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 제목 with Caption Creator 4

다녀왔어.

 

피트?

괜찮아, 피트?

 

겹쳐지는 그림자

찰나에 피어난 우의

인과의 하늘의 저편에

바치는 검의 꽃을

과오를 넘어 어디로 가나

공허에 안긴 채

마음 속 깊은 곳에 둥지를 튼

마물들이 눈을 뜨네

 

악에겐 복수의 칼날을――

선에겐 구원의 죽음을――

더럽혀진 나의 손은

어느 쪽을 벨 것인가

맞서 싸워라

용맹하게 맞서 싸워라

목숨 따윈 내줘버려라

달려드는 승리(시작)를 향해

공격의 한 수를

 

힐링이야.

마력을 흘려 넣어서,

네 체내의 마력 흐름을 조정하는 거야.

어디까지나 대증 요법일 뿐이지만.

 

편해... 졌어...

네 몸은 아직 여성체일 때의
마력 운용에 익숙해져 있지 않아.

그래서 흐름을 인도해 주면 돼.

이런 식으로.

 

힘 빼고 있어, 피트.

아무 걱정 할 것 없어.

익숙한 거야, 이런 거?

그렇네.

마력 순환이 흐트러지는 케이스는
드물지 않아.

아플 때나 사춘기,

그리고...

 

기분 좋아.

 

고마워, 노르.

 

저, 저기, 아직도 더 해야 해?

 

아, 미안해.

기분은 어때?

거짓말처럼 편해졌어.

그럼 다행이야.

다만 몸이 익숙해질 때까지는
아무래도 반복해서 발생할 거야.

모처럼 내가 있으니까,

필요할 때는 맡겨줘.

 

함부로 남의 머리를 쓰다듬지 마!

 

미안해, 나도 모르게.

내, 내일도 일찍 일어나야 해.

얼른 자자.

 

피트,

이 이상은 모두에게
비밀로 하는 건 어려울 거야.

 

리버시?

어머, 굉장하잖아!

이것 참 레어한 체질을 뽑게 되었네요.

축복할게요, 피트.

축하받아도 솔직히 딱히 와닿지 않아.

이런 체질, 어떻게 활용하라는 거야?

그러게요.

실용적인 걸 한 가지, 가르쳐드리죠.

 

어딜 만지고...!

부끄러워 말고 들으세요.

지금의 당신에겐

여성체가 되어서
늘어난 장기가 하나 있어요.

 

그래요, 자궁이에요.

마녀에게 있어서

제2의 심장이라고도 불리는 이 장기는

우수한 마력 저장고이기도 해요.

마력... 저장고...?

마력이 고갈되면
자연스럽게 뚜껑이 열려서

비축해둔 만큼 공급돼요.

훈련하기에 따라 여닫는 것도 자유자재.

실제로 열어 보일게요.

 

뭐, 뭐야, 이거!

힘이...!

 

비축된 마력이 해방된 거예요.

이렇게 되면 출력이 몇 배로 늘어나서

마법의 위력도 올라갈 거예요.

 

뚜껑을 다시 닫았어요.

어떤가요?

여성체도 제법 괜찮죠?

그렇구나, 자궁에.

소생도 여자 나부랭이는 되오만,

같은 일이 가능할는지.

뒤집지 마, 나나오!

얘, 피트.

하늘하늘한 옷 같은 거에 흥미 없어?

전부터 어울릴 것 같다고 생각했거든!

모처럼이니 이런저런 옷, 도전해 보자!

거절이야!

재밌는갑네,

늘 그렇듯.

 

저 녀석!

경계할 거 읍다.

잠깐 푸념하러 온 것뿐이데이.

푸념?

그 뒤에 연패 처묵어삤거든.

내 밑바닥이 보인 것 같아
인자 의욕이 안 생긴다.

말하자면 기권이지, 기권.

나와 싸운 뒤에 또 누군가와?

조심하그래이, 올리버 군.

개중에는 진짜로 위험한 것들도 있데이.

 

좀 강해짔나, 안경잽이?

오후 수업, 기대하고 있을께.

 

내는 간데이.

 

좋았어, 다음!

 

네!

 

듬뿍 받도록 해,

그 굴욕의 앙갚음을.

 

뭔가 험악하네?

피트한테 원한 같은 게 있었나, 저 사람?

한판 따도 거기서 끝내지 말고,

시간 꽉 채워서 싸우도록.

그럼...

시작!

 

초조해하지 마, 피트!

일단 한판 따는 걸 목표로 가!

 

어지간히 얕보였네, 나도.

덤벼, 보통인 출신.

 

일어서.

아직 한참 시간은 남아있어.

 

센스라곤 눈곱만큼도 안 보이네.

피트, 냉정해지라니까!

주문도 포함된 종합전이라고, 이거!

 

바보구나.

주문이라면 승산이 있을 줄 알아?

 

전광이여 질주하라
토니투르스!

 

체질을 살리지 않는 거야?

지금의 피트라면...!

무리일 거예요.

아직 거기까진...

 

그걸 지금 조준이랍시고 하는 거야?

전광이여 질주하라
토니투르스!

 

이제 알겠지?

이게 나와 너의 차이.

조금 칭찬받은 것 정도로

우쭐대지 마.

 

뭐가 전권 다 읽었습니다, 야.

그 사람의,

테오도르 백부님 앞에서 수치를 주고.

 

더는 못 보겠어, 저런 건!

아니, 피트는 아직 포기하지 않았어.

그리고 당하고만 있으란 법도 없어.

 

미즈 콘월리스는 피트를 얕보고 있어.

그 점이 파고들 빈틈이야.

 

전광이여 질주하라
토니투르스!

 

시간 다 됐다, 거기까지!

 

서로 인사하고, 다음 조와 교대.

 

열심히 했구나, 피트.

한 판도... 못 따냈어...

 

울지 않아도 돼.

마지막까지 포기 안 하고 잘했어.

네.

리제트 류의 기습, 용맹의 찌르기,

정말 간발의 차였어요.

 

미셸라가 훈수한 거야?

 

그렇게까지 해서 날 깎아내리고 싶어?

정말로 짜증 나!

 

미즈 콘월리스...

 

풀 죽지 말라니까.

아까웠어.

아까웠어도 진 건 진 거 아이가.

 

하지만 뭐, 열심히 한 편이네, 안경잽이.

 

별수 읍지.

내도 처음부터 새로 배워보까?

전통적인 유파란 걸!

 

어때, 기분은?

 

좀 더 지내기 편한 곳에서 살 수 있으면
좋을 텐데 말이지.

 

사역마?

 

제정신이야, 너?

그 밀리건 선배가 쓰던 공방이잖아?

아무리 넘겨준다고 해도...

 

하지만 지난번 일의
사과의 뜻이라고 써 있었고,

이런 기회라도 없으면
1학년이 공방 같은 건 못 가지잖아?

너희도 비밀기지, 갖고 싶지 않아?

그야 뭐...

잘 들어요, 카티.

자기 몸도 못 지키는 상태에선

공방을 가지게 되는 메리트보다도

미궁에 들어가는 리스크가
훨씬 더 크다,

그건 알고 있죠?

 

나도, 아직 시기상조라고 생각해.

 

1년에 평균 820개체.

이거, 무슨 숫자인지 알아?

 

이 학교에서 쓰고 버려지는
아인종의 수.

 

여기서는 마법생물을
터무니없이 막 대하고,

불필요하게 죽이고 있어.

난 그 풍조를 바꾸고 싶어.

먼저 연구자로서 명성을 획득하고 싶어.

그러니 난 내 재량 하에

마법생물을
사육할 수 있는 장소가 필요해!

그걸 위한 공방인가.

응.

나 혼자선 유지할 수 없는 건 알고 있어.

그러니 너희에게 부탁하고 싶어!

함께 공방을 관리해 주지 않을래?

도와줬으면 해!

 

끼겠소이다.

 

그 말인즉,

카티가 자신의 성을 짓겠다는 거잖소?

그렇다면 그걸 지키는 건
무인인 소생의 소임이라오.

나나오...

그대의 눈에는 빛이 있소이다.

언젠가 소생은 보고 싶소,

그 빛이 어둠을 밝히는 모습을.

 

나나오!

 

그 말이 맞네요.

 

앞으로 나아가려고 하는 친구를
곁에서 지탱해 주는,

그것도 또한
좋은 친구의 역할일 테니까요.

나도 끼지.

너희를 따를게.

내 책 정도는 둘 수 있게 해줄 거지?

 

전원의 신변의 안전이 최우선이야.

 

그 조건만 지킬 수 있다면

 

행동은 빠른 편이 좋지.

 

먼저 다 함께 가보자.

마침 주말이야.

 

거기서 잘 각오로 결행은 내일 밤.

어때?

 

빗자루를 데려왔어?

이 근처에서는 날 장소가...

이 녀석과 일단은 같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생각한지라.

 

상당한 변덕쟁이 빗자루이기도 하기에...

그렇긴 하네.

길 안내 제대로 부탁해.

이런 데서 길 잃는 건 사양이거든.

괜찮아, 괜찮아!

다 함께 있으면 무서울 거 없어!

찬물 씌우는 것 같아 미안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미궁 안은 무서운 것들뿐이야.

마수의 습격,

함정에 걸려서 부상,

다른 학생들과의 충돌.

질 나쁜 상급생과 엮였다간
성가시다고요.

 

아무튼 만에 하나 떨어졌을 경우엔...

 

동글쥐 무리!

 

스탑.

 

이 루트,
유난히 마법생물이 많지 않아?

그, 그래?

보통 이렇지 않아?

역시 알고서 저지른 거지, 너!

일부러 그런 루트를 골라서...

잠깐만!

 

여긴 아주 살짝 위험할지도.

위험이라니,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저런 식.

어디가 살짝이야!

활조개 서식지야?

바늘 사이즈는 작아서,
죽거나 할 일은 없으니까.

살짝 엄청나게 아플 뿐이지만...

어떻게 지나갈 거야, 여길?

이 애들은 있지,

특별한 향을 피우면 금방 잠들어.

화염이여 일어나라
플람마.

 

불어라 질풍이여
임페투스.

 

됐어,

이대로 조금만 기다려.

준비 철저하네, 이봐.

 

어쩐지 뒤에서...

 

함정이야!

큰일이야!

향이 아직...!

기다릴 틈은 없어!

얼른 가!

 

어찌어찌 헤쳐 나왔네...

어, 어쩔 거야...

내 엉덩이.

 

미안해...!

가이는 불쌍하게 됐지만,

하나 배운 셈 치자.

 

뭐, 뭔가 냄새가...

어물쩡넘기려 들지 마.

내 엉덩이의 원한은
고작 이걸로 끝날 게...!

확실히 뭔가 향기로운 냄새가...

 

저기...

 

뭐야, 1학년이야?

저기, 이건...?

 

미궁 미식부, 신입생 환영 바베큐야!

너희도 같이 놀다 갈래?

선배, 커다란 거머리를 잡았어요!

먹을 수 있나요, 이거?

도전 정신 좋은데?

좋아, 일단 구워봐!

뭔가 눈이 흐릿해졌어요.

아까 그 버섯 때문일까요...

응, 응, 얼른 해독제를 마셔.

그대로 있다간
바로 피 토하고 죽을 거니까.

실례 많았습니다.

천천히들 노세요.

 

대체 뭐야, 저 별난 사람들 집단은?

제법 유명해.

 

우리에게 권유하시던
그분도 유명인이셔요.

서바이버로 이름이 알려진.

 

저 사람이 케빈 워커?

 

진짜야?

좀 더 얘기해 볼 걸 그랬네!

뭐야?

뭔가 대단한 사람이야?

그야 물론.

미궁의 심층부에서
반 년에 걸쳐 행방불명.

장례식까지 치른 뒤에
생환했다는 일화의 주인공이니까요.

여기서 반 년?

말도 안 돼!

바베큐에 참가하는 것도
의외로 재밌었을지도 모르겠네.

바베큐, 라고 부르는 건가요, 저런 걸?

해본 적 없어?

그럼 하자.

하지만 식재료는?

 

어서 옵쇼!

전부 1학년?

그럼 못 쓰지,

벌써부터 밤놀이에
익숙해져 버리는 건!

 

말은 이래도
나도 손님 가리는 장사는 안 하니까.

 

자, 자, 뭐가 필요하신가?

일단 배만 채우면 오케이?

아니면 렛츠 파티?

그 중간 정도쯤일까요?

맛있게 먹을 수 있으면 좋겠는데요.

 

가져가.

처음 온 손님이니까, 대박 서비스!

6인분에 딱 3천 벨크!

 

이 양을요?

너희들의 무모함이 맘에 들었거든!

꼭 살아남아서
우리 가게 단골이 되어줬으면 해!

뭐, 그렇게 안 된 경우에도,

그땐 뭐 우리 가게에 진열하면 되지.

 

조크, 조크!

자, 마실 것도 덤으로 줄게!

 

아직이야?

역시나 좀 지치기 시작하는데.

이제 조금만 더 가면 돼,

아마도.

이 언덕을 내려가면...

 

여기,

여기 아닐까?

 

여기야!

저기, 정어리... 가 아니라,

청어의 머리, 니까...

청어의 머리
카프타렉크!

 

자, 들어와!

우리의 비밀 기지야.

 

좋은데, 이거?

 

이게 다가 아니야.

 

뭐야, 이거?

우리가 써도 되는 거야?

물론이지!

미궁 1층의 공방 치고는
상당히 고급 수준이래.

금방이라도 공방으로
운영할 수 있겠어요.

엉덩이를 찔린 보람은 있었단 건가.

방 배치는 어떡할까?

자자, 서두르지 마.

너희의 희망 사항을 얘기해 보자.

올리버는?

난 당분간은

미궁 탐색의 거점으로써
이곳을 쓰게 되겠지.

피난 장소로서의 기능도
충실하게 하고 싶어.

 

드디어 비밀기지구나!

기지는 수비를 굳히는 게 최고지.

주변에 함정 같은 거 설치하자!

엉덩이에 푹 꽂히는 걸로?

피트, 이 자식!

 

이야, 잘 먹었네.

정말 맛있었어.

가이의 바베큐도 카티의 조림 요리도.

조잡한 요리지만, 나쁘진 않았지?

살짝 캠프스러워서.

 

역시 안 맞았을까, 입맛에?

아뇨, 죄송해요.

그...

뭔가 신기할 정도로 맛있고 즐거워서...

처음이에요, 이런 기분.

 

그...

한 가지 제안입니다만,

이름을 붙이지 않겠어요?

이름?

무슨 소리야?

 

이 여섯 사람의 모임에.

너무나도 지금이 즐거워서,

특별하게 만들고 싶다고 생각해요.

이 순간, 이 공간,
이 관계에 이름을 붙여서,

분명한 걸로 만들고 싶어져요.

 

이상할까요?

이상하지 않지, 딱히.

로망이 흘러넘치긴 하지만,
그것도 좋지.

모임에 이름이라.

생각해 본 적도 없었네.

얘, 피트, 어떤 게 좋을까?

 

그런 걸 갑자기 물어봤자...

 

다들 여기로 와서

뽑아주지 않으시겠소?

 

원형으로 자리 잡고

각자의 검을 똑바로 내미는 것이외다,

서로 겹치듯이.

 

이 형태를

소생의 고향에선 검의 꽃,

검화라고 불렀다오.

 

무인의 유대감을 드러내는 형태라오.

 

에이지아의...

여기에 변함없는 우정을
맹세하는 거야?

아니, 아무것도 맹세하지 않소.

 

그저, 기억하는 것이라오,

여기에 핀 꽃의 모양을.

 

무인은 미래에 대해 논할 말을
가지고 있지 않소.

가능한 것은

바로 지금을 선명하게 새겨두는 것뿐.

 

미래가 어떻게 굴러간다 해도

우리의 이 순간,
이곳에서 맺은 꽃이

흩어지는 일만은 결코 없소.

 

그렇기에 검화단,

소생은 그리 이름 짓고 싶다오!

 

검의 꽃이라.

조금 살벌한 느낌도 있지만,

좋은 이름이라고 난 생각해.

 

모든 꽃은 지는 걸
두려워않고 자랑스레 피죠.

우리도 그렇게 되어요.

그런 식으로 거듭 쌓아가는 찰나는

분명 영원보다도 자랑스러울 거예요.

 

피트, 얼굴 새빨간데?

너도!

죄송해요.

뭔가 스스로의 기분을
억누를 수가 없어요.

뭐 어때,

이 부끄러움도 포함해서

잊을 수 없는 순간이 된다면.

셸라, 특별해졌어, 이걸로?

더할 나위 없이요!

 

이 순간,

바로 지금부터,

우리는 검화단.

 

새겨두자,

 

이 순간이

 

결코 색이 바래지 않도록.

 

그 시절의 나는

그 무엇도 아닌 "나"였기에

대가 없는 사랑과 따스함에
보호받고 있었어

 

찰나에 지나가버리는 시간은 무정하게도

사랑스러운 당신을 데리고 가버렸어

자그마한 손에 다 끌어안을 수 없는

후회를 남기고

똑… 똑… 고독하게

그저 움직일 뿐인 고동

분노는 어느샌가

괴물처럼 마음을 탐식하고

무언가로 바뀌고 말았어

사랑받고 있던

그날의 "나"는 이제 없어

 

고작 그 정도 실력으로

용케 참전할 생각을 했구나.

 

어디 갔었어, 페이?

신경 쓰이는 이야기를 들었어.

지금 미궁에 들어간 모양이던데,
미셸라 님과 그 동료들이.

미궁에?

뭐야,

 

아주 잘 됐잖아.

 

제9화
익스플로어
(미궁 탐색)

 

다음 시간
마스터 앤드 나이트
(주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