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irting.Scholar.1993.720p.BluRay.x264-Wi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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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B

 

WAC

 

WAD

 

WAE

 

WAF

 

W A F

 

WeArFa

 

We  Ar  Fa

 

We  Are  Fam

 

We  Are  Fami

 

We  Are  Famil

 

We  Are  Family

 

T   E   A   M
W    A    F

 

Sub2smi by jin  
22nd sub2smi

 

<당백호점추향>

 

'당부'

 

이유가 뭐지? 3시진이나
기다렸는데 안 나오잖아

 

보통은 2시진이면 나오는데...

 

- 쓰레기를 문앞에 둬라
- 네

 

- 나왔다
- 어서 잡아!

 

당백호의 시화를 손에 넣었다

 

- 내가 먼저 찾았어, 내놔
- 내가 먼저 찾았어

 

간장 한 종지면
충분한가요, 작은 나리?

 

천천히 하자

 

많은 사람들이 시화를
구하러 왔는데 어쩌죠?

 

오늘은 그리고 싶지 않구나

 

- 쓰레기를 두 개 더 주거라
- 네, 작은 나리

 

축 공자님

 

당 형

 

축 형

 

당 형, 살려주시오

 

보아하니 돈을 다 잃으셨구려

 

날 낳아주신 이 부모님이고
날 알아주는 이 당 형이구려

 

강남사대재자 중 축 형이 도박을
제일 좋아한다는 건 다 알죠

 

'돈 없어도 안락하게 살자'
축 형의 좌우명 아니오?

 

과장이오, 허나 당 형은 풍류를
위해 태어난 사람이니

 

나보다 운이 훨씬 좋소

 

하지만 매번 백냥 넘게 돈을 잃고 와서
도움을 청하는 건

 

좋은 방법이 아닌 것 같소

 

그래서 마지막으로 모험을 했는데
평생 잃을 돈을 잃고 왔어요

 

자그마치 30만냥 말이오

 

해서 목숨 부지를 위해 당 형께
그림 30장을 부탁할까 하오

 

알겠소

 

- 아수, 먼저 나가 있거라
- 네, 작은 나리

 

웃기고 있네, 내가 자선사업가냐?
그림 30장?

 

안돼!

 

이러지 마, 내가 나쁜 놈이야
내가 잘못했다구

 

내가 옥보단 빌려준 거
기억 안나?

 

또 내가 네 그림 팔아줘서
부자가 된 것도

 

밖에 빚쟁이가 기다리고 있어

 

1시진 내로 그림 30장을
못 갖다주면 난 죽어

 

도와줄거야, 말거야?

 

1시진? 호형호제하는 사이니
영전에 바칠 추도문은 써주지

 

나쁜 녀석과
더러운 녀석 중에 선택해!

 

백호, 이러지 마

 

맹세할게, 또 도박을 하면

 

세상에서 가장 못생긴
여자한테 죽을 때까지

 

강간 당할거야, 그럼 돼?

 

그런 비장한 맹세를 하다니!

 

좋아, 이번 한번만 살려주지

 

여봐라, 문방사보를 대령해라

 

당 형은 역시 충의가 있는...

 

- 헛소리 그만하고 옷 벗어
- 옷을?

 

뭐하는 거야?

 

이런 방법이?

 

정말 대단해, 고생한 보람이 있어

 

뭐라고 불러?

 

멋지지? '웅응전시기탄천하도'
(독수리가 천하를 삼키다)야

 

30만냥은 넘을테니

 

다신 날 괴롭히지 마

 

물론이지
하지만 정말 대단해

 

내 젖꼭지로 꽃을

 

두 손바닥으로 나무를
엉덩이로 돌을

 

내 발로 구름과 산을
그린 거 같은데

 

저 독수리는 어디로 그린 거야?

 

네 거시기

 

과연 내 추측이 맞았군

 

과연 웅장하고 멋져

 

독수리가 물고 있는
벌레를 그렸는데

 

웅장하고 멋지냐?

 

그래도 멋있어
어쨌든 쓸모가 있잖아

 

당백호는 명나라 혜종성화 6년
당월 당일 당시에 태어났다

 

이름은 '당인'으로

 

'인'이 호랑이란 뜻이라
'당백호'로 불렸다

 

그는 총명하고 시화에 능해

 

강남사대재자 가운데
으뜸인지라

 

당시 남녀노소의 우상이었다

 

또 8명의 부인들이 모두 절색이라
사내들의 부러움도 샀다

 

때문에 그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처럼 보였는데...

 

손 들어요, 백 냥정도 있어요?
우선 빌려줘요

 

젠장, 이것 밖에 없어요?

 

- 돈 내놔
- 돈이 있으니 계속 할 수 있다구

 

돈부터 보여

 

항상 이기는데 수 쓰는 거 아냐?

 

감히 그런 말을 하다니

 

마누라님들, 닭날개 드시오

 

왜 이렇게 늦게 왔어요?

 

- 준비됐어?
- 그래, 보채지 좀 말아줘

 

'백화쟁염도'잖아

 

째째하게 굴지 말고 좀 빌려줘요

 

아직 죽지 않았으니
다시 그릴 수 있잖아요

 

- 하지만...
- 그만하고 한판 해요

 

가위, 바위, 보

 

마셔요

 

'당인시집'

 

- 왜 그래요?
- 내 시집이오

 

봐요, 탁자의 균형이 안 맞잖아요

 

한 권으론 부족하니
두 권 더 가져와요

 

두문칠팔, 죽었어

 

- 천문이오, 죽었어
- 또 죽어?

 

왜 내 '백화쟁정도'
학 머리가 없는 거요?

 

왜 이렇게 시끄러워요?
학 모양 마작이 없어서

 

잘라다 쓰고 있어요

 

별 일도 아닌 것을!

 

당신들...

 

어머니, 무슨 짓이세요?

 

어머니가 목을 매셨다

 

빨리 가서 보자
참, 이 판은 끝내야지

 

- 내가 이겼어
- 뭐 이런 경우가 있어?

 

- 돈 내놔
- 다시 해

 

어머니, 왜 그러세요?

 

난 쓸모 없다, 넌 부인이
여덟인데도 만족을 못하고

 

항상 고역인 얼굴을 하니
난 죽는 게 낫다

 

왜 그런 말씀을 하세요?
전 어머니를 탓하지 않아요

 

백호야, 넌 젊고 성공했어

 

부자에다 이렇게 부인도 많으니

 

마땅히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어야 해

 

전 불행하다고 한 적 없는데요

 

근데 왜 항상 고역인 얼굴로

 

네 마누라들이 안 맞다고 하니?

 

이해 못하세요, 천금은 얻기 쉬워도
절 알아주는 사람은 찾기 어렵죠

 

부부의 연을 맺긴 했지만

 

안타깝게도 동상이몽을
꾸고 있죠

 

우리랑 안 맞는다는 거죠?
그럼 죽는 게 나아요

 

8명이 다 목을 맨다고?
이런 장관이...

 

사람 살려라!

 

며늘아, 괜찮니?

 

백호야, 다들 목을 매야 좋겠니?

 

전 그런 말...

 

놔주세요, 전 죽어야 해요

 

이러지들 마시오

 

어머니, 죽게 두세요...

 

백호야, 뭐라고 좀 해봐라

 

조용히 해!

 

내가 잘못했소
다들 현명하고 덕이 있고

 

예를 아는 분들인데
내가 몰랐소

 

내가 잘못했으니 용서해주시오

 

아니 다행이네요!

 

- 여보, 웃어보세요
- 그래요

 

- 더 크게 웃어요
- 그래요, 더 크게

 

왜 행복하게 웃지 않아요?

 

- 행복하게 웃어 봐요
- 행복해 해야죠

 

좋아요

 

가위, 바위, 보...

 

백호야, 널 위하는 맘 좀 보거라

 

앞으론 쟤들의 마음을
오해하지 말거라

 

부인, 영황께서 보낸 분이
작은 나리를 뵙고 싶어합니다

 

영황?

 

영황은 반역을 모의하고 있다던데
널 끌어들어려는 게 아니냐?

 

뭐든 상관 없어요
저 대신 가라고 해주세요

 

부인, 이들이...

 

당백호는 어디 있소?

 

황야께서 그를 참모로
쓰고 싶어하시니

 

빨리 나오라고 하시오

 

정말 송구합니다, 그 아인 중병이
들어 손님을 맞을 수 없습니다

 

영황의 호의는 황공하오나
돌아가시죠

 

이런 우연히 있나, 황야께서
쓰려는 사람은 모두 중병이라니

 

하지만 황야께서 미리 예견하시고

 

의원을 데려왔으니
당백호의 병을 봐주겠소

 

부인...

 

당백호!

 

병 들었다 하지 않았소?

 

중병입니다

 

헌데 저렇게 열심히
닭날개를 뜯을 식욕이 있소?

 

그러게요, 왜 그런 거니?

 

아주 간단하죠, 왜냐하면...

 

전 닭날개를 좋아하걸랑요

 

하지만 당신 노모 말이
곧 승천할 거라던데

 

그래서 많어 먹어야 하죠

 

지금 안 먹어두면
다신 못 먹을 테니까요

 

정말 죽을 병이오?

 

그렇습니다

 

지금 안 먹어두면
다신 못 먹을 테니까

 

헌데 병자의 안색이 이리도 좋아?

 

의원, 진맥을 짚어
얼마나 중병인가 보게

 

맥은 정상입니다

 

아주 정상입니다
전혀 문제 없습니다

 

- 어떤가?
- 나을 수 있겠소?

 

한번 해보죠

 

왜 그러나?

 

이런 맥박 소린 처음입니다

 

- 어떤 소린데?
- 음악 소리입니다

 

뭐시라?

 

장례 준비를 서두르시죠
작별 인사드립니다

 

괜히 시간 낭비했구만
어서 가자

 

의원님, 제 아들을 구...

 

나쁜 자식, 꿇어!

 

그 무공을 남에게 보여주지 않기로

 

아버님 영정 앞에 맹세한 걸
잊었느냐?

 

왜 이를 어겼느냐?

 

기억하고 있지만
상황이 위급했잖아요

 

내공을 이용해
맥을 바꾼 것 뿐이라구요

 

만에 하나라도

 

우리 당가의 원수들에게
발각된다면

 

화를 입게 되잖니?

 

어머니, 우리 원수가 누구길래
말씀을 안 해주세요?

 

전엔 네가 어려서 일을 만들까
두려워 말을 안 했지만

 

이젠 다 컸으니 말해줘야겠구나

 

우리 당가엔 두 원수가 있다

 

그 하나는 '탈명서생'이다

 

당시 네 아버지와 그는
병기보상대회를 놓고 싸웠단다

 

난 놈이 간계로
네 아버질 해칠까 두려워

 

내내 놈을 감시했단다

 

제가 저 나쁜 탈명서생을
함정에 빠뜨릴게요

 

천호 오라버니가 이길테니
걱정 마세요

 

내가 너보다 높다!

 

죽어라

 

이게 뭐지?

 

주천!

 

조심해요!

 

죽어라!

 

주천, 네가...

 

조심해요!

 

안 되겠어, 절기를 써야지

 

죽어라!

 

주천, 대체 여기서 뭐하는 거야?

 

조심해요!

 

거거서, 여기서 뭐하고
있는지 말해봐

 

오라버니를 사랑해서
도운 거에요

 

뭘 도와?
팥으로 날 돕겠다고?

 

팥이 아니라 제가 새로 개발한
벽력전주 암기에요

 

무슨 전주?

 

무시하지 말아요
폭발하면 위력이 끝내줘요

 

무슨 망할 놈의 위력?
폭발?

 

젠장, 날 놀리는 거야?

 

서생탈명검?

 

정말 위급한 상황이었지

 

순간 네 아버지는 세상에서
가장 가공할 독문암기로

 

상황을 완전히 바꾸셨지

 

암기를 받아랏!

 

패왕회마창!

 

창 촉이 없잖아

 

왜?

 

아버님의 최후가 슬프셨네요

 

탈명서생이 창 촉을
잘라버릴 줄 생각 못하셨지

 

그래서 돌아가시기 전에

 

특별히 더욱 견고한
한수창촉을 만드셨단다

 

탈명서생이 우리 절기를
깨지 못하도록 말이다

 

두 원수가 있다고 하셨는데
다른 하나는 누구죠?

 

다른 하나는 네 아버지를 놓고
나와 다투던 연적이지

 

하지만 이미 시집가서
만날 일이 없을 게다

 

비키세요, 돈 따야 돼요

 

어머니, 며칠 집을
떠나 있겠습니다

 

영황이 또 사람을 보내올까
심히 두렵고요

 

만일을 대비해
한수창촉을 가져가거라

 

명심해라

 

빨리 해

 

그때 네 아버지가 패하는 바람에

 

병기보상에선
서생탈명검이 2위고

 

우리 패왕창이 3위

 

소이비도가 4위가 됐단다

 

다리 좀 치워봐요

 

그럼 1위는 누구에요?

 

소이비도의 모친이었는데
안타깝게도 돌아가셨지

 

소이의 어머님이셨군요
안타깝네요

 

얘기 그만하고 나랑 놀아요

 

가위, 바위, 보

 

마셔요

 

당신은 나랑 상대가 안돼요

 

비켜요, 어머님이랑 하게

 

가위, 바위, 보

 

어머니가 지셨어요, 마시세요

 

마시라면 마시지 뭐

 

돈 안 갚아? 혼내줄테다

 

걸었으면 손을 떼야지

 

마셔

 

- 가위, 바위, 보
- 졌으니 마셔

 

맘이 슬프고 아프다네

 

여덟 아내가 모두 이상하다네

 

사람들은 내게 복이 많다 하지만

 

사실 난 외로운 몸이라네

 

강남사대재자가 저기 있어요

 

빨리 가서 봐요

 

도망가려고?
그래도 내 오지산은 못 당하지

 

백호 형, 사람들이 많잖아

 

오늘 우리 강남사대재자가
강산을 즐기러 왔으니

 

여자들이 저렇게
미치는 것도 당연하지

 

그렇고 말고

 

다들 즐거우니
시나 한수 지어보세

 

좋은 제의네

 

문번 형, 먼저 지어보시게

 

내가 좀 강하지

 

산 아래 거위 무리가 있네

 

거위들이 서둘러
강으로 내려간다네

 

거위를 잡아 배를 채우세

 

먹고 난 후엔 부인을 괴롭히세

 

- 좋은 시로다
- 멋진 싯구로다

 

이 정도로 많이 웃긴가?

 

어째서 당 형은 밖에
나올 때마다 즐거운 거지?

 

줄거움의 극치니 정말 부러워

 

말 나온 김에 계속하지
당 형은 문장에도 뛰어나고

 

그림에도 뛰어나니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

 

맞아, 악기도 잘 다루잖아

 

맞아, 모든 악기를 다룰 줄 알지

 

최근엔 서양음악을
공부 중인데 멋지다니까

 

- 기회가 되면 함께 공부하자구
- 반드시 그래야지

 

내 생각에 당 형의 가장 큰 복은

 

알다시피 여덟 명의 부인들이
모두 아름답다는 거야

 

당 형 같으면
무슨 여한이 있겠어?

 

정말 부럽구만

 

멋지다

 

눈이 번쩍 뜨이는 게 있네

 

저기 다리 위에
아리따운 처녀가 외로이 있으니

 

우리에게 여자 꼬시는 법 좀
가르쳐주게

 

그래?

 

모두의 복을 위해서니
문제 없겠지?

 

의리를 저버릴 순 없지

 

가봐

 

소저

 

뭔 일이시죠, 공자님?

 

계속해! 계속해!

 

아니오, 소저의 어깨 좀
빌리고 싶은데 괜찮겠소?

 

안돼요, 전 조신한 여자라구요

 

나도 아오, 그저 친구들을
위해서 이러는 거요

 

사실 난 당백호요

 

무슨 백호요? 난 당신 몰라요

 

안 가면 소리지를 거에요

 

은자 한냥을 주면 어떻겠소?

 

한냥? 날 뭘로 보는 거에요?
열냥 줘요

 

열냥? 강도짓을 하지 그래요?

 

맞아, 난 강도야
돈 내놔

 

죽어라, 받아라

 

무슨 일이지?

 

왜 그렇게 심하게 때려?

 

돈을 빼앗잖아, 요망한 것!

 

요망한 것?

 

그건 내 스타일이네
이거 받아

 

언제나 한발 빠르다니까

 

- 사람 많은 것 좀 봐
- 그러게

 

춘향, 하향, 조용하고
얌전히 있거라

 

무슨 일이야?

 

화 태부인과 네 명의 하녀가
향을 피우러 오는 날이거든

 

다들 예쁜데 그 중에서도
추향이 가장 예쁘대

 

- 누구 말야? 누구?
- 봐봐, 저기 있잖아

 

추향!

 

이쁘지도 않네

 

그게 아냐, 당 형
미인은 꽃과 같아서

 

잎이 있어야
그 미가 살아난다구

 

한번 다시 봐봐

 

예쁜아

 

다시 보니 선녀 같다

 

- 같이 사원에 들어가자
- 재미 좀 보자구

 

네가 앞장 서

 

내가 좀 강하지

 

비켜요, 어서요

 

- 기회를 잘 포착하자구
- 당근이지

 

- 걸인들에게 먹을 것을 주렴
- 네, 부인

 

- 가자
- 가자

 

- 자비를 베풀어주세요
- 저에게 좀 주세요

 

다들 줄테니 싸우지들 말아요

 

오랫동안 밥을 못 먹었어요
빵 좀 주세요

 

이건 아주머니 거에요

 

사람 살려요!
배고파 죽겠어요!

 

배고파요? 그럼 먼저 드세요

 

왜요? 하나론 부족해요?

 

하나 더 드릴게요

 

따라오세요, 여기 더 있어요

 

착하지, 먹어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소는
사랑이 담긴 미소였구나

 

내 이상형을 찾았어

 

바로 추향이야

 

소저, 향을 피우시오?

 

좋죠, 신을 경배해야 복을 받죠

 

제가 주워드리죠

 

신께 구하면...

 

'절 내에서 절대 떠들지 마시오'

 

형제, 즉시 화 부인의 배를
쫓아주시게

 

그러죠

 

조심해서 타세요

 

공자님, 제 배를 고르시다니
안목이 대단하시네요

 

- 제 배가 가장 빠르거든요
- 정말인가?

 

- 배가 가라 앉고 있잖나?
- 네, 그래야 빨리 가죠

 

그런 게 어딨나?
난 바쁘단 말야

 

- 추향을 쫓아가시는 거잖아요
- 그걸 아는가?

 

공자님 같은 분을 많이 봤거든요

 

하지만 '화부(화씨 댁)' 밖에선
소용없는 일이죠

 

그럼 방법이 있나?

 

안으로 들어갈 방법을
생각해야 해요

 

방법 좀 가르쳐주게나

 

- 하실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 뭔들 못하겠나

 

그럼 잘 들으세요

 

죽은 사람은 움직이면 안되네

 

돈은 다 저 주신다고 했어요
속이시면 안돼요

 

자네 같이 똑똑한 사람을
어떻게 속이겠나?

 

그건 그래요

 

한번도 손 안 탄 남자를
싸게 팝니다!

 

안 사더라도 한번 보세요

 

비참한 인생이여

 

아버지를 묻으려고
자신을 파는가 본데

 

아침부터 재수 없네요

 

저도 이러고 싶지 않아요

 

- 낯이 익는데 전에 본 적 있죠?
- 그래?

 

낯이 익다고 다 아는 건가요?
제발 절 좀 사주세요

 

정말 안됐다
하인이 필요하긴 한데...

 

정말 안 됐어요

 

날 팔아 가족을 묻어야 하네

 

말도 안돼

 

두 분 낭자, 절 가엽게
여겨주세요

 

어젯밤 가족이 모두 죽었어요
반 가격으로 드릴테니 절 사주세요

 

석류, 저 사람이 더 불쌍하니
저 사람을 사자

 

그래 저 사람을 사자

 

하지만 제가 먼저 왔잖아요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잖아요

 

맞아요, 저 사람은
여섯명을 묻어야 한다고요

 

나도 당신을 돕고 싶지만
두 사람은 힘들어요

 

하지만 저도 불쌍하잖아요

 

그럼 얼마나 불쌍한지 보여줘봐요

 

그럼 전...

 

내 손가락이 얼마나 더러운지 보세요
불쌍하지 않아요?

 

왕재, 죽으면 안돼

 

그 오랜 세월 동안
날 따르고 충성했는데

 

한번도 배불리 먹이지 못했구나

 

정말 미안하다

 

조심해요!

 

소강, 괜찮니?

 

소강, 죽으면 안돼

 

그 오랜 세월을 동거동락하며
친혈육처럼 여겼는데

 

오늘 이렇게 갈 줄이야...

 

추향 언니, 둘 다 불쌍한데
어쩌지?

 

좀 보자

 

젠장!

 

이봐요, 형씨

 

당신을 봐요, 부티가 팍팍 나니
가서 분장 좀 해요

 

날 봐요, 옷도 볼품없고
종기도 났잖수

 

- 형제, 내게 도전하지 마시오
- 도전하면 하는 거죠

 

- 날 강요하는 거요?
- 그럼 어쩔래요?

 

잘려라!

 

종기 자랑 마시오
난 손이 잘렸으니

 

이제 누가 더 불쌍하오?

 

너무 심한 거 아니오?

 

이제 어떻게 할거요?

 

나도 하지

 

뒈져라!

 

나랑 해보겠다고?

 

난 죽어도 상관 없으니
끝까지 해보자

 

누가 나보다 더 불쌍하냐?

 

자식, 너 잘났다
내가 졌다

 

죽었으니 당신을 살게요

 

- 정말요?
- 그래요

 

- 그럼 다섯냥 더 줘요
- 갑자기 돈을 올려요?

 

저 사람도 묻어주고 싶어서요

 

정말 착하네, 살게요

 

석류, 네 맘대로?
먼저 부인께 여쭤봐야지

 

- 내일 다시 와요
- 내가 가서 물어볼게

 

추향 소저, 수고하세요

 

저런 매혹적인 미소라니!
엄마, 해냈어요!

 

자네의 호심 때문에 자네를
화부의 하인으로 삼는 것이네

 

- 2년 동안이네, 문제 있나?
- 없습니다

 

- 그럼 서명하게
- 하고 있습니다

 

무장원께서 오셨다

 

꿇어 앉아야지

 

신입, 오늘부터
넌 화부의 하인이다

 

넌 9527로 불리게 될 것이다
어서 일 시작해라

 

인생은 고단한 거야

 

욕을 들어도 웃어야 한다네

 

인생은 고단한 거야

 

욕을 들어도 웃어야 한다네

 

인생은 고단한 거야

 

1001, 1002, 1003, 1004..

 

이런 식으로 할거야? 다시 해!

 

1, 2...

 

빨리 해

 

잘 구워라
좋은 부분은 내 거다

 

밥 먹어

 

'하급 하인과 개는 출입금지'

 

- 높이 올라갔네
- 더 높이, 재미있다

 

기회가 왔도다

 

끊어져 버렸어, 어쩌지?

 

무슨 일이세요?

 

- 9527, 빨리 연 좀 내려줘
- 그래, 어서

 

하지만 하급 하인은
들어갈 수 없는데요

 

누가 하급 하인이래?
모두 개라고 생각하는데

 

- 가져오라면 가져와
- 가자

 

저 위에 있어

 

추향 소저, 저번 일을
감사드리지도 못했는데

 

다시 만나다니 인연이네요
연은 제가 가져오겠습니다

 

- 그만하고 가져오기나 해
- 네, 알겠습니다

 

9527, 조심해

 

신경 써주니 감사해요, 추향 소저

 

9527... 괜찮아?

 

괜찮아요, 팔만 부러진걸요

 

왜 그렇게 조심성이 없어?

 

추향 소저를 위한 일이라면
그 무엇도 두렵지 않아요

 

팔 하나 부러진 것 뿐인데요

 

잘해주지 못해서 미안해

 

그런 말 마세요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하죠

 

안돼, 이러면 안돼

 

- 그럼 관두죠
- 가지 마

 

좋겠다, 마침내 인연이 생겼네

 

왜 웃는 거야?

 

어쩌자는 건지 보자

 

9527, 뭐하는 거야?
빨리 내려와

 

갑니다

 

조심해!

 

추향, 내가 가오

 

이 자식, 몰래 그림을
그린다던데, 맞느냐?

 

그림은 많이 그렸는데
어느 걸 말하는지 모르겠네요

 

이 녀석이 뭘 그렸는지 봐라

 

나 같은 미남을 이렇게
추하게 망가뜨려 놓다니!

 

죄송해요, 아직 배우는 단계라서요
돌려주세요

 

재능도 없으면서
그림을 배우겠다고?

 

내 친히 네놈 안계를 열어주겠다
보고 배워라

 

이게 바로 그림이라는 거다!

 

정말 대단하시군요
더 높은 산은 존재하기 마련

 

제가 머리를 숙입니다

 

다들 봐둬라

 

이제 그림이 뭔지 알았을 거다

 

게으를 뿐만 아니라
나랑 여자를 다투다니

 

- 놈을 혼내줘라
- 예

 

그만들 해

 

멈추지 않으면
화 부인께 알리겠어요

 

멈춰라!

 

추향 소저의 체면을
생각해서 봐주지, 가자

 

아직 안 죽었어?

 

아직요, 연을 돌려드리기 전까지
죽을 수도 없죠, 추향 소저...

 

그만 가자

 

그냥 갈 수 없지
연을 망가뜨렸으니 혼내줘!

 

다행히 얼굴을 보호해서

 

영준한 용모를 보존할 수 있었네

 

오늘밤 고백을 해서

 

추향이 감동하는지 보세

 

누가 때렸냐?

 

만인이 흠모할
자태를 겸비한 석류야

 

당신이?
우린 원한이 없을텐데

 

한방 더!

 

- 어째서?
- 어째서? 맞아도 싸니까

 

네가 날 그린 걸 다 알잖아

 

어떻게 얼굴을 들고 다녀?
죽는 게 낫지

 

- 그것도 좋죠
- 물론 좋다고 하겠지

 

넌 나랑 같이 죽고 싶겠지

 

난 네 사랑을
받아준다고 한 적 없어

 

석류 소저, 오해십니다

 

사실 전 당신을
저의 엄마처럼 존중해요

 

엄마?
감히 엄마를 사랑해?

 

하늘이시여, 이런 도의에
어긋나는 짓을!

 

너무 흥분된다

 

이런 경험 처음이야
약간 긴장되는데

 

자, 어서...

 

미쳤어요?

 

얘긴 그만하고 어서 해

 

난 미인이잖아
시간 낭비 말고 힘을 써!

 

이런 추녀를 만나다니
재수 없군

 

잘하셨어요

 

형님

 

형님, 듣자 하니 '춘하추동'
모두 예쁘답니다

 

그 중 추향이 가장 예쁘고요

 

- 당연히 추향은 형님 거지
- 당근이지

 

형님, 어쩔까요? 죽일까요?

 

모두 같은 동종이거늘
기절만 시켜라

 

그러죠

 

네 분은 그 유명한
'강남사대음협'이시군요

 

그렇다! 동음, 서적
남탕, 북색이 우리다

 

좋습니다, 사실 전 '옥수임풍'

 

'이화의 소음충(음탕한 벌레)'
주백통입니다

 

처음 듣는다!

 

이 추녀도 갖고 논 형젠데

 

소음충이란 이름값은 하겠지

 

별 거 아닙니다
더한 것도 경험해 봤는걸요

 

존경스러워, 형님이라고
한번 불러줘야겠군

 

과찬입니다, 듣자니 추향을
어떻게 하고 싶으시다고요?

 

그래

 

제가 안내해드려도 될까요?

 

자네도 놀고 싶은 게로군

 

- 그럼 자네가 먼저 해
- 감사합니다

 

발자국 남기지 않게
신발을 깨끗이 해

 

왜 소음충이 안 보이지?

 

- 빨리 그 놈에게 안내하라고 해
- 예

 

'동'

 

'추'

 

찾았다

 

9527, 여긴 웬일이냐?

 

큰일났어요, 음적들이 소저를
범하러 왔어요

 

되게 무섭네, 그럼 어쩌지?

 

제가 놈들을
다른 곳으로 유인했어요

 

집이 커서 쉽게
찾지는 못할 것이나...

 

왜 코피를 흘리지?

 

놈들에게 맞았거든요
하지만 이건 별 거 아녜요

 

추향 소저를 위해서라면
죽음도 두렵지 않아요

 

우선 저랑 숨을 곳을 찾죠

 

만일을 위해서
제가 밖을 살펴볼게요

 

걱정 마세요, 전 괜찮습니다

 

거기 서!
네가 그 음적 아냐?

 

엄밀히 말해 저도 도적이지만
음적은 아닙니다

 

전 마음을 훔치는 도적이죠

 

뭐든 상관 없어
다신 수작 부리지마

 

널 더 미워하게 될테니까

 

절 잘못 봤다는 걸 알게 되면
분명 맘 아파하고 후회할 겁니다

 

- 빨리 절 따라오세요
- 그만둬!

 

정말 도적이 있다면
왜 부인께 알리지 않고 이리 왔지?

 

2년 공부한 걸로 여자들을
꼬실 수 있을거라고 생각해?

 

남자는 가난해도 상관 없지만
기개와 학식이 중요해

 

너 같은 놈은 평생 공부해도
쓰레기밖에 안 돼

 

말 잘했어요, 난 대장부니

 

그런 소릴 들으면
마땅히 당신을 때려줘야겠지만

 

그렇게 하지 않을 거요
그 말이 맞을지도 모르니까

 

그 이상일지도 모르지

 

널 개자식으로 불러야 맞을거야

 

개자식이라...
날 정말 미워하는군요

 

근데 왜 날 보고
세 번이나 웃었죠?

 

내가? 내가 웃었다고?

 

또 그러잖아요

 

정말 그렇다 해도
네가 바보 같아서 웃은 거야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 격이군

 

미안해요, 내가 오해했군요

 

하지만 밖은 위험하니
알아서 조심하세요

 

왜 세상엔 쓰레기가
이렇게 많은 거지?

 

당백호만이 사내대장부인가?

 

진정한 사내대장부만이
이런 시를 쓸 수 있어

 

도화오리도화암
도화암하도화선

 

도화선연종도수
우적도화환주전

 

빌연소아태풍전

 

아소타연간불천

 

불견오릉호걸모

 

무화무주서작전

 

과연 좋은 시요

 

거기서 뭐해?

 

당백호의 시를 읊다니
그건 일종의 모욕이야!

 

넌 그 시를 읊을 자격이 없어
어서 나가!

 

밖은 위험하다니까요

 

추향, 마침내
당신 마음을 알았소

 

그만둬! 도가 지나치군
안 나가면 봐주지 않겠어

 

날 강요하지마

 

추향, 너무 충동적이군요

 

당신을 탓하진 않아요
아직 어리니까

 

하지만 난 정말...

 

십자추혼곤!

 

사실을 말할 수 밖에 없군

 

잘 들어요
사실 난 당! 백! 호!요

 

당백호?

 

왜요?

 

네가 당백호면
난 관세음 보살이다!

 

이런, 대단하네

 

어 소음충, 정말 음흉하구나

 

- 정신 차려요, 형님
- 형님?

 

도둑 잡아라! 도둑 잡아라!
도둑이야!

 

여자를 데려가

 

도둑이야!

 

이거 놔!

 

- 이거 놔
- 가자

 

사람 살려! 이거 놔!

 

- 거기 서라! 항복해라!
- 엿 먹어라!

 

놈들을 막고 부인께 알려라

 

오너라

 

무장원, 이놈들이
어떻게 들어온 거지?

 

- 부인...
- 말해봐!

 

부인, 9527이 놈들과
같이 있는 걸 봤어요

 

집안의 도둑은 막기 어려운 법

 

놈들을 관아로 데려가라

 

억울합니다, 부인

 

부인, 바닥에서 이런 걸
주웠습니다

 

젠장!

 

이게 누구 시집이냐?

 

여러 번 말하지 않았느냐?
당백호의 물건을 들이지 말라고

 

대체 누구 것인지
빨리 자백해라!

 

- 추향, 누구 것이냐?
- 부인, 전...

 

빨리 말해!

 

- 부인, 제가 압니다
- 말해봐!

 

바로 소인의 것입니다
벌은 저에게 내리시죠

 

- 무장원!
- 네, 부인

 

빨리 꺼내라

 

부인, 절 벌해 달라는 건데요

 

인정하는군

 

좋다, 놈을 잘라서 개에게 먹여라

 

안돼요, 전 추향을 구하기 위해
도적들을 유인했어요

 

- 부인!
- 도적들의 관계는 상관없다

 

당백호의 시집을 갖고 있는
것만으로도 죽을 죄다

 

부인, 제 변명을 들어보세요

 

무슨 변명?

 

부인, 제 고향은 소주입니다

 

집도 있고 밭도 있고
부유한 집안이었죠

 

근데 그 개자식 당백호가
관과 결탁하여

 

저희 집 재산을 빼앗을 줄
어찌 알았겠습니까?

 

저의 할아버지는
당백호에게 대들다

 

비참하게도 맞아 죽으셨고요

 

저의 할머니는
놈을 욕하다 끌려가선

 

백 번이나 강간을 당하셨는데

 

결국 스스로 목을 매셨답니다

 

저희 부자는 집에서 쫓겨나
유랑을 하게 되었고

 

전 아버지를 봉양하기 위해
구걸을 하게 되었죠

 

근데 당백호는 매우 음흉한 놈이라

 

저희까지 암살하려 했죠

 

저희 부자는 심하게 맞았고

 

전 신체가 건장하여
목숨을 부지했으나

 

안타깝게도 아버지께서는
돌아가셨죠

 

절대 잊지 못할 겁니다

 

전 아버지를 묻기 위해
몸을 팔아야만 했어요

 

돈도 모으고
공부도 하기 위해서요

 

공명을 얻어
힘을 얻고 싶었죠

 

그래서 놈의 시집을 가지고 다녀

 

원수를 잊지 않으려 한 겁니다

 

엄청 자극적이다
정말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겠어

 

안돼! 이런 모습을
보여줄 순 없어

 

하지만 구름 위를 나는 것 같아

 

정말 감동적인 얘기야

 

랩의 형식을 빌어 얘길 하다니

 

강렬할 뿐만 아니라 감동적이야

 

정말 날아갈 것 같은데
나 어떡해?

 

맞아요, 그의 창조력이

 

너무너무 풍부해요
끝이 없어요

 

맞아, 나도 창조력이 넘쳐
힘이 넘친다구

 

고마워, 9527

 

왜 밥 먹고 나면 볼 일을 보고

 

왜 볼 일을 보면 닦아야 하지?
인생은 돌고 도는 것인가?

 

원래 당백호와 원수지간이었구나

 

네, 부인

 

부인, 저 자는 살기를 바라고
죽기를 두려워하나

 

쓸모는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보기엔 몇 년 공부도
한 것 같고요

 

마침 서방에 서동이 필요하니

 

두 분 공자님의 공부 시중을
들게 하면 어떨까요?

 

추향이 이렇게 청하니
죽이진 않겠다

 

오늘부터 널 화승이라
부르겠다

 

부인, 제게 어울리지 않습니다

 

- 그럼 화안이 좋겠군
- 감사합니다

 

나도 추향이 내 먹을
가져오길 바래

 

나랑 추향을 놓고
다투겠단 거야?

 

난 네 형이야

 

- 여자를 다투는데 그런 게 어딨어?
- 해보겠단 거야?

 

그래, 어쩔래?

 

죽어라!

 

감히 동생한테? 형도 죽어라!

 

감히 형한테? 넌 죽었다

 

추향을 위해선 형제의 정도 없군

 

순조롭게 서동이 됐구나

 

모두 내 예상대로라네

 

점점 더 추향에게
가까워지는구나

 

오늘은 기분이 다르다네

 

두 공자님은 어디 계시지?

 

웬 놈이냐?

 

전 두 분의 글공부
시중을 들 서동입니다

 

어젯밤에 내 잠을
설치게 한 그 놈이로구나

 

딱 맞습니다

 

두 분 공자님
골격이 참 특이하시네요

 

모시게 되어 영광입니다

 

말은 잘하는구나
이제부터 널 인간으로 대해주마

 

차 가져와라

 

죄송하지만 전 세가지 일은
안 합니다

 

그게 뭔데?

 

첫째, 차는 안 가져와

 

들째, 빨래와 청소도 안 해

 

셋째, 침상 정리도 안 해 입니다

 

우리랑 똑같네

 

- 그럼 뭘 할 줄 알아?
- 전...

 

악기란 악기는
전부 다를 줄 알고

 

점도 볼 줄 알며

 

풍류를 즐기고
여자도 꼬실 줄 알죠

 

- 정말이야?
- 한번 보여주라

 

여기선 시범을 보이기가
편하지 않네요

 

허풍 떤 거지?

 

점 볼 줄 알면
우리 들에 대해서 말해봐

 

쳇! 말 못하지?

 

제가 틀리지 않았다면
두 분은...

 

저능아에요!

 

- 그걸 알았어?
- 정말 존경해마지 않아

 

형이라고 부르게 해줄 수 있어?

 

상관 없죠, 이제부터 차도 가져오고
내 옷도 빨고 침상도 정리해요

 

화문, 화무야
어찌 무릎을 꿇고 있는고?

 

형한테 인사드려요

 

어찌 일개 서동이
형이 될 수 있느냐?

 

그냥 농담 좀 한 겁니다
용서해주시지요

 

아냐, 화안
우린 널 따를거야

 

젊은이!

 

감히 내 제자를 가로채다니
자넨 누군가?

 

성함이 어찌 되시는지...

 

- 자네 먼저 말해보게
- 먼저 말해주시죠

 

- 자네가 먼저 말해
- 제가 먼저 물었습니다

 

- 자네가 먼저 밝히면 말하지
- 먼저 말씀해 주시죠

 

싫네, 난 본적이 삼수로
화부의 훈장이네

 

자넨 누군가?

 

전 소주 사람으로
지금은 화부의 서동입니다

 

그게 답니다

 

내게 도전하겠다는건가?

 

좌청룡, 우백호!
칼과 용머리가 있으니

 

누구라도 당할 수 없다

 

아문, 아무야

 

훈장님, 여기서 뭐하시오?

 

왜 저러시냐?

 

아버지께서 우연히
훈장님을 죽어셨어요

 

축하드려요, 사람을 해치셨어요

 

이런... 방금 훈장님이
도창불입이라며 장난치시더니

 

이렇게 될 줄은 몰랐네요, 맞죠?

 

- 맞네, 그렇게 된거지
- 맞습니다

 

- 여봐라, 시체를 치워라
- 네

 

자넨 누군가?

 

화안인데
저희 공부 시중을 들고 있어요

 

네, 아버지

 

화안, 말을 잘하는군
큰 공을 세웠네

 

별 일 아닙니다

 

자넬 고급 서동으로
승진시켜주지

 

앞으로 내 두 아들의 공부를
책임지게, 알겠나?

 

감사합니다

 

'고급 서동'

 

화안, 어서 해봐

 

그래, 어젯밤에 했던 것처럼

 

- 그럼 잘 들어요
- 알았어

 

화안은 눈이 두 개라네

 

세 낭자의 가슴은 여섯 개라네

 

왜 그래?

 

- 화안이 더러운 농담을 하잖아
- 맞아

 

- 추향 소저
- 화안, 또 사람을 놀려?

 

아뇨, 시를 읊은 것 뿐이에요

 

무슨 시? 당백호의 시?

 

당연히 아니죠
그 놈이랑은 원수라니까요

 

그런 말마
부인은 속여도 난 못 속여

 

하지만 얘긴 잘 지어냈더군

 

추향 소저, 과연 총명하시군요
존경합니다

 

근데 그날 밤은 왜
당백호인 척한 거야?

 

맞춰보세용

 

내가 모를 줄 알아?
넌 분명 당백호를 알아

 

당연히 알죠

 

- 그럼 소개시켜줄 수 있어?
- 제가 당백호에요

 

농담 말고, 난 심각하다고

 

시화에 뛰어나고 풍류를 즐기는
당백호는 누구나 다 알죠

 

하지만 그는 절 모르죠

 

네 말은 틀렸어

 

당백호는 겉으론
풍류를 즐기는 것 같지만

 

그의 시를 보면 한결같고

 

진정 의리를 겸비한
대장부임을 알 수 있어

 

뭐야? 왜 그래?

 

감동해서 울고 싶어요

 

통찰력이 정말 대단하군요

 

당백호가 당신을 알았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을 거에요

 

듣긴 좋네

 

추향 소저!

 

제 인품은 어떤 것 같나요?

 

내 생각에 넌...

 

바보야

 

추향 소저!

 

그럼 오늘밤 삼경에
버드나무 앞에서 이 바보랑

 

시와 노래를 배워보시겠어요?

 

좋아

 

고마워요

 

천만에

 

개자식!

 

추향 언니, 무장원이
당백호를 잡아왔어

 

살려줘요!

 

- 닥쳐라!
- 뭘 닥쳐?

 

자신을 당백호라
자칭하는 놈을 잡았습니다

 

그림을 팔고 있더군요
보시라고 가져왔습니다

 

정말 당백호 솜씨구나

 

난 억울해요
난 당백호가 아니라니까요

 

그럼 왜 그놈 그림을
이렇게 많이 가지고 있어?

 

당백호가 집에 없을 때
슬쩍한 거에요

 

네 입으로 당백호라고
하지 않았느냐?

 

그럼 넌 누구냐?

 

전 강남사대재자 중 한 명인
축지산이에요

 

인정 않는군

 

좋다
동향, 화안을 데려와라

 

와서 그의 원수인
당백호를 보라고 해라

 

네, 부인

 

화안?

 

- 부인
- 뭐냐?

 

어제 하도 말을 많이 했더니
근육이 다쳤어요

 

- 저놈이 당백호인지 봐라
- 네

 

너였구나

 

젠장, 이래도 날 알아봐?

 

네가 뭘 해도 알아본다구, 넌...

 

맞다, 난 당백호가
죽이고 싶어하는 그 사람이다

 

죽기 싫으면 가만히 있어

 

부인, 당백호는 나쁜 짓을
할 때마다 복면을 해서

 

놈인지 확실치가 않습니다

 

그래? 그래도 모르니
없애버려!

 

잠깐만요, 놈은 분명
당백호와 관련이 있을 것이니

 

살려두면 쓸모가 있을 겁니다

 

살려두는 대신
힘든 벌을 줘야겠군

 

석류, 창고에 놈을 가두고

 

네 맘대로 해라

 

감사합니다

 

날 어쩌려구요?

 

데려가라

 

내개 손대지 말아요
난 총각이라구요

 

배부르다

 

당 형, 날 죽어려는 건 아니지?

 

조용히 해! 풀어주려는 거야

 

싫어, 화부엔 음식도 좋고
집도 좋은데

 

가기 싫어

 

농담하는 거지?

 

진심이야, 난 빚을 많이 져서
여기가 숨기엔 최적이라구

 

너... 누가 온다

 

괜찮으세요?

 

무슨 일이오, 추향 소저?

 

죄송한데 정말 당백호세요?

 

낭자, 왜 그런 질문을?

 

사실 전 당백호를 너무 존경해서
보고 싶었거든요

 

정말 당백호인지 말씀해주세요

 

바로 보았소, 내가 당백호요

 

웬 소리죠?

 

가축 소리요

 

가축은 말을 안 하지만...

 

추향 소저, 이렇게 만난 것도
야릇한 인연이니

 

멀고 먼 대화를 나눠봅시다

 

당 공자님, 한 가지
물어봐도 될까요?

 

당연히 되오, 하지만 낭자의
성의를 보여주는 의미에서

 

먼저 내 질문에 대답해주시오

 

우선 두 눈을 감으시오

 

전신에 험을 빼고

 

천천히 머리를
내 어깨에 기대시오

 

긴장 마시오
날 못 믿으시오?

 

완전히 힘을 빼고
천천히 얼굴을 내게 갖다대요

 

그래요, 잘하고 있어요

 

더 이상 못 참겠다

 

- 예쁜이, 내가 간다
- 누가 와요

 

소저는 뉘시오?

 

뭐야? 좀전에 같이 줄겼는데
모른단 말야?

 

난 교양있는 사람인데
무슨 말씀인지...

 

아까는 전력을 다했으면서

 

아까는 아무도 없었지만
지금은...

 

뭐가 있어?
난 당신이랑 놀고 싶다구

 

미녀와 야수!

 

당백호가 저런 사람이었구나

 

화안이 훨씬 낫네

 

과찬입니다, 추향 소저

 

왜 여기 있는 거야?

 

- 급한 일이 있어서요, 낭자는요?
- 나도 그래

 

그럼 같이 있죠

 

- 끝내주네요
- 그래? 어디 보자

 

내가 우습게 보였어?
맴매 좀 맞아봐라

 

- 더 해줘
- 아직 덜 맞았군

 

비켜라, 비켜!

 

태사님, 영황이 관병을
이끌고 오고 있습니다

 

나리, 영황과는 정견이 달라
물과 불같은 사이인데

 

관병을 이끌고 온다하니
심히 걱정되네요

 

우리도 준비를 해야겠어요

 

영황께서 납시었다

 

화 태사, 잘 지냈는가?

 

이렇게 찾아주시니
정말 감사합니다

 

태사가 그림을
좋아한다는 말을 듣고

 

당백호의 그림을
아주 어렵게 구했다네

 

황야...

 

그만하게, 그림을 가져와라!

 

 

과연 그림이 살아있는 듯 하네요

 

그렇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거라

 

새 족자에 맞추었다네

 

이 새의 기세를 보게
살아있는 것 같잖나

 

진정 새 중의 왕이라 할만하지

 

황야, 이리 귀한 물건을
제가 어찌 받겠습니까?

 

안 받으면 내 체면 구겨지는데
이성을 잃길 바라나?

 

황야, 노여워 마세요

 

황야께서 가져오신 그림이니
저도 안계를 넓히고 싶습니다

 

좋소, 화 부인도 그림을
좋아하니 같이 봅시다

 

추향아, 너도 와서 보거라

 

네, 부인

 

이것은 당백호의 공작도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공작은 평범한 새로

 

새 족자에 맞추셔도
도움이 안됩니다

 

평범한 새는
봉황은 되지 못하니까요

 

황야, 일천한 안목으로
말한 것이니

 

추향이 틀렸다면 용서해주십시오

 

황야, 화 부인의 말씀으로
비추어 볼 때

 

당백호의 더 좋은 작품을
갖고 계신듯 합니다

 

그렇구나

 

화 부인, 내게도 보여주시구려

 

사실 저희에겐
당백호의 그림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황야를 놀리는 것이오?

 

화 태사!

 

황야, 그림은 없으나 당백호가
손님으로 머물고 있습니다

 

추향아, 당백호를 데려오거라

 

네, 부인

 

부인, 당백호를 데려왔습니다

 

당백호, 당장 황야를 위해
봉황도를 그려주시오

 

좋다, 너의 봉황도가
내 공작도 보다 못하면

 

목숨을 부지하지 못할 것이다

 

당백호, 빨리 그리시오

 

다 됐습니다

 

보시죠, 이게 봉황입니다

 

말도 안돼, 이건 닭이잖소

 

빠진 게 있군요

 

원을 넣어야 해요

 

그럼 봉황입니다

 

말도 안돼, 날 놀리는 게냐?

 

갑사합니다, 황야
가짜라고 의심해왔는데

 

황야의 위엄 아래서
그 정체가 탄로났군요

 

- 끌고가라!
- 네

 

태사가 시를 잘 짓는다던데

 

내 참모가 한수 배우고 싶다는군

 

어찌 저희 나리가
황야의 참모와...

 

맞습니다

 

학문엔 위아래가 없는 법이죠

 

그래, 흥을 위해 하자는 거지
허나 안 하면 화낼 거네

 

시작하게

 

일향어리공삼부
불식사서오경육의

 

경감교칠팔구자
십분대단!

 

어서 답하게
날 무시하는 건가?

 

정말 화낼 거네

 

소인이 합죠

 

십실구번
주독연팔양칠전육분오호사리

 

상차삼심양의일등하류

 

끝내준다

 

- 화안, 때맞춰 잘 왔네
- 괜찮습니다

 

난 칠성문장원염겸
참모장군으로

 

대왕지왕으로 불리는
대천상이오

 

전 2년 공부 끝에
일개 서동이 된 화안입니다

 

좋소, 한판 겨뤄봅시다

 

죄송합니다
정을 절제할 수 없었습니다

 

이제 시작합시다

 

그림 속의 용과 호랑이가
포호하지 않아 서동이 웃는다네

 

장기에서 차와 말이
장군에게 방비하라 하네

 

잘한다!

 

영영연연취취흥흥처처융융흠흠

 

우우풍풍화화엽엽년년모모조조

 

화안, 정말 잘한다

 

빨리 다른 걸 해봐라

 

십구사심, 사군사국사사직

 

팔목공상 상화상월상추향

 

아상등위풍현현일신호단

 

니하류전격로출반개구두

 

한 나라의 참모가
일개 서동에게 질 순 없지

 

선가산니제종수

 

여가지당다교이

 

어비과숙마연반

 

니노모혜천하주

 

멋지다, 화안

 

그저 흥을 위한 것인데
피까지 토하시니

 

공전절후하심에
무릎을 꿇습니다

 

화안, 여긴 이제 일 없으니
가서 청소나 해라

 

존명!

 

황야, 저희 서동을 용서해주시죠

 

황야의 노여움을 막았네요
정말 송구합니다

 

좋다, 탈명서생

 

황제가 하사하신
춘수추상도를 보여주거라

 

함께 감상해보지

 

태사, 그림을 받으시죠

 

조심해요

 

이렇게 보면 불편하니
저쪽에서 봅시다

 

조심히 다뤄야 하겠소

 

부인, 어찌 보지도 않는 것이오?

 

부인이 위험하신 거 아냐?
추향 언니, 가서 보자

 

그래

 

부인, 괜찮으세요?

 

- 무슨 일이에요?
- 말 안해

 

추향 소저

 

3번이나 맞았어요

 

추녀가 됐네!

 

전 8번이나 맞았어요

 

나보다 못생기게 됐다

 

추향 소저, 대체 어찌 된 거요?

 

30번이나 맞았어요

 

귀신이다!

 

귀신이다!

 

정말 추향이야?

 

그래요, 심하게 맞아서
저렇게 된 거예요

 

뭐라구요?
무림에서 가장 악랄하다는...

 

그래, 면목전비각에 당한 거다

 

내 발에 맞아 저렇게 됐지

 

추향!

 

내가 방금 뭘 했었지?

 

악랄한 면목전비각에 당해서
위험했었어요

 

다행히 내가 환원정정권으로

 

당신을 되돌려놨으니
이젠 괜찮아요

 

- 고마워
- 천만에요

 

다 제대로 돌아온 거야?

 

- 아래쪽이 약간 덜 됐네요
- 그럼 때려줘

 

추향아, 더 에뻐졌구나

 

부인!

 

화 태사! 좋은 맘으로
그림을 보여줬더니

 

그걸 찢어놓다니!

 

황야, 노여워 마십시오
일부러 그런 게 아닙니다

 

여러 말 필요 없다
자넨 국보를 망가뜨렸어

 

이 일을 황제께 고해
전 가족을 몰살시킬 것이다

 

잠깐만요

 

황야의 춘수추상도는

 

당백호의 그림이 아닙니다

 

감히 서동 주제에
날 놀리겠다고?

 

황제께서 주신 그림이
어찌 가짜일 수 있느냐?

 

여봐라! 소변 보자꾸나

 

잠깐만요
사실 진짜 춘수추상도는

 

이 집에 있습니다, 그렇죠?

 

못 믿으시겠다면 보여드리죠

 

추향, 따라와요

 

황야

 

좋다, 뭘 가져오는지 보자

 

그 후에 너희를 처리하리라!

 

화안, 대체 무슨 짓이야?

 

당백호의 춘수추상도가
어떻게 여기 있겠어?

 

이제 어떻게 해?

 

추향 소저, 먹 좀 갖다줘요

 

이젠 어쩔 수 없어
빨리 먹을 가져와

 

네?

 

빨리 먹을 가져오라구

 

기억을 더듬어서 그려야 해

 

하지만 당백호의 그림을
어떻게 모방하겠어?

 

황야가 속길 바래야지

 

말도 안돼, 어떻게 영황이
당백호의 그림을 모르겠어?

 

화안, 너 때문에 큰일 났잖아

 

너 뿐 아니라 화부도
끝장날 거야, 어쩌면 좋지?

 

넌 도망가는 게 좋겠어

 

아무도 없어, 빨리 도망가

 

네가 그린 거야?

 

네, 당백호의 그림을 모방해서
먹고 산 적이 있었죠

 

춘수추상도는
백 번도 넘게 그려봤어요

 

잘 넘어가길 바래야죠

 

이건 제가 가질게요

 

- 근데 어떻게 빨리 그렸어?
- 이번엔 느린 거에요

 

이게 진짜 당백호의
그림입니다

 

네가 진짜라면 진짜냐?
증거라도 있냐?

 

전문가를 불러
소견을 들어보시죠

 

대천상!

 

아직 안 죽었냐?
안 죽었으면 그림이나 봐라

 

- 괜찮은 거냐?
- 목숨을 걸어야죠

 

황야, 진짜 당백호의 그림입니다

 

제대로 본 거냐? 그럴리가!

 

자세히 보거라

 

확실합니다
근데 먹이 아직 마르지 않았네요

 

- 날씨가 습해서요
- 맞습니다

 

죽어라!

 

황야께서도 조심성이 없으시네요

 

황제의 그림을 분실하시다니요
황제께서 아시면 죽을 죄죠

 

하지만 모두 친구사이니
이 그림을 드리죠

 

앞으론 조심해서 보관하십시오
아님 또 분실하게 될 거에요

 

황야, 다루기 힘든 놈이니
오늘은 그만 가시죠

 

좋다, 가자!

 

잠깐만요, 소변을 보신다고
하지 않으셨나요?

 

잊으셨어요?

 

좋다

 

왜 꼽냐?

 

왜 놈들을 죽이지 않았느냐?

 

황야, 그 서동은
간단한 놈이 아닙니다

 

저도 당할 뻔 했습니다

 

무슨 소리냐?

 

서생탈명검의 무공이
천하제일이라 하더니

 

일개 서생을 무서워 해?

 

황야, 탈명검의 위력은 대단하나

 

황야를 다치게할까 두려웠습니다

 

자네가 내 체면을 구겼어
가자

 

황야, 소인이 맹세하겠습니다

 

3일 내로 원기를 회복하여
황야와 소변을 보고

 

태사를 죽이겠습니다

 

그래, 그리고 화 부인도!

 

그 서동놈도!

 

또 그 추향도!

 

다 없애라

 

전 가족을 몰살시켜!

 

명을 받들겠습니다

 

- 형, 좋아?
- 좋아요

 

형, 환원정정권을 한다고 들었는데

 

그걸로 우리를
미남으로 만들어줄 수 없어?

 

그래

 

두 분 다 잘 생기셨잖아요

 

- 더 잘생기면 좋잖아
- 맞아, 형

 

미안하지만
차 먼저 갖다주고 얘기해요

 

미안하다니 그런 말이 어딨어?

 

형을 섬기는 건 당연하잖아

 

뭐가 미안하다는 거야?

 

우릴 형제로 여기지 않는 거지?

 

그런 말을 하다니 정말 실망이야

 

내가 형한테 일 보면
모두 안 좋잖아

 

미안하다고 했지
일 보라고 하진 않았는데요

 

웃지 말아!

 

장난하는 거야?
심각한 얘기라구!

 

알았어요, 차 가져와요

 

그렇게 말해야지

 

고마워, 형

 

어머니

 

어디 가냐?

 

차 가지러요

 

나가 있어라
화안과 할 말이 있으니

 

 

- 앉게
- 먼저 앉으시죠

 

화안, 큰 공을 세웠구나

 

몸에 좋은 인삼차를
가져왔으니 마셔라

 

- 화안
- 고마워요, 추향 소저

 

뭘, 뜨거을 때 마셔

 

자넨 재원이니 과거를 봐서
공명을 찾아야 하거늘

 

어째서 우리 집에서
하인이나 하고 있나?

 

부인, 전 공명엔
관심이 없습니다

 

부인과 추향 소저가
이렇게 잘해주시니

 

죽을 때까지
이 집에 머물고 싶습니다

 

멋진 풍류 재자

 

당백호!

 

부인, 제게 말씀하시는 겁니까?

 

그렇지, 무예도 뛰어나고
시화에도 능하니

 

쉽게 추측할 수 있지

 

비록 당가와 원한이 있긴 하지만
우릴 구했으니

 

해치진 않을게
그냥 인정하게

 

제가 인정하면 부인이
말을 바꿔 해칠 수 있잖아요

 

무슨 말인지 아시죠?

 

알고 말고
하지만 오늘 인정해야 하네

 

내일 하죠

 

- 그렇게 튕길텐가?
- 네

 

좋아, 인정하면 추향을
자네에게 시집 보내려 했는데...

 

부인

 

정말요? 한번 말한 건
지키셔야 해요

 

맞습니다, 전 미와 지를
겸비한 영웅

 

당백호요

 

부인!

 

상관 마라

 

당신이...

 

그래, 약속을 어겼다
너 같은 놈은 빨리 죽어야 해

 

부인, 천천히 얘기하죠
칼과 창이 필요하겠습니까?

 

내게 비는 건가?

 

당천호, 이 무정한 사람
그땐 당신을 죽일 수 없었지만

 

오늘 당신 아들을 죽여
한을 풀 수 있겠어

 

솔직한 날 탓하지 마시오

 

당신의 보잘 것 없는
무공으로 어찌 하겠소?

 

야릇하게 웃기는군

 

잘 들어
네가 방금 마신 인삼차에

 

천하제일기약인
일일상명산을 넣어두었다

 

언제부터 천하제일기약이
일일상명산이었지?

 

우리 당가의 함소반보정이지

 

웃기셔, 우리 일일상명산은
일곱 종류의 독충과

 

학정흥을 넣고
49일 동안 만든 거야

 

이걸 복용하면
누구라도 살 수 없다

 

우리 함소반보정은 벌꿀에
천산의 연꽃을

 

첨가했으며

 

얼지 않고 변하지 않는
방부제도 넣었다

 

독성이 대단할 뿐만 아니라

 

맛도 아주 좋아요

 

일일상명산을 복용하면
하루 안에 무공을 잃고

 

경맥이 역류함과 동시에

 

결국 모든 혈맥이 터져
죽게 된답니다

 

맞습니다
함소반보정을 복용하면

 

반걸음을 걷기나 웃기도 전에

 

전신이 폭발해 죽을 겁니다

 

사람을 죽이는 덴

 

매우 편리합니다

 

반드시 가지고
다녀야 할 양약이죠

 

어디서 살 수 있지?

 

정말 운이 좋군
마침 내가 하나 가지고 있어

 

내 것보다 대단하다고?

 

아니, 천하제일이지

 

말이야 뭔들 못하겠어?

 

못 믿겠어? 그럼 먹어보셔

 

내가 못 먹을 줄 알아?

 

감히 못 먹을걸?

 

나 먹는다!

 

먹어봐!

 

먹는다!

 

먹으라니까!

 

어 개자식, 내게 도전해?

 

- 배짱이 있으면 먹어!
- 물론 배짱 있지, 보라구

 

내가 바보냐?
멍청인 줄 아냐구?

 

먹어

 

명청이가 아니라 바보지

 

같이 중독됐으니
해독약을 교환하는 게 어때?

 

이 개자식, 날 겁주는 거냐?

 

부인, 귀중한 목숨으로
모험을 하겠다고요?

 

여봐라, 놈을 가두고
죽게 내버려둬라

 

 

부인, 인정을 베풀어주세요

 

필요 없다

 

함소반보정으로
날 죽일 수 있을 것 같아?

 

안 웃고 걷지 않으면 된다

 

추향

 

조용히 해요

 

부인의 연공실에서
이 약들을 훔쳐왔어요

 

어느 약이 해독약인지 봐요

 

화안을 위해서
위험을 무릎쓰다니 고마워요

 

아직도 화안이라고 해요?

 

사실 춘수추상도를 그렸을 때
당신이 당백호인 줄 알았어요

 

하지만 부인 앞에서
신분을 밝힐 줄은 몰랐죠

 

추향, 사실 내가 이런 건 전부...

 

물어보고 싶은 게 있는데
대답해줄 수 있어요?

 

뭐요?

 

당백호는 별명이죠?

 

아니오, 왜 그런 질문을?

 

백호... 왜 어머니께서
이름을 바꾸시지 않은 거죠?

 

- 대답하기 싫으면 관둬요
- 고맙소

 

무슨 색을 좋아해요?

 

많지만 황색을 좋아하오

 

- 황색? 이런 황색이요?
- 그렇소

 

그래서 항상 날 쫓아다녔군요

 

그림 그리는 것 외에
평소에 뭘 해요?

 

특별한 거 없소, 독서와
음악감상, 때론 피리도 부오

 

- 피리요? 정말 대단해요
- 그렇소

 

- 내가 가르쳐주겠소
- 좋아요

 

강남사대재자 중
으뜸으로 꼽히는데

 

중압감이 많이 들지 않아요?

 

좋은 질문이오
사실 중압감이 대단하오

 

그래서 여행으로 중압감을
덜고 있소, 이해하겠소?

 

이해해요

 

함소반보정은
당신이 발명한 거에요?

 

내가 만들어낸 거에요

 

정말 교활하네요

 

해독약을 찾았어요?

 

여기 없소

 

이렇게 운이 없다니

 

혹시 귀신을 무서워해요?

 

당백호, 이 나쁜 놈
괜히 뛰어다니게 만들다니!

 

부인, 중독되신 게 아니니
당백호를 풀어주심이 어떠신지요?

 

추향, 내가 널 총애하지 않았다면

 

진작 내쫓았을 것이다

 

앞으로 당백호 얘긴
꺼내지도 말거라

 

- 부인
- 당장 나가라!

 

전 부인을 여러 해 모셨고

 

부인께서도 제게
많은 은혜를 베푸셔서

 

이 생에서는 보답할 수 없으나

 

추향 오늘 감히

 

당백호를 풀어달라는
말씀을 올립니다

 

제가 그의 벌을 받겠으니
뜻대로 하십시오

 

추향, 담도 크구나

 

추향 언니, 일어나

 

부인께서 약속해주지 않으시면
일어나지 않겠습니다

 

부인

 

내 결정은 변하지 않는다

 

부인!

 

뭐야? 무슨 짓들이냐?

 

부인, 저희는 서로
자매 같은 사이입니다

 

추향 언니의 간청을
들어주세요

 

부인, 부탁드립니다

 

그래서 어쩌겠단 거냐?
여봐라, 끌어내라

 

부인!

 

무장원, 죽었느냐?

 

간도 크구나, 탈명서생!
감히 이 난동을 부리다니!

 

화 태사가 황야를
모욕한 죄를 짓고도

 

운이 좋았지

 

허나 오늘은 너희들
모두를 죽여주마

 

화부는 네가 어찌 하지 못한다

 

- 동향, 어서 태사께 알려
- 알았어

 

가요

 

뭐하는 거요?

 

따라와요

 

대체 무슨 일이오?

 

- 탈명서생이 왔어요
- 탈명서생?

 

- 위험하니 빨리 가요
- 그럼 당신은?

 

난 상관 말고 어서 가요

 

추향!

 

부인은 제 은연이시니
전 그분을 따라야 해요

 

문부터 여시오

 

- 화안
- 뭐요?

 

사랑해요

 

뭐라고 했소? 추향! 추향!

 

빨리 가서 도와라!

 

어디들 가느냐?

 

추향, 어서 화안더러
도우라고 해라

 

화안만이 도와줄 수 있다

 

화안은 이미 떠났어요

 

화안이 그렇게 의기가 없더냐?

 

아버지, 어머니도 도망가니
우리도 도망가죠

 

그래

 

- 여보
- 부인

 

부인!

 

괜찮소?

 

부인!

 

- 화안?
- 화안이 아니라 당백호에요

 

조심해, 넌 해독되지 않았어

 

걱정 마시오, 이미 연공실에서
해독약을 찾았소

 

그리고 시간이 남길래
목욕도 하고 옷도 갈아입고 왔소

 

탈명서생, 네놈의 간계로
아버님이 돌아가셨지만

 

내게도 통할지 모르겠군

 

그놈이 남긴 자식이었군
그래서 낯이 익었어

 

오늘 아버님의 원수를 갚겠다

 

우리 당가의 패왕창은
병기보상의 첫째여야 한다

 

회마창!

 

네 아비처럼 네놈도 바보군
창 촉이 없는데 관통하겠느냐?

 

창 촉이 없다고 관통 못한다냐?

 

창 촉이 없어도
관통할 수 있는 걸 만들었지

 

져도 싸다

 

지금부터 우리 당가의 패왕창이
병기 중에 제일이다

 

화안, 괜찮아요?

 

괜찮아요, 당신은요?

 

아주 좋다
때맞춰 나타나 감동했네

 

당백호, 우리 가족을 구하다니
어찌 보답을 해야할지 모르겠군

 

별 말씀을요
한 가지 요구사항이 있습니다

 

말할 필요 없어
추향을 좋아하잖아

 

추향을 네게 시집 보내겠다

 

아싸!

 

이런, 웬 신부가 이리 많아?

 

당백호, 추향을 주기로
약속했지만 조건이 있다

 

자네의 능력을 보지

 

20명의 신부 중에
추향을 고를 수 있을까?

 

화문

 

향이 다 탈 때까지 찾아야 한다

 

규칙은 다음과 같다

 

첫째, 황색선 안으로
들어올 수 없다

 

들째,신부는 그 어떤
소리도 낼 수 없다

 

셋째, 물건으로 신부의 신체나
옷을 건드려선 안된다

 

이상!

 

만약 시 간 안에 추향을
찾지 못하면 진 걸로 간주해

 

추향을 화문과 화무에게
시집 보낼 것이다

 

- 형, 우린 대기자 명단에 들었어
- 우릴 탓하지마

 

부인, 그만 놀리시오

 

당 공자, 왜 그런 말을 하시 나?

 

이런 조건에서
어떻게 추향을 찾아내겠소?

 

난 본성이 선하고
추향을 향한 마음이 깊은데

 

어찌 날 농락하시오?

 

당백호, 잊지 말게
당초 자신이 빈곤하다며

 

우리 집 하인이 되지 않았나

 

그리고 계약서도 있네

 

하지만 사실 여자를
꼬시러 온 거였으니

 

자네가 먼저 우릴 농락한 것이지

 

누가 그래요?
계약서의 첫 문장을 읽어보시오

 

난 추향을 위해 왔다?

 

그렇소, 난 추향을 위해 왔소

 

난 진작에 그 뜻을 표명했는데
당신이 못 본 거요

 

잘난 체 그만해
어쨌든 널 농락하겠다

 

나랑 놀겠다구?
2년 더 공부하시지

 

난 추향을 데리고 갈거야
아무도 막을 순 없어

 

한번 해보시지
감히 난동을 부렸다간

 

태사를 통해 황제께 알려
네 가족을 몰살시키라 하겠다

 

계집이 부끄러움을 상실했구나

 

날 더러 계집이라고?
죽어라!

 

뒈져라!

 

널 죽이고 말겠다

 

날 잡지마

 

부인, 진정하세요

 

그래도? 막지마
저놈을 죽여주겠다

 

멈춰라!

 

당백호, 추향은
우리 화부 사람이네

 

추향을 데려가고 싶다면
화부의 규칙을 따라야지

 

향도 거의 타 가잖나
어서 방법을 생각해보게

 

좋아, 평생에 걸쳐 배운 기술로
추향을 찾아내겠다

 

기탄천하!

 

무풍기량!

 

제1식 격산타우!

 

아니군

 

다시!

 

어화접목!

 

타자라!

 

받아라

 

당백호, 죽은 건 아니지?

 

여래신장? 별 것도 아닌 것을!

 

내 절기를 쓰도록 만드는군

 

구... 파...

 

아주 센 기다

 

- 기...
- 아주 강력한데?

 

슈퍼 킬러 아냐?

 

공!

 

뭐야?

 

어떠냐, 당백호?
네 무공에 맞설 방법이다

 

간계를 부리다니!

 

네 아버지도 내 간계에
빠졌지릉, 어쩔래?

 

이 나쁜 년, 혼내줄테다

 

이러지마

 

향이 짧아진다
추향은 내 아들에게 시집올 거야

 

난 평생 고독하게 살 운명인가?

 

하늘이시여!

 

빌연소아태풍전

 

아소타연간불천

 

불견오릉호걸모

 

무화무주서작전

 

알았다!

 

시간 다 됐다

 

딱 맞췄네

 

추향

 

시를 읊을 때
왜 반응을 보인 거야?

 

그게 아니라 소변이 급해서

 

칼 있어?

 

- 왜요?
- 자살하려고

 

안돼요, 나랑
합방부터 하고 죽어요

 

나 죽는다

 

자식, 감히 내 여자를 꼬셔?

 

네 여자는 저기 있잖아

 

추향

 

빨리 식장으로 가

 

옷 좀 잘하고

 

무릎 꿇어요
혼인식을 시작합니다

 

추향, 당백호가 그 많은 시험을
통과한 걸 보니

 

널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걸 믿겠구나

 

이제 널 시집 보내겠다

 

감사합니다, 부인

 

당백호, 만족하는가?
할 말은 없는가?

 

인생의 기복이 너무 빠르군요

 

약간 소변이 급하네요

 

소변이 아니라 합방이 급하겠지

 

당백호, 우릴 실망시키지 말고

 

앞으로 추향에게 잘해주게

 

부인, 제가 오해했습니다

 

한번 형은 평생 형이야
매일 오늘 같기를 빌게

 

평생 오늘 같아라!

 

고마워

 

추향, 참으로
많은 시련 끝에 오늘...

 

마침내 부부가 됐네요

 

축하해, 정말 대단해

 

당백호, 부인이 이리 미인인데
당장 뽀뽀해줘야지

 

이리 오시오

 

잠깐만요, 맞추기 게임해요

 

그것도 몰라요?

 

그럼 마작은 할 줄 알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