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오십시오.

한 분이십니까?

응, 여주인 있나?

 

어서 와,

오늘도 또 제법 늦었는걸.

 

일이 끝나지 않아서 말이야.

 

늘 먹던 거.

알았어.

 

여어, 대장,

제법 위세가 당당한걸?

어서 오세요.

아니, 정말 바빠서 펑크날거 같아.

 

소문은 들었어.

또 회사를 세운다며?

드디어 외부 행성에.

어머, 정말?

알카이오스 계 바깥과의 거래가
단번에 늘었거든.

전문 상사를 설립하지 않으면
돌아가질 않아.

굉장한걸?

우주를 두루 다니고.

이것도 영주님 덕분이군.

그러게 말이야.

 

해적 퇴치로 반필드 령의 평판이
단번에 올랐으니까.

선선선대 알리스타 백작 시절의
영광이 돌아왔단 거지.

 

이번 영주님은 해내주실 거라고
난 처음부터 생각했어.

5살짜리 아이에게
기대할 수 없다고 하지 않았어?

 

어찌됐든 그분이 영주님이셔서
우리들은 행복해.

 

끝없는 꿈을

나는 성간국가!
끝없는 꿈을

나는 성간국가!
은하에 흩뿌렸어

은하에 흩뿌렸어

손을 뻗은 우주(하늘)

누구보다도 멀리에

기대와 불안이

나선을 그린 마음결

보잘 것 없는 존재다

비가 뺨을 타고 내렸어

살아가, 살아가

필사적으로

고철덩이쯤 되어도 좋아

조금은 어른이 되었을까나

서로 울리는 고동이 한데 섞여

Da da da da da da Dan!!

빛나라

당신이 이끄는 미래

총총한 별들이 지은 다리

사랑의 이름 아래

서로 이끌리는 세계

인연으로 단단히 묶었어

「괜찮아」

별을 돌고 도는 여행길에

I'll Never Let You Go

끝없는 지평선

두근거림대로

함께 달려나가자

 

가족
에치고야, 그대도 사람이 나쁘구먼!

네? 적정 가격이라고 생각합니다만?

그보다 에치고야가 아니고
헨프리 상회이옵니다.

말해보고 싶었던 것뿐이야.

그러십니까.

그래서, 고어즈 해적단으로부터
손에 넣은 보물을 전부 사정해보니,

이 금액이 됐습니다.

 

이걸로 반필드 가의 빚은
상당히 갚을 수 있겠군요.

아니 근데, 이걸로 완제가 안 되다니
얼마나 많은 거야?

 

그나저나,

전에 전해드린
최신형 의료기기에 대해서입니다만.

 

고어즈의 장난감이 되었던 녀석들을
치료했던 기계 말이지?

개발처가 치료 데이터를
받을 수 없겠냐고 해서.

다음 개발에 활용하고 싶다던가.

그래?

마침 잘됐군.

본인이 왔어.

 

실례하겠습니다.

 

크리스티아나 레타 로즈브레이아,

모든 치료와 리하비리테이션 메뉴를 끝내고,

정식으로 퇴원하게 된 걸
보고 드림과 함께

그에 대한 감사를 드리러
찾아뵈었습니다.

음, 그렇군.

 

저를 지옥 같은 괴로움으로부터
해방시켜주시고,

그것도 모자라

다시 한 번 사람으로서 살
기회를 내려주신 리암 님께는...

아, 이만 됐어.

 

귀찮은 이야기는 다 빼.

그것보다
네 치료 상태를 알고 싶으니 협력해줘라.

네,

손쉬운 일입니다.

 

원래대로 돌아온 제 모습,

자유롭게 보셔도 괜찮습니다.

아니, 잔뜩 봐주세요, 리암 님!

 

아니, 나 말고 토마스에게.

아뇨, 저 말고 개발처에.

 

백작님!

돈이 들어오셨죠?

또 새로운 전함을...!

 

저보다 먼저 미인계로
주문을 따내려는 녀석이 있어?

 

그런 짓 해봤자 소용없어!

백작님은 그렇게 분위기 없게 벗는 건
취미가 아니시니까!

청초계지만, 사실은 대담,
뭐 그런 갭 모에시니까!

그쵸, 백작님?

어이, 이봐,
멋대로 남의 성적 취향을 단정짓지 마라!

 

리암 님께 무슨 무례한!

 

떨어져라, 이 파렴치한 것!

당신이야말로 포기해.

백작님은 내게 푹 빠지셨으니까.

 

처음 뵙겠습니다.

 

이번엔 뭐야?

 

제3 병기 공장에서 찾아뵈었습니다.

유리시아 모리실이라고 합니다.

 

견본품인 기동기사 네반의 성능은
어떠셨을까요?

 

나왔구나, 유리시아!

돈 냄새에 끌려서
이런 변경까지 영업하러 오다니,

뭐 이런 돈에 미친 게 다 있어!

아니, 너도 그렇잖아.

제3 병기 공장에서는

작게는 마이크로 머신 병기부터

크게는 초대형 전함까지
뭐든 다 갖추고 있습니다.

 

무엇이든 분부해주십시오.

 

좋은데, 초대형 전함!

아마기, 이거 갖고 싶어!

 

2천 미터를 넘는 전함의 구입에는

제국의 허가가 필요합니다.

반필드 가로서는
허가가 내려지지 않습니다.

 

굉장히 갖고 싶은데.

그런 것보다,
저희 천 미터급을 잔뜩 사주세요!

 

리암 님에게서 떨어져라, 무례한 것!

 

아니, 아니, 무어라?

리암 님께서 살아있는 여성에게 둘러싸여
기뻐하고 계셔!

이놈, 떨어져라, 파렴치녀!
리암 님께서 살아있는 여성에게 둘러싸여
기뻐하고 계셔!

 

이 브라이언, 기쁘옵니다!

기뻐한 적 없거든.

 

그보다 뭐야, 브라이언?

 

수도성으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고어즈 해적단 토벌 공적으로

리암 님께
훈장을 수여하겠다고 합니다.

그런고로

수도성에서 열리는 서훈식에
와주셨으면 한다고 합니다.

 

이쪽에서 잠시 기다려주십시오.

면회하실 분이
이제 곧 도착하실 겁니다.

면회?

주인님의 팬은 많으니까요.

오랜만이구나, 리암!

 

누구지?

나다, 나.

그러니까 누군데?

많이 컸구나, 리암!

아니, 누구냐고?

 

오랜만이라서 못 알아보는구나.

나도 늙었나?

아마기, 누구야, 이 녀석?

주인님의 아버님이십니다.

아, 있었지, 그런 녀석.

내게 빚과 영지 통치를 떠넘기고
도망쳤던가?

 

뒤에 계신 분은

주인님의 어머님과
조부모님 되시겠습니다.

조부모라니, 할아버지와 할머니?

안티 에이징도 정도가 있지.

 

아무래도 40년 이상 안 만나면
얼굴도 잊어버리는구나.

아버지로서는 조금 쇼크란다.

아니,

아버지다운 짓을 해준 기억이 없는데.

 

리암도 참,
정말 농담도 잘한다니까.

사준 인형,
아직도 소중히 쓰고 있구나.

 

하지만 칭찬해주신 어렵구나,

궁전에 인형을 가지고 오다니.

 

리암이여, 초면인데

손자가 궁전에 인형을 데려오다니
슬프구나.

이젠 어른이 되거라.

버려버리거라.

 

그래,

반필드 가의 당주로서 한심하구나.

 

별실에서 대기하고 있겠습니다.

곁에 있어라, 아마기.

 

내게 무슨 볼일이지?

그, 그래.

 

해적을 퇴치한 포상으로

막대한 보수가 나온다고
들어서 말이다.

얼마간 융통해줬으면 한다.

제도에서 사는 것도 돈이 든단다.

여유가 생겼다면

생활비 액수를 늘려줬으면 하는구나.

이것저것 산 게 있어서 말이다.

지불은 맡기마.

어엿한 손자를 가져서
할머니도 기쁘단다.

 

역시나 나의 아들이다!

오랜만의 재회, 오늘은 파티하자꾸나.

 

아마기,

손님께서 돌아가신다.

출구까지 배웅해드려라.

리암!

피곤하다!

헛소리를 들을 여유는 없어.

 

너, 그게 부모에게 대고 할 말이냐?

내 알 바야?

리암!

 

전부 내 돈이다!

전부 내 영지다!

너희들에게 땡전 한 푼 줄 생각 없어.

 

썩 나가버려!

 

아, 알았다.

오늘은 타이밍이 안 좋았구나.

또 얘기하자.

 

어디서부터 잘못 키운 걸까.

역시 아이는 곁에 두면서
버릇을 잡지 않으면 안 돼.

 

또 내가 저 녀석들의 빚을 갚아야 돼?

지불할 의무는 없습니다만,

상인과 빚쟁이는 리암 님께
대신 받아내려 할 거라 생각할 겁니다.

성가시군.

생활비 액수를
재검토하는 게 좋겠지요.

증액해주는 조건은
앞으로 일절 상관하지 말 것,

이게 제일입니다.

섣불리 소란을 만들면
주인님의 명성에 금이 가고 맙니다.

서류를 준비해라.

푼돈 정도는 줘버리지.

네, 바로 준비하겠습니다.

 

아마기.

네.

 

내 가족은 너뿐이다.

 

네.

 

네 이놈,

리암 세라 반필드!

절대로 용서 못합니다.

 

생활비를 늘려주는 대신
두 번 다시 상관하지 말라니.

이런 손자로 자라다니
믿을 수가 없구나.

너희들이 제대로 교육하지 않으니
이렇게 된 거다.

너도 나한테
아무것도 해준 게 없잖아!

 

당신들이 일 좀 해줘야겠습니다.

 

리암.

너는 가족에게
모든 걸 빼앗기는 겁니다.

가족이야말로 너의 적입니다.

 

맞아.

당주 변경 절차를 진행하지.

그러면 리암의 재산은
전부 우리들의 거다.

그거 명안이야.

궁전에 있는 지인에게 부탁해서,

지금 당장 절차를 시작하자.

그렇다면 새 후계자를 준비하지.

리암으론 안 되겠어.

그러게.

돈을 낳을 영지를 얻을 수 있다면,

그 정도는 협력해줄 수 있어.

 

하지만 리암은 어떡할 거야?

돈만 주면
암살자 따윈 마음껏 고용할 수 있어.

 

이번에야말로 작별입니다,
리암 세라 반필드!

 

생체 반응, 넷.

 

당주 교체 이유는 어떡하지?

뭐든 좋아.

제국 귀족으로서 인형을
곁에 두고 있는 건 걸맞지 않는다든가,

그 정도여도 상관없어.

 

어떻게 된 겁니까, 재상 각하?

어째서 당주 교체를
인정해주지 않으시는 겁니까?

리암 공이 가독을 계승한 절차엔
아무런 미비한 점이 없고,

당주로서 영지를 다스린 지
40년 이상 경과했다.

그걸 뒤집을 만한 이유가 없네.

그 아이는 궁전에
인형을 데리고 왔단 말입니다,

끔찍한 AI를 탑재한 걸!

제국 귀족으로서의 자각이 없습니다.

반필드 가 보고
수치를 당하란 말씀이십니까?

영내를 잘 통치하고 있고,
경제를 재건하고,

해적의 습격을 격퇴하고,

영지와 영민과 그들의 재산을 지킨
리암 공은

귀족으로서 어엿하지 않은가?

 

애당초 인형을 곁에 두는 걸
제국은 벌하고 있진 않다.

그걸 꺼려하는 풍조가 있는 것뿐이다.

제국의 풍조에 반하는 행위는
문제가 있습니다.

제국에 대한 반역이나 다름 없는 것.

재상 각하, 다시 한 번 재고해주시길!

클리프 공,

리암 공은 지금까지 반필드 가가
게을리했던 납세 의무를 다하고 있네.

제국을 위해 공헌 하고 있는
훌륭한 당주다.

제국은 그에게 기대하고 있네.

그 의미를 알겠지?

그, 그건...

 

그렇다면 당주 교체를 하게 되면
반드시 저희도 납세하지요!

그렇다면 문제 없을 겁니다!

 

지금까지 내지 않았던 자를 신용 하라고?

애당초 그 아이와 너는
그릇이 다르다.

제국에게 있어서
어느 쪽이 이익이 되는가,

그걸 모르니 뻔뻔하게도
내게 직소하고 있는 거겠지.

 

그리고,

이대로 조용히 살고 싶다면
섣부른 짓은 하지 마라.

 

리암 공의 신변에
무슨 일이 생기는 날엔

분명 당신들의 신변에도
무슨 일이 생기겠지.

 

나는 바쁜 몸입니다.

달리 용무가 없다면 물러가시길.

 

수준 낮은 귀족이 참 많이 늘었군.

저것들로부터 걸물이 태어났다니
믿기질 않아.

 

이걸로 되겠지?

 

감사합니다, 재상 각하.

네 제안대로

당주 교체를 인정하지 않는 대신,

해적단 토벌의 보수를
체납됐던 세금의 지불로 돌리지.

보수는 초대형 전함의 구입 허가를
받을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옵니다.

징수할 곳이 없었던
세금을 거둘 수 있고,

거기다가 제국의 공장에서
병기를 구입해준다면야,

제국으로선 이익 밖에 없지.

리암 백작님의 지위가 지켜진다면,

반필드 가에 있어서도
손해는 없습니다.

아마기라고 했지?

역시 AI는 어리석어.

이런 쓸데없는 거래를 제안해오다니.

기껏 이익을 올릴 수 있는
영주가 태어났는데,

그걸 또 탕진해버리려는
어리석은 것들에게

누가 교체 따윌 허락할거 같으냐.

 

재상 각하의 안배에 감사드립니다.

 

나로선 이해가 안 가.

파티란 건 대체 뭐지?

연일 낮밤의 축하로
피로해지셨나요?

난 파티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됐어.

본 적도 없는 생물을 먹고,
본 적도 없는 공연에 놀랐어.

제일 놀란 건 버킷 파티야!

버킷 파티?

그건 내 상상을 넘어섰어.

버킷 파티라고 듣고 바보 취급했는데,

그건 굉장해.

아니, 진짜 어떡하면 그런 발상을
떠올릴 수 있는 건지 믿기지 않아!

양동이가,

양동이가 그렇게 되다니...!

 

즐기지 못하셨나요?

아니, 재밌었어.

하지만 놀라잖아, 버킷 파티.

 

주인님도 슬슬
성인이 되실 연령이시군요.

제국에선 50살이 성인 연령이던가.

모신 지 40년이 넘었습니다.

긴 듯하기도 하고 짧은 듯하기도 하고.

 

주인님.

왜?

 

슬슬 쉬게 해주십사 합니다.

 

휴가인가.

그렇군.

 

가끔은 푹 쉬면 좋지.

 

그게 아니라,

저를 곁에 두는 건
이제 그만두시는 게 좋겠지요.

뭐?

 

제국에서는 AI 안드로이드에 대해
강한 기피감이 있습니다.

이대로는 주인님의 평판에
금이 가고 맙니다.

곁에 두신다면 저 같은 인형이 아니라,

인간 여성이 좋지 않을까 하고.

어이, 무슨 농담이지?

농담이 아닙니다.

주인님께선 제게
메이드 로봇 3원칙을 내려주셨습니다.

 

메이드 로봇 3원칙 제1조,

메이드 로봇은
주인에게 위해를 가해선 안 된다.

또한 위험을 간과함으로써
주인을 위험에 처하게 해선 안 된다.

그게 어쨌단 거지?

제가 모시고 있음으로써

주인님께 위험이 닥칠 수 있음을
간과할 수는 없습니다.

 

주인님께 적대하는 자에 대해

저의 존재가 파고들 틈을 주는 건
사실입니다.

관계없어!

명령이다,

내 곁에서 떠나는 건 용서 못한다.

메이드 로봇 3원칙 제2조,

메이드 로봇은 주인에게 부여받은
명령에 복종해야만 한다!

아마기, 내 말을 들어라!

명령에 복종해야만 한다.

단, 그 명령이 제1조에 위배될 경우에는
이에 준하지 않습니다.

 

주인님께 위험이 닥치는 한,

그 명령에는 승복할 수 없습니다.

 

주인님,

지금까지 정말로 감사했습니다.

 

누구로부터든
인형으로 멸시당하는 저를

주인님께선
인간과 똑같이 대해주셨습니다.

 

그것만으로 저는 무척 기쁘고,

그것만으로 저는 무척 행복했습니다.

 

그런 만큼 이 이상 주인님께
폐를 끼쳐드릴 순 없습니다.

주인님으로부터 떠나려는
제 억지를 부디 들어주십시오.

 

아마기,

제3조.

메이드 로봇 3원칙 제3조다.

 

제3조,

메이드 로봇은 제1조 및 제2조에
위배될 우려가 있지 않는 한,

자신을 지켜야만 한다.

아마기는 자신을 지키고 있나?

네.

위험이 닥치면
가능한 한 회피를 시도...

그게 아니야!

 

네 감정은 지켜지고 있는지 묻고 있어.

 

네 감정은, 마음은,

그래도 괜찮은 거야?

 

그건...

 

네 마음은 정말로 내게서 떠나고 싶다고
생각하는 거냐?

어떻지?

 

그건,
제1조 및 제2조에 위배될 우려가...

안 물어봤어!

 

역시 날 버리고 싶은 거냐?

아뇨, 결코 그렇지는...

그렇다면,

넌 자신의 감정을 지키고 있나?

 

명령이다.

사실대로 말해라.

 

저는 AI라서

마음에 대해선
정확한 분석은 할 수 없습니다만,

주인님으로부터 떨어질 결의를
연산했더니,

프로세서가 오버로드를 일으켜서...

 

이상 과열 되어버렸습니다.

 

뭐야,

지키지 못하고 있잖아.

그렇군요.

 

약속하겠다, 아마기.

난 아마기가 사라지면
매일 홧술을 마실 거다.

 

일도 안 하고 미친 듯이 마시고,
미친 듯이 날뛰고,

돈도 인맥도 신용도 전부 잃어주지!

 

언제 길바닥에서 죽을지 모르게
엉망진창이 되어주지.

날 원망하는 쓰레기 관리나 해적 잔당들이
목숨을 노려올지도 모르겠군.

주인을 그런 위험에
노출시켜도 괜찮겠나?

 

어떻지, 아마기?

간과함으로써
주인을 위험에 처하게 해선 안 된다,

제1조에 반하는군요.

 

명령이다, 아마기.

내게서 떨어짐으로써

내가 홧술에 빠질 위험을
간과하지 마라.

사라짐으로써 날 타락시켜서
길바닥에 죽을 위험에 노출시키지 마라.

알겠나?

 

네, 명령대로 하겠나이다.

 

처음부터 그러면 됐잖아.

 

너까지 날 버리지 마...

 

어쩔 수 없는 주인님이시군요.

쭉 둘이서 함께였잖아.

 

브라이언 님도 함께였답니다.

여기서 브라이언의 이름을 꺼내지 마.

별개잖아.

 

그럼 가능한 한
곁에서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그래, 그거면 된 거야.

네, 주인님.

아마기,

집으로 돌아가자.

네.

 

의외로 단순한 일들이 널렸어

웃고 화내고 탄식하고 팔짝 뛰고

빙그르르 도는 인생의 고리

그 어딘가에서 만났어

기억이란 애매한 거라서

언제부터라든가 어째서라든가

소중한 순간들의 그라데이션

밤바람이 내일로 데려다줬어

미래 따위 애매한 망상은

무심코 건넨 말에 반짝였어

크고도 작은 세계에서 노래해

 

왠지, 그냥 왠지

사뿐히 납득한 기분이 좋아

동화 속 이야기처럼 아름답진 않지만

이젠 무슨 말을 해야할지도 모르겠고,

아무리 감사해도 부족해.

 

하지만 말하게 해줘!

 

그, 그만둬...!

 

안내인에게 닿기를,

나의 이 마음!

 

네 덕분에 난 행복해!

 

정말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