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녀왔어

어서 오세요
시온

 

엄마는?

 

마리를 간병하고 있어요

제가 교대해 드리겠다고 했는데…

조금 더 곁에
있고 싶으시다고 하셔서

 

그렇구나

나태병 치료 연구를
시작하셨다면서요?

응, 걱정을 끼쳐서 미안해

이제 괜찮아

 

시온, 저도 도와주게
해 주실 순 없겠어요?

 

고맙지만 그건 어려워

로즈는 집안일도 도와야 하고

이스트리아에 빈번히
올 수 있는 것도 아니잖아?

그, 그건 그렇지만요

연구에는 전문가가
3명이나 있으니까 괜찮아

 

소중한 친구가 큰일인데
저는 아무것도 못한다는 거네요…

그렇지 않아!

지금도 엄마를 도와주고 있어서
정말 도움이 되니까

로즈 말고는 할 수 없는 일이
분명 있을 거야

 

그렇네요

 

예를 들면, 꽃의 향기에

이끌린 꿀벌은 기뻐할까?

정말 좋아하는 것에 몰두하게 되면

너무 좋아해도 조금은 괴롭겠지

갑작스런 비에 젖은 꽃잎

쏟아진 물방울이

다음에 찾아오는 아침 해를 비추며 빛나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어 봤어

울퉁불퉁, 구멍에 휘어진 길

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 네 곁에 있고 싶어

"분명, 분명"을 되새겨 가며

진흙 냄새가 진동하는 내 여행길은

마법이라는 말로는 부족하겠지만

단 1초의 번뜩임은 분명 식지 않는 마법

 

식지 않는 마법

 

매직 메이커
 

매직 메이커
- 이세계 마법을 만드는 법 -

 

제9화 『나태병 ~치료와 연구~』
 

 

저기, 어디로 가는 거야?

 

자기가 불러놓고선

 

진료소다

치료법을 발견할 실마리를
발견할지도 모르니까 데려가라는

공작의 말씀이 있었어

 

이쪽이
경도의 나태병 환자입니다

 

말했어

완전한 나태병 환자는
아무것도 못 하는데

 

접촉해 봐도 될까요?

뭐, 상관없습니다만

 

마력이 아주 조금밖에 없어

 

역시 나태병은 마력의 감소가
원인이 되어 일어나는 걸지도 몰라

 

환자에게 마력을 주입한다고?

무리하게 환자한테
실험을 생각이냐!

그런 짓은 안 해

마력 반응과 마력 공급은 다른 거니까

 

이번에는 마력과
접촉시키는 게 다야

빛과 열을 느끼게 해 주는 것뿐이야

 

마력이 없는 상대에게는
의미가 없잖아

애초부터 마력을
가지지 못한 사람이라면

하지만 나태병 환자는
마력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이니까

무의미하진 않을지도 몰라

경도의 증상을 보이는 사람이면 더더욱

일일이 맞는 소리를 하는 녀석이네

 

어땠어?

 

맥박이 조금 빨라지고,
반사 반응이 보였어

그리고 안구의 경련이 보였어

마력을 주입하는 동안
손가락도 움직였어

반응은 분명 있었어

 

이게 호전 반응인지는 모르겠지만…

좀 더 장기적으로 상태를 살펴보면서
마력이라는 것의 양을 늘릴 수밖에 없어

 

조금은 인정해 줬다는 거야?

착각하지 마라

시도해 볼 만한 가치는
있을지도 몰라

그렇게 생각한 것뿐이다

어땠습니까?

감사합니다

여러 가지로 알게 됐습니다

여러 가지로?

아무것도 아닙니다!

저희는 여기에서
이만 실례하겠습니다

에? 콜?

 

다른 녀석들 앞에서
마력이나 마법에 대해서

그리고 나태병 치료에 관해
상세한 내용은 말하지 마

왜?

저기 말이야

의사들은 나태병 치료 연구에
심취해 있어

치료법을 확립하게 된다면
의학계에서 주목받을 테니까

어줍잖게 눈에 띄면
연구를 방해할지도 모른다는 거야?

맞아

골치 아프네

나태병에 걸린 사람들을
구할 수 있다면 그걸로 될 텐데

그것만큼은 동의해

 

아무튼 조심해

알겠어
말하지 않도록 할게

부탁한다고

너는 어딘지 위태로운 면이 있으니까

그런가?

똑 부러지게 행동한다는 말을 듣는데

먼저 상대에게 마음을 열기 전에

얘기해도 될 일인지를
생각해 봐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서

간단히 속내를 말해선 안 돼
알겠어?

 

콜은 좋은 사람이네

뭐?

무, 무슨 말을 하는 거야!

그야 나를 싫어하는데도
나를 걱정해서 해 준 말이잖아

환자를 위해서 열심히 생각해서
일해주고, 성실하고

나는 의사니까 환자를
생각하는 건 당연한 거다!

협력자니까 네가 실수하지 않도록
가르쳐 주는 것도 당연한 거다!

딱히 선인이 아니야!

헤에~

바, 바보 같아서!
나는 돌아간다

기다려, 콜~

안 기다린다!

 

초조해하지 마

너무 결과를 바라진 마

마법을 개발했을 때의
경험을 떠올려

 

같은 길을 걷는 것뿐이야

 

시작한다
브리짓

 

준비… 완벽

 

집마

 

10, 15, 20, 25

 

30, 35, 40

 

45, 50

 

50인가

평범한 코볼트나 고블린은
30 정도였으니까

역시 강함에 따라
필요한 마력량이 달라지나 봐

응…

마력을 접촉시키거나 주입하면

소량이어도 화상을 입나 봐

시온 말대로 정화 같은 느낌…?

사람에게 보이는 반응과
다를지도 모르겠네

 

좀 더 많은 마력을
사람에게 시험해 보면 알지도

하지만…

그러네

 

어이, 느긋하게 대화나 나누고 있지 마

이제 다 쓰러뜨려도 되는 거야?

아, 미안
쓰러뜨려

좋아, 왔다!

 

후훗~
어때?

이게 나―

 

후훗

정말이지, 코볼트의 함정이
이런 곳에도 있을 줄이야

아무것도 없는데

보이지 않게 됐다고!?
기괴한 함정이군

너희도 조심해라

자, 가자!

 

아니, 아직 생체실험이
끝나지 않았는데…

 

좀 더 많은 마력을
사람에게 시험해 보면 알지도

하지만…

 

들어오세요

 

부탁받은 걸 가지고 왔어요

 

시작한다

 

 

50, 60

 

70, 80, 90

 

이건 예상 외인걸

주입한 마력량은
상당히 많은 것처럼 보였는데요

나의 한계까지의 마력을 내보내봤어

그런데도 트라우트는
아무런 영향도 받지 않았다

마물은 정화되지만
트라우트는 정화가 안 되는 걸지도 몰라

인간은 어느 쪽일까?

아니면 또 다른 반응일까?

저기 말이야

 

왜 그러시나요?

 

괜찮아요

 

에?

 

마력 반응을 볼 거라면

반드시 인간으로 실험해 볼
필요가 있지 않으시나요?

그리고 마력을 가지고 있고,
의식을 유지하고 있는 건

저밖에 없으니까요

그렇죠?

그, 그건…

마리를 구하는 데에
도움을 드릴 수 있다면

저는 뭐든지 하겠어요

 

고마워, 로즈

 

정말로 고마워

친구니까 당연한 거랍니다

 

아프다거나 괴롭다는 등

무언가 위화감이 있으면
바로 가르쳐 줘

절대 참지 않을 것

중요한 건 구체적인 변화를 아는 거니까

알겠어요

 

그럼 간다

 

집마

 

괜찮아?

조금 뜨거운 것도 같아요

하지만 그게 다예요

조금만 더 해 봐도 괜찮겠어?

조금이라고 안 하셔도
전혀 괜찮아요

그럼 계속할게

 

어때?

몸이 조금 달아오른 느낌이에요

아픈 건?

오히려 기분이 좋을 정도예요

 

30, 35, 40

 

계속할게

 

 

50, 60, 70

80, 90

 

지금 그게 최대 마력량이에요?

일시적으로 내 최대 마력량을
공급하더라도

마력을 가진 사람은 문제없나 봐

일시적이 아니라 계속적으로
해 보지 않는 이상 알 수 없다…

그런 걸지도 모르겠네요

다음은 10분 정도

소량의 마력을 지속적으로
공급해 보고 싶은데…

괜찮을까?

네, 상관없어요

이상이 생기면 바로 말해줘

자그마한 변화라도 괜찮으니까

 

걱정하지 않더라도
바로 보고할게요

하지만 역시 걱정돼

누나만이 아니라 로즈한테도
무슨 일이 생긴다면…

시온

 

저는 괜찮아요

응, 고마워

 

다, 다음부터는 의사의 햇병아리인
콜한테 와 달라고 할게!

전문가가 있는 편이
깨닫게 되는 게 있을 테니까

그, 그렇네요
그게 좋다고 생각해요

 

이게… 뇌광등이랬나?

무슨 의미가 있었던 거야?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거니까
생각해 봤자 무슨 의미가 있겠어

 

그것도 그러네

 

그날 밤으로부터 한 달

위험성은 없다고 판단한 걸까?

만약 지금 레이스가 나오면
단숨에 끝장날 거예요

나 참, 시온의 말을 믿지 않다니!

그 레이스라는 마물이
반드시 나타날 거란 보장은 없잖아

그리고 나도 뇌광등이
유효하다고 믿지 않으니까

 

콜!

네 녀석은 지금까지
뭘 봐 온 거냐

시온은 누나의 간병과
어머니를 도와가면서

수면 시간을 깎으면서 나태병을
연구하고, 마물 토벌까지 하면서

거기에 결과까지 내고 있는 거다!

레이스에 관해서도 그렇다!

시온이 제작한 뇌광등이 있어서
대책을 짤 수가 있었다

저, 저기…
나는 거기까지만…

그 공적을 보고도
믿지 못하겠다고?

그렇게 말하는 거냐?

아, 내심 다 알고 있다고!

시온이 있어서 나태병 연구는
진행되고 있어!

우리 의사는 환자에게서
반응을 이끌어내지도 못했으니까!

흥, 알고 있다면 됐다

 

저기, 브리짓

다른 나라의 마물은 어땠어?

레이스를 제외하면
모두 똑같나 봐

새로운 마물의 목격증언은 없어

레이스는 이 지역에서만
인건가

- 어째서지?
- 모르겠어

어쩌면 레이스는
루그레 전쟁 이전의 마물일지도…

루그레 전쟁?

모르는 거냐?

천 년 전에 각국이 협력해서
마족과 싸웠다고 하는 전설의 전쟁을 말하는 거다

흐응, 루그레라는 의미는 뭐야?

서, 설명해 줘라
브리짓

당연히 나는 알고 있다만

여러 설이 있는데

루그레라고 하는 이름의 누군가가
각국을 선동했다거나

망국의 이름이라고들 해

"루그레"라…

 

붉은 빛의 커튼이 떠오른 밤

「혁야」라고 부를까?

 

그날로부터 시작된 나태병과
새로운 마물 발생에 관한

경위 결과를 여기에 정리한다

 

경과 90일째

경도 환자에게 효과적인 조건으로
마력을 공급

눈 깜빡임, 반사, 손가락의 떨림,
구강의 움직임을 확인

크나큰 진보라고 할 수 있겠지

 

경과 135일째

마력을 지나치게 공급하면
반동으로 나태 상태에 빠지는 게 판명

나태병은 마력의 고갈이 아니라

마력의 과잉 공급으로 인한
반동으로 발병한다고도 생각할 수 있겠다

 

보이지 않는 마물의 존재는
점점 잊혀지고 있는 경향이 보이며

내 권한으로 뇌광등의 생산을 계속

경과 201일째

타인에게 마력 공급을 받으면
서서히 체내 마력이 사라지는 걸 확인

경과 299일째

시온·온스타인이 빈번히
마력 고갈을 일으킨다

마력량의 증가를 모색 중

 

경과 350일째
진척 없음

 

경과 380일째
진척 없음

 

경과 400일째
진척 없음

 

경과 440일째
진척 없음

 

경과 562일째
진척 없음

혁작의 계보

시온·온스타인의 성과에
기대할 수밖에 없는 상태

레이스의 존재는 현재까지도
확인되지 않았으며

루그레의 계시라고 생각했지만
그런 낌새는 없었다

착각이기를 바란다

 

이스트리아 영주
아우구스트·R·발프

 

[2년 후]
 

계절은 돌고 돌아

 

나는 12살이 되었다

 

아아, 웃고 있어

웃고 있어
여보…!

감사합니다
시온 선생님

감사를 들을 만한 일은
하지 않았어요

아주 잠시 동안이지만
남편이 미소를 보여주게 된 건

선생님 덕분이에요!

 

시온

 

얼굴색이 안 좋아 보이는데
자고는 있어?

자고 있어

휴식도 취하고 있고,
식사도 하고 있어

 

혼자서 짊어지진 마
너는 잘하고 있어

갑자기 왜 그래?
징그러운데

지… 징그럽다니
무슨 소리야!

기껏 걱정해서 한 말인데!

 

괜찮아
고마워

 

어, 라피나!

브리짓!

 

어서 오렴, 시온쨩

 

안녕하십니까

실례하고 있어요
시온

아, 응

 

크윽, 이게 성장기인가!

돌아왔다

실례 좀 한다

아니지, 여긴 내 집이지만!

재미없다

 

시끄러워!

 

시온

조금 쉬는 게 어떠냐?

특별히 지치진 않았어

마력이 그다지 남아 있지 않은 것뿐이야

아니, 엄마와 얘기를 나눴다

이대로라면 마리를 치료하기 전에
시온이 쓰러질 거다

 

그러니까 쉬어도 된다

가웨인 공의 말씀대로다

요 2년 가까이 매일을
치료법 연구에 쏟아붓고 있잖아

 

무리하는 거 아니야…?

콜한테도 들었지만 괜찮아

바쁜 건 싫지 않으니까

오랫동안 너는 노력했다

계속 계속 멈추지 않고 해 왔다

이 이상은 하지 않아도 된다

그래, 시온쨩
이제 괜찮아

시온쨩이 노력하지 않아도 돼

 

우리는 시온에게 너무 기대고 있었다

이젠 참지 않아도 된다

모든 걸 짊어질 필요는 없다

미안하구나
괴로웠지?

아니, 전혀 괴롭지 않은데

무, 무슨 말이냐?
역시 참고 있는 거 아니냐?

시온쨩, 이제 눈치 보지 않아도 돼

정말로 전혀 괴롭지 않아

 

그야 누나를 얼른
치료하고 싶다고는 생각해

매일 생각해

하지만 초조해해선 의미가 없어

쉬는 것도 중요하다는 걸 알고 있어

하, 하지만 꽤 부담이 되고 있지 않냐?

아니, 아니
아빠, 생각해 봐

나는 지금껏 마법 연구를 해 왔어

있을지도 모르는 걸 연구하고

발견해내고, 개발했어

그에 비하면 고생도, 부담도 아니야

나는 평생을 걸고서라도
나태병 연구를 계속할 생각이야

이건 부담도 아무것도 아니야

내가 그러고 싶은 거야

 

그렇구나
그랬었구나

미안하구나, 시온

눈치 없는 소리를 했나 보구나

안심해

내가 누나를 구할 거야

 

너는 정말 과분한 아들이야!

우리들한테 와 줘서 고마워!
시온쨩!

둘 다 호들갑이야

 

괜찮아
나는 포기하지 않을 거야

 

뭐지?

 

다녀올게
누나

 

로즈!

시, 시온!
하늘이!

발프 공작께 알려야 해

저도 가겠어요

로즈는 누나하고 엄마를 부탁할게

아빠는 지금 마을에 있어

두 사람을 지킬 수 있는 건
로즈뿐이야

알겠어요
맡겨주세요

 

그날 밤과 똑같은 빛

「혁야」다!

 

귀를 기울여 봐

가슴속에서 울려퍼지는 beat에

 

네모낳게 찍힌 우주

저 멀리에서 불어온 바람

고독은 항상 차갑지만

가끔씩 나를 자유롭게 만들어 줘

모포 속에서 움직일 수 없었던

밤에도 의미가 있었어

 

귀를 기울여 봐

가슴속에서 울려퍼지는 beat에

깨지 않는 꿈을 손으로 그려가며

새벽녘을 노래하면서

안드로메다의 건너편까지

닿아라, melody

속임수도, 장치도 필요 없는 마법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