단해! 594 00:46:32,088 --> 00:46:34,866 - 코토코, 할머니는? - 어머니가 곁에 계세요 595 00:46:34,991 --> 00:46:36,268 형님도 하시겠어요? 596 00:46:37,260 --> 00:46:38,537 아키오 씨 597 00:46:38,628 --> 00:46:40,838 시가코가 ‘도쿄 부기우기’를 부르기 시작했어요 598 00:46:40,931 --> 00:46:41,707 정말요? 599 00:46:41,798 --> 00:46:42,938 도쿄 부기우기? 600 00:46:48,838 --> 00:46:50,718 그냥 두면 안 되니까 전 잠시 빠지겠어요 601 00:46:52,275 --> 00:46:54,746 좋았어! 남자 대 여자 승부다! 602 00:46:55,078 --> 00:46:56,116 아빠, 할 수 있겠어요? 603 00:46:56,212 --> 00:46:57,921 할 수 있지! 604 00:46:59,215 --> 00:47:00,890 나랑 세가와가 한 팀이라고! 605 00:47:04,187 --> 00:47:07,034 다음 빅 이벤트는 이쿠코의 결혼식인가? 606 00:47:07,891 --> 00:47:09,736 이제 두 달 남았네 607 00:47:10,794 --> 00:47:12,639 남자친구랑 함께 왔으면 좋았을 텐데 608 00:47:12,862 --> 00:47:15,003 이번이 마지막 가족 여행이었으니까 609 00:47:18,301 --> 00:47:21,182 긴 세월, 큰 신세 졌습니다 610 00:47:25,842 --> 00:47:27,983 노리코, 여성 대 남성이야 611 00:47:28,645 --> 00:47:30,149 - 괜찮아? - 응, 괜찮아 612 00:47:33,683 --> 00:47:37,190 곰은 자기 새끼를 귀여워하며 키우지만 613 00:47:38,121 --> 00:47:41,832 새끼 곰이 스스로 먹이를 구하면 어떻게 되는 지 알아? 614 00:47:42,726 --> 00:47:44,105 내버려 두고 가? 615 00:47:44,227 --> 00:47:46,175 나무 위에다 두고 가버려 616 00:47:47,998 --> 00:47:51,971 새끼 곰은 나무에서 내려오는 법은 익히지 못했으니 617 00:47:55,005 --> 00:47:57,351 부모를 뒤쫓는 건 불가능하잖아 618 00:48:08,218 --> 00:48:09,096 안녕 619 00:48:09,185 --> 00:48:10,029 안녕하세요 620 00:48:10,453 --> 00:48:11,832 안녕하세요 621 00:48:12,355 --> 00:48:15,031 - 무슨 일 있어? - 뭐... 622 00:48:15,258 --> 00:48:18,901 - 할머니랑 관련된 일이야? - 일단 들어오세요 623 00:48:19,729 --> 00:48:20,835 나중에 다시 올까? 624 00:48:20,930 --> 00:48:23,970 뭔 소리야, 노보루? 오늘은 우리 아이 첫 돌이라고 625 00:48:24,067 --> 00:48:25,674 중지라니, 말도 안 돼! 626 00:48:25,769 --> 00:48:28,081 그래, 착하지, 착하지 627 00:48:29,406 --> 00:48:31,377 - 죄송하지만 가방 좀 부탁해요 - 예 628 00:48:31,474 --> 00:48:32,716 1966년 629 00:48:35,378 --> 00:48:36,985 어머니 630 00:48:41,384 --> 00:48:43,958 알았어, 어떻게든 하지 631 00:48:47,090 --> 00:48:48,731 할머니께 무슨 일 있어요? 632 00:48:49,325 --> 00:48:50,795 아, 왔구나 633 00:48:53,029 --> 00:48:56,035 유가시마는 전원 전사했다 634 00:48:58,935 --> 00:49:02,715 아키오 씨가 지난 달 차에 치였어 635 00:49:15,819 --> 00:49:17,232 - 저기... - 예? 636 00:49:18,154 --> 00:49:23,299 자네, 매일 뒹굴 거리고 팔자 한번 좋구먼 637 00:49:26,196 --> 00:49:29,771 어머니, 지금 뭐라고 하셨어요? 638 00:49:30,366 --> 00:49:32,473 일하지 않으면 밥을 주지 말라고 639 00:49:32,802 --> 00:49:35,046 제발 적당히 좀 하세요! 640 00:49:35,538 --> 00:49:38,214 왜 갑자기 큰 소리야? 641 00:49:38,308 --> 00:49:41,086 나이만 들어서 사람 가려가면서 대하고 있잖아요 642 00:49:41,177 --> 00:49:42,818 지금 그 조롱하는 말은 뭐예요? 643 00:49:42,912 --> 00:49:45,019 다친 사위에게 비아냥거리고 있잖아요! 644 00:49:45,115 --> 00:49:48,758 여긴 내 집이야 싫으면 나가 645 00:49:48,852 --> 00:49:51,323 그게 가능했으면 벌써 나갔죠! 646 00:49:52,088 --> 00:49:55,128 아주 위대한 고용인인척 하기는! 647 00:49:56,226 --> 00:49:59,232 고용인이라고? 고용인이라 했지, 지금? 648 00:49:59,896 --> 00:50:01,070 어머니! 649 00:50:01,931 --> 00:50:04,436 어머니, 지금 고용인이라고 했어요? 어머니! 650 00:50:05,468 --> 00:50:07,109 어머니! 651 00:50:07,203 --> 00:50:09,811 근데 오늘까지 잘 견뎠다고 생각해 652 00:50:10,140 --> 00:50:11,917 우리 집에서 어머님을 맡는다고요? 653 00:50:12,008 --> 00:50:14,957 응, 보름 정도 아키오가 재입원 할 거 같아 654 00:50:15,211 --> 00:50:17,386 입원 중에만이라도 맡아 줬으면 하더군 655 00:50:17,580 --> 00:50:18,959 아버지, 너무 웃어요 656 00:50:19,048 --> 00:50:21,121 할머니께서 도쿄를 싫어하시니 무리잖아요 657 00:50:22,085 --> 00:50:25,000 적은 날이 갈수록 버거워져만 가는 군 658 00:50:25,188 --> 00:50:27,068 또 적이라고 하시고 659 00:50:27,157 --> 00:50:29,901 - 돌상 부탁 드려요 - 코토코, 도와 줘 660 00:50:30,493 --> 00:50:31,906 예, 시작할게요 661 00:50:38,034 --> 00:50:41,381 그래, 어머니 있는데로... 그래, 그렇지 662 00:50:43,173 --> 00:50:46,919 - 저기, 카루이자와 별장을 써요 - 카루이자와? 663 00:50:48,011 --> 00:50:49,515 할머니 요양으로요 664 00:50:49,846 --> 00:50:51,521 갑자기 그런 말을 해도 665 00:50:52,282 --> 00:50:55,197 도쿄로 모셔 온들 최대한 이틀이잖아요 666 00:50:55,351 --> 00:50:58,129 돌아가고 싶다고 하시면 카루이자와로 가요 667 00:50:58,254 --> 00:50:59,895 일단 가면 공기도 좋고 668 00:50:59,989 --> 00:51:02,096 이즈랑 비슷하니 할머니도 좋아하실 테고요 669 00:51:02,192 --> 00:51:04,265 별장을 열면 힘들다고 670 00:51:04,928 --> 00:51:07,172 말벌이 집을 짓고 671 00:51:07,263 --> 00:51:10,235 - 덧문을 열면 - 장대 안에도 벌집이 있고 672 00:51:10,333 --> 00:51:12,440 코토코는 소리를 지르며 여기저기 뛰어다니고 673 00:51:12,468 --> 00:51:15,178 하지만 모두들 할머니 기분은 생각 안 하잖아요 674 00:51:15,205 --> 00:51:16,516 적이라는 소리나 하고 675 00:51:16,606 --> 00:51:18,986 그러니 할머니 마음이 점점 약해지는 거라고요 676 00:51:19,075 --> 00:51:20,215 시끄러, 코토코 677 00:51:20,944 --> 00:51:22,289 돌잔치 하고 있잖아 678 00:51:23,179 --> 00:51:25,889 코토코, 말을 꺼냈으면 책임을 져야 해 679 00:51:26,382 --> 00:51:28,922 네가 책임을 질 거면 그렇게 해도 상관없고 680 00:51:28,952 --> 00:51:30,456 할머니는 제가 데리러 갈게요 681 00:51:30,486 --> 00:51:31,831 혼자서는 무리야 682 00:51:31,921 --> 00:51:33,562 그거 과잉보호에요 683 00:51:35,191 --> 00:51:36,331 과잉보호? 684 00:51:36,426 --> 00:51:39,375 길을 걸을 때에는 타인과 몸이 닿지 않게 하라 685 00:51:39,462 --> 00:51:41,433 갑자기 푹 찌르는 녀석이 있다라던가 686 00:51:41,631 --> 00:51:43,943 태풍 예보가 있으면 학교에 전화를 해서 687 00:51:44,033 --> 00:51:46,208 돌아오라고 말씀하셨던 거랑 같은 거라고요 688 00:51:46,236 --> 00:51:47,478 그런 말을 했을 리가 689 00:51:47,637 --> 00:51:49,915 저도 영화관에서 부르셔서 되돌아 왔었어요 690 00:51:50,039 --> 00:51:51,384 태풍 불 때 말이지 691 00:51:51,975 --> 00:51:54,947 태풍이 오면 바람이 불고 물이 넘치고 692 00:51:55,078 --> 00:51:56,457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잖아 693 00:51:57,247 --> 00:51:59,252 그렇지 않아도 노리코는 몸도 약하다고 694 00:51:59,349 --> 00:52:01,058 처녀의 샘이었어요 695 00:52:02,986 --> 00:52:04,331 처녀의 샘? 696 00:52:04,988 --> 00:52:06,333 핑크 영화를 봤던 거야? 697 00:52:07,190 --> 00:52:09,104 잉그마르 베르히만 영화에요! 698 00:52:12,662 --> 00:52:15,873 능욕당하고 살해당한 딸의 복수를 그린 영화라구요 699 00:52:16,032 --> 00:52:18,037 신앙심 깊은 부모가... 700 00:52:18,501 --> 00:52:20,415 형제 3명 모두 다 701 00:52:20,503 --> 00:52:23,384 가장 어린 남자애까지 모두 살해당하고... 702 00:52:23,506 --> 00:52:25,477 저 재미있게 봤었는데 703 00:52:25,675 --> 00:52:30,217 마지막까지 보고 싶었는데 704 00:52:30,580 --> 00:52:32,960 아버지가 전화로 호통치셨죠 705 00:52:35,018 --> 00:52:37,967 아버지는 본인이 자유롭게 자란 만큼 706 00:52:38,354 --> 00:52:41,269 자식들의 자유를 박해하고 있다고요 707 00:52:53,503 --> 00:52:55,007 노리코, 괜찮은 거야? 708 00:52:55,038 --> 00:52:56,952 바깥 공기 좀 쐴래? 괜찮아? 709 00:52:57,040 --> 00:52:58,317 차 내올 테니 잠시만 기다려 710 00:53:04,614 --> 00:53:06,926 처녀의 샘으로 반격인가? 711 00:53:07,250 --> 00:53:08,993 오빠 충격 먹었겠다 712 00:53:09,118 --> 00:53:10,656 좀 그런 거 같았어요 713 00:53:11,354 --> 00:53:13,928 하지만 그 아이는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714 00:53:14,023 --> 00:53:15,664 평생 집 밖으로 못 나간다고 715 00:53:15,758 --> 00:53:18,002 이가미 가의 처녀의 샘이지 716 00:53:19,329 --> 00:53:21,277 뭘 웃고 그래? 투덜이 오빠 717 00:53:21,364 --> 00:53:22,174 죄송합니다 718 00:53:22,265 --> 00:53:24,110 세가와 군은 투덜대지 않아요 719 00:53:24,334 --> 00:53:25,611 붕붕차 말이야 붕붕차 720 00:53:46,322 --> 00:53:47,394 부인! 721 00:53:48,791 --> 00:53:50,363 도쿄에서 왔어요! 722 00:53:52,161 --> 00:53:53,574 도쿄에서 왔다니까요! 723 00:53:58,534 --> 00:54:01,483 어머니, 도쿄로 가요 724 00:54:01,637 --> 00:54:04,347 우바스테 산은 츠치의 명소야 725 00:54:04,374 --> 00:54:05,480 우바스테 산? 726 00:54:05,775 --> 00:54:09,521 그런 곳이라면 버림 받은 노인이라도 727 00:54:10,246 --> 00:54:12,524 기뻐할 만 하지 728 00:54:12,648 --> 00:54:15,096 갈 준비하세요, 어머니 729 00:54:15,318 --> 00:54:18,165 됐다, 사다요는 못하는구나 730 00:54:19,622 --> 00:54:22,503 언니, 왔어 화장실 좀 쓸게 731 00:54:23,059 --> 00:54:25,473 세가와 군도 올라와서 좀 쉬어요 732 00:54:26,129 --> 00:54:27,770 멋진 현관이네요 733 00:54:27,797 --> 00:54:30,075 전쟁 전에는 병원이었어요 734 00:54:30,166 --> 00:54:32,114 응접실은 약방과 대기실 735 00:54:32,235 --> 00:54:34,080 약 전용 서랍도 있어요 736 00:54:36,339 --> 00:54:37,308 안녕하세요 737 00:54:39,275 --> 00:54:41,621 안녕... 하세... 요 738 00:54:42,412 --> 00:54:42,790 실례하겠습니다 739 00:54:42,812 --> 00:54:44,225 할머니는? 740 00:54:44,414 --> 00:54:45,156 곧... 741 00:54:45,248 --> 00:54:48,322 요즘 노인을 버리라는 공고문도 있잖아 742 00:54:48,885 --> 00:54:51,060 자, 어머니 코토코도 모시러 왔잖아요 743 00:54:51,154 --> 00:54:52,294 할머니, 잘 지내셨어요? 744 00:54:52,388 --> 00:54:54,359 아메리카 씨? 아메리카 씨? 745 00:54:54,457 --> 00:54:56,428 - 지금 옷을 갈아입힐 테니... - 전 운전수 세가와입니다. 746 00:54:56,826 --> 00:54:58,535 아메리카 씨가 마중 나왔으면 747 00:54:58,628 --> 00:55:00,701 저도 기꺼이 가겠어요 748 00:55:01,130 --> 00:55:03,578 와... 이렇게나... 세련되셔서... 749 00:55:03,866 --> 00:55:07,213 아메리카 씨는 할머니의 5살 어린 남동생인데 750 00:55:07,403 --> 00:55:09,613 지금 미국에 사시는 케이이치 할아버지에요 751 00:55:10,773 --> 00:55:12,414 나 완전 단념하고 있었다니까 752 00:55:12,442 --> 00:55:15,516 - 어머니, 건강해 보이시네요 - 참 예쁜 분이시네요 753 00:55:17,180 --> 00:55:19,458 어디까지가 참이고 어디까지가 연기인지 모르겠어 754 00:55:19,549 --> 00:55:21,292 언니, 이거 우리 집에 가져간다 755 00:55:21,584 --> 00:55:23,725 물건을 멋대로 그냥 가져가시면 안돼요 756 00:55:23,820 --> 00:55:26,394 - 뭐야, 이 애는? - 친척아이, 어머니를 돌봐주고 있어 757 00:55:26,489 --> 00:55:28,664 - 이 애도 도쿄로 가는 거야? - 응, 사다요, 인사했니? 758 00:55:28,758 --> 00:55:29,397 했어요 759 00:55:29,559 --> 00:55:30,631 안 했잖아 760 00:55:34,464 --> 00:55:37,140 쿠사코는 이즈에 있는 중학교에 갔어 761 00:55:37,500 --> 00:55:40,608 그러네요 우리가 대만에 갔을 때니까요 762 00:55:40,736 --> 00:55:42,741 아메리카 씨, 듣고 있는 거야? 763 00:55:42,872 --> 00:55:44,251 예, 듣고 있습니다 764 00:55:44,340 --> 00:55:47,585 아까부터 계속 일본어만 하네, 아메리카 씨 765 00:55:48,377 --> 00:55:49,289 리얼리? 766 00:55:51,147 --> 00:55:53,118 누마즈 바다를 보고 갈까? 767 00:56:12,768 --> 00:56:17,447 코사쿠가 수영하던 바다야, 아메리카 씨 768 00:56:18,241 --> 00:56:19,245 예스, 인디드... 769 00:56:19,342 --> 00:56:22,723 중학교 되어서야 겨우 되찾았다고 770 00:56:23,513 --> 00:56:29,159 근데 남편이 대만 사단에 또 전임을 해서... 771 00:56:29,252 --> 00:56:33,692 그러네요, 우리는 또 대만으로 갔었어요 772 00:56:40,663 --> 00:56:41,575 선생님 773 00:56:44,901 --> 00:56:47,179 왜 그래, 시가코?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거야? 774 00:56:47,937 --> 00:56:50,442 그럭저럭 무사히 출발은 했어 775 00:56:50,540 --> 00:56:52,283 저녁쯤에는 도착 할 거야 776 00:56:54,210 --> 00:56:55,623 한바탕 소란이었구먼 777 00:56:55,878 --> 00:56:59,487 어머니, 계속 고려장 이야기만 하셔 778 00:56:59,682 --> 00:57:02,358 일흔 쯤 되셨을 때 말씀하셨던 거? 779 00:57:02,451 --> 00:57:04,661 우바스테 산은 츠지의 명소니까 버려진 노인이라도 780 00:57:04,754 --> 00:57:06,497 기뻐할 만 하다 781 00:57:06,789 --> 00:57:08,794 지금도 그곳에 버리라고 공고문이 뜨면 782 00:57:08,891 --> 00:57:10,634 나는 기꺼이 갈 거라고 783 00:57:10,793 --> 00:57:13,503 혼자 지내는 게 마음이 편해... 라고 784 00:57:14,430 --> 00:57:16,241 푹 찌르듯이 말씀하신다고 785 00:57:16,532 --> 00:57:19,913 그건 비아냥거리는 게 아냐 786 00:57:20,303 --> 00:57:21,875 비꼬는 거라니까 787 00:57:22,572 --> 00:57:23,917 그 도쿄 뭐시기... 그 영화 788 00:57:24,040 --> 00:57:26,318 거기 나오는 재수없는 자식놈처럼 생각된다고... 789 00:57:26,442 --> 00:57:28,890 시골에서 올라 온 부모를 매몰차게 대하잖아 790 00:57:28,978 --> 00:57:31,290 의사인 장남이랑 미용사인 장녀가 791 00:57:31,380 --> 00:57:32,486 기억 안나? 792 00:57:32,949 --> 00:57:34,453 뭐... 영화는 모르겠지만 793 00:57:34,951 --> 00:57:37,923 전후 시절에는 여러 가지로 물자도 부족했고 794 00:57:39,255 --> 00:57:41,430 우바스테산 설화와 비슷한 시기라 795 00:57:41,457 --> 00:57:43,701 그냥 하시는 말씀이야 어머니는... 796 00:57:44,594 --> 00:57:47,270 꿈보다 해몽이네 797 00:57:47,730 --> 00:57:49,268 그런게 아니야 798 00:57:50,466 --> 00:57:52,880 자존심이 강해서 그런 말씀을 하시는 것 뿐이야 799 00:57:52,969 --> 00:57:55,281 오기 하나는 다른 사람 백배니까 800 00:57:56,005 --> 00:57:59,386 - 알았어, 그만 끊을게 - 그래, 잘 부탁해 801 00:58:07,283 --> 00:58:08,355 - 타마요 씨 - 예 802 00:58:08,451 --> 00:58:11,559 서고 어딘가에 우바스테에 관한 자료 상자가 있을 거야 803 00:58:11,687 --> 00:58:13,931 우바스테와 하이쿠와카로 모아놓고 있습니다 804 00:58:14,023 --> 00:58:16,563 응, 거기 그림책이 있을 거야 805 00:58:16,726 --> 00:58:17,832 그림책이요? 806 00:58:18,361 --> 00:58:20,468 - 찾아 줬으면 좋겠어 - 예 807 00:58:24,400 --> 00:58:27,577 - 잠시 실례할게요 - 예, 들어오세요 808 00:58:28,037 --> 00:58:29,348 아직 안 주무셨어요? 809 00:58:29,438 --> 00:58:31,852 요즘 건망증이 심해져서 810 00:58:31,941 --> 00:58:34,412 같은 말을 몇 번이나 하는 거 같아 811 00:58:34,510 --> 00:58:36,458 전혀 눈치채지 못했네요 812 00:58:36,545 --> 00:58:39,460 혹시 초저녁에 방해되게 813 00:58:39,782 --> 00:58:42,560 뭔가 계속 말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서... 814 00:58:42,652 --> 00:58:43,826 그런 적 없으셨어요 815 00:58:43,919 --> 00:58:45,696 아... 다행이다 816 00:58:45,921 --> 00:58:48,768 있잖아, 재촉하는 건 아닌데 817 00:58:50,359 --> 00:58:53,274 가능하다면 어서 818 00:58:53,429 --> 00:58:56,867 오늘 안 되면 내일이라도 819 00:58:56,999 --> 00:59:00,346 돌아갈 수 있게 해 줄 수 없어? 820 00:59:00,636 --> 00:59:03,050 아, 이즈로요? 821 00:59:06,042 --> 00:59:08,820 오늘 시가코와 우바스테 이야기 하셨다면서요? 822 00:59:09,745 --> 00:59:13,627 그런 적이 있었을지도 모르겠네 823 00:59:14,517 --> 00:59:16,897 - 어머니, 이거 기억하세요? - 어? 824 00:59:19,622 --> 00:59:21,433 우바스테... 825 00:59:22,525 --> 00:59:24,302 제가 이즈에 살기 시작했을 때 826 00:59:24,393 --> 00:59:26,102 어머니께서 주신 책이에요 827 00:59:26,696 --> 00:59:28,541 무척 힘든 시기였지 828 00:59:28,931 --> 00:59:31,505 자식이 부모를 버릴 정도였으니 829 00:59:32,868 --> 00:59:35,339 대학생 여름방학에 이즈로 돌아갔을 때 830 00:59:35,971 --> 00:59:37,919 토장 책장에서 이걸 찾았어요 831 00:59:39,175 --> 00:59:42,420 토장 할머니가 간직하고 계셨죠 832 00:59:42,578 --> 00:59:46,016 그럼, 돌아가는 것 좀 부탁할게 833 01:00:00,096 --> 01:00:02,544 내일 세가와 군에게 운전 부탁해서 카루이자와로 가도록 해 834 01:00:02,631 --> 01:00:03,942 나도 나중에 가도록 할게 835 01:00:18,481 --> 01:00:20,622 아버지의 첫 애독서? 836 01:00:22,818 --> 01:00:25,733 그 그림책을 처음 읽은 건 5살 때였지 837 01:00:25,955 --> 01:00:27,630 소리 내서 울었어 838 01:00:29,892 --> 01:00:33,069 언젠가 나도 부모와 헤어지지 않으면 안 된다는 839 01:00:33,896 --> 01:00:35,969 슬픔을 견딜 수가 없었어 840 01:00:39,802 --> 01:00:43,115 11살 때 다시 읽곤 또 울었지 841 01:00:46,509 --> 01:00:49,856 그 때는 토장할머니와의 이별이 가까워져서 말이야 842 01:01:02,792 --> 01:01:04,706 아, 선생님이시다 843 01:01:10,966 --> 01:01:13,141 첫 3일간은 완전 난리였다며? 844 01:01:13,536 --> 01:01:15,484 굳이 이야길 한다면 그랬죠 845 01:01:16,539 --> 01:01:18,817 - 아메리카 씨로도 안 되는 건가? - 예 846 01:01:19,575 --> 01:01:20,954 이곳에 오신 이후부터는 847 01:01:21,076 --> 01:01:23,456 저를 수용소 간수라 생각하시는 거 같아요 848 01:01:25,247 --> 01:01:27,752 - 어머니는? - 저쪽입니다 849 01:01:34,690 --> 01:01:35,898 어때, 상태는? 850 01:01:36,959 --> 01:01:38,634 오늘은 기분 좋으세요 851 01:01:38,928 --> 01:01:41,206 어제는 조금 나쁜 할머니였지만 852 01:01:41,297 --> 01:01:44,212 오늘은 좀 온순하세요 그죠, 할머니? 853 01:01:44,967 --> 01:01:48,906 요코하마의 방파장에 배를 타고 가서... 854 01:01:49,972 --> 01:01:51,214 평온하네 855 01:01:52,708 --> 01:01:54,883 이상적인 노후로군 856 01:01:55,711 --> 01:01:58,524 5일이 되어서야 결국 포기하셨어요 857 01:01:58,848 --> 01:02:01,092 이곳에 있지 않으면 안 된다고 858 01:02:04,253 --> 01:02:07,066 수고했어, 정말 훌륭해, 아주 859 01:02:10,059 --> 01:02:15,807 어, 많이 망가졌네 860 01:02:18,534 --> 01:02:21,210 밀지 말라고 861 01:02:25,140 --> 01:02:27,213 젖은 부분이 망가지나 보네 862 01:02:31,747 --> 01:02:32,853 우체국에 들렸다 올게 863 01:02:32,882 --> 01:02:34,955 예, 알겠어요 할머니, 이쪽으로 864 01:02:35,584 --> 01:02:36,997 돌아가려면 돌아가도 돼 865 01:02:37,086 --> 01:02:38,693 - 어디로요? - 도쿄 866 01:02:38,821 --> 01:02:40,792 돌아가고 싶어도 못 돌아가요 867 01:02:41,190 --> 01:02:43,138 할머니를 돌봐야 하니까요 868 01:02:43,626 --> 01:02:45,574 아무도 그런 부탁 안 했어 869 01:02:45,895 --> 01:02:48,639 할머니가 말귀를 잘 알아듣는 할머니가 될 때까지는 870 01:02:48,831 --> 01:02:51,245 저도 사다도 세가와 씨도 여기 있을 거예요 871 01:02:51,333 --> 01:02:53,577 귀신 헌병부대로군 872 01:02:53,903 --> 01:02:57,512 헌병이 3명 간수 1명 873 01:02:58,641 --> 01:03:00,589 가여운 짓을 저질러 버렸네 874 01:03:00,743 --> 01:03:01,712 예? 875 01:03:01,911 --> 01:03:04,587 길을 묻더라고... 산책 할 때 876 01:03:04,780 --> 01:03:09,629 난 길을 가르쳐주고 싶었는데 코토코가 재촉하는 바람에 877 01:03:09,785 --> 01:03:11,289 아니잖아요, 할머니 878 01:03:11,720 --> 01:03:13,998 아닐 리가 없잖아 성격이 좀 급해야지 879 01:03:14,189 --> 01:03:15,693 그레이스 켈리랑 꼭 빼닮았다고 880 01:03:15,791 --> 01:03:17,796 백조의 재림이라고 말한 그 사람은 881 01:03:17,927 --> 01:03:19,932 길을 물은 게 아니라 그냥 지나간 거라고요 882 01:03:20,029 --> 01:03:22,705 제가 길을 찾고 있냐고 말한 것 뿐이에요 883 01:03:22,798 --> 01:03:24,040 코토코, 됐다 이제 됐어 884 01:03:24,066 --> 01:03:27,243 확실히 네게 길을 물었어 885 01:03:27,670 --> 01:03:29,584 세가와 군, 말 좀 하라고 886 01:03:30,806 --> 01:03:33,050 여자는 있었지만 길을 묻지 않았어요 887 01:03:33,175 --> 01:03:36,591 간수 씨는 헌병이 말하는 게 다 맞지 888 01:03:39,748 --> 01:03:41,889 지금쯤 정말 곤란할 거라고 889 01:03:42,051 --> 01:03:46,024 불쌍하게도 코토코가 성미가 급해서 말이야 890 01:03:48,090 --> 01:03:49,833 이제 할머니랑 절교야 891 01:03:49,959 --> 01:03:52,032 나도 너랑은 바이바이 892 01:04:24,193 --> 01:04:25,367 돌아갔냐? 893 01:04:26,729 --> 01:04:27,835 누구 말이에요? 894 01:04:28,197 --> 01:04:30,941 어쩐지 기분 나쁜 남자 말이야 895 01:04:31,166 --> 01:04:32,909 중절모 쓴 남자 896 01:04:34,136 --> 01:04:36,414 중절모를 쓴 건 저예요 897 01:04:36,805 --> 01:04:38,946 조심하는 게 좋아 그런 남자는 898 01:04:39,274 --> 01:04:42,917 중절모 같은 걸 쓴 사람은 스파이라고 899 01:04:43,045 --> 01:04:44,856 미국의 앞잡이야 900 01:04:45,014 --> 01:04:47,292 어머니, 그럼 전 누구예요? 901 01:04:47,383 --> 01:04:49,297 아메리카 씨, 아메리카 씨 902 01:04:49,752 --> 01:04:51,097 케이이치 삼촌 말이에요? 903 01:04:51,887 --> 01:04:55,997 오늘은 얼굴이 전혀 보이지 않아 어찌된 일인가 했어 904 01:04:56,091 --> 01:04:58,266 케이이치 삼촌은 아직 미국에 계세요 905 01:04:58,360 --> 01:04:59,773 너 몇 살이나 됐니? 906 01:05:00,429 --> 01:05:02,969 케이이치 삼촌이 어머니보다 다섯 살 아래니까 907 01:05:03,065 --> 01:05:08,347 한번은 네게 이야기 하려고 했는데 908 01:05:13,742 --> 01:05:16,122 은시계 도착 한 거야? 909 01:05:16,912 --> 01:05:18,723 은시계요? 어디에서? 910 01:05:19,014 --> 01:05:23,260 너 70살 선물로 코사쿠에게 부탁했었어 911 01:05:23,352 --> 01:05:25,960 아, 그거 도착했어요 몇 년 전에요 912 01:05:26,121 --> 01:05:28,831 정말로 보냈는지 알 수가 있어야지 913 01:05:28,924 --> 01:05:31,395 정말로 보냈어요 아니 도착했어요 914 01:05:31,493 --> 01:05:35,409 코사쿠는 이 세상 일을 아무것도 몰라 915 01:05:36,899 --> 01:05:42,044 예전부터 그랬어 토장여자가 살살 구슬려서 916 01:05:42,438 --> 01:05:45,717 코사쿠가 누마즈 중학교에 들어간 시기쯤에는 917 01:05:45,808 --> 01:05:47,346 완전 껌뻑 죽어서 살았다니까 918 01:05:48,077 --> 01:05:52,960 저래가지고 오래 살았으면 정말 정말... 919 01:05:53,048 --> 01:05:54,723 은시계 이야기하셨죠? 920 01:05:54,817 --> 01:05:58,233 맞아, 맞아, 은시계 도착했어? 921 01:06:24,313 --> 01:06:25,726 코토코는 어디 갔어? 922 01:06:26,448 --> 01:06:27,759 테니스 클럽에요 923 01:06:27,850 --> 01:06:29,297 남자랑 같이 갔어요 924 01:06:35,324 --> 01:06:36,771 자, 갑니다 925 01:06:38,127 --> 01:06:39,472 나이스, 나이스 926 01:06:50,439 --> 01:06:53,479 이렇게 하는 거라니까... 927 01:06:55,511 --> 01:06:58,790 남자라는 게 저 흰 바지 입은 녀석? 928 01:06:59,114 --> 01:07:01,824 예, 대학 동창인 것 같습니다 929 01:07:03,152 --> 01:07:04,531 가끔 만나는가? 930 01:07:05,187 --> 01:07:07,863 가끔이라 말하기 뭣하지만... 931 01:07:13,328 --> 01:07:16,106 - 먼저 가도 괜찮네 - 예 932 01:07:19,168 --> 01:07:21,343 코토코, 수고했어 933 01:07:22,304 --> 01:07:24,912 - 쿠바 리브레 - 쿠바 리브레 934 01:07:25,541 --> 01:07:27,887 선생님 오셨어 935 01:07:39,254 --> 01:07:41,498 남자 친구냐? 그 흰바지 936 01:07:44,593 --> 01:07:46,006 딱히 937 01:07:47,362 --> 01:07:50,573 소개할 마음이 있으면 만나도 좋아 938 01:07:55,404 --> 01:07:57,909 - 오늘 일 쓰는 거에요? - 응 939 01:08:01,076 --> 01:08:02,523 나에 대해서도? 940 01:08:05,981 --> 01:08:08,327 나도 너랑은 바이바이 941 01:08:10,619 --> 01:08:12,567 결국 아버지에게는 942 01:08:12,955 --> 01:08:17,133 자기 어머니도 딸도 고작 소설 소재일 뿐이네요 943 01:08:17,226 --> 01:08:21,302 어머니를 쓴다면 디킨스에도 뒤지지 않을 걸 944 01:08:21,463 --> 01:08:24,037 치매는 재미있으니 말이~여 945 01:08:28,103 --> 01:08:30,313 사다의 이즈 사투리가 옮았나봐요 946 01:08:31,540 --> 01:08:36,423 뭐든지 ‘~여’만 붙인다고 이즈 사투리가 아냐 947 01:08:39,514 --> 01:08:40,859 얘야! 948 01:08:48,223 --> 01:08:51,604 무거워, 무겁다고! 949 01:08:51,960 --> 01:08:53,202 얘야! 950 01:09:01,169 --> 01:09:04,448 - 점점 알 거 같아 - 뭐를? 951 01:09:07,142 --> 01:09:12,287 아버지가 할머니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952 01:09:13,115 --> 01:09:14,289 그만 돌아가자고 953 01:09:16,118 --> 01:09:19,625 당신은 작가입니까? 아들입니까? 954 01:09:19,755 --> 01:09:21,532 그 얘기는 술 깼을 때 해 955 01:09:21,657 --> 01:09:24,401 말은 잘도 하네 956 01:09:24,493 --> 01:09:27,237 술 깨면 쑥스러워서 아무 말도 못하면서 957 01:09:27,329 --> 01:09:29,038 적당히 좀 해, 코토코! 958 01:09:30,132 --> 01:09:35,015 작가인 이가미 코사쿠는 할머니에겐 상냥해 959 01:09:35,170 --> 01:09:38,017 하지만 아들인 코사쿠는 원망만 하고 있지 960 01:09:38,140 --> 01:09:39,519 원망이 그 원동력! 961 01:09:39,641 --> 01:09:42,681 원망을 잊어버린 카나리아는 노래하지 않아 962 01:09:43,679 --> 01:09:51,122 노래를 잊어버린 카나리아는 963 01:09:52,454 --> 01:09:58,339 뒷산에 버려요 964 01:09:59,494 --> 01:10:05,538 아니 아니 그렇게는 안돼요 965 01:10:06,268 --> 01:10:07,442 무거워! 966 01:10:07,469 --> 01:10:08,711 진짜 무거워! 967 01:10:12,207 --> 01:10:13,449 할머니! 968 01:10:16,111 --> 01:10:18,116 - 할머니! - 할머니! 969 01:10:18,213 --> 01:10:19,524 이봐, 무슨 일들이야? 할머니가 왜? 970 01:10:20,082 --> 01:10:22,963 - 할머니가 없어요 - 뭐라고? 971 01:10:24,486 --> 01:10:26,434 신사에 계시나? 972 01:10:27,022 --> 01:10:30,335 난 여기서 신사로 갈 테니 너희는 산책로로... 973 01:10:32,094 --> 01:10:35,339 - 할머니! - 할머니 974 01:11:08,597 --> 01:11:10,704 아, 어머니... 975 01:11:14,336 --> 01:11:16,477 자, 돌아갈까요? 976 01:11:19,674 --> 01:11:21,383 고맙지만 괜찮소 977 01:11:21,476 --> 01:11:23,481 - 젖었어요? - 고맙소 978 01:11:23,578 --> 01:11:25,753 - 안에 누구 계세요? - 폐를 끼쳤네요 979 01:11:26,548 --> 01:11:29,292 아, 어머니, 비와요! 980 01:11:29,851 --> 01:11:32,561 - 비와요, 어서 가요 - 급한 일이 있어요 981 01:11:33,155 --> 01:11:34,568 비오니까, 어서... 982 01:11:35,724 --> 01:11:37,797 잠시만이라도 비를 피해요 983 01:12:18,867 --> 01:12:20,712 - 세가와 군 - 예 984 01:12:20,802 --> 01:12:22,443 자동차 가져 올래요? 985 01:12:22,737 --> 01:12:24,344 예, 지금 당장 986 01:12:29,344 --> 01:12:31,622 할머니는 카루이자와가 맘에 들어 987 01:12:31,746 --> 01:12:34,695 우리는 겨울이 올 때까지 그곳에 머물렀다 988 01:12:35,217 --> 01:12:38,360 아버지가 얼굴을 보인 적은 거의 없었다 989 01:12:40,889 --> 01:12:42,564 할머니, 낮잠 잘까요? 990 01:12:48,930 --> 01:12:50,434 잊어버렸다 991 01:12:50,765 --> 01:12:53,179 잊어버려도 괜찮아요, 할머니 992 01:12:56,605 --> 01:12:57,381 어디 가려고? 993 01:12:57,506 --> 01:13:00,546 - 장보러요 - 조심히 다녀 와 994 01:13:16,558 --> 01:13:18,904 방해가 된다면 전 방에서 읽을게요 995 01:13:18,927 --> 01:13:20,636 존댓말 쓰지 말자 996 01:13:21,796 --> 01:13:23,437 갑자기 그렇게 말해도... 997 01:13:23,932 --> 01:13:26,210 붕붕차 오빠는 그만 둬 998 01:13:27,636 --> 01:13:28,742 무슨 말이에요? 999 01:13:32,741 --> 01:13:36,350 결혼이 전제가 아니라면 사귀어도 좋아 1000 01:13:38,313 --> 01:13:40,693 하지만 우리 집에서 일하는 사람은 싫어 1001 01:14:01,570 --> 01:14:04,383 세가와 군은 어째서 매사에 극도로 조심스러운 거야? 1002 01:14:04,739 --> 01:14:07,586 성격이에요 정말 쓸모없는... 1003 01:14:11,313 --> 01:14:14,490 전 당신이란 사람의 마음을 확실하게 붙잡지 못해요 1004 01:14:15,984 --> 01:14:19,297 이런 대화, 아버지 초기 소설에 자주 나오지 1005 01:14:19,588 --> 01:14:23,265 선생님 소설에서 인물들의 사랑이라는 건 1006 01:14:23,625 --> 01:14:27,371 무심한 마음의 엇갈림 단추의 어긋남과 같은 엇갈림 1007 01:14:28,396 --> 01:14:29,843 답답함을 지향하고 있어서 1008 01:14:30,265 --> 01:14:31,576 육체적 사랑을 확인 받은 때에는 1009 01:14:31,666 --> 01:14:33,705 연애는 끝나게 돼요 1010 01:14:33,735 --> 01:14:34,977 이런 사랑의 순수함이라는 건 1011 01:14:35,270 --> 01:14:36,842 사라지게 되니까요 저로써는... 1012 01:14:36,938 --> 01:14:37,976 세가와 군 1013 01:14:38,106 --> 01:14:40,077 그래선 신부를 못 찾아 1014 01:14:40,508 --> 01:14:41,284 네 1015 01:14:45,614 --> 01:14:47,289 간단하게 말할게 1016 01:14:49,884 --> 01:14:54,301 이가미 코사쿠를 잡을 거야? 아님 나를 잡을 거야? 1017 01:14:55,323 --> 01:14:55,962 양쪽 다는? 1018 01:14:56,057 --> 01:14:58,972 안 돼, 내 성격상 1019 01:15:03,531 --> 01:15:07,311 잔은 붙잡으면 병은 평생 원망할 거야 1020 01:15:07,502 --> 01:15:09,473 그 녀석은 날 버렸다고... 1021 01:15:09,604 --> 01:15:12,610 문학상 응모에 영향이 있을지도 몰라 1022 01:15:21,016 --> 01:15:23,328 붕붕차 오빠는 그만 둘게요 1023 01:15:28,390 --> 01:15:29,769 어머니, 잠시 실례할께요 1024 01:15:29,791 --> 01:15:31,898 1969년                    오빠, 좀 도와줘 1025 01:15:31,993 --> 01:15:34,464 - 사다요, 겉옷 줘 - 예 1026 01:15:35,730 --> 01:15:36,608 이제 됐나요? 1027 01:15:37,532 --> 01:15:40,709 - 짝을 맞춰놔 - 짝을요? 1028 01:15:55,717 --> 01:15:56,789 할머니 1029 01:15:58,620 --> 01:16:00,534 좋은 법회야 1030 01:16:01,556 --> 01:16:05,404 이런 법회는 매일 있어도 좋겠어 1031 01:16:05,694 --> 01:16:07,904 누구 법회인지는 알고 계세요? 1032 01:16:08,863 --> 01:16:11,573 누구였더라? 1033 01:16:12,100 --> 01:16:16,983 방금 전까지는 기억했는데 기억 안나니, 무섭네... 1034 01:16:17,372 --> 01:16:23,985 - 토장 할머니 법회에요 - 아, 맞아, 맞아 1035 01:16:25,880 --> 01:16:29,796 오누이 씨 50주기구나 1036 01:16:29,884 --> 01:16:33,664 이걸로 오누이 씨도 현세에서 무시당한 설움을 끝내고 1037 01:16:34,089 --> 01:16:37,698 선조님의 동료로 들어갈 수 있겠네 1038 01:16:38,727 --> 01:16:40,504 수고했어 1039 01:16:40,729 --> 01:16:43,439 - 쿠로가와 씨 봤어? - 아직 안 오셨어요 1040 01:16:48,470 --> 01:16:49,610 방금 들었어? 1041 01:16:50,138 --> 01:16:53,576 그렇게 싫어했는데 은원이 한자리에 1042 01:16:54,943 --> 01:16:56,015 아버지는? 1043 01:16:56,144 --> 01:16:58,058 응접실에서 노리코와 이야기 중이야 1044 01:17:09,758 --> 01:17:10,568 하와이? 1045 01:17:19,801 --> 01:17:22,841 코토코, 결정 났어! 하와이 유학 결정 났어! 1046 01:17:25,206 --> 01:17:27,814 - 정말 축하해! - 고마워 1047 01:17:28,643 --> 01:17:30,591 아버지 말이야, 갑자기 불쑥 이야기하니까 1048 01:17:30,678 --> 01:17:32,091 체념한 듯 들어주셨어 1049 01:17:32,180 --> 01:17:34,128 너무 싱거울 정도로 간단하게... 1050 01:17:34,816 --> 01:17:35,956 다행이야 1051 01:17:36,050 --> 01:17:38,498 언니랑 어머니에게도 보고하고 올게 1052 01:17:56,671 --> 01:17:59,449 뭐야, 이런 것까지 찍는거냐? 1053 01:17:59,541 --> 01:18:01,887 오늘 하루는 같이 보내기로 약속 하셨잖아요 1054 01:18:01,976 --> 01:18:03,651 뭐였지? 특집 타이틀? 1055 01:18:03,778 --> 01:18:05,749 고향에서 느긋이 살고 있는 이가미 코사쿠 1056 01:18:05,847 --> 01:18:07,818 능력하고는... 누가 붙인 타이틀이야? 1057 01:18:07,949 --> 01:18:09,157 달팽이 세가와 군 1058 01:18:09,284 --> 01:18:10,595 그럴 줄 알았어 1059 01:18:10,685 --> 01:18:12,860 보수적인 잡지니까 어쩔 수 없는 걸요 1060 01:18:13,021 --> 01:18:15,060 붕붕차 오빠 가로채고는 1061 01:18:15,089 --> 01:18:16,900 어머, 자기 의사로 그만둔 거라고요 1062 01:18:16,991 --> 01:18:19,064 너랑 사귀려고 날 버린 거지, 그 녀석 1063 01:18:19,194 --> 01:18:21,972 아버지, 버림 받는 거 너무 좋아하셔 1064 01:18:22,163 --> 01:18:23,576 엄청 좋아한다고 1065 01:18:26,167 --> 01:18:28,843 세가와도 제대로 된 걸 쓰게 해 1066 01:18:29,704 --> 01:18:33,017 잡지 편집자로 끝낼 녀석은 아니라고, 응? 1067 01:18:33,575 --> 01:18:34,544 예 1068 01:18:42,217 --> 01:18:46,793 토장할머니, 불문으로 치장해서 여기 계시기 불편하신가봐요 1069 01:18:50,992 --> 01:18:54,806 오누이 할머니는 안채에 방문하면 꼭 1070 01:18:54,896 --> 01:18:58,039 부엌을 돌아 들어와 마루에서 인사하셨어 1071 01:18:59,300 --> 01:19:02,147 거기에 서서 절대 들어오시지 않으셨지 1072 01:19:05,740 --> 01:19:07,187 지금도 들어오시지 않으실 거야 1073 01:19:07,308 --> 01:19:09,654 아버지는 현관으로 들어왔어요? 1074 01:19:09,777 --> 01:19:12,658 응, 오누이 할머니에게 그리하라고 들었으니까 1075 01:19:13,047 --> 01:19:14,961 때론 저녁밥도 거기서 먹었고? 1076 01:19:15,083 --> 01:19:16,087 안 먹었어 1077 01:19:16,184 --> 01:19:19,133 안채 할아버지 할머니가 저녁 안 차려 주셨어요? 1078 01:19:21,155 --> 01:19:22,898 몇 번이고 권유하셨지만 1079 01:19:24,959 --> 01:19:26,133 그래도 1080 01:19:27,262 --> 01:19:30,302 어린 아이였지만 오누이 할머니 심정을 알았지 1081 01:19:32,233 --> 01:19:36,843 그래서 반드시 토장으로 돌아갔어 1082 01:20:02,997 --> 01:20:06,140 - 아? - 예? 1083 01:20:32,226 --> 01:20:36,734 이 통나무 그네에서 시를 썼던 기억이 나네 1084 01:20:37,699 --> 01:20:38,873 어떤 시요? 1085 01:20:44,072 --> 01:20:45,246 잊어버렸어 1086 01:20:46,374 --> 01:20:48,914 아버지 기억력 하나는 장난 아니잖아요 1087 01:20:49,877 --> 01:20:52,087 그 시절에 적었던 건 죄다 잊어버렸어 1088 01:20:53,715 --> 01:20:55,185 아무 것도 남아있지 않아 1089 01:21:01,956 --> 01:21:05,099 아버지가 오누이 할머니를 지켜준 거네요 1090 01:21:05,259 --> 01:21:07,230 뭐 그런 셈인가 1091 01:21:07,762 --> 01:21:11,269 안채에서 밥을 먹이려 했던 할아버지 할머니도 1092 01:21:11,432 --> 01:21:15,314 마중 나오신 어머니도 아빠에겐 모두 적이었군요 1093 01:21:25,880 --> 01:21:27,987 여기서 처음 손을 잡아주셨어 1094 01:21:28,983 --> 01:21:30,089 누가? 1095 01:21:32,153 --> 01:21:33,691 오누이 할머니 1096 01:21:41,896 --> 01:21:43,639 이런 해질녘이었어 1097 01:21:46,467 --> 01:21:49,143 어머니는 유가시마에 나를 버리셨지 1098 01:21:51,039 --> 01:21:54,284 오누이 할머니는 날 데려다 키워주셨어 1099 01:22:03,017 --> 01:22:04,123 돌아가자 1100 01:22:35,817 --> 01:22:40,393 그 해 유가시마에서는 시가코 고모의 일이 많아져서 1101 01:22:40,855 --> 01:22:43,895 그때마다 아버지께서 할머니를 떠맡으셨다 1102 01:22:44,192 --> 01:22:47,369 할머니, 혼자선 위험해요 누가 좀! 1103 01:22:50,231 --> 01:22:52,304 열쇠, 요네 열쇠를 빼앗아 1104 01:22:52,433 --> 01:22:53,846 할머니! 1105 01:22:59,240 --> 01:23:01,211 가방은 위에 가방은 위에요, 앗! 1106 01:23:01,375 --> 01:23:03,482 아야, 아파요! 1107 01:23:03,511 --> 01:23:04,924 할머니 1108 01:23:06,180 --> 01:23:09,425 자, 자... 1109 01:23:10,985 --> 01:23:14,492 좋아요... 자... 1110 01:23:21,395 --> 01:23:23,366 도쿄 집으로 오시면 1111 01:23:23,397 --> 01:23:27,313 한 시간 동안 나간다, 안 나간다로 귀향 소동이 꼭 일어났다 1112 01:23:28,102 --> 01:23:30,016 마음이 격해지는 건 1113 01:23:30,138 --> 01:23:33,315 오후에서 해질녘까지의 두 시간 정도였다 1114 01:23:33,407 --> 01:23:37,084 그것만 극복하면 할머니는 온순해졌다 1115 01:23:42,416 --> 01:23:45,365 할머니, 오늘은 힘드셨네요 1116 01:23:47,855 --> 01:23:49,359 천만의 말씀... 1117 01:23:50,057 --> 01:23:52,437 너희들이 힘들었지 1118 01:23:54,362 --> 01:23:58,073 가족들 중에는 아버지께 가장 고분고분했지만 1119 01:23:58,432 --> 01:24:03,850 자신의 아들이라는 걸 알고 계신지 의심스러웠다 1120 01:24:24,959 --> 01:24:26,133 어머니 1121 01:24:36,270 --> 01:24:37,877 가요 1122 01:24:43,010 --> 01:24:48,292 여차... 코토코, 괜찮아 1123 01:24:49,183 --> 01:24:52,326 괜찮으니까 이쪽으로 1124 01:24:54,622 --> 01:24:58,094 안돼요, 그대로 자면... 옷을 갈아입으셔야죠 1125 01:24:59,126 --> 01:25:00,198 이건가? 1126 01:25:01,295 --> 01:25:02,833 이봐요 1127 01:25:03,164 --> 01:25:06,841 할머니, 이부자리로 갈까요? 1128 01:25:07,301 --> 01:25:09,044 할머니, 주무세요 1129 01:25:13,641 --> 01:25:16,089 오늘은 주인님 서재로 가셨구나 1130 01:25:18,212 --> 01:25:19,921 매일 밤마다 배회하시는 거야? 1131 01:25:20,081 --> 01:25:22,052 조용히 해요 아래로 가 1132 01:25:22,183 --> 01:25:23,994 노리코 씨도 고마워 1133 01:25:29,023 --> 01:25:31,471 거의 2주간 매일 밤마다 그러셨는걸요 1134 01:25:31,626 --> 01:25:34,404 처음에는 화장실이 어딘지 모르시는구나 했는데 1135 01:25:34,495 --> 01:25:37,638 방에서 나가보면 화장실은 알아서 가세요 1136 01:25:37,932 --> 01:25:40,312 누군가 없어진 게 아닌가 둘러보시는 거야 1137 01:25:40,534 --> 01:25:41,538 방마다 돌아다니다가 1138 01:25:41,669 --> 01:25:44,209 마지막에는 스스로 방으로 돌아오셔 1139 01:25:44,939 --> 01:25:47,945 유가시마에서는 하룻밤에 두세 번은 깨셨는걸요 1140 01:25:48,309 --> 01:25:50,348 - 유가시마에서도? - 예 1141 01:25:50,578 --> 01:25:54,289 제 방이나 아주머니 방을 들여다보시고 부엌에 가시곤 하세요 1142 01:25:54,482 --> 01:25:57,192 마지막에 본인 침실로 돌아오시긴 하셨지만요 1143 01:25:57,385 --> 01:26:00,266 어찌되었건 자기 방을 찾아다니는 건 아니구나 1144 01:26:00,421 --> 01:26:02,995 문단속을 신경 쓰는 것도 아니고 1145 01:26:03,024 --> 01:26:06,030 마치 아이가 어머니를 찾는 거 같네 1146 01:26:06,460 --> 01:26:10,171 아이가 어머니를 찾는 거라면 동정심이라도 생길 텐데 1147 01:26:10,298 --> 01:26:12,644 할머니의 경우는 그냥 꼬장이에요 1148 01:26:13,534 --> 01:26:16,642 그럼 어머니가 아이를 찾는 건가? 1149 01:26:18,706 --> 01:26:22,383 코토코, 자기 전에 회중전등 주는 거 그만 둬 1150 01:26:22,610 --> 01:26:23,557 하지만 그건... 1151 01:26:23,644 --> 01:26:26,457 방명부를 숨기니까 조의금 이야길 안하시잖아 1152 01:26:26,547 --> 01:26:29,291 회중전등을 주지 않으면 배회를 멈추실 거야 1153 01:26:29,317 --> 01:26:30,389 아니에요, 그건 완전 아니에요 1154 01:26:30,484 --> 01:26:34,059 됐으니까, 회중전등은 주지 마 반항하지 말고 1155 01:26:35,289 --> 01:26:36,463 알았어요 1156 01:26:36,557 --> 01:26:39,631 할머니, 어제는 회중전등을 잃어버리셨어요 1157 01:26:39,727 --> 01:26:43,507 - 그럼 같이 찾아다닌 거야? - 예, 한밤중에 둘이서 1158 01:26:44,031 --> 01:26:46,707 회중전등마저 흔들흔들 움직인 건지도 모르지 1159 01:26:47,201 --> 01:26:48,546 설마 1160 01:26:48,769 --> 01:26:52,344 회중전등이 스스로 움직일 리가 1161 01:26:52,473 --> 01:26:54,512 잊어버렸다 1162 01:27:01,549 --> 01:27:04,293 - 꽃 가져 왔어요 - 고마워요 1163 01:27:04,418 --> 01:27:07,265 - 속옷 노출, 요네 - 속옷 삐져나왔어요, 요네 1164 01:27:09,090 --> 01:27:10,560 - 날씨가 좋네요 - 예 1165 01:27:11,058 --> 01:27:12,505 색비름이 예쁘네요 1166 01:27:13,027 --> 01:27:15,498 안래홍이라고도 부르죠 이 꽃은... 1167 01:27:17,264 --> 01:27:18,575 사이가 좋네 1168 01:27:18,666 --> 01:27:23,140 - 나도 언젠가 저런 마당을 갖고 싶네요 - 그러네요 1169 01:27:23,738 --> 01:27:25,515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1170 01:27:28,776 --> 01:27:31,316 여기 새 국장님께서... 1171 01:27:36,417 --> 01:27:37,625 - 선생님 - 응? 1172 01:27:37,651 --> 01:27:40,293 오늘 세 편 연재 마감일입니다 1173 01:27:40,654 --> 01:27:42,033 알고 있어 1174 01:27:42,590 --> 01:27:45,334 편집자가 세 개 부서로 분산시켜서 대기 중이므로 1175 01:27:45,426 --> 01:27:47,601 어떤 것부터 작업하셔도 상관없습니다 1176 01:27:47,695 --> 01:27:48,733 알았어 1177 01:28:04,545 --> 01:28:09,690 얼마 전까지 여기서 뭘 적어대던 사람 1178 01:28:10,718 --> 01:28:11,790 예 1179 01:28:12,653 --> 01:28:14,498 사라져 버렸어 1180 01:28:15,322 --> 01:28:16,428 죽은 거예요? 1181 01:28:17,691 --> 01:28:19,400 정말로 허무해 1182 01:28:21,295 --> 01:28:25,644 사라진 지 오늘로 3일째인가? 1183 01:28:27,168 --> 01:28:28,547 3일째라...? 1184 01:28:28,702 --> 01:28:31,173 사교성이 좋은 사람이었는데 1185 01:28:31,705 --> 01:28:34,449 수많은 사람이 바라보고 있었어 1186 01:28:40,281 --> 01:28:48,259 네게 언젠가 이야기를 하려고 했었는데 1187 01:28:49,723 --> 01:28:56,541 이젠 다시 만날 일 없으니까 이야기를 할게 1188 01:28:56,664 --> 01:28:57,474 뭔데요? 1189 01:28:57,565 --> 01:29:01,675 고향에서 나와 함께 살고 있는 여자는 1190 01:29:01,936 --> 01:29:03,281 시가코 말이죠? 1191 01:29:03,471 --> 01:29:06,511 그건 단지 고용인이야 1192 01:29:08,275 --> 01:29:12,214 그 외에 같이 사는 사람이 있나요? 1193 01:29:15,149 --> 01:29:19,793 내 아들을 빼앗은 여자야 1194 01:29:22,857 --> 01:29:27,240 매일 밤 매일 밤 그 여자로부터 1195 01:29:27,561 --> 01:29:32,308 아들의 거처를 알아내고 싶은데 1196 01:29:32,766 --> 01:29:38,742 어떻게 해도 알아낼 수가 없어 1197 01:29:38,839 --> 01:29:44,587 어찌해야 살아있는 동안 아들을 만날 수 있을까? 1198 01:29:47,815 --> 01:29:49,319 할머니는... 1199 01:29:50,551 --> 01:29:53,796 아들을 고향에 내버린 채 가버리신 거죠? 1200 01:29:56,524 --> 01:29:59,371 아들의 기분은 생각치 않고 말이죠 1201 01:30:03,964 --> 01:30:08,210 - 비가 내렸다 - 예? 1202 01:30:08,636 --> 01:30:15,317 교정에는 수많은 물웅덩이가 생겼다 1203 01:30:16,277 --> 01:30:25,564 태평양, 지중해, 일본해 희망봉, 통나무 그네의 뒤편 1204 01:30:25,819 --> 01:30:30,634 하지만 내가 제일 좋아하는 건 1205 01:30:30,758 --> 01:30:36,734 지구 어디에도 없는 작고 새로운 해협 1206 01:30:37,898 --> 01:30:41,837 어머니와 건너는 해협 1207 01:30:43,437 --> 01:30:48,377 하지만 내가 제일 좋아하는 건 1208 01:30:49,276 --> 01:30:54,626 지구 어디에도 없는 작고 새로운 해협 1209 01:30:55,382 --> 01:31:01,926 어머니와 건너는 해협 1210 01:31:04,625 --> 01:31:14,537 어머니와 건너는 해협 1211 01:31:17,371 --> 01:31:25,349 지구 어디에도 없는 작고 새로운 해협 1212 01:31:28,449 --> 01:31:33,423 지구 어디에도 없는 작고 새로운 1213 01:31:35,022 --> 01:31:36,731 해협 1214 01:31:42,429 --> 01:31:44,536 - 아, 선생님... - 아, 그래 1215 01:32:10,591 --> 01:32:12,471 비누, 비누 비누가 없어 1216 01:32:18,632 --> 01:32:20,375 회중전등, 내가 말한대로였어 1217 01:32:22,536 --> 01:32:25,485 어머니가 밤마다 배회하는 거 그만 뒀어 1218 01:32:26,540 --> 01:32:27,919 무슨 일 있었어요? 1219 01:32:28,709 --> 01:32:31,021 별 거 아냐 왜? 1220 01:32:31,445 --> 01:32:33,017 평소랑 달라서요 1221 01:32:38,552 --> 01:32:39,897 평소대로라고 1222 01:32:46,460 --> 01:32:47,634 쿠와코는? 아직이야? 1223 01:32:47,728 --> 01:32:49,676 직접 항구로 마중 나갈 거예요 1224 01:32:49,697 --> 01:32:51,975 찍습니다, 치즈! 1225 01:32:53,434 --> 01:32:54,642 - 괜찮아? - 고마워 1226 01:32:55,969 --> 01:33:00,579 - 다녀오겠습니다 - 잘 부탁할게요 1227 01:33:08,115 --> 01:33:10,325 항상 지켜줘서 고마워 1228 01:33:10,951 --> 01:33:11,795 노리코! 1229 01:33:11,885 --> 01:33:15,926 - 내년에 꼭 놀러 갈게 - 너도 사진 열심히 찍어 1230 01:33:18,959 --> 01:33:20,566 - 다녀올게 - 응 1231 01:33:21,829 --> 01:33:23,538 모두들 귀국 1232 01:33:25,733 --> 01:33:27,772 맞아요 모두들 귀국 1233 01:33:28,469 --> 01:33:29,677 알고 있는 걸까요? 1234 01:33:29,770 --> 01:33:32,981 알고 계실걸요? 분명 사진에는 제대로... 1235 01:33:33,741 --> 01:33:35,780 예쁘게 찍히고 싶어하셨으니 말이야 1236 01:33:36,477 --> 01:33:38,425 틀니도 없는데 말이지 1237 01:33:38,912 --> 01:33:40,052 정말로 그러네 1238 01:33:41,749 --> 01:33:43,356 어디서 잃어버리신 건가? 1239 01:33:43,484 --> 01:33:45,398 - 그거 지금도 없나요? - 응 1240 01:33:45,486 --> 01:33:46,831 틀니 없어요? 1241 01:33:47,020 --> 01:33:48,865 틀니가 없다는 걸 최근에 알았어요 1242 01:33:48,989 --> 01:33:51,437 - 본 적이 없네요 - 본 적 없어 1243 01:33:51,525 --> 01:33:52,597 정전... 1244 01:33:52,626 --> 01:33:54,471 퓨즈가 나갔나 보네요 1245 01:33:54,561 --> 01:33:56,441 잠시 바깥을 보고 올게요 1246 01:34:08,575 --> 01:34:09,783 어때, 요네? 1247 01:34:12,479 --> 01:34:14,984 - 켜졌다, 고마워 - 예 1248 01:34:47,614 --> 01:34:48,788 열심히 해 1249 01:34:49,883 --> 01:34:51,490 쿠와코 형님이 늦네요 1250 01:34:51,718 --> 01:34:53,689 제때 못 오면 비행기로 올 거야 1251 01:34:53,787 --> 01:34:55,792 저 잠시 찾아보고 올게요 1252 01:34:56,557 --> 01:34:59,506 바다가 무서울 지도 모르죠 어머니처럼 1253 01:34:59,960 --> 01:35:02,602 어머니가 바다를 무서워한다는 건 처음 듣는 이야기네 1254 01:35:02,696 --> 01:35:06,510 - 맥주병이라네요 - 언제 그런 이야길 하셨어? 1255 01:35:06,700 --> 01:35:09,774 - 결혼식 때요 - 엄청 오래 전이네 1256 01:35:10,003 --> 01:35:13,146 대만으로 건너가실 때 죽는 줄 알았다고요 1257 01:35:13,707 --> 01:35:16,952 출항 일주일 전에 수송선이 격침당한 적이 있어서 1258 01:35:17,778 --> 01:35:21,922 가족 모두 죽으면 어쩌나하고 적어도 장남은 살리고 싶었다시면서 1259 01:35:22,015 --> 01:35:24,486 그럼 날 본가에 맡긴 건 1260 01:35:24,585 --> 01:35:28,057 바다를 건널 때 아이들을 분산시키신 거죠 1261 01:35:28,322 --> 01:35:30,930 아무리 외로워도 한 명은 남기신 거죠 1262 01:35:31,024 --> 01:35:34,963 혈통이 끊기면 선조를 볼 면목이 없다고 1263 01:35:36,029 --> 01:35:37,476 그런 말씀을 했어? 어머니가? 1264 01:35:37,598 --> 01:35:40,979 혼자서라도 살아남을 수 있는 강한 성품의 아이를 남기신다며 1265 01:35:41,935 --> 01:35:45,578 당신은 그걸 알면서 왜 내게 얘기해주지 않았어? 1266 01:35:45,706 --> 01:35:48,177 당신이 조언을 잘 받아들인 건 바로 얼마 전부터였어요 1267 01:35:48,275 --> 01:35:49,688 그럴 리가 없어 1268 01:35:50,611 --> 01:35:53,116 당신이 버려졌다고 생각해도 상관없어요 1269 01:35:54,047 --> 01:35:56,894 멋진 소설을 써 주시고 있으니까요 1270 01:36:12,132 --> 01:36:13,170 실례합니다 1271 01:36:13,667 --> 01:36:14,671 이가미 선생님 1272 01:36:15,302 --> 01:36:17,147 저, 전화를 좀 쓰고 싶은데... 1273 01:36:17,170 --> 01:36:19,710 1, 2, 3, 4... 1274 01:36:19,806 --> 01:36:21,549 방금 전에도 먹었으니까 1275 01:36:23,043 --> 01:36:25,014 그렇게 먹으면 손이 노랗게 돼요 1276 01:36:25,312 --> 01:36:26,725 벌써 노래졌어요 1277 01:36:26,813 --> 01:36:27,623 정말이네 1278 01:36:27,714 --> 01:36:29,889 - 다리도 노란색이에요 - 안 보여 1279 01:36:46,066 --> 01:36:47,843 저도 한 개 먹을게요 1280 01:36:49,970 --> 01:36:52,111 전화다, 아버지이실거야 1281 01:36:55,676 --> 01:36:59,148 사다, 현관이 열려 있어 혹시 모르니까 2층을 보고 와 1282 01:37:01,682 --> 01:37:03,562 예, 아버지 1283 01:37:03,884 --> 01:37:07,300 30분 후에 출발하는데 쿠와코 녀석이 아직이야 1284 01:37:08,388 --> 01:37:13,601 - 거기로 연락 왔어? - 아뇨, 안 왔는데요 1285 01:37:16,263 --> 01:37:18,939 할머니, 할머니! 1286 01:37:19,032 --> 01:37:21,606 코토코? 코토코? 1287 01:37:22,736 --> 01:37:23,080 어이 1288 01:37:23,103 --> 01:37:25,916 주인님, 전화를 끊어도 괜찮을까요? 1289 01:37:26,273 --> 01:37:27,379 어머니께서 왜? 1290 01:37:27,908 --> 01:37:30,152 - 할머니께서 없어지셔서 - 뭐? 1291 01:37:30,310 --> 01:37:32,758 경찰서에 전화하려고요 1292 01:37:32,846 --> 01:37:34,953 알았어 5분 후에 전화하지 1293 01:37:45,258 --> 01:37:46,330 할머니! 1294 01:37:50,764 --> 01:37:52,803 할머니, 코토코예요! 1295 01:38:28,769 --> 01:38:31,240 힘이 센 물고기를 낚을 때에는... 1296 01:38:42,849 --> 01:38:44,126 할머니, 왜 그래요? 1297 01:38:44,951 --> 01:38:46,421 누구 찾아요? 1298 01:38:49,723 --> 01:38:53,833 누마즈 바다에 가면 아들을 만날 수 있어... 1299 01:38:55,028 --> 01:38:56,942 누마즈 바다라고 해도 1300 01:38:57,030 --> 01:39:00,275 가면 아들이 바다에 둥둥 떠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1301 01:39:00,534 --> 01:39:03,039 뱃짐을 이미 풀었다고요 아들은 1302 01:39:04,337 --> 01:39:05,682 어디로 가려고요? 1303 01:39:06,807 --> 01:39:09,347 황실별장 뒤쪽 바다 1304 01:39:11,211 --> 01:39:12,351 만나고 싶어요? 1305 01:39:13,814 --> 01:39:15,022 만나고 싶어 1306 01:39:19,820 --> 01:39:21,995 이봐, 너희들 떠들지만 말고 1307 01:39:22,089 --> 01:39:24,333 조용히 해봐! 1308 01:39:24,958 --> 01:39:26,303 조용히 해 봐요 1309 01:39:27,227 --> 01:39:28,765 미안, 잠시 들어 봐 1310 01:39:28,895 --> 01:39:31,105 저기, 지금부터... 1311 01:39:31,331 --> 01:39:33,973 누마즈 황실별장 방면으로 가는 사람 있어? 1312 01:39:34,101 --> 01:39:35,981 - 누마즈? - 누마즈? 1313 01:39:36,236 --> 01:39:38,741 이 할머니가 아드님을 만나고 싶으시대 1314 01:39:38,839 --> 01:39:40,116 있어, 있대! 1315 01:39:40,574 --> 01:39:41,452 누구야? 1316 01:39:42,175 --> 01:39:43,213 시게 1317 01:39:43,777 --> 01:39:46,385 - 시게 - 괜찮으니까 1318 01:39:47,080 --> 01:39:49,460 서둘러, 어서 1319 01:39:49,549 --> 01:39:51,190 시게, 좀 도와주라고 1320 01:39:52,385 --> 01:39:56,233 할머니, 시게구요 시게, 할머니야 1321 01:39:56,323 --> 01:40:00,137 누마즈 바다로 가면 아들을 만날 수 있어 1322 01:40:00,260 --> 01:40:01,434 탑니다, 탈게요! 1323 01:40:01,528 --> 01:40:04,477 겨우 맞췄다 고마워! 1324 01:40:05,999 --> 01:40:07,071 쿠와코 아가씨 1325 01:40:10,036 --> 01:40:10,744 어서 오십시오 1326 01:40:10,837 --> 01:40:12,079 겨우 맞췄네 1327 01:40:12,539 --> 01:40:14,146 - 부탁드릴게요 - 예 1328 01:40:14,574 --> 01:40:16,522 미안, 미안 1329 01:40:16,843 --> 01:40:19,155 수영복을 못 찾아서 1330 01:40:25,418 --> 01:40:28,094 실례합니다만 여기 할머니 한 분 안 오셨나요? 1331 01:40:28,555 --> 01:40:29,832 할머니 안 오셨나요? 1332 01:40:29,923 --> 01:40:31,803 - 할머니? - 두루마리 걸치시고... 1333 01:40:31,892 --> 01:40:36,002 두루마리에 머리가 하얀... 1334 01:40:36,096 --> 01:40:38,010 저기 발걸음이 불편한 할머니 말씀하시는 거야? 1335 01:40:38,098 --> 01:40:42,378 - 회중전등을 들고 계세요 - 시게야, 시게 트럭이야! 1336 01:40:43,103 --> 01:40:46,416 시게를 멈춰! 차를 세우라고! 1337 01:40:50,277 --> 01:40:53,021 괜찮아 나에게 맡겨 1338 01:41:08,962 --> 01:41:11,206 코토코가 덤프트럭으로 동명 고속도로를 질주 중이야 1339 01:41:11,598 --> 01:41:14,342 - 코토코가 덤프트럭을? - 운전을 하는 건 아니고 1340 01:41:14,634 --> 01:41:18,482 친절한 운전수가 있어서 다른 트럭을 뒤쫓고 있어 1341 01:41:19,206 --> 01:41:20,915 트럭이 트럭을? 1342 01:41:21,575 --> 01:41:23,386 어머니가 누마즈로 가고 계셔 1343 01:41:23,610 --> 01:41:25,524 바다를 보고 싶으셨나 봐 1344 01:41:27,113 --> 01:41:29,425 오빠가 헤엄치던 바다로 가시는 거야 1345 01:41:31,051 --> 01:41:32,589 누마즈 황실별장 바다 말이야? 1346 01:41:38,091 --> 01:41:40,005 가 보는 게 좋지 않을까? 1347 01:41:40,460 --> 01:41:41,873 아냐, 이제 됐어 1348 01:41:42,128 --> 01:41:46,010 - 코토코가 있으니 괜찮아요 - 뭐... 1349 01:41:46,132 --> 01:41:48,307 바다를 무서워하는 어머니가 바다에 가시니까 1350 01:41:49,236 --> 01:41:51,946 노리코는 우리에게 맡겨도 돼 1351 01:41:52,572 --> 01:41:54,417 이제 됐어 1352 01:41:57,944 --> 01:42:00,188 기다려 주세요 한 명 내립니다 1353 01:42:02,482 --> 01:42:04,020 저는 괜찮아요 1354 01:42:15,528 --> 01:42:16,941 부탁할게 1355 01:42:19,966 --> 01:42:24,212 노리코, 버려두는 게 아냐 비행기로 뒤따라 갈게 1356 01:42:27,540 --> 01:42:28,885 괜찮아 1357 01:43:15,588 --> 01:43:16,592 여기! 1358 01:43:19,659 --> 01:43:21,664 마침 감자가 익었어! 1359 01:43:25,198 --> 01:43:26,372 아버지 1360 01:43:30,603 --> 01:43:32,414 어떻게? 배는? 1361 01:43:33,440 --> 01:43:35,445 어째서 여기 있는 걸까? 1362 01:43:38,111 --> 01:43:40,321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고요 1363 01:43:40,547 --> 01:43:43,587 할머니, 차멀미해서 병원에 실려 가시고 1364 01:43:44,150 --> 01:43:46,621 다행히 트럭 아저씨가 엄청 친절하셔서 1365 01:43:48,355 --> 01:43:52,328 여러 곳에 연락해주셔서 여기까지 오게 됐어요 1366 01:43:54,761 --> 01:43:56,538 도중에 여러 일이 있었어도 1367 01:43:57,530 --> 01:43:59,205 도착지는 하나야 1368 01:44:10,643 --> 01:44:13,319 도착지는 하나네 1369 01:44:23,089 --> 01:44:25,230 민폐를 끼쳤습니다 1370 01:44:26,393 --> 01:44:28,136 수고 하셨습니다 1371 01:44:38,471 --> 01:44:41,284 자, 어머니 어부바! 1372 01:44:43,143 --> 01:44:48,288 누구신지 모르지만 친절하시네요 1373 01:44:51,851 --> 01:44:53,822 바다는 무섭네 1374 01:45:04,230 --> 01:45:05,302 어머니 1375 01:45:06,332 --> 01:45:07,506 예전에 말이에요 1376 01:45:09,169 --> 01:45:13,051 다이빙대가 앞바다에 있었어요 1377 01:45:17,277 --> 01:45:19,623 누마즈 중학교 학생들 전원 1378 01:45:21,681 --> 01:45:23,822 다이빙대까지 헤엄쳤었어요 1379 01:45:27,187 --> 01:45:30,261 바다는 무섭구나, 코사쿠 1380 01:46:28,815 --> 01:46:31,423 1973년 11월 21일 1381 01:46:33,820 --> 01:46:35,358 다녀왔어 1382 01:46:35,655 --> 01:46:37,159 어서 오세요 1383 01:46:38,858 --> 01:46:40,430 빨리 오셨네요 1384 01:46:40,627 --> 01:46:43,735 - 피곤해서 연회는 안 갔어 - 그러셨어요 1385 01:46:44,531 --> 01:46:45,443 코토코 와 있어? 1386 01:46:45,532 --> 01:46:48,310 예, 하와이에서 찍은 사진을 가지고 왔어요 1387 01:46:48,501 --> 01:46:50,472 또 하와이에 간 거야? 1388 01:46:51,804 --> 01:46:53,376 어서 오세요 1389 01:46:53,540 --> 01:46:55,511 세가와 군에게 확실하게 상 준 거죠? 1390 01:46:56,276 --> 01:46:57,587 만장일치라고 1391 01:46:57,777 --> 01:46:59,554 수상하고 말고 할 것도 없어 1392 01:46:59,679 --> 01:47:02,492 늦어서 이부자리는 서재에 펴 두었어요 1393 01:47:03,816 --> 01:47:05,457 코토코, 너는 하루 묵고 가려고? 1394 01:47:05,552 --> 01:47:07,625 - 오랜만이니까요 - 그래 1395 01:47:11,591 --> 01:47:15,507 이거, 노리 언니 새 남자친구예요 1396 01:47:17,997 --> 01:47:22,505 3년 동안 세 번째인가? 의외로군 1397 01:47:29,576 --> 01:47:32,252 오늘 밤은 시계소리가 크군 1398 01:47:33,313 --> 01:47:34,658 그래요? 1399 01:47:35,448 --> 01:47:38,659 응, 너무 잘 들려 1400 01:47:46,492 --> 01:47:47,666 엄마, 이거 봤어? 1401 01:47:51,664 --> 01:47:54,943 - 열어둬도 돼 - 별일이네 1402 01:47:55,468 --> 01:47:57,643 가볍게 비평글이나 쓸거니까 1403 01:48:03,876 --> 01:48:06,689 최근에 서재 문을 자주 열어 놓으셔 1404 01:48:06,879 --> 01:48:09,726 내가 나가고 집이 조용해서 그러시나 1405 01:48:09,749 --> 01:48:11,219 그런가 보네 1406 01:48:14,887 --> 01:48:18,428 3년간 할머니도 이즈에서 얌전하시고 1407 01:48:19,425 --> 01:48:22,499 뭔가 집 전체가 활기를 잃은 느낌이야 1408 01:48:22,629 --> 01:48:25,305 우리가 늙었다고 말하는 거 같네 1409 01:48:25,498 --> 01:48:27,844 모두가 구제받았다는 말이야 1410 01:48:32,839 --> 01:48:35,549 - 정말이네 - 응? 1411 01:48:37,010 --> 01:48:39,959 오늘 밤은 시계소리가 잘 들려 1412 01:49:01,534 --> 01:49:02,845 아버지 1413 01:49:03,436 --> 01:49:04,007 응 1414 01:49:04,103 --> 01:49:06,449 시가코 고모가 전화로... 1415 01:49:07,640 --> 01:49:08,814 돌아가셨니? 1416 01:49:09,108 --> 01:49:11,454 할머니가 상태가 갑자기 나빠져서 1417 01:49:11,544 --> 01:49:13,515 지금 의사를 불러서 진정 주사를 놓는다고 1418 01:49:13,613 --> 01:49:16,619 - 전화, 서재로 돌려 줘 - 예 1419 01:49:20,687 --> 01:49:22,430 자동차 준비하는 게 좋을 거 같아 1420 01:49:22,555 --> 01:49:24,867 아침에 제일 먼저 전세 승용차 준비하자 1421 01:49:28,594 --> 01:49:31,566 누마즈 기념관 행사가 25일에 있으니까 1422 01:49:31,898 --> 01:49:34,847 그날 입을 검정 정장은 넣어두었어요 1423 01:49:36,703 --> 01:49:37,615 자동차는 어찌되었어? 1424 01:49:37,704 --> 01:49:38,844 7시 출발이요 1425 01:49:38,938 --> 01:49:41,716 먼저 아버지랑 쿠와코 고모 그리고 제가 출발해요 1426 01:49:43,409 --> 01:49:44,413 쿠와코는 언제 오지? 1427 01:49:44,711 --> 01:49:46,556 슬슬 오실 거 같은데... 1428 01:49:47,013 --> 01:49:48,085 알았어 1429 01:49:49,716 --> 01:49:50,993 당신은 이제 자 1430 01:49:52,118 --> 01:49:53,998 잠이 안 올 것 같아요 1431 01:49:54,587 --> 01:49:56,967 할머니, 오늘밤만 버티면 1432 01:49:57,090 --> 01:49:59,561 5년이고 10년이고 살아주실 거... 1433 01:50:04,997 --> 01:50:06,035 나 왔어 1434 01:50:07,467 --> 01:50:10,416 잠깐... 모두 뭐 하는 거야? 1435 01:50:10,570 --> 01:50:12,074 전화가 울리고 있잖아 1436 01:50:42,635 --> 01:50:43,843 여보세요 1437 01:50:46,506 --> 01:50:47,976 지금... 1438 01:50:49,642 --> 01:50:51,886 어머니가 숨을 거두셨어 1439 01:50:53,880 --> 01:50:57,159 오전 1시 48분이었어 1440 01:50:59,519 --> 01:51:02,434 어머니께서 유가시마에서 극락왕생할 수 있었던 건 1441 01:51:04,056 --> 01:51:06,061 너희 부부 덕분이야 1442 01:51:08,761 --> 01:51:10,641 마음 속 깊이 감사하고 있어 1443 01:51:17,970 --> 01:51:19,815 어머니도 기뻐하실 거야 1444 01:51:23,943 --> 01:51:29,759 가장 큰 신세를 진 너희들이 마지막까지 간호를 해 주었으니까... 1445 01:51:33,219 --> 01:51:34,826 고맙구나 1446 01:51:36,923 --> 01:51:40,532 긴 세월, 정말 수고 많았다 1447 01:52:02,048 --> 01:52:03,723 지금 갑자기 1448 01:52:04,884 --> 01:52:07,856 우바스테 정경이 머릿속에 떠올랐어 1449 01:52:12,058 --> 01:52:14,973 내 발걸음이 휘청대고 있어 1450 01:52:17,129 --> 01:52:22,206 어머니를 업고 여기저기 돌아다녔거든 1451 01:52:26,305 --> 01:52:29,721 어머니를 버리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1452 01:52:31,878 --> 01:52:34,554 적당한 장소가 눈에 띄지 않아 1453 01:52:38,818 --> 01:52:41,198 그러니까 어머니가 화를 내셔 1454 01:52:43,890 --> 01:52:46,031 찾는 방법이 잘못되었다고... 1455 01:52:51,864 --> 01:52:57,111 어머니 한 분을 위해서 묻을 장소 정도는 1456 01:53:00,172 --> 01:53:02,177 찾아 달라며... 1457 01:53:03,142 --> 01:53:05,590 죄가 되지는 않을 거라고 1458 01:53:41,681 --> 01:53:43,629 틀니 찾았어? 1459 01:53:44,083 --> 01:53:47,135 아무리 찾아도 없어 1460 01:58:22,000 --> 01:58:26,480 Origin by Michael Archang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