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왔어

 

자기 말대로
우산 가져갈 걸 그랬어

 

왕창 젖었네

 

드디어 그 왕재수한테
한마디 했어

 

‘너 대신할 놈
줄 섰다’고!

 

젤 바쁜 점심 때

 

주방에서 넋 놓고
서있질 않나!

 

개념없는 놈이야

 

나 없으면 가게가
올 스톱일 걸?

 

뭐라고?

 

나보다 세 살 어려

 

맞아
외동아들이지

 

잘 못 키운 거야

 

그딴 자식 얘긴
관두자고

 

어떻게 할까?

 

많이 늦었으니

 

우리 목욕은
내일하자

 

노조미
자긴 정말 예뻐

 

노조미

 

어서 오십시오

 

어서 옵쇼

 

잠시만 기다리세요

 

어서 오십쇼

 

진짜 춥네

 

오늘도 예쁘네

 

다녀올게

 

예...

 

쁘... 다...

 

예... 쁘... 다

 

공기 인형

 

모에!
보조가방!

 

까먹었네

 

다녀올게요~!

 

다녀올게요오~

 

소각용 쓰레기,
소각용...

 

소각용

 

재활용

 

재활용

 

재활용...

 

스티커 붙여줘

 

수고하십니다

 

재활용..

 

재활용, 소각용

 

수고하십니다

 

수고하십니다

 

고급주택가에서

 

일가족 셋이
살해당했죠?

 

지난달 20일에
일어난 사건요

 

검사 부부하고

 

피아니스트 딸

 

자는 걸 한 명씩
죽여서...

 

벌써 체포됐어요

 

범인은 재수생

 

교제반대에
앙심을 품고...

 

요호호호

 

에헤헤헤

 

- 따라하지 마
- 따라하지 마

 

- 메아리씨
- 메아리씨

 

- 따라쟁이
- 따라쟁이

 

차가워!

 

야~호~

 

리오!

 

리오!

 

집에 가자!

 

유즈키!

 

어서 와!

 

하루나! 가자!

 

유우키!

 

비디오, DVD 대여

 

찾는 거 있으세요?

 

아르바이트 모집

 

목적지 도착!

 

마지막 오르막길!

 

직진하는 척 하다가

 

유 턴~

 

손이 따뜻해졌네

 

나는 마음을
가져버렸습니다

 

가져서는 안 될
마음을

 

가지고 말았습니다

 

원래 영화는
필름으로 돼있고

 

빛으로 흰 스크린에
영사를 해

 

필...름

 

맞아

 

영화 본 적 없어?

 

여깄는 건
대용품일 뿐야

 

영화는 영화관에서
봐야 진짜지

 

영화...관?

 

요즘 애들이
이렇다니까

 

최근에 영화관에서
뭐 보셨어요?

 

나?

 

이런 거나

 

요런 거

 

뭐니뭐니해도 최고는
〈의리 없는 전쟁〉이지

 

의리... 없는... 전쟁

 

의...리

 

없... 는...

 

괜찮아, 걱정 마

 

부장 개소리
신경 쓰지 마

 

난 널 그렇게 안 봐

 

안심해

 

그런 돌대가리 자식을

 

부장자리 앉히는
회사가 미친 거야

 

그래

 

내 말이!

 

감사합니다

 

감사... 합니다

 

손님, 뭐 찾으세요?

 

뭐?

 

뭐?

 

뭐?

 

〈의리 없는 전쟁〉
죽여주지?

 

야마모리! 실은 총알이
남았으!하는 대사!

 

1편 안 봤어?

 

2편도 끝내주는데,
둘 다 빌려갈래?

 

노조미는 크리스마스 때
뭐 해?

 

남친하고 지내나?

 

남친 말야

 

좋아하는 남자

 

있을 거 아냐?

 

아니요

 

정말?

 

네

 

울 마누라하고
첫 데이트할 때

 

〈러브 스토리〉를 봤었어

 

나는 거짓말을 했습니다

 

마음을 가졌기 때문에
거짓말을 했습니다

 

〈혹성 탈출〉

 

〈태양은 가득히〉

 

〈찰리 채플린의 독재자〉

 

준이치는
뮤지컬을 좋아한다

 

뮤지컬은 노래하며
춤추는 즐거운 영화

 

〈메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는 완전 재밌음

 

뜨끈뜨끈하니 딱 좋네

 

어깨까지 푹 담가

 

자기는 몸이 찬 게
유일한 단점이야

 

뭐? 알아챘어?

 

향이 참 좋아

 

동백 삼푸야

 

쓰던 것보다
100엔 비싸

 

100엔 차이가
엄청나다니까

 

잘 골랐어

 

자기는 좋겠어

 

나이를 안 먹잖아

 

여기 말야

 

흰 털이 났더라고

 

쇼크 받았어

 

언제까지 이렇게
사랑 나눌 수 있을까?

 

무쟈게 예쁘구마

 

겨울의 대삼각형

 

몇 번 묻는 거야?

 

이제 좀 외워

 

저건 시리우스여

 

프로키온에

 

베텔기우스잖아

 

무슨 소리야

 

자기도 예쁘지

 

별을 질투하면
어쩌란 거야

 

나는 공기 인형

 

성욕해소를 위한 대용품

 

노조미

 

영원히 곁에 있어줘

 

손님, 맘에 드세요?

 

하늘엔 뭐가 있어?

 

하늘에는 공기가 있고

 

구름이 떠 있고

 

밤이 되면
달과 별이 나오지

 

하늘은 투명해서
눈엔 안 보이지만

 

그래도 존재해

 

안 보이지만 존재한다

 

어렵네

 

저게 바다야?

 

맞아

 

바다 본 적 없어?

 

나이를 먹는단 거
어떤 거야?

 

늙어서 점점 죽음에
다가가는 거

 

죽음?

 

생명을 잃는 일

 

생명...

 

여기서도
바다내음은 나네

 

바다냄새를 맡으면
어린 시절이 생각나

 

나도, 생각나

 

브로콜리는 먹을 거지?

 

안 먹어?

 

인형 이리 내

 

싫어!

 

모에, 포크는
빗이 아니잖아

 

아리엘은 이렇게 했어

 

누구? 아리...?

 

아.리.엘

 

맞다, 아리엘

 

그랬지

 

아빤 모르잖아

 

엄마랑 둘이 본 건데

 

저기요

 

맥주 하나 더요

 

그리고
부탁 드린 것도 좀...

 

당근 먹었어?

 

응

 

멋진데!

 

남은 것들도 다 먹어

 

무슨 일일까?

 

정전인가?

 

정전됐나?

 

뭐야?

 

생일

 

생일?

 

저 꼬마가 이 세상에
태어난 기념일

 

엄마가 마련한
축하선물인가 봐

 

훅 불어

 

누구나 있어?
생일이?

 

이건 뭐야?

 

토끼풀

 

토끼풀

 

토끼풀...

 

그건 민들레

 

얘는 이제부터
태어나는 거야?

 

시들어 죽은 거야

 

넘 불쌍해

 

언젠가 죽지 않으면

 

세상은 꽉 차서
터지겠지?

 

어렵네

 

또 어떤 걸
알고 싶어?

 

너에 대해...

 

더 많이

 

‘캔디’

 

5980엔

 

나 왔어

 

혼자 심심했지?

 

그 왕재수 놈,
무단 결근했더라고

 

바빠 죽을 뻔 했어

 

나는 공기 인형

 

세일하는
구형모델이었다

 

‘아리’인지 ‘마리’인지
하는 소녀가

 

포크로 머리를
빗는다던데...

 

이름이 ‘아리’라...

 

모르겠어?

 

어쩌지

 

‘인어공주’일 겁니다

 

이쪽에 있어요

 

있어요?
잘 됐네요

 

죄송합니다

 

무지 나쁜 경찰관
얘기 없어?

 

뇌물수수에
마약 뒷거래도 하는

 

열라 썩어빠진 경찰

 

열라 썩어빠진?

 

맞아,
그런 거 없어?

 

당연히 있습죠

 

아벨 페라라 감독의
〈악질 경찰〉

 

진짜 나쁜 놈 맞아?

 

나쁜 정도가 아니죠

 

하비 카이텔이
완전 개자식이죠

 

개자식?

 

〈도니 브래스코〉도 있죠

 

알파치노가 마피아예요

 

- 조니 뎁이 경찰관이지?
- 맞아요

 

- 벌써 봤어
- 보셨구나

 

저기요

 

이걸로 지우세요

 

선 말예요

 

선?

 

뭔 선?

 

해... 삣?

 

햇빛

 

햇... 삐?

 

그럼,
테오 앙겔로풀로스의

 

〈비키퍼〉

 

괴로?

 

- 앙겔로
- 앙괴로?

 

다리 건너편
‘츠타야’에 가 봐

 

〈햇빛 속의 모과나무〉는
판매전용이고

 

〈비키퍼〉는 박스 세트라
대여가 안 될 걸요

 

- ‘츠타야’에서도
-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다리 건너편이야

 

고마워

 

죄송합니다

 

도움도 못 되고...

 

넌 이름이 뭐니?

 

봐, 꽃이 피었네?

 

무슨 꽃일까?

 

저기요

 

미안해요

 

죄송합니다

 

미안합니다

 

실례합니다

 

하루살이라는
곤충 알아?

 

하루살이는

 

성충이 되면
하루 만에 죽어

 

몸 속은
텅 비었고

 

위도 장도 없다지

 

속엔 알만
가득 차 있어

 

낳고 죽으면 끝나는
목숨이지

 

인간도 마찬가지야

 

허망하지

 

저도 텅 비었어요

 

이런 우연이 있나

 

나도 텅 비었는데

 

우리 말고도 있나요?

 

요새는
다들 그래

 

다들?

 

특히 이런 대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너만 그런 거 아냐

 

혹시 이런 시 알아?

 

시...?

 

시란 거 몰라?

 

상관없지

 

‘생명은’

 

생명은...

 

거 뭐냐,
‘생명은...’

 

거 뭐냐... 생명은?

 

생명은

 

자기 혼자만으로는
완결될 수 없게

 

만들어져 있다고 한다

 

꽃도

 

암술과 수술이 있어도
불충분하여

 

곤충과 바람이 찾아와

 

둘을 어어주어야 한다

 

생명은, 그 속에
결여를 안고 있어

 

빈 곳을 타인을 통해
채워야 한다

 

세상은 타인들이
만나는 장소

 

하지만 서로

 

빈 곳을
채워줄 수 있단 걸

 

알지도 못하고
알려주지도 않네

 

흩어져 있는 사람들

 

무관심 속에
살아가는 관계들

 

손님, 케이크 하나
들여가세요

 

주인님 한 분
나가십니다

 

주인님,
안녕히 가십시오

 

때로는 역겹게
느껴지는 일 조차

 

허용되는 관계들

 

그런 식으로

 

세상이 느슨하게
만들어져 있는 건

 

왜일까?

 

미사토예요

 

미사토짱?
몇 살이야?

 

스물넷이요

 

스물넷?

 

미사토짱, 이 근처
맛집 알아?

 

어제 처음 와서
잘 몰라요

 

그렇군

 

뭐 좋아해?

 

파스타

 

나도 파스타 좋아해

 

밥은 곱빼기로 줘요

 

- 네, 곱빼기로
- 나도 곱빼기

 

햄치즈 버거는
취소하시고...

 

- 런치메뉴 돼요?
- 얼음물도 줘요

 

알겠습니다

 

런치세트로 바꿀게요

 

런치세트, 알겠습니다

 

용의자는,
간사이 여행 때

 

외국인에게 1g
7천 엔에 샀고

 

일부만 음용했다고
합니다

 

엄청 비싸네

 

다음 뉴스입니다

 

꽃이 피어있다

 

꽃의 바로 곁에서

 

날파리의 모습을 한
타인이

 

빛을 휘감으며
날고 있다

 

나도 어느 시절엔가

 

누군가를 위한
날파리였을까?

 

당신도 어느 시절엔가

 

나를 위한
바람이었을 지 모른다

 

손님이 안 오네

 

안 오네

 

망하는 거 아냐?

 

좋아하는데...

 

이 가게

 

스티븐 킹 원작에

 

리버 피닉스가
15살 때 나온 영화는?

 

〈스탠 바이 미〉

 

정답!

 

성공!

 

다음 문제

 

마쓰다 유사쿠의 유작인
할리우드 영화는?

 

보지 말아줘

 

공기...

 

공기를 넣어야 돼

 

공기구멍 어딨어?

 

배

 

미안해

 

보지마

 

하지만...

 

이젠 괜찮을 거야

 

조금만 더...

 

이대로...

 

다녀올게요

 

나이를 먹어요

 

나 말예요
나이를 먹을 거예요

 

깜짝 놀랐지?

 

응

 

근데 나 말고도
꽤나 많댔어

 

어떤 사람이 그랬어

 

나도 그래

 

정말이야?

 

나도 비슷해

 

진짜로?

 

그랬구나

 

처음 만났을 때
그런 느낌이 들었어

 

나랑 비슷하다고

 

파칭코 대박났어!

 

우, 우...
이런 우연이!

 

왜 그래?

 

암 것도 아냐

 

무쟈게 예쁘구마

 

저건 시리우스여

 

저건 프로키온

 

누구한테 배웠어?
사투리?

 

사투리?

 

영화에서 봤어

 

무슨 영화였더라,
그게...

 

지난 번에
느낌이 어땠어?

 

지난 번?

 

가게에서 말야

 

숨 불어넣어줬을 때?

 

아니

 

네 몸에서 공기가
빠져나갔을 때

 

아

 

고통스러웠어?

 

응

 

고통스러웠어

 

마음을 가진다는 건

 

가슴 아린 일이었습니다

 

미사토 걘
젊다는 게 다야

 

그런 인기는
금세 떨어지지

 

걘 파트타임
알바일 뿐이야

 

그렇대도

 

잠깐 있다 갈 건데

 

네가 신경 쓸
가치도 없어

 

하지만...

 

괜찮아, 괜찮대도

 

널 대신할 사람은
아무도 없어

 

정말로?

 

진짜?

 

9일, 19시18분

 

자기 연금을
내가 훔쳤다면서

 

워낙 날
몰아붙이길래

 

열 받아서
홧김에 그랬어요

 

잘못했습니다

아뇨, 오사카에서
일어난 사건이고

 

범인은 자수해서
체포됐어요

 

맘 놓으세요

 

할머니랑은
전혀 상관 없어요

 

전혀요?

 

네, 전혀요

 

안녕히 가세요

 

일이 바빠서
봄까진 못 가

 

근데 나 없을 때
집에 왔었어?

 

맘대로
치우지 말라니까

 

버렸다고? 왜?

 

소중한 거라기 보단...

 

이웃하고
나눠먹지 그랬니?

 

썩게 놔두긴!

 

미카는 벌써
둘째 가졌댄다

 

아버지랑 사과농사
지으라고 안 할 테니

 

이제 그만 돌아와

 

여태 주문 하나
제대로 못 받고

 

몇 년째
버벅대기만 할 겁니까?

 

아저씨 관둬도
아무도 안 잡아요

 

대신할 사람
줄 섰으니까

 

뭐 좋다고
실실 쪼개요?

 

그 표정, 역겨워요

 

죄송합니다

 

슬픈 영화

 

저기요

 

네!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이거 빌릴게요

 

감사합니다

 

너희들
벌써 했어?

 

준이치하고, 했지?

 

숨길 거 없잖아

 

둘이 사귀지?

 

아뇨

 

저 사람 남친이야?

 

공원에서 다 봤어

 

네가 저 남자랑
있는 거

 

준이치는 아무 것도
모르지?

 

아무하고나 다
하는 거냐?

 

요즘 기집애들이란...

 

‘하루에’...!

 

여기 좀 만져줘

 

여기!

 

좀 만져봐

 

거기!

 

하루에!

 

나는 공기 인형

 

성욕해소를 위한 대용품

 

나는...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사랑하는 노조미~

 

노조미

 

기분 좋아?

 

노조미...

 

하얀 일등성은
프로키시온

 

저 세 별을 이은
삼각형을

 

‘겨울의 대삼각형’이라고 해

 

알겠니?

 

이런...
싸버리겠네

 

오줌 누고 올게

 

누구야?

 

설마...노조미야?

 

케이크까지 사오고

 

생일이야?

 

그게...

 

자기도 했었어

 

처음 데려온 날

 

난 몰라

 

기억 안 나

 

진짜 했어

 

사진도 있어

 

나 말야

 

마음을 가져버렸어

 

마음?

 

맞아, 마음

 

어떻게?

 

나도 몰라

 

근데 나의
어디가 좋았어?

 

어디라니...?

 

대답을 못 하네

 

노조미란 이름도
옛 여친 이름이잖아

 

내 블로그 봤어?

 

난 그 여자의
대용품이지?

 

뭔 소리야

 

그런 게 아냐

 

헤어진 후 처음엔
외롭긴 했어

 

하지만 지금은 달라

 

내가 뭔 소릴...

 

어째서 나야?

 

어째서라니?

 

내가 아니어도
되는 거잖아

 

그렇지?

 

사진 봐

 

부탁이 있는데

 

예전의 인형으로
돌아와 줘

 

예전의?

 

일반적인
그냥 인형으로

 

안 될까?

 

마음 같은 거
없을 때가 좋았어?

 

맞아

 

피곤해

 

이런 거 귀찮아서
널 선택한 건데

 

귀찮다니...

 

너무해!
어떻게 내게...!

 

그게 아냐
오해야

 

자기가 아니라
인간이 귀찮다고!

 

노조미!

 

노조미!

 

노조미!

 

고맙구만

 

개는 질색이야

 

제 맘대로
먼저 늙어서는

 

순식간에
죽어버리지

 

개를 키우면
더 외로워질 뿐야

 

이거... 할아버지?

 

맞아

 

한 고등학교에서
대리 교사를 했었어

 

대리? 대용품?

 

맞아

 

난 항상 속이 빈
대용품이었지

 

외로웠어요?

 

글쎄

 

이젠 기억도 안 나

 

미안한데

 

좀 만져줄 수 있을까?

 

정말 기분 좋군

 

너도 느껴봐

 

옛말에
손이 찬 사람은

 

마음이 따뜻하댔지

 

근거 없는
얘기지만 말야

 

돌아왔구나

 

다녀왔어요

 

널 만들긴 했지만
나도 모르겠는데

 

마음이 어떻게
생겼는지 물으면

 

인간을 만든 신도
모른다고 할 걸

 

마음 같은 거
없는 게 나았니?

 

모르겠어요

 

근데...

 

괴로워요

 

처음엔 다들
똑같았는데

 

돌아왔을 때 보면
얼굴들이 달라

 

사랑 받았는지 아닌지
표정에 다 드러나

 

그 말은, 다들 마음이
있었단 거 아닐까?

 

얘들은 어떻게 되나요?

 

1년에 한 번, 봄에
모아서 버려

 

안됐지만
재활용 쓰레기야

 

재활용...쓰레기

 

인간도 죽으면
소각용 쓰레기가 되니까

 

크게 다를 바 없지

 

소각용... 쓰레기

 

좀 물어봐도 될까?

 

네가 본 세상엔
슬픈 일들 뿐이었어?

 

아름다운 일, 좋은 일도
조금은 있었니?

 

그렇담 다행이구나

 

날 만들어줘서
고맙습니다

 

내가 더 고맙지

 

잘 다녀와

 

다녀올게요

 

나 말야

 

누군가의
대신이라도 괜찮아

 

넌 그 누구의
대신도 아냐

 

뭐든 해줄게

 

난 그러기 위해
태어났으니까

 

네가 원하는 거라면

 

뭐든 할게

 

정말로?

 

응

 

뭘 해도 괜찮아?

 

응, 뭐든 좋아

 

다른 사람에겐
부탁할 수 없지만

 

너라면...

 

나만 할 수 있어?

 

응

 

뭔데?

 

공기를 빼고 싶어

 

뺀다고? 공기를?

 

그래

 

그치만...

 

걱정 마

 

전처럼 내가
불어넣어줄게

 

근데...

 

왜 하고 싶어?

 

상관없어

 

너 좋을 대로 해

 

준이치의 공기구멍은
어딨어?

 

내 숨으로
가득 채워줄게

 

나한테 해준 것처럼

 

나의 숨으로는

 

준이치를
채울 수 없었습니다

 

혼자야?

 

혼자 아냐?

 

뭐야, 사람 놀려?

 

나는

 

마음을

 

가졌습니다

 

뉴스 봤어요?

 

시체를 쓰레기장에 버렸대요

 

강 건너에요

 

- 정말 끔찍하죠?
- 소름 끼쳐요

 

교환한 거야

 

모에! 쓰레기 만지면
더러워져

 

알았어

 

- 어서 가거라
- 다녀올게요

 

엄마...

 

엄마...

 

모에!

 

체육복 가져가

 

예쁘다

 

배두나

 

ARATA

 

이타오 이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