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퍼스 님?

괜찮으세요?

 

어.

잠깐 꿈을 꿨던 모양이군.

타나카의 승차감이 좋아서 말이다.

어떤 꿈인가요?

 

뭔가 묘하게
중요한 꿈이었던거 같다만...

기억이 안 나는군.

그러세요?

 

바나헤임까지는 아직 더 걸리나?

네, 여기서라면 아직 꽤 멀었어요.

 

십이성천,

처녀 파르테노스.

찾아내는 즉시 회수해야 해.

 

그러고 보니,

파르테노스에 의해
바나헤임에서 쫓겨난 천익족들은

어디로 갔나요?

 

천익족은 현재
갸라르호른에서 살고 있습니다.

 

칠영웅의 한 명,
천공왕 메라크가 건국한 나라예요.

아, 마침 갸라르호른의
왕도가 보이네요.

 

천익족의 나라라.

아무리 생각해봐도
내가 가면 아웃일거 같은 느낌이 드는데.

하지만 메라크가 있다면
이야기는 다르지.

 

과거에 나와 게임 속에서 동고동락한
칠영웅의 생존자.

메그레즈는 아니었지만,

메라크는 어쩌면
나와 똑같이 플레이어일지도 몰라.

 

좋다,

파르테노스를 회수하는 것도
중요하다만,

생존해 있는 칠영웅을 만나는 것도
나의 여행 목적의 하나다.

 

타나카, 갸라르호른에 들르겠다.

Yes, Boss.

 

나타났다!

 

갸라르호른

 

7세주... 였다!
이곳이 갸라르호른인가?

7세주... 였다!
기묘한 마을이로군.

7세주... 였다!
건물이 벼랑을 따라 세워져 있습니다.

굉장히 걷기 힘들어보여.

심지어 왜 이런 식으로
흑백이 갈려있어?

아무래도 이 나라는

두 개의 파벌로 나뉘어서
가벼운 내전 상황에 빠진 모양이에요.

파벌?

네.

오래 전부터 이어져 온

순백의 날개야말로 긍지로 생각하고

그 이외엔 인정하지 않는
백익지상주의와,

거기에 반발하는 혼익 추진파예요.

내전이라.

메라크는 뭘 하고 있지?

메라크는 중립에 서서
양자의 분쟁을 막으려 하고 있지만,

제어하지를 못하고 있는 모양이에요.

무능하군요.

리브라, 그런 말은 하는 게 아니다.

천익족은 순백의 날개를
고집하는 종족이고,

원래는 백익파가 혼익파를
박해하는 경향이 있었지만요.

하지만 루퍼스 님께서 지배하실 때는

차별이나 박해는 금지하셨었죠?

바로 그거예요, 아리에스 님!

 

뭐야, 그게?

난 그런 명령을 내린 기억은 없는데.

루퍼스 님께서 사라지신 뒤,

백익파가 역시 자신들이 더
잘났다고 주장하기 시작해서,

거기에 반발한 혼익파는
대등한 권리를 호소했어요.

 

이래 양자는 2백 년 가까이

분쟁을 이어오고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혼익파에서
나라는 위험한 놈이 나온 탓에

박해가 강해졌단 거?

 

어떻게든 해야만 하겠군.

 

천익족의 평균 수명은 1500년.

당연히 루퍼스의 얼굴을
지금도 기억하고 있을 테니 말이지.

 

간이적이지만,
이걸로 조금은 속여넘길 수 있겠지.

 

그래서 루퍼스 님,
어디로 가시겠어요?

 

흑색으로 하지.

마스터는 흑색파.

기억했습니다.

다음부터 속옷 셀렉트도
검은색으로 하겠습니다.

그대는 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지?

물론 마스터의 의복의 색입니다.

아니면 제가 착용하길...?

아니, 됐다.

그렇군요, 백색파시군요.

왕도입니다.

아니, 그런 뜻이 아니라...

그럼 노팬파이신 거군요.

 

이래저래 사고가 이상해.

아직도 망가진 거야?

 

그래서,

이게 마을로 이어지는
계단이 되겠습니다.

 

날지 못하는 나한텐 불편하네.

 

안심하십시오,
제가 여러분들을 운반해드리겠습니다.

 

프로그램 셀렉션.

 

스킬, 스카이젯.

전개.

 

잠깐, 기다...!

리브라, 스탑, 스탑!

그만둬!

 

멈춰!

 

정말이지, 소란스럽군.

대체 무슨 일이람?

저 사람 누구야?

굉장한 소리가 났는데.

 

그럼 안 돼, 리브라,

이런 시간에 그런 소릴 내면.

무사히 마을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문제는 없다고 판단됩니다.

 

아주 많아!

 

늦은 밤중에 대단히 죄송합니다.

저희들은 자유상인이에요.

조금 착오가 있어서
여러분들을 깨워버렸네요.

에 또, 같은 소속인 아리에스예요.

스퍼루다.

미안하군, 폐를 끼쳤군.

 

세 분의 호위를 맡은
골렘 코페르니쿠스 4세라고 합니다.

 

이 녀석에게 대응할 수 있는
태클역이 필요해!

 

아, 상인분들이셨군요.

이건 또
참신한 마을 출입 방법이군요.

아저씨, 억지로 칭찬 안 해도 돼.

오랜 여행으로 피곤하시겠지요.

저희 집은 여관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괜찮으시다면 부디 들러주세요.

 

어떡하...?

 

감사합니다.

 

또 너냐?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들을 거지?

 

근처의 아이들을 다치게 하지 말라고
그렇게나 말을 했을 텐데.

하지만 아빠!

먼저 손을 댄 건 그 녀석들이야!

돌을 던져와서, 난...!

닥쳐, 이 추잡한 쓸모없는 것!

 

너 같은 녀석이 태어난 탓에

일족은 전부 민폐를 겪고 있다.

 

아ㅃ...

 

두 번 다시 여기서 나오지 마라.

 

자애의 신 알로비너스 님 만세!

 

젠장...

 

엄마!

 

누워있지 않으면 안돼!

여기 오면 엄마까지 혼나!

 

루퍼스,

이걸 먹으렴.

 

고마워.

 

미안하구나.

 

이런 일을...

엄마!

 

미안해...

 

괜찮아.

 

난 괜찮으니까.

 

고맙다, 루퍼스.

 

응.

어이!

 

왜 그 녀석을 밖에 꺼냈지?

 

죄, 죄송...

 

그 녀석을 두고 이리로 와!

 

그만둬...

 

엄마한테 손대지 마.

 

엄마!

 

너 같은 게 있으니까
병도 안 낫는 거다!

 

-루퍼스!
-이리 와!

 

루퍼스,

루퍼스!

 

날개색이 다르단 것뿐인데,

왜 이런 취급을 받는 거야?

 

어째서 이렇게 세계는 불공평한 거야?

 

왜 이렇게 비참한 거야?

 

뭐가 위대한 창세신이야?

뭐가 자애의 신이야!

 

그딴 게 있다면...

 

어째서 세계에는
이렇게나 불평등이 넘쳐나는 거야?

 

신 따윈 없어.

 

아무도 구해주지 않아.

 

그렇다면 난...

 

자신이 자신을...

 

구하는 수밖에 없어!

 

강해지고 싶어.

 

지금은 아직, 약하고 미숙하지만,

 

언젠가 엄마를 데리고

이딴 비참한 생활에서
빠져나가고 말 거야.

 

그러니...!

 

이 세상의 불평등이나 부조리,

모든 걸 쓸어버릴 수 있을 정도로...

 

난...

강해지고 말 거야!

 

루퍼스 님?

 

괜찮으십니까?

 

옛날의 꿈을 꾼 것뿐이다.

 

옛날, 말입니까?

어.

걱정할 것 없다.

 

난 게임 속에서
그 설정을 만든 기억은 없어.

 

젠장...

 

아무래도 지금까지의 생각을
수정해야겠군.

 

방금 그 꿈도,

이 세계에 온 뒤로 흘러들어온
기억 속에 없는 기억의 단편도,

 

이 루퍼스의 몸의 기억이겠지.

 

설마하니 싶긴 했지만,

이 세계는 게임이 아니야.

 

현실 세계인 거야.

 

하지만...

이 루퍼스의 몸에 들어있는 건 나,

내 영혼이야.

 

그렇다면,

진짜 루퍼스의 영혼은

어디로 갔지?

 

마신왕의 성

 

마신족 칠요의 방

 

마르스는 어떻게 됐지?

글쎄, 죽은 거 아냐?

메그레즈에게 당했거나,

아니면 아리에스에게 역습당했거나.

 

그는 칠요 중에서도 최약.

십이성천 따위에게 당하다니,

마신족의 수치입니다.

 

네 녀석,

지금까지 어디에 가 있었지?

그 마르스를 쓰러트린 인물을
계속 미행하고 있었답니다.

 

그건 누구지?

모르겠습니다.

너무 접근하면
저까지도 죽을거 같았는지라.

다만, 아름다운 검은 날개가
돋아있는 건 기억하고 있죠.

 

검은 날개라고?

설마 루퍼스 마파르?

바보 같은.

녀석은 2백 년 전에
인간들에게 죽었을 거다.

마신왕께서 유일하게
직접 전투를 피하신 흑익의 왕.

만약 살아있다고 하면
마신족의 위기.

베누스,
그 자의 동향은 파악하고 있나?

네,

갸라르호른에 있는 모양입니다.

 

갸라르호른.

그렇다면 마침 잘됐군.

유피테르,
그녀와 협력해서 감시해라.

 

기대하고 있겠다, 베누스.

 

잘 알겠습니다.

 

자아,

오늘이라도
메라크를 만나고 싶은 참이다만.

메라크는 왕으로서 아직도 건재해요.

내란 일도 있으니,

지금 당장 알현하긴
어렵지 않을까 하고.

그렇겠지.

그렇다면 오늘은

각자 마음대로 왕도를 돌아다니며
정보를 수집해라.

애당초 나 때문에
내란이 일어난 셈이니,

내버려둘 순 없어.

 

마스터는 어디로?

짐은 혼익파의 삶을 살펴볼 생각이다.

그럼 제가 백익파의 삶을 살펴보죠!

뭔가 재밌는 발견이
있을지도 모르고요.

어,

그럼 다시 여기서...

 

뭐야, 저게?

글쎄.

 

어이, 쓸데없이 눈에 띄지 마!

 

그럼 저도 다녀오겠습니다!

 

저기, 루퍼스 님,

조금 귀띔해드리고 싶은 게.

 

십이성천의 한 명,

염소의 아이고케로스에 대해서예요.

 

옛날에 자신와 함께 마신족에게 오라고
권유해온 적이 있어요.

 

그러니 아마도,

아이고케로스는
마신족의 편을 들고 있을 거예요.

 

그러고 보니,
디나도 그런 말을.

 

찾는 대로 즉각 회수해야겠군.

네!

 

평화롭군.

도무지 다투고 있는 걸론 안 보인다만.

 

이 모습, 역시나 좀 수상한가?

차라리 여자란 걸 역이용해서...

 

남장도 괜찮을지도 모르겠어.

 

좋은데?

좋아, 돌아가면 바로
연금술로 남장 세트를...

 

검은 신전?

 

창조신 알로비너스의 상이라도
모시고 있나?

 

내 상?

 

어라, 여행자분이신가요?

 

이분은 흑익의 패왕,

루퍼스 마파르 님이십니다.

 

놀랍군.

이 신전은 악명높은 패왕을
모시고 있나?

뭣?

 

확실히 바깥 세계에서는
그럴지도 모르죠.

하지만, 저희에게 있어선
구세주였습니다.

 

구세주?

자세히 듣고 싶군.

 

저희 같은 날개를 가진 자는

하얀 날개를 가진 자로부터 차별당해,

슬럼가나 다름없는 곳에서
비참하게 살아왔습니다.

 

저희들은 매일 같이 떨면서,
숨어살듯이 지내왔습니다.

 

무척 비참했죠.

 

하지만 저분은 달랐어.

 

저분의 날개는 검고

누구보다도 아름다웠어.

 

겁먹고 주눅들기만 하던
저희와는 다르게

저분은 힘을 통해
자신의 존재와 가치를 증명했어요.

 

그리고 여러 나라를 지배하고
차별을 금하고

저희를 사람으로 취급해주셨어!

 

아, 응.

그렇게까지 치켜세워줄 줄이야.

 

저분이 계셨기에
저희는 긍지를 되찾을 수 있었어요!

비참한 결함품 따위가 아니야.

날개색이 다른 것뿐인
어엿한 천익족이라고!

 

하지만 그 루퍼스의 수하인
처녀 파르테노스가

그대들의 고향을 빼앗은 걸
잊지 않았나?

 

물론 잊지 않았지요.

 

하지만,

저는 오히려 고향에서 쫓겨난 건
당연한 응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루퍼스 님을 배신하고,

마신족의 대두를 용납하고만 우행.

죽지 않은 것만으로도
자비롭다고마저 생각합니다!

 

이거 좀 안 좋은데.

 

그 말은 메라크 왕에 대한
모욕이나 다름없다만,

그대들은 대체 자신들의 왕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거지?

 

최악의 우왕입니다.

 

영웅이라니,

진심으로 비웃음이 터지는군!

 

정말, 늦어!

 

나 참, 레이디를 기다리게 하다니
사람이 덜 됐네요!

 

호흡...

동공...

시선, 언동...

 

현 시점에서 마스터의 존재를 눈치챈
천익족 0명으로 판단.

 

계속해서 감시를 속행.

 

디나 님,

누군가를 찾고 있을 확률 95%.

 

하지만 해당 메모리가 존재하지 않으므로
상대 예측은 불가능.

 

피부색에
위장 특유의 부자연스러움을 확인.

 

윗입술이 솟아오른 걸 볼 때,

구내의 송곳니를 확인.

 

선글라스 틈새로
마신족 특유의 세로로 갈라진 동공이 보임.

 

98% 확률로 마신족의 위장으로 판단.

에너미 인증 완료.

보행각도, 시선으로 추측해볼 때,

이대로는 디나 님과 접촉할 위험 있음.

 

배제 조건에 해당.

 

거기 있는 마신족에게 경고.

이 너머로 발을 들이겠다면,

무력을 통해 배제하겠습니다.

 

그 경우, 생명의 보장은 할 수 없으니,

이대로 퇴각할 걸
강하게 추천합니다.

 

마신족이라니 무슨 소리지?

난 보다시피 평범한 여행자인데.

 

보다시피
위장한 마신족으로 판단됩니다.

 

그렇군, 꿰뚫어봤군.

 

그렇다면 뭐...

이야기는... 간단하지!

 

적대행동을 확인.

지금부터 공격에 이행합니다.

 

받아라!

 

놓치지 않겠습니다.

 

칠영웅 메라크의 나라라.

루퍼스 님이 바라기만 하시면

당장이라도 모든 걸 불태워줄 텐데.

 

묘하게 고요하네.

 

인카운트 방지 결계.

달 속성 마법인가?

 

어쩐지 아무도 없다 했어.

 

얼른 나와.

너지?

아이고케로스.

 

패도 십이성천
【염소】아이고케로스

 

오랜만이군, 아리에스.

 

왜 네가 여기에?

뻔한 소릴.

내가 원하는 건 칠영웅의 목숨뿐.

그걸 위해 여전히 마신족 밑에
안주하고 있는 거야?

그렇다.

우리들은 놈들을 이용하고,
놈들은 나의 힘을 이용한다.

우리들의 목적은 일치하고 있지.

아리에스,

그대에게 예전과 똑같은 질문을
한 번 더 하겠다.

나와 함께 와라.

가증스러운 칠영웅을

나의 고향인 지옥으로 보내는 데에
협력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