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디 채털리

 

원작 / D.H.로렌스
'채털리 부인의 사랑'

 

두 번째 버전

 

마리나 핸즈, 장 루이 쿨룩

 

이뽈리뜨 지라르도
헬렌느 알렉산드리디스

 

감독 / 빠스깔 페랑

 

그래도 독일군 무기는 멋있었지

 

고안한 무기는 굉장했어

 

독일이 왜 졌는 줄 알아?

 

너무 체계적이었거든

 

시계같았어

 

물론 합리적이지 못했지
언제 뛰고 누워야 하는지

 

그 전쟁에 안 나갔던 걸
신께 감사해야겠군

 

난 견딜 수 없었을 거야

 

누구나 견디게 되어 있다네

 

죽었다 치면 사는 법이니까

 

난 내가 죽을 거란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네

 

자기가 죽을 거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절대 죽지 않아

 

육체란 게 참 신비로워

 

전쟁 중에 이상한 경험을 했었다네

 

어느 날, 하사관 하나가
비명을 질렀지

 

양쪽 다리가 날아가 버린 거야

 

발목 밑이 없어져 버렸더군

 

진통제를 줬지
고통을 줄여주려고 말이야

 

두 시간 후 돌아왔을 때
그는 이미 죽어 있더군

 

있을 수 있는 일이지

 

해줄 수 있는 게 없었어

 

그래도 다른 신체 기관은
다 멀쩡했거든

 

하지만 생명력이 다해버린 거지

 

해줄 수 있는 게 없었어
신기한 일이야!

 

1916년 이전까지는

 

독일 대포가 우리 것보다
월등히 좋았지

 

우리 대포는 너무 낡아서
어디로 날아갈지 몰랐어

 

어느 날, 우리 군이 쏜 대포가

 

최전방에 있는 우리 군인들을
죽이는 사고가 났지

 

그때 난 명령을 받고
피하고 있었는데

 

목에 뜨거운 액체가 흐르는
느낌이 들더군

 

월러스의 피였어

 

괜찮은 녀석이었는데...
아르헨티나 출신이었거든

 

도망치려는데 그가 날 불렀어

 

대답하려고 고개를 돌리는데

 

머리 없는 그의 시체가
나를 덮치더군

 

마치 목 잘린 닭 같았어!

 

시체가 멀리도 날아왔더군

 

내 몸은 그의 피로
범벅이 되었지

 

플랑드르에서 호송된 다음
난 깨달았지

 

내가 죽을 거라
생각해본 적이 없다는 걸

 

월러스가 죽는 걸 본 후에도 말이야

 

음식 안 들어요?

 

초대 손님 수를 줄였어야 했어요

 

말을 너무 많이 하면 피곤하잖아요

 

클리포드, 지쳐 보여요
의사를 부를까요?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데?

 

그럼 쉬어요

 

어느 날 하인이 아파서
콘스탄스는 하인 대신

 

클리포드의 말을 전하러
사냥터지기를 찾아갔다

 

안녕하세요?

 

남편이 전하라는 말이 있어서요

 

내일 밤 저녁...
그러니까 일요일에...

 

꿩 두 마리를 보내줬으면 해요

 

지금 바로 가져갈 필요는 없고
내일 보내주세요

 

내일 줘도 요리하는 데는
문제 없을 거예요

 

알겠습니다, 부인
내일 보내드리죠

 

그럼 저는 이만

 

고마워요
안녕히 계세요

 

안녕히 가세요

 

다른 거 뭐 시키실 거라도?

 

없어, 케이트
잘 자

 

안녕히 주무세요, 부인

 

- 다 드셨나요, 부인?
- 응, 고마워

 

침대에 옮겨드려요?

 

아니 괜찮소, 마샬을 부를게
책 좀 더 읽다 자겠소

 

- 잘 자요, 그럼
- 잘 자, 콘스탄스

 

콘스탄스!

 

얘

 

대체 무슨 일이니?

 

모르겠어

 

네가 모르면 어떻게 해?

 

의사는 만나 봤어?

 

아니

 

심각한 정도는 아닌 것 같아
그냥 좀 무기력할 뿐이야

 

일어날 순 있겠어?

 

신체적 이상은 없습니다

 

몸이 약해지셨네요, 부인

 

약을 처방해드리죠

 

하지만 회복은 부인의 의지에
달려 있으니까

 

환경도 좀 바꾸고

 

머리도 좀 비우세요

 

안 그러면 결과에
저도 책임 못 집니다

 

어떤 결과 말씀이죠?

 

가족력이 있으니 조심해야죠

 

부인 어머니도
암으로 돌아가셨잖아요

 

그런 병은 활력이 떨어지면
생길 수 있습니다

 

볼튼 부인은 어때요?

 

테베롤에서 온 간호사요?

 

그녀를 알아요?

 

조금

 

제부 간병인으론 제격이에요

 

본인 의견을 먼저
물어봐 주시겠어요?

 

벌써 물어봤어요

 

기뻐하면서 월요일부터
일할 수 있다고 하더군요

 

만약 내가 원치 않는다면요?

 

결정은 전적으로
제부에게 달려 있죠

 

그럼 결정됐군요

 

잘 됐군요

 

콘스탄스를 데리고
내일 런던으로 돌아가겠어요

 

제부, 잘 결정한 거예요

 

오래 전에 간병인을 뒀어야 했어요

 

다음 월요일, 볼튼 부인이
랙비 저택으로 이사 왔다

 

클리포드 경은 혼자서 면도하는 걸
더 좋아해요

 

너무 피곤하지만 않으면 말이죠

 

마샬이 침대로 옮기는 건
도와줄 거예요

 

알겠습니다, 부인

 

여보, 목욕물 준비됐어요

 

고마워

 

그럼...

 

목욕하세요

 

나중에 봐요

 

나중에 봐

 

죄송합니다
여기 계신 줄 몰랐습니다

 

클리포드 경께서는
잠자리에 드셨어요

 

알겠어요, 고마워요

 

산책이나 다녀오시지 그러세요?

 

사냥터지기 집 근처에
수선화들이 만발했어요

 

꺾어다가 방에 좀 놓으시든지

 

수선화가 벌써요?

 

소리가 나길래 이쪽으로 왔어요

 

잠시 쉬었다가 가야할 것 같아요

 

오두막 안으로 들어가서 쉬실래요?

 

네, 그럴게요

 

고마워요

 

문을 닫을까요?

 

아니, 괜찮아요

 

여기 참 예쁘네요

 

조용하기도 하고

 

가끔 와서 쉬다 가고 싶네요

 

없을 때는 항상 문을 잠그나요?

 

여분의 열쇠가 있어요?

 

아뇨, 제가 가진 건 하나입니다

 

하나 만들어 줄래요?

 

오두막집 열쇠를요?

 

왜요, 안 되나요?

 

안 되긴요, 클리포드 경이
여분의 열쇠를 가지고 계십니다

 

그래요?

 

아마도 그럴 겁니다

 

그렇군요

 

남편에게 물어보죠

 

물어보고 없다면
열쇠 복사해 줄래요?

 

하루나 이틀이면 될 거 같은데

 

전 할 줄 모릅니다

 

그럼 내가 하죠

 

제 열쇠를 언제쯤 받을 수 있을까
여쭤보시는 건가요?

 

그래요, 잘 있어요, 파킨

 

살펴가세요, 부인

 

왜 안 오시나 했어요

 

클리포드 경께서
차를 드시고 싶어하십니다

 

시간이 벌써 그렇게 됐나?
시간 가는 줄 몰랐네

 

미안해요, 여보

 

시간이 이렇게 된 줄 몰랐어요

 

이 시간까지 뭐했어?

 

산책했어요

 

꽃이 피기 시작했거든요
보세요

 

아름답지 않아요?

 

돌아오는 길에
파킨의 오두막에 들렀어요

 

꿩 기르는데 있잖아요

 

여분의 열쇠가 있다던데요?

 

그냥 따르면 돼

 

무슨 열쇠?

 

오두막집이요

 

거기 너무 평화로워요

 

열쇠가 있으면
산책할 때 가끔 가려고요

 

파킨이 그러는데

 

당신한테 열쇠가 있을 거라 하던데요

 

있는지 찾아보지 확실치는 않지만...

 

파킨은 내가 열쇠를 가지는 게
싫은가 봐요

 

당연히 그렇겠지

 

왜죠?

 

자기 영역이라고 생각하니까

 

그저 단순히 일하는 곳일 뿐이잖아요

 

그건 당신 생각이지

 

자기 밀실이나 은신처로
여기는지도 모르지

 

그럼 당신 생각엔 내가
거기 가면 안 되는 건가요?

 

그런 문제는 아니야

 

당신이 가고 싶으면 갈 수 있지

 

그 오두막은 당신 소유야
다른 것들처럼 말이요

 

하지만 파킨 기분이
상할 수는 있겠지

 

그건 나도 원치 않아요

 

너무 많은 걸 바라는군

 

그런 무뚝뚝한 놈한테 말이야!

 

15일 후

 

6월 21일

 

네?

 

면도해드릴까요?

 

할 줄 알아요?

 

네, 자주 했었습니다

 

그럼 부탁해요

 

부인께서 피아노 치시는 줄
몰랐습니다

 

나도 잊고 있었네

 

무슨 일이에요?

 

윈터 말이, 광부들이
파업을 했다는군

 

이사회가 열릴 거야

 

괜찮겠어요?
당신 낮잠 잘 시간인데

 

난 괜찮아

 

- 같이 갈까요?
- 그럴 필요 없어

 

정말 예쁘네요!

 

새집인가요?

 

일종의 은신처죠

 

예뻐요

 

새들이 자기들 둥지를 지었나요?

 

네, 저기 파란 새들이 있습니다

 

어디요?

 

저기 나무들 속에

 

나도 새가 됐으면 좋겠어요

 

- 여분의 열쇠를 마련해두었습니다
- 정말로요?

 

가져오겠습니다

 

정말 고마워요

 

내가 방해가 되는 거 아닌가요?

 

방해되지 않습니다, 부인

 

그럼 됐네요

 

안녕히 계세요

 

안녕히 가십시오

 

그 후, 콘스탄스는
거의 매일 오두막에 갔다

 

안녕하세요?

 

- 물 드릴까요?
- 네, 주세요

 

고마워요

 

그리고 며칠간
콘스탄스는 갈 수가 없었다

 

시숙모님이 이틀씩이나
다녀가셨기 때문이다

 

알에서 나왔어요?

 

네, 대부분은요

 

어머, 나를 보고 있어요

 

못 만지게 하네요

 

귀엽지 않아요?

 

귀여워요, 그렇죠?

 

그놈이 가장 생기가 있어요

 

뭐가 잘못되었나요?

 

아니요

 

전혀 무서워하지 않네

 

울지 마세요, 부인

 

다시 넣어줘요

 

당신도 원하나요?

 

오두막으로 들어갑시다

 

이렇게 될 줄 알았어요

 

네, 나도 그런 것 같아요

 

가봐야 해요

 

나오지 마요
곧 돌아올게요

 

무슨 말이라도...

 

무슨 말을 해야 할까요?

 

후회하지 않죠, 그렇죠?

 

저요? 물론 아니죠

 

- 당신은?
- 내가요?

 

난 행복해요

 

그날 밤, 콘스탄스는
완벽한 아내였다

 

모든 남편들이 꿈꾸는

 

정숙하지만 상냥한 아내

 

그녀의 크고 맑은 눈 속에

그녀의 지성마저 차분하고
부드럽게 숨어버렸다

 

늦었네요

 

들어올래요?

 

문 닫으러 왔어요

 

어제 일로 화났나요?

 

전혀!

 

당신은요?

 

나요? 전혀요

 

그러니까 부인이 어제...

 

기분이 나쁘진 않았는지...

 

저 같이 미천한 놈이랑 같이
그런 짓을...

 

제가요?

 

왜 내 기분이 나쁠 거라 생각하죠?

 

제가 남편 분의 하인이니까요

 

당신은 하인이 아니에요
사냥터지기일 뿐이죠

 

당신이야말로....
기분이 상했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부인

 

쉽지 않네요

 

당신을 부인이라고 부르면서
이렇게...

 

그렇게 부르지 마세요

 

진심이에요

 

날 좋아한다면요...

 

날 좋아해요?

 

네

 

일이 벌어졌군요

 

들어가죠, 그럼
무슨 말이 더 필요 있죠?

 

오래 있을 수 없어요

 

당신이 너무 늦게 왔어요

 

안 추워요?

 

나 사는 곳으로 와요
더 편할 거요

 

모셔다드려도 되죠?

 

이제 갈게요

 

또 오실 거죠?

 

시간되면 내일 올게요

 

안녕

 

그 후 며칠간, 콘스탄스는
오두막을 멀리 했다

 

안녕, 골드

 

반갑습니다, 부인

 

걱정했어요
몸은 괜찮으세요?

 

네, 지금은 괜찮아요

 

- 차 한 잔 하실래요?
- 네, 한 잔 주세요

 

내가 방해가 되는 건 아니죠?

 

다시 일하고 싶지 않아요?

 

아니요!

 

아이를 키우면 시간이 금방 가죠

 

내 아이를 낳아서 키우는 걸
항상 꿈꿨거든요

 

천국이에요

 

뤼크가 곧 집에 오겠네요

 

광부들이 먼저 퇴근하고
그 다음이 기계공들이에요

 

길을 따라 돌아가실 건가요?

 

아니요, 사육장을
가로질러 갈 거예요

 

여기서 뭐해요?

 

오두막에 가는 길이요?

 

아니, 집에 가는 길이에요

 

마레헤에 갔다가
집에 돌아가는 길이에요

 

가봐야 돼요
사람들이 찾을 거예요

 

가요
그럼 살펴가세요

 

이리 와요

 

이번에 우리 둘 다
절정을 느꼈군요

 

그랬어요?

 

나 어때 보여요?
옷이 구겨지지 않았나요?

 

됐습니다

 

어떻게 감사해야 할지...

 

뭐를요?

 

우리가 방금 한 거요

 

나한테 감사할 필요 없어요

 

하지만...

 

감사하고 싶어요

 

그럼, 안녕히!

 

안녕히 가세요

 

미안해요, 시간 가는 줄 몰랐어요

 

마레헤까지 걸어갔다 왔거든요

 

플린트 부인이랑
그 집 아기도 보고요

 

플린트 부인이랑 차도 마시고

 

아기가 얼마나 사랑스럽던지!

 

머리카락이 너무 부드러워
깃털 같았어요

 

내가 어디 있는지 걱정했나요?

 

물론이지

 

경찰에 연락하려던 참이었어!

 

문으로 나가시는 걸 봤어요

 

전 부인이 사제관에

 

차 드시러 가신 줄 알았습니다

 

그럴까 했는데 마레헤로 갔죠

 

뜨거운 물에 목욕부터 하지

 

감기 걸리겠군

 

'부인, 나를 만나러 와줘요'

 

'희망이 너무나 찬란하여
난 빛을 잃을지도 모르니'

 

'난 내 아들의 시체가
보관된 곳을 찾았다'

 

'신께서 내게 유일하게 남은
헥토르를 만나는 것을

 

용서해 주시겠기에...'

 

'신이시여
제 아들과 함께 울어주소서'

 

'전 오늘 아들을
안아주지도 못했나이다'

 

'부인'

 

'그리스인들의 불안감이
당신을 다시 눈물 짓게 할 거요'

 

'주여, 그들은 대체 무엇을
그리도 두려워하나이까?'

 

'그리고 트로이인들은
당신을 이미 떠났나이까?'

 

- 주무세요
- 잘 자

 

대답해봐...

 

당신이 상속인을 찾고 있다던데?

 

이곳을 물려줄 상속인 말이야

 

- 그런 소문이 돌아요?
- 그래

 

말도 안 되는 소문이지

 

누구한테 들었어요?

 

윈터

 

윈터가 기분 상하지 말라면서 묻더군

 

그 소문이 어느 날 사실로
바뀌는 건 아니겠지? 라면서

 

당신은 뭐라고 했어요?

 

나 좀 보고 말할 수 없어?

 

신경 거슬리잖아!

 

내가 뭐라고 말했겠어?
전혀 근거 없는 얘긴 걸

 

있을 수도 있잖아요?

 

아니, 거기까진 말 안 했어

 

사실 잘 모른다고 했지

 

뭐라고 했는데요?

 

어리석게 들릴 지 모르지만
아무 생각 없이 말했지

 

우리가 희망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말이야

 

만약 내가 아이를 가진다면요?

 

누구 아이 말이지?

 

아이요, 그냥 아이인 거죠
내 아이!

 

맙소사!

 

우리는 세속적인 사람이고
자연의 법칙상 임신에는

 

수태를 위한 남자 협력자가 필요하오

 

그건 문제가 안 돼요!

 

당신이 육체란 별 거 아니라고
했잖아요, 아닌가요?

 

좋아

 

그건 당신 문제고

 

한 가지만 확실하게 해두지
가는 곳이 어디라고?

 

멍통 근처 나티비다드 별장이요

 

나티비다드 별장?

 

이거 정말 돌아버리겠군!

 

같이 가나?

 

가지 말까요?

 

그렇진 않아

 

- 안녕
- 안녕하세요

 

남편에게 아기를 가질지
모른다고 말했어요

 

그렇게 말했어요?

 

네, 알다시피 가능하잖아요

 

클리포드 경께서 그걸 받아들였나요?

 

네, 그런 것 같아요

 

하지만 그는 수태 능력이 없잖아요

 

그래요

 

난 곧 아버지와 언니랑
여행을 떠나요

 

거기서 누굴 만났다고
말할 거예요

 

떠난다고요?
얼마나?

 

한 달 보름 정도

 

언제 떠나나요?

 

3주 후, 6월 중순이요

 

얼마 안 남았네요

 

두세요

 

내가 할게요

 

클리포드 경께선 아이 아빠 신분이

 

지체 높은 신사라고
생각하지 않을까요?

 

나란 사실을 알면
뭐라고 그럴까요?

 

엄청 화내겠죠

 

남편한테는 말하지 않을 거죠?

 

그건 걱정하지 말아요

 

그래서 나를 원했던 건가요?
아기 때문에?

 

모르겠어요

 

내가 원한 건...

 

내가 원하는 게 뭔지
사실 모르겠어요

 

내가 원했던 건...

 

당신이었어요

 

당신을 원해요

 

아기도요, 아마

 

나에 대한 배려는 전혀 없군
그렇죠?

 

당신 몸이 좋아요

 

내 몸이요?

 

아직도 좋아요?

 

네

 

내가 당신을 만질 때처럼

 

당신도 날 만지면 흥분돼요?

 

당신을 만지는 게 좋아요

 

아닌 것 같던데...

 

그냥 내가 조금 두려워서 그랬어요

 

내가 만지면 좋아요?

 

네, 아주 좋아요

 

그런데 뭘 망설이죠?

 

날 만져봐요, 원한다면

 

당신 아름다워요

 

우리 누울까요?

 

아이를 원한다면 갖기로 합시다

 

또 볼 수 있죠?

 

가세요, 늦겠어요

 

어서오세요, 채털리 부인

 

안녕하세요, 벤틀리 부인

 

클리포드 경은 안 오셨나요?

 

네

 

이 시간엔 잘 안 들어오시죠?

 

참견해서 미안해요

 

전 공장 바로 맞은 편에 살아요

 

사무실 가실 때
저희 집 앞을 지나가시거든요

 

바깥분 건강은 어떠세요?

 

좋으세요
걱정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좋은 소식 있죠?

 

얼굴에 화색이 도네요

 

5분 후에 출발할 겁니다

 

안녕

 

- 들어가도 돼요?
- 들어와요

 

내가 방해가 되나요?

 

아니, 밀렵꾼들 문제
해결하고 막 왔어요

 

계속 드세요

 

차 한 잔 줄까요?
마침 물이 끓는데

 

내가 타서 마실게요

 

당신 원하는 대로...

 

주전자는 거기 있고
차는 선반 위에 있어요

 

당신인가요?

 

저 사진 말이에요

 

결혼식 사진인가요?

 

결혼식 후에 찍은 거요

 

결혼할 땐 부인을
많이 사랑했었나요?

 

그랬던 것 같아요

 

완전히 빠져 있었죠

 

아직도 사랑하나요?

 

지금? 아니, 더 이상은
사랑하지 않아요

 

아무튼 사랑도 아니었어요

 

서로 사랑한 건 아니었거든요

 

정말?

 

다른 얘기를 하죠

 

남편을 잃은 게 언제였나요?

 

- 17년 전이요
- 그렇군요

 

남편은 스물여덟
전 스물넷이었어요

 

- 사고는 광산에서 났나요?
- 네, 폭발사고였죠

 

남편은 광부 일이 맞지 않았지만

 

대대로 광부 집안이라
광부가 되었어요

 

광부 체질이 전혀 아니었죠

 

남편 생각 자주 나요?

 

그럼요

 

어쩔 수가 없어요

 

너무 갑작스러웠거든요
함께 많이 행복했었는데

 

며칠 후 클리포드는 콘스탄스와
산책하고 싶어했다

 

이 거품 물은 말 위에 앉은
나를 봐!

 

- 말이 기침하는 것 같아요
- 그래, 맞아!

 

침까지 튀기네!

 

내년엔 집수리를 해야 할 것 같아

 

광산도 잘 돌아가고 있고

 

파업이 또 일어나면 어떡할 거예요?

 

도대체 왜 파업을 하는 거지?

 

광부들은 산업을 망치고 있어
그 결과가 뭔지를 알아야 해

 

광부들은 광산의 운영에는
관심이 없으니까...

 

자기네 배들을 채워주는데 말이지

 

볼튼 부인 말대로 주머니까지
채워주지는 못해도 말이지

 

파업 걱정은 별로 안 해도 돼

 

곧 광부들 자신이 파업을
할 수 없게 될거거든

 

무슨 의미죠?

 

파업을 금지할 건가요?

 

광부들이 가만 있지 않을 거예요

 

광부들을 막을 순 없지

 

자기들 이익을 위한 거니까

 

기계에 모래 한 알만 들어가도
노동자들은 굶어죽기 딱이지

 

난 다른 능력이 있지

 

사회주의 제도에는 좋은 게
하나도 없다고 생각하나요?

 

물론 하나도 없지!

 

거짓에 기반을 둔 이상보다
위험한 건 없어

 

대중이 원하는 건 하나야!
주인이지

 

당신 같은?

 

그렇지, 나 같은
당신, 그리고 우리 같은

 

미안하지만 당신 맘대로 지껄이는군요

 

뭐라고?

 

누구는 명령하고 누구는
복종하기 위해 태어났다?

 

항상 그래 온 걸

 

당신은 그럼 어느 편에
태어났다고 생각해?

 

난 주인인 척하진 않아요

 

하지만 당신도 주인 중 하나야

 

당신 하인들이 너무나도
잘 말해주고 있지

 

그들과 같이 웃고 떠든다고
당신 지위가 바뀌진 않아

 

당신이 원하건 아니건
당신은 그들의 주인이지

 

볼튼 부인의 주인이기도 하고

 

난 그녀의 주인이 아니라고요!

 

아니, 이거 해달라
저거 해달라 하면 다 해주잖아

 

결국 그게 그거지

 

샘 근처에 가보면 어떨까?

 

오랫동안 못 가봤는데

 

못 가볼 이유야 없죠

 

오늘 밤 집으로 올래요?

 

- 오늘 밤이요?
- 그래요, 같이 밤을 지내요

 

좋아요

 

- 가봐야겠어요
- 대문에서 기다리죠

 

열 시에...

 

이거 훌륭한데

 

물이 아주 차요

 

요즘도 샘물 마시며
소원 비는 거 하나?

 

그럼요

 

당신은 소원 빌었어?

 

네, 하지만 말 안 할래요

 

파킨에게 도움을 청해야겠어요

 

시동만 걸리면 움직일 수 있어

 

바퀴에 댈 돌이 없을까?

 

- 내가 도울게요
- 아니, 밀지 마!

 

엔진이 있는 이유가 뭐겠어?

 

돌을 다시 대봐

 

- 도움을 청하는 게...
- 혼자 하겠다니까!

 

겨우 5분도 못 참아?

 

문제가 생긴지 알았어요

 

- 안 움직이나요?
- 꼼짝 안 해

 

- 연료는 있나요?
- 물론! 가득 있어

 

뭐가 문제지?

 

알아냈나?

 

아뇨

 

연결은 잘 됐는데

 

시동 켜 보세요

 

나아졌군요
밀어 드릴게요

 

잠깐! 시동 먼저 걸고
시동 걸면 갈 수 있어

 

클리포드, 그 전동 휠체어로는
한 발짝도 갈 수 없는데

 

왜 고집을 부리죠?

 

안 될 것 같은데요

 

전에는 됐어

 

- 조심하세요!
- 클리포드!

 

봐! 내 말이 맞지?

 

- 밀고 있어?
- 네

 

놔 둬!

 

- 안 될 것 같은데요
- 놔두라니까!

 

혼자 가도록 만들어진 거야
돼야 한다고

 

클리포드, 브레이크!

 

브레이크!

 

브레이크, 클리포드!

 

그래
이제 맘껏 동정해보시지

 

누군가 밀어줘야 할 것 같군

 

파킨, 자네가 집까지 좀
밀어주겠나?

 

자네 기분이 상하지 않았으면 좋겠네

 

괜찮습니다, 주인님

 

제가 밀어드릴게요

 

고맙네

 

둘이 같이 밀 필요 있어?

 

진작에 우리 둘이 같이
밀게 했어야죠!

 

파킨, 어떻게 감사를 표해야 할지

 

새 엔진을 달아야겠어

 

부엌에 가서 맥주라도 마시게

 

고맙습니다만 가봐야 합니다

 

방에서 점심 먹을게요
당신만 괜찮다면

 

당신이 원한다면 그렇게 해

 

- 왔군요
- 네

 

- 정각에 왔군요
- 네, 쉽게 빠져 나왔어요

 

저 소리 들려요?

 

나무들 소리요

 

마치 서로를 부르는 소리 같아요

 

자기들만의 언어로 말이죠

 

저건 무슨 나무죠?

 

소나무

 

불 켜놔요?

 

밤에는요

 

그래야 제가 집에 있는 걸 알거든요

 

누가요?

 

글쎄요, 아무나요

 

뭐 좀 드실래요?

 

아니요

 

드세요

 

차나 마실래요

 

피우실래요?

 

네, 주세요

 

나를 계속 사랑해줄 거죠?

 

그래요... 사랑할 거요

 

나를 사랑해야만 해요

 

벗어요

 

당신도 벗어요

 

돌아서요

 

촛불을 끄기 전에 돌아서줘요

 

벌써 일어났어요?

 

이제 가요

 

해가 떴나요?

 

곧 뜰 거요

 

정말 신기해요
이제 작아졌네

 

마치 꽃봉오리처럼

 

처형이 언제 온다고?

 

목요일

 

맞아, 목요일이랬지

 

언제 돌아와?

 

한 달 후요

 

길어도 5주 정도

 

만약 돌아온다면 말이겠지

 

- 내가 안 돌아올 것 같아요?
- 모르지

 

신에게 달렸지

 

지진이 난다거나...

 

심장마비가 날 수도 있고

 

근데 말이지

 

당신 언니도 새 남편을 찾고 있나?

 

내 말은 당신처럼 말이지

 

제가 아는 한 아닌데요

 

그러니까 오직 당신 때문에
여행을 간다?

 

내 조건을 알고 싶어?

 

- 당신 조건이요?
- 법적인 아버지는 나니까

 

아님 머리에 이미 입력이 되어 있나?

 

말해봐요

 

아이는 일단, 영국계여야 해

 

아버지 쪽은

 

품위 있는 집안이어야겠지

 

명심해두죠

 

- 당신이 길을 잃었나 했어요
- 아니에요

 

가서 떠날 준비를 해야 해요

 

- 언제 떠나요?
- 내일

 

- 내일이요?
- 그래요

 

언니가 날 데리러 오면
점심 먹고 출발할 거예요

 

- 어디로 가시는데요?
- 런던, 그 다음 파리

 

그리고 이태리 국경 지역
멍통 근처요

 

전쟁이 난 데가 거기던가?

 

아니요
그보다 더 남쪽, 바닷가요

 

기껏 한 달이에요

 

다시 보면 반갑겠죠?

 

이번 여행이 도움 많이 될 거 같아요

 

오랫동안 여행 못 갔거든요

 

도움 많이 되실 거예요

 

뭐하세요?

 

빗속에서 뛰어다니고 싶어요

 

부끄럽지 않으세요?

 

아뇨

 

다 벗고요

 

잠깐

 

예뻐요

 

당신도 꽃이 필요하네요

 

잠깐만요

 

너무 길어요

 

됐어요

 

멋져요

 

당신도 왕관 써요

 

숲속에 우리 단둘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이리 오세요

 

저랑 캐나다 안 가실래요?

 

어디서든 마찬가지겠죠

 

거기서도요

 

하지만 거기선 우리가
누군지 아무도 몰라요

 

첨엔 그러겠죠

 

하지만 마찬가지라는 걸
알게 되겠죠

 

작은 농장을 하나 사는 건 어때요?

 

당신이 돌보고요

 

돈은 충분해요

 

그러면 당신은 누구한테
고용되지 않아도 되고

 

재산이 얼마나 돼요?

 

정확히는 모르겠어요

 

1년에 4, 5백 파운드 정도

 

매년 4, 5백 파운드?

 

어머니 유산을 상속받았거든요

 

내 평생 못 만져볼 돈이군
난 평생 백 파운드면 충분한데

 

정말 싫어요?

 

언니가 좋은 걸로 찾아줄 거예요

 

언니는 매우 현실적이죠

 

전 절 조종하는 여자는 싫어요

 

내가 당신한테 아무런 의미도 없나요?

 

당신을 조종하려는 게 아니라

 

농장을 사면
좀 더 같이 있을 수 있잖아요

 

만약 이혼하기로 결심하면
같이 살 수도 있고요

 

절대 농장에서
살고 싶어하지 않을 거예요

 

올리버 파킨 부인이 되길
절대 원치 않을 거라고

 

난 원해요!
왜 아니라고 생각하죠?

 

당신은 독립적이고 누구한테
빚지고 살 사람도 아니잖아요

 

난 당신이 혼자이고 싶어한다고
생각했어요

 

날 가끔은 보고 싶어하지만

 

내가 항상 여기 있길
바라진 않는 것 같았죠

 

그래서 생각한 최선이

 

여기처럼 가끔 들락날락할 수 있는
작은 농장이었어요

 

결혼은 하지 말고요

 

그래요

 

결혼을 하게 되면 모든 걸 잃어요

 

명령하기 시작하면 실패인 거죠

 

명령하는 건 보통 남자들이죠

 

관두죠

 

당신을 너무나 사랑해요!

 

다음 날, 콘스탄스는
떠나게 돼서 기뻤다

 

안녕, 클리포드

 

여행 잘 다녀와

 

부탁해요

 

출발해, 언니

 

멈춰!

 

뭐?

 

멈춰, 언니, 제발

 

당신은 여기 있는데...

 

울지 마세요

 

괜찮을 거예요

 

잘 지낼 수 있을 거예요

 

이제 가세요

 

콘스탄스!

 

무슨 일이야?

 

시작부터 이 모양이니...

 

두 자매는 런던에서
아버지를 만나

 

며칠을 보내고
사우스햄튼으로 갔다

 

세 가족은 서로를 지켜주었다

 

콘스탄스는 그 동안 몰랐던
가족간의 정을 느꼈다

 

그녀가 결코 느껴보지 못했던
그런 가족간의 정

 

배에서 콘스탄스는 언니에게
비밀을 털어놓았다

 

힐다는 상대가 사냥터지기라
반대했지만

 

콘스탄스의 삶에 대한 열정에는
공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파리에서 셋은 넷이 되었다

 

던칸 포브스는
스코틀랜드 출신 화가였는데

 

자매의 어릴 적 친구였다

 

그들은 파리를 출발해서
프랑스의 각지를 여행했다

 

마음에 드는 곳이면
어디든 멈춰 구경하면서

 

마침내 목적지에 도착했다

 

여행을 떠난 지 15일 만에

 

그들은 리비에라 해안의
나티비다드 별장에 도착했다

 

콘스탄스는 힐다와
던칸과 함께여서 행복했다

 

그러나 그런 행복감도
처음 며칠뿐이었다

 

그녀는 차츰 알 수 없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감당하기 벅찬 종류의
불안감 말이다

 

클리포드로부터는 정기적으로
소식을 전해 들었다

 

그도 아내가 리비에라에서
잘 지내고 있어 기뻤다

 

클리포드는 그 특유의 재치로

 

최근 읽은 책과 그녀가 없는 동안
일어났던 일들을 전했다

 

그 중 제일 놀라운 이야기는
볼튼 부인이 전한 소식이었다

 

어느 날 볼튼 부인은
콘스탄스에게

 

파킨에게 일어난 일을 얘기해주었다

 

파킨의 법적 부인인 베르다가

 

두 손 가득 짐을 들고
그에게로 돌아왔다

 

광부 중 하나와 함께 살던
베르다는 쫓겨난 것 같았다

 

수신, 셰필드 랙비 저택
볼튼 부인

 

방금 편지 받았습니다
시간이 나서 답장 씁니다

 

클리포드 경의 건강 상태가
놀랍게 호전되어 기쁩니다

 

지금은 많이 좋아지셔서
뵐 날만 기다리십니다

 

파킨의 상황은
매일매일 바뀌고 있어요

 

파킨에게 쫓겨난 베르다는

 

판사에게 가서 파킨과
함께 살게 해달라고 청원했죠

 

하지만 파킨은 단호하게 거절했습니다

 

판사는 파킨에게
이혼을 신청하라고 했고

 

파킨은 가능한 한 빨리
이혼할 거라고 했습니다

 

파킨은 지금 일주일째
어머니 댁에서 지내고 있죠

 

파킨이 이제 여길 떠나겠다고 해서

 

클리포드 경은
새 사냥터지기를 구하고 계십니다

 

이만 줄입니다

 

새 소식이 생기면 또 알려드리죠

 

파킨이 여인숙을 지나다가
베르다 오빠 패거리를 만났죠

 

패거리들은 모두 취해있었고

 

댄이 그를 가로막으면서 달려들었어요

 

여인숙 뒤에서 싸움이 벌어졌는데

 

사람들 말이 싸움이
대단했었다고 합니다

 

다른 패거리들은
주위에서 구경만 했고요

 

파킨이 맞아 쓰러지면서
뜰 울타리에 머리를 박았습니다

 

의사는 가벼운 뇌진탕이라
진단했지만

 

파킨은 계속 구역질을 해
우리를 걱정시켰죠

 

문병을 갔었는데
좀 나아진 것 같았습니다

 

부인이 곧 돌아온다고 말해주자

 

파킨이 고개를 돌려
저를 쳐다보더군요

 

그리고는 잠이 들었고요

 

내 사랑, 여보!

 

잘 지냈소?

 

나요?

 

나야 잘 지냈죠

 

당신이야말로 어떻게 된 거죠?

 

당신이 서 있다니
이건 기적이에요

 

걸을 수도 있어요?

 

걷는다고는 할 수 없지만
혼자서 앞으로 나아갈 순 있소

 

핀, 당신도 수훈공의 하나죠?

 

많이 놀라셨나봐요

 

네, 걱정도 되고요

 

혼자 걸어도 위험하지는 않아요?

 

전혀요, 걱정하지 마세요

 

걸으시겠어요? 아니면
휠체어를 가져올까요?

 

걸어보자고

 

부인, 마침내 돌아오셨군요!

 

어서 오세요

 

다시 뵈니 정말 기뻐요

 

정말 잘 오셨어요

 

괜찮아요, 클리포드?

 

계단은 아직 어려우세요

 

당신 정말 대단해요

 

마샬, 가세

 

피곤하시겠어요

 

여행은 어떠셨어요?

 

멋졌어요

 

편지 고마워요

 

모든 게 다 볼튼 부인 덕택이에요

 

파킨은 결국 어떻게 되었죠?

 

- 아직 여기 있나요?
- 어제 이사 갔어요

 

새 사냥터지기가
이사오고 있는 중이에요

 

새 사냥터지기라...

 

볼튼 부인?

 

실례할게요
갑니다

 

할 말이 있어 왔어요

 

임신한 것 같아요

 

클리포드 경께 얘기했나요?

 

아직이요

 

당신이 말하면...
아이를 받아들일까요?

 

네

 

남편을 미워하지 말아요

 

미워하지 않아요

 

아니요

 

지금 당신은 모두를 미워하고 있어요

 

맞아요

 

독을 삼킨 기분이에요

 

끔찍해요

 

셰필드로 떠날 건가요?

 

그래요, 가고 싶지는 않지만

 

여기에 그냥 있는 건 어때요?

 

이렇게 계속 지낼 순 없어요
이젠 끝내야 해요

 

내 말을 들어요
가지 마세요

 

당신이랑 어울리지 않아요
가면 불행할 거예요

 

우리들만의 장소를
찾을 수는 없을까요?

 

이젠 모두 끝났어요

 

그리고 남자가 여자한테
얹혀 사는 건 좋지 않아요

 

당신이 불행해질 것 같아
걱정이 돼요

 

두고 봐야죠

 

그럼 하나만 약속 해줘요

 

당신이 정말로 불행해지면

 

내가 당신에게
도움을 줄 수 있게 해줘요

 

약속하죠?

 

왜 나는 사람들이랑
다른지 모르겠어요

 

누구와 함께 있으면
오히려 불행해요

 

당신이 다른 사람들이랑
같을 필요는 없어요

 

다른 게 더 나아요

 

그렇지 않아요

 

서로 비슷해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어렸을 때, 어머니가 나를
계집애라고 불렀어요

 

어머니 말이 내 안의 무엇인가가
남자보다는 여자같다고 했죠

 

어머니가 옳았는지도 몰라요

 

왜 그게 약점이라고 생각하죠?

 

그렇지 않아요

 

당신은 그냥 좀 더 섬세한 거예요

 

그건 자랑스러운 일이에요

 

당신 말대로 섬세하든지
어쨌든지 아무튼

 

난 그게 약점이라 생각해요

 

광산에 돌아갈 생각만 해도
죽을 것 같아요!

 

다른 사람들은 문제 없이
잘 다니는데...

 

그래서 캐나다로 가고 싶은 거에요

 

당신은 원치 않겠지만...

 

안 돼요, 캐나다로 가지 말아요

 

캐나다랑 미국에 가본 적 있어요

 

거기서 즐겁지가 않았어요

 

당신도 행복하지 않을 거예요

 

거기 가면 당신은 망가질 거예요

 

당신은 타고난 재능이 있어요

 

당신은 모르지만 난 알아요

 

당신에겐 생명력이 있어요

 

당신이 생명력을 잃을까 걱정이에요

 

난 그게 정말 필요한데...
제발 나를 믿어요

 

한 가지는 확실히 알아요
생명은 단 한 번뿐이란 거

 

맞아요. 바로 그거에요

 

내일 돈을 줄 테니
마음에 드는 곳에 농장을 사세요

 

당신이 돌볼 수 있는
작은 농장으로요

 

아니, 당신은 이해를 못하는군요

 

사랑해요

 

내 사랑이 얼마나 큰 지
당신에게 보여줄 수 있다면!

 

하지만 당신 앞에서
난 작게만 느껴져요

 

나를 위한 곳은 없다는
느낌이 들죠

 

내 자신이 누구에게도
필요없는 사람인 것처럼...

 

당신에게는 아닐 테지만

 

당신이 없는 동안

 

당신 생각 안 하려고 했죠

 

소용이 없다는 걸 아니까요

 

하지만 생각이 날 때는
내 자신에게 말했죠

 

당신이 나의 집이라고

 

그래서 진짜 집은 내게
큰 의미가 없다고

 

왜냐하면...

 

당신을 만나기 전까지는
모든 게 감옥이었거든요

 

난 갇힌 느낌이었죠

 

내 자신이 작아 보였죠

 

당신은 내게 세상을 열어 알려주었죠

 

내게 세상을 열어 자유를 주었죠

 

난 멍청해서 겁이 많은 것 같아요

 

내년에도 내가 농장에서 일하길
당신이 원한다면

 

그때는 받아들일게요

 

미안해요

 

다시 이렇게 함께 있다는 게
너무 기뻐서요

 

가봐야겠어요

 

작별 인사는 따로 하지 않고 갈게요

 

하지만 이 말은 하고 싶어요

 

우리가 떨어져 있는 동안
함께 하지 못하는 동안

 

다른 여자를 만나도 괜찮아요

 

다른 여자는 필요없어요

 

그건 모르는 거죠

 

내게 말하지만 말아요
그냥 비밀로 해요

 

대신 당신 마음은
내게 남기고 가요

 

난 당신을 절대 잃지 않을 거니까

 

전에도 여자 없이 지낸 적 많아요

 

당신을 기다릴게요

 

정말로요?
날 기다린다고요?

 

내가 도저히 견디기 힘들어서

 

클리포드를 떠나
당신에게 가겠다고 한다면

 

당신이 날 필요로 한다면
당신한테 갈게요

 

당신이 다른 선택이 없다고 생각되면

 

우리 둘을 위해 최선책을 찾겠어요

 

농장에 취직도 하고

 

내가 당신을 원하면
나한테 올 거죠?

 

그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