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구나.

나, 엄마랑 같은 길드에
들어올 수 있었지.

 

좋은 아침.

 

좋은 아침이에요, 아렐 씨.

잘 주무셨어요?

응, 오랜만에 침대에서 잤더니,
아침까지 푹 잤어.

 

어제 나한테 진 걸로
아직도 앙금이 남아있네.

 

그럼 모두 모였으니,
중대발표를 하겠습니다.

 

우리들 드래곤팽도
드디어 3명이 되어서,

단체전에 참가할 수 있는
규정 인수에 도달했습니다.

그러니, 주말의 길드 대항전에
엔트리하겠습니다!

 

무직의 영웅

 

길드 대항전

 

길드 대항전...

거기서 이기면

길드가 존속할 수 있을 정도의
상금을 받을 수 있는 거야?

맞아요.

정식으로 설명드릴게요.

 

대항전은 1대1의 승자 연전 방식.

싸울 사람이 남지 않은 길드가
패배예요.

참고로 참가 상한은 5명.

저희는 세 명이서 힘내는 수밖에 없어요!

 

힘든 싸움이 되겠지만,
하는 수밖에 없겠네.

뭐, A급 검사랑 붙을 일은
좀처럼 없고,

이쪽에는 B급이 둘 있으니까요.

 

전에도 말하던데,

그 A급이나 B급이란 건 뭐지?

그것도 모르는 거냐?

 

검사 개인의 강한 정도를
나타내는 계급이다.

 

참고로 계급은 4개로 나뉘어 있어요.

이곳 브레스기아에 있는
검사 500명 중에서,

A급은 20명 정도예요.

저랑 라이나는 B급이에요.

라이나에게 이긴 아렐 씨의 실력도
B급 정도이려나요.

 

A급만 만나지 않으면
분명 어떻게든 될 거예요!

이젠 뒤가 없으니
힘내는 수밖에 없어요!

 

슬슬 투기장에
대진표가 나왔을 거예요.

상대 길드를 확인하고 올게요.

 

어디 가?

 

당연히 자율 연습이지.

 

이봐, 라이나.

함부로 내 이름을 부르지 마!

 

라이나는 강검사였지?

괴력 스킬 이외엔 뭘 가지고 있어?

 

그 외엔 강건 스킬이다.

가호의 감소를 줄이는 효과가 있어.

그렇군, 가호 강화구나.

 

배우고 싶네.

그렇다면...

 

라이나.

 

뭐, 뭐지?

 

검집을 씌운 채로의 검으로

날 때려주지 않겠어?

뭐?

 

부탁이야.

 

싫어!

다른 자에게 부탁해.

라이나가 좋아.

 

이걸 계기로 사이좋게 지내자.

때려서 사이좋게?

 

하, 하지만,

난 기쁘게 해주는 때리는 법을 몰라.

좀 더 노멀한 교제부터
시작하고 싶어.

뭔가 큰 오해가 생긴 느낌이...

 

때려줬으면 한다고 한 건

강건 스킬을 재현하고 싶다고
생각해서야.

 

강건, 즉 맷집이 좋다는 뜻이야.

그걸 위해선 가호가 없는 상태에서
공격을 계속 받아내는 게 효과적이겠지.

네 녀석, 바보냐?

스킬은 여신께서 내리신 축복이야.

원하는 대로 골라서
손에 넣을 수 있는 게 아니야.

왜 그렇게 단정짓지?

나의 쌍신 베기나 잔상을 봤을 텐데?

 

어떡할 셈이지?

 

이 검은 특별 주문이라,

보통의 검의 다섯 배의 무게가 나가.

 

네 녀석으로선 휘두르는 것조차...

 

괴력 스킬이 없는데,
내 검을 휘둘렀어?

 

괴력뿐만이 아니야.

잔상도 쌍신 베기도

매일 단련하며 습득했어.

 

이렇게까지 봤는데도
아직도 말할 셈이야?

노력은 재능 앞에서는 무의미하다고?

 

미안해.

 

그렇군.

노력이 무의미하다면
난 지금도 그냥 검사였을 거야.

 

알았어.

네 녀석의 특훈에 어울려주지.

 

단,

하기로 한 이상
진심으로 때릴 거다.

도중에 우는 소리 하지 마.

물론.

동향 사람이 좋은 여자라 다행이야.

 

그러니까 놀리지 말라고 했을 텐데!

 

라이나, 아렐 씨!

크크, 큰일이에요!

저희가 대전할 길드를 알아냈어요!

무려, 상대는 현 탑 길드인
블랙 블레이드예요!

거, 거기, A급 검사가 8명 있어요!

어쩌죠?

 

심지어 길드장인 게오르그는

뱀처럼 끈질긴 남자니까요.

이쪽을 괴멸시킬 수 있게
편성해오겠죠!

 

하지만,

그래도 우리들은
이기는 수밖에 없어요!

그러니 대전날까지
보다 더 단결을 다지고...!

아니!

말 끝나기 무섭게 내부분열?

아니, 이건 특훈인데...

아무리 봐도 라이나의
스트레스 해소로 밖에 안 보이는데요...

아, 아니야!

 

배고프네.

밥 먹자.

 

용케 식욕이 생기네.

밥보다 성수를 마셔주세요!

 

대항전 당일

 

여기가 투기장이구나.

오늘 대전은
드래곤팽과 블랙 블레이드군.

드래곤팽이라니 오랜만에 보는데.

응, 진작에 망한 줄 알았어.

신구 탑 길드의 싸움이라.

너, 어디에 걸래?

이런 게 내기가 성립해?

블랙 블레이드 말곤 있을 수 없잖아.

 

망했다니, 실례되는 소릴...!

워, 워.

 

내기 같은 걸 하고 있어?

응.

투기장에서의 시합은
전부 내기 대상이야.

 

참고로 현재 우리들의 배당은
무려 20배예요!

응... 굉장하네.

 

그만큼이나
기대들 안 하고 있단 뜻이야!

워, 워.

 

하지만,
이건 반대로 일확천금의 찬스.

어차피 지면 상금도 안 들어오고,

길드 존속도 말짱 꽝!

그렇다면 기적을 바라서라도
이기는 쪽에 걸어야하는 거 아닌가요?

그렇죠?

잠깐, 진정해!

 

그렇게 됐으니,

홈을 담보로 더 빚을 내서,

우리들의 길드에 전액 걸어버렸어요!

이기면 인생 대역전!

더는 가난뱅이 길드니,
과거의 영광이니 말하게 안 둘 거예요!

 

그거 지면...

어차피 지면 끝장이니 똑같아요!

죽을 거면 화려하게 죽어줄 거예요!

 

실로 기특하군.

눈부신걸,

 

아버지의 길드를 지키려고
힘내는 모습은.

 

게오르그...

 

들었다,

무직을 입회시켰다고?

그래서 뭐 어쨌단 거죠?

일부러 놀려주러 온 건가요?

아니, 아니, 응원하러 온 거지.

과거의 라이벌 길드가 몰락하는 건
쓸쓸하니까.

 

이 녀석이 지난번에 말한?

맞아, 게오르그.

이번 상대,
블랙 블레이드의 길드장이야.

 

그러니 뭔가 도와주고 싶어서 말이야.

내 길드와 대전하게 잘 말해줬지.

 

일부러 우리랑 대전하게 만든 건가요?

어라, 어라, 왜 노려보는 거지?

신구 대결은 주목의 대상이야.

거금을 잡을 기회를 얻었지?

 

뭐, 우리쪽의 A급 검사를
이길 수 있을 때의 이야기지만.

 

이길 거예요!

이겨보일 거예요!

씩씩하군.

그럼 오늘은 힘내주게나.

 

도와줄 생각 없어보이네.

응, 오늘로 이 길드를
박살낼 생각 한가득이야,

 

저 사마귀 같은 남자 놈.

 

많이 기다리셨습니다.

오늘의 메인 이벤트,

블랙 블레이드 대 드래곤팽의
길드 대항전을 개시하겠습니다.

 

아까 그 길드장,
대전표에 안 실렸는데?

봐주는 거야?

무슨 소리세요!

그 팀 전원이 A급 검사라고요!

응, 봐주기는커녕
평소보다 기합을 넣은 포진이야.

그렇구나.

그럼 재밌는 스킬을
볼 수 있으면 좋겠네.

 

잠깐!

길드의 명운이 걸려있다고요!

부탁 드려요!

 

멋대로 건 건 너잖아!

 

그럼 호명하는 자는 무대로.

 

블랙 블레이드에서
세검사(細剣士) 기오!

 

나 혼자서 끝내주지.

 

이어서 드래곤팽에서...

 

드래곤팽에서 무직...

 

무직의 아렐!

 

무직?

무직이래!

거짓말이지?

저 녀석이야, 무직이란 게?

바보 아냐?

자살이라도 하고 싶은 거야?

 

나 참, 왜 A급인 내가

무직의 상대를 해야하냐고.

 

난 여자랑 즐기고 싶단 말이지.

 

그럼 시합 개시!

 

축지 이후의 급소 찌르기!

들어갔습니다!

 

아렐 씨!

리리아, 잘 봐.

 

얼른 죽어.

 

잔상 스킬이야?

익숙하다고!

 

또 잔상?

 

이번엔 동시에 출현이야?

어느 쪽이 본체든 간에

축지로 동시에 처리해주지.

 

거지;말...이지!

 

내가 본체,
다른 셋이 잔상이다.

 

3개나... 잔상이라니...

말도 안 되... 잖아...

 

우리 엄마는

항상 5개 이상 만드셨어.

 

그것도 봐주셔서다.

 

승자, 무직의 아렐!

 

만세, 해냈어요!

역시나 아렐 씨!

 

설마, A급 검사를 저렇게 손쉽게...

 

저 녀석의 급소 찌르기를
흉내내봤는데,

아직 연습이 필요하겠네.

 

자, 다음 시합이다.

 

이봐, 저 녀석, 정말 무직 맞지?

응, 보통 대회에서
직업을 속이는 일은 없을 거고.

그렇다면 말이야, 왜 저 녀석은
A급 검사를 압도해버린 거야?

글쎄, 왜일까?

 

뭐라고?

 

순식간에 A급을 3명 격파했다고?

가능하겠어요, 기적의 5인 올킬!

 

리리아, 자신이 싸울 생각은 없어?

저런 거에
이길 수 있을 리가 없잖아요!

그러니까 지금
목숨 걸고 응원하고 있어요!

 

그, 그래?

 

앞으로 2명, 앞으로 2명!

앞으로 2명!

자자, 라이나도!

 

-앞으로 2명, 앞으로 2명...
앞으로 2명, 앞으로 2명!

 

빌어먹을!

 

웃기지 마!

네놈이 무직일 리가 없잖아!

 

그런 소릴 해봤자 말이야.

 

그것보다, 역시 방패검사인걸.

급소에 안 맞는 탓에
조금씩 가호를 깎는 수밖에 없어.

네게 칭찬받아도 기쁘지 않아!

애당초 그게 가능한 것만으로도
이상하다고!

이상하지 않아.

거기에 걸맞는 노력은 했으니까.

 

그 노력으로 어떻게 안 되는 게
직업이나 스킬이란 거라고!

 

걸렸구나!

 

실드 배쉬!

 

미리읽기.

엄마의 검희 스킬 중에서도

가장 고생해서 습득한 스킬이야.

 

응, 이걸로 성가신 방패를
어떻게든 처리했어.

 

네 놈, 방금 발차기는 설마?

 

응, 아까 싸운 투검사(闘剣士)를
보고 흉내낸 거야.

 

하지만 허리의 회전과
다리의 각도가 아직 모자랐었지.

 

이런 느낌인가?

 

보, 보고 흉내냈다고?

그런 게 가능해서야 어디 해먹겠냐!

 

확실히 스킬에 따라서는
상응하는 연습이 필요하지만,

경우에 따라선
처음 본 것도 어느 정도는 가능해.

 

이렇게인가?

 

뭣...!

 

그렇게 간단히 파악당할까 보냐!

 

받아흘리기.

 

바보 같은!

 

실드 배쉬!

 

생각한 대로
이 기술은 축지와 궁합이 좋네.

 

설마 내 스킬까지...

 

승자, 아렐!

 

저 녀석, 위험하지 안ㄶ아?

아직 일격도 받은 적 없어.

정말로 무직 맞아?

절대로 거짓말이잖아!

 

무직일 리가 없어!

운영은 뭐하고 있는 거야!

실격시켜!

 

정숙히!

정숙해주시길 바랍니다!

 

지금 막 대회 운영 측의 판단으로

아렐 선수 시합 직전의 감정서를
이 자리에서 공개하도록 하기로 했습니다.

아렐 선수, 괜찮으시지요?

응, 상관없는데.

 

그럼 이 감정서를 수정구의 마술로
여러분들께도 보여드리겠습니다.

 

무직.

역시 아렐 선수,
무직입니다.

 

진짜야?

확실히 써있어.

 

굉장해.

 

되겠어.

이건 되겠어.

응, 굉장한데.

저 녀석이라면 정말로 해내줄거 같아.

해내줄거 같아, 나
할 때가 아니에요!

 

아렐 씨가 이렇게 강했다니,

좀 더 빨리 알려달라고요!

그랬으면 아빠의 비장의 무기 같은 것도
담보로 해서

한계까지 내기돈 늘렸을 텐데.

아무리 그래도 그건 하지 마.

애당초 나도 아렐이 이 정도까지
해낼 줄은 생각 못했어.

 

요 5년에
어떤 식으로 단련을 한 건지.

 

대항전이 끝나면 바로 준비해야지.

축하회를 말이야?

아직 우리가 이겼다고
결정난 것도 아닌데.

아뇨, 혼인신고서예요.

뭐?

설령 여기서 져서 야반도주해도

아렐 씨를 붙잡아두면
길드의 재흥도 꿈은 아니야.

절대로 놓칠 수는 없어요!

 

전 길드 존속을 위해서라면
뭐든 할 거예요!

 

뭔가 배후에서 사악한 기척이...

 

그럼 블랙 블레이드의
마지막 검사가 등장합니다.

 

검호 마사무네!

 

도신이 가늘고 완곡한
보기드문 검이네.

 

카타나란 물건이야?

그렇다.

 

동방의 검사,
사무라이의 상급직인가.

 

처음 보는걸.

 

네, 하지만 지금까지
그의 정보를 들어본 적이 없어요.

 

저쪽의 비장의 패인 모양이네요.

 

그럼 시합 개시!

 

검을 뽑지 않았는데 이 압박감.

섣불리 다가가는 건 위험해.

 

한 걸음도 움직이지 않나?

역시 굉장하구려.

 

어중간한 검으로는 당해내지 못하기에

방심을 끌어내서
필살 스킬을 보여드릴 생각이었건만.

 

오야, 이쪽의 전략을 듣고도 오히려

스스로 사지로 뛰어들 줄이야.

 

움직이지 않으면
교착 상태가 되기도 하고,

네 필살 스킬을 한 번 보고 싶어.

 

그건 불가능하외다.

소생의 스킬이 발동한 순간,

그대는 지면에 엎어져있을 것이오.

그건 어떨까?

나도 속도에는 자신이 있어.

 

아직 검을 뽑지 않았어.

필살 스킬은

검집에 들어있는 상태에서
날리는 기술인가?

 

전혀 상상이 가질 않아.

 

우선은 잔상으로...

아니, 저렇게나 신경을 곤두세운
녀석의 간격 안에서는

순식간에 간파당할 거야.

 

역시 간격에 발을 들인
한순간이 승부.

 

-더 빠른 쪽이 이긴다.
-더 빠른 쪽이 이긴다.

 

발도 베기!

 

포착했다!

 

뭣...!

 

사라졌어?

 

눈앞에 있던 녀석은
결코 잔상이 아니었어!

그렇다면
소생의 검보다 빠르게 이동을!

 

넌 확실히 빨라.

뭣!

 

이 도시에서 본 녀석들 중에서
제일일지도.

하지만 난
너보다 빠른 사람에게 배웠거든.

 

피어싱 템페스트!

 

무수한 찌르기?

 

저거, 검희의 필살 스킬이에요!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너무 빨라서 안 보였어!

 

스, 승자, 아렐!

 

신구 탑 길드전은

설마하던 5인 올킬로
드래곤팽의 승리입니다!

 

망할!

이번에 얼마나 건 줄 알아?

탑 길드의 망신 같으니!

돈 돌려내!

 

조용히, 조용히!

 

아렐 씨!

감사합니다!

 

보통 여기서 피해요?

 

뛰어들면 피하는 버릇이.

누나 때문이네.

 

하지만 길드는 안정을 넘어서
엄청나게 넉넉해졌어요.

내일부터 밥도 간식도
먹고 싶은 거 마음껏 먹을 수 있어요.

그건 잘됐네.

 

아니, 이건 저기...!

 

깜빡 분위기에 휩쓸려버렸어.

 

기왕에 안겨들거면

갑옷은 벗어줬으면 하는데.

 

무슨 말 했어?

아니, 아무것도 아냐.

 

저라면 전부 벗고도 가능해요!

 

또 피했어!

 

네 이놈, 무직 주제에.

두고 봐라.

 

정말, 아렐 씨도 참!

감사는 하고 있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