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의매생활 12

잘하는 과목과 못하는 과목의
차이라는 것은

정답을 아는가, 모르는가가 아니라

정답을 발견하는 방법을
아는가, 모르는가―

―이기도 하다

 

어려워하는 과목은 참고서에서
비슷한 문제를 찾을 수도

인터넷에서 조사해 볼 수도 없다

그럼 그럴 때에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몇 개월 전의 나였다면
대답하지 못했을 거라 생각해

하지만 지금이라면 대답할 수 있다

 

타인에게 의지하는 것이다

자신의 약점을 보여주고
가르침을 요망한다

대신 타인의 약점을 들어주고,
가르쳐 줄 수 있다면 가르쳐 준다

 

「Give & Take」

내게는 익숙한 이론이었는데

지금이라면 알 수 있다

 

「의지한다」

그것은 스킬이다

타인의 마음을 엿볼 수 없는 이상

솔직하게 바라는 걸
말해주지 않으면 알 수 없다

 

알아달라고 하는 건
너무 팔자가 좋은 소리다

 

요망이 있다면 말하면 된다

솔직한 감정을 맞춰가며
서로 파악해 나가면

모두 행복하다고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나는 내 주의를
위반하고 있다

 

가장 맞춰가야만 하는 사람과

서로 솔직한 감정을―

 

제12화 「  
 

제12화 「  
보여주지 못하고 있어

제12화 「  
 

sub by 별명따위

 

감사합니다

 

이쪽으로 좀 나눠줘도 돼

 

아, 그럼 이거 부탁할게

 

고마워

 

아야세도 들고 있잖아?

 

신사네

그런 게 아니야

여동생이 시끄러워서

 

여동생이 있구나

응?

아, 응

 

미안, 무슨 얘기 중이었지?

 

지금은 어떤 얘기도
하고 있지 않았어요

그렇구나

 

아, 그러니까…

억지로 화제를
찾지 않으셔도 돼요

 

뭐, 그런 점이에요

아사무라 군의
신경 쓰인다는 점은

 

어제 당신이 왔을 때의
모습을 보고서

무언가에게서 도망쳐 온 것
같은 얼굴을 하고 있길래

 

그 얼굴이 제게는 매우 익숙한
얼굴이었길래 신경이 쓰였거든요

 

제대로 공부하고 있었으니까
헌팅이 아니다

그렇다면 이건 도피처를
찾고 있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푸딩을 더 주문해도 될까요?

응?

 

여기 푸딩은 엄청 맛있거든요

 

고민은 연애 관련인가요?

왜?

도피처가 여자애라는 건
그런 게 아닐까 했거든요

 

괴로운 사랑에서 도망치기 위해
다음 사랑을 찾으려 한다거나

 

애당초…

내가 좋아하게 된 사람은
좋아해선 안 되는 사람이야

 

내 고집대로 밀어붙이면
주변을 불행하게 만들어

잊어야만 해

 

하지만 아무래도
그럴 수가 없나 봐

 

중증이네요

 

강습 학원 끝난 뒤에
시간 있으세요?

 

저하고 밤에 잠시 놀아 봐요

어울려 주세요

 

저기…

나, 아야세를 좋아해

 

고마워

 

그렇게 말해 줘서
기분이 나쁜 건 아니지만…

미안해

 

저는 당신을 그런 상대로는
볼 수 있을 것 같지 않아요

 

사귀는 사람 있어?

없어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

없…어

 

그래도 안 된다는 거구나

 

그래도 안 돼

 

미안, 이 이상은 그만할게

 

또 보자

 

다른 매력적인 누군가와
교류를 해 봤음에도

 
 
네 감정에 변화가 없다면
 

[미안, 아야세 씨
잠시 다른 데 들렀다 갈 거라 늦어질 거야]

네 감정에 변화가 없다면
 

[미안, 아야세 씨
잠시 다른 데 들렀다 갈 거라 늦어질 거야]

그때에는 그 진짜 감정을
소중히 하도록 해

 
 
그때에는 그 진짜 감정을
소중히 하도록 해

 

저 사람들, 모두 미아처럼
보이지 않아요?

뭐?

 

이 거리를 걷다 보면

세상은 잘못된 사람들만
있는 것처럼 보여요

 

하지만 그런 방식으로밖에
살지 못하는 사람도 있어요

 

이렇게 말하는 저도 중학교 때에는
저 글러먹은 사람들의 한가운데에 있었어요

 

왜 그런 말을 나한테?

 

당신이 예전의 저를 보는 것 같아서
화가 났기 때문이에요

 

당신은 타인에게

그보다 여성에게 기대하지 않고서 자랐죠?

 

평등하게, 편견 없는
시선으로 볼 수가 있다

그건 장점일지도 몰라요

하지만 어째서 그것을
익히게 됐는지를 추측하자면

여성에게 기대하지 않고서
자랐기 때문일 거예요

 

그럼 예전의 후지나미 씨도…

 

모든 인간에게 기대하지 않았어요

 

중학교 때 사고로
부모님을 잃었어요

 

두 사람의 결혼은 친척 일동에게
반대받았던 모양이에요

 

장례식 때에도

들었던 말은 자업자득이라며
두 사람을 헐뜯는 말뿐이었어요

 

하지만 제가 그때 주변에
품고 있던 감정은

분노나 슬픔이 아니라

 

"어쩔 수 없다"는 「단념」이었어요

 

아, 아쉬워요

 

오늘은 중추의 보름달이라고 해요

 

아사무라 군은 여성에게
기대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그건 아마 거짓말일 거예요

 

저도 이모한테
그런 말을 듣기 전까지는

제 감정은 거짓말이
아니라고 생각했었어요

 

이모?

지금의 가족이에요

밤놀이를 반복하고 있던 저를 걱정해서
양자로 삼아주셨어요

 

함께 지내기 시작한
첫날 밤에 그렇게 말씀하셨어요

 

좀 더 자신의 마음이란 것과
맞춰 나가는 게 좋다고

 

타협이라고 해야 할지…

조정해 나간다고 해야 할지…

 

자신의 마음을 무시하지 말라고…

 

"「어쩔 수 없다」는 건

그건 정말로
어쩔 수 없는 거니?"라면서…

 

"사실은 기대하고 싶었던 게 아니니?"

 

"그걸 배신당했다고 생각하고 있어"

 

"너, 사실은 상처를
입었겠구나"라고…

아빠

그 말을 듣고서

엄마!

어째선지, 그…

밤새 계속 울었던 것 같아요

 

아사무라 군도

마음을 덮어두고서 억지로
지우려고 하는 건 아닌가요?

 

내 마음은 밝힐 수는 없어

 

마음이라는 게 억누른다고
언젠가 사라지는 거라면 그래도 되겠지만요

 

상대를 평등하게 본다는 것과,
기대하지 않는다는 건 다른 거예요

 

그야 우리는 인간이니까요

 

어떻게 해 봐도 기대를 하고 말아요

 

마음을 아무리 속여봐도

달성되지 않으면 화가 나고

모르는 사이에 자신은
대미지를 입고 말아요

 

하지만 그런 건
너무 제멋대로잖아

제멋대로인 거예요

사람의 마음이라는 건

 

[9월 28일(월요일)]
 

 

어제 말이야

아야세 씨를 본 것 같아

뭐?

 

강습 학원 근처에서

장을 보러 오지 않았어?
편의점에

 

그 왜, 맞은편 패밀리
레스토랑에 있었는데

어떤… 반 친구 같아 보이는
남자애하고 같이 있었지?

 

신죠 군이야

 

아…
몰랐어

 

나도 질문해도 돼?

물론

 

어제 밤에 늦게 들어오던데

오빠, 어디 갔었어?

시부야 거리를 걷고 있었어

그냥 걷기만?

에, 요미우리 씨하고?

아니, 아니야

그 왜, 점심을 먹기로 약속했다던 사람

그 사람을―

잠깐만

 

혹시 그 사람은 여자?

 

응, 뭐…

 

그렇구나

그래서?

아, 응

여러모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어

 

타협을 하고 싶어

 

타협이라는 건 어떤 걸?

 

나, 아야세 씨한테

특별한 감정을
품고 있나 봐

 

거짓말

거짓말이 아니야

 

농담…

이런 질 나쁜 농담은 안 해!

그렇지?
그렇겠지?

아사무라 군은
그런 사람이 아니니까

 

지금 "아사무라"라고…

 

특별한 감정이라는 건…

 

"좋아해"―

"좋아해"라고 생각해

 

그건 오빠로서?

아니면 서로 맞닿고 싶다거나
안고 싶다거나…

다른 이성과 있는 걸
보고서 질투한다거나…

그런 감정?

 

 

하지만 그런 감정은
남매 사이에서도 충분히 있을 수 있지?

뭐?

그렇겠지?

 

아니…

이성의 애정이나 승인 욕구에
굶주려 있던 인간은

갑자기 이성과 접할 기회가
늘어났을 때

연애 감정에 가까운 것을
품기 쉬워진대

 

그런 일도 있다는 거잖아

없다고도 할 수 없으니까!

그건, 뭐…

여동생에게 품는 감정이
다소 강하게 드러나는 것뿐이야!

그런 가능성은?

 

아야세 씨!

미안

 

싫지 않아

 

안심했어?

 

용기를 내 줘서 고마워

 

혼자서만 생각하고 있었더라면

분명 괴롭고…

무거운 것을 끌어안고
있었을 거라 생각해

 

하지만 안심해

 

나도 아마도

그 짐을 나눠 가질 수 있을 거야

 

그 감정이 오빠라는 것에서
온 것이라고 해도

그 외에서 온 것이라고 해도

싫지 않아

 

나…

어느 쪽이든 기뻐

 

 

나도 모르겠어

이 감정이 남매이기에 느껴지는 건지,
아닌 건지…

 

하지만 너를 안심시키기 위해서
안아주고 싶다는 마음은 진짜야

 

내가 괴로울 때에
안아주면 기쁘다는 건

그런 거라는 생각도 들어

 

타협 말인데…

나는 부모님을 곤란하게
만들고 싶지 않아

 

나도 두 분은 정말로
행복해졌으면 해

 

나는 아사무라 군이 다른 여자애와
사이좋게 지내면 질투하고

아마도 마음이 갑갑할 거야

이건…

똑같아

스터디 모임은 좀 싫었어

 

알았어

 

그래서 있지
이런 질투도

연인이 아니라 남매여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

 

그러니까 아사무라 군

 

모두 앞에서는 어디까지나 남매로서…

 

남매지만…
반드시 그게 아니라…

 

함께…

짐을 나눠 가질 수 있는…

 

특별히

거리가 가까운…

 

미안

나…

 

기대할게

앞으로 나는 아야세 씨한테 기대할게

그러니까 아야세 씨도
나한테 기대해 줬으면 해

 

함께 생각해 나가자

 

우리 둘의 앞으로의 관계를

소중하게 타협해 나가자

 

고마워

 

이것은 어제까지 남이었던 우리가

 
진짜 가족이 되기까지의


진짜 가족이 되기까지의


이야기


 

 

sub by 별명따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