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쯤 이쉬타르는

3만의 몬스터에 짓밟히고 있겠죠.

 

미슐 님!

 

미슐 님,

전선 부대로부터의
보고가 들어왔습니다만...

이쉬타르가 함락됐습니까?

그게...

 

몬스터의 무리가 진군을 그만두고,

뿔뿔이 도망쳐버렸다고...

 

뭐라고?

 

어떻게 된 겁니까?

 

어느날 언젠가

걷다가 지쳐버린

서투른 너에게 바칠게

서투른 너에게 바칠게

 

용사 파티에서 추방당한 백마도사,
S랭크 모험자에게 워지다
~이 백마도사가 너무 규격 밖이다~

추운 날에
춥다고 말할 수 있었던 것

좋아하는 애한테
좋아한다 말하지 못한 것

배가 고프면
밥이 나왔던 것

특별한 걸
특별한 줄 몰랐던 것

더러운 말로 비난했던 것

그런 짓은 하면 안 된단 걸 깨달았던 것

그때 곁에 있어주었던 것

어디선가는, 알고 있었어

 

문득 깨닫고 보면 변해가는 것도

아무것도 몰랐던 자신뿐이었어

아니, 후회하지 마, 순정!

당연하게 당연하게

당연하게

살아왔었어 오늘까지를

사랑하고 사랑받은 나날을
되짚어 생각해보고 있어

당연해서 당연해서

당연해서

좋았다고 생각할 수 있었던
오늘 이 날을

절대로 지워도 지워지지 않을 너와

너와 함께 살고 싶어

 

제7화
로이드, 이쉬타르를 구하다.

 

고렘에겐
제 말이 닿지 않는 모양이에요.

마족이 뭔가 손을 댔겠지.

 

크레어, 뛰자!

네!

 

떨어져!

 

강화되어있어.

 

크레어!

 

해자를 뛰어넘었어?

 

강화 마법인가?

굉장해!

저 사람이 로이드야?

 

로이드!

 

모두!

 

해냈구나.

몬스터가 물러갔어.

 

크레어 덕분이야.

 

쿠레하잖아?

 

그녀의 이름은 크레어야.

어머, 나, 잘못 들었던 거야?

나도.

 

남은 건 고렘 뿐이야.

 

로이드, 괜찮아?

 

얼굴 색이 안 좋은데?

내내 지원 마법을 썼으니까요.

맞아, 너무 애쓰고 있어.

괜찮아.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까.

 

로이드 공.

 

수인?

 

그녀를 부탁해.

 

기사단이 보호하겠습니다.

 

고마워.

네가 없었다면 큰일이 났었을 거야.

 

아뇨.

도움을 받은 건 제쪽이에요.

 

용케 늦지 않게 와주셨군요.

지금은 로이드 공 밖에
믿을 곳이 없습니다.

 

내가?

어째서?

 

리나.

아렌이 싸움에
참가하지 않았기 때문이야.

 

어째서?

길드에서
모험자들과 분쟁을 일으키고,

의무를 포기했어.

그럴 수가,
마을의 안전이,

사람의 목숨이 걸려있잖아!

 

그딴 남자, 용사가 아냐.

 

심한 부상이야.

 

움직이지 마.

 

굉장해.

 

상당히 깊은 상처였구나.

 

고마워.

그렇게 소모해 있는데 내 상처를.

 

괜찮아.

 

오로지 로이드가 있었기에
우린 최강의 용사 파티였던 거야.

 

설마.

내게 그런 힘은...

 

그런데도
도와줬단 걸 눈치도 못 채고,

네가 파티에서 추방당하는 걸
막지 않았어.

 

미안해.

 

아니,

추방은 내 실력부족으로...

 

온다!

 

남은 적은 얼마 없다!

가자!

 

안 돼!

저건 보통 고렘이 아니야!

 

모두!

 

파이어볼!

 

공격이 안 통해!

 

너무 강해!

 

정말로 고렘 맞아?

 

모두 겁먹고 있어.

어떻게 해야...

 

여기 있는 전원에게
강화 마법을 걸게.

 

몇십 명이나 있는데?

할 수 있겠어?

응.

담당 위치는 파악하고 있어.

하지만,

그룹마다 한 가지씩 밖에
강화할 수 없어.

아니, 보통은 그 한 가지도 못해.

 

한다.

 

로이드!

 

전선의 전투 부대에겐 신체 강화,

마법 부대에겐
위력 상승 지원 마법을 걸었어.

 

우리들한테도?

응.

하지만
효과의 지속시간은 길지 않을 거야.

서둘러!

 

서두르라니...

 

모두 들어줘!

 

로이드가 여기 있는 전원에게
굉장한 강화 마법을 걸었어!

로이드의 강화 마법은 일당백이야!

 

그렇게 말해봤자...

 

겁먹지 마라!

 

맞아!

너희도 싸울 수 있어!

 

해냈어!

 

봤지?

이게 로이드의 강화 마법이다!

 

모두가 이 힘을 쓸 수 있어!

 

확실히.

몸이 가벼워.

아니, 물건도 가벼워.

정말이네.

 

적은 버겁지만,

포기해도 되는 건 아니잖아.

우리들에겐 로이드가 함께 하고 있어!

그러니 절대로 이기자!

 

크로스,

마법 부대와 협력을.

응!

 

다카스,

지근거리까지 시리카를 가드해줘.

맡겨줘.

 

가자, 시리카!

네!

 

부탁할게.

 

로이드 공,

저쪽으로.

 

화살을 화염구와 맞춰!

 

파이어스톰!

 

힘내줘,

모두...

 

앞으로 하나!

 

무거워!

 

마법 효과가 떨어졌어!

 

보내줄거 같아?

 

이젠...

무기 강화 밖에 못해.

 

부탁해, 유이.

 

로이드...

 

리나 씨, 다카스!

 

두 사람의 힘을 빌려줘!

 

간다!

 

해냈어...

 

우리들이... 이겼어...

 

해냈다!

대단해!

고마워!

 

우리가 이쉬타르를 지켰어!

 

끝났어...

 

다행... 이야...

 

용사 파티에 있을 때보다

훨씬 충실하게 보내는 모양이네요,

로이드 군.

 

미슐, 미슐!

 

그 여자를 빼았겼다!

작전은 실패했단 말이다!

 

뭐지?

어디로 갔지?

 

그 사기꾼이!

 

이래서 돈으로 움직이는 놈들은...!

 

내 계획을 망친 놈이 있다.

반드시 그 놈을 이 손으로 죽여주마!

 

여긴?

숙소구나.

 

일어났어?

 

마지막에 힘이 다해서
하루 꼬박 잠들어있었어.

 

면목 없어.

 

아직 힘이 부족해서...

 

또 그거야?

 

그럼 따라와.

 

로이드 씨다!

우리들의 구세주!

고마워!

이쉬타르의 은인!

 

-에 또...
-모두 이렇게 로이드를 인정하고 있어.

 

아니, 잠깐!

왜 닫아버리는 거야?

아니, 사람이 너무 많아서...!

무섭다고 해야 하나...

됐으니까 밖에 나가!

 

밖에...

 

자, 얼른 나가!

 

로이드, 밖에 나가란 게
그런 게 아냐!

 

위험하네요.

 

수상한 기척이 느껴진다 싶었더니.

하마터면 죽을 뻔했다고요.

 

역시나 대단한걸.

그걸 맞고도 왜 무사한 거지?

기업 비밀임다.

 

이거,

토르 씨에 릴리 씨도 계셨슴까.

 

오래만인걸,

환상의 연금술사씨.

환상이라니요.

그야 지금은 포션 안 만들잖아?

뭐, 정보꾼이 메인이지만요.

 

얼굴을 보는 건 오랜만인걸.

로이드는 잘 지내?

그거 말입니다만,

 

그는 용사 파티에서 추방당했습니다.

 

뭐라고?

 

하지만 걱정하실 필요는 없슴다.

지금은 어떤 S랭크 모험자의 파티에
소속되어 있으니까요.

그, 그렇군.

로이드?

그때의 어린아이 말인가.

응.

 

뭐, 그것도 수행이겠지.

 

하지만 뭐, 직접 얘기한 적 없는
제가 말하는 것도 좀 이상하지만,

로이드 군은...

 

여기 있었군.

 

모두...

 

마을 사람들은
왜 내게 들이닥친 거지?

아니,
딱히 잡아먹으려는 게 아니라니까.

모두 로이드 씨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은 거예요.

감사?

그럼, 마을를 지켰으니까.

 

난, 싸우고 있는 모두에게
약간의 서포트를 한 것뿐인데.

아직도 그런 소릴...

 

이런 소릴 하긴 뭣한데,

넌 이상이 너무 높아서
자신을 괴롭히고 있는 느낌이 들어.

아니, 그렇지는...

 

로이드,

좀 더 자신에게
자신감을 가져도 되지 않겠어?

 

자신에게... 자신감을?

 

그는 너무 성실하고,

게다가 우수하다간 걸
자각 못하고 있슴다.

 

그런 사람을
싫어하는 녀석들도 있거든요.

 

로이드에게는

내가 저지른 잘못을
반복하게 만들고 싶지 않아.

 

그렇슴까.

 

로이드 씨다!

 

오늘의 주역이 왔다!

 

로이드!

 

로이드!

 

아니, 주역이라니?

 

마을를 지킨 건 목숨을 걸고 싸운
기사단이나 모험자 여러분들이잖아.

우리들에게 그럴 힘을 준 건
당신입니다!

맞아!

로이드 씨는 영웅이야!

이쉬타르의 영웅, 로이드!

 

로이드, 로이드, 로이드, 로이드...!

 

영웅?

내가 그런...

맞아,

넌 이 마을의 영웅이야.

 

오늘은 주역으로서 즐겨.

 

자, 미소.

 

알았어.

오늘 하루 힘내서 즐겨볼게.

 

아니, 즐길 때는 힘을 빼는 거야.

 

어떻게 된 거지?

로이드가 영웅이라고?

아렌,

이대로는 우리들, 곤란한 거 아냐?

알고 있어!

 

긴급 의뢰에 참가하지 않은 우리는

용사 칭호를 박탈당할 거예요.

알고 있다고, 그딴 것쯤은!

 

여길 나가자.

 

서둘러 짐 챙겨.

그렇게 갑자기?

그 녀석을,

그 로이드 따위를
영웅 취급하는 마을라고!

이딴 마을에 남아있을 생각은 없어!

 

17살?

그렇게 젊은 S랭크 검사가 있어?

 

네.

로이드 군의 파티는
실력자들만 모였어요.

 

그럼,

건배.

 

전설의 파티와 동석을 하게 되다니,

영광임다.

시치미는 그만 떼.

오늘 우리들이 여기에 올 걸
알고 있었잖아?

시비르를 추모하기 위해서 말이지.

 

들켰었음까.

 

녀석들에게 뭔가 움직임이 있었군?

 

네.

 

마족이 몬스터를 조종해서

이쉬타르를 함락시키려 했슴다.

 

몬스터를 조종해?

 

수인의 마법을 악용한 모양이더군요.

 

그렇군.

 

가장 큰 문제는,

왜 이 타이밍에
마족이 움직이기 시작한 건가, 란 검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지?

 

다시 한 번 나타나려고
하는 건지도 모름다,

 

마왕, 이.

 

마왕은 완전히 소멸했어!

부활할 리가 없어.

 

그렇지 않았다면,

시비르의 결단은...!

 

진정해.

아직 가능성의 이야기야.

그렇지.

미안해.

 

불안은 아무것도 만들어내지 못해.

그 녀석이 이어준 미래를 지키기 위해,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하자.

 

지금 할 수 있는 일이라.

 

영주님께 호출받다니,

뭔가 나쁜 짓 했었나, 우리들?

짚이는 구석이 있어?

어, 없어!

 

당신들이
이쉬타르를 구해준 모험자 파티로군요?

아, 네.

 

저택 안으로 들어가시죠.

 

자, 이쪽으로.

 

크레어...

 

너도 영주님께 호출받았어?

조금 다르지.

 

그녀는 내 게스트야.

 

게스트?

 

내가 이곳의 영주,

아벨 루카스야.

 

정원사나 집사분인 줄 알았어.

 

믿기지 않아.

 

응? 뭔가 이상한가?

 

죄송합니다.

영주님은 이 땅에 부임하신 뒤로

십수 년 동안
맡고 계셨다고 들었는지라,

연배가 있으신 분인 줄로만.

 

그렇게는 안 보이나?

저희보다 조금 연상 정도로 밖에
안 보입니다.

 

정말.

외모 정도야
노력에 따라 어떻게든 되는 법이야.

 

노력이라니.

그걸로 유지할 수 있는 레벨이 아니지?

내 스승도 외모는 젊었는데.

 

미용 마법 같은 거라도 있는 건가?

있지 않을까?

진짜?

젊음의 비결은 언젠가 가르쳐줄 테니,

슬슬 본론으로 들어가도 될까?

 

이렇게나 찾았는데도 단서조차 없어.

어디에 있는 거야, 크레어?

 

세리온 님!

 

크레어 님의 소식을 알아냈습니다!

정말이야?

어디야?

무사한 거야?

 

포레스 제국의 제2 왕녀?

네,

수인들이 사는
평화롭고 조용한 나라입니다.

이런...

그런 고귀한 분이셨다니.

난 무려 이름까지 틀리게 들어버렸어.

 

모두, 크레어의 마법을 봤지?

그걸 어떻게 생각했지?

 

굉장하다고 생각하는 반면,

무섭기도 했습니다.

몬스터를
싸움의 수단으로 쓸 수 있으니까.

 

그 말 대로.

그녀의 마법은 특별해.

마족의 손에 떨어진 채로는
놔둘 수 없어.

그러니 제국도 필사적으로 찾고 있었지.

구해내준 게 너희들이다.

정말로 감사했습니다.

그래서, 그런 우수한 너희들에게
내가 의뢰가 있어.

 

제국에서 마중이 나올 거다.

크레어를 우리 퓨렌 왕국의 왕도
실페스까지 호위해줬으면 해.

 

호위?

타국의 황족을?

그런 중요인물의 호위를
모험자가 맡다니,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만.

응, 기사단이 할 일이지?

 

그 점이야!

왕국의 기사단이 움직이면
싫어도 눈에 띄잖나.

당연히 마족에게도 알려지지.

 

마족은 그녀의 힘을 노렸어.

포기할 거란 생각은 안 들어.

 

부디, 부탁드립니다.

 

그럼 부탁할게.

여러분, 잘 부탁드립니다.

 

저기, 절 부를 땐 편하게 크레어라고
불러주시면 기쁘겠는데요.

하지만...

왕녀님이니...

 

잘 부탁해,

크레어.

 

네.

나 참, 유이는.

변함없네요.

 

우리가 확실하게 지켜줄 테니
안심해줘, 크레어.

네, 부탁드립니다.

 

좋았어.

출발하자,

왕도로.

 

만약에 누군가 너를

부정한다고 해도 그건

전 세계의 사람들이 적이 된 게 아니야

 

뺨을 적시던 비가 이윽고 그칠 때쯤

 

슬픈 노래도 다정한 빛깔로 불들어가

 

살짞 마음의 문을 노크해

망설임을 벗어던지고 뛰어들면

어제와는 다른 너를 만날 수 있어

나만의 자리를 새긴 발자국

맑게 개인 하늘 너머에서

네가 부르는 목소리가 메아리쳐

누군가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어

나아간 끝에 빛이 비출 거라고 믿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