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아트리 02

저, 마스터의 다리가 될게요!

 

어째서 네가…

마스터의 도움이 되는 것이
휴머노이드의 일이니까요~

마스터는 제대로 달리거나
점프할 수가 없으신 거죠?

저한테 맡겨 주세요!

맡기라니…

 

안심해 주세요!

이렇게 보여도 힘은 있거든요

 

어, 어이!

 

뭘 하려는 거야?

 

기다려!

보고 계세요!

- 아트리, 내려놔…!
- 저기 있는 보트까지라면 간단하게!

저는 고성능이니까요~

 

어라?

 

분명 그런 거야, 우리는

ATRI
~My Dear Moments~

sub by 별명따위
태고의 시대부터

서로 이끌리는 운명이었던 거야

우주는

알고 있었을 거야

지구의

사랑의 탄생을

깊은 바닷속

하나의 생명

저 빛은 뭘까?

앞으로 미래가 어떻게 될지

누구도 알 수 없지만

그래도 어딘가에

항상 빛이 보이고 있었어

그건 머나먼 우주에서 온

희망과도 같은 별의 반짝거림

어떤 말을 자아내고 있는 걸까?

해가 떠오를 때까지 꿈이여

깨지 말아줘

 

저 빛은 뭘까?

 

sub by 별명따위

 

헛짓거리도 작작 해!

나 참…

얼마 전에 바닷속에
빠진 지 얼마나 됐다고

이상하네요~

Log 02 『따스한 경치를 둘이서』
마스터의 상정 체중을 고려해도

Log 02 『따스한 경치를 둘이서』
쉽게 닿을 수 있는 거리였는데요

아, 혹시 살찌셨어요?

저기 말이야

그럼~

시험 삼아 한 번 더 해 봐요~

그만둬!

 

그보다 왜 여기 있는 거야?

캐서린하고 가라고 했잖아

네, 갔어요
명령대로

도망쳐 온 거야?

아뇨, 도망친 건 캐서린이었어요

뭐?

그 후에도 캐서린하고
같이 이동했는데요

 

그래서 이런 마을은
싫다고 했던 거야

누구신가요?

사채업자야
나 참, 끈질기게

 

내려
둘이서는 무리야

네?

내려서 이 근처에 숨어 있어

나중에 반드시 데리러 갈 테니까

자, 어서!

 

그러니까 마스터의 명령을
제대로 실행한 후에 여기 있는 거예요!

반짝☆

"반짝"이 아니잖아

캐서린이 돈을 입버릇처럼
달고 다녔던 건 그런 사정이 있었던 건가

 

뭘 하고 있어?

아침을 만드는 거예요

마스터의 도움이 되기 위해서
고성능인 저의…

 

어라?

정말로 고성능이야?

고성능이에요!

 

어라라?

불이 나고 있어요!

보면 알아!

마스터, 어쩌죠?

나츠 군, 오늘은 꼭 학교에…

학교는 즐겁다구!

 

그런 말을 하면
코웃음을 칠 뿐인걸…

 

응?

 

크, 큰일이야!

 

나츠 군!
괜찮아?

나 참…
어이!

후우~

소화 완료예요!

 

아트리쨩

미나모

돌아온 거야?

괜찮아?
화재?

네~

하지만 제가 완벽하게 대처했어요!

으흠!

네가 그런 소리 하지 마!

 

너무하시네~

이런 자연스러운 휴먼 에러를
일으키는 것이

휴머노이드로서 고성능이라는 증거…

평범한 휴머노이드라면
실수를 하려고 해도 못 하니까요

작작 좀 해

조금이라도 수가 틀렸다면
살 곳이 사라졌을 거다

 

- 간다
- 어디로 말인가요?

 

너를 팔러

뭐?
기껏 돌아왔는데?

맞아요!

그리고 제겐 마스터의
도움이 된다는 중요한 일이!

이 상황을 보고서도
그런 말을 잘도 한다?

너 같은 고물딱지를
여기에 두면

목숨이 몇 개나
있어도 모자라

고, 고물딱지?

 

고물딱지는 로봇 차별 금지법 위반이에요!

정정해 주세요!

정정하지 않을 경우
로봇희롱으로 인정돼요!

시끄러워!
고물딱지!

아! 똑똑히 말씀하셨죠?

차별이에요!
그건 명확한 차별이에요!

로봇을 차별하는 게 아니야!

너한테 하고 있는 말이다!

마스터라고 하지만
용서할 순 없어요!

로켓 펀치를 선사해 드리겠어요!

로봇은 인간을
공격할 수 없어!

간다

 

잠깐만요!
기다려 주세요!

- 나츠 군!
- 뭐야?

정말로 괜찮은 걸까?

나츠 군의 할머니가
소중히 하고 있던 휴머노이드지?

그리고 나츠 군을 위해서
열심히 애쓰려고 하고 있어

그건…

그렇게 프로그래밍됐기 때문이고

그치만 왠지 가엾잖아

할머니한테 받은 명령도 있는 거지?

아… 메모리는 로스트했지만

나츠 군

 

진짜!

얼마나 고물딱지인 거야

아! 체포예요!

방금 그 발언은
틀림없이 체포 안건이에요!

시끄러워!

 

정말로 괜찮겠어?

할머니를 신경 쓰고 있던 건
미나모잖아?

 

그건 그렇지만…

정말로 중요한 명령을
남겼다고 한다면

어떤 기록이 남아 있을 거야

잠깐 찾아보고 올게

 

전부 가져온 건 아니지만
소중히 보관돼 있던 건 이 정도네

무언가 떠오르는 건 있어?

아뇨

 

해면 상승의 기록

향후 기상 변동에 대해서

지구온난화의 장기적인 전망

해면 상승에 따른
에너지 위기에 대한 고찰

해면 상승에 관한 자료만 있네

해양학자였으니까 궁금해서
이것저것 찾아본 거겠지

그럼 아트리쨩도?

 

그렇구나

그러니까 제 힘으로
이 해면 상승을 막는다

그것이 논코가 제게 남긴 명령

그런 거야?

역시 고성능인 저예요!

이 바다를 자유롭게 조종하면서
세상을 구할 힘이 있는 거네요!

알겠습니다!

그 힘을 지금이야말로 발휘해 보일게요!

하압~!

 

갈라져라, 바다여!

네가 모세냐?

 

그것보다 떠올랐어?

으으… 그게…

그럼 학교에 가 볼까?

학교?

이 근처에 사는 아이들이
모여 있기도 하고

아트리쨩이 받았다는 소중한
명령도 무언가 알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나츠 군도 같이!

 

학교…
학교오…

무언가 걸리는 것 같아요

정말로?

무언가 중요한 게
있었던 것 같은데요…

그러니까…

 

또야?

아, 말하지 말아주세요!

그러니까, 그러니까…

 

아!

떠올랐어?

네!
점심 시간이에요!

역시 팔란다

뭐?

아무리 생각해도
손해밖에 되지 않잖아

팔면 돈이 돼

그러면…

 

마스터는 저를 팔아서
새로운 의족이 필요하신 거죠?

의족을 얻어서 무언가
하고 싶으신 게 있나요?

 

들어서 어쩌려고?

 

만약 제가 마스터의
다리가 되는 것으로

마스터가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게 된다면

그때 마스터는

기쁘신가요?

 

딱히

딱히?

"딱히"라는 건?

시끄러워
나는 혼자서도 살아갈 수 있어

 

아트리쨩, 잠깐 괜찮을까?

네? 그치만…

가, 명령이야

 

마스터를 혼자 둬도 괜찮을까요?

사람한테는 혼자 있는
시간도 필요해

그런가요?

아, 우리 집이 보이기 시작했어

오! 여기가 미나모의 집

응, 들어와
나 혼자니까

 

이렇게나 넓은데 혼자인가요?

우리 아빠는 이 마을의 이장이거든

하지만 지금은 본토로 피난을 했는데

나한테도 같이 오지 않겠냐고 했는데

안 간 건가요?

응, 나츠 군이 돌아왔고

이 섬에 남아 있는 사람도 잔뜩 있으니까

 

아트리쨩, 차 마실 수 있어?

필요 없지만 마실 수는 있어요

고성능이니까요!

 

앗뜨…!

뜨거운가요?
이게?

 

나츠 군은 생각보다
뜨거운 걸 못 마셔서

차를 끓일 때에는
조금 미지근한 편이 좋을 거야

마스터를 잘 알고 계시네요

소꿉친구니까

 

나츠 군은 엄청 공부를 잘해

그래서 본토의 아카데미에도
합격해서 다녔었어

"내가 세상을 구할 거야"

"멈춰버린 세상의 시간을
다시 움직일 거야"라고 했었어

 

그래서 아카데미에서도
열심히 공부해서

기후 변동을 조사하는
로켓 탑승원 후보에까지 올랐는데

 

그 의족으로는
역시 어렵다는 말을 들어서

 

그런데도 열심히 했었는데

해면 상승의 영향으로

로켓 발사도 무기한
연기가 돼버렸거든

그래서 갑자기 의욕을 상실해 버려서…

그러니까 마스터는 로켓을 타고서
우주에 가고 싶은 거네요

고성능인 제가 다리가 돼서
그 소망을 이루어 준다면!

 

아무리 아트리쨩이 고성능이어도
그건 무리야

그럼 역시 저를 팔아서
의족을 얻는 편이 좋다는 건가요?

아니, 괜찮아

아마도 팔 생각은 없을 테니까

왜 그렇게 되는 건가요?
잘 모르겠어요

음…

좀 복잡하지만

아마도 나츠 군은
아트리쨩을 좋아하는 거라고 생각해

 

좋아해요?

그러니까 지금은
나중 일은 너무 묻지 말고

나츠 군의 곁에 있어 줘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나츠 군의 힘이 되어 줄 수 있을 테니까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힘이…

 

으응… 모르겠어요

 

인간이라는 생물은
신기한 것투성이예요

 

지금 돌아왔습니다

 

도와줘!

 

자면서 외치는 건 인간으로서
상당히 굉장한 재주네요

혹시 뇌 기능의 에러일까요?

 

아트리

 

마스터의 뇌
수리가 필요할지도 모르겠어요!

할 수 있다면 해 줘

땀을 닦을게요

감기에 걸리면 큰일이에요!

인간은 연약해서
금방 고장이 나니까요

 

저기

땀을 닦아드리고 싶은데요

그런 건 됐어

내 다리를 대신해 주는 거잖아?

다리는 불만을 토로하지 않아

 

학습했어요

 

이대로 자게 해주지 않을래?

 

알겠어요
마스터

 

그것도 그만둬

나츠키면 돼

네, 나츠키 씨

 

아무리 꿈에서 가위에 눌렸다지만

이 녀석에게 응석을
부리다니 이 무슨 추태!

아니, 잠깐만

모두 꿈이었다는 가능성도…

 

나츠키 씨는 생각보다 귀여우시네요~

죽고 싶어

꺄앙~
나츠키 씨도 엉쿰행~

 

일어나

 

뭔가요!

기분 좋게 자고 있는 로봇을
깨우는 건 로봇 보호법 위반…

이제 그만 일어나!
로보코!

그것도 로봇에 대한 멸칭이에요…

 

잊어!

 

어제 일 말이다!

전부 메모리에서 삭제해!

마스터의 명령이다!

어제 일?

아~

나츠키 씨가 저한테
안겨들면서

"이대로 자게 해 줘"

 

말하지 마!

아쉽게도 의식적으로
메모리를 삭제할 순 없어요~

왜냐면 저는 고성느응…

어이, 어이!

로봇 주제에 제대로 일어나지
못한다는 게 어떻게 된 거야?

 

저, 저전압이거든요…

저전압이라는 게 무슨 소리야?

안쪽을 제대로 닦지 못하겠어요

왜 내가…

소유하는 로봇을 점검하는 건
소유주의 역할이에요

그리고 깔끔하게 해 두는 편이
비싸게 팔리니까요

 

자, 헹궈!

 

그리고 일단 파는 건 그만둔다

 

애당초 캐서린하고는
돈을 나누기로 했으니까

마음대로 팔았다간
나중에 골치 아픈 일이 생길지도 몰라

그리고

어젯밤의 기억을 누가 보기라도 하면
수치심에 죽을 것 같으니까

 

므흣~
역시 미나모 말대로예요

뭐?

나츠키 씨, 실은 고성능인 저를
좋아하게 된 거네요

 

뭐?

 

나츠키 씨도 참…

엉큼하셔라~♥

 

귀여웠어요
갑자기 안겨서

 

작작 하지 않으면!

이대로 물리적으로 파괴한 뒤에
메모리를 삭제한다!

로봇희롱이에요!
로봇희롱!

로봇이 인간에게 해를
가할 수 없다는 걸 구실로!

어물쩍 이상한 소리 하지 마!

어제 펀치를 날리려고 했잖아!

 

정말…

관절이 이상해졌잖아요

자업자득이잖아?

어디가 말이에요!

뭐, 아트리쨩이
남게 돼서 다행이야

말해두겠지만 캐서린하고
말이 끝나면 바로 팔 거다

메모리를 삭제하고서!

반대로 말하면 그 사람이
오지 않으면 이대로라는 거지?

 

그건…

학교에 가자

학교…

싫어?
즐거워

다양한 걸 배울 수도 있고,
친구도 만들 수 있으니까

 

그건 알고 있지만
무언가 걸린달지…

이렇게…

딱히 말리지는 않는다

여기 있으면 시끄러워서
견딜 수가 없으니까

네!? 나츠키 씨는 안 가시는 거예요?

왜 내가 가야 하는 건데

그럼 저도 안 갈 거예요!

저는 나츠키 씨의 다리로서
곁에 있어야 하니까요!

말해두겠지만 그런 걸
부탁한 적은 한 번도 없다!

하지만 휴머노이드로서!

나츠 군이 오면 아트리쨩도
와 준다는 거지?

학교에!

 

나츠 군이 와도 의미가
없다는 건 알고 있어

하지만 이 마을의
유일한 학교야

사라지면 끝이야

 

이어나가고 싶다는 건 고집일까?

 

어디에 가는 건가요?

식량 조달이야
물도 필요하니까

 

인프라는 이젠 다 낡아버렸고

전기도, 가스도, 수도도 사용할 수 없어

이것도 멈췄으니까

 

여기도 잘 안 나오게 됐네

슬슬 다른 곳을 찾아야겠어

 

이건 아직 먹을 수 있나

 

저기~

이건 먹을 수 있나요?

과자인가

먹을 수 있지만
원래 있던 곳에 놔 둬

 

아이들도 있으니까

나중에 왔는데 사라지면
실망할 거 아냐?

 

자기만 생각하면서
전부 가져간 녀석도 있었는데

그런 녀석은 진작에
여기를 포기하고서 나갔어

 

남아 있는 건 돈이 없어서
여기에 남을 수밖에 없는 녀석들뿐

여기는 버려진 마을이야

 

저기에 풍차가 보이지?

 

예전에 저 아래는 육지였어

그 무렵에는 본토와도
땅으로 이어져 있었는데

지금처럼 폐허나
다름없는 마을이 아니었어

 

그래도

아름다워요

 

이 마을, 저는 아름답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미나모는 돈이 많지만
이 마을에 남아 있어요

저쪽으로 갈 수도 있는데

 

그건…

 

여기가 좋아서 남아 있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요?

 

어쩌면 논코도

이 마을을 구하고 싶어서…

 

나츠키 씨

 

혹시 멀리 보이는 저것이 로켓인가요?

 

 

나는 건가요?

날지

 

언젠가 반드시

 

어라?
집은 이쪽인 게…

 

여기는…

글쎄다
길을 잘못 온 건가

 

모르는 곳으로 나와버렸어

저러한 참신한 건축은
제 메모리에 없어요

그런가

봐도 역시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는 건가

 

봐도…

 

그럼 혹시 이것이 학교?

 

그럼 내일 봐

미나모의 목소리예요!

 

미나모~

 

아트리쨩

미나모, 마침 잘 만났어

내일부터 아트리를 부탁해

네? 하지만 저는…

안심해

매일은 아니지만
나도 올 테니까

나츠 군!

 

이것이 학교?

 

왜 그래?

 

아뇨

 

아무것도 아니에요!

 

창문 바깥은 푸른 하늘과 여름날의 태양

수업 중의 교실은 가라앉은 분위기라

지금의 내가 해야만 하는 것은

다른 세계의 바람을 불어넣는 거잖아

답은 알 수 없어

내가 믿는 것을 단서 삼아서

(단서 삼아서)

원하는 대로 살고 싶어

그래, 지금부터 무언가 시작해 보자

(좋아, 가 보자!)

「YES/NO」의 선택지만 갖고는

진짜 길로 나아갈 수 없어

누군가 준 지도는 방해만 돼

「YES/NO」의 그 사이에

원하는 길이 생겨날 거야

생각하기보다 일어나라

꿈을 향해 달려나가

 

sub by 별명따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