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00:00:26,979 --> 00:00:34,207
오늘 아침 일찍
우린 함께 마을을 나섰네
2
00:00:34,209 --> 00:00:39,977
마침 동이 텄고
나는 아침 햇살을 받으며
3
00:00:40,013 --> 00:00:43,314
새처럼 노래했네
4
00:00:43,315 --> 00:00:46,824
오늘 아침 일찍
5
00:00:46,825 --> 00:00:54,054
밭고랑 앞에 선 나는
먹을 걸 줍는 작은 개미
6
00:00:54,124 --> 00:01:01,144
좋은 눈으로 잘 살펴
한 줌씩 더 얻기도 하지
7
00:01:03,995 --> 00:01:10,842
아, 주님께서는 얼마나
고된 일을 내리시는지
8
00:01:10,843 --> 00:01:13,656
일어섰다가 다시
쪼그려 앉네
9
00:01:13,657 --> 00:01:16,055
화병 넘어지겠다
안에 돌을 넣어
10
00:01:23,320 --> 00:01:24,293
이놈의 바람!
11
00:01:24,467 --> 00:01:26,621
글자가 반짝반짝 빛나게 닦아
12
00:01:27,735 --> 00:01:29,437
이 동네는 과부가 넘쳐나네요
13
00:01:29,507 --> 00:01:31,869
이 지역 여자들은
남자들보다 장수해
14
00:01:32,357 --> 00:01:34,789
- 불쌍한 엄마 빼고는
- 엄마가 복 받은 거지
15
00:01:34,860 --> 00:01:36,631
언니, 그런 소리 하지 마
16
00:01:36,632 --> 00:01:39,898
누구보다 열렬히 사랑한
아빠 품에서 돌아가셨잖아
17
00:01:39,899 --> 00:01:40,871
불에 타서 돌아가신 거야
18
00:01:40,872 --> 00:01:41,359
이레네, 고이 잠들다
1941-2002
불에 타서 돌아가신 거야
19
00:01:41,360 --> 00:01:43,096
이레네, 고이 잠들다
1941-2002
20
00:01:43,097 --> 00:01:45,007
이레네, 고이 잠들다
1941-2002
가장 고통스럽게 돌아가신 거지
21
00:01:45,009 --> 00:01:45,980
이레네, 고이 잠들다
1941-2002
22
00:01:45,981 --> 00:01:46,989
두 분 다 주무시고 계셨잖아
23
00:01:47,754 --> 00:01:48,935
아무것도 모르셨을걸
24
00:01:48,936 --> 00:01:51,716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그런 소리를 해?
25
00:01:52,447 --> 00:01:53,697
어서 와, 아구스티나
26
00:01:56,687 --> 00:01:58,042
안녕, 아구스티나
27
00:01:58,634 --> 00:02:00,440
- 안녕하세요, 마놀라
- 반가워
28
00:02:00,789 --> 00:02:03,081
- 엄마, 더 챙길 거 있어요?
- 내가 가져올게
29
00:02:03,082 --> 00:02:05,063
이렇게 만나네!
30
00:02:05,064 --> 00:02:06,348
세상에!
31
00:02:07,496 --> 00:02:09,094
- 얘가 파울라야?
- 그럼!
32
00:02:09,095 --> 00:02:11,388
- 아주 다 컸네
- 입맞춤해줘
33
00:02:12,085 --> 00:02:14,655
너희 아버지 눈을 빼닮았어
34
00:02:15,942 --> 00:02:18,200
- 어떻게 지냈어?
- 잘 못 지냈지
35
00:02:18,201 --> 00:02:19,278
그런 소리 마
36
00:02:21,469 --> 00:02:23,414
나도 내 무덤 좀 치워야지
37
00:02:23,415 --> 00:02:25,673
바람이 이렇게 불면
치울 수도 없지만
38
00:02:25,674 --> 00:02:29,010
- 그래도 잘 해놨네
- 청소하면 마음이 편해져
39
00:02:29,011 --> 00:02:32,451
여기 와서 혼자 앉아 있으면
시간이 잘 간다니까
40
00:02:32,939 --> 00:02:35,266
우린 가볼게
파울라 이모 봐야 해
41
00:02:35,719 --> 00:02:38,498
- 나중에 놀러 와
- 알았어
42
00:02:38,917 --> 00:02:40,688
파코는 잘 지내?
43
00:02:41,176 --> 00:02:43,607
잘 지내, 일 때문에
마드리드에 있어
44
00:02:46,563 --> 00:02:47,222
엄마
45
00:02:47,537 --> 00:02:50,386
정말 아구스티나 아줌마는
자기 무덤을 치우는 거예요?
46
00:02:50,387 --> 00:02:52,401
그래, 여기 관습이야
47
00:02:52,402 --> 00:02:55,009
미리 묫자리를 사놓고
죽을 때까지 가꾸지
48
00:02:55,010 --> 00:02:56,502
자기 집처럼 말이야
49
00:02:56,503 --> 00:02:59,422
- 왠지 소름 끼쳐요
- 여기 전통이야
50
00:03:00,918 --> 00:03:02,690
- 내가 운전할까?
- 그래
51
00:03:27,228 --> 00:03:29,522
파울라 이모!
52
00:03:29,523 --> 00:03:31,712
- 누구세요?
- 저 라이문다예요
53
00:03:31,713 --> 00:03:34,388
- 여기서 종일 있으면 안 돼
- 재촉하지 마
54
00:03:34,389 --> 00:03:36,369
난 어두운 데
들어가기 싫다고
55
00:03:36,370 --> 00:03:38,732
할머니께 잘해 드려
비웃으면 안 돼
56
00:03:38,734 --> 00:03:41,756
- 알았어요
- 아직 엄마 냄새가 나네
57
00:03:41,757 --> 00:03:43,355
안녕하세요, 이모!
58
00:03:44,954 --> 00:03:48,255
이렇게 날씬하다니
애는 낳았고?
59
00:03:48,256 --> 00:03:51,245
- 14년 전에요
- 시간이 잘도 가네
60
00:03:51,246 --> 00:03:52,426
얘네는 누구야?
61
00:03:52,427 --> 00:03:55,102
누구겠어요?
솔레와 제 딸 파울라죠
62
00:03:55,103 --> 00:03:56,667
나와 이름이 같구나
63
00:03:58,510 --> 00:04:00,073
네가 솔레고?
64
00:04:02,716 --> 00:04:04,730
식탁으로 갈까?
65
00:04:06,504 --> 00:04:10,570
- 솔레는 엄청 뚱한 얼굴이네
- 이모도 참...
66
00:04:13,907 --> 00:04:17,139
바람이 수풀까지
불덩이를 날려보내서
67
00:04:17,488 --> 00:04:21,622
결국 13년 만에
가장 큰 화재로 이어졌습니다
68
00:04:22,284 --> 00:04:25,237
- TV 좀 꺼도 되죠?
- 그래, 어차피 안 보여
69
00:04:26,698 --> 00:04:28,609
화재는 끔찍하지
70
00:04:28,610 --> 00:04:30,624
우리 엄마 아빠가
화재로 돌아가셨으니까
71
00:04:30,625 --> 00:04:33,682
- 내가 여기 왜 들어왔지?
- 글쎄요
72
00:04:34,726 --> 00:04:36,428
- 이야기 나누려고요?
- 아니야
73
00:04:36,917 --> 00:04:39,105
- 뭐 드시려고요?
- 그래!
74
00:04:39,106 --> 00:04:40,599
찬장 안을 보렴
75
00:04:42,165 --> 00:04:44,249
난 다리 힘이 없단다
76
00:04:45,293 --> 00:04:47,099
자, 과자 먹어
77
00:04:47,100 --> 00:04:49,115
꼭 엄마 요리 같지?
어서 먹어
78
00:04:50,159 --> 00:04:52,973
그나저나 묘지는 어떻든?
79
00:04:53,495 --> 00:04:55,441
네 엄마가 아주
좋아하고 있을 거야
80
00:04:56,415 --> 00:04:58,256
묘비는 제대로 잘 닦았니?
81
00:04:58,257 --> 00:04:59,334
물론이죠
82
00:05:00,065 --> 00:05:01,767
네 엄마는 묘비가
깨끗해야 좋아해
83
00:05:01,768 --> 00:05:04,269
할 수만 있다면
직접 청소할 거다
84
00:05:04,270 --> 00:05:06,146
물론 그건 불가능하지만
85
00:05:07,989 --> 00:05:09,761
그럼요, 엄마는 못 하시죠
86
00:05:11,117 --> 00:05:13,271
이렇게 큰 집에서
혼자 적적하지 않으세요?
87
00:05:13,272 --> 00:05:14,940
아니
88
00:05:14,941 --> 00:05:18,380
요양원에 가시는 게 나아요
거기서 이모를 돌봐줄 거예요
89
00:05:18,381 --> 00:05:20,084
난 여기 생활에 만족해
90
00:05:20,953 --> 00:05:23,107
- 화장실 다녀올게요
- 그래, 다녀와
91
00:05:25,332 --> 00:05:28,877
혼자 사시면 안 돼요
이모가 걱정된다고요
92
00:05:28,878 --> 00:05:31,623
- 식사는 어떻게 해결하세요?
- 잘 해결하지
93
00:05:31,693 --> 00:05:35,029
빵은 아구스티나가 갖다 주고
네 엄마가 요리를 해
94
00:05:35,030 --> 00:05:38,262
필요한 게 있을 때
가게에 전화하면 배달해 줘
95
00:05:38,853 --> 00:05:39,825
전혀 문제 없어
96
00:06:26,922 --> 00:06:28,728
세상에, 이런 게 다 있네요
97
00:06:30,154 --> 00:06:31,162
이것 봐
98
00:06:31,962 --> 00:06:33,455
네 이름이 적혀 있어
99
00:06:35,854 --> 00:06:36,931
이제 가는 거야?
100
00:06:38,010 --> 00:06:39,051
그래
101
00:06:40,407 --> 00:06:41,763
이제 갈게요
102
00:06:41,764 --> 00:06:43,848
나는 다리 힘이 없어
103
00:06:44,405 --> 00:06:47,289
- 일어나지 마세요
- 어떻게 안 일어나겠어?
104
00:06:50,070 --> 00:06:53,301
다음에는 이모를 반드시
요양원에 모시고 갈 거예요
105
00:06:53,302 --> 00:06:55,352
그래, 다음에 하자
106
00:06:55,353 --> 00:06:57,612
네가 다시 오는 게
중요한 거지
107
00:06:58,065 --> 00:07:00,079
잘 걷지도 못하시네요
108
00:07:22,776 --> 00:07:24,652
- 몸조심하세요
- 그래
109
00:07:28,964 --> 00:07:30,978
조심해서 가렴!
110
00:07:30,979 --> 00:07:33,098
그럴게요
사랑해요, 이모
111
00:07:33,099 --> 00:07:33,863
그래
112
00:07:35,080 --> 00:07:37,269
- 아구스티나한테 갈까?
- 그래
113
00:07:46,654 --> 00:07:48,252
어서 들어와!
114
00:07:50,617 --> 00:07:52,111
어떻게 됐어?
115
00:07:52,459 --> 00:07:54,682
- 이모님은 잘 계셔?
- 아니
116
00:07:54,684 --> 00:07:55,899
안 좋으시지
117
00:07:55,900 --> 00:07:58,505
기력이 많이 쇠하셨어
어떻게 버티시나 몰라
118
00:07:58,506 --> 00:08:00,591
밖에 나가지 않으셔도
잘 살고 계셔
119
00:08:00,870 --> 00:08:05,284
매일 빵 하나를 다 드셔
빵값은 나한테 맡기시지
120
00:08:05,285 --> 00:08:06,569
정원으로 나가자
121
00:08:06,570 --> 00:08:08,864
상태가 너무 안 좋으시던데
122
00:08:09,351 --> 00:08:10,775
지금이 몇 년인지도 모르셔
123
00:08:11,332 --> 00:08:14,007
엄마가 살아 계신 것처럼
말씀하시고
124
00:08:14,009 --> 00:08:15,989
너희 어머니의 죽음을
못 받아들이셔
125
00:08:16,823 --> 00:08:18,143
살아 있다고 믿으시지
126
00:08:18,666 --> 00:08:20,611
잠깐 앉아서 놀다 가
127
00:08:20,612 --> 00:08:23,982
언니가 이모를 돌봐드리니까
매달 얼마라도 보내고 싶어
128
00:08:24,157 --> 00:08:25,964
돈은 한 푼도 안 받을 거야
129
00:08:26,555 --> 00:08:28,292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거라고
130
00:08:28,849 --> 00:08:30,343
내가 모시고 싶지만
131
00:08:30,344 --> 00:08:32,359
남편을 내쫓아야
겨우 방이 생길 거야
132
00:08:32,777 --> 00:08:34,305
무슨 수를 내고야 말 거야
133
00:08:34,306 --> 00:08:37,225
아침에 장 보러 갈 때마다
이모님 댁 창문을 두드려
134
00:08:37,782 --> 00:08:40,145
이모님이 대답하실 때까지
계속 기다리지
135
00:08:41,293 --> 00:08:43,029
늘 살펴보고 있어
136
00:08:43,030 --> 00:08:44,906
정말 고마워
137
00:08:46,993 --> 00:08:48,243
다른 누군가도
138
00:08:49,773 --> 00:08:51,962
우리 엄마한테
그렇게 해주기를 빌어
139
00:08:53,110 --> 00:08:54,638
지금 어디 계시든지 말이야
140
00:09:00,409 --> 00:09:01,138
이것 봐
141
00:09:01,799 --> 00:09:03,049
옛날 사람치고는 세련되셨지?
142
00:09:05,136 --> 00:09:06,699
이 마을에서는 유일한 히피셨어
143
00:09:08,125 --> 00:09:09,688
엄마의 플라스틱 장신구를 봐
144
00:09:12,226 --> 00:09:15,179
- 정말 예뻐요
- 고급 장신구야
145
00:09:20,046 --> 00:09:22,166
이걸 피울 때마다
엄마 생각이 나
146
00:09:22,167 --> 00:09:24,564
파울라 앞에서
그게 무슨 소리야?
147
00:09:25,295 --> 00:09:28,110
- 아직도 소식이 없어?
- 그래
148
00:09:28,527 --> 00:09:30,403
마치 땅이 집어삼킨 것 같아
149
00:09:30,821 --> 00:09:33,288
- 동생 브리히다는?
- 내 동생?
150
00:09:33,289 --> 00:09:35,895
마드리드에 살지
쓰레기 프로그램으로 스타가 됐어
151
00:09:39,197 --> 00:09:41,109
전화기 충전 요금 다 썼어요
152
00:09:41,492 --> 00:09:44,097
잘됐다, 한동안은
전화를 못 하겠네
153
00:09:44,168 --> 00:09:46,635
- 내 전화기 써도 돼
- 그랬다간 파산할걸
154
00:09:46,636 --> 00:09:47,851
그럼 안 되겠다
155
00:09:47,852 --> 00:09:51,744
아무튼 브리히다는
워낙 여기저기 출연해서
156
00:09:51,745 --> 00:09:53,725
마드리드 아파트에
계약금을 걸 만큼 벌었어
157
00:09:53,795 --> 00:09:55,254
앨범도 낼 거라더라
158
00:09:55,255 --> 00:09:58,521
- 노래를 즐겨 했으니까
- 라이문다도 그랬지
159
00:09:59,426 --> 00:10:01,093
그때 일 기억해?
160
00:10:01,094 --> 00:10:03,040
너랑 내 동생이랑
둘 다 열세 살이었지
161
00:10:03,041 --> 00:10:05,334
어린이 가수 오디션에
참가했잖아
162
00:10:05,648 --> 00:10:08,392
무슨 소리예요?
저는 처음 들어요
163
00:10:08,776 --> 00:10:10,999
네 외할머니 생각이었어
뭐든 다 해보는 분이셨지
164
00:10:11,869 --> 00:10:14,544
그나저나 언니 어머니가
나타나지 않는 건
165
00:10:14,545 --> 00:10:16,699
언니 동생 커리어를
생각해서 아닐까?
166
00:10:16,700 --> 00:10:17,916
아니
167
00:10:17,917 --> 00:10:20,592
엄마라면 TV 출연은
기꺼이 하실걸?
168
00:10:21,115 --> 00:10:22,399
엄청 좋아하실 거야
169
00:10:23,513 --> 00:10:26,536
- 한 대씩 줄까?
- 아니, 괜찮아
170
00:10:26,537 --> 00:10:29,351
내가 직접 키웠어
잘 자라고 있잖아
171
00:10:29,352 --> 00:10:30,532
아니, 됐어
172
00:10:31,854 --> 00:10:33,209
이만 가야지
173
00:10:33,592 --> 00:10:34,807
그래
174
00:10:34,809 --> 00:10:37,415
어머니 실종 신고는 했어?
175
00:10:37,416 --> 00:10:39,778
아니, 브리히다가 필요 없대
176
00:10:39,779 --> 00:10:42,106
TV에서 어머니 얘기를
자주 했으니까
177
00:10:42,107 --> 00:10:45,929
TV에 나와서 말하는 것보다
경찰 신고를 해야지
178
00:10:46,800 --> 00:10:48,154
모르겠어
179
00:10:50,137 --> 00:10:53,055
어머니가 가출하신 게
처음은 아니지?
180
00:10:53,056 --> 00:10:55,453
이렇게 오랫동안은 처음이야
181
00:10:55,802 --> 00:10:57,887
벌써 3년 반째잖아
182
00:10:57,888 --> 00:10:59,659
희망을 잃지 마
183
00:10:59,660 --> 00:11:02,336
몸도 잘 챙겨
안색이 안 좋아 보여
184
00:11:02,337 --> 00:11:03,969
꽃이 정말 예쁘네
185
00:11:03,970 --> 00:11:05,915
그래, 올해는 진딧물이 없었어
186
00:11:06,438 --> 00:11:08,314
그나저나 난 식욕이 영 없어
187
00:11:08,870 --> 00:11:10,990
- 담배 탓이겠지
- 그건 아니야
188
00:11:10,991 --> 00:11:13,457
이게 없었으면
아예 곡기를 끊었을걸
189
00:11:16,725 --> 00:11:18,289
눈이 네 외할아버지를 빼닮았어
190
00:11:21,766 --> 00:11:24,059
담배를 피워야
허기를 느끼고
191
00:11:24,060 --> 00:11:25,310
심신이 안정돼
192
00:11:28,787 --> 00:11:29,932
반가웠어
193
00:11:29,934 --> 00:11:31,288
조심해서 가!
194
00:11:45,470 --> 00:11:48,215
내가 위층에서 화장실 말고
또 뭘 봤는지 알아?
195
00:11:48,737 --> 00:11:49,952
뭘 봤는데?
196
00:11:51,030 --> 00:11:53,984
- 헬스용 자전거
- 소름 끼쳐!
197
00:11:54,645 --> 00:11:57,599
걷지도 못하시는데
왜 자전거를 갖고 계셔?
198
00:11:57,600 --> 00:12:00,031
내 말이 그거야
정신이 오락가락하셔
199
00:12:00,485 --> 00:12:02,499
그런 식으로
이모를 험담하지 마
200
00:12:03,196 --> 00:12:05,349
우리를 기억도 못 하셨는걸요
201
00:12:06,602 --> 00:12:07,713
바람 탓이야
202
00:12:08,618 --> 00:12:11,154
망할 동풍 때문에
다들 정신이 나가는 거지
203
00:12:12,823 --> 00:12:14,525
과자는 맛있어
204
00:12:15,847 --> 00:12:18,940
눈도 안 보이는 분이
이런 걸 어떻게 굽지?
205
00:12:44,661 --> 00:12:46,328
- 안녕, 레히나
- 그래
206
00:12:46,329 --> 00:12:48,935
- 일하러 가?
- 별수 없지, 뭐
207
00:12:48,936 --> 00:12:52,028
- 태워다주지 그래?
- 어디로 가는데?
208
00:12:52,029 --> 00:12:55,295
클럽에 가는데
번화가에서 내려줄 수 있어?
209
00:12:55,296 --> 00:12:57,102
- 알았어
- 고마워
210
00:12:57,103 --> 00:12:58,493
나중에 봐
211
00:13:15,038 --> 00:13:16,636
- 다녀왔어요, 아빠
- 그래
212
00:13:16,637 --> 00:13:17,470
뭐 했어?
213
00:13:25,500 --> 00:13:27,654
오늘 어땠어?
재미있게 놀다 왔어?
214
00:13:28,871 --> 00:13:32,172
묘지에서요?
지금 장난하세요?
215
00:13:35,684 --> 00:13:39,749
- 무슨 파티라도 벌였어?
- 나? 무슨 소리야?
216
00:13:40,967 --> 00:13:43,260
파울라, 제대로 앉아
다리 모으고!
217
00:13:45,590 --> 00:13:47,014
맥주 하나 더 갖다줘
218
00:13:47,988 --> 00:13:49,238
제정신이야?
219
00:13:51,220 --> 00:13:52,818
맥주 좀 갖다줘
220
00:13:53,305 --> 00:13:57,301
그만큼 마셨으면 됐잖아
내일 일하러 가야지
221
00:14:00,326 --> 00:14:02,724
내일 출근 안 해
모레도 마찬가지고
222
00:14:02,725 --> 00:14:03,801
어째서?
223
00:14:05,644 --> 00:14:06,651
해고됐어
224
00:14:07,209 --> 00:14:08,354
잠깐만 기다려
225
00:14:09,642 --> 00:14:11,100
내가 못 살아
226
00:14:12,735 --> 00:14:15,619
일요일에 일할 데 구해볼게
난 그날만 쉬니까
227
00:14:16,941 --> 00:14:21,005
나도 일 구할 테니까
경기는 편하게 보게 해줘
228
00:14:22,467 --> 00:14:26,150
이제 축구 볼 생각도 마
케이블 끊을 거니까
229
00:14:26,498 --> 00:14:29,556
없는 집이면
없는 집답게 살아야지
230
00:14:29,557 --> 00:14:31,502
파울라, 전화 좀 끊어!
231
00:14:32,686 --> 00:14:34,700
저녁 차려놨으니 알아서 먹어
232
00:15:07,338 --> 00:15:09,700
- 화났어?
- 아니
233
00:15:10,814 --> 00:15:12,724
이모가 걱정돼서 그래
234
00:15:13,942 --> 00:15:15,818
상태가 너무 안 좋으셔
235
00:15:16,722 --> 00:15:19,119
파울라와 솔레도
못 알아보셨어
236
00:15:21,762 --> 00:15:24,716
- 혼자 어떻게 사시나 몰라
- 그래도 잘 사시잖아
237
00:15:27,671 --> 00:15:29,060
나 좀 내버려둬
238
00:15:32,050 --> 00:15:33,578
왜 그래?
239
00:15:33,579 --> 00:15:36,220
피곤하단 말이야
그리고 일찍 일어나야 해
240
00:15:37,646 --> 00:15:39,452
내가 다 알아서 할게
241
00:15:41,955 --> 00:15:43,589
거머리처럼 달라붙지 좀 마
242
00:15:52,174 --> 00:15:53,528
거머리라고 부르지 마
243
00:15:54,468 --> 00:15:55,545
미안해
244
00:17:20,845 --> 00:17:22,165
여기서 뭐 해?
245
00:17:22,723 --> 00:17:24,841
- 엄마 기다렸죠
- 왜?
246
00:17:27,519 --> 00:17:30,611
빵 사다놓으라고
몇 번이나 전화했었어
247
00:17:31,377 --> 00:17:34,748
- 빵 살 생각 안 했지?
- 네
248
00:17:34,749 --> 00:17:38,466
홀딱 젖었잖아
길에 얼마나 서 있었어?
249
00:17:39,476 --> 00:17:40,795
한참 됐어요
250
00:17:43,229 --> 00:17:45,313
어디 갔다 왔어?
친구들 만났어?
251
00:17:46,566 --> 00:17:47,226
아뇨
252
00:17:48,546 --> 00:17:49,970
아무 데도 안 갔어요
253
00:17:51,432 --> 00:17:53,377
그럼 왜 전화 안 받았어?
254
00:17:55,673 --> 00:17:57,027
무슨 일이야?
255
00:18:01,337 --> 00:18:02,553
무슨 일 있어?
256
00:18:05,404 --> 00:18:07,454
무슨 일인지 어서 말해
257
00:18:14,093 --> 00:18:15,309
아빠는 어디 계셔?
258
00:18:19,159 --> 00:18:20,253
지금...
259
00:18:21,461 --> 00:18:22,816
어디 계셔?
260
00:18:24,590 --> 00:18:25,840
부엌에 있어요
261
00:18:36,929 --> 00:18:38,249
어떻게 된 거야?
262
00:18:40,091 --> 00:18:43,358
부엌에서 아빠한테
등을 돌리고 서 있었는데
263
00:18:44,958 --> 00:18:47,319
아빠가 갑자기 절 덮쳤어요
264
00:18:48,399 --> 00:18:49,927
술에 취해 있었어요
265
00:18:50,554 --> 00:18:54,306
이게 무슨 짓이냐고 했더니
자기는 제 아빠가 아니랬어요
266
00:18:56,080 --> 00:18:58,963
제가 밀어서 떼어냈는데
267
00:19:00,876 --> 00:19:03,482
도로 일어서더니
저를 끌어안았어요
268
00:19:05,568 --> 00:19:07,062
그래서 다시 떠밀었죠
269
00:19:13,910 --> 00:19:15,820
바지 지퍼를 내리고
270
00:19:15,821 --> 00:19:18,010
나쁜 짓이
아니라고 했어요
271
00:19:18,811 --> 00:19:20,617
자기는 내 아빠가
아니라면서요
272
00:19:25,728 --> 00:19:27,603
제가 서랍에서 칼을 꺼낸 다음
273
00:19:28,369 --> 00:19:29,480
위협했어요
274
00:19:30,315 --> 00:19:32,400
그냥 겁만 주려고 한 거예요
275
00:19:36,676 --> 00:19:38,378
그런데 절 믿지 않았어요
276
00:19:40,464 --> 00:19:42,410
그럴 용기도 없을 거라면서
277
00:19:44,601 --> 00:19:46,303
절 덮쳤어요
278
00:19:53,220 --> 00:19:54,923
엄마, 이제 어떡하죠?
279
00:19:59,407 --> 00:20:00,623
모르겠어
280
00:20:03,856 --> 00:20:06,427
폐렴 걸리기 전에
가서 옷 갈아입어
281
00:20:10,390 --> 00:20:11,258
파울라
282
00:20:12,024 --> 00:20:15,046
아빠는 엄마가 죽인 거로 하자
283
00:20:16,090 --> 00:20:18,383
넌 외출해서
아무것도 못 본 거야
284
00:20:20,157 --> 00:20:22,241
그걸 꼭 기억해야 해
285
00:22:09,051 --> 00:22:11,413
- 나가지 마
- 누구죠?
286
00:22:11,901 --> 00:22:13,151
나도 몰라
287
00:22:13,152 --> 00:22:14,089
방에 가 있어
288
00:22:16,350 --> 00:22:18,364
라이문다, 나 에밀리오예요
289
00:22:21,319 --> 00:22:22,674
지금 나가요!
290
00:22:30,252 --> 00:22:31,467
안녕하세요
291
00:22:31,468 --> 00:22:34,700
늦은 시간에 미안해요
내일 바르셀로나에 가는데
292
00:22:34,701 --> 00:22:38,418
누가 보러 올지 모르니
레스토랑 열쇠 좀 맡길게요
293
00:22:39,984 --> 00:22:42,763
보여주는 건 상관없지만
난 집에 거의 없어요
294
00:22:42,764 --> 00:22:44,675
그럼 파코는요?
매일 집에 있잖아요
295
00:22:45,093 --> 00:22:46,517
파코요?
296
00:22:48,013 --> 00:22:51,591
그이도 드디어 취직했어요
내일부터 일해요
297
00:22:51,906 --> 00:22:53,086
어디 다쳤어요?
298
00:22:53,783 --> 00:22:56,110
아뇨, 여자들만의 문제죠
299
00:22:56,980 --> 00:22:58,821
그런데 다시 생각해 보니
300
00:22:58,823 --> 00:23:01,810
그이가 일을 시작하면
내가 시간이 많아지겠네요
301
00:23:03,306 --> 00:23:06,051
- 열쇠 줘요, 내가 해줄게요
- 받아요
302
00:23:06,052 --> 00:23:08,414
이게 내 동생 집 전화번호고
303
00:23:08,415 --> 00:23:10,048
다른 건 내 휴대전화 번호예요
304
00:23:11,995 --> 00:23:14,080
- 내일 출발한다고요?
- 맞아요
305
00:23:15,784 --> 00:23:19,954
가게는 얼마에 내놨어요?
당신 레스토랑 마음에 드는데
306
00:23:19,955 --> 00:23:22,212
가게 주인은 당신 마음에
안 들어서 유감이네요
307
00:23:22,631 --> 00:23:24,125
에밀리오, 그만 해요
308
00:23:24,126 --> 00:23:27,287
임대는 5백만에 내놨지만
흥정도 가능해요
309
00:23:29,790 --> 00:23:31,666
당신이 가면 섭섭할 거예요
310
00:23:31,667 --> 00:23:33,231
나도 당신과 파울라가
그리울 거예요
311
00:23:37,299 --> 00:23:38,827
- 행운을 빌어요
- 고마워요
312
00:23:42,512 --> 00:23:45,257
- 에밀리오 씨가 여길 떠나요?
- 그래
313
00:23:46,335 --> 00:23:50,157
- 네 방으로 돌아가
- 엄마와 있고 싶어요
314
00:23:55,337 --> 00:23:57,282
나중에 엄마를 도와줘야 해
315
00:24:01,141 --> 00:24:02,391
받지 마
316
00:24:05,138 --> 00:24:07,049
분명히 네 친구겠지
317
00:24:10,978 --> 00:24:13,270
받아서 통화 못 한다고 해
318
00:24:13,271 --> 00:24:14,939
통화하기엔 시간이 늦었다고
319
00:24:18,415 --> 00:24:19,492
지금은 통화 못 해
320
00:24:19,667 --> 00:24:22,307
무슨 소리니?
나 솔레 이모야
321
00:24:23,004 --> 00:24:24,602
엄마 바꿔줄래?
322
00:24:24,603 --> 00:24:25,609
솔레 이모예요
323
00:24:26,201 --> 00:24:27,556
바쁘다고 해
324
00:24:29,016 --> 00:24:30,718
엄마는 지금 바쁘세요
325
00:24:30,719 --> 00:24:32,665
중요한 일이니까 바꿔줘
326
00:24:33,361 --> 00:24:34,785
엄마, 받아보세요
327
00:24:38,887 --> 00:24:43,753
지금 다림질할 게 넘쳐나
오후 내내 일하고 들어왔다고
328
00:24:43,754 --> 00:24:45,178
아구스티나가 전화했어
329
00:24:46,638 --> 00:24:47,958
파울라 이모가 돌아가셨어
330
00:24:48,689 --> 00:24:50,982
- 언제?
- 조금 전에
331
00:24:54,771 --> 00:24:56,716
파울라 할머니가 돌아가셨어
332
00:24:59,915 --> 00:25:03,216
이모를 모시고 와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333
00:25:05,268 --> 00:25:06,901
그렇게 혼자 돌아가시다니
334
00:25:07,250 --> 00:25:08,534
울지 마, 언니
335
00:25:09,404 --> 00:25:12,809
아구스티나가 걱정하지 말래
336
00:25:12,810 --> 00:25:15,520
우리가 도착하기 전에
입관 준비는 해놓을 거래
337
00:25:16,320 --> 00:25:18,335
이모가 다 준비해 두셨대
338
00:25:18,336 --> 00:25:21,429
관까지 선택하고
모든 비용을 지불하셨어
339
00:25:21,952 --> 00:25:23,340
정말 놀라워
340
00:25:23,341 --> 00:25:25,530
마지막 순간에
그렇게 정신이 멀쩡하셨다니
341
00:25:25,983 --> 00:25:27,825
난 장례식에 못 가
342
00:25:28,312 --> 00:25:29,736
정말 미안하지만
343
00:25:30,744 --> 00:25:32,064
지금 많이 바빠
344
00:25:32,065 --> 00:25:34,880
어떻게 장례식에 빠져?
사람들이 뭐라고 하겠어?
345
00:25:34,881 --> 00:25:36,931
도저히 갈 수가 없어
346
00:25:39,468 --> 00:25:41,762
- 너 혼자 다녀와
- 나 혼자서?
347
00:25:42,666 --> 00:25:43,708
말도 안 돼
348
00:25:44,195 --> 00:25:46,488
내가 죽은 사람
무서워 하는 거 알면서
349
00:25:46,489 --> 00:25:48,539
이모를 직접 볼 필요는 없어
350
00:25:48,540 --> 00:25:50,729
아구스티나한테 당부해둘게
351
00:25:50,730 --> 00:25:52,085
사람들이 언니를 찾으면?
352
00:25:52,503 --> 00:25:55,978
담낭 수술을 받았다고 하든지
아무렇게나 둘러대
353
00:25:56,639 --> 00:25:59,488
난 나중에 따로 갈게
지금은 갈 수가 없어
354
00:26:00,288 --> 00:26:03,241
어떻게 그럴 수 있어?
언니를 얼마나 예뻐하셨는데
355
00:26:03,729 --> 00:26:04,910
나도 이모를 사랑했어
356
00:26:06,406 --> 00:26:10,436
나중에 다 설명해줄게
그때 들으면 기가 찰걸
357
00:26:10,437 --> 00:26:11,861
벌써 기가 차거든?
358
00:26:12,175 --> 00:26:15,407
안정제라도 먹어
나도 한 알 먹을 거야
359
00:26:15,894 --> 00:26:17,735
내일 오전에 너 혼자 가
360
00:26:19,127 --> 00:26:21,107
- 알았어?
- 뭐...
361
00:26:41,823 --> 00:26:43,004
문 닫아
362
00:27:04,380 --> 00:27:05,526
기다려
363
00:28:11,183 --> 00:28:14,102
넌 여기 남아서 망을 봐
364
00:28:15,770 --> 00:28:18,515
내가 일했을 때랑
달라진 게 없어야 할 텐데
365
00:29:22,539 --> 00:29:24,728
냉동고
366
00:30:06,159 --> 00:30:07,826
다가오지 말고 거기 있어요
367
00:30:08,453 --> 00:30:09,564
미안합니다
368
00:30:11,407 --> 00:30:12,484
무슨 일이에요?
369
00:30:13,806 --> 00:30:15,612
레스토랑 영업하세요?
370
00:30:16,030 --> 00:30:17,106
아뇨
371
00:30:17,559 --> 00:30:18,949
왜 물으세요?
372
00:30:18,950 --> 00:30:20,338
이것 좀 도와줘요
373
00:30:22,634 --> 00:30:25,309
이 근처에서 영화를 찍는데
374
00:30:26,665 --> 00:30:29,098
모든 스태프가
식사할 만한 데를 찾아요
375
00:30:29,689 --> 00:30:32,504
이 근처에 그럴 만한
레스토랑이 있을까요?
376
00:30:34,729 --> 00:30:35,979
총 몇 명이죠?
377
00:30:36,676 --> 00:30:38,342
25명, 30명이요
378
00:30:40,916 --> 00:30:42,409
나 좀 도와줘요
379
00:30:45,052 --> 00:30:48,596
괜찮으면 내가 해줄게요
원래 문 닫으려고 했지만요
380
00:30:49,987 --> 00:30:51,793
식사 30명분이죠?
381
00:30:52,803 --> 00:30:53,879
몇 시에 오시죠?
382
00:30:54,506 --> 00:30:57,737
휴식이 3시 30분부터고
촬영지가 가까우니까...
383
00:30:57,738 --> 00:31:00,135
- 4시 정도요?
- 네
384
00:31:00,728 --> 00:31:02,116
그러면...
385
00:31:02,778 --> 00:31:04,550
식대는 얼마죠?
386
00:31:05,558 --> 00:31:06,913
1인당 10유로요
387
00:31:07,749 --> 00:31:09,068
그렇게 하죠
388
00:31:10,877 --> 00:31:15,498
아까 소리 질러서 미안해요
놀라서 그랬어요
389
00:31:17,862 --> 00:31:19,982
- 그럼 4시에 뵙죠
- 네
390
00:31:19,983 --> 00:31:21,476
- 감사합니다
- 고마워요
391
00:31:23,598 --> 00:31:25,021
10시네
392
00:31:30,306 --> 00:31:32,877
- 2킬로그램이에요
- 2킬로그램 더 주세요
393
00:31:35,206 --> 00:31:36,769
감자는 얼마예요?
394
00:31:36,770 --> 00:31:39,098
4킬로그램에 1.60유로요
395
00:31:40,315 --> 00:31:42,435
- 8킬로그램 주세요
- 네
396
00:31:47,406 --> 00:31:48,656
안녕, 레히나
397
00:31:48,657 --> 00:31:51,089
안녕, 무슨 짐이 그렇게 많아?
398
00:31:51,090 --> 00:31:53,349
식사를 30인분 준비해야 하거든
399
00:31:53,350 --> 00:31:56,893
- 100유로만 빌려줄래?
- 나도 돈 없어
400
00:31:56,894 --> 00:31:58,875
방금 돼지고기를 이만큼 샀거든
401
00:31:58,876 --> 00:32:01,933
그거라도 좋아
그거 내가 살게
402
00:32:01,934 --> 00:32:03,636
10.80유로에 샀는데
먹을 게 그것뿐이야
403
00:32:03,637 --> 00:32:06,382
돈을 내일 꼭 갚을게
부탁이야
404
00:32:06,383 --> 00:32:08,155
그럼 지금 갖다줄게
405
00:32:08,156 --> 00:32:10,310
- 고마워
- 오늘 다이어트해야겠네
406
00:32:10,311 --> 00:32:11,943
몸에도 좋을 거야
407
00:32:16,115 --> 00:32:18,304
안녕, 이네스
시댁에 잘 다녀왔어?
408
00:32:19,486 --> 00:32:21,398
어제 도착했어
어떻게 지냈어?
409
00:32:21,399 --> 00:32:24,942
혹시 소시지 안 가져왔어?
410
00:32:24,943 --> 00:32:27,376
그야 가져왔지
소시지가 기가 막혀
411
00:32:27,377 --> 00:32:30,260
우리 시어머니가 날 위해
특별히 주문하신 거야
412
00:32:30,261 --> 00:32:32,971
- 나 1.5킬로그램쯤 필요한데
- 어쩐 일로?
413
00:32:32,973 --> 00:32:35,856
- 30인분 요리해야 해
- 누가 오는데?
414
00:32:35,857 --> 00:32:37,803
말하자면 길어
나중에 설명할게
415
00:32:37,804 --> 00:32:40,096
그거 팔 수 있어?
내일 돈 갚을게
416
00:32:40,098 --> 00:32:42,773
- 그래, 상관없어
- 고마워
417
00:32:42,774 --> 00:32:45,240
혹시 디저트 같은 건
안 가져왔어?
418
00:32:45,867 --> 00:32:48,785
입에서 살살 녹는
쿠키를 가져왔지
419
00:32:48,786 --> 00:32:51,601
혈당과 콜레스테롤이
그렇게 높으면서
420
00:32:51,602 --> 00:32:53,512
어떻게 쿠키를 가져와?
421
00:32:53,513 --> 00:32:56,744
그게 내 낙이야
박스로 세 개 가져왔어
422
00:32:56,745 --> 00:32:58,275
먹으면 안 돼
423
00:32:58,276 --> 00:33:01,681
- 그럼 나눔이라도 할까?
- 나한테 팔면 되겠네
424
00:33:02,064 --> 00:33:03,801
맛 정도는 보게 해줘
425
00:33:03,802 --> 00:33:07,241
서너 개만 먹어
괜히 과식하지 말고
426
00:33:08,042 --> 00:33:10,578
- 전부 나한테 갖다줘
- 알았어
427
00:33:10,579 --> 00:33:11,794
- 고마워
- 이따 봐
428
00:33:11,795 --> 00:33:13,219
그래, 잘 가
429
00:33:15,271 --> 00:33:20,276
또띠야와 소시지
돼지고기와 샐러드
430
00:33:26,393 --> 00:33:29,694
돼지고기 드실 분?
아주 맛있어요
431
00:33:31,989 --> 00:33:33,170
드시겠어요?
432
00:33:44,224 --> 00:33:46,552
돼지고기 드실 분?
맛있어요
433
00:34:23,117 --> 00:34:24,437
아구스티나
434
00:34:29,442 --> 00:34:31,076
아구스티나 맞아?
435
00:34:38,480 --> 00:34:39,660
솔레
436
00:34:40,183 --> 00:34:41,467
내 딸아
437
00:34:44,666 --> 00:34:45,638
솔레
438
00:34:46,265 --> 00:34:47,967
너한테 할 말이 있어
439
00:35:08,370 --> 00:35:09,274
솔레!
440
00:35:17,373 --> 00:35:18,623
괜찮아
441
00:35:20,049 --> 00:35:21,473
진정해, 솔레
442
00:35:21,926 --> 00:35:23,245
아구스티나
443
00:35:24,776 --> 00:35:26,269
이모는 어디 계셔?
444
00:35:26,270 --> 00:35:28,181
위층, 우리 엄마 방에
445
00:35:29,016 --> 00:35:30,544
집에서 가장 좋은 방이야
446
00:35:31,588 --> 00:35:33,951
고인과 밤을 보내려면
거기가 제일 나을 것 같아서
447
00:35:34,473 --> 00:35:36,002
정말 고마워
448
00:35:38,053 --> 00:35:41,006
가자, 우리가 상주잖아
449
00:35:47,194 --> 00:35:49,139
-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450
00:35:49,870 --> 00:35:53,658
네 언니와 통화했어
막 수술했다며?
451
00:35:54,284 --> 00:35:56,090
그래, 하필 이럴 때
452
00:35:56,091 --> 00:35:58,281
너한테 이모님은
보여주지 말라고 당부했어
453
00:35:58,282 --> 00:36:01,235
걱정하지 마
안 봐도 괜찮으니까
454
00:36:06,692 --> 00:36:08,394
고인의 명복을 빌어요
455
00:36:21,048 --> 00:36:22,992
비센타의 따님이셔
456
00:36:25,600 --> 00:36:29,249
지금 많이 피곤할 테니
잠깐 쉬게 해주세요
457
00:36:30,117 --> 00:36:31,542
솔레, 이리 와
458
00:36:31,543 --> 00:36:32,863
이리 와서 쉬어
459
00:36:39,885 --> 00:36:41,275
늦은 밤이었어
460
00:36:42,770 --> 00:36:45,480
저녁을 먹고
TV를 보고 있었는데
461
00:36:46,698 --> 00:36:49,720
누가 문을 두드리는 거야
462
00:36:51,390 --> 00:36:54,656
내가 제대로
들은 건가 싶던 차에
463
00:36:55,353 --> 00:36:57,263
같은 소리가 또 들렸어
464
00:36:57,716 --> 00:37:00,009
그래서 내가 물었지
'누구세요?'
465
00:37:01,505 --> 00:37:03,137
목소리가 대답했어
466
00:37:04,250 --> 00:37:05,779
'아구스티나'
467
00:37:07,726 --> 00:37:09,185
난 두렵지 않았어
468
00:37:09,881 --> 00:37:12,730
밖에 나가보니 아무도 없었지
469
00:37:13,912 --> 00:37:17,527
너희 이모 댁을 보니까
문이 열려 있는 것 같았어
470
00:37:18,465 --> 00:37:19,925
왠지 이상해서
471
00:37:21,003 --> 00:37:22,288
안에 들어가 봤지
472
00:37:23,644 --> 00:37:24,964
이모님을 불렀지만
473
00:37:25,938 --> 00:37:27,571
대답이 없으셨어
474
00:37:28,998 --> 00:37:31,325
하긴, 어떻게 대답하시겠어?
475
00:37:32,508 --> 00:37:33,966
이모님 방에 들어가서
476
00:37:34,593 --> 00:37:36,920
침대에 누워 계시는
이모님을 발견했지
477
00:37:37,826 --> 00:37:39,875
작은 새처럼
얌전히 누워 계셨어
478
00:37:40,571 --> 00:37:43,351
그분의 영혼이
널 부르신 거야
479
00:37:43,352 --> 00:37:46,340
파울라 이모님의 영혼?
아니면 다른 분?
480
00:37:46,341 --> 00:37:47,904
둘 중 한 분이겠지
481
00:37:47,905 --> 00:37:50,267
아무도 못 봐서
누구라고 확신은 못 해
482
00:37:51,171 --> 00:37:53,326
근데 지금 얘기를 듣고 보니
483
00:37:54,023 --> 00:37:58,296
누군가, 또는 뭔가가
이모님이 돌아가신 걸 알리고
484
00:37:58,784 --> 00:38:00,938
내가 집에 들어갈 수 있게
문을 열어 둔 거야
485
00:38:01,773 --> 00:38:04,101
자, 부엌에 같이 가자
486
00:38:13,000 --> 00:38:14,980
아직 아무것도 못 먹었지?
487
00:38:14,981 --> 00:38:16,023
맞아
488
00:38:16,962 --> 00:38:20,054
어젯밤부터 못 먹었지만
난 괜찮아
489
00:38:20,055 --> 00:38:21,583
그럴 줄 알았어
490
00:38:22,662 --> 00:38:24,260
이걸 먹으면 든든해질 거야
491
00:38:24,330 --> 00:38:27,214
이제 그만 줘
이거면 충분해
492
00:38:34,514 --> 00:38:36,703
아까 한 얘기는 다 뭐야?
493
00:38:38,650 --> 00:38:40,317
그냥 수다 떤 거지
494
00:38:40,318 --> 00:38:41,916
시골 마을이 어떤지 알잖아
495
00:38:42,438 --> 00:38:44,488
우리 엄마 얘기를 하던데
496
00:38:44,489 --> 00:38:46,539
네 어머니를 봤다는
사람들이 있어
497
00:38:48,556 --> 00:38:51,717
파울라 이모를 돌보러
돌아오셨다는 거야
498
00:38:54,048 --> 00:38:55,784
네 앞에는 안 나타나셨어?
499
00:38:56,515 --> 00:38:58,078
응, 언니 앞에는?
500
00:38:58,427 --> 00:39:00,963
나도 못 봤지만
그런 일이 일어나긴 해
501
00:39:00,964 --> 00:39:02,214
그건 알아
502
00:39:03,014 --> 00:39:06,351
돌아가신 우리 할아버지도
할머니 앞에 나타나셨어
503
00:39:07,220 --> 00:39:08,853
처음에는 할머니도
겁에 질리셨지
504
00:39:09,966 --> 00:39:10,834
어서 먹어
505
00:39:12,364 --> 00:39:14,935
그러다가 할아버지께
원하는 게 뭐냐고 물었더니
506
00:39:14,936 --> 00:39:16,812
할아버지의 영혼이 말하길
507
00:39:16,813 --> 00:39:19,558
아직 못 지킨 약속이
있다고 하셨대
508
00:39:20,289 --> 00:39:22,234
할머니가 그 약속을
대신 지키고 나서
509
00:39:22,235 --> 00:39:25,014
마을 주민들을
다 데리고 묘지로 가셨어
510
00:39:25,015 --> 00:39:27,517
할아버지가 영면하시도록 말야
511
00:39:27,518 --> 00:39:29,290
그랬더니 다시는
나타나지 않으셨지
512
00:39:32,766 --> 00:39:33,948
받아
513
00:39:35,269 --> 00:39:37,040
이건 그냥 들은 얘기가 아니라
514
00:39:37,563 --> 00:39:38,917
내 경험담이야
515
00:39:40,065 --> 00:39:41,003
그래
516
00:40:12,493 --> 00:40:15,586
잠깐 이모님 댁에
들렀다 갈래?
517
00:40:15,587 --> 00:40:17,463
뭐 가져갈 물건 없어?
518
00:40:17,464 --> 00:40:19,235
아니, 나중에 언니가 올 거야
519
00:40:19,236 --> 00:40:23,024
장례식 잘 치렀고
마을 전체가 참석했다고 전해줘
520
00:40:24,173 --> 00:40:25,423
그렇게 할게
521
00:40:26,849 --> 00:40:28,898
이모님이 많이 보고 싶을 거야
522
00:40:33,661 --> 00:40:34,841
어서 가봐
523
00:41:38,448 --> 00:41:39,941
내보내줘, 솔레!
524
00:41:45,399 --> 00:41:47,901
어서 이거 열어봐
나 엄마란다
525
00:41:47,902 --> 00:41:49,430
널 해치지는 않을 거야
526
00:41:57,599 --> 00:41:59,231
엄마는 돌아가셨어요
527
00:42:02,742 --> 00:42:05,349
당신이 엄마라면
엄마의 유령이나 영혼이겠죠
528
00:42:05,350 --> 00:42:07,434
뭐든 좋으니까
일단 여기서 내보내줘
529
00:42:07,887 --> 00:42:10,110
네 차 트렁크 안에 있어
530
00:42:10,737 --> 00:42:15,081
엄마도 참, 무슨 짓을
하시는 거예요?
531
00:42:24,883 --> 00:42:26,133
솔레
532
00:42:26,864 --> 00:42:28,010
내 딸아
533
00:42:29,054 --> 00:42:30,582
무서워할 필요 없어
534
00:42:31,556 --> 00:42:32,911
난 네 엄마야
535
00:42:34,476 --> 00:42:36,734
솔레, 날 안아주지 않겠니?
536
00:42:50,012 --> 00:42:51,680
이제 손 내밀어 봐
537
00:42:51,681 --> 00:42:52,931
이거 받아
538
00:42:56,790 --> 00:42:59,083
- 이모 가방이잖아요
- 그래
539
00:43:04,367 --> 00:43:06,068
- 이게 다 뭐예요?
- 이모 물건이야
540
00:43:06,069 --> 00:43:08,224
옷과 귀중품들이지
541
00:43:08,225 --> 00:43:10,865
이웃 주민들이 오기 전에
내가 잘 숨겨뒀어
542
00:43:10,866 --> 00:43:14,028
아구스티나만 빼고
모두가 이모 짐을 뒤졌는데
543
00:43:14,029 --> 00:43:15,975
내가 먼저 가서 챙겼지
544
00:43:16,358 --> 00:43:19,519
아구스티나가 참 고생했어
선물이라도 하나 해줘
545
00:43:19,520 --> 00:43:21,014
네 언니보다 낫다
546
00:43:21,015 --> 00:43:24,212
걔가 안 온다니까
한바탕 난리가 났었어
547
00:43:24,213 --> 00:43:27,028
여자들이 한 말을 들었으면
기절초풍했을걸
548
00:43:27,862 --> 00:43:29,530
네가 와줘서 다행이었어
549
00:43:31,094 --> 00:43:33,075
여기까지 왔더니
피곤해 죽겠다
550
00:43:36,482 --> 00:43:40,339
- 여기서 주무시게요?
- 그럼, 달리 어딜 가겠니?
551
00:43:41,557 --> 00:43:44,440
이 몰골 좀 봐
네가 겁먹을 만하네
552
00:43:45,171 --> 00:43:47,256
너 아직도
불법 미용실 운영해?
553
00:43:47,257 --> 00:43:48,855
그걸로 먹고사는걸요
554
00:43:49,725 --> 00:43:52,469
- 저기가 손님 방이고?
- 네, 맞아요
555
00:43:53,617 --> 00:43:55,632
내일 내 머리 자르고
염색도 해줘
556
00:43:56,015 --> 00:43:58,621
그리고 선글라스도 필요해
557
00:43:58,623 --> 00:44:01,228
종일 집 안에만
틀어박혀 있기 싫어
558
00:44:01,229 --> 00:44:02,584
밖에 나가야지
559
00:44:03,106 --> 00:44:04,982
여기서야 아무도 날 모르지만
560
00:44:04,983 --> 00:44:08,458
그 마을에서는 현관문 밖으로
나가지도 못했어
561
00:44:08,459 --> 00:44:10,091
신선한 공기 좀 쐐야겠다
562
00:44:13,463 --> 00:44:15,096
여기 오래 계실 거예요?
563
00:44:16,279 --> 00:44:19,824
- 벌써 날 쫓아내려고?
- 아뇨, 그냥 여쭤보는 거예요
564
00:44:20,241 --> 00:44:24,377
신이 허락하실 때까지 머물 거야
그래도 괜찮겠지?
565
00:44:26,254 --> 00:44:28,616
내가 질리면 대놓고 말하렴
566
00:44:29,348 --> 00:44:30,911
하지만 남자와 헤어진 여자에게
567
00:44:30,912 --> 00:44:32,961
엄마만큼 좋은 친구가
또 있겠니?
568
00:44:34,040 --> 00:44:37,758
물론 남자 친구가 생겼다면
얘기가 다르지만
569
00:44:38,106 --> 00:44:39,321
아니에요, 엄마
570
00:44:40,296 --> 00:44:42,658
전 언제나처럼 혼자예요
571
00:44:42,659 --> 00:44:43,806
이젠 아니야
572
00:44:46,205 --> 00:44:47,420
전화받아
573
00:44:50,132 --> 00:44:52,494
- 집에 돌아왔어?
- 그래
574
00:44:52,495 --> 00:44:55,032
네가 통화권 밖이래서
아구스티나한테 연락했더니
575
00:44:55,033 --> 00:44:57,013
다 순조롭게 진행됐다더라
576
00:44:57,014 --> 00:44:58,646
마을 주민이 전부 참석했어
577
00:44:59,204 --> 00:45:03,200
종일 네 생각을 했어
나도 꼭 가고 싶었는데
578
00:45:04,001 --> 00:45:05,459
잠깐만, 솔레
579
00:45:05,877 --> 00:45:07,092
300유로요
580
00:45:08,623 --> 00:45:10,082
음료수 값은 얼마예요?
581
00:45:10,569 --> 00:45:12,236
그건 공짜로 드린 거예요
582
00:45:12,237 --> 00:45:15,364
- 내일도 같은 시간에 봬요
- 그러세요
583
00:45:15,365 --> 00:45:17,763
- 다들 음식에 만족했어요
- 다행이네요
584
00:45:17,764 --> 00:45:20,405
그리고 밥값을
조금 더 받아도 괜찮으니
585
00:45:20,406 --> 00:45:23,289
양을 더 늘려주실 수 있어요?
586
00:45:23,290 --> 00:45:26,557
내일은 목구멍까지
음식이 차오르도록 할게요
587
00:45:26,662 --> 00:45:28,851
- 그럼 내일 뵙죠
- 안녕히 가세요
588
00:45:32,049 --> 00:45:35,767
- 미안해, 솔레
- 이제 식당에서도 일해?
589
00:45:35,768 --> 00:45:38,339
그래, 에밀리오의 레스토랑을
내가 운영하거든
590
00:45:38,340 --> 00:45:40,773
- 세상에!
- 이제 이 일은 질렸대
591
00:45:40,842 --> 00:45:42,336
그뿐만이 아니야
592
00:45:43,624 --> 00:45:45,116
파코가 우릴 떠났어
593
00:45:45,117 --> 00:45:47,167
그래서 장례식에 못 간 거야
594
00:45:47,168 --> 00:45:49,183
네가 전화했을 때
싸우고 있었어
595
00:45:49,184 --> 00:45:50,921
뭔가 잘못된 것 같더라니
596
00:45:52,452 --> 00:45:55,821
- 혹시 맞았어?
- 아니, 폭력적이진 않았어
597
00:45:56,275 --> 00:45:57,803
우리를 떠난 것뿐이야
598
00:45:58,464 --> 00:45:59,541
영원히
599
00:46:00,376 --> 00:46:01,974
돌아올 테니 두고 봐
600
00:46:02,635 --> 00:46:03,989
아닐 거야
601
00:46:03,990 --> 00:46:05,276
왜 그렇게 확신해?
602
00:46:05,277 --> 00:46:07,049
이런 건 느낌으로 알거든
603
00:46:08,405 --> 00:46:10,733
아무튼 이만 끊을게
604
00:46:11,950 --> 00:46:13,269
알았어
605
00:46:13,270 --> 00:46:14,416
잘 지내
606
00:46:16,052 --> 00:46:18,935
우리 셋 다 남자 복은
지지리도 없구나
607
00:46:19,423 --> 00:46:22,133
언니나 저야 그렇지만
엄마까지요?
608
00:46:22,586 --> 00:46:23,696
내가 뭐?
609
00:46:24,080 --> 00:46:25,643
아빠의 사랑을 받으셨잖아요
610
00:46:26,131 --> 00:46:29,050
언니는 엄마가
복 받은 여자랬어요
611
00:46:29,051 --> 00:46:31,726
가장 사랑하는 남자 품에서
돌아가셨으니까요
612
00:46:31,727 --> 00:46:35,166
네 언니 말야, 나쁜 애는 아닌데
말버릇이 고약해
613
00:46:35,793 --> 00:46:37,321
난 네 아빠한테
눈이 멀어 있었고
614
00:46:37,427 --> 00:46:40,902
네 아빠는 그걸 이용해서
죽는 날까지 바람피웠어
615
00:46:41,702 --> 00:46:44,064
- 무슨 소리예요?
- 사실이야
616
00:46:44,065 --> 00:46:47,506
너희한테 알리기 싫어서
입 다물고 산 것뿐이다
617
00:46:47,854 --> 00:46:51,293
여기까지만 하자
죽은 사람 흉보기 싫으니까
618
00:46:52,129 --> 00:46:54,769
- 아빠도 나타나실까요?
- 안 그러길 바라야지
619
00:46:55,675 --> 00:46:56,994
네 남편은?
620
00:46:57,934 --> 00:46:59,114
그 사람이 왜요?
621
00:46:59,498 --> 00:47:01,756
여기 찾아오지는 않을까?
622
00:47:01,757 --> 00:47:02,868
그건 아닐걸요
623
00:47:03,286 --> 00:47:05,370
그 사람 소식
못 들은 지 2년째예요
624
00:47:05,824 --> 00:47:08,985
우리끼리만 있겠네
차라리 잘됐어
625
00:48:01,504 --> 00:48:05,187
- 돼지고기 값이 10유로였나?
- 10.80유로야
626
00:48:05,188 --> 00:48:08,003
- 3유로 더 얹어줄게
- 고마워
627
00:48:08,004 --> 00:48:12,104
쿠키도 세 상자가 아니라
네 상자 갚을게
628
00:48:12,105 --> 00:48:13,355
고마워
629
00:48:13,356 --> 00:48:15,510
- 네가 섭섭해하면 안 되니까
- 그래
630
00:48:16,832 --> 00:48:21,036
이거 옮기는 것 좀 도와줘
혼자서는 못 하겠어
631
00:48:21,037 --> 00:48:23,712
- 어디로 가져가게?
- 레스토랑으로
632
00:48:24,165 --> 00:48:26,736
이사는 네 전문이잖아
어떻게 하면 돼?
633
00:48:26,737 --> 00:48:30,038
이렇게 잡고 기울여
완전히 눕히지 말고
634
00:48:30,039 --> 00:48:33,410
- 이렇게 해야 문을 통과해
- 이러면 돼?
635
00:48:33,411 --> 00:48:36,712
이제 세워봐
조금만 오른쪽으로
636
00:48:36,713 --> 00:48:39,735
- 우린 아무것도 안 보여
- 내가 알려줄게
637
00:48:40,119 --> 00:48:42,620
조심해, 이쪽으로 갈 거야
638
00:48:42,621 --> 00:48:44,636
이리로 쭉 와
639
00:48:45,124 --> 00:48:46,548
너무 서두르지 마
640
00:48:48,356 --> 00:48:50,580
- 문까지 왔어?
- 다 왔어
641
00:48:51,519 --> 00:48:53,152
엘리베이터는 이쪽이야
642
00:48:53,605 --> 00:48:54,368
조심해
643
00:48:54,369 --> 00:48:56,870
- 잠깐만
- 아니, 똑바로 들어가야 해
644
00:48:56,941 --> 00:48:59,374
여기부터 내가 할게
645
00:48:59,443 --> 00:49:02,084
네가 받아
그래, 지금 좋아
646
00:49:02,085 --> 00:49:05,004
- 보통 힘든 게 아니네
- 조심해!
647
00:49:06,569 --> 00:49:07,888
세상에나
648
00:49:09,176 --> 00:49:11,294
아래층에 내려가서 불러
649
00:49:15,466 --> 00:49:17,794
냉동식품 안 쓴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
650
00:49:17,795 --> 00:49:20,506
매일 신선한 재료로
만든다는 거지
651
00:49:20,507 --> 00:49:21,931
모퉁이를 돌아
652
00:49:21,932 --> 00:49:24,641
- 원래 냉동고는?
- 고장 났어
653
00:49:24,642 --> 00:49:27,005
이 레스토랑을
받아서 운영하게?
654
00:49:27,006 --> 00:49:30,551
그래, 적어도 여기서
촬영이 끝날 때까지는
655
00:49:30,552 --> 00:49:32,149
그다음에 두고 봐야지
656
00:49:32,150 --> 00:49:35,694
그럼 나한테 일 시켜
디저트는 끝내주게 만드니까
657
00:49:35,695 --> 00:49:38,405
밤에 음료수 서빙해도 되고
658
00:49:38,406 --> 00:49:41,985
밤에 일할지는 몰라도
두 사람만 믿을게
659
00:49:41,986 --> 00:49:43,758
- 맡겨줘
- 고마워
660
00:49:47,582 --> 00:49:48,763
엄마
661
00:49:48,764 --> 00:49:49,284
응?
662
00:49:52,413 --> 00:49:55,610
저한테 뭔가
바라는 게 있으세요?
663
00:49:55,611 --> 00:49:56,965
머리를 잘라줘
664
00:49:58,427 --> 00:49:59,677
그게 아니라요
665
00:50:00,546 --> 00:50:04,682
살아 계실 때
이루지 못한 게 있어서
666
00:50:04,683 --> 00:50:06,940
편히 잠들지
못하신 거 아니에요?
667
00:50:08,158 --> 00:50:10,660
누구나 생전에
하지 못했던 일이 있지
668
00:50:11,530 --> 00:50:12,850
아님 제대로 못 하거나
669
00:50:13,858 --> 00:50:15,734
나도 예외는 아니야
670
00:50:16,986 --> 00:50:18,898
이제 와서
해결 가능한지도 모르겠고
671
00:50:19,767 --> 00:50:23,241
해결책이 있다면
내가 직접 해결해야지
672
00:50:26,092 --> 00:50:29,845
곧 손님들이 오실 텐데
어떡할 거예요?
673
00:50:29,846 --> 00:50:32,800
손님을 받아야지
내가 도와줄게
674
00:50:32,801 --> 00:50:36,206
엄마라고 말할 순 없어요
다들 제가 고아인 줄 알거든요
675
00:50:36,798 --> 00:50:39,856
- 난 외국인인 척할게
- 외국인요?
676
00:50:40,413 --> 00:50:41,559
어디 사람이요?
677
00:50:42,429 --> 00:50:44,131
- 도미니카?
- 안 돼요
678
00:50:44,584 --> 00:50:47,780
거기 출신 사람들이 많아서
억양이 다른 걸 알걸요
679
00:50:49,554 --> 00:50:50,561
중국인?
680
00:50:50,805 --> 00:50:54,905
- 마드리드에 중국인 많잖아
- 누가 중국인인 걸 믿어요?
681
00:50:55,636 --> 00:50:57,894
먼 나라 출신이어야죠
682
00:50:58,938 --> 00:51:00,050
러시아인!
683
00:51:03,665 --> 00:51:05,992
내가 정말 중국인보다
러시아인처럼 생겼니?
684
00:51:05,993 --> 00:51:08,774
네, 러시아인들은
우리와 비슷해요
685
00:51:09,643 --> 00:51:13,187
무슨 소리를 듣든지
입 다물고 계세요
686
00:51:13,640 --> 00:51:16,177
우리 대화를
이해하는 척해도 안 돼요
687
00:51:16,942 --> 00:51:19,027
일단 과정을 설명할게요
688
00:51:19,028 --> 00:51:21,112
방에서 머리를
자르고 말리고 염색하고
689
00:51:21,113 --> 00:51:22,781
여기서 머리를 감겨드려요
690
00:51:24,345 --> 00:51:28,411
손님 키가 크면 이걸 올리고
작으면 내려요
691
00:51:28,412 --> 00:51:29,210
그래
692
00:51:29,281 --> 00:51:31,782
이 타올은 미끄러짐 방지용이죠
693
00:51:32,791 --> 00:51:36,544
이걸 여기 둔 건
높으면 너무 불편해서예요
694
00:51:36,545 --> 00:51:38,004
그리고 너무 낮으면
695
00:51:38,005 --> 00:51:41,062
계속 구부려야 해서
허리가 아프죠
696
00:51:41,063 --> 00:51:43,774
그래, 나도 요통이 심하거든
697
00:51:43,775 --> 00:51:45,720
샴푸도 다 계량해서 써요
698
00:51:45,721 --> 00:51:46,971
앉으세요, 엄마
699
00:51:52,568 --> 00:51:54,235
- 괜찮으시죠?
- 그래
700
00:51:54,236 --> 00:51:56,981
수건은 한 장만 쓰세요
여러 장 걸치면 숨 막혀요
701
00:51:57,052 --> 00:51:58,476
나도 숨 막힐 거야
702
00:51:59,171 --> 00:52:01,848
이렇게 어깨에 걸쳐둔 수건은
703
00:52:01,849 --> 00:52:05,254
나중에 손님 등이 젖지 않게
머리를 말리는 데 써요
704
00:52:05,255 --> 00:52:08,312
모든 게 계획적이고
잘 정리돼 있구나
705
00:52:14,743 --> 00:52:17,140
- 어서들 와
- 안녕
706
00:52:19,053 --> 00:52:21,555
-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707
00:52:21,556 --> 00:52:23,188
러시아인이라 스페인어를 못 해
708
00:52:23,189 --> 00:52:26,977
- 거기 요즘 힘들게 살던데
- 불쌍해서 거둬줬어
709
00:52:27,499 --> 00:52:30,695
거리에서 구걸하는 걸 보니
엄마 생각이 나더라고
710
00:52:30,696 --> 00:52:32,746
나이 든 여자들
함부로 믿지 마
711
00:52:32,748 --> 00:52:34,380
특히 러시아인은
마피아가 많다고
712
00:52:34,381 --> 00:52:36,604
다들 남을 이용하려 들지
713
00:52:36,605 --> 00:52:39,281
부분 염색 할 거야?
이쪽으로 앉아
714
00:52:40,671 --> 00:52:43,069
머리 좀 감겨줘요
715
00:52:43,070 --> 00:52:46,232
- 러시아에서 미용실 했대
- 서로 대화는 어떻게 해?
716
00:52:46,233 --> 00:52:49,152
손짓으로 말해
다 알아듣는다고
717
00:52:49,153 --> 00:52:50,855
스페인어도 곧 하게 될 거야
718
00:52:50,856 --> 00:52:54,295
그래, 러시아 출신 톱모델이
얼마나 많은지 봐
719
00:52:54,296 --> 00:52:55,616
대단하지
720
00:53:00,205 --> 00:53:01,455
러시아인이에요?
721
00:53:01,839 --> 00:53:03,228
- 러시아
- 러시아
722
00:53:09,693 --> 00:53:10,631
물은
723
00:53:11,188 --> 00:53:12,334
안 뜨겁고
724
00:53:12,753 --> 00:53:13,863
안 차갑게
725
00:53:15,567 --> 00:53:16,679
좋아요
726
00:53:33,189 --> 00:53:34,092
안녕하세요
727
00:53:34,996 --> 00:53:35,900
안녕하세요
728
00:53:36,561 --> 00:53:38,367
내일은 촬영을 쉬어요
729
00:53:38,959 --> 00:53:42,016
그럼 우리도 쉬어야겠네요
휴식이 필요해요
730
00:53:42,852 --> 00:53:45,318
촬영은 다음 주에 끝나는데
731
00:53:45,319 --> 00:53:47,856
뒤풀이를 여기서 하고 싶어요
732
00:53:47,857 --> 00:53:48,968
그러세요
733
00:53:49,456 --> 00:53:52,096
식사로 준비할까요
아님 뷔페로 준비할까요?
734
00:53:53,209 --> 00:53:54,633
뷔페로 하면 좋겠네요
735
00:53:55,468 --> 00:53:58,213
테라스를 우리끼리만
쓰고 싶은데요
736
00:53:58,736 --> 00:54:00,889
상관없어요
마음대로 쓰세요
737
00:54:04,296 --> 00:54:06,451
긴장되니까
그렇게 보지 마세요
738
00:54:07,494 --> 00:54:08,536
나도 긴장돼요
739
00:54:09,510 --> 00:54:11,908
가서 음료수라도 드세요
일하는 중이에요
740
00:54:15,662 --> 00:54:18,199
네 이모 말야, 장례식 마치고
하는 짓이 좀 이상해
741
00:54:18,964 --> 00:54:21,466
아빠에 관해 물어보면
모른다고 대답해
742
00:54:21,467 --> 00:54:23,030
진짜 모르는걸요
743
00:54:23,031 --> 00:54:24,977
넌 모를수록 좋아
744
00:54:24,978 --> 00:54:27,340
그 문제로 계속
고민할 필요 없어
745
00:54:27,966 --> 00:54:28,765
안녕하세요
746
00:54:41,348 --> 00:54:42,911
- 어서 와
- 안녕
747
00:54:44,441 --> 00:54:46,282
- 지금 누가 와 있어?
- 아니
748
00:54:46,909 --> 00:54:49,167
- 화장실 좀 갈게
- 뭐 하러?
749
00:54:50,037 --> 00:54:52,087
소변 좀 보게
750
00:54:52,088 --> 00:54:54,693
변기가 고장 나서
배관공 기다리고 있어
751
00:54:54,694 --> 00:54:58,065
일 보고 물 부으면 되잖아
진짜 급하다고
752
00:55:00,777 --> 00:55:02,096
안녕
753
00:55:04,287 --> 00:55:05,537
넌 또 왜 그래?
754
00:55:06,408 --> 00:55:09,291
- 사춘기라서요
- 너만 힘든 게 아니거든
755
00:55:09,292 --> 00:55:12,211
- 머리 잘라줄게
- 또 왕창 자르려고요?
756
00:55:12,212 --> 00:55:14,991
- 끝만 자를게
- 1센티미터 미만으로요
757
00:55:22,361 --> 00:55:23,437
그런데 말이야
758
00:55:24,412 --> 00:55:26,044
아빠는 안 돌아오셨어?
759
00:55:26,045 --> 00:55:29,625
네, 영영 떠난다고 했어요
760
00:55:30,390 --> 00:55:33,968
정말 놀랍네
난 이해를 못 하겠어
761
00:55:37,063 --> 00:55:38,765
방귀 냄새가 나네?
762
00:55:44,988 --> 00:55:47,802
- 네 엄마도 그래
- 뭐가요?
763
00:55:47,803 --> 00:55:50,617
어릴 때부터 얼마나
골칫거리였는지 몰라
764
00:55:51,140 --> 00:55:54,093
그 당시에는 집에
화장실이 없었거든
765
00:55:54,719 --> 00:55:56,908
볼일은 마당에서 봤지
766
00:55:56,909 --> 00:55:59,029
우린 네 엄마를
계속 기다려야 했어
767
00:55:59,030 --> 00:56:01,983
온종일 닭하고 노느라
마당에 있었거든
768
00:56:03,513 --> 00:56:04,799
언니!
769
00:56:33,648 --> 00:56:34,863
언니?
770
00:56:39,660 --> 00:56:41,258
이 옷이 왜 여기 있어?
771
00:56:41,989 --> 00:56:43,169
엄마 거야
772
00:56:43,831 --> 00:56:44,838
그건 알아
773
00:56:47,273 --> 00:56:48,314
냄새가 나잖아
774
00:56:50,365 --> 00:56:51,234
무슨 냄새?
775
00:56:51,652 --> 00:56:53,250
화장실에도, 이 방에도 나
776
00:56:54,258 --> 00:56:57,212
엄마가 방귀를
뿡뿡 뀌신 것 같아
777
00:56:57,213 --> 00:56:58,671
방귀 냄새 안 나?
778
00:57:03,574 --> 00:57:05,762
엄마 방귀가 대단했지!
779
00:57:07,813 --> 00:57:11,254
그러고는 가장 먼저 웃어서
감추지도 못하셨어
780
00:57:15,148 --> 00:57:17,128
엄마 웃음소리까지
들리는 것 같아
781
00:57:19,701 --> 00:57:21,263
무슨 소리 하는 거야!
782
00:57:28,807 --> 00:57:30,926
이 옷들을 왜 가져왔어?
783
00:57:31,205 --> 00:57:32,977
이러니까 자꾸 악몽을 꾸지
784
00:57:33,777 --> 00:57:37,704
죽은 사람 옷은
나눠줘야 한다고
785
00:57:40,937 --> 00:57:42,986
파울라 이모의 여행 가방이야
786
00:57:58,871 --> 00:58:00,712
옛날 인형이네
787
00:58:10,307 --> 00:58:11,557
이모 보석함이잖아!
788
00:58:14,964 --> 00:58:18,161
이걸 뭐 하러 가져왔어?
789
00:58:19,239 --> 00:58:19,516
그냥...
790
00:58:19,517 --> 00:58:21,428
네가 가지려고 했겠지
791
00:58:21,845 --> 00:58:24,694
- 솔레, 너 정말...
- 괜한 생각 하지 마
792
00:58:25,530 --> 00:58:27,163
가방을 가져온 건 내가 아냐
793
00:58:28,415 --> 00:58:29,561
그럼 왜 여기 있는데?
794
00:58:31,926 --> 00:58:34,983
파울라 이모 집에 갔을 때...
795
00:58:36,339 --> 00:58:38,806
뭐?
796
00:58:39,850 --> 00:58:41,795
내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가 없다
797
00:58:42,978 --> 00:58:46,696
이모 장례식 끝난 지 얼마나
됐다고 물건을 훔쳐오니?
798
00:58:47,566 --> 00:58:48,886
염치도 없지
799
00:58:52,466 --> 00:58:54,308
언니, 이대로 가지 마
800
00:59:26,563 --> 00:59:28,578
냉장고를 새로 사야겠어
801
00:59:30,004 --> 00:59:32,088
창고에 있는 거 고쳐 써요
802
00:59:33,654 --> 00:59:35,216
그건 못 써
803
00:59:37,060 --> 00:59:38,762
모터가 돌아가고 있던데
804
00:59:39,666 --> 00:59:42,620
거긴 들어가면 안 된다니까
너도 마찬가지야
805
00:59:42,621 --> 00:59:44,949
문이 열려 있었어요
망치 찾으러 간 거예요
806
00:59:46,549 --> 00:59:48,007
또 들어간 사람 있어?
807
00:59:48,356 --> 00:59:49,502
없을걸요
808
00:59:55,899 --> 00:59:58,087
시체는 없애버렸다면서요
809
00:59:58,644 --> 01:00:00,137
버리지를 못했어
810
01:00:00,903 --> 01:00:02,987
나라고 그 사람을
거기 두고 싶겠니?
811
01:00:07,855 --> 01:00:12,093
파울라, 얼른 옷 입어
곧 다들 도착할 거야
812
01:00:16,475 --> 01:00:17,620
파울라!
813
01:00:21,096 --> 01:00:23,286
왜 아직도 그런 차림이야?
814
01:00:23,738 --> 01:00:27,561
- 파티에 갈 기분 아니에요
- 나도 그렇지만 일이잖아
815
01:00:28,952 --> 01:00:30,689
이러고 있지 말고
816
01:00:31,177 --> 01:00:33,469
어서 옷 갈아입자
엄마가 도와줄게
817
01:00:35,278 --> 01:00:36,389
왜 그래?
818
01:00:36,946 --> 01:00:39,482
시체가 창고에 있다니까
그 일이 잊히질 않아요
819
01:00:39,483 --> 01:00:40,942
너무 가까운 곳이잖아요
820
01:00:42,229 --> 01:00:45,321
그러다 네가 정신이 나가면
엄마도 미치는 거야
821
01:00:45,844 --> 01:00:48,519
아빠를 죽인 기분이
어떤지 모르시잖아요
822
01:00:50,224 --> 01:00:51,682
파코는 네 친아빠가 아니야
823
01:00:53,630 --> 01:00:54,880
거짓말하지 마세요
824
01:00:55,437 --> 01:00:59,085
절 위하는 건 알겠지만
거짓말은 하지 말라고요
825
01:00:59,086 --> 01:01:00,232
거짓말이 아니야
826
01:01:00,963 --> 01:01:02,665
파코는 널 자기 딸로
받아들였지만
827
01:01:03,257 --> 01:01:05,203
자기가 네 친부가
아니란 건 알고 있었어
828
01:01:11,078 --> 01:01:13,266
아빠가 아니란 게
사실이었어요?
829
01:01:13,337 --> 01:01:14,169
그래
830
01:01:15,075 --> 01:01:17,055
그래도 그가 한 짓은
용서할 수 없어
831
01:01:21,123 --> 01:01:24,318
언젠가 진실을 다 말해줄게
832
01:01:25,362 --> 01:01:28,038
여기 이러고 앉아 있는 게
무슨 소용이야?
833
01:01:29,082 --> 01:01:30,366
제 아빠는 누구예요?
834
01:01:32,557 --> 01:01:35,024
- 우리 마을 남자였어
- 저도 아는 사람이에요?
835
01:01:37,041 --> 01:01:38,291
이미 죽은 사람이야
836
01:01:40,412 --> 01:01:42,462
언젠가 전부 다 말해줄게
837
01:01:43,298 --> 01:01:44,374
약속해
838
01:01:45,001 --> 01:01:46,320
그 약속 꼭 지키세요
839
01:01:58,138 --> 01:02:01,369
- 모히토 두 잔요
- 모히토 두 잔 나갑니다!
840
01:02:01,370 --> 01:02:04,393
뭐 드릴까요?
이쪽도 모히토 두 잔요?
841
01:02:04,394 --> 01:02:07,765
- 레몬 얹었어요, 완벽하죠
- 고맙습니다
842
01:02:13,744 --> 01:02:15,655
술잔이 더 필요해
843
01:02:15,656 --> 01:02:17,496
따라가기도 벅차다
844
01:02:17,985 --> 01:02:19,687
오늘 파울라 예쁘지 않아?
845
01:02:25,249 --> 01:02:25,630
받아
846
01:02:26,500 --> 01:02:27,473
고마워
847
01:02:30,844 --> 01:02:32,442
정말 맛있다!
848
01:02:32,443 --> 01:02:34,424
더는 못 마시지만
정말 맛있다
849
01:02:34,425 --> 01:02:38,108
네 미모랑 모히토만 있으면
큰돈을 벌 수 있어
850
01:02:38,109 --> 01:02:42,139
밤에도 영업하면서
이 칙칙한 동네에
851
01:02:42,140 --> 01:02:43,600
생기를 불어넣자
852
01:02:43,601 --> 01:02:46,554
그 얘기는 나중에 하고
이 손님들부터 마무리 잘 하자
853
01:02:46,625 --> 01:02:48,187
모히토 드세요
854
01:02:49,405 --> 01:02:51,003
안 들키게 몸 숙이세요
855
01:02:51,490 --> 01:02:54,096
라이문다와 파울라를 보고 싶어
856
01:02:55,209 --> 01:02:57,329
저번에는 발밖에 못 봤어
857
01:02:57,330 --> 01:02:58,684
엄마 때문에 난리가 났었죠
858
01:03:00,492 --> 01:03:02,194
저기가 그 레스토랑인가?
859
01:03:03,933 --> 01:03:06,886
장사가 잘 된다고는 들었지만
저 정도일 줄 몰랐어요
860
01:03:07,409 --> 01:03:08,729
잘 돼야지
861
01:03:09,529 --> 01:03:11,301
그동안 고생했잖아
862
01:03:20,930 --> 01:03:23,465
차에 남아 계세요
들키지 않게 조심하시고요
863
01:03:23,466 --> 01:03:24,890
여기서는 아무한테도 안 보여
864
01:03:57,007 --> 01:03:58,431
여긴 웬일이야?
865
01:03:59,162 --> 01:04:00,378
잘 왔어!
866
01:04:00,379 --> 01:04:04,757
파울라 이모 물건 가져왔어
파티가 있는 줄은 몰랐어
867
01:04:04,758 --> 01:04:07,086
영화 촬영팀 뒤풀이야
868
01:04:07,087 --> 01:04:09,310
내가 식사를 맡았거든
869
01:04:09,728 --> 01:04:11,882
여행 가방부터 치우자
870
01:04:11,883 --> 01:04:13,377
왜 굳이 가져왔어?
871
01:04:13,378 --> 01:04:16,157
난 이모 물건을
가져갈 생각은 없었어
872
01:04:16,158 --> 01:04:17,790
언니한테 숨길 생각도 없었고
873
01:04:17,791 --> 01:04:20,467
그건 나도 알아
그때 한 말은 미안해
874
01:04:20,468 --> 01:04:22,170
내가 좀 막 내뱉잖아
875
01:04:22,171 --> 01:04:24,012
- 이모, 오셨어요?
- 안녕
876
01:04:25,473 --> 01:04:27,488
- 뭐 좀 드실래요?
- 아니
877
01:04:48,274 --> 01:04:52,791
저 멀리 불빛이
반짝이는 게 보여요
878
01:04:52,792 --> 01:04:55,015
내가 돌아갈 곳의 표식이죠
879
01:04:56,025 --> 01:04:57,344
이거 기억해?
880
01:04:57,902 --> 01:04:59,290
어떻게 잊겠어?
881
01:05:00,091 --> 01:05:02,002
언니 노래를 들은 게
얼마 만인지!
882
01:05:02,767 --> 01:05:04,817
전 난생처음 들어요
883
01:05:07,494 --> 01:05:08,779
정말이야?
884
01:05:08,780 --> 01:05:10,448
그럼요, 처음이에요
885
01:05:12,500 --> 01:05:15,869
- 엄마 노래 듣고 싶어?
- 그야 당연한 거 아니에요?
886
01:05:21,988 --> 01:05:22,926
좋았어
887
01:05:27,270 --> 01:05:28,626
믿을 수가 없어요
888
01:05:38,740 --> 01:05:40,964
- 어디 앉을까요?
- 거기 앉아요
889
01:05:47,464 --> 01:05:49,236
조용히 하고 앉으세요!
890
01:05:49,237 --> 01:05:50,523
이분이 노래하신대요
891
01:05:55,529 --> 01:05:56,779
안녕하세요
892
01:05:57,823 --> 01:05:59,767
이번 주에 저희 가게를
이용해주신
893
01:05:59,838 --> 01:06:02,375
영화 촬영팀에게
감사 인사를 드려요
894
01:06:03,175 --> 01:06:04,842
정말 감사합니다
895
01:06:05,608 --> 01:06:07,796
노래를 그만둔 지 오래됐지만
896
01:06:08,596 --> 01:06:10,925
오늘 다시 한번
불러보려고 해요
897
01:06:25,002 --> 01:06:28,720
지금 내 삶과 직면하려고
898
01:06:30,007 --> 01:06:33,448
돌아오는 과거와
899
01:06:33,449 --> 01:06:36,540
마주 서기가 두려워
900
01:06:36,959 --> 01:06:39,216
어린이 가수 오디션에서 부르라고
901
01:06:39,217 --> 01:06:41,580
너희 외할머니가
가르쳐주신 곡이야
902
01:06:41,581 --> 01:06:45,194
내 꿈을 옭아매는
903
01:06:45,821 --> 01:06:49,296
기억들로 가득 찬
904
01:06:49,298 --> 01:06:52,181
밤이 두려워
905
01:06:52,842 --> 01:06:55,517
하지만 달아나는 여행객은
906
01:06:55,518 --> 01:06:59,063
언젠가는 멈춰 서야 하지
907
01:06:59,064 --> 01:07:02,504
모든 것을 파괴하는 망각이
908
01:07:02,505 --> 01:07:06,084
내 옛 환상들을 죽였어도
909
01:07:06,085 --> 01:07:09,351
감춰둔 초라한 희망 한 조각이
910
01:07:09,352 --> 01:07:13,209
내 마음이 지닌 유일한 재산
911
01:07:13,418 --> 01:07:17,970
귀향
912
01:07:20,961 --> 01:07:23,392
찡그린 이마 아래
913
01:07:23,393 --> 01:07:25,652
시간의 눈발이
914
01:07:25,653 --> 01:07:27,633
내 눈썹을 하얗게 물들이네
915
01:07:27,634 --> 01:07:31,109
마음으로 느끼네
916
01:07:31,562 --> 01:07:35,002
인생은 찰나에 불과하고
917
01:07:35,003 --> 01:07:37,191
20년은 아무것도 아님을
918
01:07:37,192 --> 01:07:38,999
그늘 속을 떠도는
919
01:07:39,000 --> 01:07:44,664
열기 어린 시선은
그대를 찾고 그대를 부르네
920
01:07:45,500 --> 01:07:47,723
달콤한 기억에 매달린
921
01:07:47,724 --> 01:07:52,658
내 영혼이 또다시
흐느끼고 있더라도
922
01:08:28,807 --> 01:08:30,195
'아우토스 아미고스'입니다
923
01:08:30,718 --> 01:08:34,019
네, 안녕하세요
광고 보고 전화드렸는데요
924
01:08:34,020 --> 01:08:36,834
밴을 한 대 빌리고 싶어요
925
01:08:36,905 --> 01:08:39,371
차종과 기간은요?
926
01:08:39,373 --> 01:08:42,395
가장 싼 종류로요
하루만 빌리면 되고요
927
01:08:47,610 --> 01:08:48,478
여보세요?
928
01:08:49,383 --> 01:08:51,154
라이문다 씨 계십니까?
929
01:08:51,596 --> 01:08:52,622
전데요
930
01:08:53,066 --> 01:08:56,576
에밀리오 씨가 번호를 줬어요
레스토랑을 보고 싶은데요
931
01:08:56,577 --> 01:08:59,704
꼭 보고 싶거든요
전 카를로스라고 합니다
932
01:09:01,165 --> 01:09:02,311
그게...
933
01:09:03,251 --> 01:09:05,231
진작 연락하지 그러셨어요?
934
01:09:05,649 --> 01:09:08,706
이웃 주민이
운영하기로 했거든요
935
01:09:08,707 --> 01:09:11,035
에밀리오 씨는
그런 말씀 없던데요
936
01:09:12,149 --> 01:09:14,928
혹시 또 모르니까
얘기를 안 했겠죠
937
01:09:14,929 --> 01:09:17,153
가게를 맡기로 한 분과
통화 가능할까요?
938
01:09:18,301 --> 01:09:20,836
죄송한데 그 사람은
쉬는 날이에요
939
01:09:20,837 --> 01:09:23,930
에밀리오 씨한테 연락하면
잘 설명해 주실 거예요
940
01:09:25,043 --> 01:09:26,224
네, 감사합니다
941
01:09:27,407 --> 01:09:28,587
끊을게요
942
01:09:40,266 --> 01:09:43,220
- 여보세요?
- 에밀리오, 라이문다예요
943
01:09:43,290 --> 01:09:46,591
목소리 들으니 반갑군요
가게 보러 간 남자 있죠?
944
01:09:46,592 --> 01:09:50,206
네, 하지만 믿음이 안 가요
가게는 연막 같더라고요
945
01:09:50,207 --> 01:09:52,395
무슨 연막이요?
946
01:09:52,396 --> 01:09:55,802
마약이나 매춘 같은 걸
하려는 거 같아요
947
01:09:55,803 --> 01:09:59,590
장사가 잘 안 된다고 하니까
오히려 그게 좋다더군요
948
01:09:59,591 --> 01:10:01,989
왜 그런 소리를 해요?
949
01:10:03,658 --> 01:10:06,229
벌써 며칠째 당신에게
전화하려 했어요
950
01:10:06,856 --> 01:10:08,418
부디 이해해 줘요
951
01:10:09,428 --> 01:10:11,825
순서가 틀린 건 알고 있지만
952
01:10:13,842 --> 01:10:18,012
- 가게는 내가 운영해요
- 당신이요? 무슨 소리죠?
953
01:10:19,611 --> 01:10:21,523
5분만 주면 다 설명할게요
954
01:10:22,288 --> 01:10:24,477
당신은 선을 넘었어요, 라이문다
955
01:10:25,207 --> 01:10:27,813
- 네
- 내 신뢰를 저버렸죠
956
01:10:29,031 --> 01:10:30,629
변명이 되진 않겠지만
957
01:10:30,630 --> 01:10:33,653
촬영팀이 나타났을 때
난 절박했어요
958
01:10:33,654 --> 01:10:35,773
파코까지 우리를 떠나서...
959
01:10:35,774 --> 01:10:37,684
네? 파코가 떠났어요?
960
01:10:38,207 --> 01:10:41,334
네, 서로 크게 싸웠죠
961
01:10:41,335 --> 01:10:43,488
그때 떠나서
안 돌아올 것 같아요
962
01:10:43,941 --> 01:10:46,165
당신이 바르셀로나로 간
그날 떠났어요
963
01:10:47,417 --> 01:10:48,876
당신은 어떻게 지내요?
964
01:10:49,189 --> 01:10:51,795
나요? 제정신이 아니에요
965
01:10:51,796 --> 01:10:53,951
지푸라기라도 잡으려 하고 있죠
966
01:10:53,952 --> 01:10:57,217
이번 문제는
어떻게든 해결해 봅시다
967
01:10:58,435 --> 01:11:01,284
이번 달 월세가 얼만지
알려주면 송금할게요
968
01:11:01,841 --> 01:11:03,195
대신 며칠만 시간을 줘요
969
01:11:24,225 --> 01:11:26,205
- 여보세요?
- 라이문다
970
01:11:26,727 --> 01:11:28,916
- 네, 누구세요?
- 아구스티나야
971
01:11:28,917 --> 01:11:31,349
지금 마드리드인데
만날 수 있을까?
972
01:11:33,296 --> 01:11:36,180
오늘은 어렵겠어
엄청 바쁘거든
973
01:11:36,181 --> 01:11:37,258
내일은?
974
01:11:37,259 --> 01:11:40,177
안 돼, 이번 주 내내 바빠
975
01:11:40,178 --> 01:11:43,166
그런 소리 하지 마
나 지금 병원이야
976
01:11:43,688 --> 01:11:45,043
무슨 일인데?
977
01:11:45,044 --> 01:11:48,380
나 암에 걸렸어
어제 의사가 말해줬어
978
01:11:48,833 --> 01:11:50,153
꼭 만나고 싶어
979
01:11:51,508 --> 01:11:54,079
입원한 병원이 어디야?
그리로 갈게
980
01:11:54,080 --> 01:11:55,921
센트랄 병원에 있어
981
01:11:56,931 --> 01:11:58,840
복받을 거야, 라이문다
982
01:12:03,257 --> 01:12:04,368
감사합니다
983
01:12:05,412 --> 01:12:08,052
올라가, 엄마는 가볼게
이거 이모한테 줘
984
01:12:15,561 --> 01:12:17,749
- 안녕하세요, 이모
- 여긴 웬일이야?
985
01:12:18,098 --> 01:12:19,139
솔레!
986
01:12:19,836 --> 01:12:20,911
솔레!
987
01:12:21,608 --> 01:12:23,032
저거 네 엄마 목소리야?
988
01:12:23,762 --> 01:12:25,742
솔레, 창가로 나와!
989
01:12:28,455 --> 01:12:30,818
- 왜?
- 파울라 좀 맡아줘
990
01:12:30,819 --> 01:12:32,694
지금 일하는 중이야
991
01:12:32,695 --> 01:12:36,205
아구스티나 보러 병원 가야 해
암에 걸렸대
992
01:12:36,484 --> 01:12:38,638
어떡해, 불쌍하기도 하지
993
01:12:38,639 --> 01:12:41,454
이모의 여행 가방 가져왔어
네가 갖고 있어
994
01:12:42,115 --> 01:12:45,659
난 볼일 좀 보고
최대한 빨리 올게
995
01:12:45,660 --> 01:12:47,744
아구스티나한테 위로 전해줘
996
01:12:47,745 --> 01:12:50,699
- 나 만났다고 말해야 돼!
- 그래, 성가시네
997
01:12:54,071 --> 01:12:55,461
이제 들어가도 돼요?
998
01:12:57,442 --> 01:12:58,484
그래, 들어와
999
01:13:19,409 --> 01:13:20,659
몸은 좀 어때?
1000
01:13:24,588 --> 01:13:26,464
수술하려고 배를 열었다가
도로 닫았어
1001
01:13:27,542 --> 01:13:31,364
- 안 좋을 거란 건 짐작했어
- 희망을 잃지 마
1002
01:13:33,034 --> 01:13:34,840
꽃 정말 예쁘다
1003
01:13:35,606 --> 01:13:39,011
안 가져와도 되는데
저기다 놔둬
1004
01:13:42,939 --> 01:13:43,946
라이문다
1005
01:13:45,755 --> 01:13:47,283
부탁 하나만 할게
1006
01:13:47,770 --> 01:13:49,404
뭐든지 말만 해
1007
01:13:50,656 --> 01:13:52,010
문 좀 닫아줘
1008
01:13:56,356 --> 01:13:57,641
의자에 앉아봐
1009
01:14:08,973 --> 01:14:10,605
난 오래 못 버틸 거야
1010
01:14:12,031 --> 01:14:14,985
가기 전에 엄마가
어떻게 됐는지 알고 싶어
1011
01:14:17,071 --> 01:14:18,390
내가 뭘 해주면 돼?
1012
01:14:19,643 --> 01:14:23,049
살아 계신지
돌아가셨는지 말해줘
1013
01:14:24,753 --> 01:14:26,003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1014
01:14:26,594 --> 01:14:27,880
네 어머니께 여쭤봐
1015
01:14:29,757 --> 01:14:32,745
우리 엄마한테?
엄마는 돌아가셨어
1016
01:14:32,746 --> 01:14:34,275
맞아
1017
01:14:34,276 --> 01:14:38,167
하지만 다시 나타나서 네 이모가
돌아가실 때까지 돌봐주셨어
1018
01:14:38,168 --> 01:14:39,627
온 마을이 아는 얘기야
1019
01:14:40,810 --> 01:14:44,598
혹시 너희 앞에 나타나시면
우리 엄마 얘기를 여쭤봐
1020
01:14:45,085 --> 01:14:46,787
내가 바라는 건 그것뿐이야
1021
01:14:46,788 --> 01:14:49,359
그건 말도 안 되는 부탁이야
1022
01:14:49,951 --> 01:14:52,035
엄마가 나타나신 걸
직접 봤다는 거야?
1023
01:14:52,906 --> 01:14:55,928
- 아니
- 길 건너 살면서 못 봤지?
1024
01:14:56,485 --> 01:14:58,431
날 피해 다니신 것 같아
1025
01:14:59,335 --> 01:15:02,636
하지만 이모님이 네 어머니와
얘기하는 건 수없이 들었어
1026
01:15:04,444 --> 01:15:07,850
뭐라도 소식을 들으면
꼭 전해줄게
1027
01:15:09,866 --> 01:15:11,534
그럴 일은 없을 것 같지만
1028
01:15:14,941 --> 01:15:16,782
내게 그 정도는
해줄 수 있잖아
1029
01:15:18,069 --> 01:15:19,806
내 유일한 부탁이야
1030
01:15:19,807 --> 01:15:21,995
할 일이 많아서 이만 가볼게
1031
01:15:22,623 --> 01:15:26,202
잠깐, 내 동생이 널 만나고 싶대
곧 도착할 거야
1032
01:15:26,203 --> 01:15:28,808
다음에 만날게
오늘은 정말 바빠
1033
01:15:28,809 --> 01:15:30,929
네가 TV에 나와줬으면 하더라
1034
01:15:31,903 --> 01:15:34,960
'당신이 어디에 있든지'
프로에 나오는 거 알지?
1035
01:15:35,552 --> 01:15:37,914
그 방송 팀이 널 초대해서
동생을 놀래주고 싶대
1036
01:15:37,915 --> 01:15:41,912
둘이 어릴 때 친구였고
오디션도 같이 나갔으니까
1037
01:15:42,504 --> 01:15:44,935
그것만으로도
3, 4편은 만드나 봐
1038
01:15:44,936 --> 01:15:47,716
인터뷰와 음악과
노래를 넣을 거래
1039
01:15:47,717 --> 01:15:50,949
과거와 현재
히트곡들을 넣는 거지
1040
01:15:50,950 --> 01:15:53,486
나 TV는 별로
안 좋아한다고 전해줘
1041
01:15:53,487 --> 01:15:55,606
나도 그래, 전해줄게
1042
01:15:55,607 --> 01:15:57,343
그래도 내가 한 말 잊지 마
1043
01:15:58,040 --> 01:15:58,942
알았어
1044
01:16:01,829 --> 01:16:04,086
러시아인들은 TV를
좋아하나 봐
1045
01:16:05,617 --> 01:16:08,466
내용을 이해하는지는 몰라도
홀린 듯이 보더라고요
1046
01:16:09,232 --> 01:16:11,385
막장 프로그램이 그렇다니까
1047
01:16:11,386 --> 01:16:14,479
한번 보기 시작하면
멈출 수가 없거든
1048
01:16:15,002 --> 01:16:18,371
점점 죄책감이 느껴지지만
일어설 수가 없어
1049
01:16:18,623 --> 01:16:20,225
꼭 마약 같아
1050
01:16:20,424 --> 01:16:22,646
밤에는 억지로라도
그만 봐야 해요
1051
01:16:22,821 --> 01:16:24,836
그러지 않으면 잠을 못 자요
1052
01:16:24,837 --> 01:16:27,374
그렇게 소리들을 질러대니
정신이 나가지
1053
01:16:29,495 --> 01:16:30,988
인형 좋아하니?
1054
01:16:31,337 --> 01:16:34,534
이런 건 공포영화에
나올 것 같아서 좋아요
1055
01:16:34,535 --> 01:16:36,202
아주 오래된 거야
1056
01:16:36,863 --> 01:16:39,748
네 엄마가 널 임신했을 때
가지고 있던 거란다
1057
01:16:40,443 --> 01:16:42,111
왜 엄마와 따로 사셨어요?
1058
01:16:43,398 --> 01:16:45,274
그때 돈이 너무 없었거든
1059
01:16:46,039 --> 01:16:48,089
네 외할아버지는
베네수엘라로 일하러 가시고
1060
01:16:48,611 --> 01:16:50,487
나는 솔레 이모를 돌보느라
1061
01:16:50,940 --> 01:16:53,371
네 엄마는 파울라 할머니와
같이 살아야 했어
1062
01:16:54,867 --> 01:16:56,395
네 엄마는 뭐라디?
1063
01:16:56,396 --> 01:16:59,073
아무 말 없었어요
그때 얘기를 안 좋아하세요
1064
01:17:00,393 --> 01:17:01,575
둘이 잘 지내니?
1065
01:17:01,992 --> 01:17:03,278
지금은 좀 낫지만
1066
01:17:03,627 --> 01:17:05,780
엄마는 아직도
가끔 짜증을 부리세요
1067
01:17:05,851 --> 01:17:07,170
성격 있는 애지
1068
01:17:07,832 --> 01:17:09,326
할머니와 엄마는
잘 지내셨어요?
1069
01:17:10,265 --> 01:17:12,975
어릴 때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애였어
1070
01:17:13,949 --> 01:17:16,138
하지만 사춘기가 되고 나니
1071
01:17:17,182 --> 01:17:19,405
왠지 알 수 없는 이유로
1072
01:17:20,553 --> 01:17:22,394
나와 거리를 두기 시작했어
1073
01:17:23,855 --> 01:17:25,869
그러다 영영 소원해지고 말았지
1074
01:17:27,817 --> 01:17:29,450
네 엄마는 날 싫어했어
1075
01:17:31,710 --> 01:17:35,428
딸에게서 미움을 받으면
엄마 입장에선 고통스럽지
1076
01:17:37,549 --> 01:17:38,730
그러니까
1077
01:17:39,530 --> 01:17:41,441
이제 너희 둘뿐이니까
1078
01:17:41,893 --> 01:17:43,631
네가 엄마를
많이 사랑해드려야 해
1079
01:17:44,153 --> 01:17:46,029
엄마가 그걸 느끼도록 말이야
1080
01:17:46,725 --> 01:17:48,496
할머니는 왜 돌아오셨어요?
1081
01:17:51,730 --> 01:17:53,710
사무치게 외로웠거든
1082
01:17:57,534 --> 01:17:59,723
- 안녕하세요
- 어서 오세요
1083
01:18:00,488 --> 01:18:03,685
플라스틱 빨랫줄
8미터 주시고요
1084
01:18:03,686 --> 01:18:05,354
- 네
- 포장용 테이프도 주세요
1085
01:18:05,355 --> 01:18:08,378
- 몇 개나 드려요?
- 4, 5개쯤이요
1086
01:18:08,379 --> 01:18:09,803
알겠습니다
1087
01:18:10,603 --> 01:18:11,957
테이프 5개 하고요
1088
01:18:19,014 --> 01:18:21,341
참, 곡괭이와 삽도 주세요
1089
01:18:21,864 --> 01:18:22,940
알겠습니다
1090
01:18:58,255 --> 01:19:00,061
- 감사합니다
- 다음에 봐요
1091
01:19:00,062 --> 01:19:01,834
- 고맙습니다
- 잘 있어요
1092
01:19:02,530 --> 01:19:05,066
- 안녕하세요
- 어떻게 됐어, 언니?
1093
01:19:05,796 --> 01:19:08,403
- 힘들어 죽겠어
- 아구스티나는?
1094
01:19:08,404 --> 01:19:10,975
- 미치광이가 다 됐어
- 엄마, 오셨어요?
1095
01:19:12,018 --> 01:19:14,346
- 넌 또 왜 이래?
- 아무것도 아니에요
1096
01:19:15,181 --> 01:19:17,335
엄마 물 한 잔만 갖다줘
1097
01:19:18,344 --> 01:19:20,393
오늘 밤에도 파울라 좀 맡길게
1098
01:19:20,846 --> 01:19:22,792
안 돼, 어디서 자라고?
1099
01:19:23,210 --> 01:19:24,530
남는 방 있잖아
1100
01:19:26,478 --> 01:19:29,639
오늘 파코가 오기로 했어
할 얘기가 있대
1101
01:19:29,640 --> 01:19:31,238
단둘이서 봤으면 좋겠어
1102
01:19:32,386 --> 01:19:33,706
알았어
1103
01:19:35,028 --> 01:19:37,042
넌 오늘 여기서 자고 와
1104
01:19:42,291 --> 01:19:45,940
이제 난 가볼게
집에 가서 할 게 많아
1105
01:20:17,014 --> 01:20:18,334
안녕
1106
01:20:19,308 --> 01:20:23,582
- 오늘 밤에 부탁할 게 있어
- 오늘? 내일은 안 돼?
1107
01:20:23,721 --> 01:20:26,710
안 돼, 다른 손님들처럼
돈은 지불할게
1108
01:20:26,711 --> 01:20:29,317
너라면 싼 값에 해줄게
1109
01:20:29,839 --> 01:20:33,001
그래도 여자를
좋아하는 줄 몰랐네
1110
01:20:33,002 --> 01:20:35,226
- 그런 게 아니야
- 그래?
1111
01:20:35,227 --> 01:20:38,632
그런 걸 원하는 게 아니면
무슨 부탁인데?
1112
01:20:38,633 --> 01:20:40,265
가면서 설명해줄게
1113
01:20:40,266 --> 01:20:44,470
일단 냉동고를 밴에 싣고
어디를 좀 가야 해
1114
01:20:44,471 --> 01:20:47,078
냉동고를 우리끼리
어떻게 실어?
1115
01:20:47,079 --> 01:20:49,406
이웃 사람들한테
도와달라고 하자
1116
01:20:49,407 --> 01:20:52,221
편한 옷으로 갈아입어
테라스에서 기다릴게
1117
01:20:52,223 --> 01:20:55,176
- 편한 옷이라니?
- 지금은 옷이 터질 것 같아
1118
01:20:57,436 --> 01:20:58,964
이쪽으로
1119
01:20:58,965 --> 01:21:01,015
- 이리로 가?
- 위로 올려봐
1120
01:21:01,016 --> 01:21:04,804
- 미끄러진다
- 아니야, 괜찮아
1121
01:21:05,743 --> 01:21:07,271
이제 옮기자
1122
01:21:09,601 --> 01:21:11,477
수평으로 잘 놔야지
1123
01:21:11,548 --> 01:21:14,779
이제 들어 올리자
하나, 둘, 셋!
1124
01:21:17,838 --> 01:21:20,618
- 다시 한 번
- 하나, 둘, 셋!
1125
01:21:21,662 --> 01:21:22,842
밀어!
1126
01:21:25,311 --> 01:21:27,291
- 드디어 들어갔네
- 힘들어라
1127
01:21:28,057 --> 01:21:29,516
힘들어 죽겠네
1128
01:21:29,621 --> 01:21:31,254
어디 다친 거야?
1129
01:21:32,124 --> 01:21:34,104
맹장 좀 다쳤다고 죽기야 하겠어?
1130
01:21:34,835 --> 01:21:35,807
됐어
1131
01:21:36,989 --> 01:21:38,101
어디 가는 거야?
1132
01:21:39,527 --> 01:21:41,299
후카르강에 갈 거야
1133
01:21:41,300 --> 01:21:42,689
거기가 어딘데?
1134
01:21:43,489 --> 01:21:45,295
180킬로미터 떨어진 곳
1135
01:21:45,296 --> 01:21:49,466
거기까지 다녀오려면
밤을 새우겠는데
1136
01:21:49,467 --> 01:21:51,586
시급 준다고 했잖아
1137
01:21:51,587 --> 01:21:53,116
그냥 다녀오기만 하면 돼?
1138
01:21:53,117 --> 01:21:56,349
강까지 같이 가서
구덩이를 파고
1139
01:21:56,350 --> 01:21:58,990
냉동고를 묻은 다음
아무 질문도 하지 마
1140
01:21:58,991 --> 01:22:02,049
날 믿어주는 건 고맙지만
1141
01:22:02,050 --> 01:22:04,586
내 인생은 지금도
골치 아프거든?
1142
01:22:04,587 --> 01:22:08,201
직장도 없고 증명서도 없으니
거리의 여자로 먹고살잖아
1143
01:22:08,202 --> 01:22:10,633
출발하기 전에
미리 물어봤어야지!
1144
01:22:10,634 --> 01:22:12,650
지금 물어볼게
얼마를 원해?
1145
01:22:12,651 --> 01:22:14,526
미리 물어보고 데려왔어야지
1146
01:22:17,516 --> 01:22:18,662
정 그렇다면
1147
01:22:20,401 --> 01:22:21,442
밤 수입을 줘
1148
01:22:22,104 --> 01:22:23,389
밤 수입이라니?
1149
01:22:23,390 --> 01:22:26,031
밤에 술 판 돈
한 달 치를 줘
1150
01:22:26,379 --> 01:22:28,359
내가 만든 칵테일
수입도 내가 가질게
1151
01:22:28,778 --> 01:22:30,271
술은 다 네가 사고
1152
01:22:30,341 --> 01:22:31,591
알았어, 파트너
1153
01:22:32,427 --> 01:22:33,920
하지만 이 일은
꼭 비밀로 해줘
1154
01:22:34,999 --> 01:22:37,639
누구한테 말해?
네 공범이 됐는데
1155
01:22:38,509 --> 01:22:40,699
일단 말해두는데
난 사람은 안 죽였어
1156
01:22:40,700 --> 01:22:42,332
아무 말도 하지 마
1157
01:22:42,993 --> 01:22:44,417
말할 생각 없었어
1158
01:23:21,956 --> 01:23:24,769
저리 비켜봐
그거 이리 내
1159
01:23:42,150 --> 01:23:43,365
맙소사!
1160
01:23:46,216 --> 01:23:48,161
더는 못 하겠어
힘들어 죽겠다
1161
01:23:48,753 --> 01:23:51,115
잠깐 쉬고 있어
구덩이는 내가 메울게
1162
01:24:54,931 --> 01:24:56,493
어쩐 일이야, 아구스티나?
1163
01:24:59,553 --> 01:25:02,333
- 얘기 좀 할래?
- 지금 많이 바쁜데
1164
01:25:03,585 --> 01:25:04,731
이리 들어와
1165
01:25:11,683 --> 01:25:13,733
- 몸은 좀 어때?
- 똑같아
1166
01:25:14,186 --> 01:25:16,965
- 넌 뭐 좀 알아냈어?
- 뭘 말이야?
1167
01:25:17,244 --> 01:25:18,634
너한테 부탁한 거
1168
01:25:19,886 --> 01:25:21,727
진심으로 한 소리였어?
1169
01:25:23,535 --> 01:25:25,029
앉아도 되지?
1170
01:25:26,977 --> 01:25:28,401
라이문다
1171
01:25:30,348 --> 01:25:31,737
내가 불쌍하지도 않아?
1172
01:25:32,746 --> 01:25:35,143
상황은 정말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1173
01:25:35,144 --> 01:25:36,673
말도 안 되는 부탁이잖아
1174
01:25:36,674 --> 01:25:39,106
난 엄마의 생사만 알면 돼
1175
01:25:44,355 --> 01:25:49,185
그 동네의 바람과 암 때문에
정신이 나간 건 알겠어
1176
01:25:49,290 --> 01:25:51,861
그래도 남들 인생까지
힘들게 하면 안 되지
1177
01:25:51,862 --> 01:25:54,225
우리 문제만으로도
머리 아프단 말이야
1178
01:25:55,963 --> 01:25:58,395
너희 부모님이
화재로 돌아가신 날
1179
01:25:59,161 --> 01:26:01,003
우리 엄마도 사라졌어
1180
01:26:05,800 --> 01:26:08,058
우연치고는 이상하지 않아?
1181
01:26:08,719 --> 01:26:11,290
아니, 그냥 우연일 뿐이야
1182
01:26:12,126 --> 01:26:14,801
언니네 어머니는
아침에 사라지셨다면서?
1183
01:26:15,462 --> 01:26:17,582
가출하신 게 처음도
아니고 말이야
1184
01:26:18,034 --> 01:26:22,169
하도 집에 안 계시니까
언니도 할머니 손에 컸잖아
1185
01:26:22,170 --> 01:26:23,699
내가 이 이상 말해야겠어?
1186
01:26:24,082 --> 01:26:26,062
그날 오전에 엄마가 나가신 건
1187
01:26:26,898 --> 01:26:29,434
오두막에서 네 아버지를
만나기 위해서였어
1188
01:26:30,408 --> 01:26:31,588
거짓말하지 마
1189
01:26:32,285 --> 01:26:33,952
- 본 사람도 없잖아
- 그렇지
1190
01:26:34,649 --> 01:26:36,698
엄마가 들키지 않게 조심하셨지
1191
01:26:37,811 --> 01:26:38,923
라이문다
1192
01:26:39,966 --> 01:26:43,093
우리 엄마는 네 아버지와
불륜 관계였어
1193
01:26:44,693 --> 01:26:46,048
무슨 소리 하는 거야?
1194
01:26:48,308 --> 01:26:51,539
우리 엄마가 그런 짓을
용납하셨을 리 없어
1195
01:26:51,540 --> 01:26:54,077
그래서 네 어머니가
파울라 이모와 살러 가신 거야
1196
01:26:54,737 --> 01:26:57,517
이모 건강이 안 좋아서
간호하러 가신 거야
1197
01:26:57,518 --> 01:27:00,228
아버지가 계시는 집을
오가며 사셨다고
1198
01:27:00,334 --> 01:27:02,383
넌 거기 없었으니까 모르지
1199
01:27:02,384 --> 01:27:05,129
몇 년이나 네 어머니와
거의 연락 안 했잖아
1200
01:27:05,616 --> 01:27:09,508
딸이 당신을 쓰레기 취급한다며
얼마나 불평을 하셨는데
1201
01:27:11,908 --> 01:27:13,644
난 많은 이야기를 들었어
1202
01:27:15,279 --> 01:27:16,216
네 어머니와
1203
01:27:16,774 --> 01:27:18,892
우리 엄마가 말다툼하는 걸
들은 적 있어
1204
01:27:19,798 --> 01:27:22,230
네 어머니는 네 아버지에게
관심 없으니까
1205
01:27:22,300 --> 01:27:23,585
얼마든지 데려가라고 하셨어
1206
01:27:24,246 --> 01:27:26,017
질투도 안 한다고 하셨지
1207
01:27:26,436 --> 01:27:29,737
네 아버지는 자신을 사랑하는
여자들에게 상처만 준다면서
1208
01:27:32,484 --> 01:27:34,325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데?
1209
01:27:36,063 --> 01:27:37,627
네 부모님의 죽음과
1210
01:27:38,358 --> 01:27:40,893
우리 엄마의 실종이
관련 있다는 거야
1211
01:27:43,850 --> 01:27:46,316
그럼 왜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어?
1212
01:27:47,046 --> 01:27:48,923
경찰은 이것저것 캐묻거든
1213
01:27:49,724 --> 01:27:52,607
집안일은 집안에서
해결해야 하는 법이야
1214
01:27:53,894 --> 01:27:57,056
그래서 동생이 자꾸 권해도
TV에 안 나가는 거야
1215
01:27:58,274 --> 01:28:00,532
하지만 너와 내가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해
1216
01:28:03,869 --> 01:28:05,780
난 이만 일하러 가야 해
1217
01:28:09,848 --> 01:28:11,480
내가 한 말 잘 생각해봐
1218
01:28:12,489 --> 01:28:13,809
파코는 잘 있어?
1219
01:28:14,783 --> 01:28:15,546
뭐?
1220
01:28:16,868 --> 01:28:18,153
잘 있지
1221
01:28:23,577 --> 01:28:26,286
이모 댁에 가기 전에
연락해야 하지 않아요?
1222
01:28:26,357 --> 01:28:27,885
이모는 늘 집에 있잖아
1223
01:28:28,234 --> 01:28:29,658
미리 말해줘야 해요
1224
01:28:30,215 --> 01:28:31,153
어째서?
1225
01:28:31,570 --> 01:28:34,767
남의 집에 불쑥 가는 건
무례한 짓이니까요
1226
01:28:34,837 --> 01:28:36,157
아무리 자매 사이라도요
1227
01:28:36,645 --> 01:28:38,834
너랑 이모는
또 무슨 꿍꿍이야?
1228
01:28:39,600 --> 01:28:41,336
이건 예절 문제라고요
1229
01:28:42,032 --> 01:28:45,263
너나 이모나
하는 짓이 완전 짜증나
1230
01:28:45,264 --> 01:28:46,619
말투도 너무 경박해요
1231
01:28:52,355 --> 01:28:53,744
언니, 어쩐 일이야!
1232
01:28:53,745 --> 01:28:55,760
- 아들이라고 하나 있는데...
- 셋이서 먹을 음식 가져왔어
1233
01:28:55,761 --> 01:29:00,557
여름내 집에 데리고 있으려니
답답하고 죽겠더라고요
1234
01:29:00,558 --> 01:29:02,434
언니, 이럴 필요 없는데!
1235
01:29:02,435 --> 01:29:04,936
왜 소리를 질러?
귀가 먹었니?
1236
01:29:04,937 --> 01:29:07,648
- 그래, 귀가 먹었어
- 단단히 먹었나 보네
1237
01:29:07,649 --> 01:29:10,254
한동안 있다 갈 거야
내 머리 좀 잘라줘
1238
01:29:10,359 --> 01:29:13,626
미리 연락하지 그랬어?
지금 손님 계신데
1239
01:29:15,364 --> 01:29:17,136
걱정 마, 시간 많으니까
1240
01:29:17,936 --> 01:29:19,221
그리고 얘기 좀 하자
1241
01:29:19,813 --> 01:29:22,454
- 무슨 얘기?
- 파울라 이모 집 말이야
1242
01:29:22,837 --> 01:29:25,756
- 가서 TV 봐도 돼요?
- 그래, 가서 봐
1243
01:29:26,904 --> 01:29:29,753
그 집을 어떡할지 결정해서
서류 준비해야지
1244
01:29:31,595 --> 01:29:32,707
할머니
1245
01:29:33,438 --> 01:29:34,723
여기 있어
1246
01:29:34,724 --> 01:29:36,808
엄마가 있으니까
소리 내지 마세요
1247
01:29:36,809 --> 01:29:38,164
나도 목소리 들었어
1248
01:29:44,108 --> 01:29:45,880
솔레, 그 러시아인은?
1249
01:29:46,507 --> 01:29:49,703
- 러시아인은 누구야?
- 내 일 도와주는 여자야
1250
01:29:49,704 --> 01:29:52,866
우리 애가 또 학교에서
퇴학당한 얘기 중이었는데
1251
01:29:52,867 --> 01:29:56,273
종교를 가르치는 사제의
차 타이어를 펑크 냈거든
1252
01:29:56,274 --> 01:29:58,636
그런데 나 혼자
떠들게 놔두고 가버렸어
1253
01:29:58,637 --> 01:30:00,269
머리도 감겨주다 말고
1254
01:30:00,270 --> 01:30:01,729
밖에 나갔나 봐
1255
01:30:01,730 --> 01:30:04,509
그래, 총알처럼 뛰쳐나갔어
1256
01:30:04,510 --> 01:30:06,456
내가 마저 해드려야겠네
1257
01:30:06,457 --> 01:30:11,149
폐소공포증이 있어서
가끔 그렇게 나가더라고
1258
01:30:11,150 --> 01:30:13,581
뭐 그런 직원이 있어?
그러고 돈을 받아?
1259
01:30:14,138 --> 01:30:16,431
아니, 내가 거둬들였어
1260
01:30:16,954 --> 01:30:20,185
내가 먹여주고 재워줘
엄마 옷도 나눠줬지
1261
01:30:20,186 --> 01:30:22,895
알지도 못하는 사람을
거두면 어떡해?
1262
01:30:22,896 --> 01:30:26,163
우리도 그렇게 말했지
이러다 이용당한다고 말이야
1263
01:30:26,616 --> 01:30:29,812
그 러시아 여자도 여기서
얼마나 떵떵거리고 사는지
1264
01:30:29,813 --> 01:30:32,037
형부 만났다더니
어떻게 됐어?
1265
01:30:32,768 --> 01:30:35,408
안 좋았어
옷 가지러 왔더라고
1266
01:30:36,035 --> 01:30:39,406
다른 여자가 있는 것 같아
이제 아무래도 상관없어
1267
01:30:40,484 --> 01:30:42,707
넌 왜 러시아인을
들였다는 말 안 했어?
1268
01:30:44,099 --> 01:30:45,766
말하는 걸 깜빡했나 봐
1269
01:30:54,769 --> 01:30:57,375
세상에, 아구스티나잖아?
1270
01:31:00,087 --> 01:31:03,249
- 안녕하세요, 아구스티나
- 안녕하세요
1271
01:31:03,458 --> 01:31:08,392
당신 동생 말로는 어머니가
싱글맘이었다죠?
1272
01:31:08,393 --> 01:31:12,355
네, 저희 어머니는 히피셨어요
1273
01:31:14,199 --> 01:31:15,623
아구스티나잖아?
1274
01:31:15,624 --> 01:31:17,186
결혼하신 적이 없죠
1275
01:31:17,917 --> 01:31:20,454
자유로운 사랑을 추구하셨군요
1276
01:31:20,455 --> 01:31:22,226
어머니가 실종되신 날
1277
01:31:22,227 --> 01:31:25,493
어머니 친구 한 분이
사망하셨다고요?
1278
01:31:26,641 --> 01:31:29,212
- 네
- 그분은 어떻게 돌아가셨죠?
1279
01:31:30,048 --> 01:31:31,298
화재로요
1280
01:31:31,646 --> 01:31:35,503
저희 동네는 동풍이 불어서
불이 자주 나거든요
1281
01:31:35,956 --> 01:31:40,994
아구스티나의 마을은
알칸포르 데 라스 인판타스죠
1282
01:31:40,995 --> 01:31:43,184
이곳은 통계에 따르면
1283
01:31:43,185 --> 01:31:46,174
인구 대비 정신 이상자가
가장 많은 지역입니다
1284
01:31:46,175 --> 01:31:49,928
어머니께 정신적인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은 없나요?
1285
01:31:50,762 --> 01:31:52,221
아뇨, 아니에요
1286
01:31:53,335 --> 01:31:56,670
어머니는 히피셔서
상태가 안 좋을 때는
1287
01:31:56,671 --> 01:31:58,652
마을을 떠나 계셨어요
1288
01:31:58,653 --> 01:32:02,092
그러다가 어느 날
영영 사라지신 거군요
1289
01:32:02,093 --> 01:32:05,151
네, 거의 4년 전에요
1290
01:32:06,056 --> 01:32:09,426
어머니의 친구라는 분이
궁금해지는데요
1291
01:32:09,427 --> 01:32:12,867
어머니 실종 당일에
돌아가신 분 얘기를 해주세요
1292
01:32:14,154 --> 01:32:15,508
어떤 얘기요?
1293
01:32:15,509 --> 01:32:19,923
불에 타 죽은 여자분 얘기를
해주셨으면 해요
1294
01:32:20,236 --> 01:32:23,607
- 이런 소문이 도는데요
- 전 소문은 안 믿어요
1295
01:32:23,608 --> 01:32:27,430
저희 제작자에게 한 말을
다시 해주세요
1296
01:32:27,431 --> 01:32:30,350
돌아가신 분과 그분 남편이
1297
01:32:30,351 --> 01:32:34,382
당신 어머니의 실종과
관련 있다는 게 사실인가요?
1298
01:32:36,503 --> 01:32:37,892
그 얘기는...
1299
01:32:40,639 --> 01:32:41,611
하고 싶지 않아요
1300
01:32:42,237 --> 01:32:43,870
전부 제 추측일 뿐이에요
1301
01:32:44,740 --> 01:32:48,492
그 여자분과 어머님 얘기를 하러
여기 나오셨잖아요
1302
01:32:50,162 --> 01:32:51,968
네, 하지만 마음이 바뀌었어요
1303
01:32:51,969 --> 01:32:53,984
언니의 행동을 믿을 수가 없다
1304
01:32:53,985 --> 01:32:57,738
왜 그래요? 불편해 보여요
긴장하신 것 같네요
1305
01:32:58,469 --> 01:33:02,986
아구스티나가 출연한 건
불치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1306
01:33:02,987 --> 01:33:06,428
밝히기 위해서기도 해요
그렇지 않은가요?
1307
01:33:07,576 --> 01:33:09,208
아구스티나는 암 환자예요
1308
01:33:13,588 --> 01:33:15,048
암을 앓고 계시죠?
1309
01:33:15,535 --> 01:33:18,418
다들 당신 친구들이니
긴장하실 필요 없어요
1310
01:33:18,419 --> 01:33:20,608
아구스티나에게
큰 박수 부탁드려요!
1311
01:33:28,256 --> 01:33:30,306
아구스티나에게는
소원이 하나 있습니다
1312
01:33:30,932 --> 01:33:33,016
휴스턴의 병원에 가는 건데요
1313
01:33:33,643 --> 01:33:36,770
하지만 휴스턴에 가려면
제대로 말해줘야 해요
1314
01:33:37,188 --> 01:33:39,863
이 채널과 약속을 하고
나오신 거잖아요
1315
01:33:42,924 --> 01:33:44,174
아구스티나!
1316
01:33:45,356 --> 01:33:46,780
아구스티나!
1317
01:34:08,017 --> 01:34:09,789
아구스티나가 가게에 왔었어
1318
01:34:10,416 --> 01:34:11,354
그래?
1319
01:34:11,806 --> 01:34:14,204
자꾸 엄마가 우리 앞에
나타나실 거라고 우겨
1320
01:34:14,205 --> 01:34:16,115
엄마한테 자기 어머니
얘기를 물어봐달래
1321
01:34:17,298 --> 01:34:19,521
게다가 자기 어머니가
실종됐을 때
1322
01:34:19,523 --> 01:34:21,329
우리 아빠와
불륜 관계였다고 하더라
1323
01:34:28,593 --> 01:34:30,609
이 일에 대해서 아는 거 있어?
1324
01:34:31,827 --> 01:34:32,833
아니
1325
01:34:34,850 --> 01:34:38,186
엄마한테 들은 적이 있긴 해
1326
01:34:40,515 --> 01:34:41,765
언제 뭘 들었는데?
1327
01:34:42,114 --> 01:34:44,720
엄마가 그 사실을
안 후에 말이야
1328
01:34:48,301 --> 01:34:49,482
솔레, 날 봐
1329
01:34:52,681 --> 01:34:55,530
내가 알아야 하는데
아직 모르는 게 있어?
1330
01:34:56,364 --> 01:34:57,441
엄청 많지
1331
01:34:58,971 --> 01:35:00,569
하지만 사실을 말해주면
1332
01:35:00,675 --> 01:35:02,689
언니는 짜증 내거나
믿지 않을 거야
1333
01:35:03,907 --> 01:35:06,548
짜증도 안 내고
네 말은 다 믿을게
1334
01:35:08,564 --> 01:35:10,788
엄마는 지금까지
계속해서 나타나셨어
1335
01:35:13,221 --> 01:35:15,550
- 누구한테?
- 일단 앉아
1336
01:35:22,085 --> 01:35:24,308
파울라 이모가
돌아가실 때까지 같이 계셨대
1337
01:35:24,969 --> 01:35:27,054
엄마가 아구스티나를 부르고
1338
01:35:27,055 --> 01:35:29,869
시신을 발견할 수 있게
집 문도 열어두셨어
1339
01:35:29,870 --> 01:35:34,527
매번 빵을 사 오라고
돈을 내놓은 것도 엄마셨어
1340
01:35:34,528 --> 01:35:37,446
- 정말 할머니가 하셨어요?
- 그래
1341
01:35:38,803 --> 01:35:40,749
아구스티나가 그러디?
1342
01:35:42,591 --> 01:35:44,119
내 말 안 믿는구나
1343
01:35:46,345 --> 01:35:48,326
아구스티나는 정신이 나갔어
1344
01:35:49,578 --> 01:35:51,349
마지막으로 이모를 뵀을 때
1345
01:35:51,350 --> 01:35:54,304
정신도 오락가락하고
앞도 잘 안 보이는데
1346
01:35:54,305 --> 01:35:57,953
잘 살고 계신 게 신기하다고
언니 입으로 그랬잖아
1347
01:35:58,371 --> 01:35:59,586
기억 안 나?
1348
01:36:00,074 --> 01:36:02,332
물론 기억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인데?
1349
01:36:03,167 --> 01:36:05,113
이모는 혼자 사신 게 아냐
1350
01:36:06,330 --> 01:36:09,840
과자를 구워서
언니와 내 몫을 따로 싸둔 게
1351
01:36:09,841 --> 01:36:11,612
누구일 것 같아?
1352
01:36:12,482 --> 01:36:15,366
이웃들이 몰려와서
다 가져가기 전에
1353
01:36:15,367 --> 01:36:17,799
오래된 인형과 귀중품을
챙긴 건 누구 같아?
1354
01:36:18,287 --> 01:36:19,815
이제 알겠어?
1355
01:36:24,334 --> 01:36:25,585
너도 직접 봤어?
1356
01:36:26,281 --> 01:36:27,218
봤어
1357
01:36:32,155 --> 01:36:35,525
네가 말한 러시아인이
혹시 엄마였어?
1358
01:36:39,662 --> 01:36:40,912
어디 계셔?
1359
01:36:44,251 --> 01:36:45,257
저 방에
1360
01:37:14,662 --> 01:37:15,739
엄마
1361
01:37:16,852 --> 01:37:18,276
이 아래서 뭐 하세요?
1362
01:37:41,216 --> 01:37:42,918
돌아가신 거 아니었어요?
1363
01:37:44,206 --> 01:37:46,360
네게 용서를 구하려고 돌아왔어
1364
01:37:48,307 --> 01:37:50,217
난 아무것도 몰랐어
1365
01:37:51,575 --> 01:37:53,207
상상조차 하지 못했어
1366
01:37:57,900 --> 01:37:59,463
가자, 파울라
1367
01:38:03,079 --> 01:38:04,120
언니!
1368
01:38:15,003 --> 01:38:16,063
내 딸
1369
01:38:17,443 --> 01:38:18,502
내 딸
1370
01:38:20,353 --> 01:38:21,742
최악의 상황은 피했어
1371
01:38:22,752 --> 01:38:23,862
나를 보고도
1372
01:38:24,628 --> 01:38:26,365
거부하지는 않았잖아
1373
01:38:26,957 --> 01:38:27,860
그럼요
1374
01:38:29,877 --> 01:38:32,100
정말 언니에게
용서를 구하러 오셨어요?
1375
01:38:33,283 --> 01:38:35,332
너와 있고 싶기도 했어
1376
01:38:37,210 --> 01:38:39,190
무슨 일인지 언젠가
말해주셔야 해요
1377
01:38:39,921 --> 01:38:43,987
그래, 그때는 너도
날 이해해줬으면 해
1378
01:38:45,413 --> 01:38:47,011
그리고 날 용서해주렴
1379
01:38:58,725 --> 01:38:59,870
엄마
1380
01:39:14,574 --> 01:39:16,276
할머니와 얘기해야 해
1381
01:39:17,319 --> 01:39:18,779
그럼 다시 돌아가요
1382
01:39:22,359 --> 01:39:23,401
지금?
1383
01:39:23,958 --> 01:39:24,931
그럼요
1384
01:39:52,181 --> 01:39:55,482
- 이런 날을 늘 꿈꿨단다
- 저도요
1385
01:39:58,020 --> 01:39:59,687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1386
01:40:00,939 --> 01:40:04,240
유령은 아닌 거죠?
돌아가신 게 아니죠?
1387
01:40:04,798 --> 01:40:06,187
그래, 아니야
1388
01:40:07,752 --> 01:40:09,037
그럼 안심이에요
1389
01:40:10,011 --> 01:40:11,470
하지만 설령 죽었어도
1390
01:40:12,132 --> 01:40:16,753
그 일을 깨닫지 못했던 걸
용서받으러 돌아왔을 거야
1391
01:40:17,518 --> 01:40:19,116
난 눈이 멀어 있었어
1392
01:40:20,126 --> 01:40:22,280
불이 난 날에야 알게 됐어
1393
01:40:23,254 --> 01:40:25,199
정말 아빠를 떠나셨었어요?
1394
01:40:25,826 --> 01:40:26,763
그래
1395
01:40:27,807 --> 01:40:29,509
네 아빠의 바람기를
참을 수가 없었어
1396
01:40:30,935 --> 01:40:32,603
불이 난 날 오후에
1397
01:40:33,194 --> 01:40:36,008
네가 전화해서
이모와 통화를 했지
1398
01:40:36,948 --> 01:40:39,171
늘 그렇듯
날 바꿔달라곤 안 했어
1399
01:40:39,763 --> 01:40:43,446
난 화가 나서 이모에게
계속 네 흉을 봤어
1400
01:40:44,282 --> 01:40:46,123
정말 매정한 애라고 말이야
1401
01:40:47,306 --> 01:40:50,884
그랬더니 이모가
널 옹호하면서
1402
01:40:52,728 --> 01:40:54,256
사실을 다 말해줬어
1403
01:41:00,235 --> 01:41:02,354
네 아빠가 널 성폭행했고
1404
01:41:04,093 --> 01:41:05,864
결국 임신하게 됐다고
1405
01:41:07,048 --> 01:41:08,332
그렇게 낳은 파울라는
1406
01:41:09,167 --> 01:41:10,349
네 딸이면서
1407
01:41:11,149 --> 01:41:12,399
네 동생이기도 하다고
1408
01:41:14,659 --> 01:41:16,257
믿을 수가 없었어
1409
01:41:17,613 --> 01:41:21,158
내 눈앞에서 그렇게
끔찍한 일이 벌어졌는데
1410
01:41:21,159 --> 01:41:22,548
왜 알아채지 못했을까?
1411
01:41:25,121 --> 01:41:27,935
그제야 모든 게 납득이 갔어
1412
01:41:29,361 --> 01:41:30,959
네 침묵도 이해가 갔고
1413
01:41:31,655 --> 01:41:33,323
네가 멀어진 이유도 알았지
1414
01:41:34,540 --> 01:41:38,188
네 아빠가 해외에 나가서
일한 이유도 알게 됐어
1415
01:41:39,093 --> 01:41:41,421
자기가 한 짓이 부끄러워
견딜 수 없었던 거야
1416
01:41:43,403 --> 01:41:44,792
그제야 알겠더구나
1417
01:41:45,454 --> 01:41:47,330
파코와 결혼한 후
1418
01:41:48,095 --> 01:41:49,345
마드리드로 와서
1419
01:41:50,424 --> 01:41:52,648
우리와 연을 끊고
살고 싶어 한 이유도
1420
01:41:53,101 --> 01:41:55,984
전 아무것도 모르는
엄마가 미웠어요
1421
01:41:56,819 --> 01:41:58,730
당연히 미워할 만했지
1422
01:42:00,260 --> 01:42:01,545
그 사실을 안 직후
1423
01:42:02,171 --> 01:42:03,805
난 눈이 뒤집혔어
1424
01:42:05,543 --> 01:42:08,288
그 인간을 찾으러
오두막으로 달려갔지
1425
01:42:08,671 --> 01:42:12,007
근데 아구스티나의 엄마와
잠들어 있더구나
1426
01:42:12,008 --> 01:42:13,571
둘 다 기진맥진해서 말이야
1427
01:42:14,198 --> 01:42:15,517
그들은 날 못 봤어
1428
01:42:16,701 --> 01:42:18,471
난 오두막에 불을 질렀어
1429
01:42:19,411 --> 01:42:21,357
바람이 부는 날이라
1430
01:42:21,358 --> 01:42:24,173
불길이 순식간에
오두막을 집어삼켰지
1431
01:42:25,563 --> 01:42:27,509
두 사람이 깰 틈도 없었어
1432
01:42:29,491 --> 01:42:32,131
엄마 무덤에 들어간 유해가
1433
01:42:32,132 --> 01:42:34,043
아구스티나 엄마예요?
1434
01:42:35,226 --> 01:42:36,198
그래
1435
01:42:40,683 --> 01:42:41,899
그러고 난 후에는
1436
01:42:42,942 --> 01:42:46,034
며칠 동안 시골을 떠돌았어
1437
01:42:46,974 --> 01:42:48,189
짐승처럼
1438
01:42:48,955 --> 01:42:49,996
숨어다녔지
1439
01:42:51,631 --> 01:42:53,194
처음에는 자수하려 했어
1440
01:42:54,099 --> 01:42:55,523
하지만 그 전에
1441
01:42:55,524 --> 01:42:58,268
파울라 이모를 만나러 갔지
1442
01:42:59,590 --> 01:43:01,188
이모 상태가 영 좋지 않았어
1443
01:43:02,544 --> 01:43:04,386
이모는 나를 보고도
1444
01:43:04,734 --> 01:43:06,436
조금도 놀라지 않았어
1445
01:43:07,758 --> 01:43:11,163
이모의 정신은 이미
과거에 살고 있었거든
1446
01:43:12,138 --> 01:43:15,682
그래서 내가 잠깐 외출했다
돌아온 것처럼 맞아줬어
1447
01:43:17,352 --> 01:43:20,409
그런 비극을 맞고서
마지막 남은 이성이 끊긴 거지
1448
01:43:21,731 --> 01:43:23,502
이모를 혼자 둘 수는 없었어
1449
01:43:24,545 --> 01:43:27,778
그래서 그 집에 남아
이모를 돌봤어
1450
01:43:28,960 --> 01:43:30,314
네 이모가 돌아가실 때까지
1451
01:43:34,730 --> 01:43:37,266
마을 사람들은 엄마가
유령인 줄 알아요
1452
01:43:37,928 --> 01:43:40,603
미신을 잘 믿는 동네라서
정말 다행이었지
1453
01:43:40,986 --> 01:43:44,461
진실을 말하는 것보다
그 믿음에 따르는 게
1454
01:43:44,462 --> 01:43:45,781
내게는 훨씬 쉬웠어
1455
01:43:46,894 --> 01:43:48,944
난 체포될 거라 생각했는데
1456
01:43:49,432 --> 01:43:52,803
사건 수사를 하거나
날 벌 주는 사람이
1457
01:43:52,873 --> 01:43:54,158
단 한 명도 없었어
1458
01:43:55,236 --> 01:43:57,668
물론 지금까지 계속
1459
01:43:58,504 --> 01:44:01,109
연옥에서 사는
기분이기는 했지
1460
01:44:06,289 --> 01:44:07,852
이해할 수 있어요
1461
01:44:28,673 --> 01:44:30,409
마을에 가긴 너무 일러요
1462
01:44:30,828 --> 01:44:32,634
밝을 때 도착하면 안 돼요
1463
01:44:32,635 --> 01:44:34,615
강변으로 드라이브나 갈래?
1464
01:44:35,207 --> 01:44:36,874
강을 못 본 지도 오래됐어
1465
01:44:37,327 --> 01:44:40,002
예전 모습이 아니에요
강이 다 말랐죠
1466
01:44:40,003 --> 01:44:41,427
그걸 어떻게 알아?
1467
01:44:42,610 --> 01:44:45,633
요즘 스페인 전역이
가뭄으로 난리잖아
1468
01:44:45,634 --> 01:44:47,024
그걸 모르는 거야?
1469
01:45:06,731 --> 01:45:10,484
여기서 피크닉을 자주 했지
기억하니, 라이문다?
1470
01:45:10,833 --> 01:45:11,770
네
1471
01:45:12,849 --> 01:45:14,689
전에는 물이 더 많았는데
1472
01:45:15,178 --> 01:45:16,706
다 말랐다고 했잖아요
1473
01:45:17,436 --> 01:45:18,652
뭐라도 먹을까?
1474
01:45:19,487 --> 01:45:20,459
난 됐어
1475
01:45:21,260 --> 01:45:24,005
- 전 과자 먹을래요
- 나도 먹어야겠다
1476
01:45:34,571 --> 01:45:36,968
네 아빠는
여길 제일 좋아했어
1477
01:45:38,012 --> 01:45:39,089
파코요?
1478
01:45:40,029 --> 01:45:41,001
그래
1479
01:45:43,191 --> 01:45:44,963
오로지 이곳만 그리워했어
1480
01:45:45,693 --> 01:45:46,735
이 강을 말이야
1481
01:46:07,348 --> 01:46:09,084
여기 잠들어 있는 게
마음에 들어요
1482
01:46:22,015 --> 01:46:23,404
들어가세요
지금은 아무도 없어요
1483
01:46:39,845 --> 01:46:41,374
파울라 할머니가 살아서
1484
01:46:42,174 --> 01:46:45,961
우리가 함께 있는 걸 봤으면
1485
01:46:46,692 --> 01:46:48,151
정말 기뻐했을 거야
1486
01:46:55,555 --> 01:46:57,779
너 원래부터 가슴이
그렇게 컸니?
1487
01:46:58,996 --> 01:47:00,977
어릴 때부터 컸어요
1488
01:47:00,978 --> 01:47:03,479
그래? 더 작았던 것 같은데
1489
01:47:04,766 --> 01:47:06,120
수술한 거 아니고?
1490
01:47:06,538 --> 01:47:08,692
무슨 말을 그렇게 하세요?
1491
01:47:09,388 --> 01:47:10,708
그래, 알았다
1492
01:47:10,709 --> 01:47:12,898
자전거는 할머니가 타셨어요?
1493
01:47:12,899 --> 01:47:15,365
그래, 매일 30분씩 탔지
1494
01:47:15,366 --> 01:47:17,242
혈압과 심장에
좋은 운동이거든
1495
01:47:17,243 --> 01:47:19,119
파울라 이모는 뭐라고 하셨죠?
1496
01:47:20,303 --> 01:47:21,865
배를 잡고 웃었지
1497
01:47:25,377 --> 01:47:26,627
난 갈게
1498
01:47:29,930 --> 01:47:31,145
파울라 이모 아냐?
1499
01:47:31,529 --> 01:47:32,987
허튼소리 하지 마
1500
01:47:33,962 --> 01:47:35,282
누군지 보고 올게
1501
01:47:36,290 --> 01:47:38,618
엄마 식기는 다 치워
1502
01:47:44,702 --> 01:47:47,134
- 누구세요?
- 나 아구스티나야
1503
01:47:50,958 --> 01:47:52,730
지금 막 와서
저녁 먹는 중인데
1504
01:47:53,182 --> 01:47:54,433
방해해서 미안해
1505
01:47:55,928 --> 01:47:57,283
서 있지 말고 들어와
1506
01:47:58,013 --> 01:47:59,229
고마워
1507
01:48:04,479 --> 01:48:07,328
- 안녕
- 어서 와
1508
01:48:07,329 --> 01:48:09,621
- 그쪽으로 앉아
- 고마워
1509
01:48:16,748 --> 01:48:19,596
TV 출연한 거 사과하러 왔어
1510
01:48:20,432 --> 01:48:23,559
그러면 안 됐어
옳지 못한 짓이었어
1511
01:48:23,560 --> 01:48:24,810
나도 알아
1512
01:48:24,811 --> 01:48:28,911
변명밖에 안 되겠지만
휴스턴에 보내주겠다고 했어
1513
01:48:28,912 --> 01:48:30,754
거기서는 내 병을 치료할 수 있대
1514
01:48:31,450 --> 01:48:33,395
하지만 말할 수가 없었어
1515
01:48:33,396 --> 01:48:36,524
내 집에서 혼자 죽더라도
평온하게 죽는 게 낫지
1516
01:48:37,011 --> 01:48:38,748
너희한테 떳떳하게 말이야
1517
01:48:41,286 --> 01:48:44,517
- 전 이만 자러 갈게요
- 그래, 올라가
1518
01:48:46,848 --> 01:48:49,731
- 식사 같이 할래?
- 아니, 괜찮아
1519
01:48:49,732 --> 01:48:52,859
- 이 집을 판다고 들었어
- 맞아
1520
01:48:52,964 --> 01:48:55,743
원래 그러려고 했는데
다시 와서 보니까
1521
01:48:56,718 --> 01:48:58,837
추억이 너무 많아서 못 팔겠어
1522
01:49:00,193 --> 01:49:02,139
난 이만 가볼게
1523
01:49:02,905 --> 01:49:05,128
더 놀다 가
왜 이렇게 서둘러?
1524
01:49:05,616 --> 01:49:08,674
주사 맞으러
간호사한테 가야 해
1525
01:49:09,265 --> 01:49:12,254
병원에서는 나 혼자
투약하는 법을 배우랬는데
1526
01:49:12,671 --> 01:49:13,957
소름 끼쳐서 못 하겠어
1527
01:49:14,827 --> 01:49:18,683
언니를 이렇게 팽개쳐두다니
언니 동생도 너무한다
1528
01:49:18,684 --> 01:49:20,317
걔 얘기는 하지도 마
1529
01:49:21,257 --> 01:49:24,140
TV에서 원하는 대로
말하지 않았다고
1530
01:49:24,141 --> 01:49:25,427
나와는 얘기도 안 해
1531
01:49:25,983 --> 01:49:29,284
나한테 화가 났더라고
나는 걔한테 더 화났는데
1532
01:49:29,931 --> 01:49:31,578
화낼 만하지
1533
01:49:31,603 --> 01:49:33,636
너희 둘이 부러워
1534
01:49:34,568 --> 01:49:36,305
둘이 이렇게 친하잖아
1535
01:49:56,882 --> 01:49:58,098
이레네 아주머니
1536
01:50:00,080 --> 01:50:02,060
꼭 다시 뵙고 싶었어요
1537
01:50:02,061 --> 01:50:03,381
그래서 내가 왔잖아
1538
01:50:04,320 --> 01:50:05,744
네 일은 다 들었어
1539
01:50:06,580 --> 01:50:09,046
얼마나 외로울지 짐작이 가
1540
01:50:09,464 --> 01:50:10,402
많이 외로워요
1541
01:50:14,678 --> 01:50:16,902
파울라 이모님이 계셨더라면...
1542
01:50:16,903 --> 01:50:19,091
난 널 돌보러 여기 온 거야
1543
01:50:20,135 --> 01:50:21,628
문을 열어뒀더라
1544
01:50:22,220 --> 01:50:24,478
걱정하지 마
내가 닫았으니까
1545
01:50:25,070 --> 01:50:26,981
- 주사는 맞고 왔어?
- 아뇨
1546
01:50:26,982 --> 01:50:29,414
너무 지쳐서요
내일 다녀올 거예요
1547
01:50:29,415 --> 01:50:32,229
내일 엄청난 통증에
시달릴 거야
1548
01:50:32,230 --> 01:50:35,114
약이랑 주사기 같은 건 있어?
1549
01:50:35,115 --> 01:50:37,825
- 네, 마드리드에서 샀어요
- 잘 됐다
1550
01:50:37,826 --> 01:50:39,424
주사는 내가 놔줄게
1551
01:50:45,264 --> 01:50:47,175
전 이 침대에서 태어났어요
1552
01:50:48,844 --> 01:50:50,651
엄마가 여기서 주무셨고요
1553
01:50:51,973 --> 01:50:55,064
이 침대에 돌아가신
파울라 이모님을 모셨죠
1554
01:50:55,726 --> 01:50:57,115
나도 알아
1555
01:50:58,019 --> 01:50:59,721
네게는 감사하고 있어
1556
01:51:04,311 --> 01:51:06,952
우리는 할 얘기가 있어요
1557
01:51:07,404 --> 01:51:09,210
하고 싶은 말은 다 해
1558
01:51:09,837 --> 01:51:12,234
하지만 내가 돌아온 건
비밀로 해줘
1559
01:51:12,235 --> 01:51:14,598
그건 걱정 마세요
1560
01:51:16,580 --> 01:51:19,255
TV에서 내 얘기를
하지 않은 거 고마워
1561
01:51:20,820 --> 01:51:22,939
우리끼리 해결할 문제죠
1562
01:51:23,983 --> 01:51:25,094
그렇지
1563
01:51:25,582 --> 01:51:27,388
남이 참견할 문제가 아냐
1564
01:52:35,721 --> 01:52:38,223
엄마, 저예요
문 열어주세요
1565
01:52:40,309 --> 01:52:42,429
여긴 왜 왔어?
어서 들어와
1566
01:52:44,411 --> 01:52:45,591
보고 싶어서요
1567
01:52:46,079 --> 01:52:49,692
- 여기 계실 거예요?
- 그래, 끝까지 남아야지
1568
01:52:50,145 --> 01:52:51,535
아구스티나 상태가 안 좋아
1569
01:52:52,266 --> 01:52:56,713
그 애 엄마한테 한 짓이 있는데
죽을 때까지 돌보기라도 해야지
1570
01:52:56,714 --> 01:53:00,293
네, 엄마한테
할 얘기가 많아요
1571
01:53:00,364 --> 01:53:02,831
파코 일이나 제가 한 짓은
아직 모르시죠?
1572
01:53:02,832 --> 01:53:06,133
남김없이 다 듣고 싶어
하지만 지금은 가봐
1573
01:53:06,725 --> 01:53:10,338
매일 볼 수 있잖아
우리끼리 어떻게든 해보자
1574
01:53:10,339 --> 01:53:11,207
네
1575
01:53:14,198 --> 01:53:15,726
전 엄마가 필요해요
1576
01:53:18,507 --> 01:53:21,321
엄마 없이 여태까지
어떻게 살았나 몰라요
1577
01:53:22,087 --> 01:53:23,963
그런 소리 하지 마라
1578
01:53:24,520 --> 01:53:25,805
울 것 같아
1579
01:53:26,814 --> 01:53:28,690
유령은 울지 않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