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보 정도는 혼자서도 괜찮은데.

국왕 폐하께서
장기 부재이신 와중에

만에 하나의 일이 생기면...

 

키리카는 나보다 굉장해.

 

계속 갈고 닦아나가고 있어.

키리카 님도 훌륭하십니다만,

언젠가 나라를 이끄시는 건
아메리아 님이십니다.

자각을 가지시길.

 

아메리아 님과의 약혼을
파기하게 해주십사.

내가 정한 게 아니니,

아바마마께 말씀드려.

리암은 결혼하고 싶지 않대요.

 

언니께선 부정 탄 아이니까.

 

언니께선
용서받지 못할 죄를 저질렀어요.

아니야, 난...!

부정 탄 아이는
왕좌의 그릇이 아니다!

진정한 왕녀는 키리카 님뿐!

 

키리카, 난 여기서 사라질 거야.

그러니...

내버려두라고
말하고 싶기라도 한 건가요?

부정 탄 아이인 주제에
제멋대로이셔라.

어이, 말이 과하잖아, 너.

 

죄인을 두둔하다니,

당신은 누구인가요?

 

최근에 이 녀석이랑 알게 된
지나가던...

암살자다.

 

암살자인 내 스테이터스가
용사보다도 딱 봐도 더 강하다만


 

리암까지 다치게 할 줄이야,

죄를 더 쌓으셨군요.

 

조금부터 죄인이라 부르던데,

이 녀석이 뭘 했지?

 

언니께선 독을 포션이라 속이고
제게 넘겼어요.

왕족을 해한 죄는
같은 왕족이라도 책임을 면할 수 없어요!

가엾으셔라.

용서 못해.

부정 탄 아이 같으니...

키리카 님...

아니야, 난 분명히 포션을...!

자작자연이라고
말씀하고 싶은 건가요?

 

이걸로 알았겠죠?

도망친 죄인을 데려와준 것엔
감사하겠어요.

 

아키라!

키리카의 눈동자를 보면 안 돼!

 

늦었어요.

스킬 매료는 이미 발동했어요.

 

이 남자의 마음은 제 것.

 

언니의 편은 사람은 한 명도 없어요.

 

사과해.

네?

 

지금 당장 매료를 풀고,

아키라한테 사과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어떻게 할지,

아키라는 전부 스스로 정해.

 

그걸 멋대로 바꾸는 짓은
절대로 해선 안 돼!

 

무슨 소릴!

제게 화낸 적 따윈 없었던 주제에,
갑자기...!

뭐, 진정해.

 

난 아무짓도 안 당했어.

 

매료가 안 통해?

레벨차가 큰 상대에겐 안 통해.

정신계 스킬은
대체로 다 그런 법이야.

 

이런 범부가 저보다 강하다니,
말도 안 돼!

난 범부든 뭐든 상관없지만,

넌 언니에게 씌운 누명을 벗겨줘.

 

누명이라고요?

사람을 속이고 상처준다든가,

이 녀석이 그런 약아빠진 짓을 할 거란
생각은 안 들어.

 

병사들이여, 이 남자를 죽여라!

 

모두들!

 

활을 거두어라!

 

아바마마?

 

무슨 소란이냐?

 

폐하, 이건 아메리아 왕녀가
죄를 저지른 것에...

네게 묻지 않았다.

 

키리카, 이건 무슨 일이냐?

 

아바마마,
장기 지방 시찰 중 아니셨는지?

한 번 돌아올 필요가 생겼다.

그것보다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키리카 님께서
책망받으실 이유는 없습니다!

전부 아메리아 님 탓입니다.

 

병사들이 아뢴 대로이옵니다.

 

병사들에게 매료를 쓰고 있느냐?

지금 당장 풀거라.

 

추후에 처분을 내리마.

 

너에 대한 키리카의 행실은
고치게 만들겠다.

 

아바마마...

키리카를 대신해서 사과하마.

 

숫자를 믿고
일방적으로 습격시키다니, 비열했다.

그럼 용무가 끝났으면 돌아가주게.

뭐?

아바마마,

아키라는 날 구해주고
여기까지 함께 와줬어.

사정이 어찌됐든

이 땅에 이종족이 발을 들이는 건
인정할 순 없다.

 

그럼 난 아키라를 따라갈 거야.

난 여기에 없는 편이 나아.

 

그런 게 용납될거 같으냐!

 

넌 언젠가 나를 대신해서
나라를 이끌어야만 한단 말이다.

이 녀석이 어떻게 할지는
이 녀석 의지로 정할 일일 텐데.

 

외지인이 말참견 하지 마라.

외지인이니
당신에게 따라줄 이유도 없어.

 

힘으로 이 녀석의 의지를
관철시킬 수도 있어.

 

구, 국왕 폐하...

 

대단히 죄송합니다,
추태를 보이고 말아...

 

상대는 이 남자인가?

네.

힘이라고 한 건
허세가 아닌 모양이군.

 

그럼 결투를 신청하지.

이긴 자의 주장을 취하면 될 거다.

아바마마!

 

나의 대리로서 키리카를 세우겠다.

 

엘프의 관습에 따라

결투는 신성수 앞에서 거행하겠다!

 

미안해, 아키라, 나 때문에.

신경 쓰지 마,
내가 멋대로 하는 일이야.

 

그런데, 그 녀석이 말한
부정 탄 아이란 게 뭐지?

 

엘프의 전승,

쌍둥이 중 한쪽은
부모를 닮지 않게 태어나.

그건 나라에 재액을 가져다줄
부정 탄 아이.

너, 그 녀석이랑 쌍둥이였어?

부정 탄 아이를 말살한다는 관습은

미신으로 여겨져서
끊어진 지 오래 아니었나?

 

응, 하지만 나만
머리색도 눈동자색도 달라.

그건 사실.

그렇다고 해도,

여동생분이 일부러 입에 담는 건
아메리아 양에 대한 심술 아니냐?

 

난 예쁘다고 생각하는데 말이지,

그 머리랑 눈동자.

 

주인님, 기척 은폐는...

응, 안 써.

내가 이긴 걸 확실히 보여주지 않으면
의미가 없으니까.

 

아키라,
키리카는 엘프족 최강의 검사.

조심해.

 

꽤 높이 평가하고 있구나.

옛날엔 사이좋았어.

그 시절부터 쭉
저 애는 노력해오고 있어.

 

나의 자랑스런 여동생.

 

소임을 다하고
왕족의 자질을 보여라.

기대에 부응하겠습니다.

 

검을 뽑지 않고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기라도 하는 건가요?

기세에 휩쓸려서 죽이면
위험하잖아?

 

마음대로 하세요.

저는 아바마마의 신뢰를 되찾을 뿐.

 

아메리아.

 

조금 전, 날 위해서 화를 냈지?

 

그렇게 진지하게 화를 내줘서,

고마워.

 

뭐, 잠깐 기다리고 있어.

 

내가 이 녀석에게 이기면
넌 뭘 하든 자유야.

 

아키라...

 

왕의 이름 하에 결투를 거행한다!

 

시작!

 

엘프족 최강이라고
불릴 만하긴 하지만...

 

여동생분도 상당한 실력자다만,
역시 주인님이 한 수 위로 보이는군.

 

여유를 보인답시고 그러는 건가요?

다치기 전에 항복해.

 

바보 취급 하지 마세요!

 

뭐지?

 

부여 마법인가?

키리카의 마법은 저것 밖에 없어.

하지만 그렇기에 더욱
철저하게 갈고 닦여있어.

 

넌 왜 울고 있지?

허튼 소릴!

전 웃고 있지 않습니까!

 

그걸로 웃는답시고 있는 거야?

 

이만 됐을 텐데.

 

저 녀석은 널 칭찬했었어.

그런 녀석인데도
화해할 수 없겠어?

절대로, 싫어!

 

내게서 모든 것을 빼앗은 사람과

사이좋게 지내라니!

 

요루, 아메리아를 지켜.

알겠다.

 

내게는 아무것도 없어!

신의 아이인 언니께서
전부 빼앗았단 말이야!

 

나만 달라.

무척 예쁜 머리!

정말 좋아!

 

아메리아 님의 직업이
판명되었습니다.

전설에 있는 무녀이옵니다.

무녀?

각성하면 자신에게 좋은 방향으로
세계가 움직이다는 신의 아이.

우리 나라는
아메리아 님께서 계신 한,

안태 입니다.

 

그날부터 아무도,
날 보지 않게 됐어!

 

그러니!

 

전부 다시 빼앗아올 때까지 난,

그만두지 않아!

 

키리카, 이제 그만둬!

 

아메리아 님!

 

리암!

 

이걸로 키리카 님을 구해주십시오.

 

저것은?

 

정화의 힘을 가진 신성수의 가지?

 

아메리아 님?

 

매료가... 풀려가고 있어...

 

결국 난 전부 잃어버려...

전부 언니께 빼앗겨버려!

 

아닙니다!

그게 아닙니다, 키리카 님!

 

키리카!

 

피하면 몇 명이 죽을 거야.

아무도 날 보지 않아!

난 여기에 있는데!

 

그림자 마법,

기동!

 

먹어치워라!

 

위험해!

 

날 먹어라!

 

이건?

 

그림자의 부여 마법?

아니, 아니야.

뭐지, 저건?

 

넌 아무도 자신을
보고 있지 않다고 했지만,

그럴 리가 없어.

 

둘이서 날 비웃으러 왔어?

매료가 이렇게 빨리 풀리다니,

리암도 의외로 강했구나.

 

아닙니다, 키리카 님.

뭐가 아닌데?

정신 차리자마자 언니께 붙어서

모두의 매료를 풀게 한 주제에.

 

키리카, 리암은 처음부터
네 스킬에 걸리지 않았어.

조롱은 그만둬!

나에 대해선 추방이든 처형이든

언니 좋으실 때로 벌하지 그래!

벌을 받아야 한다면 나다.

 

아메리아는 빼앗지 않았다.

 

네게서 빼앗은 건 나다.

 

아바마마까지
영문을 알 수 없는 말씀을...

 

키리카...

 

지금 돌려주마, 네 기억을.

스킬 망각, 해제.

 

오늘도 열심이시군요, 키리카 님.

 

휘두르기 연습만으론 부족해.

비밀 특훈을 다녀올게!

 

키리카 님...

 

3계층까지라면 들어가도 된다고,
아바마마께서도 말씀하셨고.

그래선 강해질 수 없지.

 

하지만 약속이니까...

 

이걸 줄게.

 

네 레벨링에 적합한 마물들이
모여들 거야.

 

그럴 수가!

 

미궁의 몬스터는
밖으로 나올 수 없을 텐데!

 

여기서 막지 않으면
백성들이 습격 받을 거야.

 

키리카 님!

 

리암!

도망치십시오!

하지만...!

 

리암...

 

리암은 죽었다, 네 눈앞에서.

 

자책의 연으로
네 마음은 무너지기 직전이었다.

 

잊게 만드는 수밖에 없었다.

 

사태를 수습한 건
아메리아의 마법 생성이었다.

 

그때, 아메리아는
중력 마법과 소생 마법,

두 개의 스킬을 만들어냈다.

 

모두의 마음이 떠나갔다고 느꼈겠지.

 

무녀의 출현만이 이유가 아니다.

너만이 이 걸 모르기 때문이다.

 

저만이...?

알려져서는 안 된다며

얇은 막 하나 사이에 둔 것처럼
되어버리지.

나도 예외는 아니었다.

 

결투로 왕족의 자격을 보이면,

키리카는 매료에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를 자랑스러워 할 수 있다.

그 마음의 강함이 있다면
진실을 말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날 이용했단 거군.

의도와는 다른 형태로
털어놓을 수밖에 없게 되었다만.

 

어리석었습니다.

키리카 님의 증오가
이 이상 커지기 전에

두 분을 떼어놓고자,

아메리아 님께서 추방당하시도록
공작했습니다.

 

정말로 통하지 않았던 거구나.

 

리암은 소생할 때,

몸에 신성수의 잎이
우연히 혼입되었다.

매료는 통하지 않지.

 

높은 경지를 목표로
끊임없이 연마하시는 키리카 님께

진심으로 끌리고 있었습니다.

 

간언 드리지 못한 건
저의 나약함입니다.

 

난 대체 뭐야?

모두의 배려를
꺼려하는 걸로 착각하고,

뒤치다꺼리를 해준 언니를
질투하고, 눈엣가시로 여기고...

바보 같아!

 

그렇지 않아!

 

키리카는 나보다 굉장해.

그 일이 일어나기 전에도,
일어난 뒤에도

계속 노력해나갔어.

그리고, 진정한 키리카는
다정하고 배려심이 있어.

 

난 그걸 기억하고 있어.

 

언니, 죄송해요!

 

키리카 님!

얼른 상처 치료를!

 

포션과 붕대를!

 

서둘러!

 

모두 보고 있잖아.

네.

 

매료가 없어도
모두 키리카 님을 흠모하고 있습니다.

 

그걸 알아주셨으면 했습니다.

 

넌 그런 데다가
혼란한 틈을 타 고백을 했지만.

 

결투는 내가 이긴 걸로 해도 되겠지?

바로 그렇기에
환영의 연회를 열었다.

그럼 이 녀석이 어떻게 할지는
이 녀석 자유로군.

약속은 어길 수 없지.

그래서, 넌 어디로 갈 거지?

일단은 수인의 대륙으로 향할 거야.

무기 조달과 손질에 적합한 땅이라고,

내 사역마가 가르쳐줬어.

 

아키라, 잠깐 이쪽.

 

뭔데?

 

이름, 불러줘.

 

너라든가, 이 녀석이라든가 말고,

이름,
결투 전에 불러줬듯이.

 

얼른.

 

아메리아.

 

한 번 더!

 

아메리아.

 

좀 더!

아메리아.

 

기뻐!

 

이상한 녀석이네.

 

나, 아키라가 가는 곳에
어디든 따라갈 거야.

계속 함께!

 

뭐, 네가 그렇게 정했다면...

'네'가 아니라...

 

아메리아.

 

한 번 더!

 

이런 이런,

주인님도 아메리아 양도
마치 어린애 같지 않나.

참으로 감질나는군.

 

아사히나 군, 미안해.

 

아키라를 기다리지 못해서.

 

아니, 납득하고 있어.

야마토 국에서 사냥할 수 있는 마물로는
레벨이 오르기 어려워졌었고.

그리고...

사토 군과 아사히나 군 이외의 멤버는

슬슬 무기를
업그레이드 할 때가 됐습니다.

그렇다면 가야할 곳은...

수인의 대륙.

 

4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