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망할 년
- 망할 년

 

그래, 망할 년!
비즈니스가 뭔지는 아나?

 

그냥 골프 한 게임 친 건데

 

우리가 클라이언트 데리고
스트립클럽에라도 간 줄 아나?

 

그런 건 이제 사양이야

 

맞아, 나도 할 만큼 했다고

 

저번 크리스마스 때로 충분하잖아

 

아, 그건가?
그 골프 클럽에서

 

여자를 안 받아주니까?

 

그래서?

 

그러니까 접객 자리에도
우리끼리만 나가게 되잖아

 

걔는 그냥
자기 일이나 제대로 하라고 해

 

우리가 자기보다 잘 나간다고
징징거릴 생각 말고

 

우와!

 

보여? 왜 저런데, 진짜?

 

체면 좀 차리시지, 자기야?

 

봐, 저런 여자들은
알아서 제 무덤 파는 거야

 

본인이 먼저 부주의한 거니까

 

이런 클럽에 드나드는
남자들이라든지

 

누가 덕을 좀 본대도 뭐랄 거야?

 

꽤 화끈한데?

 

화끈하게 꽐라가 되셨네

 

우리 브라이언한테 상의하자

 

좋은 의견 좀
보태줄지도 모르잖아

 

우리가 발표만 잘하면…

 

대놓고 애원하는 수준이네

 

저것 좀 봐

 

너희, 뭐
내숭이라도 떠는 거야?

 

일행도 다 어디 가고 없잖아

 

도망이라도 갔나?

 

저 여자만 내버려 둔 거야
아무나 데려가라고

 

폴, 승부욕 생기지 않아?

 

글쎄, 뭐

 

내가 가볼게

 

- 제리!
- 그런 속셈이 있었는지

 

- 상상이나 했겠어?
- 괜찮은지만 보는 거야

 

- 당연히 안 괜찮지!
- 그래, 가 봐!

 

한 건 해보자고, 친구
우리가 밀어줄게

 

- 이런, 어디로 갔지?
- 저기요

 

괜찮아요?

 

뭘 찾고 있어요?

 

전화요

 

여긴 없네요

 

여기 있어야 하는데
좀 전까지 있었거든요

 

혹시 화장실이나 어디
다른 데 둔 거 아니에요?

 

아뇨

 

괜찮겠어요?

 

- 그럼요
- 집에는 어떻게 가요?

 

뭐냐, 그 호출 앱으로?

 

그거 때문에라도
전화가 필요하겠네요

 

그렇죠?

 

뭔지 알아요

 

으, 이런

 

저기, 나도 지금 나가는 길이니까
그쪽 떨궈줄 수 있거든요

 

- 그러지 말아요
- 진짜 괜찮아요

 

- 별거 아니에요, 진짜로
- 아니에요

 

혼자 뭘 하겠어요?

 

괜찮으니까, 같이 나가요
이런 건 일도 아니에요

 

나갑시다

 

가봅시다

 

괜찮아요? 좋아요
난간 잘 잡아요

 

- 괜찮아요?
- 이런

 

세차한 지 얼마 안 됐거든요?

 

괜찮을 거예요

 

아니, 잠깐

 

토는 안 할게요

 

- 아마도요
- 그래요?

 

기사님, 들으셨죠?
토는 안 한다네요

 

여기서 조금만 더 가면
우리 집인데

 

이따 뻗기 전에
한 잔 더 안 할래요?

 

바로 근처거든요
맥주나 뭐 한 잔 할래요?

 

괜찮죠? 저희 그냥 랠리 드라이브
242번지로 가주시겠어요?

 

두 블록만 더 가면 돼요

 

앱으로 직접 주소 찍어주세요

 

앱에 주소 찍기

 

쿰쾃 칵테일이에요

 

여기 나왔습니다, 숙녀분

 

아까 바에서
내 친구들 일은 미안해요

 

개자식들이라니까요

 

괜찮아요

 

자, 마셔요

 

여기 혼자 살아요?

 

아뇨, 근데 동거인은
나갔으니까 신경 쓰지 말아요

 

- 그렇군요
- 네

 

역겨운 맛이네요

 

당신 엄청 예쁜 거 알아요?

 

저기 잠깐
여기에 좀…

 

뭐가 묻었네요

 

이쪽에요

 

맙소사

 

좀 누워야겠어요

 

아, 그래요

 

이쪽이에요

 

잠들면 안 돼요

 

당신 참 예뻐

 

잠깐

 

- 지금 뭐 하는…
- 괜찮아요

 

- 겁낼 거 없어요
- 뭐라고요?

 

자, 괜찮아요
여긴 안전하잖아

 

뭐 하는 거예요?

 

- 당신 몸은 참…
- 뭐 하는 거예요

 

뭐 하고 있어요?

 

잠깐

 

잠깐

 

야

 

야, 뭐 하는 거냐고 묻잖아

 

"프로미싱 영 우먼"

 

쟤 꼴 좀 봐!

 

어젯밤에 재미 좀 봤나 봐?

 

뻔하지 뭐!
안 지겨워?

 

색다르게 안 해볼래?

 

- 자기, 얼마야? 말해 봐
- 집어치워

 

기분 나빴어, 자기?

 

농담인데 뭘 또 심각해져?

 

그러지 말고 좀 웃어주라, 어?

 

- 뭘 봐?
- 꼬나봐서 어쩔 건데?

 

그냥 농담한 거잖아

 

엿이나 처먹어!

 

"제리"

 

어제 너 들어오는 소리
못 들었는데

 

별일 없었니?

 

야근했어요

 

커피숍 마감은 9시인 줄 알았는데

 

창고 정리 좀 했어요

 

거긴 유독 재고가 넘쳐나는구나

 

관리자한테 건의 좀 해

 

그럴게요

 

있잖아

 

"메이크 미 커피"

 

최근에 그레이엄하고
얘기 좀 해봤는데

 

본사에 자리가 하나 났다더라

 

화내지 말고 일단 들어 봐

 

나 말고 널
추천할 생각인데 말이야

 

- 안녕하세…
- 뭐하러 그래?

 

네 우울한 얼굴로
손님들을 죄다 내쫓고 있으니까

 

난 여기가 좋은데

 

전혀 아닐걸?

 

그렇긴 한데, 넌 좋아해
그리고 또…

 

저기요?

 

손님이랑 얼굴 맞대는
일인 것도 마음에 들어

 

- 잘됐네요, 그럼 저 주문 좀…
- 안 돼요

 

- 케시
- 그렇게 부르지 마, 나 괜찮으니까

 

게일, 진짜야

 

조니가 지난주에
폴아웃에서 너 봤대

 

혼자서 완전히
인사불성으로 취해 있더라고

 

걔가 걱정하더라
내가 상관할 일 아닌 건 아는데

 

다른 사람이랑 착각했겠지
그런 데 가본 적도 없어

 

알겠어

 

네 땋은 머리 맘에 든다

 

고마워

 

저기, 한 잔 더 할래?

 

- 난 별로…
- 내가 대접할게

 

상큼하게 크랜베리 보드카 어때?

 

근데 몇 살이야?

 

먹을 만큼은 먹었지?

 

"케어풀 하우 유 고
앤 프리스"

 

커피 한 잔 주실래요?

 

우유 넣으세요?

 

왜요?

 

커샌드라?

 

- 그런데요?
- 라이언이야

 

라이언 쿠퍼, 포러스트 의대 수업
우리 같이 들었는데

 

2학년 때, 신경정신과
하디드 교수님 수업 말이야

 

아, 라이언이구나
반갑다

 

왜 이런 데서 일하고 있어?

 

아니… 내 말은 그러니까…

 

말이 심했네, 그러려던 건…

 

내가 구린 카페에서 일하는 걸
지적할 생각은 아니었다고?

 

어, 나는 그냥…
알잖아, 그게…

 

어떻게 해도 수습이 안 될 것 같다

 

없던 일로 하고
나갔다 다시 와도 돼?

 

그럼 아까보단
잘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우유 넣어?

 

뭐라고?

 

커피 달라며

 

아니, 근데…

 

커피에 침 뱉어도 돼
난 그런 대접 받아도 싸지

 

잘 마실게

 

나한테 시간 좀 내줄래?

 

뭐?

 

데이트하자

 

진심이야? 내가 방금
네 커피에 침 뱉었잖아

 

"펠라티오용 립 메이크업 팁"

 

전 마무리는 항상 립글로스로
하는 걸 좋아해요

 

살짝 물 먹은 듯한 효과를 주는 거죠

 

중앙에 톡톡 두드려주고

 

윗입술에도 살짝 발라주면

 

자, 완성됐네요

 

완벽한 펠라티오 무드 립이네요

 

좋아요, 구독 잊지 마시고요

 

팔로잉 감사합니다
사랑해요 여러분, 안녕!

 

진짜 꼭 읽어봐야 해

 

'랍스터를 생각해봐'는 특히
진짜 쩔어준다니까

 

내 전두엽이 랍스터 머리처럼
쪼개지는 기분이 들거든

 

내가 소설 작업도
하는 거 알아?

 

아직 제대로 된 소설은 아니야
내가 완벽주의 강박이 있거든

 

그러다 보니

 

좀처럼 끝나는 법이 없어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고치고 또 고치는 거지

 

덜 아문 딱지를 뜯어내는 것처럼

 

어떤 이야기냐면

 

남자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렸어

 

현실 세계에서
남자로 살아가는 여정 말이야

 

아주 투박하고, 구질구질하고
엿 같은 사랑 이야기지

 

배경은 뉴욕이고

 

하룻밤 동안 일어나는 일이야

 

있잖아

 

그 얘긴 이제 그만해야겠어
입방정 떨기 싫으니까

 

너도 코카인 하지?

 

- 아니
- 뭘 빼고 그래

 

- 아침에 출근해야 해
- 누군 아닌 줄 알아?

 

자, 여기

 

제대로 빨아 봐

 

여기 위에 코를 대는 거야

 

아니, 그게 아니라…

 

이건 안 되겠다

 

자, 냠냠해

 

옳지

 

우와, 너 진짜 예쁘다

 

근데 왜 이런 화장을 하는 거야?

 

이런 거 물어도 돼?

 

난 여자들이 왜 그렇게
화장을 짙게 하는지 이해가 안 가

 

그런 거 없이도
너희들은 훨씬 더 아름다운데

 

남자들은 그런 화장
좋아하지도 않아

 

영혼을 잡아먹고
여성을 억압하는 도구잖아

 

구리기 짝이 없지

 

널 알고 싶어

 

진짜 네 모습 말이야

 

네 주근깨라든가
네 속에 있는 불완전함 같은 거

 

좀 메슥거린다

 

물 좀 가져다줄래?

 

물론이지

 

진짜, 이러기야?

 

저기?

 

저기, 이봐

 

야!

 

깜빡 잠들었나 봐

 

잘 마시네

 

좀 나아졌어?

 

아니

 

오늘 저녁 내내 집에만 있었거든

 

근데 그러길 잘했다
너랑 깊은 감정을 나눈 기분이야

 

- 나 택시 좀 불러 줄래?
- 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았잖아?

 

- 집에 가야겠어
- 안 돼, 가지 마

 

같이 있자

 

- 너 진짜 예…
- 가야 돼

 

- 왜 그래, 가기 싫잖아
- 집에 갈래

 

- 저기, 닐?
- 응

 

집에 간다고 했잖아

 

환장하겠네!
잠깐, 너 뭐야?

 

너 무슨, 정신병자 같은 거야?

 

- 그게 무슨 말이야?
- 너 아까까지만 해도…

 

- 취해 있었다고?
- 그래!

 

- 진짜 그랬을까?
- 망할

 

- 그래
- 근데 안 취했어

 

이게 더 좋지 않아?

 

- 그만 가 줘야겠어
- 아, 이젠 집에 가라고?

 

아니, 나는 그냥…

 

내가 많이 취했거든
지금 내가 제정신이 아니야

 

내가 제어가 안 될 것 같으니까
너 이만 가는 게 좋겠어

 

방금까진 나더러
있어 달라고 했잖아

 

굉장히 강압적인 말투였는데

 

나 나쁜 사람 아니야

 

그래?

 

나는 우리 관계가
친밀해졌다고 생각했거든

 

우리 관계?

 

그래

 

내 직업이 뭔데?

 

미안, 이건 너무 어려운 질문이다

 

나 몇 살이게?

 

내가 이 동네에서
얼마나 살았는지 알아?

 

내 취미는 뭐게?

 

내 이름은 알아?

 

그래, 무슨 말인지
알아 처먹었어

 

그래서 나한테 원하는 게 뭔데?

 

내가 개자식이라는 말이
하고 싶어?

 

그래, 나 개자식이다

 

그렇게 미쳐 날뛸
필요 없잖아, 닐

 

진정해

 

그래도 넌 내가 잠들었을 때

 

나랑 섹스할 생각은 안 했잖아
그건 높이 살게

 

어떤 남자들은
그런 걸 신경도 안 쓰더라고

 

적어도 너는 내 다리 사이를
지분대기 전에 깨워 주기라도 했잖아

 

- 얼마나 상냥한 배려야
-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데?

 

내가 무슨 범죄라도
저질렀다는 거야?

 

글쎄, 그런가?

 

나는 좋은 남자야

 

그 말을 계속하네?

 

네 생각만큼 넌 특별하지 않아
내가 그걸 어떻게 알게?

 

나야 모르지

 

내가 매주 클럽에 가는데

 

거기서 매주 몸도 못 가누게
취한 척을 하거든

 

그럼 참 한결같이

 

너 같은 좋은 남자들이
내가 괜찮은지 살피러 와

 

아직도 나랑 하고 싶어?

 

아니, 괜찮아요

 

다들 그렇게 말하더라

 

다음에 누구 만날 땐
좀 더 신중하도록 해, 닐

 

아참, 네가 구상하는 소설
완전 쓰레기 같아

 

잘 자, 니나

 

"케시
니나"

 

이게 뭐예요?

 

뭐냐고요, 엄마

 

그게 무슨 소리니?

 

웬 선물?

 

네 생일이잖니, 케시

 

그렇구나

 

자기 서른 살 생일을
잊는 사람이 대체 어디 있다니?

 

여보, 그러지 말고 좀…

 

당신은 좀
가만히 있어 봐요

 

그냥 깜빡한 거예요, 엄마

 

날짜 개념 없는 거 아시잖아요
별일도 아닌걸

 

별일이 아니야?

 

별일이 아니라고?

 

네 생일을 잊었잖아

 

축하도 하기 싫은 거니?

 

친구도 만나기 싫고?

 

저 친구 없는 거 아시잖아요, 엄마

 

그런 농담은 입에 올리지도 마라

 

이게 얼마나 이상한 일인지 몰라?

 

너! 아직도 부모한테 얹혀살면서!

 

그 허접한 커피숍에서 일하잖아

 

너랑 니나가 의대 관둔 이후로 말이야

 

나가서는 밤새
무슨 짓을 하는지도 모르겠고

 

게다가 너…

 

사귀는 남자친구는커녕!
친구도 하나 없어!

 

그런 말은 생일 축하 카드에다
써 주셔도 될 텐데

 

우리 그냥 애가 원하는 방식으로
축하해주면 어떻겠어요?

 

안 그러니?

 

내 친구들 전부다
네 얘길 물어봐

 

거기다 대고
내가 무슨 말을 하겠니?

 

대체 우리가 어떻게 된 건지
영문을 모르겠단 말이야

 

아가, 생일 선물이나
얼른 열어보렴

 

괜찮아

 

네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다

 

고맙습니다

 

- 우와
- 내 말이

 

- 완전 직진하셨네
- 제대로 한 방 먹었지

 

그래도 여행 가방은 맘에 들었어?

 

아무렴

 

그동안 받아본 중

 

가장 호사스러운
'축객령'이라고나 할까

 

- 그럼 왜 가만히 있어?
- 뭐가?

 

그 망할 집구석에서
왜 안 나오느냐고

 

앱으로 임대 매물이라도
찾아본다거나

 

'위험한 독신녀'처럼
룸메이트라도 구하든지

 

수상한 놈네 지하실을 얻든가
뭐든 할 수 있잖아

 

그럴 돈 없어, 게일

 

네가 주는 급여로는
수상한 지하실도 어려울걸

 

그럼 다른 일을 하면 되지
다른 일을 구해

 

지금 나 내쫓는 거야?

 

그래야 할지도 모르겠네

 

네가 한 얘기들에는 전부

 

내가 원한다는 전제가 있어

 

내가 남자친구를 원한다면
혹은 요가 수업이나

 

집, 아이들, 아니면 직업

 

내가 그걸 가짐으로써
우리 엄마가 기뻐할 것들

 

그런 삶에서 10분이나 버틸까
난 그런 거 싫어

 

원하지 않아

 

지금 너한텐 욕구가 필요해

 

안녕

 

너구나, 안녕

 

커피 한 잔, 타액은 뺄게

 

지난번엔 커피에
침을 뱉었거든요

 

다시 왔어, 왜냐면…

 

지난번에 나한테 준 번호가
가짜인 것 같더라고

 

난 그런 짓은 안 하는데

 

나도 알지
그래서 몇 시간을 들여서

 

아주 위트 넘치고
로맨틱한 문자를 썼는데

 

그게, 레드라는 어떤
석유 굴착 기사한테 갔더라고

 

- 답장도 받았어?
- 어, 의외지?

 

분위기가 바로 묘하게 돌아가더라

 

근데 잘 되진 않았어
물론 거절은 상대가 했지

 

그래서 다시 네게 가 볼까 한 거야

 

이런, 창고에서
전화벨 소리가 들리는 것 같네?

 

무슨 소리야?

 

내가 원래 저런 소리를 잘 듣잖아

 

쟤가 원래, 오지도 않은
전화 받겠다고 잘 사라져

 

저기, 별로 내키지 않는대도
충분히 이해해

 

내가 요즘 누구랑
데이트할 상황이 아니거든

 

그래, 나도 비슷해

 

그러면…

 

친구 사이에는 관심 있어?

 

나는 그냥 몰래 좋아하기만 할게

 

데이트는 끔찍하고
사람들도 끔찍하지, 알아

 

나도 지난달에 어떤 여자랑
데이트했는데

 

노숙자들은 안락사를
시켜야 한다더라

 

너 혹시 우리 엄마랑 데이트했어?

 

저기, 의대 시절부터
내가 너 계속 좋아했거든

 

나 진심으로 너 좋아해
네가 내 커피에

 

침 뱉던 순간이 종일 생각나

 

그러니까 제발
주말에 나랑 점심 먹자

 

암호를 정해서
언제라도 네가 원하면

 

가버려도 돼
아무것도 안 물을게

 

‘살생도 꺼리지 않는 모양입니다
선생 책은 온통 살생 이야기뿐이던데’

 

‘물론 선생이 증오하는 것들도
담겨 있었죠’

 

‘향수 냄새나는 것들
치렁치렁한 것들’

 

‘곱슬머리를 휘날리는 것들’

 

얘야, 한껏 차려입었구나?

 

어디 외출하니?

 

점심 약속요

 

누구랑?

 

친구요

 

케시?

 

오늘 참 멋지구나

 

고마워요, 아빠

 

그 해골은 대체 어디서 구한 거래?

 

그게 아마 조부님 거였댔나?

 

아니다, 직원용 사무실에서
찾은 거랬어

 

더 무서웠던 건
나랑 눈을 맞추면서

 

그걸 꺼내서 나한테 흔들더라고

 

내가 졌어

 

왜 이 얘길 꺼냈는지
나도 잘 모르겠다

 

자기 다리 사이에서
뼈로 된 손을 꺼내면서

 

눈빛이 흔들리는 여자보다
더 낭만적인 건 세상에 없을걸?

 

맞아, 그건 맞는 말이야

 

내가 일하는 데선 누구도
뭘 꺼내 드는 일이 없거든

 

- 그러게, 근데 너는 전혀…
- 뭐?

 

의대 공부 계속할 생각 같은 건…

 

- 없어
- 정말? 왜?

 

다른 걸 하고 싶었으니까

 

- 어떤 거?
- 글쎄

 

너 성적도 좋았잖아
뭐든 다 알았고 또…

 

- 뭐든 다 안 적 없어
- 아니야, 너 굉장했어

 

나야말로… 형편없었지
나는…

 

기억나? 해부 실습 때 내가
엉뚱한 신장 적출한 적 있잖아

 

하지만 이제는
소아외과 의사가 됐잖아

 

그래, 나아지긴 했어
천만다행이지

 

하지만 너는
모두를 앞서갔잖아

 

넌 아주
훌륭한 의사가 됐을 거야

 

난 그 정도로 원하진 않았나 봐

 

커피라도 한 잔 더 할래?

 

영화 시작 전까지
시간 좀 남았는데

 

내가, 탬버린 사이에

 

자기 음경 낀 남자 얘기 해줄게

 

말도 마

 

사람들이 우릴 보면 속으로
네가 내 딸이라고 생각할까?

 

내 말은 그러니까
키 차이가 있잖아

 

내가 무서운 건
밖에서 여자랑 둘이 있을 때

 

내가 만일 상대한테
입맞춤이라도 하려 치면

 

사람들이 '그 어린애한테서 떨어져!'
하고 말할까 봐 걱정이 된다는 거야

 

그럼 키라도
줄여야 하는 건가?

 

- 그럼 되겠다!
- 그런가?

 

- 그렇지
- 실속 없네

 

심히 수상한 우연인데

 

- 왜?
- 아마도…

 

말도 안 돼
여기 우리 집이야

 

상당히 수상한 우연이네

 

그치? 너 혹시…

 

내 말은, 여기까지 온 김에
혹시 말이야…

 

올라가서 한잔할래?
아니면…

 

좋아, 그러자

 

너무 급작스럽네, 미안
내가 일부러…

 

아냐, 올라가자

 

네가 딱히… 내키지 않으면
나도 안 갈래

 

내가 오해했나 봐
그냥 집에 데려다줄게

 

있잖아, 너는 그냥 집에 가고
나는 택시 부를게

 

- 그럴래?
- 그래

 

그래, 이번에는
내 손으로 망친 것 같다

 

아니야, 괜찮아

 

그럼 이따가 알려드릴게요

 

케시? 왜…
여긴 뭐하러 왔어?

 

나는 그냥

 

성병 치료받으러 왔는데

 

너도 걸렸어?

 

덕분에 그 얘기로
분위기 어색해지진 않겠다

 

그게 내가…

 

네 얼굴 보고 싶어서

 

- 네가 괜찮다고 하면?
- 괜찮지

 

근데 좀 천천히 가는 게 좋겠어
내 생각에는…

 

그래, 맞는 말이야

 

나는…

 

나도 천천히 갈게

 

네가 원하면
꼼짝 않을 수도 있어

 

- 고마워
- 앗싸! 미안…

 

시라도 한 편 쓸 수 있겠는데?
기분 끝내준다

 

오늘 뭐 해?
저녁이라도 같이 먹을래?

 

- 일 안 끝났지?
- 아니, 그게

 

환자가 백혈병이거든, 그래서…

 

내가 실질적으로 해줄 게 없어
그냥 지켜만 보는 거야

 

농담이야, 이제 퇴근하면 돼

 

짐만 금방 챙겨 올게

 

어디 가면 안 돼

 

- 웬일이래?
- 왜?

 

그 남자랑 만나는 거야?

 

아니

 

잘됐다

 

라이언 맞죠?
소아외과 의사시고?

 

네, 둘 다 맞아요

 

애들 죽여본 적 있어요?

 

- 네?
- 수술 중에요

 

애들 죽여본 적 있어요?

 

아니, 아뇨

 

- 진짜?
- 왜 그래

 

음… 환자들이 수술 중에
사망할 수는 있죠

 

그러니까 맞는다는 얘기네?

 

게일, 라이언한테
애들 죽여봤냐고 그만 물어봐

 

라이언이 애들 죽이기를 관두면
나도 물어보는 거 관둘게

 

공평하네요

 

그래야 공평하지

 

'사랑꾼'들끼리 오붓하게 보내게
난 이만 빠질게

 

- 나 대신 문단속 좀 해줄래?
- 물론이지

 

혹시 둘이서 계산대에서
섹스할 생각이면

 

표백제는 창고에 있어요

 

내일 아침에 출근해서

 

커피 그라인더에 찍힌
엉덩이 자국 보기 싫으니까

 

알겠지?

 

알겠죠, 거기 사랑꾼?

 

네

 

좋은 시간 보내
오래 살고 볼 일이다, 야

 

좋은 분이네

 

맞아, 좋은 친구지

 

또, 친한 친구 없어?
학교 때 친구라든지…

 

없어

 

진짜? 진짜, 아무도?

 

응, 아무도 없어

 

내 친구들은…
나는 아직 인연 못 끊었거든

 

아직 걔들이랑
연락하고 지내?

 

그렇게 나쁜 애들은 아냐, 진짜

 

맞다, 메디슨 맥피는
최근에 쌍둥이를 얻었는데

 

아주 푹 빠져 있지

 

메디슨은 기억이 잘 안 나네

 

너희…

 

난 너희들 친한 줄 알았는데
그 왜, 다른 여자애도 하나 있었잖아

 

아닌데?

 

맞다, 알 먼로는
비키니 모델이랑 결혼하는데

 

청혼하려고 그 여자애 이름으로
웃긴 문신도 새겼어

 

놀랍게도, 승낙도 받았지

 

보면, 걔는 참
운도 참 좋다니까

 

알 먼로?

 

네가 기억 못 할 리가 없는데

 

그래, 난 걔가
런던으로 간 줄 알았는데

 

어, 거기서 몇 년 있었지

 

결혼하려고 들어온 지
얼마 안 됐어

 

걔랑 자주 만나?

 

그렇게 친하진 않은데
노는 무리가 같긴 하지

 

사실 일할 때 보긴 해

 

걔가 마취과 의사거든

 

잘됐네

 

이제 결혼한다고?

 

그러니까, 여자는 무슨 죄래?

 

"알 먼로"

 

"알 먼로 박사
오하이오주"

 

"하나뿐인 사랑과 결혼하다니
가슴이 벅차오른다"

 

"직업이 비키니 모델이래도
상관없어!"

 

"메디슨 맥피: 말도 안 돼!"

 

"내가 가장 좋아하는 두 사람이
함께 가정을 이루다니!"

 

"현실 눈물 흘리는 중!"

 

호텔 세인트 조앤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손님

 

감사합니다

 

무알코올 진저에일 하나랑
샴페인 한 병 준비해 드릴게요

 

- 괜찮아요, 제가 할게요
- 아, 하지만…

 

케시니?

 

메디슨이구나!

 

이게 웬일이야!

 

너 좋아 보인다!
하마터면 못 알아볼 뻔했어

 

너는 진짜 그대로다

 

- 말이라도 고맙네, 나 많이 늙었지?
- 아냐

 

쌍둥이 키운다는 게 다 그렇지
비극이 따로 없어

 

- 너는 애들 있어?
- 아니

 

곧 생기겠지

 

샴페인이네?
뭘 위해 건배를 해야 하나?

 

옛친구를 위하여

 

솔직히 지루해
미쳐버릴 줄 알았거든

 

애들 보면서 말이야
근데 생각보다 괜찮더라고

 

우리 벌써 다 마셨나?
한 병 더 주실래요? 고마워요

 

얼마 만의 낮술인지
기억도 안 날 지경이야

 

- 너무 신난다
- 나도 신나네

 

까놓고 말해서, 남자들 죄다
아내가 일하길 바란다고 말은 하는데

 

그거 거짓말이야

 

그래?

 

당연하지, 걔들이 대학 때
페미니스트를 원하는 것도

 

어디에 몰두하는
여자친구를 사귀는 게

 

뭔가, 있어 보이니까
그러는 거잖아

 

통계학적으로도, 페미니스트들이
뒤로 하는 걸 더 선호하기도 하고

 

그거 진짜 통계 자료에
나와 있는 사실이다?

 

진짜?

 

있지, 남자들이
진짜로 원하는 건 다 똑같아

 

그게 뭔데?

 

착한 여자

 

의대 다닐 때 네가
그런 착한 여자였는진

 

잘 모르겠는걸?

 

프레드는… 아, 고마워요
남편은 그때 내 모습을 전혀 모르지

 

내가 로레알에서 일할 때
날 처음 만났거든

 

가엾은 프레드

 

고작 그런 거 모르고 산다고
죽기야 하겠어?

 

네 삶이 전부 잘 풀려서
정말 기쁘다, 메디슨

 

- 고마워, 정말 그렇네
- 그러니까

 

있지, 사실 오늘 내가
널 만나자고 한 건

 

특별히 할 얘기가 있어서야

 

그게 뭘까? 다들 네 소식
못 듣고 산 지 오래됐잖아

 

내가 학교를 그만둔
이유에 관한 이야기야

 

그래, 해 봐

 

당시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하지?

 

이젠 까마득한 옛일이 됐잖아

 

그렇지, 근데 기억은 나지?

 

뭐, 어렴풋이?

 

이후에 생각난 적 있어?

 

- 내가 뭐하러 그러겠어?
- 하긴

 

네가 그럴 이유는 없지

 

그럼, 현시점에 만일
한 친구가 네 집으로 찾아와서

 

전날 밤, 뭔가
나쁜 일이 일어난 것 같다고

 

네게 이야기한다면…

 

- 케시
- 나쁜 일이 일어났다고 하면

 

- 한참이나 지난 일이야
- 넌 뭐라고 말할래?

 

물어나 보는 건데, 뭐

 

기분이 좀 이상하다

 

당사자 등 뒤에서
눈을 부라리면서

 

전부 꾸며낸 일 취급할 거야?

 

왜 네가 나한테만
이렇게 치를 떠는지 모르겠어

 

그 말을 믿지 않은 게
나 혼자는 아니잖아

 

평판 자체가 원래
아무나랑 자고 다니는 애면

 

정작 뭔가
일이 터졌다는 말을 들어도

 

사람들이 믿지 않을 수도
있는 거잖아

 

내 말은…

 

양치기 소년 같은 거지

 

그런 거였다고 생각해?

 

그런 통념을 내가 만들었니?

 

생각을 해 봐, 잔뜩 취했을 때
그런 일이 일어난 거잖아

 

정신을 잃을 만큼
취하진 말았어야지

 

그 상태로 원하지 않는 상대와
섹스했다고

 

편들어 주길 바라는 거야?

 

실망스럽네

 

지금이라도 네 생각이
바뀌길 바랐는데

 

사과할게

 

혹시나 네 생각이 바뀌었을까
기대한 데 대해서

 

저기, 기분 풀어

 

내가 내면 되잖아
내가 쏠게

 

여기요!

 

메디슨, 너 괜찮아?

 

머릿속이 핑 돈다
기분이 꼭…

 

이런, 망할

 

미안

 

널 다시 봐서 참 좋다

 

너는 참 안 변했어

 

잘됐네

 

끝났어?

 

저기 앉아 있는 여자고

 

25호실이야

 

돈은 봉투에 들었어

 

이러는 거 후회 안 하겠어?

 

안 해

 

케시니? 안녕, 어제 점심때
얼굴 봐서 참 좋았어

 

추억이란 참 좋은 거지?

 

내가 좀 취했나 봐
어제는 정말…

 

너 혹시, 어제 나랑 얘기하던
우리 또래 남자 얼굴 봤어?

 

너도 아는 사람이었나?

 

뭐가 어떻게 된 일인지
아귀를 좀 맞춰 보려고

 

미안, 케시
나랑 통화 좀 해줄래?

 

내가 좀 정신이 없어

 

내가 호텔 방에서 깼는데

 

무슨 일이 있었던 것 같아
뭐가 뭔지 나도 모르겠어

 

"메디슨
호텔 세인트 조앤"

 

"워커"

 

- 다들 내일 보자
- 저기요!

 

저기, 안녕하세요?

 

- 저요?
- 네

 

- 아, 실례합니다
- 뭐예요?

 

죄송한데, 제 휴대폰 전원이 나간 데다
이미 한참이나 지각한 상황이거든요

 

이 동네 살아요?
주변 지리 좀 알아요?

 

그럴 걸요, 왜요?

 

캐슬 다이너 가는 길 좀
알려줄 수 있어요?

 

그게, 저도 지금
완전 지각이거든요?

 

부탁할게요, 지금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에 빨리 가야 하는데…

 

- 뮤직비디오요?
- 네, 제가 메이크업 아티스트거든요

 

오늘이 이 팀이랑 하는
첫 번째 작업인데

 

시간을 못 맞추면
아마 그대로…

 

"웨트 드림스
헤어 & 메이크업"

 

말도 안 돼!
언니 웨트 드림스랑 일해요?

 

못 본 걸로 해요

 

저 캐슬 다이너 위치 알아요

 

아, 그냥 됐어요

 

- 딴 사람에게 부탁할게요
- 안 돼요, 제발요!

 

세상에! 웨트 드림스랑 일한다니!

 

세상에!
지금 가면 멤버들도 볼 수 있어요?

 

제발 목소리 좀 낮춰 줄래요?

 

- 제가 안내해 드릴게요, 네?
- 괜찮아요, 됐어요

 

저 아니면
어떻게 찾아가실 건데요?

 

하지만… 학생이 누구한테 얘기하거나
인터넷에 이 얘길 올리기라도 하면

 

나는 밥줄이 끊겨요

 

아무것도 안 올릴게요
맹세해요

 

제 휴대폰 갖고 계시면 되잖아요
진짜예요, 자요

 

맙소사, 알겠어요
타요

 

하지만 태연하게
행동해야 해요

 

물론이죠, 잘할게요

 

- 진짜 팬인가 봐요?
- 한몸이나 마찬가지죠

 

조지네 강아지 소식만 올리는
인스타그램 팬 계정도 있는걸요

 

기막힌 우연이네요

 

제 말이요

 

그거 아세요?

 

오늘 일은, 운명인 것 같아요

 

확실히 그런 것 같죠?

 

"포러스트 대학교
대학생활안내"

 

"여러분의 모든 시작이 움트는 곳"

 

딘 워커 선생님 상담 준비됐습니다
이제 들어가세요

 

"당신의 미래가
여기에서 시작됩니다"

 

데이지 맞죠?

 

- 네, 맞아요
- 딘 워커입니다

 

앉으세요

 

내 비서에게 들었는데
의대로 다시

 

돌아오고 싶다고요?

 

네, 맞아요

 

왜 공부를
다시 시작하겠다고

 

결심하게 됐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저는… 이 학교에서 보낸
시간이 자꾸 맴돌더라고요

 

그렇죠, 특별한 학교니까요

 

하지만 이게
흔치 않은 요청이기는 해요

 

하지만 제가 학교를 떠난 데도
흔치 않은 사정이 있어요

 

니나 일 때문에
떠난 거였으니까요

 

니나 피셔를
기억 못 하세요?

 

그렇다면, 알렉산더 먼로라는
이름은 기억하시나요?

 

아, 그럼요!

 

마침 좀 전에 여기 와서
함께 이야기를 나눴는데

 

정말 훌륭한 청년이에요
아주 똑똑하고요

 

- 친구 사이예요?
- 아뇨

 

그럼, 알 먼로를 둘러싼

 

혐의도 기억 못 하시겠네요

 

네

 

그가, 니나 피셔라는
선생님이 기억 못 하시는 애를

 

자기 방으로 데려가서는
그 친구들 앞에서

 

몇 번이고 섹스했어요
니나는 완전히 취해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도
전혀 몰랐죠

 

다음 날, 니나는 온몸에
멍이 들었어요

 

누가 손을 댄 거겠죠

 

학교에선 알고 있나요?

 

네

 

니나가 누구와
상담을 받았는지는 아나요?

 

선생님요

 

그런데 기억을 못 한다고 하시니…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느끼셨나 봐요?

 

이러쿵저러쿵 말만 많은
상황이라고 하셨어요

 

그게, 이런 일은
자주 생기니까요

 

주에 한두 번은
발생한다고 봐야죠

 

니나를 기억 못 해서
미안합니다

 

하지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요

 

당시에 저는 사건을
철저하게 조사했어요

 

알의 친구들은 상황을 구경하고
웃음거리로나 삼았죠

 

힘들겠지만

 

알다시피, 니나가
취해 있었다면

 

그 기억이 제대로 된 게 아닐지도…

 

취한 게 잘못이라는
말씀이신가요?

 

그런 말이 아닙니다

 

죄송해요, 선생님을
탓하려는 건 아니에요

 

그냥 진실을 밝히고 싶어요

 

무력한 상태일 때 벌어진 일을
인정하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죠

 

특히 우리가 나쁜 선택을 했을 때

 

그리고 그 선택
내지는 실수가

 

해를 끼쳐서
비탄에 잠기게 할 수도 있겠죠

 

- 비탄요?
- 그래요

 

제 말은
제가 어쩌길 바라는 건가요?

 

매번 이런 고발이 들어올 때마다

 

한 젊은 남자의 인생을
망치라고요?

 

그러니까 기꺼이
그 남자애의 말을 믿으시겠다고요?

 

증거가 불충분한 상황에선
어쩔 수 없어요

 

그러시겠죠

 

유죄임이 밝혀지기 전까지는
무죄니까요

 

반론의 여지가 없네요

 

그래요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 친구는 이제 괜찮나요?
- 아뇨, 괜찮지 않아요

 

하지만 알 먼로는 괜찮죠
걔가 잘 지내서 기쁘시겠어요

 

곧 결혼도 앞두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옳은 일을 하신 것 같네요

 

이런 남자애들에게는
무죄 추정의 원칙을 적용해야죠

 

그러니 이것도 별일 아니시겠어요
3시간 전에

 

제가 따님 엠버를
하굣길에 데려가서

 

지금 그 기숙사 방에 사는
남자애들한테 소개해 줬거든요

 

- 뭐라고요?
- 따님이 참 예쁘더라고요?

 

나이보다 훨씬 성숙해 보이고

 

당신 말 안 믿어요

 

걔들도 이미 보드카 몇 병
마신 것 같더라고요

 

그래도 뭐, 따님에게는
잘 대해 주리라 믿어요

 

엠 번이 굉장히 들뜬 것 같던데

 

아참, 전화를 내가 갖고 있었지

 

이따가 전해 주세요

 

당신 단단히 미쳤어

 

아닌데요

 

지금 내 딸이 있는 방이
어딘지 말해

 

말했잖아요
당시에 니나가 있던 방이라고

 

내가 기억 못 한다고 했잖아

 

안타깝네요

 

대체 뭐하는 짓이야?

 

걔는 어린 애잖아

 

그 남자들한테 걔가
얼마나 어려 보일지 궁금하네요

 

어느 방인지 말해

 

그 망할 방이 대체
어딘지 말하라고!

 

당장! 이 사이코야!
내 딸 어디에 있어!

 

제발 말해 줘

 

네가 다 옳아

 

그 말이 듣고 싶었어?

 

네가 옳아

 

네가 맞는다니까

 

얼마나 간단해요

 

이게, 그 당시에 당신이
해야 했던 생각인데

 

그 대상이 누구냐에 따라서
의견도 달라지는 건가 봐요?

 

내 딸이 어디에 있는지
제발 좀 알려 줘

 

긴장 풀어요

 

딘 워커, 내가 진심으로
그런 짓을 했다고 믿어요?

 

남자애들한테 믿음 안 가는 건
나도 마찬가지니까, 운 좋은 줄 알아요

 

엠버는 식당에 있어요
걔가 좋아하는 보이 그룹이

 

뮤직비디오 찍으러 오길
기다리는 중이죠

 

캐슬 다이너에
전화해서 확인해 봐요

 

전화는 진짜
한 통 해 줘야겠네요

 

오지도 않을 사람을
영영 기다리게 할 순 없으니까

 

걔도 참 바보예요, 안 그래요?

 

매력은 있지만

 

똑똑한 게 무슨 소용이겠어요?
여자들한테는 보탬도 안 되는데

 

다시 봬서 반가웠어요
딘 워커 선생님

 

야! 길 막고 있지 말고
썩 꺼져!

 

교차로 한복판에서
뭐하는 짓이야?

 

면허는 어떻게 딴 거야?
시험장 사람들 전부 빨아 줬냐?

 

이봐?

 

지금 사람이 말하고 있잖아
좀 보라고, 망할 년아!

 

너 본때 한 번…

 

어딜 가는 거야?

 

교차로에 차라도
버리고 갈 생각이야?

 

이쪽으로 오려고?
화라도 났나 보지?

 

뭐야!

 

이 사이코가!

 

진정 좀 해

 

알겠어, 그만해 그만!

 

미친년!

 

뭐라고 했어?

 

엿이나 처먹어!

 

빌어먹을!

 

- 라이언? 무슨 일…
- 무사하네

 

농담이야, 네가 전화를 안 받길래

 

- 그래서…
- 아, 맞다!

 

영화 보기로 했는데, 미안
일이 늦게 끝나서

 

그게, 카페에도 갔었는데
게일이 너 하루 쉰다더라

 

별일 없는 거지?

 

그럼, 별일 없지

 

내가 뭣 좀 하느라 그랬어

 

이해해, 저녁 식사 건너뛰면
우리 영화 시간 맞출 수 있는데

 

- 내가 좀 피곤한데
- 그래

 

우리 내일 통화하면 안 될까?

 

- 그래도 되지
- 그러자

 

근데 괜찮은 거 맞아?
지금 너 좀…

 

왜?

 

넋이 나간 얼굴인데

 

아, 괜찮아

 

그냥 좀…
커피를 많이 마셨더니

 

카페로는 이직하지 마

 

그럴게

 

- 그래, 잘 가
- 그래, 안녕

 

자, 갑시다

 

발밑 조심해요

 

집에 도착하면
조용히 해야 해요

 

부모님이 아직
안 주무실지도 모르니까

 

소란피우는 것도
예의가 아니잖아요

 

뭐 이렇게 가격이 맨날 올라?

 

어이가 없네…

 

여기서 멀지 않은데
걸을 수 있죠?

 

- 글쎄요
- 시도는 해보자고요

 

자, 잘하고 있어요

 

나쁘지 않죠?

 

케시?

 

라이언?

 

여기는 웬일이야?

 

친구들 좀 만나러

 

약속이
갑자기 취소된 바람에

 

- 설명하면 들어 줄래?
- 괜찮아, 그냥…

 

미안해요
임자 있는 여잔 줄 몰랐어요

 

- 당신 거 건들 생각 없어요
- 제 거요?

 

이 사람 이름은 알아요?

 

- 클레어인가?
- 이런

 

- 거의 비슷했네
- 그러네

 

- 좋은 시간 보내
- 가지 마, 라이언

 

케시, 관심이 멀어진 거면

 

그냥…
얘기는 해줄 수 있잖아

 

얼음장 같네

 

굴욕적이네요

 

그냥 좀 꺼지라고, 어?

 

잠깐, 너 맨정신이야?

 

이런

 

너 제리네 집에 갔던
그 사이코잖아?

 

무슨 얘긴지 모르겠는데

 

그거 알아, 아가씨?
나도 딱히 알고 싶지도 않거든?

 

그러니까 미친 짓은
다른 데 가서 해

 

너 별로 매력적이지도 않아

 

너도 속옷은 똥 쌀 때나
겨우 벗잖아, 폴

 

밝은 데서 누구랑 잘 돼 본 게
언제인지 기억은 나니?

 

- 말조심해
- 아니, 조심은 네가 해야지

 

이런 짓 벌이는 여자가
나 혼자인 줄 알아?

 

다른 애들도
다 제정신이 아니거든

 

난… 네 말 안 믿어

 

진짜로 가위 챙겨 다니는
여자도 있어

 

거짓말인 거 알아

 

거짓말인지 아닌지
다음에 직접 확인해 봐

 

왜… 왜 너희는
전부 다 망치려고만 해?

 

저한테 볼일 있으세요?

 

- 절실하게요
- 어쩌죠?

 

더는 재판은 안 맡습니다
그것 때문에 오신 거라면요

 

어쩌죠? 오늘은
당신이 심판받는 날인데

 

기다리고 있었어요

 

들어와요

 

사무실에선
안식 휴가라고 하던데

 

주소 알기가
무척 쉽더라고요

 

그냥 알려 주던데요?

 

묻는 사람한텐
다 알려 주라고 했어요

 

별로 안전한 선택은
아닌 것 같네요

 

숨어 봤자
무슨 소용이겠어요?

 

인과응보죠

 

그렇네요

 

긴장하신 것 같네요, 그린 씨

 

제가 오늘 찾아온 건

 

7년 전 얘길 하기 위해서예요

 

아마 알렉산더 먼로라는 이름의
의뢰인을 기억 못 하시겠죠?

 

그런 의뢰인이
워낙 많았으니까

 

아마 거기 연루된 여자애도
기억 못 하실 거예요

 

그 애가 재판을 포기할 때까지
당신이 위협하고 괴롭혔죠

 

기억합니다

 

니나였죠?

 

맞나요?

 

성까지 기억하진 못해서
유감이지만, 그래도…

 

니나라는 이름이었어요
맞죠?

 

그래요

 

기억나요

 

날 해치러 찾아 왔나요?

 

제가 그러길 바라세요?

 

그런 것 같네요

 

어느 날, 영적인 계시를
받은 기분이 들었는데

 

의사 말로는 그게
영적인 질환이라더군요

 

회사에 있다 생긴 일이다 보니…

 

지금은 안식 휴가를 얻었죠

 

합의 건수는 죄다
보너스 수당을 받은 데다

 

고소 취하 건은, 또
따로 보너스를 받았지

 

다들 그랬다오

 

어떤 남자는

 

남의 계정 뒤지는 게
아예 담당 업무였어

 

합의용 정보를
수집하는 거였지

 

옛날 친구는 물론이고
지나간 섹스 파트너도 찾아내는데

 

그게 얼마나 쉬운지 알면
적잖이 놀랄 거요

 

온라인상에서
허점을 파헤치는 거지

 

예전에는 상대 여자네
쓰레기통을 뒤졌지만

 

지금은 파티에서 취해 있는 사진
한 장이면 게임 끝이라오

 

그걸로 한순간에
법원이 등을 돌리거든

 

나 좀 도와줘요

 

잠도 못 자요

 

잠을 못 이뤄

 

도저히 잘 수가 없어

 

나 자신을 용서하지 않을 거요

 

그것만은 알아줘요

 

나도 나를 용서 못 해, 절대

 

제가 할게요

 

정말 미안해요

 

좀 주무세요

 

이제 들어가면 되나?

 

아니

 

그래도 보수는
쳐주는 거지?

 

그래

 

케시니?

 

니나 16살 생일 파티
기억나세요?

 

아, 이런
그걸 어떻게 잊겠니?

 

아주 정신이 없었지

 

니나가 그네 위에서
토했잖아요

 

확실히
그림 같은 추억은 아니었어

 

그리고 어떤 남자애가
아줌마 꽃병 훔쳐 갔잖아요

 

니나가 걜 다시 데려와서
사과하게 시켰고요

 

니나 때문에
겁을 잔뜩 먹었지

 

걔 귀를 잡아당기면서
니나가 그랬어

 

'우리 엄마한테 당장 사과해
이 똥구멍아!'

 

걔 이름이 뭐였더라?

 

사이먼 아니면 스티브
뭐 그런 이름인데

 

여긴 왜 온 거니?

 

아줌마 보고 싶어서요

 

이제 그만하렴

 

아무에게도 도움 안 돼

 

니나를 위한 일도 아니고

 

널 위한 일도 아니야

 

그때 네가 같이 있어 주지 못해서
안타까운 마음은 이해해

 

하지만 다 보내줄 때가 됐어

 

그냥 다 바로잡고 싶어요

 

이러지 마
그럴 수 없단 거 알잖니

 

이제 어른이잖니, 케시

 

그때 니나를 혼자 둬서
너무 미안해요

 

아니

 

그건 나도 마찬가지야

 

케시

 

이제 새 출발 해야지

 

부탁이야

 

모두를 위해서라도

 

"총각파티: 알 먼로가 자유인으로
보내는 마지막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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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너구나

 

들어가도 돼?

 

되지

 

뭣 좀 줄까?
커피 마실래?

 

아니면, 집에 데려갈
남자라도 구해 줘?

 

그럼 고맙지

 

네 주변에 골 빈 남자
누구 없어?

 

위층에 인종 차별주의자
하나 살긴 해

 

완벽하네

 

여긴 웬일이야, 케시?

 

사과하고 싶어서 왔는데…

 

어떻게 설명하는 게 좋을까?

 

너한테 관심이 멀어진 게 아니야

 

오히려 그 반대지

 

진짜, 진심이야

 

그래
내가 오해한 거면, 미안해

 

근데…
네가, 아니

 

우리가
데이트하는 동안

 

네가 나한테 키스나
다른 접촉이 전혀 없던 건 괜찮은데

 

나한테 피곤하다고 해놓고
어떤 낯선 놈이랑

 

클럽에서 나왔잖아
웬 중절모 얹어 놓은 애하고 말이야

 

인정할게
그 중절모가 인상적이긴 했지

 

그날 일은…

 

설명하긴 어려운데

 

다신 그런 일 없을 거야

 

약속해
다신 안 그럴게

 

우리, 노력해 보면 안 될까?

 

아니, 내가 노력하면?

 

아니, 나는…
잘 모르겠어

 

기분 상했어?

 

나는…

 

괜찮아, 나는…

 

되면 또 보자

 

마감했어요

 

잘됐네

 

저녁 먹으러 갈래?
구제 불능 인간쓰레기 씨?

 

좋아

 

죽인다

 

같이 약국까지 놀러 오다니

 

- 그러게
- 상당한 진전이네

 

'무슨 상관이겠어…'

 

저기, 잠깐

 

지금 패리스 힐튼 노래
따라 부르는 거야?

 

어, 그런데?

 

'여기서 그냥 너랑 놀래'

 

으, 제발 좀

 

'왜냐면 내게 누구도…'

 

그만 좀 해

 

괜찮아, 알 게 뭐야?

 

'너 같은 사람은 없는걸'

 

'다른 남자들은
나를 그저 취하려 할 뿐…'

 

'너로 인해 충만해져, 오 이런'

 

'나는 착하고도 야해질 수 있지…'

 

누구랑 집에 같이 있으니까
쓸쓸할 겨를이 없네

 

요구르트 먹으면서, 그렇게
귀여운 표정 짓기 있어?

 

'네 둘도 없는
친구가 될 수도 있겠지…'

 

'네 여러 여자친구 중 하나로…'

 

여기서 이렇게
몇 주라도 있겠는데?

 

- 그게 뭐야
- 아니, 진짜로

 

안녕히 계세요

 

죄송해요

 

저분들
화난 것 같진 않지?

 

치즈 줄까?

 

네, 좋아해요
감사합니다

 

- 빵도 줄까?
- 예

 

그래

 

고마워

 

분위기가 참 포근하네요

 

- 집도 참 예뻐요
- 그렇지?

 

수전이 힘을 좀 썼지

 

티가 톡톡히 나네요

 

자, 먹어들

 

다 식기 전에

 

음식이 참 먹음직스러워요

 

감사합니다

 

소스는 내가 만들었어

 

소스도 참…

 

너무 맛있는데요?

 

굉장해요

 

저기, 라이언?
듣기론 의사라던데

 

부모님께서 참
흐뭇해하시겠어

 

사실 부모님께서는
제가 DJ가 되길 바라셨어요

 

재밌는 친구네

 

재밌어, 참

 

재밌는 친구라는 얘기는
안 했잖니, 케시?

 

- 아빠, 좀
- 미리 말씀 안 드렸어?

 

어, 재미는 없는데
돈은 많은 애라고 했어

 

제가 재미는 없는데
사실 돈도 별로 없어요

 

그런 거라면
식사 즐거웠다, 얘야

 

분야는 그럼 어느 쪽이에요?

 

소아외과요
애들을 돌보죠

 

네가 다니는 데는…

 

그 사람은 이름이 뭐였지?
케시 주치의 말이야

 

게리?

 

그게 아니라
캐천 어쩌고 박사였는데

 

맞는데
그분은 80이 다 되셨어요, 아빠

 

아, 그렇구나…
그럼 자네는 알 리가 없겠어

 

- 그러게요
- 궁금한 게 있는데

 

아이들 몸에는
뭐 다른 장기라도 있는 건가?

 

아뇨
성인이랑 거의 비슷하죠

 

그런데, 다만

 

캐릭터 그림으로 된
반창고를 붙여 준다거나, 그런 거죠

 

진료 자체는 다를 게 없어요

 

아, 그런 거로군?

 

이 소스 진짜
너무 훌륭하네요

 

- 다들 잘 자
- 엄마도요

 

라이언 데려와 줘서 고맙다

 

쉬운 일 아니었다는 거 알아

 

알잖니, 네 엄마가…

 

아니, 내 말은
우리 마음이 참 흐뭇하구나…

 

뭐예요, 아빠
걔 그렇게 잘난 애도 아닌데

 

나는 좀 쉬어야겠다

 

그럼

 

아가?

 

니나는 우리한테도
딸 같은 아이였어

 

너도 알겠지

 

니나가 여전히 그리워

 

하지만 말이다
우린 너도 참 그리웠어

 

아침에 보자꾸나

 

너희 엄마
진짜 끝내주더라

 

아, 미안

 

너희 엄마한테 반할 뻔했어

 

번호 줄까?

 

- 내가 다리 놔 줄 수 있는데
- 진짜?

 

내가 보기에, 나보다
엄마가 널 더 좋아하는 것 같거든

 

그래도 그건
그냥 하는 말이었으면 좋겠네

 

나 있잖아…

 

할 말 있는데, 해도 돼?

 

그래, 해

 

너는 참 멋진 것 같아, 그래서…

 

- 으, 라이언, 안 듣고 싶다
- 입 좀 다물어 줄래?

 

그냥… 대답하라고 안 해

 

너는 정말 멋있는 사람이야
그래서…

 

나는…

 

나는 널 사랑하게 된 것 같아

 

나도 널 사랑하게 된 것 같아

 

우와, 말도 안 돼!

 

- 요란 떨지 마
- 와, 이런…

 

나 너한테 자전거 사줄래!
나 너한테 자전거 사줄 거야!

 

- 라이언, 좀 쿨해져 봐
- 나 쿨한데?

 

나 굉장히 쿨해

 

세상에서 가장 쿨한 남자라니까?

 

케시!

 

환장하겠네

 

메디슨?
여긴 웬일이야?

 

미안
내가 전화도 걸고

 

그 남자 때문에
음성도 남겼는데

 

네 친구랬나?

 

너한테 연락이
잘 안 가는 거 같더라

 

내 게 오래돼서 그런가
나는 그러니까…

 

남의 현관에서 기다리는 게
좀 미친 사람처럼 보일 거 알아

 

스토커라든가 뭐 그런 거

 

메디슨, 나야말로
바로 연락 못 해서 미안해

 

그 남자랑은 아무 일 없었어
내 말 믿어도 돼

 

확신해?
내가 보기에는 꼭…

 

어땠을지 알아
근데 아무 일 없었어

 

네 털끝 하나 안 건드렸어

 

와, 십년감수했네

 

내가 그것 때문에 얼마나…

 

혹시 그 사람이랑 내가…

 

그냥 침대에 눕혀 주기만 했어

 

괜찮은지 상태만 살핀 거야

 

너한테 연락 못 해서
정말 미안해

 

너무 무신경했지?

 

아냐, 괜찮아

 

저기, 있잖아…

 

너한테 보여줄 게 있어

 

그래

 

안에서 얘기해도 될까?

 

그러자

 

뭐, 물이라도 한 잔 줄까?

 

괜찮아

 

우리 만난 그날에

 

내가 잔뜩 취해서는

 

깨어났는데 그 남자랑
호텔 방에 같이 있었잖아

 

생각을 좀 해봤어

 

네가 해준 니나 얘기 말이야

 

우리가 어쩌면 그렇게
다들 그랬는지…

 

그러다 생각난 게 있어

 

뭔데?

 

뭐냐고

 

기록이 있었어

 

- 뭐?
- 말도 안 되는 영상이지

 

주변에 다 퍼졌는데

 

나도 받았지
모두가 받았어

 

옛날에 그런 건…
다들 그러고 놀았잖아?

 

놀아?

 

그때는 별별 일이
다 일어나곤 했잖아

 

무슨 느낌인지 알지?

 

의식 잃은 한 사람을 두고
벌어지는 일들 있잖아

 

나도 그게 그냥
착각이었길 빌었어

 

그런데…

 

내가 휴대폰 자료 백업을 철저히 하거든
사진이나, 다른 것들이랑…

 

여기

 

나도 잘 모르겠어
어떻게 우리가 이걸 보면서…

 

뭐?

 

…재밌다고 생각했는지

 

그 전화기는 가져도 돼

 

영상 꼭 안 봐도 돼
나도 추천은 안 해

 

음, 글쎄

 

그걸로 뭘 해도 상관없는데
대신 나는 좀 빼 주라

 

그리고…

 

부탁 하나만 들어줄래?

 

그래

 

다신 나한테 연락하지 마

 

'와! 째진다!'

 

'야, 이것 좀 봐'

 

'진정해, 진정해'

 

'말도 안 돼!'

 

'우와, 미쳤다'

 

'미친, 라이언!
가까이 좀 와 봐!'

 

'나는 찍지 마
카메라 좀 치워'

 

'와, 미친'

 

'라이언, 더 와 봐!
완전 돌았다!'

 

'환장하겠네'

 

'야, 알렉산더'

 

케시?

 

병원까지 웬일이야?
너 무슨 일 있어?

 

우리, 조용히 얘기 좀 하자

 

나 지금 일하는 중인데

 

지금 얘기해야 해

 

그래, 무슨 일인데?

 

- 별일 없는 거 맞아?
- 내가 좀 돌았었나 봐

 

무슨 말이야?

 

잠시나마 진심으로
다 괜찮아질 거라고 믿었지 뭐야

 

케시?

 

이것 좀 봐

 

뭘 보라는 건데?
이게 뭐야?

 

저거 알 먼로 아냐?

 

맙소사

 

잠깐, 이거 혹시…
나 이런 거 보기 싫어, 케시

 

그래? 왜?

 

예전에는 재밌게 봤잖아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나는 전혀…

 

'말도 안 돼!'

 

'우와, 미쳤다'

 

'미친, 라이언!
가까이 좀 와 봐!'

 

젠장

 

나는… 난 기억도 안 나
전혀

 

그다지 강렬한 기억은
아니었나 봐?

 

어린애였잖아, 나도…

 

네가 해줄 일이 있어

 

그러니까 신중히 생각해 보고
대답해야 해

 

내가 이 영상을…

 

네 연락처에 있는 사람들
전부한테 보낼 수도 있어

 

네 부모님
직장 동료들

 

오래된 친구 놈들
그리고 그 배우자들까지도

 

케시, 이러지 마

 

지금 당장 내가 전송 버튼
누르는 꼴을 보고 싶지 않으면

 

알 먼로 총각파티
장소가 어딘지 불어

 

뭐라고?

 

- 그건 왜?
- 그건 네 알 바 아니고

 

- 대체 무슨 속셈이야?
- 그건 변수가 좀 있지

 

- 변수라니?
- 병원에서 널 해고하는 걸로 끝날까?

 

- 제발
- 라이언 쿠퍼 선생님?

 

넌 심지어 어린 애들 틈에서
일하잖아

 

병원에서도 참 난감할 거야

 

우리가 학교 다니던 때만 해도

 

이렇게 될 줄
상상이나 했겠어?

 

케시, 생각을 해 봐

 

내가 얼마나, 지독하게
그 생각이란 걸 해왔는지

 

차마 말로는
다 전할 수도 없어

 

- 알겠어
- 그래

 

자, 이제 됐지?

 

이번 주말에 모이기로 했어
전부 다 올 거야

 

날 나쁜 놈이라 믿으면 안 돼

 

케시, 사랑해

 

널 사랑한다고, 케시

 

날 용서해야 해

 

날 용서해 줘

 

용서한다고 말해 줘

 

싫어

 

너는 뭐, 그렇게 고결해?

 

너는 네가 한 모든 일이
그렇게 다 떳떳해?

 

너는 뭐…

 

나는 정말…

 

- 정말 사람들한테 말할 거야?
- 글쎄

 

그런 숨막히는 협박을

 

견딜 자신이 없어

 

나는 아무 짓도 안 했는데!

 

맞아

 

가엾은 라이언
구경한 죄밖에 없는데 말이지

 

그러네

 

걔들한테 괜히 내가 간다고
허튼 소리 했다가는

 

바로 그 영상 뿌려버릴 거야

 

그랬다간 나도 곧 너 같은
끔찍한 낙오자 신세가 되겠지

 

바라던 바야

 

잘 있어, 라이언

 

의사 선생님 오셨네!

 

이제 즐길 시간이다
아가들아!

 

- 좋아!
- 선생님, 저 너무 아파요!

 

저 체온 좀 재어 주세요!

 

스트리퍼는 안 부르기로 했잖아

 

아나스타시야가 길길이 날뛸 거야

 

좋아, 누가 불렀어?

 

- 조, 너야?
- 내가 뭘 어쨌다고?

 

좋아, 전부 시침떼겠다 이거지?

 

대신 아나스타시야가 알기만 했다 봐
그날이 너희 장례식이 될 테니까

 

꺼져버려

 

- 당신이 신랑인가 봐요?
- 네

 

그럼, 거기 궁둥짝이나 붙여요

 

맙소사

 

이제…

 

내 앞에 전부 무릎 꿇어요

 

천박한 남자들은 벌을 받아야지

 

이게 전부예요?

 

한 명도 빠뜨릴 수 없지

 

네, 환자는 전부 모였어요
간호사 선생님

 

- 이제 위로 올라갈 시간인데
- 아, 그건 됐어요

 

필요 없어요

 

저기, 당신이 싫다는 걸

 

내가 억지로 할 필요는 없는데

 

그래도 당신이랑 따로
올라가야 돈을 받거든요

 

알겠어요

 

잘 있어라, 자식들!

 

내일 아침에 기어서 나가게 해 줘!

 

아예 걷지도 못하게!

 

우리도 좀 남겨 줘!

 

- 이제 내가 뭘 해야…
- 침대에 누워요

 

알겠어요
당신 좀 무섭네요

 

겁먹을 거 없어요
눕기나 해요

 

알겠어요

 

아니, 그건 됐어요
그런 건 좀…

 

내 안전을 위한 거예요

 

내가 춤출 때면
다들 손버릇이 나빠지거든요

 

- 그래서…
- 그렇군요

 

상황 알겠어요

 

있잖아요, 다른 거 할 필요…

 

- 나도 문명인이에요
- 그래요?

 

이런 얘기 들으면 놀랄걸요?

 

그런 사람들 속내가
더 추악할 때도 있어요

 

저, 미안한데
조금만 더 느슨하게 해줄래요?

 

익숙해질 거예요

 

저기, 내가…

 

계집애들처럼
굴고 싶지는 않은데

 

무슨 짓 하려는 건 아니죠?

 

난 내 약혼자를 사랑하고
결혼을 앞뒀어요

 

그래서
다른 사람이랑은 별로…

 

내가 설마
원하지도 않는 사람한테

 

강제로 뭘 시킬
사람처럼 보여요?

 

- 아뇨
- 그러니까요

 

- 이름이 뭐예요?
- 캔디요

 

- 실명을 물은 건데
- 니나

 

니나 피셔요

 

뭐라고 했어요?

 

내 이름 물었잖아요
니나 피셔라고요

 

- 나 좀 보내줄래요?
- 안타깝지만, 안 돼요

 

당신 부른 게
내 친구들 맞아요?

 

조가 불렀어요?

 

돌겠네, 걔가 한 짓이래도
이건 심하잖아

 

- 그게 무슨 말이에요?
- 당신 이름 니나 피셔 아니잖아

 

어째서?

 

걘 죽었어, 알겠어요?

 

그럼 다른 니나 피셔인가 보죠

 

- 기막힌 우연이네
- 그럴 리가

 

저기, 재미없거든요?
나 좀 풀어 줘요

 

내가 뭐하러 죽은 사람
이름을 걸고넘어지겠어요?

 

이봐요! 이거 구리다고!
그만 해요!

 

- 아직 아무것도 안 했는데?
- 얘들아!

 

야, 조! 브랜던! 칩!

 

얘들아!
이리 좀 올라와 봐!

 

거기까지 안 들릴 것 같은데

 

설령 들린대도
지금쯤이면 다 뻗었을걸?

 

내가 포러스트 다니면서
하나 배운 게 있다면

 

사람들이 얼마나 쉽게
술로 인사불성이 되는가, 거든

 

너희들도 잘 알잖아?
특히 조는 말이야

 

우리가 아는 사인가?

 

네가 날 기억할진 모르겠네, 알
너는 워낙 유명했잖아

 

너, 니나 친구구나?

 

젠장, 니나 친구였어!

 

우와, 날 알아봐 줬네?

 

의외다, 나는 그때 별로
박고 싶은 타입은 아니었잖아

 

그래서 네 눈에 띄지
않은 거겠지

 

원하는 게 뭐야?

 

돈이야?
지금 나 협박해?

 

네가 한 짓을 말해 줘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무슨 말인 것 같은데?

 

나는 아무 짓도 안 했어!

 

- 우린 다 어렸잖아!
- 그 얘기 한 번만 더 들으면…

 

이봐

 

그 일로 걔가 후회라도 했나 보지?

 

- 그래, 그랬지
- 난 아무 짓도 안 했어!

 

- 틀렸어!
- 환장하겠네

 

이봐, 나는…

 

나한테 네가 어떤 이야길
하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근데 우, 우리는 아무 짓도…

 

뭔데?

 

알잖아…

 

모르는데? 걔는 고개도
제대로 못 가눴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도
전혀 몰랐지

 

파티장이었잖아!
내 말은, 그러니까

 

우리 전부 취해 있었다고!
뻔하잖아!

 

걔가 제 발로 들어온 거지

 

영상에서는
그렇게 안 보이던데

 

영상?

 

기억 안 나?
네 친구 조가 찍었잖아

 

그거 알아?
그 파티 말이야

 

자연광에서 보니까 끔찍하더라

 

저기, 내가 뭐든 할게

 

진짜로, 뭐든 할 테니까

 

- 뭐든지
- 뭘 잘했다고 울어?

 

질질 짜지 말고
네가 뭘 했는지나 말해

 

난 잘못한 거 없다니까!

 

걘 학교를 그만뒀어

 

과 수석이었는데
자퇴를 했지

 

나도 걜 따라 그만뒀어

 

우리 둘이 사라진 그 학교에서

 

너는 우등 졸업했더라?

 

가책 같은 건 없었어?

 

아니면 그냥
걔가 사라져서 안심했나?

 

피해는 나도 받았어!

 

그런 일은 남자애들한테도
끔찍한 악몽 같은 거라고

 

그런 혐의를 받는 거

 

여자들이 꾸는 진짜 악몽이
뭔지 알기나 해?

 

넌 홀가분해졌다고
믿었겠지

 

모두 그 일을 잊었으니까

 

- 젠장!
- 하지만 난 아냐

 

너 지금, 제정신 아냐!

 

학교 그만두면서
얼마나 슬펐던지

 

의사가 되는 게
내 평생의 꿈이었거든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라

 

지금이라도 그 꿈을
이뤄 보면 어떨까?

 

- 안 돼, 부탁이야
- 그거 알아?

 

니나는 참 특별했어
아주 머리도 좋았지

 

- 도와줘!
- 비상할 정도로 똑똑했어

 

도와줘!

 

망할, 도와 달라고!

 

니나가 어땠는지
너한테 알려주려고, 괜찮지?

 

제발!

 

말로는 설명이 잘 안 되는데

 

니나는 언제나 참
걔다운 면이 있었어

 

4살 때부터 이미 그랬지

 

일찍이 완성된
사람 같았다고 할까

 

같은 얼굴

 

같은 걸음걸이

 

유머 감각도 애 같지가 않았어
빈틈이 없었지

 

내게는 동경의 대상이었어

 

나한테 친구 하잘 때도
믿기지가 않았다니까?

 

다른 사람들이 하는 말은
안중에도 없었어

 

내게는 달랐지만
왜냐면 그 애는 그냥…

 

니나였으니까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다른 사람이 된 거야

 

- 그건 너 때문이야
- 젠장!

 

니나가 길을 걸을 때면
이제 다들 남의 이름을 수군댔어

 

네 거였지

 

네 이름이…

 

니나를 점령했어

 

피해갈 수도 없었지

 

그리고 그게…

 

니나를 짓눌렀어

 

그래서 네 이름을
다시 듣게 됐을 때

 

네 그 끔찍하게도
수치스러운 이름을 듣고서는

 

니나의 이름이 마지막으로
불린 건 언제였나, 궁금해지더라

 

나 말고도, 그 애를
기억하는 사람이 있긴 한가?

 

그 생각을 하니
무척 슬프더라, 알

 

니나를 떠올리며
괴로워야 할 사람은 너잖아

 

아니야

 

이러지 마!

 

걱정하지 마
기구는 전부 소독했으니까

 

난 의사가 됐어도
참 잘했을 거야?

 

- 넌 돌았어!
- 그거 알아?

 

난 그렇게 생각 안 하는데

 

빠르게, 고통 없이 보내줄게

 

- 잠깐!
- 안 돼!

 

쳐 움직이지 좀 말라고!

 

제발 좀! 가만히 쳐있어!

 

네가!

 

망할!

 

네가 자초한 일이야!

 

빌어먹을!

 

그만! 그만!

 

쳐 움직이지 좀 말랬지!

 

가만히 쳐있으라고!

 

끝내주는 밤을 보냈네

 

그 간호사 아직도 안 갔어?

 

이게 무슨 일이래?

 

죽인다!

 

있잖아, 조

 

알, 별일도 아닌 걸로
신경 쓰지 마

 

아나스타시야는
절대 모를 거라니까?

 

'라스베이거스에서' 생긴 일은
그냥 거기에 남겨두는 거야

 

이 여자 죽었어, 조

 

무슨 수작이야

 

농담 아니야

 

진짜, 영화 좀 그만 봐

 

뭐?

 

네 총각파티에서
스트리퍼를 죽였다고?

 

90년대 고전영화냐?

 

알겠어, 내가 내보내 줘?

 

그사이에 눈 좀 붙일래?
이봐요!

 

자기, 이제 집에 갈 시간이야

 

이 사람은 또 왜 이런데?
자기, 일어나라니까?

 

우리도 집에 가야지

 

자기, 언제까지 이럴 거야?

 

와, 씨, 깜짝이야!

 

죽은 거야?

 

저 망할 스트리퍼는
어쩌다 죽은 거야, 알?

 

- 내가 아까부터 말했잖아
- 어쩌다 이런 건데?

 

나도 몰라

 

알겠어, 알

 

이건 네 잘못 아니야

 

모르겠어
맞는 것 같은데

 

아니, 아니, 아니야

 

절대 아니야

 

- 나 감옥에 가게 되는 건가?
- 뭐?

 

결혼식은 어떡하지?
회사는?

 

아나스타시야가 엄청 화낼 거야

 

아니야, 알
이건 그냥 사고였어

 

- 하지만…
- 알!

 

- 사고 맞지?
- 그래, 맞아

 

- 어이없는 사고였어!
- 그래!

 

그래, 빌어먹을 사고였어

 

아무도 감옥에 안 갈 거고
아무도 모를 거야

 

누가 묻거든
스트리퍼는 어젯밤에 갔다고 하자

 

자기 할 일 하고, 바로 간 거야

 

- 갔다고?
- 집에 간 거야

 

알겠지? 좋아

 

별일 없을 거야, 알았지?

 

우리 둘이서 수습하자

 

떠나기 전에
우리는 시신만 처리하면 돼

 

알, 알?
괜찮아, 내 얼굴 봐

 

이건 네 잘못이 아니야, 알

 

- 고마워, 조
- 넌 잘못한 거 없어

 

그래, 괜찮아

 

넌 잘못한 거 없어

 

- 네 잘못 아니야
- 나 수갑 좀 풀어 줄래?

 

자, 괜찮아

 

부탁 좀 드릴게요

 

휴대폰 신호가 어디에서
끊겼는지 알 수 없나요?

 

죄송합니다, 어머님

 

떠나기 전부터
전원이 꺼져 있었어요

 

아마 자기 소재를
그 누구에게도

 

알리고 싶지 않았나 봅니다

 

하지만 이렇게 사라지는 건
그애답지 않아요

 

여보, 그건 거짓말이잖아요

 

여보

 

저는 그냥…

 

그애 상태가 정말
좋아졌거든요

 

이건 정말이에요

 

- 상태가 좋아져서
- 네, 맞습니다

 

그랬는데
정말 그랬는데…

 

금방 돌아오겠죠

 

그런 애예요

 

언제나 돌아온답니다

 

만나는 사람은 없었나요?

 

남자친구라든가

 

누구시죠?

 

쿠퍼 선생님?

 

네, 맞습니다

 

월러라고 합니다
형사죠

 

아, 들어오세요

 

앉으시죠

 

소아외과 의사시군요?

 

네

 

좋은 일 하시네요

 

우리 사회의
보배 같은 분이시죠

 

할 일을 하는 거죠

 

바쁘신데 방해해서 죄송합니다

 

혹시 커샌드라 토마스라고 아세요?

 

예, 그럼요

 

어떻게 아는 사이죠?

 

우리는…

 

사귀는 사이였습니다

 

사귀는 사이 '였다'고요?

 

며칠 전에 헤어졌어요

 

그게 정확히 언제죠?

 

지난 목요일요

 

이후에 연락하신 적 있나요?

 

아뇨, 실례지만
무슨 일 때문인가요?

 

커샌드라 씨 부모님께서
실종 신고를 하셨어요

 

잠깐, 뭐라고요?
왜요?

 

그분이 실종됐으니까요

 

- 언제부터요?
- 금요일요

 

부모님께는 어디
출장을 다녀온다고 했다는데

 

직장 동료가, 그런 일은
없었다고 하더군요

 

혹시 이번 주말에

 

갔을 만한 곳 아시나요?

 

케시가 출장이라고
한 거면, 음…

 

생각나는 데 있으세요?

 

아니, 아뇨

 

죄송합니다

 

괜찮습니다, 선생

 

우리끼리니까 하는 이야기인데
그분 상태가 좋지 않은 것 같더군요

 

제 말은, 정신적으로요

 

아버님이 보시기에도
정서가 좀 불안했다고 하고

 

네, 말하자면…

 

좋은 상태는 아니었죠

 

자해 가능성도 있다고 보십니까?

 

네

 

그럴지도요

 

그럴 가능성도 있죠

 

그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겠네요

 

성실하게 응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자꾸 귀찮게 해 드리고
싶지 않은데

 

괜찮으시면 내일
서로 한 번 나와 주시죠

 

정식 진술이 필요하거든요

 

물론이죠
뭐든 돕겠습니다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생님

 

- 도움이 많이 됐어요
- 저도 감사합니다

 

- 그림이 참 귀엽네요
- 그렇죠?

 

아나스타시야, 당신은
내가 만난 최고의 행운이야

 

당신은 내 나침반이자
평생의 사랑이야

 

알, 당신은 내 최고의 친구이자
영혼의 동반자야

 

사랑해

 

알은 제게 친형제 같은 존재죠
우린 함께 자랐거든요

 

우린 최고의 친구고

 

모든 생사고락을 함께했죠

 

너무나 사랑하는 알이

 

아나스타시야를 만났습니다

 

모두가 입모아 말하는
천생의 배필이죠

 

사진 잘 나오겠어요

 

- 잘 지냈냐?
- 안녕?

 

저기 신부 들러리 보여?

 

저런 여자들 보다가
집에 가서 아내 얼굴 보면

 

이렇게 되잖아, 우웩!

 

'태양의 서커스'팀에 있었대

 

저 여자랑 하면, 엉덩이랑 얼굴에
동시에 싸는 것도 가능할 걸?

 

훌륭하네

 

가 봐야겠다

 

- 만나서 반가웠어
- 나도

 

"발신인: 커샌드라 토마스
발송 예약 문자"

 

"받는사람
조던 그린"

 

"보내는사람: 커샌드라 토마스"

 

"조던에게
7월 23일에…"

 

"만일 내가 실종된다면"

 

"이 편지와 함께
이 말을 경찰에 전해 주세요"

 

"총각파티, 오두막 57호실
버닝턴 우즈"

 

"설마 이게
끝이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

 

"케시"

 

"니나"

 

"설마 이게
끝이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

 

"진짜 결말은 지금부터야"

 

"잊지 못할 결혼식이 되길!"

 

알렉산더 먼로 되십니까?

 

커샌드라 토마스 살해 혐의로
당신을 체포합니다

 

여기 신부 좀 떨어뜨려 놔

 

당신은 묵비권을 행사할
권리가 있고

 

대체 무슨 일이야?

 

알!

 

차로 데려가

 

"사랑을 담아"

 

"케시 & 니나"

 

번역:미연 엘리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