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kigahara

1600년 9월 14일 세키가하라
전투 전날

 

이렇게 작은 지장상이라도
천 년 전에

오아마 왕자가 여기에서 군사를 일으킨
기억이 깃들어 있는지도 모르지
(40대 텐무 천황)

그렇지요

왕자가 이 세키가하라에서
군사를 일으킨 것입니까, 아버님?

 

전투는 이 길의 봉쇄부터 시작됐지

그때 왕자가 복숭아를 나눠 줬다는
모모쿠바리 산이 저기다

 

배꼽 언저리부터리
불이래 타는 거이 같꾸마

고렇지
참말 탄내가 나지비

고래, 탄내지, 탄내
참말로다 탄내래 나꾸마

울들이래 탄내 난다이

 

머나먼 사츠마에서 소수의 원군이
날마다 당도하고 있습니다

사츠마의 군사는 1000이 안 되지만
용맹과단하지

 

원작 시바 료타로
적은 10만, 우리는 8만

각본 · 감독 하라다 마사토
하지만 그 절반은 산에 올라가서
그저 불구경만 하지요

이건 정의와 불의의 싸움일세
질 수야 있겠는가

 

세키가하라

지금 기억이 난다

필자가 소년이었을 때
오미 국의 그 절에 간 기억이 있다

무더운 여름 무렵으로
긴 돌계단을 올랐다

무슨 절이었는지는 까먹었다

내가 앉아 있는 여기에
태합이 걸터앉아 있었단다

매 사냥 복장을 하고 있었지

 

카이와리 할배, 그게 몇 년 전이에요?

대충 350년쯤 됐나?

 

그날도 한여름이었지

오늘처럼 눈에 땀이 스밀 듯한
뙤약볕이었어

이제 세키가하라라고 하는
방대한 인간 희극

혹은 비극을 씀에 있어서

어디부터 손을 대면 좋을까
멍하니 고민하고 있자니

내 어린시절의 이런 정경이
한낮의 꿈처럼 떠올랐다

헨리 밀러는
"지금 넌 뭔가를 생각하고 있다"

"그 떠오른 생각부터 쓰면 된다"
라고 말했다 한다

그런 느낌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본다

 

1572년 히데요시는
오다 노부나가의 무장으로서

오미 나가하마 24만 석의 다이묘였다

미츠나리의 아명은 사키치(佐吉)였다

학문 수행을 위해
이 절에 다녔던 건지

절의 시동이었는지는 확실치 않다

히데요시는 이 근처까지 매 사냥을 왔다가

목이 마른 나머지
불쑥 들이닥친 듯 하였다

 

첫 번째 찻그릇은 역사서에 의하면

커다란 찻그릇에 7, 8할 정도를 담아
미지근하게 가져왔는데

히데요시는 이를 걸신들리듯 마신 후
입맛을 다시며

기분이 좋다면서 한 그릇 더 가져오라
명을 했다고 한다

 

이번엔 물을 뜨겁게 데워
양은 처음의 절반 정도였다

 

맛 쩔구나, 한 그릇 더

 

세 번째는 물의 양은 더 적고
혀가 델 정도로 뜨거웠다

 

아, 뭐라 허냐? 이름 말이여

영내 이시다 촌의 이시다 마사츠구의
아들 사키치라고 합니다

사키치, 100석의 녹봉을
주겠다고 함 니 어쩔 셈이냐?

비와 호의 언저리에는
억새와 갈대가 자라 있습니다

녹봉을 받는 대신에
그것의 벌채에 드는 세금을...

- 얼마면 되겄냐? - 어허, 사키치!

- 영주님께 영악한 말을...
- 괜찮어

요놈이 맘에 들구먼
성으로 데려가겠다

 

16년 후

 

1588년 오사카 성

 

- 사키치
- 예

오사카 성에 3중 해자가 완공되설랑
다음은 후시미에 성을 짓는다

축성과 파괴인즉슨 권력의 사업이지

명심혀라, 후시미다
후시미에다가 성을...

허면, 후시미 성 다음으론...

뻔하질 않어
명국을 굴복시켜야지

명나라 입구에는 문화가 융성한
조선이 있습니다

66개 영지를 통일하구 나면
바루 조선은 무릎꿇을거다

언제까지고 전쟁이 끝나질 않게 됩니다

적어도 내 신하루다 못 만듬
전쟁이 어데 끝나겄나

 

7년 후

현관은 어디냐?!

- 대주군!
- 몰라

1595년 후시미, 도쿠가와 저택
- 대주군!
- 몰라

1595년 후시미, 도쿠가와 저택
대주군! 의복을 갈아 입으십...

현관이 어디더냐!

저도 모르옵니다

그 전에 옷을 갈아 입으시어요

- 토시를 손에 쥐시고...
- 현관이 어딘가!

앞에부터 두지 말거라!

 

마사노부 님

 

대주군께선 여장(旅裝)으로
등성하실 모양입니다

 

이이 나오마사

 

대주군! 그건...

혼다 마사노부
여행복이 아니십니까

다이묘들은 조선 침공 비용 때문에
몸부림치고 있네

각자 영지에서 달려오기도 힘든 판에
약식으로 입을 수밖에

시골 다이묘라 비웃음을 받으십니다

주군께선 미츠나리놈에게

밤낮 없이 에도에서 달려오신 모습을
보이고 싶으신 거지요

나오마사, 닥치고 있게

마사노부, 갈아입고 싶어도
의복 상자를 못 찾겠구만

이 짐수레부터 가져가게나!

 

 

 

오대로     육봉행

오대로     육봉행
태합과 관백 사이에서

마에다 토시이에
언제 전쟁이 일어도 이상하지 않다며

세간이 과열되어 있소이다

이런 와중에 이번 7월 초사흘에

 

관백 히데츠구 어른은 조정에
3천 매의 금은을 헌상하셨소이다

참으로 중대한 사태이므로

오타니 교부(요시츠구)
약식도 괜찮네만 너무 무성의하구만

모든 가신들이 조선 침공에 드는
비용으로 괴로워 한다네

그렇다한들
이에야스공의 저 행색은...

에도에서 달려온 거잖나
딴 뜻은 없겠지

있다네

 

여봐란듯이
에도에서 달려왔다는 게지

결국 히데츠구 님께서는
관백 직을 사임하시고

코야 산으로 출가하셨소

하온데도 모반의 조짐이
걷혀지지 않기로서니

이에, 태합 전하께오선
후쿠시마 마사노리에게 명하시어

코야 산을 포위하고

히데츠구 님께선 자결하셨소

 

하여, 히데츠구 님 처첩과 아들
시녀 20명의 처분 말인데

연좌제에 의하여
내일 참수키로 하였소이다!

관백 히데츠구 님의 모반이라 듣고
이에야스, 에도에서 바로 달려왔기에

자세한 경위는 모르옵니다

허나 조선에서의 전쟁이 3년이 되어
전황도 일진일퇴라

 

태합 전하의 위광을
반석처럼 하기 위해서라도

히데요리 님의 전정에
기화(奇禍, 위협)을 남기지 않기 위해

모반자의 대를 끊는 건 당연하다
이에야스는 그리 여기나이다

 

잘하는구나, 히데요리

여기, 여기, 그려 여기다

 

히데요리, 히데요리

 

미츠나리, 전하께 청이 있나이다

요도도노   히로이(히데요리)
말해 보거라

오슈 모가미 가의 코마히메 아씨가

히데츠구 님의 측실로서
처형에 연좌가 되었습니다

그려서 뭐?

코마히메 일행이 원로에 겨우
상경하였을 때에는

히데츠구 님은 이미 할복한 이후였습니다

코마히메 아씨도 이케다 테루마사공의
누이동생분과 마찬가지

목숨을 살려주실 수는 없으시나이까?

사키치

너 첨 만났을 때 찻그릇에다가
미지근한 물을 8푼 담아설랑 갖구 왔지

전하께오서 단번에 드신 연후
더 한 그릇 가져오라 하셨사옵니다

다음은 절반
그 다음은 작은 찻잔에

혀가 디일 정도로 겁나게 뜨거운 차

 

그때 나 망설였구먼

요 얄미운 시동놈을 징치헐까
부하루다 삼을까

 

사람의 운명은 종이 한 장 차이여

코마기미는 포기해라

그 애비는 히데츠구에게다
딸내미를 바쳤다

들이대는 근성이 천박허지

벌받는건 당연한거여

 

그래, 잘하는구먼

 

코바야카와 히데아키
길을 비켜라!

 

교토, 산조가와라

 

내 오늘 부로 봉행 직에서
물러날 생각일세

병 때문인가?
아니면 말도 안되는 소임 때문인가?

왼쪽 눈은 아니 보이네 오른쪽도 엷은 막이 생겼고

어찌 자네만 난치병을 앓는지

분통하네그려

봉행직에서는 물러나도
자네와는 한마음일세

 

누님으로 받들던 계실(繼室, 후처)와

형제처럼 친했던 아들을
처형장으로 끌고 오는

잔인한 역할일세

- 전하의 평판은 땅에 떨어졌네
- 말을 삼가게, 교부

자네 마음을 알고 말하는게
무어가 나쁜가?

 

맞절도 해보지 못한
14살의 새신부가

어찌 처형에 연좌되야 하는겐가...

 

오래 산들 고통뿐인 속세이니...

생각해 보니 남길 말도 없도다...

 

미츠나리! 약조는 어찌 되었나?

코마히메를 구명한다는건 농이었나!

최대한 노력은 하겠다 하였습니다

- 너 우롱하는 게냐?
- 격해지심은 도움이 되질 않습니다

 

이런 미친 짓을 밀어붙이는 건가!

 

소란 떨지 마라! 보기 추하다!

 

모가미 가의 시녀가 싸우고 있네

 

네놈들은 자비심이 없는 것이냐?

이시다 졸병들 참 꼴이 좋구나
여인과 아이들만 상대하려 드느냐!

- 놔두어라!
- 네 이놈!

 

저자는 시마 사콘 같구만

 

멈춰라!

물러나라!
되었으니 물러나라!

물러서!

 

멈추거라! 물러서라!

 

손대지 마라!

 

됐다, 됐어

죽이지 않으마

 

스케자, 겉옷

호인 님
여인들을 치료해 주시구려

 

교부, 뒷일을 부탁하네

알겠네

 

무슨 일인가

- 소생은 도요토미 가...
- 용건이 뭐냐?

 

츠츠이 가의 낭인
시마 사콘 님처럼 보이오만

지난 수년간 사방을 수소문하며
사콘 님을 찾고 있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내 가신이 되어 주시지요

내가 뭘 하고 있는지 아는가?

칼을 시험하고 있었습니까?

복장이 뒤틀려서 말이지

대나무를 도요토미의 관리들이라
여기고 베고 있었네

헌데 태합 히데요시의 부하를 되라?

- 아닙니다
- 뭐가?

 

시생의 부하가 되어 주시오

 

그쪽이 이 몸을?

곧 태합 전하께오서
사와아먀성을 하사하실 게요

4만 석이 19만 석이 되지요

내 녹봉의 반을 드리지요

주군의 녹봉 절반을 받는
가신이 어디 있는가

인의예지를 떠받드는
당대 최고의 사무라이 대장을 얻으려면

지극히 당연한 녹봉입니다

싱겁군

 

가신이 되는 것이 무리라면

형님으로서 내 곁에 계셔주시지요

형님도 싫으시다면 벗으로도...

 

미노 님...

묘젠, 여전하구만

불공을 드리기 때문입지요

나도 그 회춘하는
불공을 배우고 싶구먼

 

일행이신가요?

이시다 미츠나리라는 기묘한 사내일세

태합 전하의 오른팔?

숭늉 좀 말아주게나

배가 고파 미치겠으이

 

나는 태합을 싫어하니
그대를 모실 생각 없어

어떻게 싫어하는지
듣고 싶군요

육두문자를 쓴대도?

들어봅지요

태합 히데요시의 음란한 추행은
역사에 따를 자가 없네

 

주군이었던 노부나가의
두 딸을 첩으로 삼고

노부나가가 거느렸던
아름다운 첩들

 

노부나가의 장남 노부타다의
아내까지 자기가 취하였네

전하께오선 비천한 출신이시기에

고귀하게 자란 여자에게
강한 동경을 품고 있었지요

하지만 고귀한 신분이라도
공경이나 친왕의 규수들은 싫어합니다

무가의 귀족

그것도 주군 노부나가공 일족이
최고의 귀족이라 생각하시지요

허나 정실은
키타노만도코로 마나님이시고

키타노만도코로
허나 정실은
키타노만도코로 마나님이시고

그 금슬은 좋고도 좋으시어
대단히도 귀애하십니다

 

태합은 총애하는 요도가 낳은
히데요리에게 후계를 물려주고 싶어하지

그러니 관백을 물려준
조카 히데츠구가 방해되지

결국 모반자로 만들어 말살하였네

아니던가?

 

내가 아는 한

히데츠구 님께 역심은 없었습니다

 

이시다 님은 요도도노와 같은
오미 출신이시지?

비와 호에서
어릴 때 같이 뛰놀던 사이이지요

세간에서는 이시다 미츠나리가
전부 획책했다고 하지

요도가 설계를 하고 놀아난 태합이
넘어갔다는 소문도 있고

훨씬 추악한 소문도 있지요

어떤...

 

히데요리 님의 친아비는

이시다 미츠나리라고요

 

태합과 키타노만도코로는
둘이 같이 있으면 농담을 주고받거나

큰소리로 언쟁하기도 하고

신분이 낮은 부부와
조금도 다를 게 없었다

둘 다 심한 오와리 사투리를 쓴다

자연히 '오네네' 키타노만도코로는

도요토미 가의 최대의 정치 세력으로서
두려운 대상이 되었다

세키가하라 전날 밤 만일 그녀가
이에야스를 치라고

후원해주던 여러 다이묘에게
은밀히 명령을 하였더라면

일본사는 변했을 것이다

하지만 사실은 반대였다
왜였을까?

 

히데요시의 측실 중 필두인 요도도노는

아비도, 어미도 히데요시에게
죽은 오미 사람이고

미츠나리, 교부 등도
오미 사람이었다

 

오미 년이 뭔 주접싼겨?!

난 오와리 촌년이래설랑

재주와 기지 갖구 나대는
오미 토백이는 맘에 안들구먼!

어찌하여 여인들을 구했나?

의를 관철하는 이에게
마음이 이끌리지요

처형 자체가 불의고
납득키 어렵다 보지 않나?

 

어째서 폭군 히데요시에게
충성을 다하는가?

 

폭군이 나를 만들었소

- 무너뜨리고 싶진 않나?
- 무너뜨리는 것보다

전하께오서 일전에 품으셨던
정의의 마음을 계승하고 싶소

누군가가 계승치 않는다면

일본의 정의는 앞으로 영원히
사라지고 말 것입니다

 

태합께오서 돌아가시면
천하는 어지럽게 됩니다

후계자를 두고 싸움이 벌어지겠지요

그때야말로 중원에
정의의 기치를 세워야 합니다

세상이 정의로 움직이지 않네

그것이 태합 전하께서 만든 악이지요!

각국의 제후들을 항복시키는 데도
도쿠가와 이에야스와 화친을 맺더라도!

이해 득실만 따졌지
정사(正邪)가 아니었소이다!

 

전하께오서 천하를 호령한 지 13년

꽤나 세상에 질서가 생겼으나
이해로 굳어진 질서올시다

 

나는 정의냐 불의냐를 판단해서
군사를 일으킬 것이오

천하가 모두 이득만을 좇을 때
혼자서 거꾸로 가다니

사나이로서 재미있는 점이 있구만

 

내 일생 따위는 결코 두보, 두목의
한 수 시에도 못 미치네만

1만 5천 석 받아 보도록 하지

2만 석의 좋은 벗

 

아무 데서나 내려 버리시게나

내려 버리라니요?

탈 사람이 없어지면
말은 자연히 주인에게 돌아오는 법

노마(老馬)의 지혜인 것이지

 

후시미 이시다 미츠나리의 저택

 

- 노리개로 삼을 셈입니까?
- 생각 없어

그럼 어찌하여 자비를 베푼 겁니까?

너의 용기에 감복했다

 

그밖에 살아남은 사람은 있는지요?

네 동료는 상처가 심해서
다케다 호인 님께 맡겼느니라

목숨에 지장은 없어

비탄한 나머지 자진치 않는 한

언니도 저도 자진따위 안 합니다

모가미 가로 돌아가겠다면
그리 안배해주지

- 뭘 위해서요?
- 고향에 가족은 없나?

언니만 남게 됐네요

코마히메의 복수를 하겠다면
곤란한데

모순이 세상의 상사일진대
복수 따위 우습지요

 

태어난 곳은?

이가

네 이가 사람이구나

아버지는 이가의
나바리 촌에서 태어나서

카이의 다케다 가도 섬겼습니다

뫼시던 가문은 모두 멸망하고

아비가 돌아간 뒤엔
법화종(法華宗) 무리에 들어 떠돌고

염불춤 흉내를 내며
주린 배를 채웠습니다

언니와 둘이서?

어미까지 셋이서요

 

어미는 산조가와라에서 죽었습니다

 

모녀 셋이서 모가미 가를 섬겼던겐가

개로서 거두어졌을 뿐이지요

- 개?
- 어미가 그랬습니다

세작, 방화, 감시
유혹, 소문내기

뭐든 가능합니다

개로 여겨주십시오

나를 섬겨 보겠는가?

뫼시던 가문은 전부 멸망했습니다

모순이 소용돌이치는 세상을 바꾸고

대일대만대길(大一大万大吉)의
깃발을 세우고 싶다

대일대만?

내 부족함을 모두 갖춘
사무라이 대장도 얻었으니

기치(旗幟)를 생각중이었다

 

"한 사람이 만민을 위해 일하면
천하가 길해진다"

그런 뜻이다

 

너희 모녀 셋이 목숨 걸고 지킨 연을

 

꼭 쓰게 해다오

 

하오면 개라고 여기십시오

사람으로도, 여인으로도
생각지 마시어요

풀어서 키워주시면
그에 상응하는 보답을 하겠습니다

 

야마토 야규 촌

건강 장수의 길이란 무엇인고?

야규 일족과 시마 일족이
야마토 국에서 자라

상부상조한 것

야규 세키슈사이
검술과 의술의 합체로군

머지 않아 천하는 둘로 나뉘어

도쿠가와 경과 이시다 경이
싸울지도 모릅니다

어찌 보전할텐가?

보전이란 어느 한 쪽이 멸한들

살아남은 쪽이 양가의 가족을
돌봐주는 것이지요

소생은 이시다 님을 선택했소이다

허면 도쿠가와 경께
아들들을 맡겨야겠구만

 

아버님

 

사관(仕官, 벼슬살이)키로 했다

하나노, 조만간 후시미의
이시다 저택으로 들어가게

교토에서 주색잡기만
벌이실 줄 알았습니다

2만 석의 가로일세

다이묘와도 같습니다

자네 의술도 쓸 수가 있네

다음번에 우리가 만나는 곳은
전장터입니까?

검을 맞댈지도 모르겠구만

3년 후 1598년, 후시미

 

교토 호코지에 현장 답사를 가셨다지요?

갔네

이 죽장(竹杖, 대지팡이)로 지휘를 하셨고요

했네

죽장을 떨어뜨리셨지요

 

뒤에서 온 이에야스 경이
문득 주워 나으리께 건네주었지요?

주군은 어찌 하셨는지요?

딱히...

딴청을 피우며 퉁명스레
그 자리에서 바로 자리를 떴다...

이에야스 경도 아무 말 아니했네

마치 어린애 같으십니다

그 대지팡이는 어찌 가져왔나?

이에야스 경의 가인이...

사콘

나는 싫은 사람에게
웃음을 보이는 재기는 없다네

사람들은 주군의 악의없는 기질로
퉁명스레 있었다 보지 않습니다

도요토미 가 제일의 권세가가

오만해서 그런 태도를
보였다고 할 것이옵니다

손해 보는 기질...

나도 할 말이 있네

 

들어보지요

태합의 존체가
갑자기 쇠약해졌다고 보고

그 간적이 조정에 백장(白張) 두 벌과
황금 열 매를 헌상하였네
(천황이 입는 하얀 도포)

천하를 쥐기 위한 밑물 작업이지

키타노만도코로 마나님께도
접근하고 있네

그렇군요

 

허나 시생이 아뢴건
대단히도 단순한 것입니다

 

적어도 지팡이를 주워줬을 때에는

웃으시면서 목례라도 하시지요

 

상대가 이에야스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나한테는 무리일세

 

그날 밤 혼다 마사노부는
이에야스의 침소를 찾아들며

죽장 사건의 진위를 물었다

덧붙여 이에야스가
마사노부와 모의할 때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늘 침소에서 이뤄졌다

 

미츠나리를 쳐야 한다고
젊은 가신들이 소란을 떱니다

자네는 뭐라 하며 진정시켰나

베려면 벨만한 연유가 있어야 하며

아무리 벤다 하더라도 도쿠가와 가를
위하여만 베어야 한다 말했습니다

과연, 정말로 죽장 사건이
참이온지 아닌지...

참이라면
마사노부는 어찌 생각하는가?

바로 미츠나리를 쳐야만 하옵니다

- 언제 치나?
- 태합의 사후에...

사후 언제?

그자가 히데요리공과
요도도노를 내세워 거병을 할 때

그걸로는 아직 부족하이

부족하다 하오심은...

그자와 그 당여에게
모반의 명목을 씌우고 그 다음부터

아...
이번 바둑 졌나이다

마사노부, 온 김에 부탁함세

마사노부는 언제나 마지막 한 수는
이에야스에게 양보하고 있었다

두 사람은 주종(主從)보다는
책략을 같이 꾸미는 벗이라 할 수 있다

그 후에 만일 사건이 일어나면
미츠나리에게 누가 붙으며

도쿠가와 가로는 누가 달려올 것인지
서로의 예상을 주고받았다

천하를 쥐려면
태합이 어릴 때부터 키워온

도요토미의 친위 중의 친위인
자를 얼마나 끌어들이냐일세

 

도요토미 가를 둘로 가르지

어디부터 손을 쓸런지요?

킨고 중납언(金吾中納言)
코바야카와 히데아키

내일 심문이 있지요?

시세가 움직이는 게지

여러 소임을 맡을 자가 필요하네

 

바보는 바보대로 쓰고
광인은 광인대로 소임을 내려줌세

승전 중에서
달아나는 적군에게 단기로 돌격함은

총대장으로서 천만부당한 일

 

포로라도 됐다면 아군의 패배는
결정적이 되었을 것이옵니다

이거 참 오활하구만

울산에서 아군은
궤멸 상태에 있었다네

히데아키 경의 용맹함은
칭찬받아 마땅하네

전선은 일진일퇴

어떠한 상황에서도
도요토미의 피를 이은 자가

고작 잡병처럼 나서시는건
어찌 보시는지요

킨고 히데아키 경은
단기로 적진에 돌격하여

13명의 수급을 거두었네
그것도 전부 병사!

장한 일이 아닐진가?

취한 수급은
모두 도망친 이들입니다!

도망치는 적을 뒤에서 벤 것입니다

진정한 무장이라면
그럴 수가 없는 행위입...

히데아키 썩을 놈!

 

무장으로서
마, 마... 마음가짐이 망했어

치쿠젠 52만 석은 어림두 없구먼

염병할 개그지에겐
에치젠 15만 석이 딱이여

 

울산에서의 그대의 무용을 듣고

키타노만도코로 마나님께선
뭐라 하셨나?

큰마나님께선...

고모님께선 잘 하셨다고...

 

전하께오서도
대단히도 기꺼워 하셨네

허나 킨고 히데아키 경을
치켜 세우시는건

히데요리 님을 위해 좋지 아니하다며
참언을 한 자가 있네

요도도노이십니까?

요도도노에게 붙어있는 그놈

미츠나리?

 

전봉은 일단 받아들이시게

그대를 위한 것일세

바로 옮겨가지는 말고
또 중신도 데려가지 말고

급낮은 가신만 조금

그것도 하나둘씩
에치젠으로 보내시게나

재촉을 하면 조금씩
봉토를 돌려 주시게나

 

요컨대 시간을 벌라는 게지

그 뒤엔 이 몸이 때를 살펴서

아시겠나?

 

킨고 히데아키 경은
예인(藝人)의 피를 지니고 있구만

예인이요?

무예라는 그 외길로만
걷는 사람 말일세

 

야마토 야규 가
세키슈사이 무네요시의 4남

고로에몬 무네아키와

5남 마타에몬 무네노리일세

자...

 

야마토 야규 가는 노부나가 합하와
히데요시 전하로 이어진 천하에 몰락하였네

일족의 존망은 이 둘의 무예에 달렸지

 

고로에몬, 마타에몬
훌륭하다

 

나도 이런 예인을 맞고 싶습니다

맘에 드는 아이를 드리겠네
어느 쪽이 맘에 드시나?

왠지 물건을 사는 듯하구려

예인은 사는 것일세

 

- 고로에몬
- 예

너는 막
히데아키 경의 가신이 됐다

잘 뫼시거라

 

후시미 대납언 마에다 토시이에 저택

 

아사노 경! 아사노 경!

어찌 줄을 아니 서시오?

어서들 앉으시오!

 

겐이 경, 겐이 경

- 어찌 늦으셨소?
- 예...

 

냉소면은 나중에!

설명듣고 나서요! 나중에 드시구려!

그저 요기일 뿐일세!

 

요기일 뿐일세!

 

없어

없어, 서약서!

서약서!

미츠나리 경, 여기요, 여기

 

소면이 모질라

더 가져오라구

아시겠소이까? 다시 말하지요

지금까지 태합 전하께오서 정하신
법도 금지 조항을 위배치 아니한다

붕배(朋輩, 동료)끼리 싸우지 아니한다
사적인 도당은 만들지 아니한다

사적인 이유로
영지로 돌아가지 아니한다

그리고, 히데요리 님을 뫼시면서
봉공을 함에 있어

태합 전하를 뫼시듯 하며
소홀함은 결코 가하지 않다는 것이오!

이 다섯 가지외다!

 

웃었소이까?

안코쿠지 에케이
잘못 들으신 게지요

후쿠시마 마사노리
웃었나?

당치도 않소이다

- 웃었나?
- 각자 서약서 들고 서원으로 가서

말미에 서명과 수결을 쓰고

내대신 경과 대납언 경을
수신인으로 적으시지요

- 서명은 자필이오이까?
- 서명은 당연히 자필입니다

가위표도 괜찮소이다

 

수고하셨네

 

수고하셨네

 

모두 내부 경께 서약서를 냈사온데

내부 경께선요?

 

내 태합 전하께 내드리기로 하였네

하오나 태합 전하께오선...

그렇지

언제 천수를 다 하실지 모르이

그렇기에 대납언 어른과 내 서약서는

태합 전하께 만일의 사태가 생기면

관 속에 넣기로 그리 정하였네

그 서약서의 검사는 누가 합니까?

미츠나리, 말을 삼가게

삼가고 있습니다만

아니 그러잖나!

도쿠가와 경이기에 참고 계신 것일세

옆에서 듣는 나도 화가 나는구만

됐네, 그만 물러가게

 

수고 많으셨네

 

며칠 후, 교토 히가시야마

- 언니
- 하츠메

오늘밤 세작 시장이 어딨어?

히가시야마 죠운지(淨運寺)가 불탄 터

 

언니는?

안 간다, 소임이 있어

그래?

 

아파라

그만 됐다, 고만, 고만

세작 시장은
아무나 오는 곳이 아니야

굼뜬 놈

나바리의 하츠메가 맞지?

- 그쪽은?
- 우에다의 아카미미(赤耳)다

모르겠군

내 귀는 특별해서
1리(약 4km) 밖의 소리도 들을 수 있지

너와 타다 목소리도 똑똑히 들었다

 

아버지와 일했던 미미스케인가?

그렇게 불린 적도 있었지

난 북쪽의 다테, 우에스기를
유랑하며 다녔는데

추위를 견딜 수가 없으니...

추워지면 귀가 소용이 없게 되지

농담은 다른 데서 하지

- 누굴 모시고 있지?
- 맞춰보던가

 

어젯밤 후시미 성 저자에서 전투 소동이 있었소

사나운 말 2마리를
이에야스가 풀어놓고선

잡으려고 뛰어나온 사람들과

말발굽 울리는 소리가 밤을 깨웠소

도도 타카도라 저택에선
도쿠가와 경을 경호할 자가 없다면서

이에야스의 저택으로 달려갔더랬지

도도뿐만이 아니지

이케다, 호소카와, 후쿠시마도 같이
이에야스의 저택으로 달려갔다

그 인사들 꿍꿍이가 다 들리는군

실은 태합이 죽은게 아닐랑가...

아직 죽지 않았다고, 태합은

이에야스가 겁먹은 다이묘들을 시험해본겐가

말을 푼건 이에야스가 아니여

그런 건가, 헤비시로?

이에야스는 승부는
이미 수명에 달렸다고 말하지

꽤나 오랜 세월 격이 아래인
히데요시를 섬겼으니깐

너희들!

세작 시장은 오늘부로 문을 닫는다

주인은 달러도 이르케 모이는게
이가 세작이 아닌가?

이에야스는 태합과 달라서
세작의 동향에 민감하지

다른 곳에서 일하는 이가 세작은
보이는 즉시 처리할 생각이란다

이제 곧

 

이건...

전투 식량이다

 

토란 줄기를 이렇게 짚으로 엮어서
된장 넣고 삶지

요걸 썰어서 물에 넣고 끓이면
국 고명도 되고

 

사콘 님이 짐작하신 대로입니다

야밤에 이에야스의 집으로 달려간
영주는 50명을 넘었습니다

명부는 여기에...

주군은 이미 침수드셨다
내일 아침 내가 전하마

 

전각 안에서
주연이 벌어졌는데 아시는지요?

주연?

 

비젠 오사후네(備前長船)라
여인인데 무겁지 않나?

여인이라 생각지 마시지요

개인가

긴 요도입니다

야마토의 타이마 아리토시(當麻有俊)다
잘 베어지지

누구를 벱니까?

때에 따라서는
이에야스를 벨지도 모르지

 

고정들 하시오!
모두 고정들 하시오!

 

전하의 의향이시다!

고정들 하십시오!

우리 모두가 다 진정들 하고...

이게 도요토미의 실태다

 

고정들 좀 하시오!!

이 중놈, 징치해주마!

목을 내놓거라!

지나치십니다, 후쿠시마 님!

 

부디 고정들 하십시오!

다들 자리에 앉으시지요!

일단 자리에 앉으십시오

사콘 님

 

내부 어른 드십니다!

 

내부 어른께서 오신다

 

모두들, 잘도 시생을 기망했네그래!

 

싸움과 언쟁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이 몸에게 냈던 것을 잊었는가!

 

시생이 어인 낯으로
전하를 뵈올 수가 있는가!

 

이런 식으로 나오면
여러분 모두 다 시생의 적이다!

시중 드는 자들은 문을 닫으라!

 

한 명이라도 나갈 수 없다!

 

내부 어른!
시생이 잘못했습니다!

내부, 시생이... 시생이...
잘못하였습니다

용서해 주십시오...

용서해 주십시오

 

알면 되었네

알면 되었느니!

이에야스도 자네들의 심중을
잘 헤아린다네

 

사키치

 

들었느냐?

 

도쿠가와 경이
그렇게나 의리가 았었다니...

 

요렇게 히데요리두 안심이여...

어, 사키치?

저 미츠나리가 있는 한

결코 이에야스놈에게
대권을 뺏기지는 않을 것이옵니다

 

안심하시옵소서

 

1598년 8월 18일
태합 히데요시 사망

 

여러분께 말씀드리오

 

태합 전하께오사 서거하신 사실은
일체 발설하셔선 아니될 것이오이다

 

허나 제후들에게는 알려줘야지...

만일 적국에 이 사실이 알려진다면

가토 기요마사 경
고니시 유키나가 경을 사령관으로 한

조선에 있는 장병들이
궁지에 몰리게 되오이다

전군이 철수할 때까지
여기 있는 사람만

각자의 가슴속에
품고 계시는 것이 중요하오이다

도쿠가와 경에게도 말이오?

모두 유언을 좇으시오

도쿠가와 경은 대로의 필두이자
히데요리 님을 대리하오시는 분인데

바로 알리지 아니하면
나중에 문제가 될 수...

아사노 경, 못 들으셨소?

 

유언이 모든 것이오

 

유체는 어찌 하오?

일전부터 말한대로

지금부터 우리 손으로
밀장(密葬)을 치루오이다

교토 아미다가미네로 옮깁니다

 

채비는 다 됐소이까?

혼마루 아래에...

그대 밑의 고잔(五山) 승려들이
뫼시고 가시구려

 

알겠소이다

허면

 

염불하여 주시지요

 

불행한 사람이라 미츠나리는 생각했다

히데요시는 난세를 한 손에 평정하고
사상 유례 없는 통일 국가를 이룩했다

하지만 그 아들 히데요리의 장래는
더없이 불안했고

그 장례는 쓸쓸하면서
우습기도 하였고

비통하기도 했다

 

모두 이에야스가 있기 때문이야

장례를 숨긴 건
원정군에 대한 배려도 있었다지만

미츠나리의 감정으로서는
그렇게 생각지 않을 수 없었다

 

그해 연말 조선에서 돌아온
가토 기요마사는

가토 기요마사
그해 연말 조선에서 돌아온
가토 기요마사는

가토 기요마사
교토 아미다가미네에 모셔진
히데요시의 묘소를 찾았다

교토 아미다가미네에 모셔진
히데요시의 묘소를 찾았다

어머니로 여기는
키타노만도코로를 만나기 위해서다

도쿠가와 경두 잘 알겄지만

오토라는 5살 나이에
부모랑 사별해설랑 우리가 길렀습죠

전하를 아버님으로 여기는 마음으로

공식 서찰에도 그만
도요토미 기요마사라고 썼다지요

잘 압니다

전하도 소신도
그 일은 잘 알고 있었사옵니다

그걸 미츠나리놈이...

그걸 미츠나리!!

침소봉대해설랑 오토라를 깎아내렸지

이번에 회군하여 부산포까지 왔을 때

바다 건너 하카타에 상륙하면
곧장에라도 미츠나리놈을 찾아내서

단칼에 참살하겠노라
생각했사옵니다만

- 구로다 나가마사...
- 오오, 나가마사가 말렸던거냐?

전하의 상을 곱치고 있는 때에
세간을 시끌벅적하게 만듬

오토라
니가 금수가 되는거여

아주 잘 참었다

그건 그거구 이르케
풀죽는 소리만 하지는 말구

토쿠가와 경이 제대루다가
혼꾸녕 좀 내주시구랴

무사란 원래 원한을 담고 삽니다

하물며 가토 기요마사는
일본 최고의 무사인데

 

사원(私怨)으로 소란을 일으키면
미츠나리는 몰라도

이 이에야스가 몸소 상대할 것일세

 

오토라, 내부가 말한거 잘 알었지?

이제 어찌할 수가 없습니다

 

도쿠가와 님이 노해서 물러났다면
소인의 체면이 구겨집니다!

기요마사, 기요마사 x2

 

창검의 싸움보다는 소송이지, 응?

소장을 내 앞으로 내주시게나

- 미츠나리 탄핵장 말씀이십니까?
- 그렇네

허나 피고는 조선의 원정에서
서로 맞섰던

선봉 사령관
고니시 유키나가로 하는게 좋겠네

과연 내부여, 묘안이우

야, 오토라

만사 내부에게 맡김 옳은거여
그치?

 

후시미, 가토 기요마사의 저택

 

나가마사! 마사노리가 왔네

조선에서 대판 싸우고선
너희들 서로 말도 안 건다지?

먼저 귀국을 명령받은 건 마사노리다

앙금이 있다고 하면 저쪽이지

 

너 투구랑 교환허자

 

정말로?

 

- 정말로 하는 말이냐?
- 화해의 징표다!

말장난 하지 말고

이런 명품을...

에이, 받으라구!

됐어, 이렇게 7장(七將)은 하나인거다!
(히데요시가 스폰으로 키운 일곱 장수)

이의는 없지, 나가마사?

 

미안하다, 마사노리!

 

좋았어!

그래! 사정은 들었어
이제 어쩔겨?

내부가 우리에게
호의를 가진건 분명하지

허면 야습이나 새벽에 들어가
저자를 시끄럽게 하는 거보다는

7명이 연명을 해서
소장을 써서 내면 어떻겠나?

- 글솜씨야 엣츄(타다오키)지
- 소장 말인가?

알았네

우리가 열거하는
미츠나리 일파의 악행을

고만고만하게 정리해갖구
소장에 좀 써줘

- 안 그래, 토라노스케?
- 우선, 셋츠의 고니시 유키나가지

미츠나리놈이 거짓말을 질질 늘여갖구
영감네들에게 알려서 이르케 된거지!

- 그치!
- 그래!

미츠나리의 참언으로 우리가 얼마나 고생했나!

 

그런 짓거리를 했나...

- 어디로 가십니까?
- 선수를 치겠네!

기요마사를 고소하지!

 

이런 시각에 대로의 각의라니
무슨 일이라도 났답니까?

 

고니시 유키나가가 소장을 냈습니다

소장?

무슨...

조선에서 저지른 가토 기요마사와
구로다 나가마사의 태만과 실책

 

고니시 유키나가가
기요마사를 신소(申訴, 고소)했다?

그렇습니다

 

이게... 어찌된 일인가

나한테도 소장이 왔는데 말이지

 

가토 기요마사가
고니시 유키나가를 신소했소

예?

조선 원정에서 서로 대립했던
선봉 사령관 둘인지라

진흙탕 싸움이겠군요

이런, 이런, 이런

 

소장을 찾고 계십니까?

아뿔싸

대납언 경을 문병하는 차에
상량코자 했거늘

 

집에 두고 온겐가...

바로 확인할 터이니
잠시 기다려들 주시게나

 

먼저, 기요마사의 소장부터
살펴들 보십시다

 

속히 호소카와 타다오키의 집에 가서
소장을 가져오게나

- 소장이요?
- 그래

내일 내면 된다 하시기에

그자들은 가무와 음악을 즐기다가
술에 대취하여 있사옵니다

백지든 뭐든 상관없네

기요마사 휘하의 자들에게
수결을 그려 가져오게나

그 뒤는 내 어떡하든 할 터이니

미츠나리가 선수를 쳤단 말이다!

- 나오마사
- 예

뛰게, 뛰어!

이 소송은 실질적으로는
미츠나리가 이기게 되었다

코가 납작해진 이에야스는 침묵했으나

기요마사 등 7장은 격분하였다

 

징치다!!

미츠나리놈 집에다가
불을 지르고 문을 까부숴서

그 채친 대가리를 꼬치로 만들어 주자!

 

계속 나르거라, 계속 해라!

창을 가져가라!

조총대!

키요마사는 센 척만 하려는 게지
나를 칠 수나 있을까!

- 사콘, 어이가...
- 아뢰옵니다!

아뢰옵니다!

전투입니다! 전투예요!
전투를 벌이려고 합니다!

 

어?

 

덜떨어진 놈들!

 

대납언 토시이에 어른께선
도리에 따라 행하시는 분이지

노인네가 강건하다면
7장은 주군께 감히 손을 못 댑니다

- 이에야스는 침묵하는가? - 다회를 열고 있습니다

 

다도는 싫어했는데...

이가 사람한테 다도를 배워서

진수성찬을 내와서 차례로
다이묘들을 저택에 초대하고 있습니다

이가 사람은 차를 자주 즐기느냐?

원하시면 하츠메도
조금 가르쳐 드리겠습니다

누굴 처음으로 불러들였나?

사츠마의 시마즈 이신뉴도

시마즈가 이에야스를 좇을 리가 없다

조선 원정에서의
시마즈 님 군공을 치하하였습니다

다실의 대화는
네가 숨어서 들은 것이냐?

이에야스 님 경호를 맡은 이가 사람 한 명을 매수하였습니다

 

만일 시마즈 가가 없었다면

우리 군은 부산포 근처에서
수습이 아니될 패전을 했을 테고

수만의 병사가 희생되었을 게요

시마즈 이신뉴도(요시히로)
수만의 병사가 희생되었을 게요

수만의 병사가 희생되었을 게요

 

이에야스, 돌아가신 전하를 대신하여

 

사례를 드리오

 

어떻소?

 

좋슴메

 

허면, 시생이 가증을
노력해 보겠소

가증을 노력해?!

틀림없습니다

조선 원정에서의 논공행상은
태합 전하의 유언에 따라

히데요리 님이 성인이 되신 뒤
행하기로 정했을진대

이에야스가 태합이 될 참이로군요

실성했군!

어찌 하올까요?

 

선수를 쳐야지

조선으로부터 철수를 갈무리한
시마즈 가의 군공은 예외 중의 예외로

대납언 어른께서 다른 대로들께 말씀올리셔서
상급을 내리실 수는 없사온지요?

그건 나도 생각해 봤다네

사츠마 영내에는 도요토미 가의
직할령이 섞여 있습니다

시마즈로서는 거슬리겠지요

이걸 상급으로 내리심은 어떠실런지

자네 시마즈와는 연이 오래되었지?

10년 전 태합 전하께오서
시마즈를 정벌한 이후부터입니다

시마즈 가가 항복했을 때

이신뉴도의 조카딸을
인질로 오사카로 보냈는데

자네가 태합 전하를 설득해서
그 규수를 바로 사츠마로 돌려보냈지

마음 내키면 무조건 달려드는게
바로 자네지

그건 결점이기도 하네

무조건 달려드는게 나쁜 것입니까?

자신이 이정도로 좋아하니
상대도 그만큼은 하는게 옳다고 여기지

 

장수 위의 장수가 되기에는
너무 순수한것 같구만

 

노인네가 그것까지 보고 있었군요

언제나 사콘에게 듣는 말이지

너도 무조건 달려드는 쪽이지?

거둬주신 개일 뿐입니다
보답은 필요 없습니다

 

이에야스 경은 방문객에게
보답을 원하고 있지?

후시미 성 저자의 다이묘 단지를
매일같이 왕래하며

방문의 귀신이 되었습니다

이에야스는 분명 "낭심"이 있다

- 낭심?
- 낭심구폐(狼心狗肺)라고 하지

늑대의 마음, 개의 폐를 뜻한다

사람의 마음은 한없이 천박하고
잔인하다는 게다

계책은 없는가, 사콘?

 

이에야스를 눈독들인 제후들을
떼어내면 되겠습니다

어떻게?

태합의 유언에
자신의 사후 50일이 지나면

히데요리공을 오사카로 옮기라 하였습니다

각의에서는 전하의 공식적인 훙서를
내년 2월 29일로 하기로 정했네

거기서 50일 뒤면 4월 중순

그때까지 기다리면 이에야스는
모든 제후를 방문하겠지요

전하께서 돌아가신 8월부터 센다면

이미 50일은 지났습니다

강권해본다?

오사카로 옮겨가는게 어찌 이에야스 님과
제후들을 떼내는 것입니까?

히데요리공이 옮겨가시면 가신인 제후들은 후시미를 떠나서 오사카로 가야 한다

이에야스는 그럴 수가 없다
전하의 유언이 계시기 때문이다

하나, 이에야스는 후시미 성에 남아서

히데요리를 대신하여
천하의 정사를 도맡을 것

둘, 대납언 토시이에는 오사카 성에서
히데요리의 후견인이 될 것

 

1599년 1월

 

이후 본거는 오사카가 된다

하오면, 행차하신 날은 언제입니까?

초열흘에 뜨이

사, 사흘 뒤에 오사카입니까?

그건 너무 빠릅니다
저희도 채비할 수가 없습니다

 

허면 오늘 전쟁을 준비하는
북이 울려도

마시타 나가모리는
채비가 아니 되었다 투정만 부리는가?

 

주군, 어찌 그러시옵니까?

 

우선은

 

후시미 성은 내 것이 됐다

 

웅장한 성이로구만

 

언젠가 불타겠지만

 

또 후덕해 지셨습니다

 

헤비시로

 

수청은 누가 드느냐?

오늘밤은 거두시지요

아니 되느냐?

심박수가 심상치 않나이다

도요토미와의 줄다리기로
생각 이상 기력을 쓰신 듯합니다

그러니 더 해야지

여인이 곁에 있으면
수명이 짧아지십니다

다실의 대화가 미츠나리한테
새어나가는게 아니냐?

빈틈은 없으리라 보옵니다만
더욱 철저히 하겠습니다

너는 경호를 맡겨도
후궁의 단속을 맡겨도 빈틈이 없구나

다도도 잘 알고 있고

정사에도 가끔은
너의 생각을 물어보고 싶구나

 

허나

 

헤비시로는 좀 그렇지

하오면 걸맞은 이름을 내려주십시오

 

좋은 이름 없느냐, 미츠?

헤비시로 님은 어딘가
아차 마님을 닮으셨습니다

아차?

 

내 아이를 배고 있었는데 코마키 · 나가쿠테 전투에 출진했다가

모자가 같이 전사했느니라

 

아차로 하지

 

아카미미

뭐여, 헤비시로?

그 이름은 버렸으니까
아차 아씨라 불러

그러쥬, 아차 아씨

 

다실의 대화를 하츠메에게 흘렸지?

아니, 당치도 않습니다요

 

효고 님과 마이 님은 늘 함께이십니다

죽을 때는 서로
검을 휘두르고 죽자고 얘기했네

 

하츠메

내부 경은 어쩌고 있느냐?

 

이에야스 님은 오사카로 가는 행렬을
배웅하지 않았습니다

역시...

일을 빠짐없이 교부에게 전하거라

 

교부의 상태도 잘 확인하거라

 

언제 돌아오느냐?

 

닷새 후에 오사카의 저택에서
뵙겠습니다

반드시 돌아오거라

 

뭐가 우스우냐?

 

걱정하는 말씀처럼 들렸습니다

개에겐 어울리지 않습죠

 

어찌 그러십니까?

됐다

 

"개, 개"란 말 말거라

하츠메는 하츠메다

나에게는 비할 수 없는 여인이다

 

내겐 정실도 있고
다섯 명의 자식도 있느니라

측실을 취하는건 그 사람의 의를
저버리는지라 못한다

허나

 

네가 그 누구보다 사랑스럽구나

 

사랑스럽다라는 말의 정의란
뭔가 많이 생각해 봤다

생각할수록 귀찮은 성품이다만
어쩔 수가 없구나

 

대일대만대길

한 사람이 만민을 위해 일해서

천하가 태평해지면 모두가
마음 풍요로이 살 수가 있습니다

그렇게 됐을 때

내 집도, 이름도 버리고
여행을 떠날게다

다른 나라들을 보고
이국의 사람들과도 어울리고 싶구나

하츠메

 

날 따라주겠느냐?

언제까지고 뫼실 생각입니다

아니다

 

하츠메는 내 사랑이니라

 

오사카에서 기다리마

 

에치젠, 오타니 교부의 영지

 

불법 잔류자가 몇명이라 했지?

이에야스 님에게 충성을
보이기 위해 후시미에 남은 다이묘는

가토 키요마사 이하 7장과

다테 마사무네 등을 더하여
17명입니다

조금 많구나

 

이에야스 님은 오사카에서
전쟁 채비를 한다는 영을 퍼뜨리고

에도에 급사를 보내며

속히 군대를 거느리고
올라오라 명령하였습니다

 

후시마와 오사카에선 언제 전쟁이 일어도
이상치 않는 상황입니다

줄다리기군

그렇게 간단히
창검이 맞대게 되지 않는다

주군께선 교부 님의 병환이
악화돼 있지 않다면

하루 속히 오사카로
와주시기를 원하십니다

눈은 그만저만 보인다

 

허나 다리는 아주 못쓰게 되었다

통증도 계신듯 합니다

 

눈치챘느냐?

 

이가 여인은 타인의 아픔을 알지만

자신의 아픔에는 둔감합니다

 

눈이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문을 닫을런지요?

 

추위가 통증을 누그러뜨려준다

 

내 속히 에치젠에서 출발하겠노라
미츠나리에게 전하거라

주군도 기뻐하실 것이옵니다

 

네 미츠나리의 정인이 된 것이냐?

 

아니요, 당치도 않습니다

 

도와드리지요

 

- 움직이면 모가지가 달아나
- 움직이지 않아도 목은 달아나지

돌계단 세 노파를 부축해줬지? 그걸루 승부는 끝난거다

잘도 눈속임을

헤비시로가 꾸민건가?

너를 죽이지 않음
내 모가지가 날아간댄다, 용서혀

어서 죽여!

 

1599년 3월 3일
대납언 마에다 토시이에 사망

 

조총대!

 

비켜라

오사카 나카스의 이시다 저택

풀어 놓은 밀정의 보고에 의하면

7장의 야습은 나흘 후인 13일 새벽
인시(寅時, 3 ~ 5 am)라 합니다

아무리 그래도 대납언 토시이에께서 세상을 뜨자마자 이런 소란이라니

기요마사 제멋대로군

기요마사에게
내 도끼 솜씨를 보여주겠네!

허나 저택 내에는 200명 밖에 없습니다

제후들과 연대하면 되네

지금은 도망치실 수밖에 없습니다

주군이 봉행 직을 내던지시면
이에야스는 오사카 성으로 올라와서

도요토미의 행정을
한 손에 쥐게 될 것이외다!

이에야스가 노리는건 천하를 쥐는 게요

그러기 위해선 난을 일으켜야만 하지요

도요토미의 행정을 쥔다면
제후들도 그 정체를 알게 될 것이외다

지금은 한 발 물러서서
사와야마로 들어가시는게 상책입니다

우리 상대는 기요마사 따위가 아니오

 

왜 그러신지요?

하츠메가 돌아오지 않는게
신경쓰이네

- 개 한 마리 객사했다고...
- 사콘!

그런 말씨 좀 고쳐보게나

일개 졸병의 죽음을
애석해 하시는건 자유이지만

겉으로 내보이실 것은 아닙니다

 

사콘 말이 맞군

 

도망간다

허면...

잠깐!

 

도망가기 전에
한 명은 만나봐야겠네

누구를요?

이에야스를 노적(老賊)이라 부르며
진심으로 혐오하는 자일세

 

호소카와 타다오키의 군대가
후시미에서 남하하여

오사카 성 동북쪽 모리구치 근처에
진을 쳤습니다

주군, 하룻밤의 여유도
없을 수 있겠습니다

 

미츠나리가 도망갔다

 

사와야마로는 못 가지!

나는 이대로 후시미로 가겠네

이치마츠

이 엣츄와 함께 아사노 군과 합류해서
나중에 오도록 해

혼자 나대는건 용납 못헌다
토라노스케!

 

"사나이를 만나고 싶다면
아이즈로 오라"

그런 노래가 우에스기 120만 석
아이즈에서 유행했다고 한다

사나이란 누구를 가리키는 걸까?

선대 켄신이 남긴 우에스기 군단인가?

아니면 가로 나오에 카네츠구인가

나오에 카네츠구
아니면 가로 나오에 카네츠구인가

 

어찌 되었든 태합의 사후

200 제후들이 이에야스에게
납작 엎드리는 것이 고까웠고

아이즈의 우에스기만은 그 가풍상
다를 거란 기대가 세간에 있었고

이 사내 나오에 카네츠구는
그 기대를 알고 있다

오사카 성, 후시미
비와 호가 있고 사와야마 성

그렇다면

 

후지산

 

에도

 

용은 다테

그리고 여기가 우리 아이즈 땅

 

- 결심이 서셨소이까?
- 섰소

기요마사 등이 어찌...

그 일곱 명은 13일 인시에
내 저택을 습격하외다

지금 도망쳐오던 중이셨군요
성이 있는 사와야마로

그렇지요

허면 얘기가 더 쉽지요

그 다음 계책도 같은 의견이시지요?

우에스기 가는 아이즈로
전봉되신지 얼마 아니되어

영지 내의 정돈도
갈무리되지가 않았소

그걸 이유로 카네츠구 경이
우에스기공을 뫼시고자 귀국

그때 히타치 미토 54만 석의
사타케 경도 설복해 같이 귀국한다

아이즈로 귀국하면 영지 내에 많은 성을 지어서

널리 사방의 호걸을 불러서
군비를 충분히 마련하고 거병한다

이에야스는 자기 영토가
동쪽에서 위협받으면

서둘러 히데요리 님의
군령장을 얻어내서

제후들을 거느리고 우에스기를 토벌코자
동쪽으로 들이닥친다

그때 시생은 사와야마에서
오사카로 다시 달려가

도요토미의 은고(恩顧) 제후들를 모아
동서에서 이에야스를 협공한다

바로 그렇소

이 전투 구상의 장대함이
일본이 시작된 이래 처음이지요

사내의 쾌사(快事, 통쾌함) 중
이보다 더한건 없소

 

시오노

 

더 있을지도 모른다

가거라

 

나으리마님, 나으리마님
아카미미이옵니다

한때 신세 졌던 아카미미올습니다

부디 자비를...

우에다의 아카미미인가?
많이도 늙었구만

이가 사람은 다른 이의
두 배로 나이를 먹습지요

자비를...

내가 널 죽일 리가 없지

이제 도쿠가와 개 노릇은
진절머리 납니다

다시 우에스기에서 거두어 주신다면

- 무슨 일이든 하겠습니다
- 나오에 경!

무사하시오?

내 어릴때 돌봐주던 이가 세작입니다

만일의 경우엔
이자를 사자로 보내겠소이다

 

후시미 성내의 말이란 말을 모아
가도를 폭주케 한다

그 틈을 타고서, 타다

너희 이가 사람들은 주군을 모시고
이 길로 동쪽으로 가거라

사콘, 효고
다들 들어보게

 

지금 내가 죽으면
제일 곤란한게 누구인가?

 

이에야스겠지요

어찌 보나?

이야... 재밌겠군요

허면 사콘은 허락하나?

허락도 허락이나
사콘, 참 감복했나이다

후시미, 토쿠가와 저택

주군은 침수드신지라
시생이 대신해 받잡겠습니다

혼다 마사노부라고 했지?
처음으로 그대를 보는군

인사해주시니 황송합니다

나으리께선 처음 보시겠지만
시생은 잘 알고 있지요

대주군을 뫼시고 전중에 올랐을 때
누차 뵈었습니다

마사노부, 말조심하시게나

말이요?

그 대주군이란 누구를 이름인가?

이 가문의 주인이신 도쿠가와 내대신
미나모토노 이에야스공...

말이 화근이 되어 천하를
어지럽히니 일러두도록 하지

대주군이란 오다 노부나가공 이래
천하주(天下主)를 이르지

태합 전하께오서 돌아가신 지금

오사카 성 혼마루에 계오시는
유주(幼主) 히데요리공이 대주군이실세

 

그대는 미카와 벽촌 사람이라
모르고 쓰는 것이던가?

칸토에선 이에야스공을
대주군이라고 불러뫼시는...

재밌는 소리를 하는구만

허면 칸토에선 여우를 너구리로
너구리를 여우라고 하나?

오사카 사람들은 이에야스 경을
너구리 영감이라고 부르는 모양인데

칸토에선 여우 영감이라고 하나?

무슨, 무슨 x5
무슨 소리시오이까!

실언을 하였네

미츠나리 경

 

용건을 말씀해 주시지요

나는 카토 키요마사 등
일곱 명의 바보 다이묘에게 쫓겨

몸을 의탁할 곳이 없던 나머지
이렇게 이곳으로 도망쳐온 것일세

머리를 조아리고 청을 드려야 하는데

쓸데없는 비아냥을 늘어놓았네그려

 

곧 기요마사 일행이
직접 담판하러 올 것입니다

소인은 뭘 그리 고민하시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바로 목을 베면 그만이 아닙니까?

그래선 천하가 그냥
굴러들어오지 않네, 나오마사

미츠나리를 풀어주고 기치를 올리는 것도 좋소만

그 기치에 예상 밖의
다이묘가 모이면 어찌합니까, 마사노부 님?

나오마사, 그게 도박인게야

도박을 하지 않고
천하를 취한 자가 있던가

아차, 네 생각은 어떠냐?

이기기 위해 계략을 짜서
사기를 치며 도박을 하시는 것이

그건 사기 도박이지
도박이 아니오

그게 진짜 도박일세, 마사노부

나의 일생, 나의 지위
영지와 영민

모든 걸 건 도박일세

 

지면 모든 걸 잃고 마네

온갖 농간을 부려 내가 원하는 놈이
필경 나오게 될 때에

 

비로소 주사위를 던진다

그 상대가 미츠나리...

그렇다

 

내가 미츠나리를 골랐다

내 상대가 될 수 있게
자극하고, 인내하고!

내가 키웠다!

 

죽장 사건도 지금 돌이켜보자면

복장이 뒤틀린다!

 

내일 아침

 

호위병을 붙여서 사와야마로 데려가라

 

미츠나리를 숨기고 있으렸다?

 

자네들도 알다시피 이에야스가 바라는건

 

오사카에 계신 히데요리 님께서
안녕하시길 비는 마음 말고는

잡념은 없네

 

기요마사 경에게도

어찌 답을 해야할지 생각해봤네

 

미츠나리를 내주는게 좋을런지

아니 내주는게 좋을런지
혼신을 다하여 생각해봤네

자네들은 그 일을 생각해 보셨는가?

생각한 연후에 미츠나리를
쫓아다니고들 있으신가?

 

기요마사 경에겐

 

머지 않아 큐슈로
내려보내게 할 생각일세

 

가토 기요마사

 

제 영토 뿐만 아니라 큐슈 전토를 모조리

도쿠가와 내부 어른의 색으로
물들여 보이겠나이다

미츠나리는 패배했다

라고 이 사람은 생각지 않았다

이에야스가 기요마사 등을
돌려보냈다는 말을 듣고

"예상한 대로다"

"독룡의 독을 써서
독사의 독을 제압했다"라면서

내심 이런 생각으로 만족했다

그놈과 같은 지붕 아래에서 잔다...

 

어인 굉장한 밤이련가

 

유쾌하군, 유쾌해

 

하츠메

 

빨리 와

 

1600년 봄, 비와 호 북쪽

 

늙은이까지 5마리
한꺼번에 사면 싸게 쳐주지

한꺼번에 사길 원하면
쫌 더 나은걸 가져오든가

나은 것두 데려왔잖수
전에 비해선

애는 필요 없어

계집 세 마리

 

포박을 풀어

풀면 되잖어...

노랭이년

자, 빨랑빨랑 해

 

비와 호 남쪽, 사와야마성

 

어제 이에야스가
우에스기 토벌의 영을 내렸답니다

4, 5일 뒤면 이에야스는
동쪽에 이릅니다

너희 이가 사람들은
이에야스를 따라 동쪽으로 가거라

천하 동란의 불씨를 잡으려면

이에야스가 영내를 통과할 때가 적기지요

결단을 내리십시오

나는 정의냐 불의냐를 판단해서
거병한다고 하였네

자넨 천하가 모조리 이득을 좇을 때
혼자서 거꾸로 가니까

사내로서 흥미롭다고 그리 말했잖나

그저 혼자 거슬러 가는 것은
기인이나 괴짜일 뿐이지요

거슬러 가서라도 이기려 하는게
사내의 소임이...

그래선 이쪽의 정의가 아니 서네

 

전쟁에 지면 정의 따위 다 깨져서...

사콘

 

천하를 이분하는 대전을 벌이지

 

수고 많으시오

 

이에야스를 좇아 원정을 간 제후도

 

동향을 살피는 제후도

 

오사카의 처자를 붙잡아둔다면 아마 전의를 잃겠지

 

북쪽의 우에스기와
서쪽의 우리가 협공하면

아무리 이에야스라도 궁지에 몰릴 터

남은 건 가맹한 제후들의 단결과
때의 운이 승패를 가르지

안코쿠지 스님
일이 되느냐 아니 되느냐는

모리 가의 가맹과
분전 여부에 달려 있소이다

모리 가를 움직이는 건
당주 테루모토가 아니올시다

당주를 보좌하는 킷카와 히로이에와

고문격인 이 몸 에케이입니다

모리 가는 빈도에게 맡기십시오

다만 아무리 천진한
모리 테루모토 님이라도

무상으론 움직이지 않습니다

 

설득할 거리를 빈도에게 주신다면

 

전투에 이긴 뒤에
종2위에 가자하고 대로 필두에...

그건 도쿠가와가
모리로 바뀌는 것이지 않소이까!

그리 하게나!

맹주로 모리 테루모토 님

전후 도요토미 가의 주춧돌
역시 모리일세

자네는 그 밑에서
일을 도모하는게 좋겠네

 

에케이 스님

 

모든 걸 맡기리다

 

노부카츠

 

앉게

 

간적 이에야스를 친다

쳐서 도요토미 가의 안녕을 도모한다

제군들, 내 편이 되어다오!

예!

의는 다 하였다!

앞으로는 신속한 실행 뿐이다!

- 효고, 마이
- 네!

에치고에 봉기를 사주하라!

잘 알겠사옵니다!

- 스케자
- 네

아키 히로시마의 모리 가와
오사카 저택의 우키타 가

기후의 오다 가로 가는 사신은
각자 출발토록 하라

오사카 성으로 가는 자는
사콘의 지시를 기다리거라!

무장한 자들은 속히
오미 에치가와로 출발하여

이에야스를 종군코자 동쪽으로 내려가는

사이고쿠의 제후들을 막을
관문을 짓는다!

가토 기요마사는
큐슈에서 움직일 수 없고

후쿠시마 마사노리 이하 6인의 다이묘는
이미 이에야스와 함께 한다

무력으로 통과를 시도할
제후는 없으렸다

설득시켜서 오사카 성으로
말머리를 돌리게 하라!

 

그럼, 사콘

오늘밤 오사카로 먼저 가서
봉행들을 독려해 주게나

이에야스에게 보내는 도전장은요?

동이 틀때까지 써두었네

 

이 도전장을 오사카에 가져가서
대로, 봉행의 연명을 받고

곧장 이에야스 쪽에
보낼 수 있도록 해보시게나

오사카에 있는 제후들 저택은
성 주변에 엉겨붙어 있기에

여러 다이묘들의 처자는
인질이라 볼 수 있다

미츠나리의 거병은
이들 다이묘 저택을 전율케 하였다

 

오사카 타마즈쿠리의 호소카와 저택에서
타오르는 화염을 미츠나리가 본건

배 위에서였다

미츠나리와 수병들은
요도 강을 남하하여, 이날 밤

오사카에 들어오려던 참이었다

사콘, 내 대청으로 가네

이따 보지

비켜라!

서둘러라!

 

7월 16일

7월 16일
뛰어

 

봉행 둘은 어디 있느냐?!

두 분 모두 이미 퇴청하셨다 합니다

이런 중대한 밤에 말이냐?

속히 모시고 오겠습니다

- 와타베, 가자!
- 예!

 

가토 기요마사의 내자는
배에 숨어서 탈출하였습니다

구로다 나가마사의 정실 에이히메와
그 어미 테루도 아니 보입니다

도망친게 차라리 마음이 편하네

주군은 아군에는 엄하시고
적에겐 관대하십니다

 

도리를 내세워 타인의 잘못을 열거하면 적을 만들 뿐이니

적당히 하시지요

알고 있네

거기 있게나

 

호소카와 가의 가로들이
저택에 불을 질렀소

 

호소카와 가라샤는 자결을 거부해서
가로에게 죽었다고 하오

 

이런 전말은 내 바라는 바가 아니올시다

행정에 관한 일은 봉행인 귀공들 없이는
불가능하니 곧장 오라 한거요

허면, 성내 순찰을 강화하겠습니다

반대요

반대?

강제로 볼모를 잡게 된다면
제2, 제3의 호소카와 가라샤가 나오오

우에스기 토벌에 가담한
다이묘들의 전의를 외려 올리게 되오이다

당장 그만두시오

이건 또...

뭘 이제 와서...

애초에 그대가 사와야마에서
인질을 확보하라고...

아둔하였음을 알았소!

 

깨달았다면 고쳐야지요

그래서 내 두분께 부탁하리다

 

경계를 풀라면 그리 하겠소만...

속히!

 

천하이분의 전쟁은 이미 시작되었소

 

8월 20일

 

요놈이건 조놈이건
형세만 보구 앉었다

사이고쿠 다이묘들두 멀리 칸토에서
대군을 이끌고 있는 이에야스를 지켜보고

유사시엔 그쪽으루 갈아탈라구...

알고 싶은건 언제 어디서
전투가 터지냐는거지

미츠나리는 사와야마에서 움직여서
오가키 성을 차지했다

여길 지휘소로 삼구 키소 강 건너편에 있는

오와리 키요스 성과 대치하는거 아닌가?

후쿠시마 마사노리의 성이
동군의 최전선인가?

이에야스는 오가키 성을 공격할겨

이에야스는 야전엔 강하지만
공성전은 싫어하지

공격에는 수비병보다
3배 이상이 필요한거니까

어뜨케 니가 그걸 아니?

이가 사람의 지략이지

 

그럼 이에야스는 어디서 싸울 생각이지?

두 개의 가도가 교차하는 이곳

세키가하라겠네

 

교토
아미다가미네 히데요시의 사당

 

뭘 그러고 앉었니

하지만, 미츠나리와 함께
후시미 성을 함락시켰사옵니다

그만 됐어

서군 안에 붙어있어설랑
서군으로서 움직일 수밖에 없지 않어

이에야스공이 격노하였는지 서찰을 보내도 답신이 없습니다

그거야 그렇지 않어
미츠나리를 쇡여야 되니 그치

하지만 사신조차 만나질 않습니다

가로가 있잖어

그것들 마누라와 애들을
인질로 보냄 돼

담판하기 쉬운 애가
역시 구로다의 나가마사겄지

정했구먼
나가마사한테 서찰 써갖구 줄게

 

나가마사가 이에야스 경에게
손을 써줄거니깐

걱정할거 암거도 없단다

계속 서군인 척 굴면 되지

그치?

 

야는 양녀다

인사 올리거라

 

타츠라고 하옵니다

 

미츠나리의 막내딸이라지

 

미츠나리 경의 자제들은
키타노만도코로 마나님께서 지키십니다

앞날을 생각해보면
미츠나리가 털리는 쪽이 나아

그래두 미츠나리 애들은
남겨두는것두 좋지

오가키, 9월 7일

 

이세 도로에서 행군해 온 모리 히데모토
킷카와 히로이에의 2만

여기에 안코쿠지 에케이의 1800명
토사의 초소카베 6600

나츠카 마사이에 1500명이 가세해서
대략 3만의 군사들이

오가키에 집결해 있습니다

이미 진을 친
우키타 히데이에, 오타니 교부

이시다 미츠나리의 군사를 합하면 6만

아카사카의 우리는 4만

히데타다 님의 3만 5천은
우에다에서 발이 묶였소

지금 방아쇠를 당기면 지겠군

미츠나리가 전쟁을 벌이는 목표는
이에야스 타도이니

대주군께서 오시기 전까진
시작을 하지 않을 겁니다

오사카 성의 움직임은?

마시타 나가모리가
요도도노의 공포심을 부추겨서

모리 중납언을
성 안에 체류케 했다 합니다

모리 군의 선봉은
오가키 성에 들어가지 않고

난구 산으로 오르고 있습니다

 

킷카와 경! 킷카와 경!

 

오가키 성에서 군의를 여오이다
돌아가 주시구려

킷카와 경!

 

길을 열라!

 

안코쿠지 스님!

킷카와 히로이에 경은
난구 산으로 향하고 있소이다!

긴키츠네(銀狐)는 뭘 가지고
중이 전쟁을 아냐고 지껄이며...
(킷카와 히로이에의 별명)

오가키 성으로 입성하여 주시오!

산에 오르겠다면 가라 하시오

멋대로 할 수밖에 없지요

허면 오늘밤 군의는 어쩔 요량이시오?

서군의 총수(總帥, 총대장)이 아니오시면
아무것도...

재삼재사! 오사카를 재촉하고 있소이다!

 

아카사카 · 오카야마와 오가키
양군은 계속 진을 치고 있다

이에야스는 오지 않으니
초연(硝煙)은 피어오르지 않고

하루에 몇 번이나 가을비가 내리고
밤에는 대단히 쌀쌀하였다

 

동군은 이에야스의
도착을 기다리고 있다

미츠나리도 오사카 성에 있는
서군의 총수인

모리 테루모토의 도착을 계속 기다렸다

물론 몇 번이나
오사카에 재촉을 하였다

그 파발꾼이 도중에
적에게 참살당하기도 하였고

무사히 당도한 자도 있었다

총사인 테루모토는
하루는 성을 떠나려고 하였으나

"거두시는게 좋겠습니다"

"모리 경께서
오사카 성을 비우신 연후"

"성내에서 이에야스와 내통한 자가
무슨 일을 벌인지 모른다"라며

충고하는 자가 있어서
일어나려다가 도로 앉은 것이다

 

오사카에 재촉하는 서찰을 쓰고 있다

이제 모리는 포기하시지요

중요한건 사람의 마음일세

제장들의 마음이 일치하면

모리 님이 서군의 총수라고 해도

동서 어느 쪽이 이기든
가문과 영토의 보존만 생각해니까

그리 행동하는 것입니다

 

난구 산에 올라간 아들
히데모토와 긴키츠네도 마찬가지지요

맞다면 바보같은 일이로세

일본의 모든 토지를 어림잡으면 알지

전투에 패한다면 이에야스는
모리의 그 대영토를 몰수할 걸세

그것 말고는 동군 제장들에게
내릴 영지가 없어

 

그 서찰도 오사카에 다다르지 못했다

 

얼렁 걸어

 

빨랑!

 

웬 놈이냐!

살려줍쇼! 살려줍쇼!

밀정놈들이냐!

 

9월 14일, 전투 전날

 

오가키 성이래 저기꾸마

- 저기임메?
- 저기

- 이쪽이지비
- 어드런 쪽이간?

- 저기임메
- 간나, 어드런 쪽이간?!

머나먼 사츠마에서 소수의 원군이
날마다 당도하고 있습니다

적은 10만, 우리는 8만

하지만 그 절반은 산에 올라가서
그저 불구경만 하지요

이건 정의와 불의의 싸움일세

질 수는 없지

 

교부

오가키 성엔 아니 들어갈 생각인가?

이에야스는 오가키 성을 치지 않아

이에야스는 그리 간단히
에도를 못 떠나지

떠나면 북쪽의 우에스기가
에도로 쳐들어올테니

이미 출발했다 보는게 자연스럽지 않나?

이치에 맞질 않네

변함이 없구만

 

드디어 대주군께서 오셨네

히데타다공의 3만 5천은 때를 못 맞추겠군

그리 말 말게, 나오마사

장인어른, 타다요시는 이 3만으로
충분하다 생각합니다

말 잘 했네

 

아카사카의 전선에서
혼다 타다카츠 님, 이이 나오마사 님

마츠다이라 타다요시 님이 도착했나이다

내리지

서둘러라! 가라!

 

- 아버님?
- 응?

좋아하시는 남만감(무화과)이옵니다

 

사돈 덕분에 타다요시가
올바른 기질을 갖춘듯 하구만

 

한 살 위인 형 히데타다를 보게나

신슈 우에다에서

 

사나다 군과 싸워서 발이 묶여서

3만 5천의 군사가
대결전에 오지를 못했지

 

미츠나리는 어떤고?

아직 대주군의 움직임을
감지치 못했나이다

 

어인 우둔한 일인고

세키가하라 남쪽 마츠오 산

 

아카사마 오카야마, 동군 전선 진지
우릴 따돌리다니 이럴 수 없어!

내부가 내려준 투구 받고 포기해라

이놈은 전에도 말등에서 떨어졌지!

나는 이치노타니(一之谷)를 써가지구
말에서 떨어진 적이 없어!
(아까 구로다와 교환한 철가방같은 투구)

 

내부 어른께서 도착하셨다!

우마지루시! 올리거라!

어서! 어서!

빨리, 빨리, 빨리!

 

오가키 성이
손에 잡힐 듯 보이는구만

 

이에야스인가?

아카사카 오코야마에 진을 쳤습니다

틀림없는 것이외까?

배후의 우에스기가 두려워서
에도를 못 떠나온다 하질 않았소, 미츠나리 경

 

어디 가나? 군의를 열것이야!

잠시 기다려 주십시오
아군의 사기를 회복해 보겠습니다

- 노부카츠, 병사 500
- 네!

아시가루는 낫을 들고 모이라!

강 건너의 벼를 베라!

이시다 조총대!

 

자, 서둘러라!

 

진격! 진격!

 

킨고가 마츠오 산에 진을 쳤네

어찌 보나, 나가마사?

송구하오나, 킨고 중납언의 마음은
이미 이에야스공께 있다 보옵니다

가로들은 처자과 형제를 멀리
인질로 내어주고 서약서도 썼습니다

또한 제 가문 최고의 검객을
붙여 감시케 하여

만일, 킨고 중납언이 미츠나리에게
가세할 조짐이 보이면 바로 베어버리라 했나이다

 

그래, 그래, 그래
시작됐어!

쿠이세 강에서 전투가 시작된게야!

주먹밥을 가져오너라!

 

함정에 속지 마라!

이런, 이런, 이런 x∞

이거 전멸이구만

 

- 이름패를 달면 분칠을 하거라
- 네

 

우에스기 가의 나오에 카네츠구 님이
보낸 세작이 도착했습니다

 

아카미미인가?

성 위 망루에서 듣지

우리 수하의 이가 세작이
연락이 두절된지 오래이다

뭔가 주워들은게 없나?

이에야스가 군의를 연 오야마에서
이가 사람들은 모조리...

죽었나?

타타도 테구로도 효수당했습니다요

 

하츠메에 대해선 모르나?

어, 전혀...

 

"우리 우에스기 군은 세 방향이 막혀서"

"이에야스 추격을 단념할 수밖에 없다"

"바로 북쪽으로 가서
모가미와 자웅을 겨루리라"

"넌 이에야스를 뒤쫓고 추월해서
이 사태를 미츠나리 경에게 전하렸다"

나오에 님이 그리 말씀혔습니다

 

아카미미가 오는 길에
도쿠가와의 진에서 모은 정보일세

이에야스는 자신에게 붙은
다이묘들의 서찰을 필사해서

전군에 돌리고 있다네

주군의 동료 이름도 적혀 있습니다

이 정도의 인사들이
이에야스와 한편이 될 줄이야...

 

동군의 포진은 예상 외로 적습니다

이에야스가 에도를 떠나올 때 별동대를
나카센도로 보낸게 아닐런지요

군사인 혼다 마사노부를
히데타다에게 붙이고

3만 5천의 군대를
나카센도로 보냈습니다요

신슈 우에다 성에는
사나다 마사유키 경이 있네

히데타다군은 우에다 성을
떨어뜨리지 못해 흥분되어 있습죠

사콘, 낭보로군

이에야스에게는 큰 타격이겠지요

아카미미

이후 아군의 눈과 귀가 되어주겠나?

예이

어찌하여 주저하시는 것입니까?

이대로 단숨에 오가성을 뭉개고

이시다 미츠나리, 우키타 히데이에의
목을 치는게 지극히도 당연한 작전입니다!

공성전은 무모허다고 했잖어!

쿠로다 가의 경비대장 케야 몬도
돌아왔사옵니다!

몬도, 괜찮다

 

- 고하거라
- 아뢰옵니다!

 

고하라!

아뢰옵니다!

경판(京阪)의 군대는 대략
1만 8천 정도 되는 듯 하옵니다!

14 ~ 15만이라는 자도 있네!

허둥대지 마라!

몬도, 우키타 히데이에의 진영이
지급히 움직이는 듯한데 봤나?

보았나이다

그래, 어찌 보았나?

그저 진을 바꾸고 있사옵니다

전투 준비가 아니란 말인가?

진이 움직이는 건
미시(未時, 1 ~ 3 pm)입니다

해가 붙어 있을 때 싸우기엔
너무 늦었습니다!

야습 채비일지도 모르지

움직이는 부대가 광범위하온지라
야습은 아니옵니다

몬도, 잘 말했네

경판의 군대는 산 위에 진을 치고

물을 길러 내려오는 것도
겁먹고 있사온지라

그건 무사가 아니오라 인형이나이다!

그걸 빼옵고 평지에 진을 친 자들은
대략 1만 8천이옵니다!

말 잘 했다, 군공을 세웠노라

 

몬도

 

먹거라

황감하옵니다!

좋아, 결정했다

내일이라도 이 아카사카의 진을
거두고 서쪽으로 감세

 

제후들의 배치는 알겠소

이에야스 쪽의 진영을
보고 온 자는 있는겐가?

울타리 한 겹을 막 둘러놨습니다

- 해자는 팠던가?
- 아닙니다

좋아

 

하룻밤만의 진이로군

서쪽으로 향하는 것이
틀림없는듯 합니다

출발 전에 오가키 성에다가
묶어놓을 군대를 남겨두겠지요

그 채비가 끝나기 전에라도
일찌감치 성을 비우고

 

세키가하라로 가야 한다 보옵니다

요거래 이에야스의 교란 전법 같수다만

 

이신뉴도 경은
병사를 어쩌라는 것이오?

본진에 야습이래 하는 거지비

시마즈군이래 선봉이래 맡갔수다

야습은 벽촌 다이묘의
시시한 하책일 뿐이외다

겁돌이 객장들만 붙어있는 울들에겐

야음이래 뚫고 싸우는 거이
끝장인 전략임메!

상황 파악이 아이 된다면
난구 산도 코바야카와도...

이러한 대결전에 야습이라니
후세의 비웃음거리외다

 

세키가하라로 향하오

미츠나리 경은
이 성을 버리겠다는 말씀이오?

야전이 되면 이에야스가 바라는대로...

들어보지요
미츠나리 경의 말을 들읍시다

하지만 우린 성벽에서도 투망, 투석
끓는 기름에 하다 못해 로마의 불도...
(그리스식 화약/화염통)

포진도 생각해 봤소이다

우선 이시다 부대가 선발로
사사오 산에 진을 칩니다

시마즈 경은 이시다 부대 뒤쪽
고니시 경은 그 뒤

중납언 경(우키타)은 대군이시니
후위를 맡아 주시지요

진은 남쪽 텐마 산 기슭

마츠오 산의 코바야카와
야마나카 촌의 오타니 부대

이러면 난구 산이
움직이지 않아도 이깁니다

이에야스는 어디 진을 칠런지

이에야스는 염리예토흔구정토(厭離穢土欣求浄土)
라는 기치가 전부요

천년 전 옛날

오아마 왕자께오서 전투 전에
복숭아를 돌리신

모모쿠바리 산에 진을 칠 것이오

 

갑옷의 쿠사즈리(草摺)는 단단히 묶고
등불을 끄며
(흉갑 밑 허벅지를 보호하는 판)

말에는 재갈을 물려서
울지 않도록 하시오

 

들떠서 잠이 아니 온다

호로(母衣) 틀이옵니까?
(상급 무사들이 등에 차는 표식)

18년 만에 만든다
(상급 무사들이 등에 차는 표식)

 

미야는 호로의 유래를 아느냐?

어째서 무사가 호로를 등에 차고
전장터로 나아가는가

사내다움을 보이는 것이겠지요

《하학집》(下學集)에 이르기를
태아가 어미의 복중에 있을 때에

 

머리를 태의(胎衣)에다가 붙이고

 

독을 막기 위해 배운 것이라 하지

하여

어미의 옷(母衣)이라고 쓰고
"호로"라고 읽었다

어미의 복중과 전장터는 모두
생사의 갈림길인게다

18년 전에 만드셨을 때는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노부나가공이 혼노지에서 당하셨지

 

나는 몇몇 측근과 사카이에 있었다

 

이가의 산속으로 달아난 무렵에

나는 할복을 하려 했다

할복코자 하기 전에 이 호로를 만들었다

야마나카 촌
오타니 교부의 본진

 

- 먹겠나?
- 고맙구만

어젯밤부터 아무것도 먹질 못했네

맷돌죽인가?

기억하는가?

태합 전하께오서 좋아하던 것이지
잊을 리가 있나

 

그때도 자네가 날 구해줬지

그건 전하께오서 너무하셨지

들놀이 하다가
맷돌죽이 먹고 싶다 하셨는데

맷돌까지 가져간 사람이 있었던가

하지만 당번 시중으로서
어찌 거역하겠나

그러니, 자네가 쌀 3홉 정도는
잘게 다질 수 있다 했지

시동 모두가 단도를 빼들고

쌀을 다졌지

 

우리 군은 이동을 개시했네

내가 진을 바꾸겠네

마츠오 산까지 전진하지

킨고가 배반했을 경우의
조치는 해두고 싶네

이제 와서 배반하려 들겠나

 

하츠메 일은 유감일세

 

이가 사람 하나가 못 돌아온 것 뿐일세

그렇긴 하지만, 슬프네그려

하츠메는 살아 있네

그리 간단히 죽어 버리면
내가 곤란하지

마츠오 산으로 가게나

 

자네라는 인물을 드러내보게

성가시구만...

 

배웅은 아니하네, 용서하게나

 

이 맷돌죽 맛

잊지 못할 걸세

 

시마즈 부대는 야습이 특기다!

야간 경계를 삼엄히 하거라!

천하를 호령하기까지

이제 한 걸음만이 남았다

 

이 모든게 다...

 

이 호로 덕분이지

 

자, 다 됐다

 

주군!

 

1각 정도 전에 이시다 군의 후위부대가
오가키 성을 출발했습니다

나왔다?

전군의 출발을 명한다

내 직할군 3만은
모모쿠바리 산에 배치하라!

결전의 장소는

 

세키가하라!

모모쿠바리 산기슭
후쿠시마 마사노리 부대

 

선봉대 앞을 지나가다니!

네놈들은 어디서 온 누구냐!

비젠 중납언(우키타) 사람들이오

적군이냐?

그렇습니다

천천히 행군하지

 

- 천천히 행군헌다
- 예!

 

마츠오 산
코바야카와 히데아키의 본진

승리한 뒤에 우리가 조정에 주청올려

킨고 님을 관백으로 모시고

히데요리 님의
후견을 맡아주셨으면 하옵니다

돈으로 사서
관백, 태합의 관직을 주시겠다?

힘으로 관직을 차지하는 것이
무가의 의지입니다!

도요토미에게 있어서는
농민의 의지겠지

그렇습니다!

비천한 신분에서 몸을 일으키는건
시대가 하는 일입니다

 

소인의 부모는 토착민

탁발승이 거두어 준 몸입니다

그래서, 그래서!

 

무가 귀족인 요도 마님에 대한
태합 전하의 동경심을 잘 아옵니다

내가 관백이면 그대는 뭔가?

아무것도 필요 없습니다
가독을 물려주고 여행을 떠날 것입니다

- 여행?
- 마음 준 정인을 찾을 것입니다

자네를 모르겠구만

관백 히데츠구 님의 처첩 등
20명을 구하진 못하였으나

주인을 잃고 길을 헤매이던
가신 30명을 거뒀습니다

모두가 관백 가문에 걸맞은 무인들로

음으로 양으로 킨고 님을
떠받들고 있는 자들입니다

 

공자는 인(仁)을 논하고

 

맹자는 말세인 연유로
의(義)를 논하였습니다

 

의만이 세상을 구할 올바른 길입니다!

이 나라의 질서를 지키는 길은
맹자의 의에 있습니다!

불의가 정의를 이겨서는 아니됩니다!

 

붉은 봉화를 신호로

 

나와 공격하여 주십시오

 

모모쿠바리 산으로 간다

장창대와 조총대가
준비되지 않았나이다!

- 상관없다!
- 이제 출진이다!

대주군께선 모모쿠바리 산에
본진을 꾸리신다!

당황하지 마라!

 

당황하지 마라!

 

사사오 산
이시다 미츠나리의 본진

 

1600년 9월 15일

 

주군께서 도착하셨다!

 

떨어지지 말라구

안 떨어졌어

세키가하라에는 땅굴로 된 길이 있어

전투가 끝날 때까진 거기에 숨지

 

엄청 오는군

 

젠장, 젠장, 젠장...

어쩌나...

양군의 한가운데에 있잖어

 

긴가메, 긴가메!

 

너도 도망쳐

 

이자는 조선의 포로였지?

바로 그렇습니다

그렇지만, 불랑기포를 보고선 일본의 군선에 숨어 들어

포로가 된 남다른 자이옵니다

불랑기포란 청동포를 말하는겐가?

대포를 쏘려면
이놈이 천하제일이옵니다

맡겨 주습쇼

 

부탁하이

 

시작하라!

 

- 토모카츠
- 네

 

남텐만 산에
우키타군 1만 7천이 진을 쳐서

서군의 포진이 완료됐습니다요

적진의 배치는 봤나?

여기...

 

수고하였네

 

아카미미

뭘 할 수 있나? 뭘 하고 싶나?

아카미미는 이에야스의
모가지를 노려 보구 싶습니다요

 

시마즈의 폭죽이구먼요

 

츄만, 암거나 여넣지 말지비

참말로 겁돌이이제이

요거래 저쪽이아야

여넣지 말지비!

 

모이라우!

진형이래 짠다!

일단 전투래 시작되면
미츠나리 지시 따우 아이 따라도 되이지

시마즈래 독립해서 쌈질하꾸마

적이래 쳐들어오면...

먼저 때리진 말라이

고런데 가까이 들이대면 쏘라우!

알갔슴다!

봉시진(鋒矢陣)이래 치라우!

 

대형이래 갖추라우!

모리아츠 동무
기도래 시작해 주꾸마

날래 하갔수다!

오전 7시, 모모쿠바리 산

 

이 안개는 어떻게 안될런가...

 

이 대결전의 방아쇠를 당길 선봉장은
어떡하든 도쿠가와 직신이어야 합니다

마사노리는 미츠나리 타도에
집념을 불태울 뿐으로

대주군께 충성을
맹세한 것이 아니옵니다!

이후에 경판의 다이묘들에게
선봉장이었다 자랑하고 다닌다면

도쿠가와 직신의 면목이 아니 섭니다!

 

나오마사, 첫 출진인 사위 타다요시에게

최전선에 척후토록 하고 싶지 않나?

예!

 

드디어!

 

왔는가

선수를 뺏겼다! 투구! 말!

북!!

전군, 돌격!

 

서군, 우키타 부대

 

쳐라!

 

동군, 구로다 부대

 

쏴라!

 

장창대, 앞으로!

 

좌익을 방비하라!

 

시마 사콘 부대, 가모 부대가
구로다 나가마사 군에 돌입했습니다!

 

우익을 방비하라!

 

저자가 시마 사콘인가?

 

쳐부숴라!

 

준비 완료!

Pronto! (준비!)

 

Alvo! (조준!)

 

발사각 수정 완료!

Fogo! (발사!)

 

모모쿠바리 산 이에야스 본진

 

모모쿠바리 산의 이에야스 직할군은
전황을 살피고 있습니다

승기는 우리에게 있다!

이긴다!

우키타 부대를 향해
총공격의 봉화를 올리거라!

시카노스케! 너는 사콘에게 가거라

- 아낌없이 격려를 하거라!
- 예!

- 헤이자부로
- 예!

킨고 중납언 쪽으로의 붉은 봉화는?

- 아까 한 발을... - 다시 올려라!

토사, 전선을 밀어붙여라

장창대는 앞으로!

 

목표는 시마 사콘이다!

준비!

 

쏴라!

 

준비!

 

쏴라!

 

사콘 님!!

 

창자가 삐져나온 자는
데운 뒤에 천천히 집어넣어줘요

골절에는 껍질 붙은 버드나무를
덧대로 묶어주시구요

 

사콘 상태는?

지혈을 다하면
전장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시마즈가 측면을 치면
구로다는 무너집니다

- 시마즈는 아직 아니 움직이나?
- 움직일 기세가 보이지 않습니다

시마즈 진에 가서 출격을 재촉하라!

아니다

내가 가지

말을 대령하라!

주군, 무모한 일 마십시오

 

쳐라!!

 

마츠오 산은 어찌 가만 있나!

코바야카와가 움직이면
오타니, 우키타를 궤멸할 수 있어!

구로다 나가마사에게 보고가 없느냐?

나가마사는 손놓고 있는겐가!
사자를 보내라!

코슈 님의 진의를 보고 오겠습니다

 

앞으로 나가라!

 

쏘지 말라우!

 

이시다 군이지비!

 

쏘지 말라우!

아군이다

쏘지 마우!

 

간나, 막 쏘지 말라 하지 아이했니!

겁먹은 거이니?

 

됐다, 혼자 가지

 

어찌하여 군대를 보내지 않소!

시마즈가 움직이면
눈앞의 구로다는 패주할 것이오이다!

승리가 눈앞에 있소!

서군이래 망했지비!

 

똑똑히들 보시오!

 

우리 군에선 오타니, 우키타
고니시, 이시다만이 싸우고 있소이다

뒷쪽의 대군은 아무도 움직이질 않소!

그런데도 호각세로 싸우고 있소이다!

승기래 야습에서 잡는 거였지비!

세키가하라에서 싸우는거래
울들 반대한 거이 잊은 거임메?

지금은 전투중이잖소이까

시마즈래 꼴랑 1천도 아이 되니까니
대국이래 일없는 거지비

아이 움직이는 대군이래
들썩이게 만드는거이 대장의 기량이제이

그쪽의 이신뉴도 경도 같은 의견이시오!

고렇수다!

고러니 오늘 전투래 각자가 알아서
전력이래 다할 뿐

귀공도 고렇게 알고 계시제이요

 

무운을 비오

 

나으리!

도쿠가와 경을 응원하시지요!

 

나으리!

 

코슈! 코바야카와 부대의
움직임은 아직인지...

네년 따위가 날 그렇게 불르는거냐?

그건 대답이 안 됩니다

킨고가 배신하던지 말던지
내가 알 바인가!

이제 와갖구 재촉해봐야 소용이 없어!

코슈가 가늠하는건
포섭이 아니라 창끝일 뿐이지!

대주군께 그렇게 전해드려도 좋은가!

 

이시다를 비어버리구 나서 생각하지!

 

마츠오 산은 아직도 가만 있나?

아직입니다!

 

주군! 시생이 가겠습니다!

 

사콘은?

벼랑 아래를 에워싸고 있습니다

만나고 가지

아니요, 매우 위험하옵...

됐으니 가라!

시오노, 노부카츠에게 말을 주거라!

가자!

 

공격하라!

 

펼쳐라!

 

쳐라!

 

마키노 부대는 앞으로!

앞으로!

 

장창대, 전진!

아버님!

 

이제 마츠오 산으로 가겠습니다

 

너에게 뭐 하나 해준게 없구나

어인 말씀이십니까

이 이상 바라는 건 없습니다

 

시마즈 군의 전방을 스쳐서
마츠오 산의 뒤쪽으로 가거라!

 

그저 달리거라!

 

방패대는 앞으로!

 

쏴라!

 

장창대, 앞으로!

 

코슈는 뭐라 하더냐?

코슈의 판단은 포섭이 아니오라
창끝일 뿐이라 하옵니다

 

코슈의 말이 맞다

아차, 이 도구를 아느냐?

소문의 그 천리경(망원경)입니까?

 

난파된 홀란드 배의 선장이 가지고 왔다

이거든 저거든 두 배로 보이지

한번 보겠느냐?

떨어뜨리지 말고

 

우와!

주군!

 

주저치 말고 나와 같이 찔러라!

 

찔러!

 

물러서지 마라!
물러서면 내 징치할 것이다!

이에야스의 본진을 쳐라!
오타니 부대를 넘어서 가거라!

 

쏴라!

 

나으리! 무익한 살생은 거두십시오!

 

미츠나리 본진, 개전 3시간 후

 

잠깐, 후퇴!

퇴각, 퇴각하라!

 

길을 열라!

 

쳐라!!

 

코바야카와 히데아키의 본진 뒤쪽

 

나으리, 결단하소서!

 

히데아키 님께 직접 아뢰겠소!

코바야카와 히데아키 님은
어디에 계신가?

서라, 서라!

비켜라!

 

오타니를 치지 않으면
우리가 치겠습니다!

 

고정하십시오!

용서 못 한다, 용서할 수 없어!

 

이시다 미츠나리의 가신
시마 노부카츠

 

주인 미츠나리의 말씀을
부디, 부디...

- 미츠나리...
- 부디!

미츠나리 편으로 붙는다!

노부카츠!

미츠나리 편으로 붙는다!

- 나으리!
- 검을 거두거라!

이에야스를 쳐라!

 

고로에몬! 고로에몬!

무슨 짓이냐?!

나으리, 마음쓰지 마시고
도요토미를 치소서!

오타니를 공격하라!

- 아니야, 아니야
- 오타니를 쳐라!!

아니야... 아니야...

나으리!

오타니를 쳐라

부탁이다

만도코로 마나님께선
미츠나리의 핏줄을 보전하신다

난 미츠나리를 남기겠다

- 나으리!
- 이에야스를 쳐야 한다!

이에야스를 쳐야 한다!

 

쏴라!

 

코바야카와 부대가
오타니 부대를 흩뜨려 놓았습니다

 

주군

 

코바야카와 부대의 자들이...

슬슬 끝을 보는고...

- 고스케!
- 예!

내 목을 적에게 내주지 마라!

 

- 스케자
- 예

 

하나노 부인을 부탁한다

무사히 빠져나가다오

 

주군

 

이곳이 스케자가 목숨을 버릴 곳입니다

용서하여 주십시오!

 

여긴 의료소입니다
상처를 입으셨다면 치료해 드리지요

 

하나노 부인!

 

토모카츠를 데리고 달아나시구려

 

부탁하오!

 

애송이... 해냈구만!

타다카츠! 함성을 올려라

함성이란 전투가 시작할 때
약속한 것이나이다만...

상관없네!
지금이 바로 그 때로세!

A! A! O!!!

전군! 출격하라!!!

오후 1시, 개전 5시간 후

 

주군, 무사하십니까?

 

자네 내자와 토모카츠는 도주케 했네

 

고맙사옵니다

교부는?

 

오타니 부대, 오타니 부대와 함께
궤멸하셨습니다

 

어째서...

 

어째서라니요?

 

어찌하여 이제 함성을 치는가?

 

남은건 각자가 어찌 질 것인가를
생각하는 것뿐입니다

 

전사하는거야 쉽지

사람의 마음과 승부의 귀추는
헤아릴 수 없습니다

 

달아나시지요

 

사콘은 어찌하겠나?

일생의 추억으로...

 

정의를 산산조각 내겠습니다!

 

시마즈 진지 뒷산

 

잘 가시게

 

어찌 되었나?

 

미츠나리는 어찌 되었나?!

본진은 포위했소

항복을 권고코자 사자를 보냈소

- 하지만...
- 단숨에 쳐부수시오!

밀고 밀어붙이시오!

 

우리 똥지드라!

 

토모카츠, 에이고로를...

 

하나노 님이십니까?

이시다 가 쪽 사람인가?

일전에 뫼셨던 사람입니다

 

미츠나리 님께선...

 

아마도...

 

낙오무사 사냥이 시작되기 전에

함께 나가세나

자...

 

적진이래 둘로 갉아먹어서리
퇴각하꾸마!

 

오후 3시

 

난구산에 올랐던 겁쟁이 놈들은
이미 달아났구나

 

마을의 아낙인가...

딱하게 되었군

 

미츠나리는 예전 영지로 숨어들어서

알던 농민의 도움을 받았다

그는 죽음과 일가의 멸망을 걸고
미츠나리를 숨겨줬으며

며칠 후, 미츠나리의 몸이 나았다

 

추격꾼이 다가오자 이 자는
"도망가십시오!"라고 미츠나리를 재촉하였다

미츠나리는 움직이지 않았다

지금 달아나면 이 사내는 처형당한다

그건 이 사내의 의리를
갚는 길이 아니다

내 이름을 지켜준다 여기고
일러바치게나

미츠나리는 그 운명을 기다렸다

기다리면서도 더구나 자진이란
한순간도 고려치 않았다

오오츠 성 알현실

오오츠 성 알현실
대면할 방식을 정할 수가 없어

 

우선은

 

문앞에 다다미 한 장을 깔고

그곳에 앉히게 하라

 

이런, 이놈이
치부소보 미츠나리여?

 

니놈이 명분 없는 전쟁을 벌여설랑

일본 제일의 무사이신
도쿠가와 내부 어른께 반기를 들어서!

이 짝이 난거다!!

네놈처럼 불학무식한 놈이
내 마음을 어찌 안단 말이냐

 

그만 가거라, 거슬린다

 

승패는 천운이라 하지만

이런 꼴은 거듭 생각해도
원통하시겠지

고맙구만

 

잠시 둘이 있게 해 주겠나?

 

그대의 진심을 지탱해주지 못했네

오랜 세월에 걸쳐

난 이에야스에게 포박당하고 말았네

 

불의에 졌네

 

용서해 주시게나

 

어젯밤 이에야스의 측근이

왜 자진치 않았냐고 캐묻더군요

내 심중은 대사를 일으킨 자만이
알 수 있다 답했는데

 

본심을 말하자면

조금만이라도 오래 살아서

 

살아 있는걸
확인하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귀공도 그중 한 사람이지요

 

눈물을 그치시고
시생에게 욕을 퍼부으시지요

 

이에야스도 기꺼워 하겠지요

 

이에야스는 이 일어난 일들을
모두 보고를 받고

결국에 고개를 끄덕이며
대면할 테니 정중히 데려오라 말했다

 

대면은 말없이 끝났다

 

대일대만대길...

 

대일대만대길

 

이것이 나의 정의

 

1600년 10월 1일
이시다 미츠나리 사망, 항년 41세

 

번역, 싱크, 제작
마사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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