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b2smi by  Michael Archangel

 

괜찮아, 정말 괜찮아

 

자

 

오늘 점심

 

뭐 또 필요한 건 없어?

 

도넛?

 

스카치테이프

 

새 관찰해요?

 

뭘 보죠?

 

사무라이 시대
사형장이었던 그곳에선

 

한 여름에도
한기가 느껴졌어

 

'안 되겠어' 하곤
뒤돌아섰는데

 

발이 떨어지질 않는 거야

 

땅에서 솟아나온 손이
발목을 붙잡은 것처럼

 

그리고

 

등 뒤에서 누군가
말하는 게 들렸지

 

'물 좀 주시오!'

 

'뜨거워!'

 

뭐 해?

 

아녜요

 

'물 좀 주시오!'

 

'뜨거워!'

 

'물 좀 주시오!'

 

지옥에서 들리는
소리 같지 않아요?

 

안 무서워요?

 

그닥

 

그게 다 머리가
굳어서 그런 거예요

 

그러니 거시기 나온 줄도
모르고 다니죠

 

힘들다

 

배고파, 먹을 거 없나...

 

어묵 남았죠?

 

아니

 

다 먹었어요?

 

버렸다

 

- 말도 안 돼!
- 냄새가 이상해서

 

그건 아빠 코가
이상한 거고요

 

코만이 아니에요
요새는

 

머리고 몸이고...

 

여름도 아닌데
상할 리가 없잖아요

 

아들

 

잠깐 가게 좀
맡아줄 수 있을까?

 

네?

 

몸이 안 좋아서

 

나 새벽부터 종일
일하는 거 알잖아요

 

가만히 앉아있는 거랑은
다르다고요

 

나도 등 좀 붙이고
자고 싶다고요

 

그럼 저녁은
내 맘대로 정해요

 

초밥

 

고급으로

 

주인도 모르는 거잖아
지저분해

 

하나도 안 지저분해

 

또 모르잖아
균이 있을지도 몰라

 

중고책 사서 아팠던 사람
하나도 없어

 

그래도, 더러워!

 

점원 듣겠다

 

코딱지를 붙여 놨을지
누가 알아

 

말도 안돼

 

지난번 책엔 열장도 넘게
코딱지가 붙어 있었어

 

- 거짓말
- 진짜야!

 

그럼 어때
싸잖아

 

짠돌이
내가 딴 데서 사줄게

 

아야

 

눈에 벌레가 들어갔어

 

- 어디 봐
- 고마워

 

이거 벌레 아닌데

 

코딱지야!

 

2층 청소하는
쿠리타 씨 있잖아요

 

네

 

직접 보진 못했지만요

 

술 냄새도 나고
비틀거리고 그러던데

 

일할 때는...

 

안 드시죠?

 

그럼요

 

그럼 일하기 전엔요?

 

직전엔 안 마셔요

 

그럼 얼마나 전에 드시나요?

 

한 시간 전 쯤?

 

저녁에 드셨다고
들은 걸로 할게요

 

수고 많으십니다

 

안녕하세요

 

여기 요시카와 씨
담당구역 아닌가요?

 

- 요시카와 씨?
- 네

 

여기 좀 봐

 

껌이네요

 

붙은 지 한참 돼서
딱딱해졌는데

 

어떻게 그냥 둬?
너무 대강한다니까

 

- 안 그래요
- 맞다니까

 

남편이 사장이었는데
부도가 났대

 

토요하라 씨 같은 분이
계셔서 다행이죠

 

다른 사람 구역까지
이렇게 신경써주시고

 

정말 고맙습니다

 

내 인생에 당신처럼
친절한 사람은 없었어

 

아, 맞다

 

코모리 씨 장가보내기
모임을 만들었는데

 

무슨 말씀이세요

 

당신 같은 좋은 사람은
인기가 있으니까

 

사무실에 있는
그 아가씨...

 

- 우메자와 씨요?
- 당신 좋아해

 

그런 거 아니에요

 

자기 일은
잘못 보는 편인가보네

 

아님 모르는 척하는 건가?

 

그런 거 아니라니까요

 

그래요?

 

네

 

아, 왔네요

 

시오지리 씨 전화예요

 

전화 바꿨습니다

 

본사에 있는데
미팅이 아직 안 끝나서

 

나 대신 면접 좀
봐 주겠나?

 

알겠습니다

 

그럼 부탁할게

 

네

 

여자분 이력서
받아놓은 거 있어요?

 

네

 

키노시타 아카리

 

예쁘게 생겼네요

 

뭐, 그런가요?

 

근데 분위기가 좀
음침하지 않아요?

 

도쿄타워가 함께 나오게
찍어주시겠어요?

 

내 렌즈...

 

죄송해요

 

너 일부러 그랬지

 

우리가 촌스럽다고
일부러 그런 거 아냐?

 

헐리웃 액션스러운
그 손 떨림은 뭐냐고

 

일부러 그랬잖아!

 

죄송해요!

 

타임아웃이네요

 

늦어서 죄송합니다

 

괜찮으세요?

 

네

 

저기, 코피가

 

거기 있는 티슈 쓰세요

 

도와드릴까요?

 

아니에요

 

전쟁과 평화

 

요새 말이야

 

문학 전집이
땡기긴 했는데

 

너무 길고 내용도 많고
그렇단 말이지

 

읽고 나면 인생에
도움 좀 될법한

 

뭐 그런 걸로
추천할 만한 거 없나?

 

이봐

 

디즈니랜드나 갈까?

 

자네랑?

 

사무라이 시대
사형장이었던 그곳에선

 

한 여름에도
한기가 느껴졌어

 

'안 되겠어' 하곤
뒤돌아섰는데

 

발이 떨어지질 않는 거야

 

땅에서 솟아나온 손이
발목을 붙잡은 것처럼

 

그리고

 

등 뒤에서 누군가
말하는 게 들렸지

 

'물 좀 주시오!'

 

'뜨거워!'

 

'물 좀 주시오!'

 

지옥에서 들리는
소리 같았지

 

돌아보려니 무서웠지만

 

돌아보지 않더라도
두렵긴 마찬가지여서

 

'혼자 죽진 않겠어!'라고
외치며 뒤를 돌아봤지

 

그리고 바로 그때...

 

자넨 아들한테서
좀 배워야해

 

조금만 바보가 돼 보면
삶은 훨씬 재밌어진다는걸

 

짜고 한 거지?

 

또 그럼 경찰을 부를 거야

 

정말?

 

심장이 멈추는 줄
알았단 말이야

 

니들은 진짜 미쳤어, 알아?

 

이거 본적 없지?

 

완전 죽여

 

저건 누구야?

 

모르는 사람

 

그렇게 하는 건 불법이잖아!

 

뭘 그래!

 

멋진데!

 

왜 그렇게 조용해?

 

너 때문에
우리까지 가라앉잖아

 

그게...

 

난 이제 됐어

 

미안하지만
나 이제 그만하려고

 

우리 내년이면 서른인데

 

평생 이런 유치한 짓만
할 순 없잖아

 

사카모토 료마나
모차르트는

 

우리 나이쯤에
뭔가 큰걸 해냈다고

 

전 그만 가겠습니다

 

- 잘 가렴
- 안녕히 계세요

 

아, 참

 

이거 책 먼지 터는데
괜찮을 거예요

 

저희 회사 제품인데
하나가 남았거든요

 

사돈 남말 하고 있네

 

지가 뭐라고

 

어린애 취급은
신물 난단 말이야

 

뭐가 모차르트야!

 

괜히 복잡한 말해서
머리만 아프잖아

 

위 서랍에 아스피린 있는데

 

그것 좀 꺼내줄래?

 

이거?

 

난 이거 장난으로만
하는 거 아냐

 

일이란 말이야, 일

 

일?

 

그러니까

 

말하자면 앞으로 할일
뭐, 그런 거

 

그러니까 예를 들면

 

실험이나 리서치 같은 거

 

사람 놀래키는 게 일인
직업도 있어?

 

있어

 

유령의 집

 

애들이나 가는
유원지용이 아니라

 

말 그대로 죽을 만큼
무섭게 만드는

 

울트라 초 디럭스
하드코어 말이야

 

마지막으로

 

이번 달에만
벌써 두 명이

 

폐기용 주사 바늘에
다쳤습니다

 

그런 위험성을 감안하고
모두 조심해 주세요

 

네

 

그리고 이쪽은 오늘부터
새로 온 아카리 씨예요

 

소개 부탁드립니다

 

아카리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오늘도 즐겁게 시작합시다!

 

얼굴이 웃겨

 

바보 같아

 

죄송하지만
금일...

 

죄송하지만
금일은 휴업입니다

 

쓴 의료 기구는
바로 박스에 넣어요

 

미즈노 씨
시범 부탁드려요

 

이렇게 하면 됩니다

 

한번 해보시겠어요?

 

- 네
- 자요

 

죄송합니다

 

야!

 

전 그냥...

 

절 괴롭히기에

 

교육차원에서...

 

교육차원?

 

어른이 이런 걸
들고 다니면서?

 

애들 놀래키는걸
좋아할 뿐이잖아요

 

사람 놀리는게
그렇게 재밌어요?

 

나이는 어디로 먹은건지

 

이게 트라우마가 돼서
애가 범죄자가 되면

 

책임질 거예요?

 

죄송하지만
금일은 휴업입니다

 

맘 상한 거 아니냐고
쿠리타 아저씨가 걱정하던데

 

정말 그런 거예요?

 

저녁은 먹었어요?

 

아니

 

먹어야죠

 

아니

 

마파두부 만들 건데

 

나중에 꺼내서 데워먹어요

 

그거 좋아 보이네

 

그 어묵 말이야

 

하나 드세요

 

이럴 줄 알고 물어봤어

 

저 할머니는
왜 그렇게 보는 거야?

 

난 알아

 

너 킬러지?

 

노숙자들 싹 쓸어버리라는
비밀단체에서 나온 거잖아

 

그럴 리가 없잖아요

 

'고르고13'처럼

 

저 할매 담엔 나냐?

 

암살할거잖아!

 

킬러라고 해서 미안해

 

이 그림 보여주지 그래

 

이거 당신이래

 

그래! 춤추자고!

 

아가씨도 어서 와!

 

그런 책 보면서
밥이 넘어가니?

 

진짜 곰은 이렇게
귀엽지 않아

 

크고 무섭지

 

넌 안 그래
귀여우니까 괜찮아

 

진짜 곰은 이만한
송곳니가 있지!

 

애한테 트라우마 줄 일 있냐!

 

얘 약물 중독자 되면
니 책임이다

 

왜 다들 트라우마 갖고
난리야

 

아버지 상태가 영 그래

 

병원 가봐야 하지 않을까?

 

안 간대잖아요

 

이게 뭐야?

 

히메지 성

 

이거 하면서
마음 좀 풀어보세요

 

성 좋아하잖아요

 

이상한 짓만
안 했으면 좋겠어

 

이상한 짓이라니?

 

뭔데?

 

자살시도 같은거

 

야!

 

그럴 리는 없겠지만

 

당연하지!

 

미안, 내 휴대폰 벨소리야

 

여보세요?

 

오늘이었어요?

 

그럼 기다릴게

 

금방 온대

 

아침에 전화를 했었어야죠

 

걘 맨날
잊어버린단 말이에요

 

하여간 쓸모 없어가지고

 

왜 그래
이분 잘못이 아니잖아

 

미안, 미안하단 말이야
말이 앙투아네트

 

먹어도 돼

 

뭐하고 있어요
빨리 좀 해요

 

오케이

 

준비... 액션!

 

나 고양이를 먹었어

 

그 죄가 지워지질 않아요

 

전에 한 말 미안해

 

별로 신경 안써

 

유령의 집 지을거라며?

 

네 녀석 비아냥에
불꽃이 일었달까

 

내가 성공해서 유명해지면

 

넌 네가 퍼부었던
악담의 대가로

 

외로움과 고독에
몸부림치고 있겠지

 

죽을 만큼 배가 고플 때

 

누구든 굶주리면
눈앞의 고양이를 먹게 될걸

 

그 고양이는 죽은 게 아냐

 

네가 고양이의
피와 살을 먹음으로

 

네 안에서 다시 살게 된 거야

 

너무 좋은 여행이었죠

 

멋진 풍경, 따뜻한 사람들
맛있는 음식

 

여행의 모든 걸
경험할 수 있었어요

 

이번 여행은
잊지 못할 것 같아요

 

여러분도 앉아만 있지 말고
어디론가 여행을 떠나보세요

 

그럼 안녕히 계세요!

 

마음이 아픈 가족이 있을 때

 

600엔입니다

 

포장해 드릴까요?

 

네

 

한동안 안보이시던데

 

기억하시네요?

 

기억 못하실까 봐
인사도 못했어요

 

다시 일하는 건가요?

 

아버지가 쉬시는 동안만

 

동생하고 같이 하게 됐어요

 

'안녕하세요' 해야지

 

먹을래요?

 

고마워

 

맛있네

 

이건 또 왜 이런대

 

부수지나 마요

 

새 거니까

 

짜증나네

 

사업 계획서 따위
한번 안 쓰고도

 

잘 살아왔었단 말이야

 

비즈니스 계획 입문

 

좋아! 그럼 시작해 볼까

 

더 먹어야겠어

 

나라면 그런 건
안 먹겠어요

 

두뇌회전엔 설탕이 최고야

 

머리에 기름을
부어주는 거라고

 

그래도...

 

안 그래도 안 쓰던
머리 굴리느라

 

뭐든 도와주지 않으면
안 된다고

 

치사하게 굴지 마

 

대신 니 영화
공짜로 찍어주잖아

 

싫으면 당장
천만 엔 내놓든지!

 

아니, 그건 박스 위로

 

훔쳐보기는!

 

저런 타입이었던 거야?

 

무슨 소리예요
그냥 신경이 쓰여서

 

당분간 주의가 필요한
사람인 것 같아서요

 

실례합니다

 

- 수고 많아요
- 감사합니다

 

엘리베이터 좀 잡아줘요

 

네

 

엘리베이터 버튼 누르다가

 

손가락 부러진 사람은
인류 역사상 최초일걸요

 

다음부터는 조심하세요

 

오늘은 이만 들어가서 쉬시죠

 

우메자와 씨 말로는

 

면접날 피랑 진흙으로
범벅돼서 왔었다며?

 

네

 

근데 왜 뽑은 거야?

 

자넨 무의식중에 남들에게
미움받지 않으려 노력해

 

그게 판단을 흐리고
일명 '착한 척'이라고

 

들어오시죠

 

이, 이 유령의 집은...

 

어뮤즈먼트 산업의
글로벌한 표준을...

 

혁신적으로 뛰어넘은 것으로...

 

그러니까...

 

음...

 

이 프로젝트는 최강의...

 

감사합니다

 

멋지고, 혁신적인
혁명이 될 겁니다

 

에이타로

 

네?

 

난 아이가 없지만

 

자넨 조카보다는
내 아들뻘이야

 

그렇다고 아들이
낫다는 건 아냐

 

어쨌든, 여긴 아무것도 없어

 

솔직히

 

사업가 수준은
바라지도 않았지만

 

그건 둘째치고서라도

 

열정이 없다는 게 문제야

 

열정이 없으면
아무도 감동시키지 못해

 

젊은이는 눈이
빛나지 않으면 안돼

 

유일한 무기인 그 열정은

 

절망 속에서 태어나지

 

놀랐나?

 

네

 

이런 식으로 날
놀라게 해보란 말이야

 

살면서 한번이라도
온힘을 쏟아본 적 있나?

 

살면서요?

 

한번이라도 죽을 만큼
노력해본 적이 있냐고

 

아마 없을걸요

 

그런 걸 보여봐

 

그러면 돈은 얼마든지
투자해 줄 테니까

 

- 이것도 닦아줘요
- 네

 

스크래퍼 있는 사람?

 

아무도 없어요?

 

이거

 

그게 '스크래퍼'예요

 

부서지지 않았으니
다행이긴 한데

 

그거 굉장히 비싼 거거든요

 

저기

 

그만두겠습니다

 

그래요?

 

- 감사했습니다
- 수고했어요

 

진짜 유령의 집을
만들고 싶어요

 

완전 리얼한 유령으로요

 

그거 괜찮네

 

그러려면 제가 진짜 유령을
봐야 되잖아요

 

아저씨 부인 빌딩에
흉가가 있다면서요

 

가족이 자살한 집이라던데

 

저 거기서 하루만
지내게 해주세요

 

소금을 뿌리면
악귀가 도망갈 거야

 

고맙습니다

 

그럼 난 가볼게

 

근데 그거 하려면
꼭 이래야 돼?

 

아저씨, 살면서 온힘을
쏟아본 적 있어요?

 

죽을만큼 노력해본 적이요

 

에이타로!

 

내가 여태까지 널
오해했던 것 같구나

 

평생 아무것도 안 하고
불평만 하고

 

조금만 힘들어지면
관두기나 하고

 

질 나쁜 녀석들이랑
어울리고 욱하고

 

- 그런 줄만 알았는데
- 거기까지

 

무슨 말인지 알아요

 

하지만 지금은
네가 대견스럽구나

 

굉장한 용기야

 

자, 그럼 난 그만 갈게

 

3시쯤에 귀신 셋이 나온대

 

좋은 밤 되렴

 

다됐다

 

이제 될 거예요

 

내가 죽였어

 

굉장해!
진짜 기술자 같네!

 

이 정돈 아무나 다 해요
볼트 하나만 풀면 되거든요

 

됐다

 

그래도 정말 코모리 씨는

 

너무 좋은 사람이야!

 

늙은 여자 집에 와서
비디오 고쳐주긴 어렵지

 

아무 대가도
바라지 않고 말이야

 

당신 같은 사람은
아무도 없어

 

유일하게 착한 사람
셋 중 하나라고!

 

그렇지 않아요

 

전 '착한 척하는 남자'인걸요

 

전에 시오지리 씨가
그러더라고요

 

전 착한 척하는 것뿐이라고

 

질투하는 거야
더 인기 있으니까

 

이거 진짜 맛있네요

 

- 아부하기는
- 진짜예요

 

남은 거 전부 갖다줄게

 

아니에요
이제 가봐야죠

 

안 돼!
새벽까지 마셔야지

 

이러다 막차 놓쳐요

 

내가 택시비 줄게

 

그래도 좀...

 

내일 일도 해야 하고

 

그깟 일이야...

 

안 덮칠게

 

그런 건 이미 마음 비웠는걸

 

이젠 아주 득도를 했지

 

그 비구니 작가나
다를 게 없어

 

그 작가 알지?
세토우치 쟈쿠쵸

 

네

 

- 그래, 비구니
- 뭐 하시는 거예요!

 

- 서원인 거지
- 위험해요!

 

이건 서원이야

 

'진짜, 진짜, 진짜
사자다!'

 

'후지 사파리 파크!'

 

행복이란 건 말이야

 

삶을 보는 관점에
달려 있는 거야

 

예를 들어 이 잔은

 

위에서 보면 둥글지만
옆에서 보면 네모잖아

 

그러니까 결국 행복은...

 

악마야, 물렀거라!

 

부처님, 살려주세요!

 

악마야, 물렀거라!

 

부처님, 살려주세요!

 

악마야, 물렀거라!

 

귀신은 썩...

 

귀신이다!

 

데려가 버렸어

 

인형들 가져가겠나?

 

노숙자요?

 

네, 둘이 낚은 물고기를
구워 먹고 있더라니까요

 

그럼 그녀가
노숙자가 됐단 말예요?

 

원래 일을 잘 못했잖아요

 

살아있는 게 축복인거죠

 

온천수가 모공으로 스며들면서

 

온몸을 춤추게 만드네요

 

이대로 물속에
녹아버렸으면 좋겠어요

 

TV 앞에 계신
여러분도 함께...

 

병원에서 만났던 코모리입니다

 

갑자기 죄송합니다

 

무슨 일이시죠?

 

그러니까

 

아카리 씨가
어렵게 살고 있다는

 

이상한 소문이 돌기에...

 

아, 이거 받으세요

 

자요

 

이것저것 많이 있어요

 

초밥이랑 케이크는
먼저 드시고

 

나머지는 오래둬도
괜찮을 거예요

 

실례했습니다

 

저기...

 

일은 아직
못 구하신 건가요?

 

끄게요?

 

싫어하실까 봐요

 

전혀요

 

비 좋아합니다

 

빗소리에 깨서
일어나는 아침은

 

편안한 기분이잖아요

 

책 좋아하시나봐요

 

헌책방 하는 친구가 있는데
거기서 싸게 구할수 있어요

 

그런 덴 전부
이런 거 해야 되잖아

 

꼭 볼링은 안 쳐도
밖에 좀 나가야지

 

너 내가 귀신 본거 안 믿지?

 

솔직히 귀신이 자기보고
'귀신이다' 하겠냐?

 

진짜 했다니까!

 

'귀신이다'

 

그때부터

 

온천에 다녀오면
나아지지 않을까?

 

온천 가자

 

그럴 돈이 어딨어

 

낼게

 

뭘?

 

돈 말이야

 

됐어

 

내가 낸다니까

 

동정 필요 없어!
깔보기나 하고 말이야

 

이제...
마음을 비워봐

 

귀신 따윈 잊어버리라고

 

무리야

 

그럼 다른 걸로
머릿속을 채워봐

 

다른 거 뭐?

 

예를 들면...

 

연애 같은 거?

 

이게 뭐야

 

반죽밖에 없잖아

 

둘 다 괜찮은데

 

그런가?

 

니가 그러고도 남자냐?
서본 적은 있어?

 

별로 성격 안 좋아 보여

 

어떻게 얼굴만 보고
그런 소릴 하냐?

 

성격이 외모랑 똑같진 않아

 

가위바위보 해서
진 사람이 말 걸기

 

연애 얘긴 네가 꺼냈잖아

 

네가 말하기 전까지
난 금욕주의자였다고

 

갖고 있어봐

 

쟤들 성격 나빠

 

혈액형이 뭐예요?

 

800엔입니다
포장해 드릴까요?

 

그건 월말까지만
하면 되지 않아요?

 

그렇긴 한데
다른 일로 좀 필요해서

 

저기...

 

그 '엘'로 시작하는 곳이요

 

엘이라니?

 

새로 연 멕시코 식당이요

 

역에 생긴 그거?

 

거기 열면
같이 가보자고 했었잖아요

 

응

 

오늘 열었어요

 

그래?

 

50% 할인이라니
미어터지지 않을까?

 

30%요

 

- 그랬나?
-네

 

근데 난 저녁 먹었거든

 

벌써요?

 

과자를 너무 많이 먹었어

 

미안한데 다음에 가지

 

그래요

 

먼저 들어가겠습니다

 

수고했어요

 

다행이다
여자가 싫은 건 아니었네요

 

감사합니다

 

좀더 빨리하지 않으면
안 되겠죠?

 

괜찮아요

 

여긴 급한 사람
하나도 없으니까

 

괜찮아요

 

별자리 뭐예요?

 

일 좀 적응됐어요?

 

조금요

 

아카리 이제 잘 해

 

둘이 벌써 친해진 거야?

 

처음부터 어색하지도
않았던 것 같고

 

어차피 더 친해질 거잖아

 

네 덕분에
좋은 사람 알게 됐어

 

고맙다

 

아카리한테
많이 배우고 있어

 

방금도 문학광 같은
할머니가 오셔서

 

이부세 마스지 작품을
좋아한다면서

 

무슨 출판사 책을 찾던데

 

그걸 알더라니까

 

이 일 하려면 너도
책 좀 읽어야겠다

 

아버지가 서점을 하지만
얜 독서엔 취미 없었거든요

 

그렇지 않아

 

나도 문학 같은 건
좋아한다고

 

뭐? 네 감상문은
내가 다 써줬었잖아

 

책 좋아한다고!

 

전부터 생각했던 게 있는데

 

여기 좀 칙칙하지 않아?

 

네 일이나 신경 써

 

여기에 그림을 좀
갖다 놓으면 어떨까?

 

그런 걸 무슨 수로 사냐?

 

아카리 씨 그림을
거는 건 어때요?

 

갤러리처럼 전시해 놓고
팔기도 하고요

 

여기...

 

잘했어요

 

완전 신혼집 분위기로구만

 

왜 엄한 소릴 하고 그래요!

 

아빠는 여전히 엽서 보내냐?

 

뭐라고요?

 

니 애비가 보내는 엽서 말야

 

네, 매일 와요

 

줘봐

 

유쾌

 

충실

 

도취

 

완치

 

축복

 

안심

 

환희

 

광명

 

회복

 

아, 맞다

 

조금 아까
이것도 왔어요

 

사랑

 

여자친구가 생긴 모양이군

 

그 나이에 주책맞게

 

그대로 미쳐버리는
것보단 낫잖냐

 

지금도 미친 건
마찬가지잖아요

 

자기가 좋다면야
무슨 상관이냐

 

제가 마무리할게요
쉬세요

 

요새 좋은 일이라도
있는 거야?

 

이제 진지해야져야
할 때니까요

 

내년이면 서른인데
결혼은 해야죠

 

그럼 슬슬 정직원 할래?

 

저 아니었어요?

 

당연하지

 

근데 가게는 어쩌고?

 

아내에게 맡겨야죠

 

'아내'?

 

책을 좋아하는 아내한테

 

그 말은...

 

미래의 부인이란 말이죠

 

누군데?

 

무슨 상관이에요

 

에이

 

- 말해봐
- 뭘요?

 

- 언제부터야?
- 말 안 해요!

 

다른 건 다
서두를 것 없지만

 

에로잡지는 좀 달라요

 

가능하면 빨리
보내는 게 좋거든요

 

서로 불편하니까

 

감정 보이지 말고
기계처럼 대하면 돼요

 

손님을 바라보지 말고

 

너무 유심히만 보지 마요

 

주시하되
눈만 마주치지 않으면 돼

 

코를 본다든지

 

눈하고 가깝잖아요
턱이면 돼요

 

750엔입니다

 

750엔 받았습니다

 

저, 다른 책이 있는지 볼게요

 

괜찮아요

 

- 잠시만요
- 괜찮은데...

 

있다!
똑같은 게 있네요

 

저기요

 

네

 

이 그림 파는 건가요?

 

네

 

아, 아뇨

 

돈을 받기엔 부끄러워서요

 

직접 그리신 건가요?

 

네

 

혹시 팔 맘이 생기면
꼭 제게 주세요

 

안녕

 

밖에 연예인이 있더라

 

약국 근처에서
드라마 촬영하나본데

 

바비큐 소스 광고
나왔던 여자였지 아마

 

이름이 뭐였더라?

 

아몬드 모양 눈은 엄청 크고

 

허스키한 목소리에

 

저기, 죄송한데

 

잠시만 가게 좀
봐주실 수 있을까요?

 

그러지, 뭐

 

지금쯤은 벌써 가고 없을 거야

 

거기 사인 받게?

 

나 같으면 안 해

 

별로 성격이
좋아보이진 않더라

 

꼬마야

 

이정도 되는 키에

 

긴 곱슬머리에

 

가방은 이렇게 맨
아저씨 하나 못 봤니?

 

얼굴 빨간 아저씨요?

 

고마워

 

여기요

 

괜찮겠어요?

 

정말요?

 

얼마 드리면 될까요?

 

돈은 됐어요
괜찮아요

 

그래도

 

어머, 귀여워라

 

암컷이에요, 수컷이에요?

 

제 개가 아니라서

 

그렇군요

 

수컷이네요

 

강아지도 어묵을 먹을까요?

 

어묵이요?

 

그렇지 않을까요?

 

잠시만 기다리세요

 

네

 

어묵을 항상 갖고다녀요?

 

좋아해서요

 

어묵탕도 좋아해요?

 

찜도요?

 

튀긴 건요?

 

좋아해요

 

어묵이라

 

그래도 그냥 어묵이
제일 좋더라고요

 

저도 어묵 좋아합니다

 

드실래요?

 

아뇨, 괜찮습니다

 

그럼, 감사히...

 

맛있네요

 

손가락 다친 것도
벌써 두 번째예요

 

둘 다 개에 물렸어요?

 

부러졌었어요
엘리베이터에서

 

버튼 누르다가요?

 

농담이에요

 

도자기 만드세요?

 

아뇨, 복원하는 거예요

 

복원?

 

부서진 것들을 고치는 거죠

 

안 돼!

 

그만 해!

 

그만두지 못해?

 

그만 하라고!

 

그만 좀 해!

 

대체 둘 다
왜 이러는 거야?

 

그만!

 

'리키시' (스모선수)

 

그렇군요

 

'리키시'라

 

'시'로 시작하는 글자

 

시, 시, 시, 시, 시...

 

좋아

 

'시온보리' (슬퍼하는 사람)

 

잠깐 있어봐

 

이건가?

 

얼마지?

 

너라면 얼마에 살래?

 

이거요?

 

천 엔 정도?

 

굉장한데!

 

딱 맞혔어

 

배우는 게 빠르네

 

이제 구매도 할 수 있겠는데

 

누나!
이거 먹고 해

 

감사합니다

 

- 고마워
- 잘 먹을게요

 

어때요?

 

맛있어요

 

아카리 씨 요새 예뻐지더라

 

원래 예뻤어
누나나 못생겼지

 

미안

 

그래도 뭔가 좀 다른데

 

연애하는구나?

 

왜 네가 얼굴을 붉히냐?

 

안 그랬어!

 

바다를 좋아하는 야마토 씨!

 

오늘은 함께
해변으로 나가보시죠

 

한편의 시 같네요

 

저는 한적한
겨울바다를 사랑해요

 

잠깐요, 저기 보기 좋은
한 커플이 있네요

 

가서 말을 걸어보죠

 

안녕하세요
잠깐 얘기할 수 있을까요?

 

두 분이 같이 여행하며
노래를 만드시나봐요

 

와, 로맨틱하다!

 

부러워요!

 

어떤 노래하세요?

 

제가 사랑하는 것에 대한
노래입니다

 

전 좋아하는 것만
노래하니까요

 

오, 고백의 순간처럼
들리는데요

 

이분을 향한
사랑 노래인가요?

 

아뇨, 그런 건 아직
만들기 부끄러워서

 

그럼 무엇에 대한 사랑이죠?

 

예를 들면

 

밥이라든지

 

밥?
먹는 밥 말인가요?

 

당신은 밥이 싫어?
좋아하잖아

 

네, 좋아하죠

 

그럼 밥 노래를
좀 들려주시겠어요?

 

할아버지

 

할아버지 나와

 

오늘 점심은 달랑 밥 하나

 

만든 것도 밥 하나

 

먹은 것도 밥 하나

 

반찬도 하나 없이

 

국물도 하나 없이

 

뿌려 먹을
김가루 하나 없이

 

그렇게 혼자 먹지
달콤한 밥

 

달달한 껌보다도

 

더 달콤한 밥

 

밥의 힘으로...

 

- 실례합니다
- 네

 

이게 제일 색상이
많은 건가요?

 

네 85색이에요

 

이거 주세요

 

알겠습니다

 

생일선물용 포장도
해주실 수 있나요?

 

그럼요

 

집에 없다

 

이쪽이 조금...

 

- 자리 바꿔요
- 그러죠

 

이쪽 불이 좀더 세네요

 

생일에 먹는 어묵은 어때요?

 

여태까지 먹어 본
모든 것들 중...

 

최고 맛있어요

 

과장이 심하잖아요

 

과장 아니에요

 

약도 어묵도 모두
직접 만들다니 굉장해요

 

그렇지 않아요

 

굉장한 거예요

 

두 달 후면
당신 생일이니까

 

그땐 제가 뭔가
만들어드릴게요

 

그때쯤 전 아마
도쿄에 없을 거예요

 

여행가요?

 

아뇨

 

다음달에
'나라'로 내려가요

 

부처상 복원 작업에
참가하게 됐거든요

 

스승님도 거기 계시고
일도 있고 해서

 

당분간 거기서
지내게 됐어요

 

가려고요?

 

그 어묵이라도
마저 먹고 가요

 

미안해요

 

저기...
난...

 

나라에 같이 가요

 

'잘 지내요?'

 

'Kafe al haal?'

 

Kafe al haal?

 

'잘 지내요'

 

'Bikhayr'

 

Bikhayr

 

내 여자한테서 손 떼

 

신발이나 좀 벗어

 

컷!

 

괜찮아?

 

괜찮아?

 

에이타로, 너무 심하잖아

 

미안

 

에이타로, 괜찮아!

 

미안하지만
진짜 리얼했거든

 

준비... 액션!

 

그만!

 

진짜 이럴 건 없잖아!

 

왜 말려!

 

이리 내놔!

 

죽여! 죽여버려!

 

안돼, 그만해

 

나라?

 

어릴 때 가봤는데
사슴냄새밖에 생각 안나

 

내 친구 자살하기
전날 같은 표정이네

 

나라에 가본 적 있어요?

 

있지, 옛날에

 

오사카 엑스포 때니까
1970년이었을걸

 

전 한번도 안 가봤어요

 

절간만 잔뜩 있어

 

볼것도 없는데 다들
왜 그렇게 가보려 하는지

 

수고 많으십니다

 

안녕하십니까!

 

잠깐 봐도 되죠?

 

차는 아니군요

 

다신 안 그러겠습니다!

 

안주는 없어요?

 

요새 매일 마셔요
슬픈 일이 있어서

 

다녀왔습니다

 

형, 케이크 먹을 거야?

 

아니

 

내가 다 먹는다?

 

그래

 

위로주 한잔 해야지

 

1년 후

 

CD 구입 가능
연주중인 노래 수록

 

에이타로는 나라에 갔다고?

 

사슴 주의

 

아카리 씨는 역시
잘 그린다니까요

 

에이타로, 네 차례야

 

'라'로 시작하는 글자

 

- '라'?
- 응

 

'라'라...

 

라, 라, 라...

 

라로 시작하는 글자 많은데

 

내일은 뭐 보러
가실 거예요?

 

그냥 대부처상이나...

 

호류지 절 같은 곳

 

다들 가 보는 곳이요

 

추천해 주실 만한 곳 있나요?

 

다했어

 

이게 뭐야?

 

맞춰야지

 

뱀?

 

뚱뚱한 뱀...
전설의 '이무기'?

 

'라'로 시작해야죠

 

아

 

새인가?

 

'라'로 시작하는 거래요

 

그러니까 '라'로
시작하는 새 이름

 

'라면 몬스터'

 

'라쿠타'! (낙타)
낙타!

 

대체 어디 가?

 

'라'로 시작하고
혹이 달린 동물이 또 있겠냐?

 

그래도 그렇지
다리가 이게 뭐냐

 

꼬리도 틀렸구만

 

전 이 그림 좋은데요

 

그렇게 안보여도
재미있게 생겼어요

 

조용하네

 

혹시 예전에 그...

 

비 오는 소리 테이프
아직 있어요?

 

비 와?

 

저기요

 

고마워요

 

뭐가요?

 

음, 역시 나라 오이지는
맛있네요

 

그거 제가 만든 거예요

 

더 드시겠어요?

 

네!

 

남는 거 있으면
싸주셔도 좋아요

 

아라카와 요시요시
(에이타로 역)

 

키무라 요시노
(아카리 역)

 

오카다 요시노리
(코모리 역)

 

각색 및 감독
후지타 요스케

 

Origin by  Michael Archang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