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외톨이 흡혈 공주의 고뇌 08

이게 뭐야?

여긴 어디야?

여기는 제 기억이 곳곳에
새겨져 있는 밤하늘이에요

 

사쿠나?

 

이 별은 하나, 하나가
제 기억이에요

 

말하자면 기억의 플라네타륨

헤에, 아름답네

아뇨, 아름답지 않아요

 

보세요

 

저게 첫 기억이에요

 

제 언니
코마리·메모아

 

정말로 상냥한 사람이었어요

 

너와 함께 이 운명을 헤쳐나가

외톨이 흡혈 공주의 고뇌
sub by 별명따위

예측을 뛰어넘는 현실

소리를 지르기 시작한 이 나날

아무것도 없는 내가

지금 여기에 있는 이유를 찾고 있었어

나도 모르게 손에 쥐고 있었어

시야가 점점 뚜렷해졌어

서로 믿는 마음이 많은 기적을 일으켜 줬어

무너져 가는 정적의 꿈

더욱 격해지는 세계에서

「더 이상 도망치지 않아」

나 자신이 눈을 뜨네

 

지금 강하게 걸어나가자

그래, 뜨겁게 흐르는 피를 느꼈다면

반짝거리던 빛을 찾아서

너와 이 운명에 걸어 봐

가슴 속에 울리고 있는

억누를 수 없을 정도의 마음이

해방되기를 기다리고 있어

이 눈동자에 불을 지펴가

해방시켜! 마음 가는 대로

 

sub by 별명따위

 

#8 『아스테리즘의 회전』

정말로 온화한 나날이었어요

 

저희 가족은 정말로
사이가 좋았어요

 

쉬는 날에는 다 같이
천체 관측을 하러 가기도 했어요

 

그래서 저는 별을 좋아했던 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이런 나날은
지금 떠올려 보면

한순간의 꿈이었는지도 몰라요

 

테라코마리 씨

이 세상에는 신을 죽이는 사악함이
존재한다는 걸 알고 계세요?

그게 무슨 말이야?

 

신이라는 건 「마핵」을 말하는 거예요

현대에 있어서 마핵이야말로
신과 같은 취급을 받고 있으니까요

 

마핵을 죽이는 자들

즉, 「뒤집힌 달」

「뒤집힌 달」…?

 

그들은 마핵을 부수기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해요

 

평화로운 일가를 학살하는 것쯤은
망설임 하나 없이 해버려요

하, 하지만!

마핵이 있다면 회복하잖아?

안 해요

 

제 가족은 마핵을 무효화하는 신구에
몸이 갈갈이 찢겨져 나갔어요

어째서 그런…

동기는 오직 하나

제게 절망을 심어주어
조직의 장기말로 삼기 위해서

 

제게는 이용가치가 있었다는 모양이에요

 

이용가치?

열핵해방
【아스테리즘의 회전】

죽인 상대의 기억을
조작하는 이능이에요

 

제 가족을 죽인 남자는 말했어요

 

"네가 「뒤집힌 달」의 일원으로서
열심히 일한다면

가족을 되찾을 방법을
가르쳐 줄 수도 있다"라고…

 

이렇게 저는 강제적으로
테러리스트가 됐어요

 

제게 내려진 임무는 단순

 

그리고 기억을 조작해서
마핵에 대한 정보를 이끌어내는 것

그것뿐이었어요

 

아빠를 죽인 건 사쿠나였어?

죄송해요

임무에 실패하면
제 가족을…

소중한 가족을 죽이겠다고 했어요…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제가 꺾이려고 할 때마다
가족을 죽이겠다고…

몇 번이고, 몇 번이고…

 

테라코마리 씨, 저는 당신을 죽일 거예요

마핵이 어디 있는지는 몰라!

나를 죽인다고 해도
의미 같은 건 없어!

자, 서로 죽여 봐요

 

사실은 싫었어요

저 같은 건 테라코마리 씨의
발끝에도 미치지 않을 거라 생각해요

 

그렇더라도 싸워야만 해요

또 가족이 죽을 테니까

기… 기다려 봐
뭐라는지 모르겠어

사쿠나의 가족은 이미 없잖아?

있어요
여기에

 

테라코마리 씨는 저의 언니가 될 거예요

언니?

그렇게 가족을 만들어 왔어요

아름다운 별자리의 모양을
하고 있는 사람을 찾아서

그 사람의 기억을 바꿔서…

예를 들면, 제 아버지

헬데우스·헤븐은 아버지하곤
닮은 구석이 조금도 없지만

아름다운 큰독수리자리의
형태를 하고 있어서

그 사람은 틀림없이
제 아버지예요

 

테라코마리 씨의 기억도
제가 바꿔드릴게요

 

가만히 있어 주세요

가급적 안 아프게 해드릴 테니까요

 

되어줄게…

네 언니가 되어줄게!

정말인가요?

단, 죽는 건 사양이야!

 

잘 들어!

네 언니는 세상에서
단 한 명밖에 없어!

그런데 남의 기억을 바꿔서
언니의 자리를 대신하게 만들다니!

친언니한테 실례되는 행동이잖아!

 

알고 있어요
제가 이상하다는 걸…

음, 넌 정말 엄청 이상해

 

하지만… 알고 있어도 괴로워서…

이렇게 돼버린 거예요…

 

감사합니다

친언니도 이렇게 저를
달래줬었어요

그렇구나
상냥한 언니였구나

테라코마리 씨도 상냥해요

나는 상냥하지 않아
약할 뿐이야

역시 상냥하네요

 

테라코마리 씨
"언니"라고 불러도 될까요?

그럼, 원하는 만큼 어리광을 부려!

 

언니

 

뭘 하는 거냐
사쿠나·메모아

 

오디론?

연락했을 것이다

건데스블러드를 죽이라고

 

알고 있어요…

알고 있다?

알고 있다고?

 

사쿠나!

그럼 어째서 건데스블러드에게
상처 하나 없는 거지?

어째서 네놈은 저 계집과
함께 헤실대고 있던 거지?

죄송해요…
죄송해요, 죄송해요…

성가시기 짝이 없군
사과하지 마라!

듣고 있는 거냐
사쿠나·메모아

어서 일어서라!

일어서서 당장 저
계집을 죽여라!

그만둬!

 

네가 사쿠나를 지옥 밑바닥으로
떨어뜨린 원흉이었구나

 

흥, 사쿠나·메모아

어서 눈을 뜨고서
저 계집을 죽여라

 

그만두라고 했잖아!

 

슬프구나

힘이 없는 자의 저항만큼
봐주기 힘든 건 없다

그, 그만둬…

이거 놔
놔 달라구…!

 

너무 연약하다
테라코마리·건데스블러드!

 

이 정도로 약하다면 사쿠나·메모아의
이능을 사용할 것까지도 없지

좋아, 고문해주지

테라코마리 씨한테서 떨어져!

 

테라코마리 씨한테
심한 짓을 하지 마!

무슨 소리를 지껄이는 거냐
사쿠나·메모아

나는 이제 네 말에는
따르지 않아

「뒤집힌 달」에선 빠져주겠어!

헛소리 지껄이지 마라!

너는 내 도구로써 평생
뼈빠지게 일하면 된다!

너야말로 헛소리하지 마!

더 이상 네가 하는 말은
듣지 않아!

설마 네놈!?

네가 줬던
코르네리우스의 비약

 

설령 여기에서 죽는다 해도
너만은 반드시 쓰러뜨리겠어!

 

《더스트테일의 혜성》!

 

도구 주제에 기어오르기는!

 

네가… 네가!

 

약의 부작용이 나타난 모양이구나
이 얼간이가!

 

테라코마리 씨…

죄송해요…

저와 얽히게 돼서
이런 지독한 일을…

죄송해요…

이젠 전부 끝이에요

여차하는 상황이 오게 되면
테라코마리한테 를 빨게 해

 

그러면 그 녀석은 죽는 한이 있어도
너를 구할 거야

 

이제야 눈을 뜬 거냐
건데스블러드

마핵이 있는 곳을 불어라

나의 신구, 『대붕검(大鵬劔)』으로
갈갈이 베어버려주지

 

테라코마리 씨…

【부족해
피가―】

 

아, 안 돼요…

 

네놈

엄청난 힘을
숨겨놓고 있었군

 

【네가 사과할 때까지
용서 안 해】

 

저, 저건 뭐죠?

코마리가 하얗습니다

 

피를 빤 상대의
종족에 따라서

【고홍의 휼】의 질이 달라지는 거겠지

그러니까 저 아이의 열핵해방은
진정한 의미로

여섯 국가를 먹어치우기 위한 힘이야

유린이 이루지 못했던 패업을
딸인 코마리에게 시키려는 겁니까?

 

어찌 됐든

이제야 흑막의 정체를 잡아냈구나

자, 다시금 보여다오
코마리

너라면 세계를 뒤집을 수도 있을 것이다

 

말도 안 된다!

코르네리우스의 비약은
신구로 생성된 것!

그 부작용을 없앨 수는―!

 

설마 마핵에 의존하지 않는 마력인가…?

 

【사쿠나한테 사과해】

뭐?

【사쿠나한테 사과해】

왜 내가 도구한테
사죄를 해야만 하는 거지?

그 계집은 「뒤집힌 달」에 충성을
맹세한 충실한 종!

주인이 마음대로 사용하다
버리는 것의 무엇이 잘못됐지?

 

어디로 간 거냐!
테라코마리·건데스블러드!

 

【여기】

 

이 계집이!

 

뭐…라고?

 

빌어먹을 녀석이!

언젠가 반드시 죽여주마

테라코마리·건데스블러드!

 

열핵해방…

 

【아스테리즘의 회전】

게라=아르카 공화국
      밀림지대

메, 메탈 님!

대체 어떻게 된 건지…

어서 치료를…

아니, 무르나이트로 돌아가면
마핵으로 바로―

상관 마라!

마핵에 의존하다니
네놈, 「뒤집힌 달」 실격이다!

어이, 아마츠
계획은 실패다

테라코마리·건데스블러드 때문에!

알고 있어

그 영상은 무르나이트 곳곳에서
중계됐었어

그렇다면 얘기는 빠르지!

지금 당장 그 녀석을
죽일 계획을 세워야 한다

다음에야말로 반드시
마핵을 파괴해 주마!

오디론 님

그걸 위해서라도!

오디론 님

 

에잇, 무슨 일이냐!

 

나는 네 도구가 아니야

 

나는 네 도구가 아니야

나는 네 도구가 아니야…

나는 네 도구가 아니야―

나는 네 도구가 아니야

나는 네 도구가 아니야―

나는 네 도구가 아니야…

사쿠나·메모아!

나는 네 도구가 아니야…

 

꼴 좋네요…

 

거하게 당했군
오디론

사쿠나·메모아는 정기적으로
아지트에 귀환하고는

네 부하를 한 명씩 죽여서
세뇌하고 있었다

알고 있었다면 어째서
가르쳐 주지 않은 거지?

젠장!

임무에 실패한 걸로 모자라
도구들까지 전멸

이 정도의 추태를
보인 나에게 더 이상 기회는…!

젠장!

젠장, 젠장, 젠장!

그 녀석들 때문이다

그 녀석들만 없었더라면!

 

네놈…!

 

【사과해】

 

【사쿠나한테 사과해】

누가 사과할 성 싶으냐!

그런 우둔한 계집은 실컷
부려먹다 죽는 것이 어울―

 

【죽어】

 

칠홍천 투쟁
우승은!

테라코마리·건데스블러드!

- 코마링! 코마링!

[며칠 후]

코마리 님, 아앙

됐어!
내가 먹을게

안 돼요

메이드인 저에게는 주인을
간병할 의무가 있습니다

너도 다쳤잖아

환자한테 간병받을 수는 없다니까

그럼 제게 "아앙"을 해주세요

입으로 해주셔도 돼요

네가 먹어!
나도 내가 먹을 테니까!

 

실례하겠습니다

사쿠나!
몸은 괜찮아?

아, 네!
테라코마리 씨 덕분에…!

 

죄송해요

당신한테는 민폐를
끼치고 말았어요

더 이상 테라코마리 씨를
언니로 만든다는 짓은 하지 않을게요

정말로 죄송해요

그렇구나
나는 전혀 신경 안 써

 

잠깐… 왜 우는 거야?

모두 그렇게 말해줘요…

 

용서하마

 

앞으로도 칠홍천으로서
분투하도록

 

죽여버려서 죄송해요

 

신경 쓰지 마

 

네가 강하다는 걸 알았으니까 충분해

 

열핵해방이 통하지 않았다고?

 

당신에게 죽었을 때에는
정말 망했구나 싶었는데

하지만 이래 봬도 칠홍천

정밀도가 낮은 열핵해방으로는
제 정신을 전부 지배할 수 없답니다

잠깐 기다려 봐…!

그럼 왜 나를 그냥 놔뒀던 거야?

내가 「뒤집힌 달」이라는 걸
알고 있었잖아?

어째서 나를 벌해주지
않았던 거야?

원래대로라면 그냥 둬선
안 됐었는지도 모르죠

제가 바로 오디론·메탈을 죽이고서
당신을 구해야 했던 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래서는 안 됐었던 겁니다

왜냐면 당신은 처음부터
자신의 손으로

「뒤집힌 달」에 복수할
생각이었기 때문이죠

 

신이라는 존재는 역경을
이기려 하는 마음에 깃듭니다

 

그래서 최소한 아버지로서 마음의
버팀목이라도 되어주려 했습니다만

어째서…
어째서 웃을 수 있는 거야?

나는 당신을 죽였는데…
이상해

 

그렇겠죠

예전부터 "너는 이상하다"라면서
자라와서 그런 걸지도 모르죠

 

이건 숨겨두려고 했습니다만

당신의 아버지와는
오랜 벗이었습니다

 

저 같은 괴짜에게도

그 남자만은 거릴 것 없이
대해주었습니다

 

당신에게도 멋진 벗이
생긴 것 같아 다행입니다

 

정말로 모두 상냥해요

하지만 그래서는
제 마음이 편하지 않아요

 

테라코마리 씨, 저한테
벌을 주지 않으실래요?

 

알겠어

그럼 나하고 어울려 줘

 

그건 어떤 의미죠?
코마리 님

아… 미안!

"나한테 어울려 줘"를 잘못 말했어
(※"사귀어 줘"라고도 번역 가능)

칠홍천 투쟁에서 우승한 상으로

나는 이제부터 2주 동안
장기 휴가에 들어가

물론 집에 틀어박힐 예정이지만~

가끔씩 누군가하고
놀고 싶어질지도 몰라

그러니까 내가 부르면 와 줘

그런 건 벌이라고
할 수도 없어요

그럼 소설을 집필하는 데에
상담이라도 해 줘

아직 쓰고 싶은 테마가
잔뜩 있거든

이걸 내가 말하기도 뭣하지만
꽤 성가실 거다!

각오해 둬!

 

네!

테라코마리 씨가 부르면
바로 달려올게요!

그렇게 부르지 말아줘

나하고 너는, 그…
그거다

친구…니까

 

그럼 뭐라고 부르면…

 

"코마리"라고 불러

 

잘 부탁드립니다!
코마리 씨!

 

【고홍의 휼】은 평범한 열핵해방이 아니군

코르네리우스 공의 말대로군

테라코마리·건데스블러드를
얕보고 덤볐다간 크게 당하겠지

하지만 문제는 없다

내겐 당신들이 있으니까

 

「뒤집힌 달」은 온힘을 다해 서포트하겠어

중간까지는

알고 있다

게라=아르카가 다른 마핵을
전부 파괴할 때까지는

사이좋게 지내보자고

 

#9
선류(翦劉) 다과회』

sub by 별명따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