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 제목 with Caption Creator 4

지금 하이지마 선배한테?

응, 타쿠미가 같이 가준다니까.

성가신 일은
얼른 정리해두고 싶으니까.

나도 갈까?

이미 늦은 시간이니까 먼저 자.

내일 보고할게.

 

왜?

 

급해?

 

알았어.

지금 같이 있으니까 바꿔줄게.

 

 

나?

 

네.

카즈야 군, 갑자기 미안해.

너희 부모님에 대해 조사하다가
조금 신경 쓰이는 점이 생겼는데.

 

카즈야 군 있잖아,

부모님은 차의 불길에 말려들어서
돌아가셨다고 했지?

하지만 당시의 주간지에
구경꾼이 찍은 사진이 실려있었는데,

그걸 보면

부모님은 카즈야 군 등이랑 함께

차에서 피난하신 걸로 보여.

 

뭔가 신경 쓰여서...

 

그러고 보니...

 

걱정 안 해도 돼.

 

아카리!

카즈야는 여기 있으렴!

 

아카리!

 

맞아,

그때, 아빠 엄마도
일단은 피난하셨었어.

그런데 어째서...?

 

쿄우는 뭔가 알고 있는 걸까?

 

어이,

 

갈 거야, 말 거야?

 

카즈야, 쿄우한테는 우리가 가볼게.

 

카즈야는 하이지마 선배 쪽,
정리해버리고 와.

 

응.

 

Opus. COLORs

 

조금씩 변할 수 있었어
하지만 역시 신경 쓰이잖아

다른 색깔의 내가
아픔을 가져와

 

「날 가만 놔둬」라든가
「더 이상 실패하는 건 싫어」라든가

여전히 자물쇠가 잠긴
마음에 노크하며

너의 색깔은 뭐야?

파랗게 물들기도 하고
덧칠해서 빨갛게 되기도 하고

나의 색깔은 무엇일까
보이고 있잖아

생각하는 대로 비치는 감정에
이름을 붙이고 또 만날 수 있기를

 

반짝이면서
그래 착각하고 또 극복해내고

이미 몇 번이고 거듭해온 거야

보여주고 싶지 않은 걸
숨기듯이

눈치챘으면 하는 걸
눈에 띄게 하듯이

한데 섞여서
알 수가 없게 돼버려서

분명 지금껏 잔뜩 울어왔겠지
지우고 싶은 색도 다 갖춰왔겠지

네가 너를 사랑할 수 있도록
마음 내키면 의지해줬으면 해

 

#C44303

 

하이지마 선배가 어디 계신지, 알아?

내일 종업식은 안 나오고,

여름 동안
아틀리에에 틀어박히실 거야.

이미 거기 있을걸.

 

제법 사이가 좋아졌는데?

 

이런저런 일이 있어서...

 

그래서?

 

선배께 묻고 싶은 게 있어요!

 

수수께끼의 스크리블 아티스트라.

그런 걸 찾고 다니고 있었어?

 

용케도 이런 걸 찾아왔네.

 

틀림없어.

이건 내가 1학년 때 그린
퍼셉션 아트의 보드야.

 

하이지마 선배는,

제가 조사하고 있는 스크리블과

관계되어 있나요?

 

2년 전,

...이라고 하면
지금 너희들과 같은 나이라고.

 

아직 내 안에서 태어난 걸
억누르지 못하는

망할 애송이였었단 거지,

 

우리도 역시...

 

이봐.

 

네가 내 파트너라며?

 

그런 모양이네.

설마란 느낌인데.

선생님들도 놀라고 계실 거라고.

뭐, 난

네가 그레이더 지망으로 전향한 게 더

놀랄 일이지만.

 

내가 인정한 유일한 후배 제자였는데.

아주 조금 먼저 문하생이 된 걸로
선배 제자인 척하지 마.

 

넌 아티스트가 되어야 할 사람이야.

내 라이벌이 될만한 사람은
너뿐이라고,

계속 생각했었다고.

 

처음으로 제대로 대화를
나눠본 감상은

차분하지만

어디에 지뢰가 있는지
알 수 없는 녀석, 이란 인상이었어.

 

내심 나도

이 녀석과는 안 맞다,
그렇게 느꼈어.

 

그러니까!

이 테이스트는
너무 공격적이라고 하잖아!

보는 사람을 도발해서 어쩌게!

타오르는 불꽃의 이미지는
네가 제안한 컨셉과도 맞잖아?

안이하게 직역하지 마.

난...

누구의 마음에나 있는

강한 정신성 같은 걸
드러내는 모티브로써...!

공격도 강함이잖아?

 

너와는 가치관에 큰 차이가 있어.

네가 지금까지 내어온 기획서를 봤어.

전부 솜씨좋고
짜증 날 만큼 완성되어 있었어.

 

하지만 독선적이었어.

 

네게 그런 말을 들을 줄이야.

그런 뜻이 아니야.

 

아트는 만들고
그걸로 끝인 게 아니야.

보는 사람에게 영향을 안 주면
어쩌잔 거야?

혼자서 만족하지 마.

 

설령 너희들이 좋게 생각 안 해도

내가 할 일은

작품과, 그것을 그린 아티스트를
지키는 일이야.

아티스트를 지켜?

예술이 사람에게 가져다주는 건

기쁨이나 감동만 있는 게 아니야.

때로는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분노를 사고,

그게, 너희들에게 되돌아갈 때도 있어.

 

아마추어와 다르게 난 한가하지 않아.

교내 콩쿠르 따위보다

중요한 일이 산더미처럼 많다고.

 

퇴짜 놓는 것도 작작해둬.

 

이걸로 떳떳하게 페어 해소다.

어지간히 기쁘겠지.

그건 너도 마찬가지잖아.

착각하지 마.

아티스트로서의 네가
마음에 들었다곤 했지만,

그레이더로서의 너도
높이 사고 있다고?

 

바로 그렇기에

작별 선물 대신 한 가지 조언해 주지.

 

넌 그레이더로서도
아티스트로서도 재능이 있어.

하지만 생각하는 게 생초보야.

아티스트는 그레이더에게
보호받는 존재가 아니야.

그딴 건 쓸데없는 참견이라고.

 

표현자는 각오를 하고서
무언가를 만들어내.

누군가의 마음을 사로잡을 만한
커다란 힘을 가진 작품은

다른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거나
분노를 살 가능성도 숨겨져 있어.

 

그렇다고 해서 눈치 봐서 어쩌잔 거야?

 

어떻게 생각하든, 무엇을 느끼든

보는 사람의 자유잖아.

 

그걸 이해하고서
우린 무언가를 그리고 있는 거야.

 

목숨을 잃게 되어도 말이야?

 

뭐?

그런 각오가
그 사람들도 되어 있었다고,

그러니 신경 쓰지 말라고,

뻔뻔하게 살아남은 내가...

말할 수 있을 리 없잖아!

 

네가 엄청나게 물러터졌단 건 알았어.

 

네게 재능이 있단 말은 정정 안 해.

내 눈에 틀림은 없으니까.

하지만

작품에 자기 간판 내걸고 내는
용기도 없어서야

창작자는 못 되겠군.

 

나는 알 수 있었어.

아아, 특대급 지뢰를 밟아버렸군.

고지식하고 아니꼬운 저 녀석의 급소를

난 찌른 거야.

 

그날 밤,

태어나서 처음으로
잠들지 못하는 밤이란 걸 보냈지.

타키세가 신경 쓰여서
짜증이 나서 어쩔 줄 몰랐어.

 

그렇군.

욕망,

강한 주장이라.

역시 나카시즈 리오군.

즉...

그 말은 역시...
이 스크리블을 그린 건...?

 

선배?

 

처음,

이 스크리블이 그려진 날...

 

마음속에 풀리지 않은
울분을 폭발시켰어.

 

그 뒤로도 그 일이 떠올라
마음이 흔들릴 때마다,

남몰래 이런 장소에서

무너질 것 같은
자신의 마음을 지켜왔어.

 

이곳에 있는 스크리블은
그런 자신에 대한 징벌,

분개,

바깥으로 드러낼 수 없는 비명,

그런 거였겠지.

 

2년 전,

그 작품의 이미지 보드를 그린 건
내가 아니야.

 

다투는 사이에 일이 밀려서,

결국 난 기일까지 제출하지 못했어.

 

그 보드를 그린 건...

 

내 파트너다.

 

그 말은...?

 

츠즈키 쥰

 

왜 그러니, 쿄우 군?

 

그리는 사이에
생각한 거랑 다른 느낌이 돼서...

 

괜찮아.

그런 과정도 즐기면 되는 거야.

팍팍 그려보렴.

 

생각대로 그려지지 않으면
신경 쓰이는 타입도 있는 거야.

 

아주머... 가 아니라,

선생님도 그럴 때가 있어?

그럼 있지!

네 엄마는 언제나 태평스러웠지만.

유아 쨩은 자유인이니까.

 

우리에게 있어서도

퍼셉션 아트는 아직 갓 태어난
말괄량이 같은 거거든.

모색해나가고 있는 중이란다.

 

또 엿보고 있네.

 

쥰도 같이 할래!

나도!

네, 네.

좀 더 크고 나면.

 

어째서...

 

왜 아저씨랑 아주머니가
돌아가셔야 했어?

 

사고였단다.

 

하지만...

 

아저씨랑 아주머니의 퍼셉션 아트를

나쁜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단 걸

알고 있었는데...!

 

그러게.

 

아빠도 두 사람을 지키고 싶었단다.

하지만, 제대로 지켜내지 못했어.

 

아빠...

 

나...

아티스트가 되는 건 포기할래.

그레이더가 될래.

아티스트를,

카즈야나 쥰을 지킬 수 있게.

 

쿄우?

집에 없어?

 

모처럼 놀러 왔는데.

 

다음에 오자!

응.

 

잘 지내?

밥은 먹었어?

읽씹ㅋ

어쭈

지금 뭐 해?

 

바빠. 연락하지 마

 

기숙사 입실

 

에이센 수험 봤어~

 

아름다운 어둠이지?

벌써 도망치고 싶어지지?

때아닌 불꽃이
식어 사라져 가고 있어

바람에 인 파도가
머리카락 끝에 닿아 점점 커진다면

베고 나아가라

길을 열어라

드리워져가는 그림자는 누구의 것인가?

뒤쫓아가라

극지를 뛰어넘어라

그림자, 나 자신의

기다려, 아지랑이

 

그려나간 그것이

너의 형상인가?

날 향한 창백한 송곳니가

 

하늘하늘거리는 지금이

 

완전한 고독의

끝의 그 너머

하늘하늘거리는 지금이

 

너였구나...

 

쿄우...

 

다가오지 마!

내게 상관하지 마!

그만둬!

 

허락해버릴 것 같아.

바라게 돼버려.

아니야!

웃으며 말 걸지 말아 줘!

네게 용서받을 수 있는 인간이 아니야!

난 너를...!

 

쿄우...

왜 그렇게...
혼자서 괴로워하는 거야...

 

카즈야!

 

괜찮아?

계속 전화했는데 안 받아서.

미안, 눈치 못 챘어.

쿄우가 기숙사에 없나 봐!

 

전화도 연결이 안 돼서.

어제 학교에서 돌아오고,

그 후 아무도 타키세 선배를 못 봤대.

계속 방에 있는 줄 알았는데.

어쩌지, 카즈야?

 

쿄우...!

 

아저씨...

아주머니...

 

그 시절만이

내가 있을 수 있는 자리였던 것 같아.

내가,

카즈야와 함께 있어도 되는 곳...

 

그것도 이젠...

 

사라질 거야...

 

COLORs #FFFFF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