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마도메 08

내 이름은 월 포레

 

내가 마왕 중 한 명에게
감금당한 지 일주일이 지났다

 

월 포레의
 

월 포레의
마왕 관찰 일기

 

동거인인 네피와 함께 청소, 세탁,
식사 준비 등의 노동을 하고 있다

 

귀찮기는 하지만
힘들지는 않다

 

열심히 하면 그만큼
칭찬해 주기 때문이다

 

그건 그렇고 마왕과 네피의
관계는 이해가 잘 안 간다

 

네피는 매일 아침
이곳에 온다

 

옥좌에서 잠들어 있는 마왕의
자는 얼굴을 잔뜩 본 뒤에 일을 시작한다

 

다가가서 뭘 하는가 싶었더니

마왕의 얼굴을 여러 방향에서
바라본다거나…

이때의 네피는 뾰족하게 세워진 귀를
조금씩 움직이곤 한다

 

그리고 가끔씩 작은 목소리로

내일은 꼭…

그렇게 중얼거리고
있던 것도 적어두자

 

전혀 알 수가 없다

 

마왕은 해가 떠 있는 동안에는
서고에 틀어박혀 마도서를 읽고 있다

 

제자이기도 한 네피에게

마왕은 직접 마술을
가르쳐 주고 있다

 

하지만 어째선지 마왕은
네피를 무릎 위에 앉힌다

그리고 네피의 하얀 머리카락에
손을 뻗었다가 말고

알 수 없는 움직임을 반복한다

 

네피도 동요하고 있지만
싫어하지는 않는 모양이다

 

봐선 안 될 것이었겠지

나는 죽음을 각오했다

하지만

 

특별히 처벌을
받는 일은 없었다

 

그럼 대체 그건 뭐였을까?

지금도 답은 알 수가 없다

 

그건 그렇고 여기 있으면 조금은
가슴속이 따뜻해지는 기분이 든다

 

내일은 드디어 마왕전으로
가게 되는 날이다

 

사랑을 전하고 싶은데 이해할 수 없어

I promise you

Forever and ever..

느낀 그대로 이해할 수 없는 사랑을

 

왕인 가 노
신부로 삼았는데 어떻게 사랑하면 되지?
sub by 별명따위

 

운명적인 만남은

믿을 이유가 없다고

네 앞에서는 말할 수가 없어

눈을 깜빡이는 것조차 아쉬워

심장소리가 시끄러워서

첫눈에 반한다는 게 도무지 이해가 안 돼

사랑스러운 너를 구해주고 싶으니까

웃는 얼굴을 보고 싶으니까, 자

서투른 말밖에 못 하는 나만이

천 년을 뛰어넘는다면
좀 더 제대로 전하고 싶어

사랑을 전하고 싶은데 이해가 안 돼

I promise you

Forever and ever..

그 손, 그 눈

You driver me crazy now!!

결말(골)로 이어지는 회로는 그릴 만한 게 아냐

『대체 뭐야!?』

아직도 말하지 못한 채

느낀 그대로 이해할 수 없는 사랑을

 

sub by 별명따위

제8화
『용을 주웠더니 잘 따르게 돼서
딸로 삼기로 했다』

 

귀여워~

내가 만든 거라지만
정말 끝내주는 완성도야!

가지고 가도 돼?

아, 이 상황에는 반대인가!

두고 가 주지 않을래!?

진정해라!

물건이 아니다!
그냥 줄 수 있겠냐!

 

매번 방문해 줘서 고마워!

또 와 줘~

- 기다릴게~
- 이래서 녀석의 가게는 골치 아프다

그래도 마뉴엘라 씨의 가게를
고른 건 정답이라고 생각해요

뭐, 갑옷 차림으로
어슬렁거릴 수도 없으니까

로브 안쪽은 속옷이었고

아뇨

 

저기 보세요

 

마음에 든 모양이에요

자간

 

고마워

 

으… 음
잘됐구나

 

이 기분은 뭐지?

네피를 사랑스럽다고
여기는 기분과는 다르지만

묘하게 따스하다고 해야 할지…

 

설마!

이게 비호욕!?

말도 안 된다!

나한테 그런 감정이 싹틀 리가…

 

발바로스가 듣는다면
먼저 내 머리를 걱정하겠지

 

나도 어리석네

성검은 박탈당하고,
세례 갑옷도 두를 수 없어

하지만

내가 배반한 것으로
마왕 토벌대 편성은 크게 지연됐어

이런 짓을 해 봤자 그 남자는
감사라곤 하지도 않겠지만

 

그래도 무언가 해 주고 싶다고
생각한 건 어째서일까?

그 두 사람 사이에 어떻게든
끼어들고 싶은 건 아니야

그저 그들이 평온하게 살면서

언젠가 가족을 만들어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고 싶어

 

그리고 정말로 가끔씩이어도 되니까

나를 떠올려 준다면 좋겠어

 

자간은 분명 아들 바보, 딸 바보가 되겠지

 

그 남자는 본질적으로는 상냥해

그래, 마치 저런…

 

자, 자간!?

음? 너는?

 

너희들! 벌써 아이까지
생기게 된 것이었나!?

 

파파파… 파렴치한 소리는 하지 마라!

나와 네피는 아직 그런…!

아직이라니…

자간, 이건 누구야?

아, 미안!
그러고 보니 소개를 안 했었지

 

너는 누구지?

 

그런!

 

나를 기억하지도 않고…

자간 님, 자간 님!
샤스틸 씨예요!

 

아, 너인가!

평소와는 다른 모습이길래
머릿속에서 일치하지 않았다!

 

이 녀석은 네피의 친구다

그 차림은 어쩐 거지?

뭐? 그게…

샤스틸 공~

 

혼자 다니면 위험―

앗!
네놈, 자간!

아, 창천의 세 얼간이

- 창천의 3기사다!

네놈, 샤스틸 공에게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거지?

딱히 이 녀석에게 볼일은―

 

그만둬라

 

어째서?

이 마을에는 네피의
친구도 많다

날뛰면 사망자가 나온다

 

자, 갑시다
샤스틸 공!

크라벨 추기경께서 부르십니다!

크라벨 예하가?

지금은 안위를 걱정해 주십시오!

 

잠깐…

샤스틸 씨, 괜찮으실까요?

글쎄다

하지만 저 녀석은 인망이
두터운 모양이니

의지할 사람은 그밖에도
많이 있겠지

 

마술사인 나와 엮이면
입장만 곤란해질 테니까

 

그건 그렇고, 포르

너는 저 녀석들한테
무슨 짓이라도 당했냐?

마술사가 성기사를 싫어하는 게
어딘가 이상해?

 

아니, 그건 자연스러운 현상이군

 

성가신 일만 벌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여기가 마왕전이다

 

지하에 이런 건물이…

 

원래는 지상에 있던 거겠지

아마도 마르코시어스의 마술로
땅 아래로 가라앉힌 거겠지

 

왠지 그리운 냄새가 나

뭐라고?

아마도

 

여기에 용이 살았던 적이 있어

정말인가?

공동의 구조가 전에 살았던
곳과 비슷해

마력의 냄새도

좋아, 성 안에서 용과
관련된 게 보이면 말해 줘

원하는 책은 가지고 가도 된다

 

자간, 저건 뭐야?

골렘 혹은 키메라

마술로 만든 생물의 한 종류겠지

이곳의 파수꾼일까요?

그렇겠지

마르코시어스가 수명을 다해서
기능하지 않게 된 것 같다

 

섣불리 만졌다가 폭주해도
골치 아플 뿐이다

가자

으, 응

 

자간, 이 마법진은 괜찮아?

괜찮다는 건 무슨 소리지?

 

이건 용의 술식

 

- 정말인가?
- 응

제대로 보고했어

음, 대견하다
포르

 

자간한테 칭찬받았어

잘됐네요, 포르

 

무슨 장치인지 알겠나?

아마도 문 같은 걸
숨기고 있는 거야

열 수 있겠나?

 

왜 그러지?

아뇨, 그…

 

이건!

무언가를 조르고 있는 건가?

대체…

 

그렇구나!
그런가!

 

네피여

 

거기에서 꼼짝 말거라

아, 네!

 

[쓰담 쓰담]

 

포르를 쓰다듬는 걸 보며
부럽다고 여긴 건가

둘만 있었을 때에는
없었던 변화다

 

왠지 이러는 것도 나쁘지 않군

 

왜, 왜 그러지?
포르여!

열렸는데

음, 음!
수고했다!

 

그렇군

아무래도 여기가 진짜인 모양이다

 

마족이나 마왕의 각인에 대해

무언가 적혀 있을 만한 책을
전부 모으는 거다

알겠습니다

 

왜 그러지?

자간은 타인의 마음을
읽을 수 있어?

 

글쎄, 어떨까?

아까 네피가 뭘 해주길
바라는지 말을 안 해도 알았어

아, 네피가 항상
나를 이해해 주고 있으니까

조금은 알아주지 않으면
나도 면목이 없어진다

 

조금 부러워

뭘 남일처럼 말하는 거냐

 

용이 몇 년을 사는지는 모르겠다만

마르코시어스는 천 년 동안이나 살았다

천 년이나 시간이 있으면

굳이 말을 나누지 않아도
어느 정도 눈치는 챌 수 있게 되겠지

 

천 년…
같이 있어 주는 거야?

네가 어딜 가든 간섭할 생각은 없다만

 

여기에 있어!

 

이런 건 나한테는
어울리지 않는다만

 

12자루의 성검?

 

잠깐 줘 봐라!

 

역시!

 

마왕의 각인을 봤을 때

어딘가에서 비슷한 문양을
봤다 싶었더니

성검에 새겨진 문자다!

비슷한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같은 줄기를 가진
문자 체계로 보여

잘했다, 포르!

 

즉, 성검에 대해 알아본다면
마왕의 각인에 대해서도 알 수 있다!

 

처음 뵙겠습니다

성기사장, 라파엘·휴란델 공

 

네놈이 그 유명한
성검의 소녀인가

명령을 거역해 근신 중이라 들었다만

의외로 다부진 표정을 하고 있구나

 

황송한 말씀입니다

하여,

네놈이 지금까지 벤 마술사는
몇 명이지?

 

갑자기 그걸 물어보는 거야?

 

마술사 토벌 수
사상 최다 성검 소지자

배교한 나는 기꺼이
베어버릴 수도 있을 남자인데…

각오한 바야!

 

그건 자랑할 만한
수치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호오?

샤스틸 공, 말씀을 가려서 해 주십시오!

왜소한 저희들로서는
얼마나 지켜드릴 수 있을지…!

에잇, 보기 흉하다!

이 목숨은 샤스틸 공을 위해
버리겠다고 맹세한 사이이지 않나!

 

내 앞에서 그렇게
말한 인간은 오랜만이구나!

더욱이 여자라면
처음일지도 모른다

저승에서 그 영예를
자랑스레 여기도록

 

도망쳐 주십시오, 샤스틸 공!

라파엘 공!

 

나의 기사들에게
뭘 하고 있는 것인가?

 

크라벨인가

서면이 아니면 생각조차 전달하지
못하는 남자에게 볼일은 없다

그대에게는 없더라도
내게는 기사들을 지킬 의무가 있다!

흥, 그것보다 네놈

이 녀석에게서 성검을
박탈했다고 들었다만 어디 있지?

그걸 알아서 어쩌려는 거지?

뻔한 것을

성검은 자신의 의지로
소지자를 고른다

그자가 살아 있는 한
다른 자도 다룰 수 없다

그 말인 즉슨

이 녀석의 목을 졸라
죽이지 않는 한은

 

무슨 무시무시한 소리를!

사실이지 않나?

애당초 소지자가 성검을
어떻게 다루든

네놈들이 참견할 이유는 없을 텐데?

말씀이 지나치십니다
라파엘 공

저희가 욕망에 맡겨
검을 휘두르게 되면

그것이야말로 평범한
폭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호오?

한 번도 아니고 내게
큰소리를 치는 것이더냐!

재미있구나!

 

잘 듣거라, 크라벨

네놈이 지켜야 할 기사가
지금 보는 대로!

무기 하나 없이
목숨을 떨구려 하고 있다

 

아, 알겠다

샤스틸이여, 이쪽으로 오거라

 

이것을

지금 그대에게 돌려주는 것이
옳은 일인지 나로선 알 수 없다

어쩌면 그 남자에게 그대를
벨 구실을 주는 것뿐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대는 자신의 곤경을

자신의 손으로
개척할 수 있는 자라 믿고 있다

 

감사합니다

 

저 남자

 

내 손에 성검이
돌아오도록 촉구한 건가?

대체 어째서?

 

네, 네가 유녀하고 같이 산다는 게
정말이었냐~

 

왜 그걸 알고 있는 거냐
발바로스

농담은 얼굴만으로 해둬라~

꼬맹이를 유괴라도 한 거냐면서
마을 내에서 소문이 났었어

용건은 그것뿐인가?

돌아가도 되겠나?

 

어이, 어이~
섭섭한 소리 하지 마~

기껏 맛난 술을
대접해 주고 있건만!

 

그래서?

소문으로 들리는
꼬맹이는 뭐냐?

또 제자라고 하는 건 아니겠지?

취했구만

일단 너도 아는 상대다

뭐라고?
그 말은 마술사인가?

 

여자에 마술사라고 하면…

이 근방에선 『요부(妖婦)
고메리인가?

아니, 하지만 그 녀석은
엄청나게 남자를 싫어한다는데

이 녀석이 모른다는 건
포르가 월 포레

용이라는 건 들키지 않았―

그렇지
월 포레!

 

저번에 너네 성에
월 포레가 습격했었지?

그 가면을 쓴 거한

아… 있었지
그런 녀석도

녀석은 어떻게 됐어?

운이 좋으면 살아 있지 않을까?

뭐야, 또 바깥으로
내쫓은 거냐?

 

녀석의 정체는 용이라는
소문이 있었어

시체라도 입수할 수 있으면
좋은 촉매가 됐을 텐데

아깝네

이런 녀석이 있어서
포르의 정체를 숨겨둬야겠지

뭐, 월 포레보다도
네가 데리고 온 꼬맹이다

그건 또 누구야?

이 녀석, 알고 하는 소리는 아니겠지?

 

글쎄다
양자라고 생각해 둬

 

유, 유녀인 양녀…!

 

이 녀석, 이젠 안 되겠다

뭐, 농담은 이쯤 해둘까

이제야 본제냐?

 

교회에 성가신 녀석이 왔어

그 녀석을 가르쳐 주려고

『마술사 사냥꾼』 라파엘

지금껏 죽여온 마술사는 499명

토벌 수 최다를 자랑하는
최강의 성검 소지자다

그 기념비적인 500명째로
네가 선택받았다는 거야

이상하군

성검 소지자라지만 혼자서
그렇게 죽일 순 있는 건가?

그거 말인데

녀석은 용을 죽이고서
먹었다는 얘기가 있다

 

인간은 용의 피와 고기를 섭취하면
강해질 수 있다고…

마술사가 성기사를 싫어하는 게
어딘가 이상해?

 

그런 거였나

교회는 용을 먹는 걸
인정하지 않으니까

비공식적인 정보이긴 하지만

 

오늘은 이것저것
꽤 많이 얘기해 주는군

 

뭐, 얼마 전 일에 대한
사과도 겸해서 네게 바치는 거다

 

너를 적으로 돌리는 것보다도
어울리는 편이 달콤한 꿀을 빨 수 있을 테니까~

 

잘도 지껄이는군
갑갑한 녀석!

 

나는 유능하다고?

네게 있어서도 나쁜 얘기는
아닐 거다

네가 그런 갸륵한 인간이라면
믿었을지도 모르지

 

뭘 바라지?

마르코시어스의 유산

내게 관리를 맡겨보지 않겠냐?

어차피 너 혼자서는
주체하지도 못할―

거절한다

어째서야!
이 녀석!

그야 너, 내가 보면 곤란한 건
숨길 거 아냐

당연하지
뭐가 잘못된 건데?

이 녀석, 머리는 좋은데
왜 이렇게 바보지?

유산인 마도서를
몇 개 나눠줄게

그걸로 만족해라

 

뭐, 타당한 선인가

역시 가져야 할 건
시원스러운 친구지!

하지만 어느 것을 받아갈지는
내가 정하게 해 줘야겠다

뭔 같잖은 마도서를 주기라도 했다간―

그런데 발바로스

 

아까 말했던 용을 죽인 성기사라는 녀석은
어떻게 생겼지?

그러니까~

아무튼 나이 든 영감이라곤
보이지 않는 몸집이 큰 남자라고 들었지

그리고 미간에서 왼쪽을 따라
크게 상처가 있대

 

녀석이 벤 용에게
당했다는 얘기가 있어

호오? 완전한 우연이다만

아주 닮은 모습의 남자를
본 적이 있어

어이, 어이어이~
그런데도 잘도 무사했네

눈이라도 맞았다간
그 즉시 베려고 달려들었을 텐데

 

아무래도 그 녀석은
지금부터 보게 될 모양이다

 

마음을 죽이고 산다거나

욕심을 버린다는

그런 게 쭉 버릇이 되어 있었어

 

아무도 모르니까

그거면 됐을 텐데

어째서 그걸 알아버리는 거야?

 

너무나도 소중한 것처럼 살짝

상냥한 손으로 어루만져 주니까

언젠가 잠가두었던 녹슨 마음을

천천히, 지금 열어가

 

당신의 등도

숨결도, 말도

나를 나답게 해주는 마법

둘이서 손을 뻗는다면

달에도 닿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들어

그렇게 믿고 싶어

 

다음 화
『성기사의 사정은 복잡해서
얽히고 싶지 않다만』

sub by 별명따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