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 제목 with Caption Creator 4

가씨와 충

 

부모님은

내가 다섯 살 적에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

 

이사쿠,

오늘부터 이곳에 네 집이란다.

 

날 거둬주신 건

할아버지이신

세나가키쿠미 보스,

세나가키 타스케.

 

즉 할아버지는 야쿠자고,

난 보스의 손녀로 살게 되었다.

 

그리고, 이 녀석이 네 시중 담당이다.

 

처음 뵙겠습니다, 이사쿠 씨.

우토 케이야입니다.

 

싫어...

아빠랑 엄마랑 살래...

 

제가 이사쿠 씨의
아빠와 엄마가 되겠습니다.

 

오빠면서?

 

오빠도 되겠습니다.

전부 제가 되어드리죠.

여기선 같은 핏줄이 아니더라도

다들 가족이니까요.

제가 평생 당신을 지켜드리겠습니다.

 

그건 분명
보스의 손녀를 대하는 말이었겠지만,

그 무엇보다
내 버팀목이 되어줬다.

 

아마도 이미
그때부터 좋아했던 거야.

 

찾았어!

 

1
축하해!

1
아싸!

1
오늘은 축하해야겠네!

 

오토와 고등학교 - 합격 발표장

 

합격 발표, 어땠느냐?

 

붙었어.

오, 그거 잘 됐구나,
축하한다.

네 부모님도
기뻐하고 있을 거다, 분명.

 

고마워.

 

실례합니다.

 

이사쿠 씨.

케이야?

합격 발표, 어떻게 되셨나요?

붙었어.

 

축하드려요.

 

너무 기뻐하는데.

이만 내려줘.

그야 기뻐하죠.

열심히 하셨군요.

 

처음 만났을 때는

이렇게나 작았던 이사쿠 씨가

고등학생이라니, 감회가 새롭네요.

이사쿠 씨는
제가 키운 거나 다름없으니.

 

난 케이야의 아이가 아니야.

같은 핏줄은 아니지만,

비유하자면 그렇단 거예요.

그게 아니라!

그나저나

오토와 고등학교라니 참 멀구나.

여기서 전철로
한 시간 이상 걸릴 텐데?

일부러 먼 곳을 골랐는걸.

 

난 있지,

고등학생이 되면
평범한 청춘을 보내고 싶어.

지금까진 주변에서
우리 집을 두려워해서

제대로 친구도 안 생겼지만,

이제부터는 달라.

평범하게 친구 만들고,

평범하게 부활동이나
위원회 활동에 힘쓰고,

그리고...

 

평범한 사랑을 할 거야.

그래, 사랑을 하는 거야,

평범하고 행복한.

야쿠자를 짝사랑해 봤자
밝은 미래는 없으니까.

오토와 고등학교 입학식

 

드디어 오늘부터 고등학생이야.

 

교장 얘기 너무 길었어.

집에 가는 길에 어디 들를래?

옆 반 애 봤어?

응, 봤지.

어쩌지?

말 걸어 볼... 까.

 

남자야.

 

고, 고마...

 

괜찮으세요, 이사쿠 씨?

뭐?

 

뭐 하고 있는 거야!

야쿠자 아재가
고등학생 코스프레 하고!

새 일거리라도 생겼어?

아재?

저 아직 스물여섯인데요.

충분히 아재지.

 

먼 곳에 혼자 가신다니 걱정되어서

함께 학교에 다니기로 했어요.

 

뭐?

이사쿠 씨는
보스의 단 하나뿐인 손녀분이시니.

그딴 건 이전까지처럼
마중 나오는 것만으로 충분하잖아!

아니요,

학교에도 위험은 가득합니다.

 

남자가 있으니까요!

예?

 

연애하고 싶다 뭐 그러셨는데,

연애라니,
이사쿠 씨에겐 너무 이릅니다!

남자 따윈 죄다 늑대라고요!

머릿속엔
하고 싶다, 하고 싶다 뿐이고,

애정보다도 성욕이 더,

훨씬, 훨씬, 훨씬 강하니까요!

 

뭐?

 

그런 이유로
남자 놈들의 독니로부터

이사쿠 씨의 보디를 가드 하기 위해

이렇게 부정입학 했다는 거죠.

그런 건 할아버지가...

물론 두목께도 허가는 받았습니다.

그걸 허가했어?

 

난 너랑 같이 학교 다니는 건
절대 싫으니까!

학교 안에서는 일절,
나한테 접근하지 마!

 

이사쿠 씨...

 

마미 쨩, 아이카 쨩, 안녕.

 

이사쿠 쨩은 아쿠자네 집 아이라며?

그 녀석들은 엄청 나쁜 녀석들이라고
아빠가 말했어.

 

이사쿠 쨩이랑도
앞으로 놀면 안 된대.

내게 있어선 다들 가족이지만,

절대 용납되지 않는 존재.

 

케이야도...

 

그걸 알았기에

내 이 기분은 갈 곳을 잃어버렸어.

 

이미 그룹이 생겼어.

잠깐 교실을 나갔다 온 것뿐인데.

 


 


친구란 건 어떻게 만드는 거였더라?

 

필살,

자는 척하며 넘기기.

 

누구에게 말이라도 안 거시나요?

 

동급생이니까 존댓말은 이상한가.

학교에선 내게
접근하지 말라고 했지?

이사쿠 씨...

...가 아니라,

세나가키.

말 좀 들어!

두 사람, 사이좋은데?

 

역시 귀엽네.

 

저기, 그...

 

아무렇지 않게 말 걸어왔어.

사이좋아질 찬스!

 

맞아, 사이좋아.

우리 둘 소꿉친구거든.

 

계속, 함께 지내왔으니까,

서로 모르는 것 따윈...

없을, 정도.

 

아주 그냥 사이가 좋아.

 

나, 우토 케이야.

 

특기는 고문이에요.

잠깐!

뭔 소릴 하는 거야!

뭐야, 고문이라니?

전기 의자 같은 거?

그딴 것 없어도...

 

볼펜 한 자루로 충분해.

 

어떻게 쓰는지,

가르쳐 줄까?

그만둬!

농담이에용.

네 말은 농담으로 안 들려!

 

아, 혹시 두 사람은...

사차원쨩?

네, 조례 시작할게요.

 

끝났어.

완전 깬다는 표정이었어.

분명 눈 깜짝할 사이에
사차원쨩 2인조라는 소문이 퍼져서

따돌림당할 거야.

일단은 학급 반장을 정하려고 해요.

이 반의 리더가 되겠어, 하는 사람은

입후보하세요.

거수로.

 

아무도 없는 거냐.

 

반장이라...

뭔가 청춘스러워.

친구도 생길 것 같으니
해보고 싶은 마음도 들지만,

아까 일로 마음이 꺾여버렸고,

소통 장애도 있고...

 

저와 세나가키 양,
입후보하겠습니다.

 

뭐?

아까 소란 피우던 두 사람이네?

 

저 사람 엄청 멋있다.

뭔가 어른 같지 않아?

 

무슨 생각 하는 거야?

이사쿠 씨가
하고 싶어 하는 것 같길래.

참견 좀 집어치워!

 

반장들,

바로 첫 일입니다.

다음에 있을 구기대회 선수 정하기,

부탁해요.

그거 전원 참가인가요?

구려!

 

이건... 주의라도 주는 게 좋을까?

 

여, 여여여, 여러분...

저기...

 

자, 다들 앞에 보고.

종목별로 선수 정하겠습니다.

 

이거 하는 의미 있어?

땀 흘리는 거 싫어.

모두가 사이좋아질
계기가 될지도 모르잖아?

적어도 난

사토나카 양이랑
사이좋아지고 싶은데.

 

벌써 이름을 외웠어?

전부 다 외웠어.

 

자기를 인식해 주는구나 하고
기뻐지잖아?

별것 아닌 일이지만,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어.

 

누구냐, 너?

 

모리카와,

같이 농구하자.

키도 있고,

얼굴 마이클 조던 닮았고.

아, 아니, 닮았기는 무슨!

 

뭔가 우토 군 좀 재밌는데?

착한 녀석 같아.

꽃미남이고.

조금 이상하지만.

 

세나가키 양, 판서 부탁해.

 

아, 네...

 

이 녀석,

연기력 장난 없네.

 

세나가키 양, 배구는 어떨까?

 

이사쿠 씨?

 

멋대로 들어오지 마.

 

왜 그러세요?

몸이라도 안 좋아요?

 

말 좀 들어.

 

자기 소통력 없음이, 괴로워.

뭐야,

그건 어제오늘 일도 아니잖아요.

야,

말도 포장하기 나름이란 거
알고 있냐?

 

나, 아무것도 못했어.

입만 달변인 26세 아재 야쿠자는

바로 반 애들 하고 친해졌는데...

 

이사쿠 씨도 포장지 찢고
말하고 있는데요.

사차원쨩이란 소리나 듣고!

 

그런 건
저쪽은 이미 잊었을 거라니까요.

야,

따지고 보면 네 탓이잖아.

난 신경 쓰인단 말이야.

 

알고 있어.

내게 친구가 없는 건 분명

우리 집안 문제뿐만이 아니라,

자기 탓도 있는 거겠지.

 

기껏 멀리 있는 학교에 들어가도,

내가...

 

나쁘지 않은 것 같은데요.

 

그렇게 남이 마음에 두지도 않는 걸
신경 쓰거나,

자신이 못하는 걸 나열하거나,

하나하나 멈춰 서서 되돌아보는 건

자기 자신을
진지하게 대하고 있으니까.

 

울고, 고민하고,

때때로 조금은 용기를 내서,

이사쿠 씨의 매일이
즐거워지면 된다고 생각해요.

저는 이사쿠 씨 편이에요.

 

잠깐, 이거 놔...

싫어요.

 

귀엽네요.

 

정말!

그야 귀여운걸요.

 

난 참 정말이지,

완전 어린애야.

부여된 환경에 한탄만 하고,

뭔가 노력해 본 적 있었던가?

 

노력하는 법도 잘 모르겠지만,

차근차근 한다면...

 

다음 번 구기 대회에서
배구에 나가는데...

 

나, 그닥 배구 해본 적 없으니까,

연습... 같이 해주면 기쁠 것 같아.

 

-옙!
-옙!

 

행사를 위해 연습이라니,
기합 단단히 들어가셨네요.

우리 팀, 운동부 사람들뿐이라...

발목 잡고 싶지 않고,

기왕이면 이기고 싶다고 말했으니까,

노력해 보고 싶어.

 

-옙!
-옙!

 

와라!

 

아얏.

 

이 자식...!

뭐 하냐, 임마!

이사쿠 씨가 공에 맞았잖아!

엉?

좀 더 살살, 톡 하고 쳐!

이사쿠 씨가 받을 수 있게 말이야!

그럼 연습이 안 되잖아!

잠깐, 케이야, 그만해!

 

역시 제가 공 던져드리죠.

 

안 돼.

케이야는 너무 쉽게 갈 것 같으니까.

루카, 카오루 쨩, 부탁해.

예.

맡겨주십쇼!

 

케이야,

용기 내라고 했잖아.

뭐든 해보라고.

 

했었죠, 그런 얘길.

그러니까 제대로 하고 싶어!

 

-갑니다!
-갑니다!

 

잠깐 휴식!

 

어라?

 

세나가키 양, 상처투성이인데?

 

정말이네, 멍 엄청 들었네!

이건... 배구 자율 연습하다가...

 

자율 연습한 게 고작 이거냐고
생각하려나.

세나가키 양 엄청 노력했구나!

 

하지만 전혀 늘질 않았는데요.

제가 모두의 발목을 잡지만 않으면,

우승할 수 있을까 하고...

 

노려버릴까?

우승.

 

점심시간 때도
모일 수 있으면 모일까?

응!

세나가키 양, 함께 힘내자!

 

네.

 

특훈 메뉴 - 세나가키 양에게 안도가

모두를 위해 노력하고 싶어.
특훈 메뉴 - 세나가키 양에게 안도가

 

그리고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있는 힘껏 해낸다면

조금은 케이야도 인정해 줄지도 몰라.

 

어린애가 아닌

한 명의 사람으로서,

나를...

 

세나가키 양!

네!

 

야!

 

익숙한 '잠깐 한 대 피러' 등짝이
보이길래 따라와봤잖아, 바보야!

학교에서 담배 피우지 마!

괜찮아요, 어차피 부정 입학인데.

26살 아재 야쿠자니까.

뭐야, 너?

심기 불편해?

이사쿠 씨는 신나 보이네요.

당연하지!

시합에서 이겼잖아!

 

이사쿠 씨...

 

오후에도 열심히 하죠.

응...

 

우리가 여기서 이기면 종합 우승.

 

세나가키 양!

그쪽 간다!

네!

 

손가락 엄청 아파.

진짜 아파!

 

어쩌지, 말하는 편이 좋을까?

하지만 시합 이제 곧 끝나는데...

 

1점만 더!

 

이사쿠 씨?

 

1점만 더 들어가면...

 

하지만...

 

그쪽 갔어!

 

케이야가 보고 있어.

 

손을 쓸 수 없다면...

 

발을 쓰면 돼!

 

들어갔어...

 

세나가키 양, 대단하다!

발이라니!

만세!

아니, 그냥 정신없어서
뭐가 뭔지...

 

보건실

 

어, 어땠어?

 

시합.

시합?

내가 시합하는 모습!

 

아, 네, 대단했어요.

피가 끓고 전율할 것 같은
시합이었네요.

내 장렬한 모습이
하나도 안 와닿았잖아!

 

요즘 들어 내내 이사쿠 씨,

활기가 넘쳐서...

 

기쁜 반면,

제가 없어도
괜찮아져 가는 걸까 하고, 생각하니...

쓸쓸해요.

 

쓸쓸해?

 

그, 그게... 무슨 소리야?

 

이것이...

 

부모 곁을 떠난다는 것일까, 하고...

 

그렇겠지.

그렇게 간단히는...

 

하지만...

 

반대야.

 

떨어지고 싶어도

떨어지질 못하는데,

케이야가 내 편으로 있어주니까
힘낼 수 있는 거야.

 

언제든지
내 세계의 중심은 케이야니까.

 

잠깐, 뭐야?

 

다행이네요.

 

귀여워.

무리.

좋아...

 

떨칠 수 없는 이 마음은

오늘도 커져가기만 할 뿐이야.

 

제2화 소녀 마음과 부모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