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 제목 with Caption Creator 4

도쿄에 갓 왔을 무렵
막연하게 생각했었어요.

다들 세련되고 훤칠하네!

이것이 도쿄구나!

 

하지만

저는 새삼스럽게 충격을 받고 있어요.

 

사이죠 리리카 양,

시마 군의 어릴 적 친구.

사복 입으니 괜히 더 두드러져.

 

슬리퍼 신었는데 다리가 길어!

날씬한 걸 넘어서 가늘어!

이것이 전문 모델분?

 

그리고 그렇게 예쁜 사람이...

리리카 쨩, 오랜만이네.

놀랐어.

뭐?

 

화내니까 뭔가 엄청 박력이 있어요!

 

설령 저한테 화내는 게 아니어도...

왜 아줌마가 여기 있어요?

야, 리리카.

소우스케 어머니, 오랜만에 뵙네요.

크리스 군?

 

두 사람 다 많이 컸구나.

저기...

아직도 소우스케랑
연락하고 지냈구나.

 

웃기네.

변한 게 없네요, 아줌마.

제가 엮이지 말아 줬으면 하는 게
너무 노골적이네.

그런 뜻이...

리리카!

정말 이기적이야.

야, 그만하라니까, 리...

시끄러, 크리스!

 

난 그저 아들네 문화제를 보러...

아줌마,

또 자길 위해서
소우스케한테 연기시키는 거예요?

 

눈부셔서 눈부셔서

나는 눈을 돌리고 말게 돼

어울리는 말 한 마디조차

벙긋하지도 못하는 나야

 

스킵과 로퍼

 

이렇게 좁은 세상에서

톡톡 튀는 웃음 소리가

무척 아름답게 울려퍼져서

위안이 돼줬어

 

찰나를 반복하는

여유조차 없는 미래라면

망설이면서라도 괜찮아

모든 걸 함께 나누며 가자

 

눈부셔서 눈부셔서

나는 눈을 돌리고 말게 돼

어울리는 말 한 마디조차

벙긋하지도 못하는 나야

경쾌하게 경쾌하게

춤추는 뒷모습에 반해 그저 바라봤어

풋풋한 이 온도의 정체가

사랑이라면

 

풋풋한 이 온도의 정체가

사랑이라면

 

여러 가지 위협행동

작은 동물들은 이렇게
여러 가지 위협행동

몸집을 커다랗게 보이기도 해.
여러 가지 위협행동

 

작은개미핥기래.

자근개할티.

작은개미핥기.

귀엽네.

응.

대단하네, 이렇게 제대로 된
동아리 잡지 만들고 있었구나, 생물부.

어린이 대상 전시도 있으니까
보러 와.

고마워.

자근개할티.

작은개미핥기.

 

어라?

어머니, 아직 안 오셨어?

길 못 찾고 있나?

시마 군, 무카이 군!

 

오랜만이야!

우와, 와줬구나.

친구?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중학교 때 같은 반 친구.

너네 반 전시 행사가
연극이라고 들었거든.

그야 시마 군의 연극이라고 하면
보고 싶잖아?

그치?

그렇구나.

중학교 때는 아역이란 게
그냥 다 알려져 있었지.

그 애, 시마 군 동생?

맞아.

안녕하세요!

귀엽다!

뭔가 화제를 돌리자.

소우스케?

나 왔어.

 

어머!

모델 사이죠 리리카 쨩?

 

저, 매달 하이틴 읽고 있어요!

고마워.

대박, 얼굴 작아!

역시 지금도 시마 군이랑 친구구나.

아, 드라마에서 공동 출연했다며?

공동 출연?

 

모델분?

시마 군, 뭐 했었어?

이런,

혹시 고등학교에선 비밀로 했었어?

딱히 숨길 만한 일은 아니잖아?

 

옛날에,

잠깐 아역 좀 했던 적이 있어서...

 

뭐야, 그거?
대단한데?

무슨 드라마?

검색해 봐도 돼?

아니, 조금 부끄럽네.

야, 슬슬 준비!

네!

진짜 대단하다.

-줄 서자, 줄 서.
-가자, 가자!

 

소우스케,

 

케이리 돌봐줘서 고마워.

아, 아니.

그래서 있지,

미안하지만 지금 중요한 볼일을
보러 가야 하는 걸 깜빡했거든.

이제 돌아갈게.

 

아, 응.

집에 가?

응.

그럼 발표, 그... 힘내렴.

 

이 사람, 일부러 그러는 거구나.

이거?

아역 했단 거 다 들키게 하고,

오, 실화야?
아역 했단 거 다 들키게 하고,

어머니 돌려보내고,

대박!
어머니 돌려보내고,

시마 군이 곤란해할 일.

 

뭐야?

 

리리카,

 

엄마한테 무슨 말 했어?

 

딱히?

아줌마가 안 돌아갔으면 했어?

아니...

잘 됐잖아,

오히려 내가 더...

 

리리카 양도 줄 서셔야죠.

서서 보는 거 힘들어요!

아, 응.

 

어라?

 

여러 가지 위협행동

 

작은개미핥기다!

 

왜 그려?

아니, 그게,

아까 그 생물부 거...

 

아냐, 나중에 사진 보낼게.

뭐야, 궁금하잖아.

가자, 크리스!

 

나, 잠깐 소우스케랑.

그럼 먼저 들어갈게!

 

소우스케,

미안해 갑자기 와서.

아, 괜찮아.

리리카,

또 자길 위해서 연기시키는 거냐고,
아줌마한테...

솔직히 나도
하고 싶은 말이 뭔진 이해해.

응.

 

그럼 힘내!

응, 고마워.

 

당연하지만,

소꿉친구란 건 역시 사이가 깊구나.

 

좋은 일도 나쁜 일도
잔뜩 공유하고 있다는 느낌.

내게 있어서 후미 같은 거잖아.

 

억지로 추월할 수는 없지만...

 

대체 뭐야, 그 포즈!

 

몰라!

일하러 돌아갈게!

마지막 무대, 힘내!

 

언젠가는,

나도 거기까지 가고 싶네.

 

마지막이야.

기합 넣고 힘내자.

응!

 

나에겐 노래가 있어.

하느님, 감사드립니다.

 

전 노래하는 걸 정말 좋아해요.

노래를 하고 있는 동안엔

괴로운 일도 잊을 수 있어요.

원장 선생님께는 혼만 나고 있지만,

전 이 수도원이 좋아요.

'힘내', '힘내자', 라...

 

또 자길 위해서 연기시키는 거냐고,
아줌마한테...

 

엄마가 기뻐하니까 한 거야.

 

내가 날 위해서 하면 된다는 거야?

 

모르겠네.

 

극단적인 얘기지만,

좋아하는 음식 같은 것도
딱 안 떠오른단 말이지, 나.

 

주변이 내게 원하는 거라면 잘 알면서.

그쪽에 맞추는 걸
다들 더 좋아하는 주제에.

나도 그게 편하고.

 

인구 감소가 제법 심각해.

자기를 위해서라고 하지만,

미츠미 쨩이 관료가 되고 싶은 것도

고향을 위해서 아니야?

 

그렇게 차이가 날까?

 

시마 군에게 하고 싶은 일이 생기면,

어떻게 되든 시마 군이 가고 싶은 데
가서 맛있는 거 먹자!

하고 싶은 일이 있단 게

그렇게 기뻐할 일일까?

 

저주처럼 느껴진 적은 없어?

 

아니,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어.

내게 어떻게 하고 싶은가가 문제잖아.

 

뭔가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에게
책망받는 느낌이 드는 건

초조해져서일까?

 

잘 모르는 여자애가 날 좋아해 주는 게

어쩐지 기쁘지 않은 건

자신이 없어서?

엄마가 돌아가서 안심했어?

봐줬으면 했어?

 

왜 나 자신에 대해서조차 모르는 거야.

마지막 출연이네.

힘내.

 

시마?

 

미안, 다녀올게.

 

여기엔 없습니다!

아직 그리 멀리는 안 갔을 거야!

그러고 보니,

카네치카 선배의 무대 좋았었지.

 

나가는 길에 말 못 걸어서 미안하네.

 

총을 이리 넘겨, 요한!

아니, 아니야.

 

걸 수가 없었던 거야.

 

네게는 무리야!

 

이 감정은...

질투야.

 

미안, 나, 대사 까먹어서.

괜찮아, 괜찮아.

그건 그거대로 좋았어.

 

리리카, 크리스!

 

오, 소우스케!

이야, 참 좋았어!

솔직히 얕보고 있었거든, 문화제.

고마워.

 

있잖아, 리리카,

계속 생각했었는데...

라스트 라이브, 지금 시작합니다!

우와, 뭐야, 뭐야, 재밌겠다!

난 있잖아,

리리카에게 평생 속죄 못할 짓을
했다고 생각해,

정말로.

 

하지만...

같이 떨어지자, 같은 파멸적인 짓은

이제... 하고 싶지 않아.

리리카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일이라면

뭐든 협력할게.

약속할게.

고민이든 불평이든 얼마든지 들을 거고,

심야에 두들겨 깨우더라도 상관없어.

하지만 난 말이야,

난...

 

학교가, 즐거워.

 

반짝반짝

 

지금 안뜰에서 한대!

서둘러야겠네!

 

뭐?

뭔 소리야!

자기가 행복해지고 싶으니까

용서해 주세요, 란 식으로밖에
안 들리는데!

네가 그런 말 할 입장이야?

 

그... 러게.

 

하지만 그게 맞아.

 

기가 막혀...

엄마 아들 나란히 이기적이잖아!

아, 진짜, 마음대로 하지 그래!

 

그 대신 두 번 다시 얼굴 비추지 마!

 

리리카.

 

고마워.

 

자, 가자, 크리스!

저기요, 리리카 씨,

당신, 연예인인데...

 

지, 진정해.

물 마실래?

 

나도 있잖아,

알고 있단 말이야!

소우스케만 잘못한 게 아니란 거!

악플 세례 당한 것도 잘린 것도...

 

소우스케는 오지 말라고 했는데,

내가 따라간 거니까!

 

그래도 치사하잖아!

나랑 있을 때는
소우스케는 어떻게 해도 힘들고,

아무것도 모르는 애랑 있는 편이
마음 편하고 즐거운 거잖아?

그야 당연히 그쪽 가겠지!

난 일 때문에
중학교 공부도 잘 모르는데,

소우스케는 우수한 고등학교에서

저런 문화제나 하고...!

치사해!

 

그렇다고 해서 말이야,

죄책감을 부채질해서
위협하고 그러지 않아도

저 녀석은 어디 안 갈 거야.

그럴 사람도 아니고.

리리카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어.

 

그리고 그 왜,

리리카한텐 내가 있...

 

크리스의 손수건

 

중학교 때
리리카는 일이 안 들어왔으니까,

공부 못하는 건
자기 탓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시끄러, 시끄러!

 

여러분,

올해 문화제는 즐거우셨나요?

여러분의 협력 없이는

이 멋진 이틀은 없었을 거예요!

정말로,

감사합니다!

 

다음은 학생회장 인사말입니다.

카자카미 군!

카자카미!

여러분,

이틀간 수고 많으셨습니다.

똑같은 얘기가 되겠지만,

큰 트러블도 없이 이렇게 일정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던 건,

여러분 한 명 한 명의
훌륭한 의식과 행동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전통 있는
츠바메니시 고교의 문화제가

여러분의 청춘의 한 페이지로서

마음에 남는 일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상입니다.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어요.

 

그렇게 울 일이야?

 

이런저런 게 있단 말이야!

달성감이나 마음 놓여서라든가.

그렇다고 해서...!

 

티슈 필요해?

가지고 있어요!

분명 모르겠지,

카자카미 군 같은 요령 좋은 사람은...

 

뭐, 모르긴 하네.

 

우리 집은 말이야,

T대는 당연한 집안이고,

온 친척이 의사니 컨설턴트니,
죄다 그거거든.

안 물어봤거든.

어릴 적에 오봉이랑 설날,

친척 형들을 만나도 있잖아,

놀아준 기억은 없어.

다들 방에 틀어박혀서 공부했었어.

 

나도 부활동은 2학년까지만 하기로
약속했었는데,

부상당해버렸으니까
요령 좋단 말은 못 하지.

 

하지만 뭔가를 하고 싶다 생각했거든,

고등학생다운 걸.

 

미안했어, 타카미네.

그렇게 하고 싶어 했는데, 학생회장.

 

딱히, 선거 결과니까.

그야 그렇지.

인망의 차이가 그렇게 날 줄이야!

 

필요 없으니까 줄게.

 

수고.

 

그리고...

폐회 전의 시상식.

전시 행사 인기투표 결과,

반 부문 우승은 2학년 1반.

부/서클 부문은 놀랍게도 연극부였어요!

감사합니다!

 

내가 하나도 교통정리 못해서...!

무슨 소리야, 열심히 했잖아.

싫은 소리나 막 하고...!

고마워, 료코.

 

부끄러울 것 같았는데, 즐거웠지?

응, 제법 몰두했지.

 

있잖아,

나도 소우스케라고 불러도 돼?

뭐야, 갑자기?

그래.

나는 켄티라고 불러.

너네들, 좀 도와.

 

제각기,

이런저런 생각을 품에 안고...

 

츠바메니시 고교 문화제,

전 일정 종료했어요.

 

수고!

 

메마른 대지에 물이 스며드는 것 같아!

 

끝나버렸어!

힘 다 빠졌어...

미카, 대활약했었지?

미카 쨩의 노래 멋졌어!

응, 엄청 좋았어.

그런 건 됐고!

미츠미는 아직 안 끝났댔나?

응,

이 뒤에 미팅.

학생회 업무량 장난 없네.

그럼 있잖아,

미츠미가 정리되면
넷이서 또 1박 모임 하자!

이번에야말로 우리 집에서!

진짜 시폰을 만날 수 있겠네.

딱히 상관없는데.

언제쯤 될 것 같아?

 

그럼 기말시험 끝나고?

멀어!

2학기가 제일 범위 넓잖아.

 

진짜, 현실로 되돌리지 마!

시험공부 겸하면 되지 않을까?

다다음주 정도부터라면
뭐 어떻게든 되겠네.

아, 슬슬 가야겠네.

그럼 내일 얘기하자.

내일...

정리인가...

미츠미 화이팅!

응!

 

한창 먹을 때니까.

내 말이.

이와쿠라 양, 수고했어.

수고했어.

지금 우리 조나슨에 갈 건데,
이와쿠라 양도 같이 어때?

미니 뒤풀이.

나, 내일 정리 절차 때문에
잠깐 미팅이 있어서,

파일 가지러 왔어.

아이고, 아깝네.

내일 또 봐.

재밌게 놀아.

배고파!

뭐 먹을래?

나 지금이라면
피자 백 장은 먹을 것 같아.

절대 무리지!

고기 먹고 싶지 않아?

좋은데?

파르페도 먹어버릴까?

대박!

 

미츠미 쨩!

시마 군,

뭐 두고 갔어?

아, 아니,

뭔가 도울 일 있을까 해서.

없어, 없어.

오늘은 진짜 미팅뿐.

다 같이 밥 먹으러 가.

그렇구나.

그럼 갈게.

응, 바이바이.

 

그럼 있잖아, 내일,

반 정리하는 거 일찍 끝나면

그쪽 도와줄게.

그건 고맙지.

손 비게 되면 연락 줘.

일손 부족한 데 가르쳐 줄게.

응.

 

미츠미 쨩!

 

왜?

 

아무것도 아냐!

내일 또 봐!

 

도회적인 느낌에

어른스럽고 다정하고

세상에 이렇게 스마트한 남자애가
다 있구나 하고 생각했어.

하지만 왠지 오늘은 어린애 같아.
켄티!

하지만 왠지 오늘은 어린애 같아.
엄청 빨리 왔네!

뭐, 그렇지.

시마 군은
왠지 즐거워 보이는데?

내가 생각한 것보다 더 별난 애일지도.
왠지 즐거워 보이는데?

내가 생각한 것보다 더 별난 애일지도.
그런가?

 

하지만,

그건 왠지...

 

왠지 좀 기쁘기도 하고!

 

좋은데!

 

이와쿠라 미츠미,

15살,

이시카와 현 끄트머리에서 왔어요.

 

관료가 되고 싶어서
도쿄의 고교에 들어왔어요.

헛방만 날리고,

실패하고,

하지만...

소중한 장소,

소중한 것,

소중한 사람들이 생겼어요.

 

오늘의 도쿄는

변덕스럽고,

높고 청명한

완연한 가을 하늘이에요.

 

다정한 바람과 저녁놀

오늘도 왠지 모르게 좋은 날이었어

꽉꽉 채운 예정 바꿔서

한 정거장 걸어가자

 

걸려넘어진 횟수만큼

일어나는 게 능숙해졌어

속내를 나눈 다이얼로그

따스함이 가슴에 스며들어가

콧노래와 멀리 도는 길

이 세상은 아직 미지의 길

한결같이 발끝까지

보폭은 서로 다 다르지만

해지는 풍경에 손을 흔들고

새로운 아침이 돼

지키고 싶은 나날

스킵으로 건너뛰고

내일 또 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