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이야기 Nankyoku Monogatari, 1983


 


 

1957년 1월

 

해상 보안청 관측선
「소야」호는 (2497t)

 

악천후를 무시하고
남극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남극 이야기
Antarctica, 1983 作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쇼와 기지, 온구 섬

 

쇼와 기지는

 

일본이 처음으로
건설한 남극 기지이다

 

*국제 지구 관측년에
*(1957년 7월~1958년 12월의 18개월간; 略 IGY)

 

11명의 월동 대원과 함께

 

암컷 한 마리를 포함
19마리의 사할린 개가

 

이듬해까지 관측을
성공시키기 위해

 

월동 생활을 하게 되었다

 

그것은 혹독한
자연과의 싸움이기도 하다

 

얘들아~~
밥 먹을 시간이다

 

여깄다, 리키야

 

기다려, 타로

 

내 새끼들...

 

여깄다, 지로

 

쿠마도 먹고...

 

이놈들
안코, 타로

 

버릇없는 놈들

 

너희들은 형제잖아

 

그동안 함께 지냈는데...

 

10월 초에는
출발하자

 

늦게 되면
얼음 상태가 위험해서

 

내륙 탐사는 못할꺼야

 

엔진 상태를 보면

 

도저히 장기 여행은
무리일 것 같아요

 

1호 차는 수리 가능성이
없는 것 같군

 

낭패로군

 

두번째 팀은 좋은 설상차를
가질 수 있을 거예요

 

개선할 점들을
여러 가지로

 

보고하였으니까요

 

정말 가고 싶다,
보츤누텐(Botnnuten)...

 

모처럼 남극에 왔는데...

 

그 기분,
이해하겠어요

 

사전 관측이라는
사명으로 생각해보면

 

저희는 충분한 역할을
다한 것 같아요

 

제 1차 월동대장
오자와 다이

이봐, 우시오다

 

네?

 

개 썰매로 어느 정도
짐을 운반할 수 있지?

 

글쎄요...

 

짐을 운반할 경우

 

아마도 자기 몸무게의
절반은 끌걸요?

 

강한 개
15마리를 선발한다면...

 

한마리당 대체로
평균 36킬로 니까...

 

36킬로 면.....

 

27킬로인데요

 

지로...
34.5

 

좋아

 

우시오다 씨
다음에는 어떤 개로 할까요?

 

- 타로
- 네

 

타로하고 있는
사진 찍어줘

 

어이, 타로야

 

안돼

 

- 준비
- 으챠~

 

남극 내륙 탐사는
개 썰매를

 

이용하기로
결정되었으며

 

탐사 팀은 10월 16일
기지를 출발하기로 하였다

 

선발된 개는
건강 상태가

 

최상인 15마리의
개가 선택되었다

 

탐사팀의 목표는

 

보츤누텐(Botnnuten)의
정상에 도착하여

 

정확한 위치와 높이

 

그리고 지질을
조사할 예정이다

 

지질 조사 겸
썰매 담당자로는

 

우시오다 아키라

 

기상 관측 겸
개를 돌볼 이는

오치 겐지로

 

등산 경험이 많은
오자키 유조오

 

이들 3명이 팀 맴버로
선정되었다

 

가자...

 

어서...

 

리키,
힘내 리키

 

가자...

 

어서...

 

달려...

 

가자

 

자쿠, 힘내

 

거의 다 왔어

 

힘내, 여기만 지나면
쉬워질 거야

 

좋아, 닥터
힘껏 당겨요

 

괜찮습니까?

 

자쿠

 

좋아...

잘한다.

 

지로

 

어서 가자
서둘러

 

지로!
쿠마!

 

좋아...

 

여기서 잠깐 쉬자...

 

닥터, 괜찮습니까?

 

오치

 

양말 갈아 신지 않으면
동상에 걸릴거야

 

 

정지

 

지금쯤이면 패더 섬에
있어야 할 텐데요

 

어..
저건 뭐지?

 

고래다

 

고래 시체가
얼음 때문에 솟았군

 

대단한데..

 

자쿠

 

무슨 소리인지 알겠어?

 

저것은 말이야...
바람소리 같겠지만

 

사실은 얼음끼리
부딪혀서

 

나는 소리야

 

뭐야,
겁먹었어?

 

겨우 이런 것에 겁먹으면

 

앞으로 탐사를
어떻게 할 수 있겠어?

 

내가 너희를
강하게 다그치는 이유는...

 

강해지길 바래서야

 

여긴, 일본이 아니고
남극이야

 

강한 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어 !

 

알겠지?

 

악마 조련사
인 줄 알았는데,

의외로 감상적인
면이 있네

 

놀리지 마세요

 

닥터의 코 고는
소리에 깨어보니

 

이 녀석이 슬피 울길래

 

나와 봤습니다

 

어쩔 수 없더군요

 

나도 마찬가지야

 

덕분에 좋은 설교도 들었고...

 

바람이 세졌군

 

개줄 확인 잘하고
잘 자게나

네, 주무세요

 

가자...

 

힘내, 리키

 

리키가 조금 이상하네

 

여기서 잠깐...

 

멈춰...

 

선두견을 지로로 바꿔

 

 

데리도 빼고,

 

쿠마하고 타로는 앞에 매

 

똑바로...

 

가자...

 

힘내...

 

어서...

 

괜찮아?

 

 

멈춰...

 

오치!

 

피나는 애가 있어

 

어떤 녀석이야

 

타로예요

 

심각해?

 

그 정도는 아니고요

 

지로도 다쳤구나

 

가자, 힘내

 

쎄게 당겨

 

서둘러

 

당겨

 

어서 당겨

 

가자

 

좋아, 멈춰

 

여기서 쉬자..

 

멈춰...

 

쿠마가 힘이 쎄니
선두견으로 하자

 

괜찮겠지

 

가볼까?

 

가자...

 

정지

 

고로, 왜 그래?

 

이 중에 너가 가장
경험이 많잖아?

 

오치!

 

교대하자

 

좋아

 

가볼까?

 

자~~

 

당겨...

 

힘내...

 

당겨...

 

좋아, 멈춰

 

이제부턴 내리막길이다

 

오치, 가자

 

 

- 닥터?
- 준비됐어요

 

출발

 

- 오치, 조심해
- 네

 

닥터!

 

멈춰...

 

고로, 괜찮아?

 

빨리 달리지 않으니까

 

그렇잖아

 

괜찮아?

 

괜찮습니다

 

너 말고 개 말이야

 

둘 다 이상 없습니다

 

가자...

 

달려...

 

정지...

 

밥 먹자

 

주세요

 

시로, 먹을래?

 

먹을꺼야?

 

고맙습니다

 

이게 우리 먹을 거네요

 

넌 젊어서
더 배고플 거야

 

배부르거든요~

하루 600그램,
4000칼로리면 충분해요

하지만 참을 거예요

 

꿈에 그리던
남극이니까요

 

좋아, 우린 거의 다 왔어

 

- 이봐.
- 네?

 

- 고로를 데려와주게
- 네

 

고로!
고로 이리와

 

고로, 떠날거야

 

고로...

 

고로...

 

고로...

 

고로...

 

고로...

 

고로...

 

이놈이...

 

고...

 

고로...

 

뭣 때문에 그래?

 

밥 주는 사람도 몰라 봐?

 

가자...

 

고... 고로

 

어서 가자

 

자... 가자

 

가자구!
이래봐야 소용없어!

 

가자!
이런 몹쓸 놈

 

고로...

 

고로
돌아와...

 

어서 이리와

 

안 오면 그냥 간다~

 

제발, 돌아와 줘

 

제발, 빌게~~

 

누가 밥 주는지
기억하지?

 

제발, 이렇게 빌게

 

뭐야, 너

 

이제 알아봐 준거야?

 

가자... 어서

 

따라와, 고로

 

가자...

 

Go...

 

Go...

 

Go...

 

Go...

 

Go...

 

어서...

 

가자...

 

좋아...

 

잘하고 있어....

 

왜 그래?

 

보츤누텐이예요

 

잠시만...

 

이건...

 

사할린 개를 모아서

 

훈련 시켜준
홋카이도 대학 선 후배들과

 

모리와 선생님이 써준거야

 

함께 넣겠습니다

 

좋았어

 

보츤누텐에서 귀향하던

 

원정팀은 짙은 안개와

 

바람이 전혀
불지 않는 상태에서

 

시야를 잃고 말았다

 

화이트 아웃 상태인 것이다

 

더구나, 원정팀 3명은

 

강한 자외선으로 인해

 

시력까지 손상되었다

 

무게 제한으로 무전기를

 

가져오지 않았던
원정팀은

 

조난 직전이었다

 

정지
오치, 괜찮아?

 

괜찮습니다

 

개 썰매팀이
시력을 잃다니...

 

한심하군

 

우시오다 씨

 

왜?

 

좀 보여요 ?

 

아주 조금...

 

어디 쯤 일까요?

 

출발한지
약 2시간 지났으니

 

기지로부터 20~30킬로

떨어진 곳까지
온 것 같군

 

개들이 바른길로
갔었다면 말이죠

 

뭔가 보여요?

 

안개가 많아서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

 

아까부터 생각하던 건데요

 

뭐가?

 

타로와 지로를
풀어놓으면 어떨까요

 

여기서?

 

 

이 녀석들이
기지로 복귀하면

 

오자와 대장님이 구조대를
보내줄 것 같은데요

 

우선, 녀석들이 무사히

 

기지에 도착해야
가능하지

 

저는 가능할 것
같은데요

 

정말로
그렇게 생각해?

 

우시오다 씨

 

기분은 이해하지만...

 

나는 오치의
의견에 찬성이야

 

만약, 타로와 지로가
길을 찾을 수 없다면

 

우린 예전부터
길을 잃었을 거야

 

그렇다면 녀석들이
같이 있던 지

 

떨어져 있던 지
매 한가 지지

 

알겠습니다

 

좋아, 해보자

 

타로

 

좋아, 가봐

 

타로와 지로는
강아지 때

 

남극으로 데려와
성장한 형제간이다

 

타로!
지로!

 

대장님

 

잘했다

 

오치, 괜찮아?

 

않 좋습니다

 

모두 괜찮습니까?

 

오자키, 어때?

 

견딜만해요

 

자네들은 설상차를
타고 가게나

 

우리는 썰매로
이동하지

 

저희들은
개들과 함께

 

돌아가고 싶습니다

 

♪ 소야는 어디인가 ♪
♪ 소야는 아직 멀었나? ♪

 

♪ *소야는 움직이지 않고...♪
*홋카이도의 최북단 소야 해협

 

오치씨
괜찮아요?

 

네, 괜찮아요

 

담배 연기 때문에 눈이
따끔거리는 것 빼고는

 

정말 다행이지 않아요?

 

3명 모두
별 탈이 없어서...

 

좋은 뉴스예요

 

시로가 새끼를 낳았어요

우와~~

 

낳았어?

 

너무 가까이 가지마

 

1957년 12월 말...

 

제2차 월동대원을 태운

 

소야호는 빙해에
돌입하였지만

 

해가 바뀌어도

 

연일 계속되는
악천후와

 

두꺼운 얼음에 막혀

 

기지에 접근할 수 없었다

 

2월이 되어
소야호는

 

미국 쇄빙선 버튼호에
도움을 청하였다

 

설상차?
무슨 일인가?

 

버튼...

 

우리는 당장 도움이..
필요...

 

버튼호?
다시 말해달라...

 

여보세요...

 

버튼호
무슨 일인가?

 

또, 자기장 때문인가?

 

 

대장님

 

버튼 호가
꼼짝 못하게 되어

 

궁지에 몰려 있다는
뜻 아닐까요?

 

- 그런 얘기겠지?
- 네

 

이제 귀도 가는군...

 

버튼 호가
움직일 수 없다니...

 

당분간
이 상태에서는

 

본 팀도 꼼짝 못하겠네요

 

타로...

 

- 잡았어요
- 좋아

 

잠시만요

 

우시오다 씨

 

너무 그렇게 예뻐하면

 

2차 원정팀의
개 사육 담당자가

 

힘들어할 겁니다

 

좋아

 

그래

 

사진 찍어 줄까?
어때?

 

"전원 밖으로...
집합!"

 

소야호가 도착했다~~!

 

살았다

 

어서와~~

 

빨리 비행기를 유도해

 

여기 있어요

 

오래 기다렸어요

 

반가워요

 

이봐~~

 

오래 기달렸어

 

여기야....

 

이봐...

 

여기...

 

좋았어!

 

노노미야 씨

 

1년간 고생 많았습니다

 

겨우 만났네요

 

호리고메는
잘 지냅니까?

 

네, 잘 있습니다

 

사실, 이곳에 있는 전원은
제 2차 월동대장- 노노미야 하나부사

 
제 2차 월동대장- 노노미야 하나부사

오늘 출발하기로 결정되었습니다
제 2차 월동대장- 노노미야 하나부사

 

떠나요?

 

인수인계도 없이
떠납니까?

 

그건 마치, 기지를 버리고
탈출하는 것이잖습니까

 

호리고메 대장과
이와키리 선장이

 

국내의 통합 본부와
협의한 결과

 

그렇게 결정되었습니다

 

죄송하지만, 서둘러 주세요

 

저도 도와 드리겠습니다

 

아쉽게도, 날씨가
좋은 때는 오늘뿐입니다

 

장비는 비행기에
실어주시고

 

3명씩 팀을
이루어 타주세요

 

하세가와 씨와
타케 씨는

 

통신과 기계 때문에
당분간 여기에 남습니다

 

서둘러서
짐을 정리합시다

 

이케우치, 같이 가지

 

 

서둘러

 

어서 타

 

서둘러
시간이 없어

 

가져갈 수 있는 짐은
1인당 45킬로다

 

 

착하지

 

안코, 귀엽구나

 

착하네

 

타로!
안코!

 

타로!
이녀석

 

타로!
안코!

 

안코
이리 와

 

타로
마지막 순간까지

 

말썽을 피우냐

 

그래, 지로야
잘 들어

 

지금부터

 

새로 오는 보스는
나와 오치 같을 수 없을 거야

 

안코!

 

안코
멈춰...

 

가만히 있어...

 

우시오다 씨
개 목걸이를

 

다시 점검해야
할 것 같아요

 

2차 팀이 왔을 때
개들이 어슬렁거리고

 

돌아다니고 있으면
창피할 것 같아서요

 

그렇군

 

그래..

 

너는 무는 걸 좋아하지

 

당분간은 할 수 없을 거야

 

이제부턴 지로처럼
바르게 행동해야 한다

 

알았어?

 

착하게 굴어

 

좋아

 

서둘러 끝냅시다!

 

우시오다 씨
조금만 빨리요~!

 

오치 씨!

 

해상 보안청 관측선
「소야」

 

미국 쇄빙선
「버튼」

 

수고하셨습니다

 

"제1, 제2 관측팀은"

 

"갑판에 서둘러주세요"

 

"비행기 착륙 준비는 완료"

 

"비행기 착륙 완료"

수고하셨습니다

 

어서, 이쪽으로 오세요

 

저기...개 조련사인

 

토쿠미츠 씨와 토다씨는
어디에 계시나요?

 

날씨가 좋아질
가망성이 없습니다

 

그래서 말인데, 월동을
포기해야 합니다

 

말도 안 돼요
우리는

 

관측팀을 교체할 수 있습니다.

 

우린 포기하지 않아요

 

가미가제 정신?

 

아니, 유감이지만
당신이 틀렸어요

 

모든 가능성을 고려하여

 

우리가 가지고 있는
마지막 기회를

 

최대한 활용해야 합니다

 

이건 완벽한 기록이네요

 

사람 물기 좋아하는 개네?

 

얘는 대장인 리키

 

혼자 있는 걸
좋아하는 쿠마

 

이거 전부 받아도 돼나요?

 

물론, 그 때문에 만들었으니...

 

정말요?

 

고맙습니다
정말 소중히 간직할께요

 

혹시, 그 외에
조심할 것들이 있나요?

 

개 목줄

 

목줄이요?

 

그래, 목줄만큼은
절대 빼지 말게

 

하세가와씨, 타케씨
걱정했었어요

 

하세가와씨
수고하셨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정말 고생많으셨습니다

 

"반복합니다
서둘러 짐을 옮겨주세요"

 

기지는...

 

다른 개들은 어떻게 되나요?

 

제 2차 월동팀들은
계획대로 진행 중입니다

 

그래서 남아있는
개들의 상태는 그대로입니다

 

먹이는 어떻게?

 

며칠 먹을 분량의

 

말린 청어와 정어리를
각각 두고 왔습니다

 

그리고, 이 개와 새끼를
데려오기 위해

 

가지고 간 예비 연료를
버리고 왔습니다

 

"주목해주세요
아침 7시에 소야호와 버튼호는"

 

"넓은 바다로
후퇴할 예정입니다"

 

"일단 날씨가 좋아지면
우리는 다시 빙하에 복귀합니다"

 

폭풍을 피해 일단
넓은 바다로 나온 소야호는

 

다시 빙해에 돌입

 

제 2차 월동팀을 기지로
보내기위해 필사의 도전을

 

계속하였다

 

폭발물 준비되었습니다

 

실행!

 

전속력으로 전진

 

엔진 최고 속도로..

 

우시오다 씨

 

저... 개 목걸이
말인데요...

 

안 좋은 상황에 대비하여
그때 목걸이를

 

꽉 졸라매지 않았더라면...
하는 후회가 돼요

 

안코의 목걸이를 빠지기
쉽게 하였더라면...

 

- 오치
- 네

 

시간 지나면 갤 거야

 

반드시 맑을 거야

 

그런 위안을 삼아도

 

폭풍은 당분간
이어질 것 같은데요

 

얼음이 안 깨지고 있습니다

 

속도 천천히

 

엔진 속도 천천히

 

「소야」호 선장

괜찮겠습니까?
「소야」호 선장

 

제2차 남극 관측 대장

 

"주목!
소야 승무원 여러분"

 

"그리고 관측팀 여러분"

 

"안 좋은 소식이지만"

 

"날씨가 좋아질
기미가 안보입니다"

 

"또 소야호의 항해
능력도 한계에 달했기에"

 

"2차 월동은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금일 정오부터"

 

"쇼와 기지는
포기합니다"

 

"따라서 소야호는
모든 활동을 중단하고"

 

"본국으로 귀향할
예정입니다"

 

"여러분과 같이 임무에"

 

"최선을 다했지만"

 

"결과적으로
우리의 노력은"

 

우시오다 씨

 

"허사가 되고
말았습니다"

 

죄송합니다

 

"그간,
여러분들의 노고를"

 

"치하하며"

 

"사고없이
고향으로 돌아갑시다"

 

대장님!

 

해도실에 있습니다

 

대장님! 개는...
개들은 버리실 건가요?

 

오치
그만하게

 

모두 최선을
다한거야

 

제발, 한번만...

 

딱 한 번만...
쇼와 기지로 보내주시면

 

개들을 모두
데려오겠습니다

 

이런 날씨에는 무리야

 

그럼 한번만...

 

헬기를 띄워주실 수
있겠습니까?

 

한 번은 무리예요

 

500킬로가
넘는다고요

 

그래도 가겠습니다

 

독약입니다

 

이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우시오다..였지요?

 

오늘자로 활동을
중단하지 않으면

 

통합본부의 명령을
위반하게 되는 겁니다

 

게다가...

 

게다가...?

 

식수가 많이 부족합니다

 

식수를 얻기 위해

 

들어가는 연료도
낭비할 수 없어요

 

우시오다

 

프로펠러와
방향타 상태도 안 좋아

 

배가 엉망이야
연료도 바닥이고

 

케이프타운까지
갈 수나 있을지 미지수야

 

현명하게 생각하게

 

승무원들한테도 안 좋아

 

물 때문이군요

 

식수가 모자란다면

 

어쩔 수 없지요

 

우시오다 씨

 

저...

 

이걸 다시 돌려드릴게요

 

사실, 저흰 중요한 것을
맡아 왔어요

 

전국의 사할린 개 팬들이

 

개 집에 장식해 달라고
보내온 거예요

 

그럼...

 

좋아

 

수염이나 깎고
기분 내볼까?

 

우시오다 씨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어

 

뭘 할 수 있겠어?

 

첫 번째 사슬은
안코가 끊었다

 

두번째는 자쿠

 

대장인 리키는
목걸이에서 탈출

 

그리고 지로...

 

시로는 마지막으로
자유를 얻었다

 

자유로워진 개들이
기지로 돌아왔다

 

타로와 지로 형제는

 

언제나 함께 있었다

 

리키와 다른 개들은
사람을 찾아

 

기지 안을 누볐다

 

베스, 모쿠 등
몇 마리의 개가 쓰러졌다

 

개들의 대장 리키는

 

안코, 자쿠
시로와 지로를 데리고

 

먹이를 찾아
기지 밖으로 나갔다

 

쿠마도 목걸이를 벗겼다

 

타로와 쿠마는

 

무리의 발자국을 따라갔다

 

지로가 나타났다

 

지로는 타로를 떠나고 싶지 않기에
되돌아온 것이다

 

(리키)

 

(자쿠)

 

(안코)

 

(시로)

 

(후렌의 쿠마)

 

(타로)

 

(지로)

 

개들은 필사적으로
먹이를 찾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사슬을 끊고

 

자유를 얻은 데리가 있다

 

데리는 무리의
흔적을 따라갔다

 

그들은 모두 함께했다

 

빙원 곳곳에는

 

틈새가 있어서

 

그 틈 사이로 검은빛의
바다가 보였다

 

균열은
조수 간만의 차이로

벌어졌다가
닫치거나 하는데

 

그 기세에 고기들이

물 위에 있다가
빠져나가지 못해

얼어붙고 있는 것이다

 

그것을 리키와 쿠마는

 

이미 알고 있었다

 

하지만 틈새 부근은

 

개들에게도 위험하였다

 

데리, 여섯 살
아사히카와(旭川) 태생

 

고로, 다섯 살
왓카나이(稚内) 태생

 

초여름

 

홋카이도 대학
지질학 연구소

 

일본에는 바보 같은
녀석들이 많아

 

남극이나 개들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면서

 

말로만 '불쌍해'라고...

 

같잖은...
교수, 모리이와 타케시

 

교수, 모리이와 타케시

그리고 자네...
교수, 모리이와 타케시

 

설마 그런 어리석은 말 때문에
포기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대학 그만두고 앞으로
어떻게 할 건가?

 

아직 결정 못했습니다

 

호주에 가 볼 생각이 없나?

 

이건 단지...

 

멜버른 지질학 연구소인데 말이야

 

기분 전환으로 몇 년간...

 

선생님
마음은 잘 알겠지만

 

이해하네...

 

기분 전환 하겠다고

 

대학을 그만두진 않겠지

 

5월 남극

 

개들에게도 짧은 휴식이 있었다

 

안코와 시로의 사이가 좋아졌다

 

남극에는 신기루가 종종 나타난다

 

리키와 쿠마의 주도하에

 

타로와 지로는
바다표범 사냥을 배웠다

 

바다 표범과 펭귄이

 

멀리 바닷물의
심연 속으로 떠난 빙원에

 

남극의 겨울이 다가왔다

 

리키는 인간의 흔적을 쫓아

 

내륙으로 달렸다

 

그 길은 원정팀이 보츤누텐

 

탐사를 위해 갔던 경로였다

 

무리 행동을 싫어하는 쿠마는

 

홀로 빙원의 균열에 머물렀다

 

남극에서 태양은

 

5월에서 7월까지 나타나지 않기에

 

대륙 전체가 적대적인
어둠의 세계가 된다

 

하늘에 갑자기 나타난 오로라

 

놀란 개들은

 

불안감에 서로 가까이 머물렀다

 

자쿠의 돌발 행동에

 

모두 따라 달리기 시작했다

 

혼자인 쿠마도

하늘을 쳐다보고 있었다

 

자쿠는 동료들과 떨어져

 

넓은 빙하에
멍하니 서 있었다

 

7월, 기원제

 

교토 대학
지구 물리학 학과

 

 

죄송해요, 늦었죠

 

아직 일하는 중이예요?

 

진짜 갈거야?

 

엄청 붐빌 텐데

 

작년에도 못 갔는데

 

그게 내 잘못인가?

 

그럼 아닌가요?

 

휑하니 지구 끝으로
가버리고선

미안하지도 않나요?

 

어서요

서둘러요

 

늦겠어요

 

제 말 안 들으면

 

결혼 안 할거예요

 

저기...

 

보여요

 

퇴마검이예요

 

예쁘네요

 

저기 봐
귀신을 없애는 칼이래

 

애기야
저 칼 보이지?

 

잘 봐봐

 

개를 좋아하나 봐요

 

자기를 좋아하는 것을
얘들은 알아요

 

그렇지?

 

가자

 

무슨 일 있어요?

 

저기요

 

정말인가요, 선생님?

 

네?

 

일본에서 가장 더운날이

 

남극에서 가장
추운 날이라면서요?

 

잠시만요

 

그이가 남극 얘기하는 걸
싫어한다고 말하지 않았나요?

 

맞아요

 

그걸 어떻게 알고 있어요?

 

말도 안돼!

 

만지지 말아요!

 

딴청 부리지 말고

 

그런데, 어떻게 알았어요?

 

낭패군

 

이렇게 푹푹 찌는데

 

사람들이 남쪽은
겨울이라고 하니

 

도저히
믿을 수가 없어서요

 

이거군요

 

이 책 때문이에요

 

여기 기사가 있네요

 

사할린 견주들에게

사할린 견주들에게
사과의 여행을 하는 우시오다 씨

 

남아있는 개들에게 참회

 

훌륭한 일을 하고
죽은 거니까

 

어쩔 수 없지요

 

불쌍하게 생각하지만

 

누구도 원망하지 않아요

 

와줘서 고맙고요

 

그럼 이만

 

들러 주셔서 고마워요

 

이 개를 받아 주세요

 

부탁합니다

 

저기...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는데
솔직히 얘기해 주세요

 

 

마지막...

 

마지막으로
리키를 보았을 때

 

무슨 일을 하고 있었나요?

 

리키는 저와
동생 개였는데

 

여동생이 나가고 없거든요

 

돌아오면 꼭
물어볼 것 같아서요

 

리키와 다른 개들은...

 

사슬에 묶여 있었습니다

 

사슬이라니...

 

정말 죄송합니다

 

리키의 집

 

동생이 만든
리키 무덤이에요

 

필요 없어!
이런 것 따위

 

강아지를 받으면
리키를 안 돌려줄 거잖아

 

필요없어!!
다른 강아지는

 

리키를 버리고
왜 혼자 온 거야?

 

왜 데리고 오지 못했냐고

 

아저씨, 미워!

 

아저씨 정말 싫어!

 

리키를 돌려줘!

 

마키! 뭐 하는 거야?
그만해!

 

우린 이제 개를
키우지 않기로 했어요

 

그러니 가지고
돌아가 주세요

 

그만 뚝해, 마키!
집에 가자

 

갑자기 리키가
힘차게 달리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보츤누텐
탐사팀의 저장 창고에

 

인간의 냄새가
남아있었기 때문이었다

 

일부 바다표범
고기가 남아있었다

 

떨어진 것은 안코와
사이가 좋았던 시로였다

 

시로, 세 살
리시리(利尻) 태생

 

이제 시장님이
몇 마디 하겠습니다

 

"남극 학술 탐험에서"

 

"고귀하게 희생된
사할린 견들은"

 

"이곳 홋카이도에서 태어나"

 

"왓카나이에서
훈련되었습니다"

 

"후렌의 쿠마,
리시리의 안코 등..."

 

"이들은 사람과 똑같이
훈련하였습니다"

 

"15마리의 개는
우리 홋카이도민의"

 

"동료인 동시에 자랑입니다"

 

"홋카이도민만이 아니라"

 

"전 일본의 자랑입니다"

 

"우리는 동료를 위해... "

 

우시오다 씨!

 

유럽에서도 15마리 개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데요

 

실례하겠습니다

 

인터뷰 좀 부탁할게요

 

답변 부탁드려요

 

미안합니다

 

우시오다 씨
대학을 그만두고

 

매일 개에 대한
강연을 하고 계신데요

 

그것은 남극에
개를 버리고 왔다는

 

죄책감 때문이
아닌가요?

 

죄책감이라니요

 

개는 우리의 동료였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어떻습니까?

 

고통스럽게 죽을 걸 알면서도

 

그들을 포기하기로

 

선택했다는 것이 되네요

 

당신이 맞아요

 

우리 손으로 모두

 

죽이고 왔어야 했어요

 

그럼

 

남극 학술 탐험대 - 사할린 개 연구소
왜 말이 없어?

  남극 학술 탐험대 - 사할린 개 연구소

남극 학술 탐험대 - 사할린 개 연구소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겠지

 

있었어요

 

우시오다 씨를 만나

 

아무래도 이야기를
해봐야겠다고 생각하고

 

홋카이도까지 왔습니다만...

 

아까의 우시오다 씨를 보니까

 

말하고 싶은
생각이 없어졌어요

 

어째서?

 

결국엔...

 

저도 똑같은
사람이니까요

 

자신이 한 일에
매달리거나

 

신경 쓰지 않는 척하지만
실은 집착하는...

 

스스로 일에
매달리는 녀석일까...

 

이걸 보니 뭔가
닮았다고 생각지 않아?

 

어떤 것이요

 

기억해?

 

우리가 보츤누텐에 갔을 때...

 

그때가...

 

생각 안 나?

 

고래 사체?

 

그것처럼 보였지요

 

그 안에 지금쯤

 

몇 마리 있지 않을까?

 

전 지로가 있을 것 같아요

 

지로인가...

 

안코와 쿠마도
들어가 있지 않을까요?

 

아니, 리키일 것 같아요

 

리키?

 

리키라면 동료를 데리고
들어가 있을 꺼야

 

네, 맞아요

 

- 오치
- 네

 

얘들이 살아있다고 생각하나?

 

우시오다 씨는
어떻게 생각하시는데요?

 

그 당시에

 

리키, 타로, 지로와
안코만 남아있었다

 

개들은 내륙을 떠나
빙하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개들은 서서히 지쳐갔다

 

도둑 갈매기들의 이동은

 

혹독한 겨울이
끝난다는 것을 의미했다

 

하지만, 자연은 개들을

 

따뜻하게 반긴 것은
아니었다

 

갑작스런 범고래의 습격에

 

리키는
타로와 지로를 보호하였다

 

타로와 지로는
리키의 상태를 알고 돌아왔다

 

빙하 틈새를 따라
바다표범이 있는 곳을

 

타로에게 가르친 것도
리키였다

 

리키는 살기 위해
필사적으로 싸웠다

 

하지만 더 이상
걸을 수 없었다

 

리키, 여섯 살
리시리(利尻) 태생

 

안코를 태운 빙하는
표류하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이 개가 얼마 전에
데리고 온 그 개인 가요?

 

맞아요

 

많이 컸네
이름은 요?

 

리키에요

 

리키...

 

우린 개를
기르기로 결정했어요

 

그런가요?

 

리키도 기뻐할 거예요

 

리키...
기다려 리키

 

리키

 

리키...

 

리키는
리시리 섬에서 자랐어요

 

그 섬에선
겨울이 오면

 

개는 섬에 남고

 

사람들은 겨울을 피해
본토로 가요

 

그럼 개들은 살기 위해서
스스로 먹이를 찾아야만 돼요

 

그래서 리키는 혼자서도...

 

살아남을 거예요

 

리시리 섬에서
아무리 혼자 살았다 하더라도

 

남극과는 비교도 안되겠죠?

 

그렇겠지요

 

전부 살기는
불가능하겠지요

 

하지만,

 

요즘 들어선

 

몇 마리 정돈

살아남을 수
있겠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남극은
영하 40~50도까지 떨어지잖아요

 

그래도 사할린 개는
추위에 강해서 견딜 수 있어요

 

그럼 리키는
스스로 먹이를 찾고 있겠네요

 

그렇길 바래야지요

 

다행이다

 

얼마 전까지

 

개를 죽이지 않고
온 것을

 

계속 후회하고 있었어요

 

하지만
잘못된 생각이었어요

 

생명체에게
그러면 안 되는데

 

모든 생명은 소중하기에

 

누구도 목숨을 빼앗는
권리 따윈 없는데...

 

그런 간단한 것을 알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네요

 

남극에 봄이 찾아왔다

 

남극에서 성장한
타로와 지로에게는

 

기지가 고향이었다

 

쿠마가 한 마리의 개를
데리고 돌아왔다

 

유빙을 타고
떠돌던 안코였다

 

안코는
유빙의 틈에 머물렀던

쿠마를 만났기에
살 수 있었다

 

세 마리의 개는 야생화된

 

쿠마를 따라 사냥에 나섰다

 

안코, 세 살
리시리(利尻) 태생

 

세 마리의 개만 남았다

 

쿠마, 다섯 살
후렌(風連) 태생

 

쿠마는 다시 섬의
반대편으로 사라졌다

 

타로와 지로는

 

고향인 기지에서
떠날 수 없었다

 

어쩐 일이야?

 

최소 12명으로 이루어진

 

제3차 겨울 원정팀을 꾸리다

 

말없이 가려고 했어요?

 

아니

 

당신을 두고

 

다시 떠날 수 없잖아

 

게다가 가게되면

 

개 때문에 슬플 거 같아

 

그럼, 아직

 

팀에 합류하지
않은 거예요?

 

서둘러...
도쿄에 가는 게 어때요?

 

지금 가도
아직 늦지 않았을 거예요

 

기다릴게요

 

남극에 가서
직접 눈으로 확인해봐요

 

그리고 거기에서
저와 함께 할지

 

떠날지 결정해 주세요

 

한번 더 돌아주세요
우시오다 씨

 

자쿠, 네 살
리시리(利尻) 태생

 

오치, 자쿠야

 

죄송합니다만

 

저 언덕 쪽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겠어요?

 

대장님, 어떻게 할까요?

 

기지쪽으로 가지

 

우시오다 씨
기지의 조사가 끝나는 대로

 

자재를
공수하기로 했어요

 

포기해 주세요

 

우시오다 씨

 

고로

 

굶어서....

 

오치

 

쿠마?

 

아니, 타로와 지로예요

 

어~~~이!

 

타로!

 

지로!

 

이 녀석들...

 

타로!

 

원정팀은 개 7마리의
사체를 수거하였다

 

고로, 페수, 모쿠, 아카

 

보치, 쿠로, 그리고 몬베쓰 쿠마

 

6섯 마리는 빙하에서 실종되었다

 

리키, 안코, 시로, 자쿠,

 

데리와 후렌의 쿠마

 

타로와 지로
두마리만 살아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