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 제목 with Caption Creator 4

정령이여,

나의 정령이여...

 

타카미미히메노미코토의 신탁을

무녀에게 전하거라.

 

정령이여...

 

무녀여, 무녀여...

 

럭키 세트 사은품은 3번,

3번을 고르거라.

 

무녀여, 무녀여...

오는 길에 후지마트에서

한정 콜라를 사 오거라.

 

무녀여...

 

이번 달 신작 게임이 나오는데

새전 가불 가능해?

 

무녀여...

 

여기 이 십자말풀이를 모르겠는데,

다섯 글자 단어로
마지막에 '쿠'로 끝나는...

 

무녀여...

 

무녀여...

 

무녀여...

 

무녀여...!

 

무녀여!

 

운명의 붉은 실
나와 희망을 잇고 있어주시게나

아무래도 이게 좋아
있는 그대로의 세상이

에도마에 엘프

 

미완성인 채 제동을 건다면
한심할 게야

뗄 수 없을 만큼 끌어올 수 있다면

분명 앞날은 장밋빛 인생이지
틀림없을 게야

심히 아름다운 밤에

희생을 바칠 일 없이
살아있고 싶다 바라며

거리를 헤매지 말고 한 발 내디디면
의외로 홀가분해진 듯했다오

운명의 붉은 실
나와 희망을 잇고 있어주시게나

아무래도 이게 좋아
있는 그대로의 세상이

운명의 붉은 실
나와 그대를 잇고 있어주시게나

어떻게 해서 만들어낼까
오늘 밤 그대와 함께 말야

 

츠키시마 걸즈 콜렉션

도쿄도 츄오구 츠키시마.
츠키시마 걸즈 콜렉션

에도 시대 때부터
400년 이상의 역사를 새겨온

타카미미 신사.

 

받들어 모시고 있는 그 신령체는

이세계에서 소환되어

완벽하게 방구석에 틀어박힌
엘프였습니다.

 

괘, 괜찮을까, 정령?

미안해.

좀 신탁을 너무 맡긴 걸까.

그게 신탁이었어?

 

고생이네.

차 마실래?

 

불쌍해라.

 

얘,

엘다도 스마트폰 하나 만들어.

그러면 정령 쨩도 쉴 수 있을 거고.

 

뭐야, 그 표정?

엘다, 전자기기 좋아하잖아?

아, 아니, 됐어, 난.

저, 전화는 왠지 긴장되잖아.

전화가 싫으면 메시지로 하지 그래?

메시('めっ'せ)...
뭘 멸하란('めっ'する) 거지?

그게 아니라,
인스턴트 메시지 말이야.

이거 봐, 이런 거.

문자랑 어떻게 다르지?

메시지가 더 멋있어.

즉, 멋있는 문자구나.

아, 맞아.

 

이거,

내가 전에 쓰던 스마트폰.

음악 듣는 데 썼었는데,

엘다에게 줄게.

 

SIM은, 안 들어있으니까
밖에서는 못 쓰지만,

나한테 메시지 하는 정도는 되겠지.

 

저기,

위피? 같은 걸 쓰면.

와이파이거든?

 

하지만 그다지 안 내키네.

나 지금까지 전화 가져본 적 없고.

 

그럼 요르데 님과는
어떻게 소식 주고받았어?

그 왜 그, 링묘로 뭐시기란 거.

링베리 뵤르링이거든.

아무래도 정령은
오사카까진 못 날리니까.

에도 시절엔 파발꾼에게 부탁했었지.

그거 알아.

엄청난 스피드로 뛰는
반쯤 벗은 사람이지?

그렇긴 한데 그런 식으로 말하면
꽤나 어폐가 있는데...

파발꾼은 원래

이에야스 군이 에도 막부를 열었을 때,

교토와 에도 간에 공문서를 주고받을
필요가 있어서 정비한 거야.

파발꾼에도 여러 종류가 있었거든.

막부의 공무용 우편으로
중요 문서를 나르는 츠기비캬쿠.

여러 지방의 다이묘들이 썼던
다이묘히캬쿠.

일반용의 마치비캬쿠.

토카이도의 역참에서 인마를 연계해서

릴레이 형식으로 나르는 거야.

 

파발꾼이 혼자서 나르는 게 아니었구나.

파발꾼에겐 재해 정보를 각지에 전하는
정보 통신 측면도 있었거든.

그래서 중요 문서를 나르는 츠기비캬쿠는

일반 사람들은 쓸 수 없었어.

 

나도 평소엔 마치비캬쿠를 썼는데...

어떻게든 보이고 싶지 않은 서신은

막부에게 부탁해서
츠기비캬쿠에게 전해달라 했었지.

보, 보이고 싶지 않은 서신...

 

데이갖고 화상 입었데이 -요르데

요르데와 말장난 대결할 때 쓴 거라든가...!
데이갖고 화상 입었데이 -요르데

제법이군, 요르데.

코끼리들이 코 끼리 콕!

이걸로 승부다!

나, 당시의 파발꾼 분들께
사과하고 싶어.

 

내키면 한 번 써봐.

 

스마트폰이라...

 

거, 건드린 것만으로 화면이 켜졌어.

이, 이것이 스마트폰.

 

생각한 것보다 쓰기 쉽네.

 

슈패미의 명작 RPG, 앱으로 이식됐어.

너무 좋아해서
몇 번씩이고 클리어했던 거.

 

이거 콘솔 게임 하드로 나온 거잖아.

스마트폰으로도 할 수 있구나.

 

코이토야.

야호, 엘다, 스마트폰, 써봤어?

 

코, 코이토한테서 문자가 온 건가.

아, 메시지라고 부른댔나.

 

개구리 전차다!

 

이모티콘이라고 부르는구나.

 

함락

 

엘다한테서 메시지 왔다.

무녀여, 무녀여,

스마트폰, 은, 제법, 즐겁구나.

 

엘다 님, 스마트폰 생겼구나!

 

정령 쨩이 다운돼버려서.

내가 쓰던 거 줬어.

 

코이토

다, 답장 왔어.

 

다행이네!

엘다가 기뻐해 줘서 나도 기뻐!

 

스,

스마트폰 즐거워!

 

무녀여, 무녀여,

지금 추억의 게임을
스마트폰으로 하고 있느니라.

 

아까 무라이 생화점의 물건이
우리 정원에 왔느니라.

귀여웠느니라, 무녀여.

 

무녀여...

 

여기 이 십자말풀이를 모르겠는데,

일곱 글자 단어로 처음에 '미'로...

 

난...

 

터무니없는 몬스터를
만들어내고 만 걸지도 몰라...

말려들기 전에 집에 갈게.

내일 봐, 힘내!

 

이, 있잖아, 엘다...

 

스마트폰 말인데, 살짝 메시지가 많아.

마, 맞아,

생각보다 즐거워서 말이야,

나도 모르게 잔뜩 보내게 되네!

코이토가 보내주는
이모티콘도 재밌고,

스마트폰은 참 재밌구나!

 

씰까지 붙였어...

 

그, 그렇구나, 다행이네.

 

그러고 보니 정령 쨩은?

어떻게 됐어?

 

왠지 불러도 안 와.

 

뭐, 지금은 이게 있으니까 괜찮아!

 

한밤 중이 되니 컵라면이 먹고 싶어지는데,
무녀는 어

한밤 중이 되니 컵라면이 먹고 싶어지는데,
무녀는 어떻

한밤 중이 되니 컵라면이 먹고 싶어지는데,
무녀는 어떻게

한밤 중이 되니 컵라면이 먹고 싶어지는데,
무녀는 어떻게 생

한밤 중이 되니 컵라면이 먹고 싶어지는데,
무녀는 어떻게 생각

한밤 중이 되니 컵라면이 먹고 싶어지는데,
무녀는 어떻게 생각해

한밤 중이 되니 컵라면이 먹고 싶어지는데,
무녀는 어떻게 생각해?

소, 송신.

 

좀처럼 답장이 안 오네.

 

코이토,

 

코이토...

 

코이토, 코이토...

 

에, 엘다?

까, 깜짝 놀라잖아,
갑자기 큰소리 내면!

내가 할 말이야!

무슨 일이야, 이런 한밤중에!

 

메시지 했어.

 

아, 안 돼.

내가 만들어내고 만
스마트폰 몬스터는

내가 어떻게든 해야지.

 

이, 있잖아, 엘다.

말하기 어렵지만, 역시 스마트폰은...

 

뭐, 뭐야, 이 빛?

 

저, 정령이,

나의 정령이...!

 

잘 부탁해
(불량배식 한자)

삐, 삐뚤어졌어!

 

이거, 삐뚤어진 거야?

이, 이건 네온 불빛 같은 빛을 띄고,

어떻게 된 거야, 정령?

 

혹시

엘다가 스마트폰만 갖고 메시지 하니까

삐진 거 아니야?

 

그, 그런 거야, 정령?

 

미, 미안해,

미안해, 정령!

 

코이토,

나 역시 스마트폰은 필요 없어.

나에겐 정령이 있으니까.

응, 응.

그러게, 엘다.

 

이렇게 엘다의 스마트폰 의존은

뭔가 어찌저찌
감동적인 분위기로 흐지부지되고,

정령 쨩도 말끔하게 기운 차렸어요.

 

그리고 전 맹세했습니다,

이제 두 번 다시

엘다에게 스마트폰을 권하지 않기로.

 

무녀여, 돌아오는 길에
레드불을 사 오거라.

 

결국 손해보는 건
코이토 뿐인 거 아냐?

 

이거지, 이거!

뜨거운 토스트에 듬뿍 얹은 케첩,

살살 녹는 치즈에
기름기 가득한 베이컨!

가끔씩 먹고 싶어진단 말이지.

저녁밥이 안 들어갈 거 아냐!
하지만 코이토에게 들키면 혼나니까 비밀로.

그, 그래!

포테토칩 부숴서 넣으면 어떻게 될까?

 

일주일치 칼로리, 란 느낌.

 

안심을 웰링턴 느낌으로
미안해, 코유즈.

파이지에 감싸 구운 것
코유즈의 밥은 매일매일 최고지만,

명란젓 파스타
가끔은 이런 조잡한 밥이 먹고 싶어지는

수제 반죽 햄버그
죄 많은 나를 용서해 줘.

 

저질렀네...

 

어쩔 수 없지,

갈아입을까.

 

드디어, 드디어 입수했어.

 

중고고, 가장 싼 거지만,

동경하던 어른스런 트렌치코트!

 

군것질 같은 거 참으면서
열심히 모았었지, 코이토.

그거, 유명한 브랜드 거지?

응!

 

어때, 코마 쨩?

 

어울릴까?

 

아니,

 

하나도 안 어울려!

 

잠깐만.

기왕 더럽힌 거 다 먹고 나서...

 

다녀왔어, 엘다.

 

오늘은 코마 쨩도 같이 왔어.

 

에, 엘다!

피, 피가!

구, 구급차!

구급차!

아, 아니, 이건 그게 아니라...

 

미안해,

간식 먹었어요...

 

깜짝 놀랐네.

 

새 옷 샀구나.

응, 제법 싸게 샀어.

안 어울리지만.

왜 그렇게 헐렁헐렁한 걸 샀어?

이건 언젠가 입을 옷이야.

스무 살의 나를 감안한 사이즈야.

분명,

아니, 절대로 자랄 거니까!

힘내라, 내 팔다리!

 

네 그런 대책 없이
긍정적인 면은 좋아하지만...

코이토는 어른스런 셀럽 계열보다

캐주얼 계열이 어울린다니까.

하얀 사람을 동경하는 건 이해하지만.

하얀 사람?

그러고 보니 전에도
뭔가 얘기했던 것 같은데...

아, 아무것도 아니야!

그, 그런 것보다 엘다,

신복 세탁비, 빠짐없이
새전에서 공제할 거야.

 

그, 그런 잔인한 짓을!

부적의 재료로 쓸 수 있잖아!

더럽혀진 건 못 써요.

 

부적의 재료란 게 무슨 말이야?

실은 타카미미 신사의 부적에는

내가 입은 신복 조각이 들어있어.
신복

 

그랬어?

나도 갖고 있어!

참 좋지, 이 부적?

영험 있다고 평판이 자자하고.

 

영험이 있어?

나 그냥 엘프인데?

응,

지난번에 소원 빌고 나서
피노 깠더니 하트 들어있었고!

조, 좋겠다!

왜 나한테는 영험이 없는 거야!

신찬 받아놓고서 무슨 소리야!

하지만 엘다 님의 옷이라고 하면 말이야,

계속 똑같은 거지?

내가 어릴 적부터.

다른 옷 안 가지고 있어?

 

이, 이거랑 똑같은 거
스무 벌 가지고 있어!

왜 자랑스러워한대?

다른 옷 입고 싶단 생각은 안 해?

아, 아니, 딱히.

소환되었을 적엔 코소데는 좀 불편했지만
(반팔로 된 기모노의 일종)

지금은 딱 진정이 돼.

그래!

이 트렌치코트,
엘다 님에게 입혀보자!

 

그거 재밌겠다.

사이즈도 딱 맞아 보이고.

 

돼, 됐어, 난...

자, 자,

그런 말 말고.

 

어, 어라?

왠지 그닥 안 어울리네?

 

이런 괴물 그려진 풍속화 있었지?

 

엘다 님, 좀 더 등을 쭉 펴.

자!

 

좀 더!

 

이렇게?

 

그리고 머리를 좀 자연스럽게...

이거면 어때!

 

여기는 파리야?

 

대박!

대박 멋져, 엘다 님!

그, 그래?

자, 잘 모르겠어.

 

스마트폰 카메라!

 

스위치 온!

 

젠장!

젠장,

젠장!

 

코, 코이토?

 

이, 이제 됐어?

역시 난 평소의 옷이 더...

 

미, 미안, 코이토.

 

괜찮아?

 

찰칵찰칵찰칵찰칵찰칵찰칵찰칵찰칵찰칵

코, 코이토?

 

괘, 괜찮아, 코이토?

 

괘, 괜찮아요.

 

코앞의 엘다는 위험하네.

엘다 님 미인이니까,

좀 더 꾸미면 좋을 텐데.

으, 응...

하지만 말이야...

너무 꾸미다가 붙잡히면 싫으니까...

부, 붙잡혀?

아, 아니,

에도 시절에 있었거든,

꾸미기 금지령.

다이묘들이 의복을
제각기 경쟁하게 됐거든.

점점 화려하고 호화로운 게
유행했었어.

그래서 막부는
화려한 의상을 금지하는

사치 금지령을 내렸거든.

사치 부리면 안 돼 -막부
기모노에 쓸 수 있는 색은 수수한 색만.

사치 금지령
화려한 무늬도 금지됐었어.

 

그랬구나.

고생이었겠네.

그래도 모두의 꾸미기에 거는
정열은 막을 수 없었거든.

멀리서는 무늬가 없는 것처럼 보이게

문양을 아주 세세하게 만들었어.

문양을 이루고 있어!
그게 지금도 계속 사랑받고 있는
에도코몬이란 거지.

 

꾸미기 위해 법의 빈틈을 빠져나갔구나.
에도코몬

대단한데?

그 외에도 유난히
안감에 신경 쓴다든지,

기모노 소매를 뒤집었을 때
멋있게 보이게 만든다든지,

이것저것 했었지.

특히 에도코몬은 재밌어.

카미시모코몬
무사들이 쓰는 격식 높은 카미시모코몬과

상인 계급 문화에서 나온 이와레코몬이 있어.

이와레코몬
상인 계급 문화에서 나온 이와레코몬이 있어.

 

이와레코몬 중엔
재수가 좋다고 여겨지는 문양이나

센스가 있는 문양이 선호됐거든.

장수복 코몬이나, 가내안전 코몬,

도미와 요술 망치나

무 강판 같은 것도 있었거든.
(말장난의 일종으로 액막이를 의미)

 

닌OO 코몬이라면 입고 싶을지도.

상당할 것 같아!

그건 현대에서도 혼날 일이니까
안 하는 게 좋겠네.

 

이런 거 보고 있으면

왠지 자신감이 없어지네.

성인식에서 이 코트, 입으려고 했는데.

 

코이토는 성인식 때
입을 옷이 갖고 싶었어?

 

으, 응, 뭐.

 

자, 잠깐 두 사람 다 저쪽 보고 있어.

 

왜?

벼, 벽장 열 거니까!

벽장을 남이 보는 거
왠지 부끄러우니까!

 

어디, 어디다 뒀더라?

이 상자였나?

아니, 아니네, 이건 O씨엔진이네.

이 상자던가?

아니, 아니네, 이건 시O롬롬이네.

어라?

 

찾았다, 찾았다!

이거다!

대체 뭐야?

무슨 일이 벌어지려는 거야?

그, 글쎄.

 

조, 좋았어.

이쪽 봐도 돼!

 

타카미미 신사의 무녀에게
대대로 전해져내려오는 후리소데야.

코이토가 입고 싶어 하던
코트와는 조금 다르지만,

이거면 안 될까?

 

엄마도, 엄마의 엄마도,

그 위의 엄마도...

다들 이 후리소데를 입었어?

응, 맞아.

나, 나도, 입어도 돼?

물론.

잠시 대어볼까?

 

어떨까, 코마 쨩?

어울... 릴까?

 

응!

 

엄청 잘 어울려!

 

잠깐 사진 찍어두자.

응, 찍어줘, 찍어줘.

좋았어.

그럼 장지문을 배경으로.

응, 포즈 취해봐!

이, 이렇게?

 

너무 서둘러서 어른이 되진 말아주렴.

 

무슨 말 했어, 엘다?

아무 말도.

그, 그나저나!

이걸로 새전에서 공제한단 얘긴
없는 걸로 하지 않을래?

안 돼요!

그런, 잔인한...!

 

코마 쨩, 코마 쨩!

 

다음은 이 멋있는 하이힐을
노릴까 하는데!

키가 안 커도 이거라면 어쩌면...!

 

네 그런 질리지도 않는 면도
좋아하긴 하는데...

 

가끔씩 짓는 그 표정
멀리 떠나버릴 것 같아서 말이야

좋아하지 않았어

 

하지만 이 손에 튼 살은
너를 위해 생겨난 거니까

만나고 싶어졌어

 

가끔은 만나러 와줘
가끔은 끌어안고 싶어

 

너는 마지막에 웃으면서
손을 잡아주었어

거칠어진 손을 눈치챘어
그런데 널 이제 만날 수 없어

스미다 강에 내리쬐는 석양
빌딩 틈새의 5월

세상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어

그러니 말이야
변함 없이 기다리고 있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