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 제목 with Caption Creator 4

이세계유유자적 농가

새하얀 빛에 감싸여 눈을 뜨면서

시작되어 가는 스토리

내디뎌본 새로운 세상

어떤 꽃을 피워볼까?

흐린 하늘이라도
물웅덩이에 얼룩지더라도

우리들은 나아갈 거야

상상도 못했던 미래가
기다리고 있어 분명

만나고 만나서 연을 이어가고

활짝 웃으면
주위도 미소 지을 거야

자그마한 씨앗 뿌려 키워나가자

이윽고 커다란 꽃이 필 테니까

후회나 실패는 양식으로 삼아

컬러풀한 행복으로 넘쳐흐르기를

우리는 손에 손을 잡고 서로 나누며

온 세상으로 널리 퍼져라 Flower Ring

 

봄이 지나고

점점 햇살이 강해지기 시작했다.

 

일광을 듬뿍 받은 야채들은

한층 더 색이 선명해 보인다.

 

다들!

좀 쉬었다 해!

점심 먹자!

-네!
-네!

 

가자!

배고파!

준비해올게요.

응.

 

이대로라면 너무 자라려나.

 

밭을 시작했을 적보다

여러 가지로 알게 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다른 그루는...

여보!

 

어라?

루?

어서, 휴식한다며?

 

그럼 안 되잖아, 당신도 쉬어야지.

 

밭을 보고 있으면
아무래도 신경 쓰여서.

 

역시 마법.

그러니까 이런 건 초보적인 거라니까.

 

살 것 같네.

너무 일만 하다간 쓰러질걸.

그건 괜찮을 거야.

그것보다

루야말로 돌아다녀도 괜찮아?

응, 지금은 괜찮아.

오히려 몸을 움직이는 편이 좋대.

그런가.

다들 이것저것 알려줘.
물론 무리는 하지 않는 선에서요!

몸이 약해지는 것도 안 좋다고,

번영, 번영!
마을의 언니들한테서 들었거든요!

 

귀인족 중에선

실제로 출산하는 모습을
지켜본 적이 있는 사람도 있나 봐.

든든하네.

응.

난 그런 거 전혀 모르니까.

 

정말로 신기해.

배 안에 아이가 있단 건
어떤 느낌일까?

 

그래서,

실제로 어떤 느낌이야?

그렇게 커지면 무거울 거 아냐.

그러게.

양배추 두 덩이 정도일까.

그렇다면...

 

제법 묵직하네요.

 

참 좋네요.

부러워라.

남자아이일까요, 여자아이일까요?

그거, 미리 알 수 있어?

뭔가 개선해야 할 점은 있을까요?

할 수 있는 게 있으면 알려주세요.

아냐,

모두 무척 신경 써주고 있으니까.

지금은 식욕도 있고,

뭐, 문제라고 하면...

 

술을 못 마시는 것 정도일까.

 

촌장님!

 

오늘은 무례인 걸 감수하고서
부탁드리러 왔습니다.

무슨 일이야, 다들?

티아 님이나 다른 분들의 결의를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다들 기운이 없어서,
보고 있을 수가 없어요.

부디...

마을 전체의 술을 팔아치워주십시오!

 

그렇구나,

루에게 동참해서 금주를.

그렇긴 한데요...

마시면 안 된다고 생각하니 그만...

아, 이 요리, 술, 마시고 싶네,
이렇게 되면 뭐...

 

...이렇게 돼서.

그렇게까지냐.

그렇다면 이젠

괴로움의 근원을 끊어버리는 수밖에.

진정하자.

너희의 마음은 고맙지만,

팔아버리면 후회할 것 같은데?

술이란 건
금방 만들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것보다 이렇게 생각하자.

술은 만들고 나서
숙성시킬수록 맛이 달라지지.

분명 참은 만큼 맛있어질 거야.

다 같이 그걸 기대하며
기다리는 게 어때?

 

촌장,

우리는 뭔가를 잘못해버린 걸까...

 

왜 그래?

그렇게나 술을 좋아하던 모두가

한 방울도 마시지 않게 됐다네.

 

뭔가, 그런 거였나.

우리 술이 질린 건 아니로군?

물론이지.

미안해,

바로 전해줬어야 했어.

술 담그는 양을 줄일까 생각했는데,

오히려 반대로군.

응,

반동으로 대량 소비할 것 같아.

좋았어!

그럼 기대에 부응해 보도록 할까.

 

괜찮아?

 

괜찮아.

몸이 안 좋은 게 아니야.

바깥이 햇볕이 강하니까
혹시 몰라서.

하지만 이제 곧이잖아?

그런가 봐.

이 이상 커졌다간
정말로 못 움직이게 되겠어.

 

그 꽃은?

티아와 그란마리아 일행이
병문안 선물이라며.

멀리 있는 산의
눈이 남아있는 곳에 피어있대.

예쁘구나.

왠지 시원해 보여.

실제로 그 꽃 자체가
냉기를 뿜고 있나 봐.

 

저기!

 

이거,

산 엘프들 사이에

기운이 난다고
전해지고 있는 비약이에요.

드셔보세요!

 

상당히 귀중한 거지?

써야 할 때 써야죠.

아끼다가 남아도는 것보단 나을 거예요.

게임의 레어 아이템 같아.

 

루 씨!

마력 회복에 잘 듣는 보석이래!

아버님의 보물고에서 찾았어!

 

고생 끝에 드디어 완성했습니다.

푸딩입니다.

 

이거!

행운을 기원하는 화관이에요!

 

괜찮아?

사과 깎아줄까?

 

언니, 배고프시죠?

두부와 토마토 된장국이에요!

토마토?

 

의외로 맛있네.

그쵸?

 

저희들은 알에서 태어나는지라

이럴 때 어떡하면 되는지 몰라서...

하다못해!

제 피를 빨고 힘을 되찾으십시오!

 

살짝 이가 안 들어갈 것 같은데.

 

기쁜걸.

응.

 

이건...?

나무망치?

도노반이 준 거야.

뭔가 나중에 도움이 될 거래.

 

도움이 돼?

출산 때 나무망치가 필요하다든가?

 

왜 그래?

 

왠지 배가...?

그 말은...!

 

그런가 봐.

 

타월은 저쪽에.

뜨거운 물은 더 많이 끓여요.

 

막상 그때가 와서

한바탕 난리를 치긴 했는데,

아무래도 이제
내가 도울 수 있는 일은 없는 모양이다.

 

달이 두 개.

 

첫날밤도 여기서 봤었지.

 

그때는 나 혼자였고,

사람이 없는 데서 살고 싶단
생각을 했었지만,

 

지금은 모두 함께 있어.

 

그러니 분명...

 

그 뒤부터는 순식간이었다.

아니, 정확히는

거기서부터의 기억이 없어.

 

무사히 태어났어요.

모자 두 분 다 건강합니다.

 

안아봐.

 

그래도 돼?

 

어디...

 

조심스럽게요.

갓 태어났어요.

아직 목을...!

확실하게 팔로 받치세요!

응!

 

따뜻해.

그리고 의외의 무게야.

 

이렇게 작은데...

 

움직였어!

움직이지.

배 안에서도 활기찼는걸.

 

그렇구나.

 

웃었어.

지금 웃은 거지?

 

기쁜가 봐요, 아빠가 안아줘서.

 

아버지가 된 거구나.

 

난 원래 세계에서 병을 앓아버렸지만,

이 아이는 그러지 않았으면 해.

 

건강하게 자라나다오.

 

자라나는 게 아니야.

키우는 거야,

우리가.

 

그렇네.

 

왜 그래?

어떡하면 되지?

지지, 진정하세요!

무섭지 않아.
지지, 진정하세요!

조용히 해.

자, 무슨 일일까나?

 

좋았어.

루의 출산으로부터 일주일이 지났다.

 

아들의 이름은 알프레드.

루의 제안이다.

 

종족은 하프 뱀파이어...
정도로 부르려나.

지금까지는 평범한 인간이랑
다를 게 없다.

 

혼자서 사는 걸로 시작했던
이 장소도...

 

점점 주민이 늘어서,

 

건물도 늘고,

점점 커져서,

모두 함께 사는 마을이 됐다.

 

그리고 난 촌장이 되고...

 

결국엔 아버지까지 되다니.

 

그러고 보니,

마을 사람들에겐
뭔가 답례를 해야겠네.

 

지금까지도 잔뜩 마을을 위해
협력해 주고 있고.

 

오늘은 어떤 용무로?

실은 이 마을에 어떤 제도를 들이려고
생각하고 있거든.

제도요?

응.

 

이...

보상 메달이야.

메달?

이건 어떤...?

지금까지 마을에 공헌해 준
너희들에게

답례로서 이 메달을 나눠주려고 해.

네...

이건 어떻게 쓰면 될지?

원하는 거랑 교환하거나

요청을 이뤄줄 수 있어.

그렇다면 돈과 같은 걸까요?

맞아.

언젠가 큰나무 마을에도
화폐가 필요해질 것 같거든.

현재 이 마을에 있는 것,

작물이나 사냥감,

교역품,

그 모든 건
일단 촌장인 내가 거둬들여서

거기서 모두에게 분배하는
형태로 되어있어.

 

뭔가를 갖고 싶다 생각하면

내게 허가를 받게 되어있는데,

마을 주민이 늘어난 지금은

모든 거래를 혼자 도맡아 하는 건
불가능에 가까워.

그렇군요.

자주적으로 거래를 하도록 하기 위해
화폐가 필요하단 거군요.

그 말대로야.

물물교환은 안 될까요?

이렇게 한 번 생각해 봐.

사과는 딸기 몇 알 분량이지?

어디, 세 알쯤일까요?

전 일대일이라도 딸기가 더 좋네요.

맞아,

물건의 가치는 저마다 제각각.

그러니까 화폐를
거래의 기준으로 삼고 싶은데.

돈이란 게 그런 거구나.

사과는 금화 몇 통 분량이야?

거의 안 써봐서 모르겠어요.

단위가 통이야?

역시나 드래곤 족이네요.

이렇게 뭐,

갑자기 화폐를 도입하는 것도
혼란이 생길 것 같으니,

먼저 전단계로서 보상 메달,

그런 얘기지.

그렇군요.

그럼 한동안 시험해 볼까요?

응.

일단은 편리한 교환권 정도로
생각해 주면 돼.

 

그렇게 돼서

먼저 각 주민들에게 한 명당 세 닢씩.

방석이네나 쿠로네는
모두에게 나눠줄 수 없으니,

30닢씩.

 

그것도

위조 못하게 내가 수작업으로 만들기에,

양을 많이는 못 하는 것이다.

 

다들 반응은 제각각.

와인을.

 

바로 즉시 술과 교환하는 사람,

 

가구나 오락품과 교환하는 사람,

 

드라임에게서 선물로 받은
무구와 교환하는 사람,

 

아니면...

방에 장식해두는 사람.

가능하면 안 쓰고 아껴두는 건
삼가줬으면 해.

 

그렇게

화폐의 전단계로서 시작한
보상 메달인데.

 

그게...

 

응, 알았어.

 

그 결과,

주문 제작한 가구나
놀이 도구가 큰 인기.

반대로 내 일이
늘어버린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응, 잠깐 기다려줘...

그리고,

물건의 가치의
기준이 된다고는 했지만,

때로는 한 닢당의 가치를 정할 때에

곤란할 경우가 있다.

 

촌장님!

 

저,

아기 가질래요!

 

그런 수가 있었구나!

없어!

세 닢으로도요...?

몇 닢이 문제가 아니라 말이지...

 

결국 대신해서

일일 촌장 대여권으로 합의를 봤다.

 

그리고 또 얼마 지나...

 

드디어,

출산 기념 대연회 날이 왔다.

 

건배!

 

건배!

 

왠지 미안한걸,

다들 기다리게 해서.

출산 직후에 연회는 못하니까.

뭐,

지금은 즐거워 보이니 된 거 아냐?

 

이제부터 너무 마시지 않을지
살짝 걱정되지만.

착하지, 착하지.

플로라 누나예요.

 

그나저나 그건?

응,

도노반이 오늘,

여기 가져오라고 해서.

 

기다리게 했군.

 

이건?

당신네들을 위해
특별히 담근 새 와인일세.

우리가 주는 축하 선물이니
기운차게 가주시게.

그 녀석으로 말이지.

 

이거?

그렇구나, 그런 거였구나.

 

-하나, 둘!
-하나, 둘!

 

제법 기분 좋았지?

응, 그러게.

설마

이 세계에서 술통 개봉식을
할 줄은 몰랐지만,

어디서든 기념식은
화려하게 하는 게 신이 나겠지.

다들!

팍팍 마셔!

 

이야, 술 맛있군!

밥 맛있군!

한층 더 경사로군!

지금이야말로 내 비기를...!

 

괜찮으세요?

 

어떤가, 와인은 잘 만들어졌나?

도노반.

실은 있지...

 

그런가.

미안해,

수유 중에도 안 마시는 편이
좋은 모양이라.

그렇군, 아기일 적엔 안 되나.

그야 그렇겠군.

지금은 다른 사람들이 마셔줘야겠어.

잘 만들어졌는지는...

모두의 얼굴을 보면 알 수 있지.

 

그렇다면 이렇게 하지.

모두가 몽땅 마셔버리기 전에
소분해서 숙성시켜두지.

오 ,좋은데!

알프레드가 술을 마실 수 있는
나이가 될 때까지 아껴두는 거야!

좋은데?

좋았어!

엄중하게 보관해서
최고의 맛으로 만들어주지!

서둘러서 준비해라!

우물쭈물 대다간
다 떨어져 버릴 거다!

한 잔 더!

 

아들과 술을 마실 날이라,

정말 기대가 되는걸.

분명 금방일걸?

이렇게 즐겁게 살다 보면 말이지.

 

보세요!

알프레드는 플로라 누나가 정말 좋죠?

그냥 누나 아이 해버려요!

아니, 잠깐.

 

큰나무 마을에 대해서입니다만.

이번엔 뭐냐!

아이가 무사히 태어난 모양이고,
남자아이인 모양입니다.

오, 그런가.

지금까지의 정보를 듣건대,

더는 적대할 가능성을 생각하는 것
자체가 쓸모없는 일 아닌가?

이제야 깨달았습니까?

그 마을과는 얼마나 우호적으로
지낼 수 있을지를 생각해야겠지.

언젠간 마왕국과 연이 있는 자를
시집보내면

우리나라는 걱정 없지 않겠습니까!

용납 못한다.

네...

유리는 시집 안 보낼 거다!

어디에도 말이다!

절대로 말이다!

진정해 주십시오.

 

물건은 다 갖췄나?

네.

경사에 소홀함이 있으면
인상이 나빠진다.

만반의 준비를 하도록.

그 마을과 오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말이지.

 

무슨 일 있으세요?

아니, 잠깐 좀.

오랜만에 꿈을 꿨어.

 

혹시

숙취이신가요?

당신도 안 마셨잖아.

아니, 이제 괜찮아.

네...

 

그래서,

조금 전에 그란마리아 등과
의논하고 온 겁니다만,

 

이주 희망자?

네.

다른 숲에서 생활하던 자들이

새로운 거처를 찾고 있는 모양이라.

드라임 쨩이 전쟁의 불길에
집을 잃은 사람들이 있댔어.

아버님도 풀하르트 왕국과의 전쟁으로
피난민이 생기고 있다고.

인원수는?

정확한 숫자는 아닙니다만...

그게 있지...

대략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세 자리를 가볍게 넘었다.

그 숫자라면

이 마을이 하나쯤 더 필요해질 기세인데.

그럼 그렇게 하자?

 

이주자들을 위해
새로 마을을 만드는 거야.

 

좋네요!

그거라면 많은 사람들을
받아들일 수 있겠어요!

큰나무 마을 제2호인가요.

아니, 아니,

그건 그, 이래저래 일이 많지 않겠어?

준비나 재료나...

열심히 할게요!

 

우리도 이 마을의 도움을 받았으니까요!

곤란해하는 사람이 있다면
내버려 둘 수 없죠?

그렇다곤 해도
계획은 확실히 세워야겠네요.

장소는 어디가 좋을까요?

 

알았어.

바로 회의하자.

다들, 지혜를 빌려줘!

네!

 

Feel the Winds...

 

계절의 바람 너울너울
손끝에 살짝 느껴져

하늘에 떠있는 구름에서
사랑하는 것을 찾자

시곗바늘은 지금은 잊고서
심호흡 한 번 해보자

일곱 빛깔의 풍경
마음에 울릴 거야

 

어떤 소원이든 이루어질 것만 같아
네가 곁에 있으면

꿈만 같은 나날을 내게 준 거야
따스하고 다정한 장소에서

언제까지나 미소를 내게 보여주길

 

Feel the Win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