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 제목 with Caption Creator 4

형...

 

누가 네 형이야?

 

형,

좀 일어나봐.

형, 형.

 

알았어,

일어날게.

 

형,

바깥엔 사람이 많아.

나...

죽을지도 모른다고?

내가 함께 있어.

두려워하지 않아도 돼.

 

얘기하고 있는 건 누구지?

 

나인가?

죽는다는 건 어떤 걸까?

긴 잠에 빠지는 것뿐.

죽을 일은 없어.

 

언젠가는 눈을 떠서

황야를 넘어
전쟁의 기치를 올리고...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는 거야.

 

전쟁의 기치를 올리는 그날...

 

형은...

날 먹을 거야?

 

그래.

 

우리들은 함께,

세계에 군림하는 거야.

 

응.

 

이제 시간 됐어.

가야해.

 

조심해.

 

잊지 마,

인간을 믿어선 안 돼.

 

응.

눈 뜨면

다시 만나.

 

이봐,

앞으로 얼마나 더 걸어야하는 거야?

너, 형을 찾을 수...!

 

아, 잠깐, 잠깐!

기다려!

기다려줘!

 

콘스...

 

...탄틴...

 

용족
 
 

용족
The Blazing Dawn
 

용족
The Blazing Dawn
왕의 피는 검으로만 지워지리

 

제0화

 

루밍페이.

 

오, 느낌 좋은데?

0화 이국에서 온 초대장

 

좋았어, 이겼어!

 

뭐, 너도 나쁘진 않았지만.

약간의 테크닉의 차이야.

내일 로그인 하면 또 하자.

응.

그럼 갈게.

응.

 

트랙 포인트 쓰고 있는 걸 들켰다간

바보라고 생각해서
이제 놀아주지 않을지도.

 

웬웬은 아직도 오프야?

벌써 18시간 지났는데.

 

웬웬, 예쁘네!

 

노노로부터 메시지: 도전장

 

받아주지.

 

제법인데.

좋았어, 제대로 해보자.

 

마우스에 접속

 

대단해!

 

공세를 강화하면
몰래 기지를 랭크업해도 안 들켜.

 

랭크 3으로 업했네.

 

어떻게 들킨 거지?

 

아쉽게 됐네.

난 랭크 2라서 못 이겨.

 

어디의 누구야?

 

프로필이 공백...

미스테리어스하네.

 

게임 실력은 제법이네.

동체 시력도 굉장하지만,

특별하진 않아.

교장님께선
왜 그를 데려오고 싶어하시지?

 

그건 모르겠지만,

캇셀학원 집행부 아시스턴트 집행원
사카토쿠 아키 / 예셩

그건 모르겠지만,

캇셀학원 집행부 아시스턴트 집행원
사카토쿠 아키 / 예셩

교장님께서 꼭 좀 데려오라고 하신 사람,

캇셀학원 집행부 아시스턴트 집행원
사카토쿠 아키 / 예셩

몇 년만이려나.

 

면접은 언제야?

내일 9시, 리징 호텔.

 

캇셀학원 학생자치회 조직부 부장
첸모통 / 노노

왠지 이 루밍페이란 애, 느낌이 이상해.

왜 이 녀석이 S급이야?

 

그럼 좀 더 파볼까?

뭔가 알아낼 수 있을지도 몰라.

 

응, 노르마에 접속.

 

환영합니다, 노노.

 

루밍페이에 대해 알려줘.

 

캇셀학원 슈퍼 컴퓨터 시스템
노르마 로렌스/EVA

루밍페이, 18세.

시립 시란 고교에 다니고 있음.

 

추즈항과 같은 학교로

한 학년 아래.

학교엔 친구가 없음.

존재감은 없음.

게임에선 누구하고나
교류할 수 있으면서,

친구가 없어?

자기 세계를 가지고 있는 타입?

그렇습니다.

그는 자기 세계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적극성이 없구나.

그런 사람은
짝사랑하고 있는 여자가 있을 텐데.

 

같은 반에 좋아하는 여성이 있습니다.

갈게, 내일 봐
첸웬웬?
같은 반에 좋아하는 여성이 있습니다.

성격은 가정 환경 탓?

아싸!
성격은 가정 환경 탓?

밍페이!
네.

삼촌 일가와 같이 살고 있어서.

잠깐 나와 봐!
삼촌 일가와 같이 살고 있어서.

 

숙모, 부르셨어요?

슈퍼에서 특가 판매하는 우유와
소시지와 달걀 사와.

얼른 가!

유통기한 주의하고!

아, 네.

 

형.

 

잡지 최신간 사다줄 수 있지?

석양의흉터라는 ID로 여자인 척하면서

사촌인 루밍제와
인터넷 연애를 하고 있어요.

 

짜증나는 사촌에게
복수하고 있단 거구나?

 

대학도 못 붙고 매일 게임만 하고!

수험료만으로 얼마가 드는지!

네 부모한테서 돈이 안 들어왔으면
이번달 우리집이 적자났을 거잖아!

 

적자?

우리 부모가 보내는 돈으로
요란하게 살면서

밍제에게 브랜드 옷까지
사주는 주제에.

나 같은 건 용돈도 없고,
옷도 짝퉁들뿐인데.

 

그냥 됐어.

아빠도 엄마도
나 같은 건 아무래도 상관없는 거야.

 

뭔가 꿈은 있어?

이런 남자는 세계를 구하는
히어로가 되고 싶다든가 생각 안 해?

있습니다.

그의 꿈은...

 

오, 밍페이.

-여어.
-아저씨!

 

너, 유학 간다며?

 

원서 낸 것뿐이야.

잡지 좀 줘.

유학은 좋지.

귀국하고 나면
한몫 제대로 벌 수 있을 거야.

돈에는 흥미없어.

가게 보는 거 좋아하고,

용돈을 받을 수 있으면
그걸로 충분해.

저리 가, 저리 가, 이 의욕 없는 것.

진심이야.

기분 좋잖아?

햇빛 받으며

멍하니 있으면서 가게 보기.

 

최고인데.

 

그의 꿈은...

자... 잡지 팔이?

 

조심해!

그딴 녀석을 왜 우리 학원에?

 

면접이 어떻게 되냐를 봐야겠지.

유르겐 교수님도 오실 모양이니까,

어쩌면...

그러게.

면접 보고 나서 얘기하자.

면접 서류도
루밍페이의 집에 도착했을 거고.

 

저기, 편지 온 거 있나요?

루밍페이,

안국(安国)에서 온 거.

 

얇네.

틀림없이 또 떨어졌겠네.

기다려.

 

사인을.

 

뭐야, 이거?

편지와 함께 배달됐어.

네.

 

휴대전화?

호화로운 위로상이네.

 

친애하는 루밍페이 님,

당신은 안국 국제 대학의 입학 기준을
충족시키진 못했습니다.

일단 안국 국제 대학의 제휴 학교인
본 캇셀학원에서 배워보시지 않겠습니까?

유르겐 교수께서
직접 당신을 지도하고,

장학금도 제공...

...하겠습니다...

 

유르겐 교수

 

유르겐 교수

 

꾸, 꿈이 아니었어.

현실이야!

 

거짓말이야!

너, 속고 있는 거야!

 

돈을 준다는 사기는 들어본 적이 없는데.

이야, 이 휴대폰은 상당히 비싼...

당신이 산 거지, 그렇지?

그만해, 내가 그럴 돈이 어딨어!

이 학원...

그런 학교엔 아무나 쉽게
들어갈 수 있는 게 아니야.

추즈항 같은 천재만이 갈 수 있어.

 

추즈항?

 

그 사람의 발치에도 못 미치면서,

뻔뻔하네.

 

저건?

추즈항?

 

뭐 하는 거야?

 

보스, 당신이 필요합니다.

 

혀, 형, 대체 정체가 뭐야?

 

나 말이야?

 

이 세상을 구할 구세주다!

사기야! 분명 사기라니까!

저기, 당신 말이야,
사기야! 분명 사기라니까!

저기, 당신 말이야,
분명 속아넘어갈 게 뻔해!

뭘 그렇게 열을 내고 그래?
분명 속아넘어갈 게 뻔해!

뭘 그렇게 열을 내고 그래?
이런 일이 있을 리가 없잖아!

진정 좀 하라니까.
이런 일이 있을 리가 없잖아!

 

사기야, 틀림없어!

히어로는 피곤하네.

역시 게임 해야지.

거봐, 전화 왔네!

바로 속이려드네!

 

누구야?

아, 네, 알겠습니다.

 

밍페이.

왜, 숙모?

내일 아침 면접이라는구나.

 

내일?

 

장소는 리징 호텔이라는데.

 

야, 그 학원 조사해봤더니,
진짜 안국에 있어!

자세한 정보가 전혀 안 나오지만,

 

부자들이 가는 학교야.

야, 잘 됐네.

무사히 붙으면
그 쓰레기 같은 집과는 바로 작별이야!

라오탕, 기뻐해준 건 너뿐이야.

 

난 네 형이나 다름없는 존재니까.

그치?

있잖아, 안국에 대해 잘 알잖아?

면접 요령 좀 알려줘.

완전 쉬워!

게임 하기 전에 시뮬레이션 하자.

면접관을 깜짝 놀라게 해주자고!

 

회의실

 

루밍...

페이.

 

다들 안녕.

너희들도...?

 

우리도 면접이야.

아, 나도야.

 

그 편지, 나한테만 온 줄.

머릿수 맞추기란 건가.

 

첸웬웬.

온 보람이 있었네.

자오멍파 씨.

 

아, 네.

시험관인 예셩입니다.

들어가시죠.

네.

 

있잖아, 첸웬웬, 준비는 됐어?

자신은 없으려나.

괜찮아, 말 잘하잖아.

 

고마워.

 

어라, 꽤나 빠른데?

첸웬웬 씨.

네.

 

첸웬웬!

 

화이팅!

 

면접 어땠어?

 

물어본 건...

루밍페이 씨.

아, 네, 저예요!

 

날, 왠지 노려보고 있는 것 같은데?

 

그럼 돌아갈게, 힘내.

저기, 잠깐 기다려줘.

같이 돌아가자!

이쪽으로.

네.

 

전...!

 

괜찮아?

 

아, 괜찮아요.

안녕하세요.

면접 시험관인 사카토쿠 아키예요.

 

조, 좋은 아침입니다!

 

좋은 아침이네요.

 

그럼 시작하죠.

아, 넵.

 

그럼 1번 질문,

우주인을 믿나요?

말씀하시죠.

 

뭔 소리야!

맨처음은
자기소개를 해보세요, 라든가,

지망 이유는? 뭐 그런 거잖아!

라오탕에게 첨삭 받은 걸
몇십 번이나 읽어서 암기했는데!

우주인이라니!

루밍페이 씨?

대답해주세요.

 

에잇, 어떻게든 되라지.

 

Sure, I believe there must be aliens...

평범하게 대답하세요.

Oh...

 

외국어로 얘기하면
어학 능력을 시험하나 싶기라도 하지,

모국어로 이런 쓰레기 같은 질문에
대답하는 의미가 있냐고!

믿는 이유는?

 

뭔가 있나요?

뭐야, 끈질기네.

그런 건 딱히 이유 같은 건 없잖아.

 

그런 거라면...

밤엔 옥상에 가거든요,

별을 바라보러.

 

별을 보면 생각이 들거든요,

우주는 끝도 없구나, 하고.

 

끝에서 끝까지

빛의 속도로 나아가도
몇백 억년이나 걸려요.

그 사이엔 수많은 은하들이 있는데,

지구 이외의 별에 인간은 없어요.

 

빛은 순식간에 지구를 통과하죠.

 

인간을 만날 수 있는 건

수백 억년 중에서 고작 1초.

무척 신기해요.

그렇죠?

즉, 그건 네가

고독하다고 말하고 싶은 걸까?

아, 넵.

 

장난이지?

그렇게 진지하게?

그럼 2번 질문,

초능력을 믿나요?

물론 엄청 믿고 있습니다!

 

어째서인가요?

초능력이 없으면

애니에 나오는 건
전부 꾸며낸 게 되고,

우리가 살아갈 모티베이션이
없어집니다!

그렇게 되면 장래엔

매일 일찍 일어나서 회사에 가고,

매달 급료는 거의 빚 갚는 데 사라지고,

주말엔 장모님을 만나러 가는,

이런 미래,

저는...

 

우주인과 마찬가지로

그냥 믿고 있습니다.

 

그렇군.

즉, 특별히 근거는 없단 거군.

에?

그, 그렇죠...

 

그럼 3번 질문,

인간의 존재를 유심론
즉, 정신적인 것으로부터 찾나요,

아니면 유물론,
물질적인 것으로부터 찾나요?

 

SF,

판타지,

철학.

 

이 면접은 사회학적인 실험인가?

제대로 된 면접에서 이런 걸 묻나?

이봐, 눈치 채라니까.

놀리고 있는 거잖아.

 

그건 무슨 의미지?

딱히.

그냥 저, 포기할게요.

 

오지 말 걸 그랬어.

감사했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고마워,

이 학원에 흥미를 가져줘서.

잘 가.

 

1분 30초,

최단 기록 갱신이네.

 

무시, 무시.

첸웬웬이 기다리고 있어.

같이 돌아간다!

 

얼른, 얼른, 지각일세, 지각!

 

예셩, 아키!

 

캇셀학원 베테랑 교수 - 유르겐
면접 결과는 어땠나?

 

-유르겐 교수님.
-유르겐 교수님.

얼른 알려주게!

그는 기권했습니다.

마음에 안 들었는지,
합격하려는 노력도 없이.

 

어째서 말리지 않은 건가!

무릎 꿇고 싹싹 빌기라도 했어야지!

무릎 꿇어?

싹싹 빌어?

아, 그렇지.

내가 무릎을 꿇든 뭐든 할 테니,

돌아와달라고 하게,
지금 당장일세!

아, 그렇지, 전화를.

자택에 전화하지.

저기, 교수님,

제가 전화해놓겠습니다.

 

졸업 전에 문학부의 송별회를
미니 시어터에서 열고 싶어서

대관 신청을 하러 갈 거야.

같이 가줄래?

 

응, 물론이지!

모레 미니 시어터에서.

그럼 다음에 봐.

 

응,

모레 또 봐.

 

안국 따윈 아무래도 상관없어.

첸웬웬과 결혼해서...

이 도시에서 작은 집을 가질 수 있으면,

인생...

훌륭한 거 아냐?

 

-안국에 갈 거지?
-안국에 갈 거지?

 

면접에 붙었다고 연락이 와서,

유르겐 교수가 내일
리징 호텔에서 아침식사를 하자고.

 

좋은 아침입니다!

여러분들 잘 와주셨습니다!

 

안녕하십니다, 유르겐 교...

아, 환영하네, 루밍페이!

 

-안녕하세요...
-이야, 아주 잘 와줬군!

 

저기,

교수님께선
신국(信国) 말을 잘 하시는군요.

 

언젠가 동양이
세계의 중심이 될 거라 믿고

본 학원은 신국어만 공부하고 있습니다!

 

동양의 문화를 배우는 학교인가요?

 

먼저 본론을.

밍페이가 그쪽에 입학하면?

 

학교에 들어오는 것만으로도

매년 3만 6천의 장학금을
지불해드리지요!

 

꼭 약속이에요!

물론입니다.

 

밍페이는 학교에서
눈에 띄게 빛이 날 거예요!

 

-그렇겠죠!
-감사합니다, 유르겐 교수님.

-그래서...
-합격이,

결정된 이유가 뭔가요?

 

자네는 우수하고,

가능성도 있어.

100년에 한 명 있을 훌륭한 인재야!

 

칭찬으로 성장시키는구나.

역시 서양식이네.

 

이번 루밍페이의 입학엔
또 하나 중요한 이유가 있다네.

 

자네의 부모님은
학원의 명예 졸업생이거든.

 

이야, 그렇구나.

그들은 잘 지내나요?

학원의 졸업생이었어?

몰랐는데.

 

뭐, 비밀이었으니까요.

루밍페이.

루밍페이,

루밍페이!

 

이걸 자네에게.

부모님께서 교장께 보낸 편지일세.

 

밍페이.

부모님께선 자네를 사랑하고 계시네.

 

교장께서 부모님의 마음을
전하라고 하셨거든요!

 

그런 거였군요!

 

교수님도 참 재밌는 분이시군요!

실제로 본인을 만나는 편이

마음이 더 깊이 전해니까, 라고
하셨거든요.

 

이야, 정말 그 말이 맞습니다.

 

밍페이는 어릴 적에
부모님과 헤어진 뒤로

지금껏 계속 못 만났어요.

네, 그들은 바쁘니까요.

밍페이가 입학하면 만날 수 있나요?

잠깐 화장실에.

그들은 계속 연구가 바빠서, 저도...

 

친애하는 안제 교장님,

오랜만입니다.

변함없이 지내고 계실는지요.

 

뵙게 되는 건
아직 먼 훗날이 될 것 같습니다.

연구는 더욱 험난해져서
한동안은 돌아가지 못합니다.

 

돌아가면 홍차를 얻어마시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아들 밍페이가 18살이 됐습니다.

무척 똑똑한 아이입니다.

성적이 나빠도
능력 면에서 큰 기대를 할 수 있을 겁니다.

 

가능하다면
캇셀학원에서 받아주실 수 없을까요?

 

그 아이에게 직접 말할 순 없어서
부디 전해주십시오.

 

너를, 아빠와 엄마는 사랑한단다.

 

저기, 여기,

여자 화장실인데?

 

얼른 걸어.

 

네.

아, 노노, 드디어 왔군.

여러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이쪽은 학원의 우수한 2학년
첸모통입니다.

노노, 이 자가 루밍페이일세.

노노?
노노, 이 자가 루밍페이일세.

 

생각이 지나친 건가?

 

있잖아,
이거 안 먹을 거면 받아가도 돼?

노노,

새 친구에게 실례잖나!

하지만 식욕 없잖아?

마음은 콩밭에 가있고.

 

그러니 여자 화장실에 들어가지.

 

마음이 콩밭에 있다...

 

설마,

밍페이, 입학에 관해서
마음에 걸리는 일이라도?

 

저,

조금만 더 생각해보고 싶어서...

-뭐라고?
-뭐라고?

-뭘 망설일 게 있어!
-3만 6천, 3만 6천, 3만 6천, 3만 6천...!

원하는 게 있다면 뭐든 주겠네!
-3만 6천, 3만 6천, 3만 6천, 3만 6천...!

밍페이!
-3만 6천, 3만 6천, 3만 6천, 3만 6천...!

그녀 말이지?

 

같은 반 여자애,

독서를 좋아하고 얌전한

문학 소녀.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아니라니까!

그치만, 그런...!

 

말이 안 되잖아요.

저를 좋아해줄 리가 없다니까.

 

친구도 없으면서 여친?

 

-그렇긴 하네.
-그렇긴 하네.

 

방금 그건 때려맞춘 거지?

 

역시 그렇겠지.

랭크 3로 업했네.

 

노노...

 

뭐든 다 꿰뚫어보고 있단 건가.

 

뭐 하는 애야?

 

캇셀학원에,

아빠와 엄마...

 

요 며칠간,

이상한 일들만.

 

뭐든 다 알고 있는 노노.

 

정답이야.

 

웬웬이 있어서 망설이고 있어.

 

루밍페이, 루밍페이!

얘, 문학부에 들어오지 않을래?

 

웬웬...

 

첸웬웬...

 

다양한 이야기들을 내게 알려줬었지!

 

나도 이야기를 들려줄게!

옛날에 나온 SF 소설인데

피로 물든 토템이라고 해.

 

아주 먼, 저 멀리 있는 별에
구슬라라는

거대한 사이보그 전사가 있었어.

 

그는 탄환이 빗발치는 가운데,

버그스와 싸우면서 휴대폰을 써서

지구의 소녀와 채팅을 하고 있어.

 

소녀에게 있어서

채팅 상대는 농담을 좋아하는
어떤 오빠일 뿐이었어.

 

어느 날 구슬라는 소녀에게

곧 있으면 죽는다고 했어.

 

슬슬 배터리가 떨어질 거라고.

 

소녀는
대화하고 싶지 않으면 무리 하지 마,

내일 또 봐, 라고 대답했어.

 

구슬라는

한 마디 얘기할 수 있어서 좋았다, 라고.

 

그리고,

연락은 끊겼어.

 

성질이 거친 개가

로봇의 잔해에 뛰어올라타서,

 

날카로운 발톱으로

그의 몸을 잡아찢었어.

 

좋아하는 이야기야.

 

이 사이보그에게...

 

나 자신을 겹쳐보면서,

 

그리고...

 

너는 이 소녀야.

 

혹시 어느 날,

나라는 사이보그의 배터리가 떨어지면,

 

넌...

 

슬퍼해줄까?

 

본인에게 물어보면 되잖아.

 

위험하게.

 

어, 어떻게 여기 있는 거야?

네가 어딨는지는
노르마에게 물어보면 금방 알 수 있어.

노, 노르마?

 

한밤중에 휴대폰에 고백하다니,

정말이지, 바보 아냐?

 

저기, 우리들,

그렇게 친한 거 아니지?

딱히 친하게 지내고 싶지 않지만,

학원에 들어오도록 널 설득하라고
유르겐 교수님이 말씀하셨으니까.

그래서, 뭘 망설이고 있는 거야?

그러니까 지금 어떡할지
생각하고 있다니까.

첸웬웬이지?

 

첸웬웬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가르쳐줄까?

 

믿어봐,
뭐든 다 꿰뚫어볼 수 있어.

 

그럼 그녀는 날...

좋아하지 않아.

학원에 와.

어차피 실연당했는데.

대충 말하지 마!

아직 가망은 있을 거야!

 

알았어.

그럼 상황을 분석해보자.

 

꽃을 보내본 적 있어?

 

영화 보러 가자고 해본 적은?

 

생일 때 선물 줘본 적은?

 

그녀를 좋아하니 뭐니 해놓고선

꽃도 안 보내고,

영화 보러가자고도 안 해보고,

생일 선물도 안 준 주제에,

뭐가 가망이 있다, 야!

그래갖고 좋아하게 되어줄 리가 없잖아!

진심으로 좋아하는데!

 

난 꽃미남이 아니야.

하지만...

 

무리야.

 

정말로 무리야.

 

그녀를,

 

포기하라니...

 

노노!

루밍페이는 설득했나?

혹시 필요하다면
무력행사도 허가하겠다!

어떤 일이 있어도, 무슨 일이 있어도
그를 학원에 데려오게!

노노, 노노, 듣고 있나?

노노!

조금 전에 한 말,

노노, 뭐라고 말 좀 해보게!
조금 전에 한 말,

진심이지?

노노? 입 꾹 닫고 있지 말고 대답하게!

루밍페이는 뭐라고 하나?

가르쳐주게!

여보세요!

 

사랑을 한다는 건 어려워.

상대가 높은 산의 꽃 같은
존재라면 더더욱.

 

뜻을 이루지 못한 채 죽어도
후회하지 않는다,

그런 각오가 있다면,

장미꽃을 들고

수많은 친구들을 모아서

근사한 장소로 가서

감동적인 BGM을 틀어.

그리고 각오를 드러내면서

그녀의 눈을 보고

모두가 보는 앞에서
큰소리로 말하는 거야!

너를 좋아해, 라고.

 

네 남자로서의 자존심과

장래를 걸고서!

 

할 수 있을까?

 

할 수 있어!

 

모레 송별회에서

모두에게 내 각오를 보여줄 거야!

하지만 성공한 순간,

학원으로의 길은 완전히 끊길 거야.

 

행운을 빌게, 밍페이.

 

노노...

 

너는,

대체 누구야?

 

노노, 전혀 답장을 주지도 않고.

전화를 하면 받아!

무사히 루밍페이를 설득했는지 어떤지!

유르겐 교수님.

 

자, 자네들 혹시?

작별 인사를 드리러.

치우샨 댐의 시간이 앞당겨져,

라스 교수님께서 현지로 가라셔서.

댐에 있는 것들은 상당히 위험해서

지금 즉시 가라고 하셨습니다.

 

실은 나도

면접하러 가란 말을 들었네.

대단히 유능한
기국(崎国)의 후보자거든.

즉시 기국으로 가야만 하네.

 

그럼,

루밍페이는?

 

노노에게 맡기지.

그녀의 성공을 바라는 수밖에 없어.

 

노르마에, 접속.

 

안녕하세요, 노노.

 

첸웬웬에 대해 알고 싶어.

 

순조로워.

내일 모임 장소인
미니 시어터 예약도 됐고.

 

오늘은 같이 와줘서 고마워.

아니, 별거 아니야.

맞아, 대학 어떡할지 정했어?

아니, 전혀.

들어갈 수만 있으면 어디든.

이 지역 학교라도?

뭐, 그렇지.

동급생이 많은 편이 좋잖아.

있잖아,

내일 송별회에서 인삿말 해줘.

 

알았어!

 

잠깐, 뭐야, 너,
히죽히죽거리기나 하고?

 

친구야?

이 애는...

난 선배야.

그렇지, 밍페이?

으, 응, 선배, 선배.

 

방해하면 미안하니까.

그럼 갈게.

바, 바이바이...

이봐, 뭐 하러 온 거야?

분위기 파악 좀 해.

 

즉시 첸웬웬으로부터 떨어져.

 

어제랑 말이 다른데?

교수님께서 내일
아침 첫 편으로 출발하셔.

그러니 꼭 오늘밤 중으로 정해.

 

내일 밤은
중요한 볼일이 있단 거 알고 있잖아?

하루만 기다려줘.

내일까지 기다리면
찬스가 사라져버릴걸?

우리 학원,

찬스는 한 명당 한 번뿐이라고
정해졌거든.

하지만 그 볼일은
절대 뺄 수가 없는데.

 

그렇다면 그냥...

포기할게.

 

지금 뭐라고 했어?

포기할게.

 

알았어.

거부하겠다고 한다면

나로선 아무것도 못해.

 

그딴 첸웬웬 따위를 위해.

 

무, 무슨 뜻이야!

 

웬웬은

내게 있어서 소중한 존재야!

 

하기로 마음 먹었으면 퇴로를 끊고,

전진만이 있을 뿐.

아무도 날 막지 못해!

 

정신 나갔다고들 생각해도 상관없어!

 

들어줘.

본래라면 모두를 위한 말을
해야할 자리지만

전하고 싶은 건 단 한 명 뿐.

 

안 돼, 이래선...

첸웬웬, 네가 좋아!

 

조금 너무 경박한가?

 

첸웬웬, 네가 좋아.

 

이것도 좀 그런데...

엄마, 형이 미쳤어!

 

그래,

딱히 정신 나갔다고들 생각해도
상관없어.

 

-일찍 시어터로 갈게
-알았어

 

꼭 좀 로맨틱한 곡을 부탁드려요.

 

꽃, 오케이.

 

음악, 오케이.

 

인삿말....

루밍페이, 뭐 하고 있어?

자오멍파.

아니 실은...

파티 시작할 참인데, 찾아다녔잖아.

정장이야.

 

스피치를 할 때는
포멀한 차림으로 하라고,

첸웬웬이.

 

어라?

 

잠깐, 저기 봐봐!

원숭이가 정장 입었네!

 

너희들도 정장이구나.

스피치 하려고?

아니,

그냥 들러리 역이야.

엑스트라라서 알바비가 나와.

안 하면 손해잖아.

 

루밍페이,

스피치는 저기 서서 해.

저기, 종이 붙은 데.

단체 사진 비출 거니까
스크린 가리지 마.

그런 계획이...

 

나...

 

시작됐어.

 

그런 각오가 있다면

장미꽃을 들고

수많은 친구들을 모아서

근사한 장소로 가서

감동적인 BGM을 틀어.

그리고 각오를 드러내면서

그녀의 눈을 보고

모두가 보는 앞에서
큰소리로 말하는 거야!

 

나...

 

야.

 

조금 전에 시킨 자리에 서.

 

조금만 더 뒤로.

넌 I야.

 

I, I라니?

 

너, 너희들 무슨 소릴...?

 

뭐 하고 있어?

얼른 옆으로 움직여.

 

정말이지.

거기 있으면
문장이 성립을 안 하잖아?

 

오늘은 문학부 송별회야.

하지만,

이 자리를 빌려서

고백을 하고 싶어.

 

첸웬웬,

난 널 좋아했어.

 

3년 동안

아무도 모르다니,

너무도 슬프잖아?

얼른 돌아가, 정해진 장소에.

 

자오멍파에게 속은 거야.

 

알고 있어.

 

괴로워?

 

딱히.

 

하고 싶은 말은 스크린에 떠 있어.

 

나도,

네가 좋아.

 

지금은 어떻지?

 

괴로워서 죽고 싶어.

 

그리고?

 

응.

응, 뿐이야?

 

응.

 

그렇군.

 

이게 네 인생,

 

네 미래인가.

 

리카르도, 뭘 미적대고 있어?

 

누구야?

 

잊었어?

좀 더 중요한 일이 있잖아?

 

아직도 있었어?

 

무슨 소리 하는 거야?

오겠다고 말해줄 때까지
돌아갈 수 있을 리가 없지.

 

너를 다들 기다리고 있어.

 

옷 갈아입혀.

5분 줄 테니까.

 

자, 잠깐 기다려줘!

아니, 바지는, 바지는 좀...!

여러분, 죄송해요.

중요한 볼일이 있어서
리카르도는 데려갈게요.

저 녀석은 리카르도가 아니야!

장소에 따라 이름이 바뀌는 법이야.

리카르도란 이름은 딱히

기억하지 않아도 돼.

 

응, 교복 퀄리티 치고는 그럭저럭이네.

 

가자.

 

등 쭉 펴고.

 

자.

 

뒤돌아볼 거야?

 

아니,

이젠 앞으로 나아갈게.

 

뭐 생각해?

 

설마 이런 일이 벌어질 줄이야.

고백 자리를 빼앗기고
우스꽝스러워진 거?

 

외제차를 탄 섹시한 여자에게
갑자기 끌려가게 된 거 말이야.

 

칭찬으로 받아들일게.

 

왜 온 거야?

 

첸웬웬은

자오멍파라는 남자와 최근 빈번하게
연락을 취하고 있습니다.

자오멍파를 좋아해?

메시지 내용으로 볼 때 틀림없겠죠.

그리고, 자오멍파는

모레 송별회에서
뭔가를 할 모양입니다.

 

있잖아, 리카르도 군,

유감스럽게도
기름이 다 떨어질 것 같아.

 

도움이 안 되는 비서구나.

보통은 꽉 채워주지 않아?

 

그럼 택시 잡을까?

나, 걷고 싶지 않아.

하이힐 신고 있단 말이야.

 

너희들은 왜 친절한 거야?

 

뭐가 너희들이야.

내가 친절한 거야.

학원은 네가 입학을
해주기만 하면 되니까.

 

역시 믿을 수가 없어.

이유도 없이 친절하다니.

야,

투덜투덜대고
뭐가 마음에 안 드는 거야?

네가 지독한 꼴을 당하는 게
참을 수 없었어, 이거면 됐어?

 

고마워.

 

아니, 아무것도...

 

혹시 입학하면,

난 선배,

후배를 도울 의무가 있어.

 

이제 찬스는 없다면서?

그건 농담.

입학해.

그녀에게도 그런 취급 당하고
이제 미련 없잖아?

뭐, 그건 일부러 그런 건 아니겠지만.

 

하지만 뭐...

 

이미 이렇게 된 거,
저쪽으로는 못 돌아가.

 

알았어.

이렇게 할게.

 

오, 밍페이, 루밍페이!

아, 기쁘군, 연락 고맙네!

취직이나 결혼처럼

이제 정했나?
취직이나 결혼처럼

입학해줄 거지?
평범한 인생은 선택지가 분명해.

평범한 인생은 선택지가 분명해.

여보세요, 루밍페이?
하지만 넌 달라.

정했나?

다른 사람에겐 있을 수 없는 선택지가 존재해.

기다려주게!
다른 사람에겐 있을 수 없는 선택지가 존재해.

자네 입에서 정했다는 말을 듣고 싶다네!
다른 사람에겐 있을 수 없는 선택지가 존재해.

자네 입에서 정했다는 말을 듣고 싶다네!
전화를 끊으면 이 선택지만이 살고,

어떤가?
전화를 끊으면 이 선택지만이 살고,

응, 정했나?
전화를 끊으면 이 선택지만이 살고,

그걸 얼른 알려주게!
다른 건 전부 사라져버려.

 

정했어요.

 

찬스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인증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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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세! 기쁘군, 루밍페이!
루밍페이, 임시 넘버는 AD0013,

레벨은 S.

 

저는 노르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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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는 건 어려워.

 

많은 자들이 왕관을 위해 피를 흘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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