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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도 지니지 못한 채

최초의 한 발짝을 내디디네

걸음에 응해 늘어가는

기대나 탄식

되풀이하며

목표로 하는 것은 끝자락

역사 속에 전해가기 위해

생명의 등불

얼마나 되는

밝은 빛으로

불태워야

한 편의 시에 다다를 수 있을까

너나할 것 없이

도달하고자 바라는 안식의 땅

그것은 언제나

누군가의 기억 속에

그저 한 줌뿐인 지울 수 없는

추억이 되고 싶어서

가장 눈부시게 빛날 날을 바라네

온몸을 타고

흐르는 고동을 불사르며

 

fan sub by kairan

 

광중의 심부름꾼
 
 

광중의 심부름꾼
 
2년만이려나?

광중의 심부름꾼
 
등불의 전사여

광중의 심부름꾼
 
스타그네이트...

불사신을...?

 

지켜줄만한
여유는 없어...

전력으로―

어이쿠, 기다리도록

싸울 생각이라면
너희가 이긴 셈이다

다른 게 아니라 오늘은
《메아리》[에코]가 아니니 말이야

 

《심부름꾼》[헤럴드]...?

 

바로 보았다

너에게 지독하게
당해버린 덕에 말이야

한 동안은...

아무리 애써도 이 땅에 《메아리》[에코]
강림시킬 수 있을 것 같진 않더군

 

《심부름꾼》[헤럴드]...

신의 말씀을 전하는
심부름꾼...

 

하는 수 없이
《심부름꾼》[헤럴드]를 보내―

낚시를 즐기고 있었다?

이런, 이런
또 바로 맞혔어~

이야, 여전히
예리한데!

 

이 부근에서 불사자[언데드]가 출몰한다는
미끼를 흘려놓으면

높은 확률로
내가 낚이겠지...

취향
한 번 고약하긴...!

 

평범한 낚시도

물고기의 시점에서는
고약한 취미일 테지

신이란 것은
그런 것이다

 

목적은?

예전에 있었던 일로
복수하려는 건 아닌 모양입니다만

 

우선은 사죄를...

사죄...?

저번 《메아리》[에코]

사라지는 찰나에
추태를 보여버렸지

그것은 참괴의 감정을
견디지 못해

 

막 태어난 《메아리》[에코]
감정적이거나

단락적이거나 하는 등
유아성을 띄는 경향이 있다

변명도 되지는
못하겠다마는

부..불사신이
사죄의 말을...!?

드워프 군~

그쪽의 듬직한 전사 공께

나는 승천당하고 말았다네!

쑤시기도 하고...

박히기도 하며...!

실로 뜨거운 밤이었지

신이 농을 즐기시는 줄은
몰랐군요

그보다도
어서 용건이나 말씀하시죠

 

섭섭하네~

수다 정도는
어울려줄 수도 있잖아?

 

이 신은 말이 통해...

그래서
더더욱 위험해!

 

나를 물리친 용사
등불의 성기사[팔라딘]

이것은 나의 계시로다

 

윌 공!!

 

윌리엄이여

그대는 등불의 가호를 품고
용에게 도전하여

그리고

패배하여 죽을지어다

 

헛된 죽음을
멀리하겠노라면

《신들의 낫》
사룡 발라키아카와는 싸우지 말라

믿지 못하겠다면

그레이스필에게도
말씀을 구하면 될 테지

 

어째서
그걸 저한테...?

 

네가 영웅이기에 합당한
자질을 증명해 보였기 때문이다

나는 인간을 사랑한다

특히나 영웅에게는
눈독을 들이지

그 영혼의 광채를
마음 속 깊이 아름답다고 여긴다

 

그렇기에 더욱
불사와 영원을 바라지

세상의 범우들 손에
끌려내려와 추락해

고삽과 후회 속에서
광채를 잃는 영혼은

차마 눈 뜨고
보기가 힘들다

발라키아카와 같은 속물에게
살해당하는 것도 말이다

속물...?

 

신화의 시대...

내가 아직 선의 진영에
머물던 무렵에

대면한 적이 있다

《신들의 낫》
곧 사룡 발라키아카

놈은
신념을 위해서가 아닌

승리와 약탈을 위해
싸우고 있었다

선한 신들께서도
용케 고용할 생각을 하셨군요

용병이란 것은

아군으로 삼지 않으면
적으로 돌아서기 마련이라네

그후, 나는 신념을 위해
선의 진영을 배신했다

수많은 싸움이 있었고

옛된 신들도
태반이 이 세상을 떠났지

 

거스가 얘기해준
신화와 똑같아...

그러나 놈은 다르다

그 말씀은...

신들의 시대 때부터
살아남았단 건가요?

 

그렇다

그리고
놈은 용병을 계속했지

나락의 악마 놈들이
일으켰던

그 대란에서도...

 

200년 전의 대파국...

《대연방 시대》[유니온 에이지]의 종말...!

 

놈은 악마[데몬] 진영에
고용되어

철녹의 산을
함락시켰고

그리고 잠들었다

전쟁 속에서 심각한 부상을
입었기 때문이었지

기..기다려주세요!

전쟁 속에서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하셨습니까!?

저희 선조들께선...!

아아, 뭐야...

너는 산의 생존자였나

아, 네...!

 

하하하하하!

이런, 이런!

운명의 해후란 게
있기는 했군!

그렇다면 좋지!

《흑철의 나라》의
뒤를 잇는 자여!

나, 불사신 스타그네이트가!
진실을 알려주리라!

 

훅철산의 대군,
아우르방그르는

참된 영웅이었노라고!!

 

긍지로 여기거라

누대(累代)의 명검,
《여명을 부르는 자》[콜둔]

신대로부터 살아온
사룡의 한 쪽 눈을 빼앗았느니라!

 

정말입니까...!?

그토록
통쾌할 수가 없었지...

어엿한 영웅다움이었다!

 

다행이다...!

다행이야아...!

 

악한 신으로는
보이지 않는 다정함...

하지만 이 신은...!

그런 정 때문에
생사의 섭리를 일그러뜨리고

재앙을 일으키는 신이야!

윌리엄이여...

언젠가 너는

아우르방그르의 위업마저
뛰어넘어

발라키아카를
물리칠지도 모르지

그러나...
지금은 그때가 아니다

 

용의 잠이
얕아지고 있군

 

지금,
용이 그 위엄을 보였다

 

어서 돌아가도록

혼란이 일어날 게야

 

루!

 

이것이...
용의 포효

《용이 부르짓는 목소리》[드래곤 로어]라는 것이다

 

생을 받아 살아가는 자를
공황 상태에 빠뜨리는...

왕된 자의 위압...!

 

추가로
위험한 것이 올 게다

저것은 너라도
다소 애먹을 테지

 

거..거인!?

삼림거인[포레스트·자이언트]이야!

평소에는
온후한 종족인데...

 

용의 포효에 당했군

제정신이 아니다

 

어쩔 텐가?
죽이겠나?

설마...

철저히 단련된 근육에 의한
폭력만 있으면

어지간한 문제는
해결된다고요!

 

윌 공!

 

이 정도 쯤이야!

 

거..거인을...

던졌..군

 

착란의 안개에
이성의 빛을...

 

정말 미안한 짓을...

돌아갈 수 있으시겠어요?

어찌저찌...

 

거인어, 조금, 안다

 

입니다

 

맙소사, 그거 고맙군!

 

어, 저기...

용, 울부짖다, 위험하다, 입니다

 

아, 무디무디하디만...

부족에게로 돌아가야만 한다

그 후에는
안전한 장소로 거처를 옮기지

 

나, 요툰의 강그다

인간 용사 윌리엄이여.
이 은혜는 잊지 않으리

 

저, 거인을 본 건
처음이에요

나도 그래

거인어도
할 줄 알면서요?

마법 스승님이
박람강기는 기본인 사람이라서

보았을 테지?

 

그것이 악마[데몬] 놈들조차
두려워 하는 고룡의 위엄이다

놈이 눈을 떠
다시 한 번 전란을 바란다면

결국 네가
쓰러뜨릴 수밖에 없다만

너라 해도 부족할 테지

 

그래서 희생을
용인하란 말씀입니까?

적이긴 하나...

당신답지 않은
언행인 줄 압니다만

천의 생명은 만의 생명과
맞바꾸진 못하지

부아가 치밀기는 한다만

네가 살아남는다면
보다 많은 자들을 구할 수 있는 이상

권할 수는 없지

곰곰히 생각해보도록

등불을 나르는 자...

변경의 성기사[끝자락의 팔라딘]

 

잘 있거라
언젠가 다시 만나자꾸나

 

눈여겨 보시나 봅니다...

눈에 찍힌 거지

신들께서는
영웅을 바라신다고 합니다

신의 뜻을
사람들에게 알려,

지상에서
대행하는 자―

윌 공은 등불의 신을
상징하는 영웅

그렇기에 비로소...

불사신은 나한테
은혜를 입히고 싶어한다고?

 

이제...
어쩔 생각이십니까?

그러게...

 

어쩌면 좋을까...

 

용의 포효에 의해

《짐승의 숲》[비스트·우즈] 곳곳에서
피해가 발생하고 있었다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보호하고

부상자를 치료하며

날뛰는 마수들을
토벌하기 위해

각지에 모험가를 파견했지

 

만일 용이 눈을 뜨고...
변덕으로 날아온다면

《등불의 하항》[토치·포트]
고사하고...

《하얀돛의 도시》[화이트 세일즈]마저
멸망할지도 몰라

 

틀림 없이!

사룡과 함께
고위 악마[데몬]이 있을 거다!

미숙한 네놈이
이길 수 있을 것 같진 않군!

 

역시...

 

도망치는 것은
수치스러운 게 아니다

 

그건 제가 갈 거라고
생각해서 하시는 말씀이죠?

신전장님...

 

신이시여...!

만일 당신께서 이길 수 있는
길은 있다고 말씀해주신다면...

혹여 이기진 못하더라도
이기라고...

정의를 증명해 보이라
명령해주신다면

분명 저는...!

내딛지 못한 채...
초조감 속에 앓던 채로...!

시간만이 헛되게
흘러가던 그 무렵...

다시 태어나...

사랑받아 자라고...!

존경받으며
인정받아

동료들의 중심이 되어―!

 

들어간다

 

또 고민하고 있구만

 

응...

 

그래서
못 알아차린 건가

바깥을 좀 봐라

살짝 일이
성가시게 됐다

 

성기사[팔라딘] 공께선 어디!?

 

대답을 들어야만 한다!

 

성기사[팔라딘] 공의 뜻을
듣고 싶소!

 

용을 칠 의향은
있으신가!

 

그걸 물어서
어쩔 생각이야!

 

용을 물리치지 못했음은
우리, 드워프의 죄!

토벌할 의향이 있다면!
우리도 길을 함께 하리!!

 

그만둬...!

용은 난적이야!

성기사[팔라딘] 공께서는 방책을
생각하고 계신단 말이다!

무슨 명을 받으셨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시간을 벌려는 속셈은
관둬주시지요!

아무 명령도
받지 않았다!

되는 대로 들이박지
말라고 말하는 거다!

되는 대로라
하셨는가!

너희가 떼거지로
달려들어봤자!

용에게는 상처 하나
낼 수 없다!

 

지나가겠소!

 

그만두라 하지 않나!!

 

여러분은...

여러분은 이제 나조차
이기지 못할만큼 노쇠해졌단 말일세!

나는 모두가 헛되이
죽는 건 바라지 않아!

 

도련님!

 

그렌딜...

멋지게
성장하셨습니다 그려

그러나...

그렇다곤 하나
그렇기에 비로소

저는...

저희는...

 

이만...
죽고 싶사옵니다

 

저희는...

우리의 왕과
함께 죽고 싶었답니다

 

죽음을 허락받지 못한 채

긍지를 버리고

비참히 유랑하는
200년은 너무도 길었습니다

이만 하면 되지 않나...

우리는 이미
충분히 지켜왔다...

여태 그리 생각하며...

그리고...

마침내 그 증오스러운 용이
살아 있음을 알게 된 겁니다!

 

그날의 뒷수습을!

싸움과 죽음을 바라는 게
뭐가 잘못이라 하시는가!!

 

들여보내주시게!!

성기사[팔라딘] 공의 뜻을
여쭙겠소!

 

보낼 순 없어...!

 

그렌딜!!

 

뭐가 잘못이냐고 했겠다...?
그렌딜...

 

너희는 이미
죽자는 생각뿐이라...

이기려는 생각조차
하고 있지 않아!

 

그래서는 안 돼...

그러서는 안 되잖아...

긍지 높은 산의 전사가
목숨을 버리고 달려들 때는

이기기 위함이어야 해!

그렇게 가르쳐준 건
너희들이었잖아!

 

-도련님...

 

약속하지!

성기사[팔라딘] 공께서는
기필코 결단을 내리실 거다!

그때는
내가 동행하여!

드워프의 명예를
다시 한 번 쟁취하리!

 

《흑철의 나라》
최후의 군주!

아우르방그르의
이름에 맹세코!

 

그 손자인
나, 빈달브가!

부조의 산맥들을
되찾을 것이다!!

 

저녀석, 멋지지?

응...

지고 있을 순 없겠지?

응...!

넌 언제나

어느 쪽이
손해니 이득이니

이길 수 있니 없니

그런 건
생각밖에 있었잖아?

 

이번에도
그러면 되는 거라고

 

용을 토벌하겠습니다!

 

용을 물리치러 가겠다고
결심했습니다

루...
빈달브

부조의 산을 되찾겠다는
그 웅변은 훌륭했어

동행해줄 수 있을까?

 

그리 말씀해주실 거라
믿고 있었습니다!

기꺼이!

 

괜찮은 거냐?
그리 싸게 받아들이긴

메넬도르 공이야말로

무슨 일이 있어도
따라갈 생각이셨으면서~

오?
혓바닥이 좀 길어졌다?

 

상대는 용이니까...

머릿수만 모아봤자
소용 없어

마을의 방위를
너무 깎을 수도 없고

면면은
나랑 너...

윌이랑...

또 산의 안내역으로
아무나 200년 전을 알던 녀석

 

제가...

아니, 소생이 가도록 함세

죽고 싶어하는 것에게는
맡길 수 없네

그리고...

네놈에게는
동포를 통솔하는 역할이 있잖나

 

안내를 맡겠소

 

게를레이즈 씨!

잘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또 내가 가야겠군

 

레이스토프 씨!?

어째 인간들이
무리지어 있길래 와보니

 

여전히 예리하시네요!

남자놈들만 5명이서 악마[데몬]이랑
사룡한테 시비 틀러 가는구만!

 

승산은 있는 거냐...?

없어

 

용을 확실하게
죽일 수단 따윈 없어

불리한 승부입니다

그럼에도
따라와주시겠습니까?

 

네!

 

명예와 영광은
그런 곳에야말로 있지

 

전사의 본망이로군요

 

네 억지에 휘둘리는 건
이미 익숙하다고

 

가자!
용을 물리치러!

산을 되찾으러!

 

가시는군요...?

 

그래

부디...

부디 무사히...!

 

내가 왔다고~!

 

비!

 

용을 물리치러 간다며?

응!

그럼 저번 약속 대로~

그걸 내가 시로 만들어도
되는 거지~?

 

물론이지!

 

새로운 용 살해자의
서사시(사가)를 만들 수 있다니~!

음유시인(투르바두르)
꿈이라구~!

 

전일담부터
퍼뜨려줄게!

필요하지~?

 

응, 굉장히 필요해!

고마워

하지만
슬픈 결말은 싫거든?

그렇게 되지 않게
노력은 해볼게

응, 열심히 해!

요즘 비극적 결말은
반응이 안 좋단 말야~

 

두고 가지 마세요...!

 

미안, 미안~

 

필요하실만한 물자를
얼추 확보해뒀습니다

 

제가 갈 거라고 생각하고
미리 입수하신 거예요?

그럼요~

그래도 출발에 늦진 않을까
조마조마했죠!

망설이던 것뿐이지만요...

시에서는 기회를 엿봤다고
해두겠어!

그러는 편이 멋있지?

계속 그렇게
살을 덧붙이니까!

「윌리엄 경」이 점점
신산귀모의 거한이 돼 가는 거라구!

 

나도 망설인다구
평범하게

죽고 싶진 않은데다

아픈 것도 싫고

그래도
가는 거지?

응...

신께 올린
소중한 맹세니까

 

그 대사~!

시에 이용할게~!

신을 섬기는
경건한 전사~

등불의 용사여~!

그대에게 행운의 순풍이
함께 하기를~!

 

윌 씨, 무리나 무모를
하지 말라곤 하지 않겠습니다

지금이
그럴 때일 테니까요

달리 필요한 물자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그럼...

하나, 커다란 걸
부탁하고 싶은데요

 

가는구나

 

나는 그대의 죽음을
바라지 않는다

 

영광입니다

감사합니다

그럼에도
가겠다고 하는구나...

내게 올린 맹세를
지키기 위해

 

그렇다면 그를 내 뜻에
거스르는 것이라 하진 않으마

그날의 맹세는
나와 너의 것이니까

 

무릎을 꿇으세요

 

그대,
윌리엄에게 명하노라

 

두려워 말라

나는 그대와 함께한다

내가 너의 신이니까

나는
너의 힘을 북돋고

너를 도우며

너를 지킬지어다

 

가거라

용을 물리치어
맹세를 이루거라

나의 기사여

 

등불에 맹세코

 

 

한 때의 귀향
 

fan sub by kair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