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IA The BENEDIZIONE
Subtitled by 쵸우료우

 

저희가 살고 있는 마을
네오 베네치아에

올해도 다시 긴 겨울이 시작됐어요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이 마을을 찾아온
사람들로 북적여서

다들 바빠지지만

지금은 조금 사람들이 적어서

특히 이렇게 추운 아침엔

마을이 깨어나는 것도 느긋해서

 

아리아 컴퍼니도 아침의 시작은
평소보다 느긋해요

 

춥다

 

슬슬이에요, 아리아 사장님

 

5

 

3

 

1

0

 

좋은 아침

 

좋은 아침이에요

 

そう 初めて会った時も
그래 처음 만났을 때도

優しい風 吹いてたの
다정한 바람이 불고 있었어

ねぇ 友達になれるって予感
저기 친구가 될 것 같은 예감

さざ波のエスペーロ
잔물결의 희망

水の街は
물의 도시는

今日も晴れやか
오늘도 맑음

大切な瞬間
소중한 순간

蒼く澄み渡る
푸르게 맑게 개네

明日は
내일은

もっと素敵なことが
좀 더 근사한 일이

起こるはず
일어날 거야

君とならば きっと
너와 함께라면 분명

何度も
몇 번이고

何度でも夢は見れる
몇 번이든 꿈은 꿀 수 있어

願いが ここにあるから
소원이 이곳에 있으니까

大丈夫
괜찮아

 

「エスペーロ」
에스페로 ♬ 마키노 유이

 

추울 때 맛있는 것…

 

오뎅

보르시치

고기만두

아니, 생각해줬으면 하는 건
카페 메뉴래도

그건 그렇고 올해는
너무 일찍 추워진 거 아니야?

그러게

신참 샐러맨더가
땡땡이치는 중 아니야?

 

아쿠아를 지키는 이 몸의
뒷담을 하는 건 누구냐?

구레나룻 소녀인가?

 

어라

 

아키라 씨?

오늘은 아키라 씨도 일을
느긋하게 시작하시는 걸까?

아니면 휴일?

뭔가 평소의 아키라 씨와
달라 보이지 않아?

 

어라

히메야에 가시는 게 아닌가 봐

쫓아가볼까?

딱히 안 될 건 없죠

 

아리아 사장님, 괜찮은…

…가요?

야옹이, 매달리기 잘한다

아리아 사장님…

딴 길로 새기 금지예요

아키라 씨를 놓치면 어쩔 거예요?

 

뭐 하고 있어?

절찬 연습 땡땡이 중인가?

아뇨, 결코 그렇지는…

일은 쉬시는 건가요?

 

저기, 어디로 외출하시는 건가요?

좋아

 

너희도 따라와라

 

저기, 고기만두 고맙습니다

 

추운 날엔 역시 이거네

 

여긴…

수상안내원 박물관?

 

관내는 음식물 섭취 금지

그리고 뒤처지면
스파르타 특훈이다

 

운디네의 전설들

 

아, 그랜드 마더

…의 옆은 누구지?

 

아름다운 분이다…

이 사람은…

어이, 두고 간다?

 

네…!

 

얼른얼른!

 

아, 실례합니다

 

죄송합니다

완전히 아키라 씨를 놓쳐버렸어

큰일 났다…

 

다들 손을 잡으렴

 

괜찮으니 얼른얼른

 

자, 심호흡

 

진정됐니?

아스카 씨

아키라, 어서 오렴

오래간만입니다

 

오늘은 귀염둥이들과 함께 왔구나

아스카 씨?

처음 뵙네요

이곳의 관장
아스카 R. 바지오입니다

아스카 씨라고 하면!

그 유명한 히메야의
전설의 운디네

아까 본 사진 속 사람!

 

오늘은 느긋이
땡땡이치다 가렴

 

아뇨아뇨아뇨아뇨아뇨

 

이쪽에 보이는 공방은
스쿠에로라고 해서

여기서 곤돌라를 한 척 한 척
손수 만들고 있어요

곤돌라는 손수 만드는구나

역시 네오 베네치아인걸

 

어라?

히메야의 곤돌라죠?

네, 점검 중인 모양이네요

아키라 씨의 예약이 막힌 것과
연관 있는 걸까?

어, 그런가요?

오늘만 예약 불가능이라고…

 

점검 중이어도 다른 곤돌라로
안내는 가능할 텐데요

 

크림슨 로즈의 곤돌라도
타고 싶었는데

다음에 꼭 다시 오자

- 네오 베네치아 최고!
- 아키라 씨…

 

그러니?

그럼 상당히 큰 규모의
보수가 이뤄지겠구나

그 곤돌라가 그렇게
오래된 건가요?

그렇지

히메야 창업 시절의 곤돌라로
유일하게 남아있는 것이니

 

굉장해

나도 함께 일했었고

아이카 쨩의 어머니도

아이카 쨩의 어머니라면

현재 히메야의 퀸…

퀸?

총지배인이야

 

역사가 있군요

그래

그 곤돌라는 그야말로
몇 번이고 복원을 거듭해서

가동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그럼 다음으로 레전드를
이어받는 건 아이카 씨!

나도 아이카 쨩이
이어받을 거라 생각했는데

아닌가요?

아이카가 그럴 맘이 없다고 해

 

왜요?

그치만 그건 명예로운 일이죠?

아즈사 쨩…

 

어째서 아이카 씨…

 

이어받을 사람이 없다면
역시 은퇴밖에 없겠구나

네, 그렇게 되겠네요

 

자요, 아리아 사장님

 

그렇구나

그럼 오늘 스쿠에로에서 본
히메야의 곤돌라가…

그렇게 오래된 곤돌라가
아직 현역이라니 굉장하죠?

그렇지?

보통 제 역할을 다한
곤돌라는 어떻게 되나요?

응, 수 년에 한 번 말이지

곤돌라의 화장식 때

산 마르코 광장에서
연기가 돼서 하늘로 돌아가

 

보고 싶네요

 

아, 근데 만약에 은퇴하면
그 곤돌라도…

글쎄

영업용 곤돌라는 복원 받으면
새것과 다름없게 바뀌니까

새것과 다름없게…

아, 그러고 보니

아스카 씨가 굉장히 돈이
많이 든다고 하셨어요

곤돌라도 그런 식으로 소중하게
손님을 태운다면 행복하겠죠?

 

그런데도 아이카 쨩은
왜 그런 걸까?

역시 돈이 많이 들어서일까요?

그런 건 아닐 것 같은데

 

들어오세요

 

실례합니다

뭐야, 아즈사구나

무슨 일이야?

 

신메뉴가 떠올랐다든지?

 

아이카 씨

저희 회사 경영
힘든 상태인가요?

뭐?

가든 카페도 그런대로 인기 있고

곤돌라 예약도 나름 꽉 차있고

순조로워 보이는데요

아주 순조롭지

순조롭다 못해 바빠 죽겠어

 

다만 아직 본점에는 못 미친달까

우리 쪽엔 아키라 씨 같은
스타 운디네가 없으니까

 

뭐, 뭔데?

아이카 씨가 되면 되잖아요

무, 물론 언젠간 그렇게 될 거야

 

아이카 씨, 레전드 곤돌라
이어받지 않으실 건가요?

 

아키라 씨께 들었어요

퀸도 탑승했던 곤돌라에 대해

 

다들 그래요

아이카 씨가 이어받아야 한다고

이어받지 않을 거야

그치만…

싫은 건 싫은 거야

어째서죠?

 

그건 말이지

저주받은 곤돌라야

 

저, 저주?

그래, 저주받았어

 

저주받은 곤돌라…?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이쪽이 로즈 가든입니다

고맙습니다

 

많이 기대했어요
여기 로즈티 라떼

편히 즐기시길

안에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가자
- 응

그러니까 로즈티 라떼와
케이크 세트 둘이죠?

알겠습니다

 

2 로즈티 라떼 & 케이스 세트예요

 

아키라 씨, 고생하셨습니다

그래, 아이카는 곤돌라로
관광 안내 중이니?

 

그래서 저기…

 

일전의 레전드 곤돌라 말인데요

아이카 씨한테 물어봤더니…

뭐라고 했어?

그게…

그건 저주받은 곤돌라라고…

저주…

 

그렇구나

저주라고 했구나

워, 원한인가요?

 

무슨 일이 있었나요?

무서운 사건이라든지

 

너희 뭐 하고 있는 거야?

공동 연습 중이에요

그런 것보다 그 곤돌라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

저주란 건 대체…

 

그 시절…

 

그래

아이카는 미들 스쿨의 2학년이었어

 

정식 입사 이후 심히 불안정한

자기 딸의 교육 담당을
맡아줬으면 한다고

나는 아이카의 모친인 퀸으로부터
직접 의뢰를 받았어

 

흔히 말하는 반항기나 사춘기란
단어로 정의할 수 없는

원수를 노려보는 듯한 눈빛

온몸에 두른 거절의 기운

 

음, 나쁘지 않아

가슴이 뛰는구만요

 

안녕

 

뭐야, 저 사람

 

자율 연습이라니 기특합니다만
조는 건 좋지 못하군요

안 잤어요!

 

왜 요즘 저를 성가시게
따라다니시나요?

 

뭔가 실례를 범했다면
사과드릴게요

과연 실례라

역시 히메야의 차기 당주님

 

우수하군요

 

…지 않아

어디 가는 거죠?

나는…

나는 전혀 우수하지 않아!

 

아이카 씨한테도
그런 시절이 있었나요

여러모로 괴로운 기억을
상기시킬지도 모른다만

 

아키라 씨
손님께서 돌아가십니다

그래, 지금 갈게

뭐, 그 녀석의 문제야

너희가 신경 쓸 필요는 없으니까

 

그럼 간다

 

자신이 없는 걸까?

 

곤돌라를 거부한단 건 말이야

다시 말해 전통을 이어받을
자신이 없다는 거 아닐까?

그런 걸까?

아이카 씨라면 누가 봐도
당연히 납득할 텐데

 

그런 아이카 씨는 뭔가 싫은걸

 

다녀왔어

아카리 씨, 기다렸어요!

긴급사태예요!

 

헤?

 

과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아카리 씨

아이카 씨와 오래 지낸 친구로서
적나라한 의견을 듣고 싶어요

저, 아이카 씨는 무리해서라도
자신감 넘치는 상태로 지냈으면 해요

그렇지

그러는 게 아이카 쨩답지

그럼 어째서 레전드를
이어받고 싶지 않다고…

그건 역시

정말로 모종의 저주가…

 

하긴 아이카 쨩
겁이 많으니까

진짜 마음은 역시
직접 들을 수밖에 없을지도

 

뭔가 좋은 방법 없을까

 

그럼 예를 들면…

 

과연

그 방법으로 가자

딱히 안 될 건 없죠

 

고맙습니다

 

아이카 씨

황혼 코스를 희망하시는
손님께서 찾아오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환영…

 

오랜만이구나

잘 부탁한다, 아이카 쨩

 

근데 어쩐 일로…

 

저기, 내 친구도 함께
태워도 되겠니?

네, 그야 물론

 

고맙습니다

너, 너희들?

천천히 안내 부탁할게요

네…

 

아즈사

너희들 무슨 꿍꿍이야?

무슨 말씀을
누가 들으면 오해할라

 

의심의 눈초리

수상해

공부!

공부를 위해서예요

꿍꿍이라니 당치도 않아요

 

고기만두

 

먹겠니?

 

자, 아리아 사장님

 

잘 됐네요, 아리아 사장님

 

말랑 쫀득한 배가 똑같아

 

맛있어 보여…

 

아이카 쨩은 어릴 적엔 정말로
웃는 얼굴이 근사한 여자애였단다

에이, 그 정도까진…

하지만 그 시절엔

아이카 쨩은 웃는 얼굴을
보여주지 않게 됐어

 

그건 그래…

 

마침 아키라가 프리마로
승진한 그 무렵이었지

 

야호!

 

주인공은 최후에 나타난다!

…라고나 할까

 

너는 굉장히 우수한데도
노력가구나

 

그건 약간 다릅니다

 

노력가니까 우수한 겁니다

 

아키라 E. 페라리

아니

크림슨 로즈진홍빛 장미

 

당신은 오늘부터 히메야의
프리마 운디네입니다

 

자신은 전혀 우수하지 않아

그건 아키라의 입버릇이었지

 

그런 아키라에게

어머니는 너를

아이카 쨩을 맡겼단다

 

그건 감사하고 있어요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나지 않았던 제게 있어

최고의 목표예요

 

아이카 씨가 재능을 타고나지
않았다고 하신다면

저희는…

전도다난…

시베리아행…

우리도 싱글 시절엔

3대 요정과 자신을
비교하며 풀 죽곤 했어

그래서 레전드를 이어받는 것에서
도망치시는 건가요?

언젠가 아키라 씨를
뛰어넘으실 거 아니었나요?

도, 도망치는 게 아니야

그럼 왜죠?

저, 아이카 씨의 마음을 모르겠어요

그러니까…

 

아즈사 쨩은 아이카 쨩을
무척 좋아하는구나

 

그리고 목표이기도 하고

아이카 쨩이 성장했단 증거구나

 

괜찮단다

그 곤돌라는 박물관에서
소중히 전시할 예정이란다

고맙습니다

그 대신이란 건 아니지만…

 

한 가지 부탁이 있단다

네?

 

저건…

아키라 씨?

 

아이카

 

뭐 하고 계세요?

일은 괜찮으세요?

지금은 아스카 씨께
예약받은 시간이야

그래서 이곳으로
와달라 하셔서 말이지

 

고맙구나, 아키라

아니요

저기, 아스카 씨
이건 대체…

 

곤돌라의 은퇴식

 

은퇴식?

 

그러네

아이카가 이어받지 않는다면
이 배는 이제 은퇴야

제대로 보내줘야지, 아이카

아키라 씨…

 

이거 타왔단다
몸이 따뜻해질 거란다

 

자, 받으렴

 

고맙습니다

생강을 넣은 핫레몬이란다

 

여신님…

 

아키라 씨

저는 딱히 스스로에게
자신이 없는 게 아니라

그래

더는 그 시절의 네가 아니지

알고 있어

 

나는 전혀 우수하지 않아

 

나는 조악하기 그지없고
열악한 불량소녀

그저 태어난 환경을 타고났을 뿐!

 

나에게는 운디네로서의 뛰어난…

자랑할 만한 건 아무것도 없어!

 

이런 내가 오랜 역사의 으뜸가는
수상안내점의 뒤를 잇다니

 

질 나쁜 농담…

악몽이야

그럼 말이야

 

도망쳐버릴까

 

어울려주지

히메야의 공주님

 

자, 손을 잡으시죠

 

아침?

 

이 사람 설마

정말로 내 가출에 어울려줘서
밤새도록 곤돌라를?

 

어머니는 후계자를
강요하실 분이 아니에요

 

처음엔 제가 어머니를 설득했어요

 

어릴 적에 만난 운디네의 요정을
다시 한번 만나고 싶어서

요정?

뭔가요?

부끄러운 대사라도 말했나요?

아, 아니…

그래서?

그분은 정말로 아름답고
다정하고 근사해서

은은하게 좋은 향도 나고

그야말로 신이 보낸
운디네의 천사!

 

그 사람처럼
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그 만남을 계기로
제 이야기가 시작된 거예요

 

여자애는 말이지

머리 모양을 바꾸면
걷는 모습까지 바뀐단다

 

운디네가 되면 다시 한번
만날 수 있을 거라고

그렇게 생각해서 저는
어머니를 설득했어요

히메야를 이어받는다는 게

얼마나 큰 각오와 책임을
짊어지게 되는지

생각도 하지 않고

 

그래서 그 요정이란
사람은 만났어?

아뇨…

 

알고 있어요

 

천부적인 재능이 없는

평범한 제가 발을 들여도
되는 세계가 아니었단 걸

그날의 만남도 환상이
아니었을까 하고

 

노력하면 되지 않을까

 

농담하지 마세요!

저는 진지한 얘길
하고 있다고요

진짜 진지하다니까
진지 그 자체래도

 

천부적인 재능이 없는
평범한 자신?

조악하기 그지없고
열악한 불량소녀?

그게 어쨌단 거냐?

 

다 덤비라 그래

 

하늘이 선사해주지 않는다면
스스로 만들어라

하늘이 길을 닫는다면
스스로 열어젖혀라

그런 걸 무슨 수로…

가지지 못한 자에게
주어진 무기는 단 하나

포기하지 않는 힘뿐이야

 

네가 목표로 하는 미래로부터
눈을 돌리지 마

그리고 평범한 노력을
한결같이 쌓아나가

그건 언젠가 비범함이 된다

평범한 너만의
비범한 이야기가 될 거야

나만의 이야기…

그래

내가 말하는 건

그런 '노력'이야

 

그렇게 노력할 수 있을까요?

가능해!

아마도

아마도인가요?

아마도…

분명…

간절히 바라면?

뭐예요, 정말!

조악, 열악, 평범

귀가 아프네

그건 내 얘기다

 

이 히메야를 이어받는
운명을 받아들인다는 것

그건 틀림없는 가시밭길

집이나 태생에 얽매여
그 길을 고르게 되면

언젠가 그 부담을
못 견디게 될 테지

엄한 지도를 바라십니까?

 

히메야 당주로서는
그렇게 말해야겠지만

 

그 아이에겐

자신의 마음이 이끄는 대로

미래를 선택하고
결단해줬으면 해

그게 어떤 길이라 할지라도

 

제가 지켜보도록 하죠

검이 되고 방패가 되어

 

고마워요, 아키라

당신은 저의 자랑입니다

 

너의 평범한 이야기에

최후의 순간까지 어울려줄게

 

감기 걸리겠는걸

이 근처에서 몸을
덥힐 수 있는 곳이라면…

 

심히 본의는 아니다만…

 

아리아 컴퍼니에 어서 와요

 

어머어머 우후훗

어머어머 우후훗 금지다!

어머어머

 

그럼

이제부터 어떻게 할까요

 

그야말로 하얀 요정이었어!

 

가냘픈 자신의 운명을 저주하며

밤거리에 홀로 내던져진
가련한 소녀

누구냐, 그건

도중 무서운 추격자에게 붙잡히지만

어이

동경하던 요정과 재회!

정말로 괜찮은 거냐…?

 

이건 그야말로
노릴 수밖에 없잖습니까!

멋지게 되어 보죠!

운디네!

그건 참으로 잘 됐군요

 

자, 히메야로 돌아가죠

아키라 씨!

아키라 씨?

 

방금 울던 까마귀가
벌써 웃고 있네

어차피 전 꼬맹이라구요

 

왕꼬맹이네요

근사한 얘기다

너희 언제부터 있었어?

그보다 왜 여기 있어?

아스카 씨께 예약을 받아서요

 

역시 만남은 소중하지

그것이 아이카 씨의 시작…

지금까지 들은 얘기론
저주받을 요소는 없네요

그런 건

주특기인 동경 파워로
튕겨내면 된다고

갑작스러운 들먹대기 금지!

 

뭔가요?

아니

확실히 아이카의 동경 파워는
굉장하다고 생각해서

 

자신이 정한 목표인 프리마로
향하는 길을 개척했으니까

아키라 씨

 

승격시험 이야기
이녀석들에게 얘기해준다

아, 네

승격시험 이야기?

대단한 얘긴 아닌데 말이야

평범하게 시험을 치른 게 아닌가요?

물론 평범하게 시험을 봤지

처음엔 말이야

 

왜 그러지?

 

아키라 씨

폭탄 발언을 해도 될까요?

뭐지?

이 시험엔 합격하고 싶지 않아요!

 

이 시험은 아키라 씨가
치른 것과 동일한

운디네 업계에 전해지는
전통적인 시험이죠?

그래

그럼 하나도 소용없어요

하나도 소용없는
무소용 세레나데예요!

뭐냐, 그건

전 운디네의 전통에게
인정받고 싶은 게 아니에요

저는 아키라 씨에게
인정받고 싶어요!

 

아키라 씨가 준비해준
허들을 넘게 된다면

그게 제가 목표로 하는
진정한 프리마라고 생각해요

 

좋아

그럼 오늘 밤 12시
시험을 재개한다

한밤중에요?

그래, 기대되는걸

 

어머, 한밤의 시험?

무서워

 

너희 어느새…!

어머어머 우후훗

이어서 얘기해주세요

 

나도 뒷얘기가 듣고 싶구나

 

네오 베네치아의 거리 전체가
조용히 잠에 들었을 무렵

 

생각나는걸, 그날 밤이

 

오늘 밤은 그날 밤의
재현으로 장식해볼까

단, 입장은 반대다

 

수로 근처를 도망 다니는
나에게서 이 장미를

너는 곤돌라에서
내리지 않고 붙잡아 봐라

 

아침해가 뜨는 그때가

데드엔드

지, 진심인가요?

자, 히메야의 미래를 점치는

프리마 승격 시험을
시작해볼까

 

그럼 잘 있어라!

 

아니

아무리 그래도
이건 억지 아닌지…

 

전 운디네의 전통에게
인정받고 싶은 게 아니에요

저는 아키라 씨에게
인정받고 싶어요!

 

밤의 장막이 내리면

네오 베네치아의 수로가
그야말로 미궁

 

그 시절 물러터진 나는

아키라 씨에게뿐만 아니라
모든 것으로부터 도망치고 있었어

더는 그 시절의 내가 아니야

나에겐 쌓아온 것들이 있어

 

오늘 밤 멋지게 되어 보죠
프리마 운디네!

 

왜 그러지, 아이카

날이 밝아버리겠는데?

 

어이쿠, 유감

 

저 녀석 저런 샛길까지 알고 있네

 

체포다, 체포!

 

앗싸, 곤돌라 획득!

그러기 있어요?

 

약간 난이도가 과했나?

 

아니

평범한 우리들의

평범한 이야기에는 제격이잖아

새로운 만남

성장, 변화

망설임, 설렘

언젠가 머리 위에 얹게 될
퀸의 왕관을 장식하는

보석처럼 빛날 소중한 나날을

너는 쌓아왔고

그리고

깨닫고 보면 자신도

어느샌가 물의 3대 요정이라고
불리는 존재가 되고

때가 무르익어
우리 둘에게 찾아온

운명의 순간

 

동틀 녘이 가까워진 건가

 

너에게 있어

이야기의 시작이
아리시아라도 괜찮아

그래

그때부터

나에게 있어 너는

장미의 하트야

 

설령 이 몸이 부서져

검이 부러지고
방패가 깨지더라도

이 이야기가 향하는
결말을 지켜보는

최후의 순간까지

 

여기는…

 

체크메이트!

 

저의 승리네요, 아키라 씨

 

프리마 승격 시험 종료!

 

아이카

이 장소 말이야

내가 프리마가 된 장소야

 

여기부터 나아갈 목적지는
네가 정하는 거야

 

너는 평범한 노력을
한결같이 쌓아오며

스스로의 힘으로 프리마로
향하는 문을 열어젖혔어

 

하지만 너는 평범한 프리마가
되는 게 전부가 아니야

동시에 전통 있는 히메야의
후계자도 되게 될 거야

이 길은 네가 동경하던
아리시아와도 달라

아마 기다리고 있는 건
가시밭길이다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묻지

이 앞으로는
되돌릴 수 없을 거다

알고 있겠지?

 

시작은 확실히 아리시아 씨였어요

하지만

제가 줄곧 바라보며 추구하던 건

평범함을 비범함으로
승화시키는 모습

크림슨 로즈진홍빛 장미

 

아키라 씨예요

 

아아, 퀸…

 

이 사랑스러운 소녀를
제게 맡겨주신 것

감사합니다

 

아이카 S. 그란체스터

아니

로젠 퀸장미의 여왕

당신은 오늘부터 히메야의
프리마 운디네입니다

네, 고맙습니다

바보야, 일일이 울지 마!

울보 세레나데로 바꾼다?

싫어요!

그럼 울상 좌불상으로

싫어요!

 

너무 울었네

 

잘했어, 아이카!

너는 분명 좋은
프리마가 될 거야!

이렇게 우수한데
노력가니까 말이야

놔주세요!

가끔은 칭찬하게 해주라

 

아키라 씨

 

우수한데 노력가인 게 아니에요

 

노력가니까 우수한 거예요

 

그렇구나

그러네

 

아이카 씨…

스스로 어려운 시험을 희망하다니

그게 바로 아이카 씨죠

동감이에요

 

알 군, 어째서?

좀 전에 아이카 씨에게 있어
중요한 이벤트를 볼 수 있을 거란

연락을 받아서요

센스 있는 후배를
둬서 다행이네요

쓸데없는 참견 금지야!

 

저기, 이 곤돌라는요?

(* のろい: 저주)
저주받은 곤돌라야

 

(* のろい: 느리다 / 동음이의어)
즉, 속도가 안 나는 곤돌라…

거기 아재 개그 금지!

 

어라, 결국 저주란 건…

뭐였던 걸까요?

 

저주는 말이지

곤돌라가 아니라 내 안에 있어

 

아이카 씨의 안이라니…

무슨 뜻인가요?

 

이 곤돌라는
히메야의 역사 그 자체

하지만 내게는 아무런
추억도 애착도 없어

그런 내가

그걸 이어받는다는 건
무얼 뜻하는 걸까

히메야의 딸로 태어났을 뿐인데

그럴 자격이 있는 걸까

많이 고민했구나

어째서 다들 내게
그걸 기대하는 걸까

잠자코 기대에
부응해야만 한다면

나란 존재는 뭘까

그런 기분이 저주처럼
내게 계속 속삭여서

답을 찾은 거구나

아키라 씨가 깨닫게 해줬어요

저도 할 수 있는 일이 있단 걸

이어받는단 건

그저 배턴을 넘겨받는 게 아니야

내가 이어받게 된다면

그건 나다운 새로운
히메야의 한 걸음이고 싶다

 

지금은 그렇게 생각해요

저는 이 곤돌라를 이어받고
싶은 게 아니에요

이 곤돌라 그 자체가 되고 싶어요

아이카

 

세상에

레전드 그 자체가
되겠다는 선언!

멋지다

근사한걸, 아이카 쨩

아키라 쨩, 울지 마

 

안 울어!

 

이 곤돌라는 몇 번이고
부품을 교환해서

이미 원래 있던 부품은
하나도 남아있지 않단다

그럼에도 레전드라고
여겨지는 건

그것에 담긴 히메야
창업 시절부터의 마음을

운디네들이 이어왔으니까

아이카 쨩은

그것에 아이카 쨩 자신의
마음을 담고 싶은 거구나

정말 근사한 생각이야

 

저는 여기서 미래로 이어질

전통의 첫걸음을
목표로 하고 싶어요

그것이 아키라 씨를
뛰어넘는 거라고 생각하니까요

아이카 쨩은 레전드가 낳은
최고의 레전드 천사야

자, 거기 부끄러운 대사 금지!

 

아이카

 

아키라 씨

건방진 아이카…

건방지고 울보에다

부끄럼 많고 노력가인

어느샌가 이렇게 강한
운디네로 자랐구나

 

아키라 씨…

 

알고 있니?

나의 프리마로서의 첫걸음은

너와 함께 있단 걸

 

나는 너를 지도해야
하는 입장이었지만

너도 나에게 많은 걸 줬던 거야

그건 전부 둘도 없이
소중한 것들뿐이야

제가 아키라 씨에게…

그래

지금 네가 한 말도

내게는 소중한 선물이 됐어

분명 너는

미래로 이어질 전통의
첫걸음이 될 거야

 

고마워, 나의 프린세스

 

아키라 씨

 

아이카 쨩, 네가 건네렴

 

 

오랜 시간 정말로
수고 많으셨습니다

Tanto Gràzie

Tanto Gràzie

 

아키라, 다녀오렴

다녀오겠습니다, 퀸

 

알겠어?

이번 신작인 핫푸딩
반드시 성공시키자!

새로운 명물로 만들어서
전통의 첫걸음으로 삼는 거야!

이래선 레전드를 향한
길은 멀지도…

거기, 뭐라고 했어?

아, 아뇨…

 

눈…

 

올해도 곧 끝인가

그러네요

아니, 한가롭게
있을 때가 아니잖아!

핫푸딩 판매 찬스가
찾아왔다구

다들 오늘도 힘차게 일해보자!

 

아리스 선배
잊고 간 물건이에요

 

여기요, 따뜻한 허니티예요

건조하니까 목이 상할 거예요

고마워, 아냐 쨩

아테나 씨의 덜렁거림을
이어받으셨네요

미안해요

선배로서 정말 칠칠치 못해서…

아니, 그렇지 않아요

 

눈이다

 

오늘도 새로운 하루가
시작될 거예요

아리아 사장님

 

새하얀 하루의 시작이구나

 

이 행성을 개척한 사람도

마을을 만들어 낸 사람도

더는 없어

그래도 이 마을은
네오 베네치아로서

우리가 없어진 후에도
계속 존재해

시작을 만든 사람들의 마음은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과 겹쳐져서

다시 새로운 마음을 낳아가

이 행성 아쿠아가
계속 지켜보는 한

언제까지나

이 근사한 행성에 축복을

 

風が凪いで
바람이 잔잔해서

振り返れば
뒤돌아보니

夕映えに 照らされ
저녁놀에 드리워져

心までも 染まってゆくよ
마음까지도 물들어가요

見上げれば
올려다보면

響きだす
울려 퍼지는

星たちの歌が
별들의 노래가

さあ 漕ぎ出そう
자, 저어가자

遥か未来へ
아득한 미래로

水面に 夢 広がる
수면에 꿈이 펼쳐지네

ねえ 見つけよう
저기, 찾아내보자

まだ知らない
아직 모르는

宝物を
보물을

あなたと一緒に
당신과 함께

探そう
찾아봐요

ウンディーネ
운디네

 

澄み渡る空へと
맑게 갠 하늘을 향해

鳥が羽ばたくよ
새가 날아올라

いつも見慣れてた
항상 봐왔던

景色なのに
경치일 텐데

こんなに愛しく
이렇게 사랑스럽게

思えるなんて...
여겨지다니...

「ウンディーネ」
운디네 ♬ 마키노 유이

 

그 정말 좋아하는 당신과의 내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