홉 고블린

그걸 시험해 볼까?

 

대기 마법으로 발생시킨
고기압과 저기압을 마법의 막으로 덮어서

그 힘을 증폭시키면!

강력한 바람이 된다!

 

이게 새롭게 개발한 바람 마법
블로우다!

그치만 역시 발생까지는
시간이 너무 걸리네

그래도 상황에 따라서는
사용하지 못할 건 없을지도 모르겠어

블로우의 진가는 공격이 아니니까

음…

시온~

 

고블린 무리를 처리했나 보네요

응, 그쪽도 끝난 모양이네

 

마물 토벌을 시작한 지 2년

나는 10살이 되었다

로즈와 누나인 마리도 12살

둘 다 몰라보게 성장해서

가끔씩 어른스럽게 보이는 일도

 

시온, 들어 봐!
들어 봐!

나, 고블린을 20마리나 쓰러뜨렸어!
굉장하지~?

그, 그거 굉장하네

 

예를 들면, 꽃의 향기에

이끌린 꿀벌은 기뻐할까?

정말 좋아하는 것에 몰두하게 되면

너무 좋아해도 조금은 괴롭겠지

갑작스런 비에 젖은 꽃잎

쏟아진 물방울이

다음에 찾아오는 아침 해를 비추며 빛나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어 봤어

울퉁불퉁, 구멍에 휘어진 길

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 네 곁에 있고 싶어

"분명, 분명"을 되새겨 가며

진흙 냄새가 진동하는 내 여행길은

마법이라는 말로는 부족하겠지만

단 1초의 번뜩임은 분명 식지 않는 마법이야

 

식지 않는 마법이야

 

매직 메이커
 

매직 메이커
- 이세계 마법을 만드는 법 -

 

제7화 『무너져가는 일상』
 

요 수 년

마력을 계측하는
내 능력은 숙달되었다

 

누가 어느 정도의 마력을
가지고 있는지 보면 알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왜 그러나요?
시온

아, 아니

 

역시 마리나 로즈 정도의 마력을
지닌 사람은 없나 봐

 

그건 그렇고 마물이 늘어났네

모험자 길드에도 토벌 의뢰가
끊임없이 들어오는 모양이니까

마을에서 가까운 곳에서도
고블린이 그렇게나 많은 건 이상해요

코볼트라면 이해하겠지만요

그러네
그리고…

왠지 요즘 홈리스가
늘어난거 같은데…

 

저기, 저기
거기 들렀다 안 갈래?

 

오, 잘 왔구나
너희

천천히 있다 가라

오늘은 손님이 적어서
가게를 닫으려고 했다

 

글라스트 씨
철뢰 정련하실래요?

아니, 오늘은 됐어

그것보다 시온

 

다 됐다

 

자!

 

네?

지난번에 부탁하고서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감사합니다!

나 참, 바로 너덜너덜하게 만들어 와서는

뭐, 그만큼 시온이
성장했다는 거겠지만

모험자로서도, 마법사로서도

 

최근은 어때?

나나 가웨인이 없어도
꽤나 활약하는 모양이던데

 

우리들, 곧 실버 랭크가 돼

 

그거 굉장한데!

너희 정도 나이에 실버에
도달한 사람은 없지 않을까?

가웨인 님이나 글라스트 씨는
좀 더 빨리 도달하신 줄 알았어요

아니, 우리들은 길드에
등록하지 않았으니까

마물 토벌은 했었어

하지만 우리들의 시대에는 모험자 길드도
그렇게 일반적인 곳은 아니어서

그러셨나요

 

- 저기, 시온
- 응? 왜 그래?

시온은 다양한 마법을
사용할 수 있게 됐잖아?

좀 더 사용할 수 있게 되면
어떻게 할 거야?

어떻게 할 거냐니

좀 더, 좀 더 사용할 수 있게 되고 싶겠지?

그럼 좀 더, 좀 더~!
사용할 수 있게 되면?

아, 그건…

저 뇌광등도 시온이 없었다면
완성되지 않았을 거야

시온의 마법이 없었다면
우리들도 고블린한테 죽었을 거야

마법이 우리들을 구해준 거야

그건 시온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거라고 생각해

누나

아, 착각은 하면 안 돼

별로 신경 안 써

시온이 하고 싶은 대로
해도 된다고 생각해

그래도 시온이 찾아낸
마법이라는 굉장한 힘을

좀 더 다른 무언가를 위해
사용해도 괜찮을거 같아서

다른 무언가?

 

특별한 힘은 좋든, 나쁘든
주변에 영향을 준다고 아버지도 그랬으니까

간단하지 않다는 건 알고 있어

하지만…

 

그래도 있지

무언가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게 돼

 

플레어!

 

한참 멀었다!

 

볼트!

 

점프!

 

뭣이?

 

폴!

 

자, 내 승리네

큭, 설마 이런 방법을
사용할 줄이야

방금 그건 뭐였던 거냐?

 

폴이야

지면에 흘려보낸 대기 마법으로

땅 속의 공기를 팽창시켜서
함정을 만든 거야

하아… 하지만 마법을 사용하면서
몸을 움직이면 피로감이 장난 아니야

좀 더 몸을 단련해야겠어

하지만 처음하고 비교하면

몸놀림도, 마법을 활용한
전술도 현격하게 숙달되었다

아까 보여준 블로우의
개량 마법 같아 보이는 것도 놀랐다

 

그렇지?

조정하는 게 어려워서 생각한 방향으로
이동하지 못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장래적으로는
하늘을 날아보고 싶단 말이지

하늘을?
새처럼 말이냐?

그거야 꿈이 펼쳐지는거 같구나

 

그러게~

 

얘기하는 와중에 미안한데

나도 아버지하고
훈련하고 싶은데!

 

굉장해, 누나
저렇게나 빨리 검을!

아니, 너무 굉장해!

 

또 졌어…!

나, 전혀 이기질 못하고 있어

시온은 꽤 이기고 있는데!

초조해하지 마라
괜찮다

조만간 분명 이기게 될 거다

 

그러면 좋겠는데…

감사합니다!

 

누나는 어때?

대단하더구나

12살인데도 검사 중에서도
상위에 위치할 정도로 실력을 길렀다

하지만 마리의 근력은
어른과 비슷하다

거기에 신체능력도
인간과는 멀어져 있다

아직 어린데도
명백하게 이상하다

그럴 수가…

그건 혹시 마력이나
마법 때문일까?

 

글쎄다

가능성은 있을지도 모르지만

지금으로서는 문제없다

신경 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만

 

로즈~

 

안녕하세요

오늘은 일부러
오게 해서 죄송해요

괜찮아, 괜찮아
친구를 돕는 건 당연한 거니까

정말 감사해요
일손이 부족했었으니까요

사양하지 말고 사용해 줘

그래서 우리들은 뭘 하면 될까?

해충의 구제를 부탁드리고 싶은데
괜찮을까요?

이거예요

 

- 응!
- 에엑…

 

누나는 평소와 다름없는 누나야

아빠 말대로 걱정할 필요는
없을지도 모르겠어

 

슬슬 오늘 작업은 끝마치도록 해요

하아…
지쳤어

그래도…

 

내년에는 좀 더 많이 잡을 거야

 

네, 그때는 잘 부탁드릴게요

물론 나도 도울게

 

그럼 누가 가장 많이
잡는지 승부겠네!

절대 지지 않을 거야!

 

아까까지 그렇게나 맑았는데

 

뭐지?

 

여러분, 저희 집으로!

으, 응!

 

누나?

 

누나!

 

마리?

잠깐, 왜 그래?

누나, 누나!
정신 차려!

누나!

마리!

누나?

누나!

누나―!

 

이렇게나 차가워져선…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거야?

 

마리는 어쩌면…

 

이쪽이에요

 

아빠

시온!

엄마!

- 마리는?
- 마리쨩!

 

마리

마리쨩, 어떻게 된 거니?

마리…

마리쨩…

 

마…

마리쨩!

마리!

누나, 괜찮아?

 

마리쨩?
엄마란다, 알아보겠니?

대답해 주렴!
얘!

 

누나…

 

이건 어쩌면 나태병일지도 몰라요

 

나태병?

최근 이스트리아에서 유행하기
시작했다는 병인가?

장을 보러 갔을 때
소문을 들었어요

 

돌연 실이 끊어진 것처럼
무기력해지고

아무것도 안 하게 된다

의식은 있는데
반응이 사라지고

그저 멍하니 있기만 하는 병이라고…

 

그 상태가 아무것도 안 하는…

나태한 것처럼 보여서
나태병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해요

 

누나가 그 병에?

낫긴 하는 거니?

금세 낫는 거지?

적어도 제가 들은 바로는
회복했다는 일례는 없어요

원인도 불명이고,
아무것도 모른다고…

그럴 수가…
마리쨩…!

마리쨩!

 

아무튼 지금은 한시라도 빨리
의사에게 진찰을 받자!

에마, 마리의 옷을!

아… 네

나는 마리를 데리고서
서둘러 이스트리아로 향하겠다

시온은 에마하고 같이
집으로 돌아가거라

나도 데려가 줘!
아빠!

시온쨩

무슨 말을 하는 거냐

지금은 밤의 마물이 나타나는
가장 위험한 시간이다!

도중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빠가 강하다는 건 알고 있어!

하지만 만약 마물이
습격해 오면?

아빠 혼자서 누나를
지키는 게 훨씬 위험해!

하지만…

나는 어린애야

하지만 나도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거야!

 

시온, 마리를 잘 보고 있어라!

응!
알고 있어!

 

절대
이스트리아에 바래다 줄게, 누나!

 

오로라?

아빠, 저건 뭐야?

저거라니 뭘 말하는 거냐?
번개 말이냐?

하늘에 붉은 빛이 있잖아?

응?

 

무슨 말을 하는 거냐?
그런 건 보이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다고?
하지만…

 

저 빛이 보이지 않는다고?

 

마물이다!

 

블러디 울프 무리다

녀석들은 인간의 피를 좋아한다

집요하게 쫓아올 거다

아빠는 그대로 곧장 가 줘

내가 해치울게!

시온, 무리하지 마라

 

이런 빗속에는
플레어도, 볼트도 사용할 수 없어

남은 건 블로우와 아쿠아뿐

그렇다면!

 

아쿠아로 비를 모아서

 

탄환을 만들어서!

 

블로우의 바람으로 발사하면!

 

아쿠아 불릿!

 

해냈어!

 

아, 안 되겠어
수가 너무 많아!

 

시온!

 

젠장
어떻게 해야…

 

멀어져가고 있어?

 

왜 그러냐?

 

뭐, 뭔가…
온다!

왜 그러냐, 시온

모, 모르겠지만 얼른 도망쳐야 해!

알겠다!

 

아, 아빠!
저거!

왜 그러냐?
뭐냐?

보이지 않아?

응?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그럴 수가…

마력을 가진 인간에게 밖에
보이지 않는 거야?

어쩌면 마력과
같은 원리일지도 몰라!

그런 마물이…

시온에게는 보인다는 거냐?

역시 이건…

아빠!

 

왜 그러냐?
시온!

 

아빠한테는 이 녀석의
소리가 들리지 않는 건가?

 

젠장!
바보 취급하고 있어!

 

통과했어?

실체가 아니면
통하지 않는 건가?

 

나, 또 한번 죽는 거야?

 

내 마력이 정화했어?

괜찮은 거냐, 시온?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냐?

 

뭘 할 생각이야!

 

어디로 간 거지?

 

위에 있어!

점프!

 

가라!

 

괜찮니?

이거 원, 무리를 하는구나

그렇게라도 안 했다면
쓰러뜨리지 못했을 테니까

죄송해요

사과할 필요는 없다

네가 있어 줘서 살았구나
시온

아빠

 

그건 그렇고 그 인간형 마물은 뭐였지?
처음 보는 종류였다만

아빠한테도 보였어?

그래, 가까이 접근해서 겨우겨우

가까이 접근해서…

 

아무튼 서두르자

새로운 마물이 나타나지 않는다고도
할 순 없으니까

으, 응!

 

알폰스 선생!
마리가!

 

얼른 진찰해 줘!

아들이…
아들이 움직이지 않아!

부탁이에요
딸을 구해 주세요!

눈을 떠, 엄마!

이건 모두 나태병에…

하룻밤 새에 이렇게나?

 

저기, 실례합니다
누나를 봐 주셨으면 하는데요

순서대로 부르겠습니다
잠시 기다려 주세요

순서라고?

빗속을 뚫고서
겨우 도착했는데!

모두 똑같다
지금은 기다릴 수밖에 없다

 

음… 역시 나태병인거 같군

 

역시 그렇습니까?

치료법은?
있는 거죠?

안타깝게도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그, 그럴 수가…

그저 지켜보는 것 말고는
손을 쓸 방법이 없는게 현 상황이다

 

미안하구나

 

거짓말이야
그런 건…

 

시온?

의사는 환자를 구하는 게 일이잖아요?

그럼 구해 주세요!
누나를!

시온 군

 

부탁드립니다!

부탁드립니다…
부탁드립니다…!

시온

 

그치만…
그치만…!

 

내년에는 좀 더 많이 잡을 거야

 

그럼 누가 가장 많이
잡는지 승부겠네!

절대 지지 않을 거야!

 

약속했어

내년에도 로즈의 밭 일을 돕겠다고…

그때에도 웃고 있었어

평소처럼…

웃고 있었어…!

시온

 

아무것도 잘못하지 않았는데
어째서 누나가 이런 일을…

이런…
이런 건…

누, 누나!

 

귀를 기울여 봐

가슴속에서 울려퍼지는 beat에

 

네모낳게 찍힌 우주

저 멀리에서 불어온 바람

고독은 항상 차갑지만

가끔씩 나를 자유롭게 만들어 줘

모포 속에서 움직일 수 없었던

밤에도 의미가 있었어

 

귀를 기울여 봐

가슴속에서 울려퍼지는 beat에

깨지 않는 꿈을 손으로 그려가며

새벽녘을 노래하면서

안드로메다의 건너편까지

닿아라, melody

속임수도, 장치도 필요 없는 마법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