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00:00:09,510 --> 00:00:11,303 쉰 살이 넘어가면 기분이 묘해요 2 00:00:11,386 --> 00:00:12,387 "표 구합니다" 3 00:00:12,471 --> 00:00:14,348 내 인생이 엉망인 걸 깨닫게 되거든요 4 00:00:14,431 --> 00:00:15,432 "오늘의 공연, 빌 버 매진" 5 00:00:19,061 --> 00:00:21,939 난 스탠드 업 공연을 코미디가 좋아서 하는 줄 알았어요 6 00:00:22,523 --> 00:00:25,734 하지만 생각해 봤더니 그게 아니더라고요 7 00:00:26,276 --> 00:00:27,444 스탠드 업 공연이란 건 8 00:00:27,527 --> 00:00:30,447 어느 공간이든 걸어 들어가서 9 00:00:30,989 --> 00:00:33,659 생전 처음 보는 사람들 앞에 서더라도 10 00:00:34,243 --> 00:00:36,036 모두의 호감을 얻기 가장 좋은 방법이에요 11 00:00:36,620 --> 00:00:39,957 신사 숙녀 여러분 빌 버를 소개합니다 12 00:00:41,208 --> 00:00:43,919 험난한 세상을 헤쳐가다 보면 13 00:00:44,628 --> 00:00:48,966 가장 상처 안 받을 만한 장소를 찾게 되죠 14 00:00:57,182 --> 00:00:59,309 네, 고마워요 15 00:00:59,393 --> 00:01:00,936 정말 고맙습니다 16 00:01:01,812 --> 00:01:05,023 고마워요, 감사합니다 좋아요 17 00:01:05,107 --> 00:01:06,984 빌 버: 드랍 데드 이어즈 18 00:01:07,943 --> 00:01:09,653 반가워요, 안녕들 하시죠? 19 00:01:09,736 --> 00:01:11,363 여기 오니까 좋네요 20 00:01:12,072 --> 00:01:16,326 시애틀에 오니까 정말 기분 좋아요 21 00:01:18,161 --> 00:01:22,207 온갖 진보적인 사건들이 벌어지는 곳이잖아요 22 00:01:23,375 --> 00:01:26,503 캐피틀힐에 갔다가 기절하는 줄 알았어요 23 00:01:27,087 --> 00:01:28,088 힙스터 동네에 갔더니 24 00:01:28,171 --> 00:01:30,382 성전환 안 한 남자는 나뿐인 것 같더군요 25 00:01:34,428 --> 00:01:36,013 보고도 못 믿겠더라고요 26 00:01:38,098 --> 00:01:41,101 이렇게 다양한 인간들이 생길지 누가 알았겠어요? 27 00:01:41,184 --> 00:01:43,687 예전엔 동성애자 아니면 이성애자였고 28 00:01:43,770 --> 00:01:45,147 그 중간은 없었잖아요 29 00:01:45,230 --> 00:01:46,732 하지만 지금은 있어요 30 00:01:46,815 --> 00:01:48,066 있고말고요 31 00:01:49,651 --> 00:01:51,028 나는 세상사에 별 관심 없어요 32 00:01:51,111 --> 00:01:54,114 나이를 먹을 만큼 먹어서 뉴스도 안 봐요 33 00:01:54,197 --> 00:01:56,325 뉴스 챙겨 보는 사람들은 참 놀라워요 34 00:01:56,408 --> 00:01:59,703 늘 눈썹을 추켜세우고 겁에 질려 있죠 35 00:01:59,786 --> 00:02:01,330 저는 그냥 그런가 보다 해요 36 00:02:01,413 --> 00:02:03,874 투쟁 도피 반응 스위치 켜진 상태로 37 00:02:03,957 --> 00:02:05,000 평생 살고 싶나 봐요? 38 00:02:05,876 --> 00:02:07,878 그 사람들은 이러죠 '플라스틱이 문제야!' 39 00:02:07,961 --> 00:02:10,630 '시리얼 속의 플라스틱을 애들이 먹고 있어' 40 00:02:10,714 --> 00:02:12,841 '이러다간 다 플라스틱 인간이 될 거야' 41 00:02:14,718 --> 00:02:15,886 뉴스가 답을 줘요? 42 00:02:15,969 --> 00:02:17,971 '아니, 그냥 정보 얻으려고 보는 거야' 43 00:02:18,722 --> 00:02:21,183 '당신도 잘 생각해 봐 일 즐겁게 하고' 44 00:02:22,934 --> 00:02:25,479 나는 쓰레기 같은 뉴스엔 관심 안 가지고 45 00:02:25,562 --> 00:02:27,397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몰라요 46 00:02:28,148 --> 00:02:29,858 그렇게 살아야... 47 00:02:29,941 --> 00:02:32,778 물론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대충은 알아요 48 00:02:33,570 --> 00:02:36,448 가자 지구에선 여전히들 싸우고 있죠? 49 00:02:40,243 --> 00:02:41,286 그렇군요 50 00:02:41,370 --> 00:02:42,829 아직도 싸우고 있군요 51 00:02:42,913 --> 00:02:45,207 어느 편을 응원할지는 정하셨나요? 52 00:02:46,041 --> 00:02:48,752 어느 편이 더 오래 살 자격이 있는 걸까요? 53 00:02:48,835 --> 00:02:50,212 그런 거 질색이에요 54 00:02:50,295 --> 00:02:53,757 외교 정책에 따라 어떤 나라 애들은 살려 주고 55 00:02:53,840 --> 00:02:56,343 어떤 나라 애들은 안 살려 주고... 56 00:02:56,426 --> 00:03:00,681 2024년이나 됐는데 어떻게 전쟁이 아직 합법이죠? 57 00:03:00,764 --> 00:03:01,973 누가 설명해 볼래요? 58 00:03:02,057 --> 00:03:04,559 오프라 윈프리처럼 박수받으며 쉬어 가기 싫어요 59 00:03:04,643 --> 00:03:05,644 그만 쳐요 60 00:03:05,727 --> 00:03:08,522 그냥 질문을 던졌을 뿐이에요 알았죠? 61 00:03:08,605 --> 00:03:10,899 코미디언이 뚱돼지를 보고도 62 00:03:10,982 --> 00:03:13,485 뚱돼지라고 못 놀리는 시대가 됐잖아요? 63 00:03:13,568 --> 00:03:15,821 마지막 피자 한 조각을 그놈이 먹고 64 00:03:15,904 --> 00:03:18,448 페퍼로니 냄새 풍기며 안 먹었다고 잡아떼도 65 00:03:18,532 --> 00:03:21,410 이렇게 욕할 수 없죠 '젖 달린 돼지 새끼야' 66 00:03:21,493 --> 00:03:24,162 '네가 처먹은 거 다 아니까 인정해!' 67 00:03:24,246 --> 00:03:26,289 다 나를 욕하겠죠 '피자는 먹었지만' 68 00:03:26,373 --> 00:03:28,875 '상대방의 외모를 조롱해선 안 돼요' 69 00:03:28,959 --> 00:03:30,460 '안 그래요?' 70 00:03:30,544 --> 00:03:33,505 욕해도 되죠! 피자 돌려받기는 글렀으니까 71 00:03:33,588 --> 00:03:36,383 그놈 기분이라도 잡쳐 놔야 할 거 아닙니까? 72 00:03:38,927 --> 00:03:40,512 이런 욕은 금지됐지만 73 00:03:40,595 --> 00:03:45,225 마음에 안 드는 사람들 방향으로 미사일을 쏘는 건 74 00:03:45,308 --> 00:03:47,018 사회적으로 용납됩니다 75 00:03:51,022 --> 00:03:53,316 이봐요, 거기엔 어린애들이 살잖아요 76 00:03:53,400 --> 00:03:54,985 제일 웃긴 반응이 이거예요 77 00:03:55,068 --> 00:03:57,904 '놈들이 애들을 인간 방패로 쓰는데 어떡해요' 78 00:03:58,488 --> 00:04:00,574 그러면 방패에 안 맞게 쏘든가! 79 00:04:04,077 --> 00:04:08,206 이웃집 인간에게 열받아서 열라 패 주고 싶은데 80 00:04:08,290 --> 00:04:10,417 놈이 아기를 안고 있다고 칩시다 81 00:04:10,500 --> 00:04:13,336 주먹으로 아기를 뚫고 때리진 않잖아요? 82 00:04:15,088 --> 00:04:18,008 아기한테 안 맞게 훅을 날리든가 83 00:04:18,091 --> 00:04:19,968 다리를 걸어야 하죠 84 00:04:20,635 --> 00:04:21,970 적어도 잔디밭에서 때려야죠 85 00:04:22,053 --> 00:04:25,140 그래야 아기가 떨어져도 푹신한 곳에 떨어지잖아요 86 00:04:25,807 --> 00:04:27,642 쌈박질에도 규칙이 있어요 87 00:04:32,147 --> 00:04:35,150 대학생 꼬맹이들이 호들갑 떠는 것도 참 웃겨요 88 00:04:35,233 --> 00:04:36,693 팔레스타인을 응원한다며 이러죠 89 00:04:36,777 --> 00:04:38,320 '이스라엘 놈들은 간도 크지' 90 00:04:38,403 --> 00:04:42,282 '미국이 20년간 해 온 짓을 똑같이 따라 해?' 91 00:04:42,365 --> 00:04:43,575 '제정신이야?' 92 00:04:44,117 --> 00:04:46,328 '너희는 그러면 안 돼 우리만 해야 해' 93 00:04:49,623 --> 00:04:51,333 방금 개그는 마음에 안 들었죠? 94 00:04:51,416 --> 00:04:53,418 너무 뼈 때리는 개그였군요 알았어요 95 00:04:53,502 --> 00:04:54,961 아뇨, 이해해요 96 00:04:55,045 --> 00:04:56,588 그 사람들을 해방하려는 거잖아요? 97 00:04:58,089 --> 00:05:00,509 어쨌든 아까도 말했지만 내 말은 흘려들어요 98 00:05:00,592 --> 00:05:02,135 난 세상 돌아가는 것도 모르고 99 00:05:02,219 --> 00:05:05,305 그냥 흘러가는 대로 살고 있을 뿐이니까요 100 00:05:06,139 --> 00:05:07,265 난 단순하게 살려고 해요 101 00:05:07,349 --> 00:05:10,101 가정생활에 집중했더니 살맛이 나더군요 102 00:05:10,185 --> 00:05:12,395 특히 요즘 참 즐거워요 103 00:05:12,479 --> 00:05:15,690 부부 사이에 다시 활기가 돌고 있거든요 104 00:05:15,774 --> 00:05:19,319 요즘엔 아내랑 정말 잘 지내고 있어요 105 00:05:19,402 --> 00:05:22,364 2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죠 진짜예요 106 00:05:24,533 --> 00:05:26,451 뭔가 답을 찾은 것 같아요 107 00:05:27,118 --> 00:05:28,328 답을 찾았어요 108 00:05:28,411 --> 00:05:31,998 그 계기가 된 사건이 친구의 죽음이었습니다 109 00:05:35,502 --> 00:05:37,212 나도 그런 나이가 됐어요 110 00:05:37,295 --> 00:05:40,215 하나둘 죽을 나이죠 56세가 됐거든요 111 00:05:40,298 --> 00:05:43,760 물론 자연사하기엔 아직 젊은 나이이긴 하지만 112 00:05:43,844 --> 00:05:47,180 갑자기 쓰러져 죽기에 젊은 나이는 아니잖아요? 113 00:05:48,431 --> 00:05:51,810 언제든 쓰러져 죽을 수 있는 나이가 됐단 겁니다 114 00:05:52,310 --> 00:05:56,982 대략 49세에서 61세가 여기에 해당하는 나이죠 115 00:05:57,065 --> 00:05:58,525 어차피 61세 이후로는 116 00:05:58,608 --> 00:06:01,862 투병 생활 하다가 세상 하직할 일만 남았어요 117 00:06:04,030 --> 00:06:05,490 남자는 제 나이대가 되면 118 00:06:06,741 --> 00:06:08,285 갑자기 쓰러져 죽어요 119 00:06:08,368 --> 00:06:12,372 갑자기 쓰러져 죽는 건 남자만 할 수 있는 경험이에요 120 00:06:13,123 --> 00:06:14,249 여자는 갑자기 안 죽어요 121 00:06:14,332 --> 00:06:15,876 브런치 먹으러 갔는데 122 00:06:15,959 --> 00:06:17,919 웬 여자가 칵테일 주문하다가 123 00:06:18,003 --> 00:06:21,256 가슴 부여잡고 타파스에 얼굴 박는 거 봤어요? 124 00:06:21,339 --> 00:06:23,884 '어떡해, 캐시!' 못 봤죠? 125 00:06:25,302 --> 00:06:26,553 안 그러거든요 126 00:06:26,636 --> 00:06:28,513 남자는 아무 때나 쓰러져 뒈져요 127 00:06:28,597 --> 00:06:31,391 골프 코스 돌면서 이 지랄 하다가... 128 00:06:33,018 --> 00:06:36,271 갑자기 뜬금없이 풀밭에 푹 쓰러지죠 129 00:06:36,771 --> 00:06:38,690 남자 둘이 골프 카트 타다가 130 00:06:38,773 --> 00:06:40,775 한 친구가 옆으로 쓰러져 죽기도 해요 131 00:06:40,859 --> 00:06:42,777 왜 그렇게 죽는지 아시죠? 132 00:06:43,778 --> 00:06:46,406 울지 않고 참아서 죽은 거예요 133 00:06:47,866 --> 00:06:49,284 꾹 참은 거죠 134 00:06:49,951 --> 00:06:52,203 심지어 망할 바지를 입다가 135 00:06:52,287 --> 00:06:55,498 침대 위로 자빠져서 못 일어나는 경우도 있어요 136 00:06:55,582 --> 00:06:56,791 충분히 가능한 일이죠 137 00:06:58,209 --> 00:06:59,794 예를 하나 들어 볼게요 138 00:06:59,878 --> 00:07:02,797 예를 들자면 나는 위층 화장실에 있고 139 00:07:02,881 --> 00:07:05,425 아내가 아래층에서 아침상을 차린다고 칩시다 140 00:07:05,508 --> 00:07:07,677 꿈속에서나 가능한 일이죠? 141 00:07:09,262 --> 00:07:12,140 요즘도 여자가 남자를 위해 밥상을 차린다고 칩시다 142 00:07:14,184 --> 00:07:18,146 그래 봤자 배달 온 음식을 전자레인지에 데우고 있겠죠 143 00:07:19,814 --> 00:07:21,858 아내만의 사랑 표현법이거든요 144 00:07:21,941 --> 00:07:24,110 나는 위층 화장실에 있는데 145 00:07:24,194 --> 00:07:26,738 아내가 갑자기 천장에서 쿵 소리를 들어요 146 00:07:27,405 --> 00:07:28,907 아내가 묻겠죠, '여보?' 147 00:07:28,990 --> 00:07:30,700 '여보, 쓰러졌어?' 148 00:07:30,784 --> 00:07:32,118 '재미없거든?' 149 00:07:33,286 --> 00:07:34,245 '여보?' 150 00:07:34,329 --> 00:07:36,790 그리고 정신 차려 보면 내 장례식에 와 있는 거예요 151 00:07:37,999 --> 00:07:39,584 이렇게 순식간에 일어나요 152 00:07:39,668 --> 00:07:41,961 누군가는 내 죽음을 최대한 좋게 포장하겠죠 153 00:07:42,587 --> 00:07:45,382 '그래도 좋아하는 일을 하다가 죽었으니 잘됐지' 154 00:07:46,591 --> 00:07:50,053 '위층 화장실에서 고추 털 다듬다가 죽었잖아' 155 00:07:50,136 --> 00:07:52,847 'AC/DC 노래 들으면서' 156 00:07:57,977 --> 00:08:01,106 내가 장례식장에서 제일 좋아하는 유형은 157 00:08:01,189 --> 00:08:04,275 '로앤오더'처럼 죽음을 분석하는 사람이에요 158 00:08:04,984 --> 00:08:08,863 '아마 얼마나 잘 깎이나 내려다보고 있었을 거야' 159 00:08:08,947 --> 00:08:10,657 '그런데 머리에 무게가 쏠려서' 160 00:08:10,740 --> 00:08:13,493 '발끝으로 섰다가 균형을 잃었고' 161 00:08:13,576 --> 00:08:16,955 '세면대에 머리를 박았다가 다시 튕겨 나왔는데' 162 00:08:17,038 --> 00:08:18,289 '매트가 안 깔려 있었지' 163 00:08:18,373 --> 00:08:21,209 '아마도 사건은 그렇게 발생했을 거야' 164 00:08:24,504 --> 00:08:25,505 뭐, 어쨌든 165 00:08:26,548 --> 00:08:28,425 친구 하나를 또 잃었습니다 166 00:08:29,509 --> 00:08:31,553 친구가 죽어서 장례식에 갔더니 167 00:08:31,636 --> 00:08:33,346 관 뚜껑을 열어 놨더라고요 168 00:08:33,430 --> 00:08:36,141 2023년이니까 작년인데 관을 열어 놨어요 169 00:08:36,224 --> 00:08:37,392 요즘도 그런다고요? 170 00:08:39,018 --> 00:08:42,397 관 열고 하는 장례식이 예전부터 이해가 안 됐어요 171 00:08:42,480 --> 00:08:44,774 죽었다는 말을 내가 의심한 것도 아닌데 172 00:08:44,858 --> 00:08:46,067 왜 보여 주냐고! 173 00:08:49,446 --> 00:08:51,281 웬 찌질이가 따지기라도 했나요? 174 00:08:51,364 --> 00:08:54,075 '녀석이 죽었다는 말은 순 헛소리야' 175 00:08:54,159 --> 00:08:56,828 '못 믿겠어 신용 카드 빚이 많았잖아' 176 00:08:56,911 --> 00:08:59,080 '아내랑 사이도 안 좋았지' 177 00:08:59,581 --> 00:09:01,875 '죽음을 위장할 만한 모든 조건을 갖췄어' 178 00:09:01,958 --> 00:09:03,918 '확인해야겠어, 관 열어 봐' 179 00:09:04,002 --> 00:09:05,211 '뭐 들었는지 보자' 180 00:09:05,837 --> 00:09:07,088 '뭐 들었나 보자' 181 00:09:09,215 --> 00:09:11,676 '좋아, 아주 좋아 이 정도면 괜찮지' 182 00:09:13,344 --> 00:09:14,679 '딱 봐도 죽었네' 183 00:09:14,763 --> 00:09:16,973 '프랭크는 장난기가 많은 놈이니까 일단 열어 놔' 184 00:09:17,057 --> 00:09:18,266 '계속 지켜보자' 185 00:09:20,101 --> 00:09:21,311 관을 열어 놨더라고요 186 00:09:21,394 --> 00:09:24,147 친구가 서서 스포츠 뉴스라도 보는 것처럼 187 00:09:24,230 --> 00:09:25,857 시체를 90분간 세워 놨죠 188 00:09:27,358 --> 00:09:31,321 죽은 친구의 옆통수를 앉아서 지켜봐야 했어요 189 00:09:31,404 --> 00:09:34,532 대체 그런 기억을 왜 보관해야 하냐는 거죠 190 00:09:35,450 --> 00:09:36,993 어쨌든 장례식 가면 뭘 하죠? 191 00:09:37,077 --> 00:09:39,287 나의 삶을 돌아보게 됩니다 192 00:09:39,370 --> 00:09:40,747 곰곰이 생각해 봤더니 193 00:09:40,830 --> 00:09:43,708 내 인생이 정말 빨리 지나가고 있는 것 같더군요 194 00:09:43,792 --> 00:09:45,293 애들도 참 빨리 자라죠 195 00:09:45,376 --> 00:09:48,129 그러다 생전 처음 깨달은 건데요 196 00:09:48,213 --> 00:09:52,008 아내와의 결혼 생활도 순식간에 지나가고 있더군요 197 00:09:52,092 --> 00:09:55,553 '어휴, 결혼한 지 벌써 11년이나 됐잖아' 198 00:09:55,637 --> 00:09:57,889 그래서 생각해 봤더니... 199 00:09:57,972 --> 00:09:58,973 우리 부부를 아세요? 200 00:10:03,228 --> 00:10:04,354 저런 반응 재밌어요 201 00:10:04,437 --> 00:10:06,481 결혼 45년 차라고 하면 막 이러잖아요 202 00:10:07,732 --> 00:10:10,819 남편이 아내를 라디에이터에 묶어 놨을지 누가 압니까? 203 00:10:13,196 --> 00:10:16,282 둘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알지도 못하잖아요 204 00:10:18,701 --> 00:10:21,496 세상을 밝게만 본다고 좋은 게 아니에요 205 00:10:21,579 --> 00:10:24,249 주변을 늘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해요 206 00:10:26,167 --> 00:10:28,211 떠나려는 아내를 내가 잡아 놨을 수도 있죠 207 00:10:28,294 --> 00:10:31,005 농담이고 우린 행복한 부부라고 생각해요 208 00:10:31,089 --> 00:10:34,592 아내랑 11년간 어떻게 살았는지 돌아봤더니 209 00:10:34,676 --> 00:10:37,846 참 한심한 이유로 많이도 싸웠더군요 210 00:10:37,929 --> 00:10:40,140 그중 절반은 왜 싸웠는지 기억도 안 나요 211 00:10:41,015 --> 00:10:42,684 평생 함께하기로 한 아내에게 212 00:10:42,767 --> 00:10:44,978 괴팍하게 심술이나 부리고 있죠 213 00:10:45,061 --> 00:10:48,690 한 번뿐인 아내의 인생을 망치고 있더라고요 214 00:10:50,108 --> 00:10:52,110 그날 앉아서 죽은 친구의 머리를 보며 215 00:10:52,193 --> 00:10:53,278 생각한 건데... 216 00:10:57,907 --> 00:11:01,119 안 볼 수가 없었어요! 그럼 어디를 보겠어요? 217 00:11:02,370 --> 00:11:05,582 앞에 친구 시체가 있는데 추도사가 귀에 들어오겠어요? 218 00:11:05,665 --> 00:11:06,916 옆통수나 보는 거죠 219 00:11:07,750 --> 00:11:10,712 '나도 저렇게 되려나? 그렇겠지? 미치겠다' 220 00:11:14,007 --> 00:11:15,675 그래서 그때 결심했습니다 221 00:11:15,758 --> 00:11:18,761 '인생 후반전엔 아내 말을 더 잘 들어주자' 222 00:11:22,015 --> 00:11:25,143 그냥 아내가 하자는 대로 따라가 주는 거죠 223 00:11:26,477 --> 00:11:27,353 아주 살짝요 224 00:11:27,437 --> 00:11:30,648 이게 부부 사이에 큰 변화를 일으킬 줄은 몰랐는데 225 00:11:30,732 --> 00:11:32,233 완전 큰 변화가 생기더군요 226 00:11:34,611 --> 00:11:37,572 내가 아내 말에 그렇게 트집 잡는 줄 몰랐는데 227 00:11:37,655 --> 00:11:39,282 엄청 잡았었나 봐요 228 00:11:40,033 --> 00:11:42,660 평소에 아내는 평범한 목소리로 말해요 229 00:11:42,744 --> 00:11:45,413 내 말이 마음에 안 들면 잔소리도 하고 230 00:11:45,496 --> 00:11:46,831 들들 볶기도 하지만 231 00:11:46,915 --> 00:11:50,960 나한테 뭔가 하자고 제안할 땐 목소리가 달라져요 232 00:11:51,044 --> 00:11:53,338 제가 하기 싫어할 만한 일들 있잖아요 233 00:11:53,421 --> 00:11:57,217 잘 깨지는 달걀 다루듯 아주 조심조심 말해요 234 00:11:57,300 --> 00:12:00,053 평소 말투는 '공연 가? 잘 다녀와'인데 235 00:12:00,136 --> 00:12:01,346 갑자기 이렇게 바뀌죠 236 00:12:02,263 --> 00:12:03,765 '있잖아, 여보' 237 00:12:06,809 --> 00:12:09,395 이런 말을 꺼낼 땐 꼭 무슨 물건을 만지작대요 238 00:12:09,479 --> 00:12:11,064 '있잖아, 여보' 239 00:12:12,357 --> 00:12:14,150 '할 얘기가 좀 있는데' 240 00:12:14,234 --> 00:12:15,985 진짜 소심하게 말해요 241 00:12:16,069 --> 00:12:18,655 어떤 전선을 잘라야 폭탄이 안 터질지 242 00:12:18,738 --> 00:12:20,406 고민하는 것 같죠 243 00:12:20,490 --> 00:12:22,242 '있잖아, 여보' 244 00:12:24,786 --> 00:12:28,456 '친구가 그러는데 새 식당이 문을 열었대' 245 00:12:29,415 --> 00:12:31,960 '길모퉁이의 식당인데 음식이 정말 맛있나 봐' 246 00:12:32,961 --> 00:12:36,005 '우리도 나중에 저녁 먹으러 가면 좋겠더라' 247 00:12:36,089 --> 00:12:39,050 '데이트 삼아서 정말 맛있는지 가 보는 거지 248 00:12:42,637 --> 00:12:46,015 예전의 나라면 이랬을 겁니다 '그래, 외식 좋지' 249 00:12:46,099 --> 00:12:48,977 '1년 중 41주는 공연하느라 밖에 있는 남편이' 250 00:12:49,060 --> 00:12:53,523 '딱 하루 소파에 누워 쉬겠다는데 그 꼴을 못 보는구나' 251 00:12:53,606 --> 00:12:55,108 '어이가 없다, 정말' 252 00:12:55,191 --> 00:12:57,277 '이럴 거면 그냥 LA 공항에 데려가서' 253 00:12:57,360 --> 00:13:00,363 '비행기 태워서 다시 일하라고 보내시지?' 254 00:13:00,446 --> 00:13:04,367 '날 사람으로 보긴 해? 내가 돈 뽑는 ATM이야?' 255 00:13:04,450 --> 00:13:05,618 '그런 거야?' 256 00:13:07,412 --> 00:13:10,206 그래요 예전의 저는 이랬습니다 257 00:13:12,625 --> 00:13:17,547 하지만 그건 예전의 나고 상냥한 신형 빌은 달라요 258 00:13:18,715 --> 00:13:20,049 절대 안 그러죠 259 00:13:21,551 --> 00:13:24,304 전 이렇게 답했어요 '그래, 좋지, 재밌겠다' 260 00:13:24,804 --> 00:13:26,889 그러자 아내가 답하길 '진짜야?' 261 00:13:29,434 --> 00:13:30,852 제가 진짜라고 했더니 262 00:13:30,935 --> 00:13:32,437 아내 반응이 딱 이랬어요 263 00:13:32,937 --> 00:13:33,896 '신난다!' 264 00:13:37,650 --> 00:13:38,985 그러고는 다가오더니 265 00:13:39,068 --> 00:13:41,988 뺨에 아주 달달한 뽀뽀를 쪽 하고 가더군요 266 00:13:42,071 --> 00:13:45,908 연애 초기의 심쿵하는 사랑이 느껴졌어요 267 00:13:47,160 --> 00:13:49,245 아내가 그러고 나가길래 놀라서 생각했죠 268 00:13:49,328 --> 00:13:50,705 '방금 뭐가 지나간 거지?' 269 00:13:51,831 --> 00:13:55,460 '부부 사이에 저런 경험을 더 자주 하고 싶어' 270 00:13:55,543 --> 00:13:57,587 '아내 말에 더 자주 동의해 줘야겠다' 271 00:13:57,670 --> 00:13:59,172 '꽤 할 만하네' 272 00:14:00,965 --> 00:14:02,467 그래서 외식하러 갔어요 273 00:14:04,844 --> 00:14:07,680 네, 저녁 먹으러 나가서 즐거운 시간 보냈고요 274 00:14:07,764 --> 00:14:10,183 이후 2주에 걸쳐 더 느긋해지려 노력했고 275 00:14:10,266 --> 00:14:12,435 나긋나긋해지려 노력했어요 276 00:14:12,518 --> 00:14:14,312 다 잘 풀렸고 아내도 날 평범하게 대했는데 277 00:14:14,395 --> 00:14:16,981 몇 주 지나니까 또 달걀 다루듯 조심스럽게 278 00:14:17,065 --> 00:14:19,400 아내가 이러더군요 '있잖아' 279 00:14:22,820 --> 00:14:24,989 '예전부터 하고 싶었던 말이 있는데' 280 00:14:26,949 --> 00:14:29,786 '몇 주 뒤면 파소로블레스에서' 281 00:14:29,869 --> 00:14:31,537 '지인 결혼식이 열리잖아' 282 00:14:31,621 --> 00:14:34,040 '원래는 식만 보고 바로 돌아오기로 했지만' 283 00:14:34,123 --> 00:14:35,708 '생각을 좀 해 봤더니' 284 00:14:35,792 --> 00:14:37,710 '우리가 와인 산지를 좋아하잖아' 285 00:14:39,545 --> 00:14:41,464 '좀 더 있다 오면 어떨까?' 286 00:14:41,547 --> 00:14:44,217 '며칠 더 묵다 돌아오면 좋지 않을까?' 287 00:14:44,300 --> 00:14:47,303 '원래 900달러 정도로 잡았던 여행 경비가' 288 00:14:47,386 --> 00:14:49,514 '4천 달러로 늘기는 하겠지만' 289 00:14:51,933 --> 00:14:52,892 '혹시나 해서' 290 00:14:54,477 --> 00:14:57,105 '옛날 기분도 되살릴 겸 그렇게 해 보면 어떨까?' 291 00:15:00,650 --> 00:15:04,320 그래서 이렇게 답했죠 '그래, 재밌겠다' 292 00:15:04,403 --> 00:15:06,239 아내가 놀라며 답하더군요 293 00:15:06,322 --> 00:15:09,158 '당신 요즘 성격이 진짜 좋아졌어' 294 00:15:09,242 --> 00:15:11,244 그러고 아내가 뽀뽀해 주기를 기다렸는데 295 00:15:11,327 --> 00:15:13,162 안 해 주는 거 있죠? 296 00:15:13,746 --> 00:15:15,748 그냥 떡하니 버티고 서 있더군요 297 00:15:15,832 --> 00:15:18,626 여자한테 1cm를 양보하면 1km를 넘보잖아요? 298 00:15:18,709 --> 00:15:21,546 그냥 떡하니 서서 이렇게 말하더군요 299 00:15:21,629 --> 00:15:24,966 '그래, 좋아 그리고 말이 나와서 말인데...' 300 00:15:27,093 --> 00:15:30,596 '결혼식이랑 같이 열리는 다른 행사도 많잖아' 301 00:15:30,680 --> 00:15:32,849 '전날 밤에 술 마시면서 사람들도 만나고' 302 00:15:32,932 --> 00:15:35,226 '아침에 브런치도 먹고 결혼식 올리고' 303 00:15:35,309 --> 00:15:37,645 '그다음 날에는 수영장에서 파티도 하지' 304 00:15:37,728 --> 00:15:40,690 '그래서 말인데 미리 쇼핑이라도 하면 어떨까?' 305 00:15:40,773 --> 00:15:45,278 '행사별로 입을 옷을 따로 준비하는 건 어때?' 306 00:15:48,281 --> 00:15:50,283 보시다시피 저는 쇼핑을 싫어해요 307 00:15:50,366 --> 00:15:52,910 안 내켜도 그냥 장단 맞춰 줬는데 308 00:15:52,994 --> 00:15:54,954 아내 말대로 하니 편하긴 하더군요 309 00:15:55,037 --> 00:15:57,665 도착하니까 옷 고르기 싫어하는 날 위해 310 00:15:57,748 --> 00:16:01,586 여덟 살 꼬마 다루듯 아내가 옷을 다 골라 놨어요 311 00:16:01,669 --> 00:16:04,630 난 입기만 하면 됐죠 '이거는 조식용 옷이네' 312 00:16:04,714 --> 00:16:08,384 '입고 내려가서 와플이랑 베이컨 먹어야지' 313 00:16:08,467 --> 00:16:10,887 '팬케이크도 좀 먹을까나?' 314 00:16:10,970 --> 00:16:13,389 '이제 재킷 입고 어른 된 기분 좀 낼까?' 315 00:16:13,472 --> 00:16:16,642 '환경 보호 얘기도 하고 술도 쭉쭉 마셔야지' 316 00:16:16,726 --> 00:16:18,603 아내랑 정말 잘 지냈어요 317 00:16:18,686 --> 00:16:20,646 같이 찍은 사진도 정말 잘 나왔죠 318 00:16:20,730 --> 00:16:24,650 사이도 좋아졌고 열라 끝내주는 시간을 보냈어요 319 00:16:26,319 --> 00:16:28,946 딱 이렇게만 바꿨을 뿐인데 320 00:16:30,031 --> 00:16:31,657 아내랑 최고로 잘 지내고 있어요 321 00:16:31,741 --> 00:16:32,909 답은 간단했어요 322 00:16:32,992 --> 00:16:36,996 한 달에 딱 한 번만 배우자를 행복하게 해 주면 돼요 323 00:16:37,079 --> 00:16:40,499 평소엔 죽어도 동의 안 할 일에 동의해 주는 거죠 324 00:16:44,670 --> 00:16:45,963 하자는 대로 해 주면 325 00:16:46,047 --> 00:16:48,633 행복해서 아주 죽으려고 해요 326 00:16:49,800 --> 00:16:50,885 진짜예요 327 00:16:50,968 --> 00:16:55,097 정리하자면 여러분은 지금 패배한 한 사람을 보고 있어요 328 00:16:59,477 --> 00:17:03,731 아내가 20년 만에 결국 내 등에 안장을 얹은 거죠 329 00:17:03,814 --> 00:17:07,193 목도 막 쓰다듬어 주는데 쓰다듬든 말든 놔둬요 330 00:17:07,276 --> 00:17:09,946 아내가 방향을 지시하면 마차나 끌면 되죠 331 00:17:10,029 --> 00:17:13,282 한심해 보이는 일이라도 일단 동의만 해 주세요 332 00:17:13,366 --> 00:17:14,617 그냥 동의하면 안 되고 333 00:17:14,700 --> 00:17:17,411 아주 열렬하게 동의해야 합니다 334 00:17:17,954 --> 00:17:19,455 '재래시장에 가자고?' 335 00:17:19,538 --> 00:17:21,582 '어휴, 완전 좋지' 336 00:17:22,875 --> 00:17:26,212 '어쩜 좋아 요즘 옥수수가 제철인가?' 337 00:17:26,295 --> 00:17:28,506 '대박, 내가 장바구니 들게' 338 00:17:30,258 --> 00:17:33,010 '스포츠 중계는 녹화해서 볼게 걱정 마' 339 00:17:39,976 --> 00:17:42,478 중요한 건 내 의견이 아니거든요 340 00:17:45,106 --> 00:17:47,942 예전의 그 암흑기로 돌아가기는 싫어요 341 00:17:50,027 --> 00:17:52,280 젠장, 아내가 가자고 하면 갑시다 342 00:17:53,948 --> 00:17:55,241 그래요 343 00:17:55,324 --> 00:17:57,159 이 동네는 비가 많이 온다고 하던데 344 00:17:57,243 --> 00:17:58,911 다들 우울해서 죽겠죠? 345 00:17:58,995 --> 00:18:01,664 다리 밑에 모여서 뭔지 모를 짓거리나 하고 346 00:18:01,747 --> 00:18:03,624 슬픈 음악이나 써 대잖아요 347 00:18:06,460 --> 00:18:09,171 어쨌든, 그래요, 뭐... 348 00:18:10,923 --> 00:18:12,675 제 인생은 묘한 시기에 접어들었어요 349 00:18:12,758 --> 00:18:16,012 집착하던 수많은 문제를 다 놓아 버리고 350 00:18:16,095 --> 00:18:17,930 나에 관해 알아 가고 있죠 351 00:18:18,014 --> 00:18:21,767 최근에 알게 됐는데 저한테 우울증이 있더군요 352 00:18:22,852 --> 00:18:25,563 우울하다고 징징대는 사람이 예전부터 싫었어요 353 00:18:25,646 --> 00:18:29,025 닥쳐, 찌질한 놈아 벌떡 일어나서 헤쳐 나가 354 00:18:29,650 --> 00:18:31,777 그러면 이러겠죠 '나는 병적으로 우울해' 355 00:18:31,861 --> 00:18:33,070 '일어나지도 못하겠어' 356 00:18:33,154 --> 00:18:34,905 그런 인간들 이해를 못 했어요 357 00:18:36,532 --> 00:18:37,491 눈곱만큼도요 358 00:18:37,575 --> 00:18:40,244 대체 왜 저러고 사나 싶었죠 359 00:18:40,953 --> 00:18:43,664 그런데 나도 모르게 똑같은 병에 걸려 있더군요 360 00:18:43,748 --> 00:18:45,207 병적인 우울증은 아니고 361 00:18:45,291 --> 00:18:47,793 그냥 평범한 우울증이에요 뭔지 알죠? 362 00:18:49,337 --> 00:18:52,089 예전에 개같은 일을 많이 겪었는데 363 00:18:52,173 --> 00:18:55,134 잘 처리 안 하고 마음에 쌓아 두기만 했거든요 364 00:18:55,217 --> 00:18:56,886 여기 둥둥 떠 있다가 365 00:18:56,969 --> 00:18:59,055 가끔 한 번씩 내 어깨를 두드려요 366 00:18:59,138 --> 00:19:00,681 '과거를 마주할 준비 됐니?' 367 00:19:00,765 --> 00:19:02,308 뭐, 그것도 좋지만 368 00:19:02,391 --> 00:19:04,644 그냥 인스타나 죽어라 보는 거죠 369 00:19:04,727 --> 00:19:07,396 웬 남자가 낡은 프라이팬 복원하는 영상을 370 00:19:07,480 --> 00:19:10,316 세 시간씩 정신 놓고 봐요 371 00:19:11,359 --> 00:19:13,986 새벽 세 시까지 안 자고 보는 거예요 372 00:19:14,070 --> 00:19:18,949 고압 세척기로 인도나 도로를 청소하는 영상을 보면서 373 00:19:19,033 --> 00:19:21,452 과거를 마주하는 걸 미루죠 374 00:19:21,535 --> 00:19:24,789 그놈은 늘 내 어깨를 두들겨 대고 있어요 375 00:19:24,872 --> 00:19:27,375 안개처럼 슬금슬금 다가오니까 376 00:19:27,458 --> 00:19:29,293 한발 먼저 피하려고 애썼습니다 377 00:19:29,377 --> 00:19:32,129 온갖 취미 생활과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378 00:19:32,213 --> 00:19:34,840 놈이 못 따라붙게 계속 움직였어요 379 00:19:34,924 --> 00:19:39,178 하지만 언젠가는 그놈을 마주하긴 해야겠더라고요 380 00:19:39,261 --> 00:19:42,181 작년 말에 6주 정도 공연을 쉬게 됐는데 381 00:19:42,264 --> 00:19:43,766 놈이 또 나타날 것 같더군요 382 00:19:43,849 --> 00:19:45,393 느낌이 왔죠 '시작하자, 빌' 383 00:19:46,143 --> 00:19:48,270 '공연 쉬는 김에 과거를 마주해야지?' 384 00:19:48,354 --> 00:19:50,106 그래서 이번엔 '에라, 모르겠다' 하면서 385 00:19:50,189 --> 00:19:52,775 과거의 문제에 최대한 머물러 보려 했죠 386 00:19:52,858 --> 00:19:54,276 어떻게 되는지 보려고요 387 00:19:54,360 --> 00:19:57,446 그렇게 사흘쯤 지나니까 아내가 눈치채더군요 388 00:19:58,656 --> 00:20:01,742 모포 돌돌 감고 방구석에 앉아 있었거든요 389 00:20:02,702 --> 00:20:06,038 면도도 뭣도 안 하고 종일 앉아서 TV만 봤어요 390 00:20:06,122 --> 00:20:08,207 재밌게도 머리를 이렇게 밀고 다니면 391 00:20:08,290 --> 00:20:10,418 주짓수 달인 같아 보이는데 392 00:20:10,501 --> 00:20:13,629 사흘만 안 밀면 은퇴한 신발 외판원처럼 보이죠 393 00:20:13,713 --> 00:20:15,923 금시계도 못 차 보고 은퇴한 남자요 394 00:20:16,799 --> 00:20:18,092 그렇게 앉아 있었는데 395 00:20:18,884 --> 00:20:21,971 아내도 애가 둘이다 보니 며칠 지나서야 눈치챘어요 396 00:20:22,054 --> 00:20:23,639 드디어 눈치채고 묻더군요 397 00:20:23,723 --> 00:20:26,183 '여보, 왜 그러는 거야?' 398 00:20:27,184 --> 00:20:28,561 '괜찮은 거야?' 399 00:20:29,270 --> 00:20:31,230 그래서 답했습니다, '아니' 400 00:20:32,565 --> 00:20:34,400 아내가 묻더군요 '문제가 뭔데?' 401 00:20:34,483 --> 00:20:36,277 아내를 안 지 20년 만에 402 00:20:36,360 --> 00:20:38,988 그때 처음으로 감정이란 걸 표현해 봤습니다 403 00:20:44,034 --> 00:20:45,995 진짜예요 문제가 뭐냐고 묻길래 404 00:20:46,078 --> 00:20:48,247 이렇게 답했죠, '나 슬퍼' 405 00:20:52,001 --> 00:20:53,085 맞아요 406 00:20:53,169 --> 00:20:55,921 남자 입으로 하기엔 열라 웃긴 말이죠 407 00:20:56,005 --> 00:20:57,256 그냥 웃겨요 408 00:20:57,798 --> 00:21:00,843 아내도 어쩔 줄 몰라 쩔쩔매더군요 409 00:21:02,219 --> 00:21:03,220 맞잖아요? 410 00:21:04,221 --> 00:21:05,681 남자는 슬퍼해선 안 돼요 411 00:21:05,765 --> 00:21:07,183 허락된 감정은 딱 두 가지 412 00:21:07,266 --> 00:21:09,477 '분노' 혹은 '괜찮음'이죠 413 00:21:09,560 --> 00:21:11,437 이게 끝이에요, 맞죠? 414 00:21:11,520 --> 00:21:14,648 이게 남성에게 허락된 정상적 행동이잖아요 415 00:21:14,732 --> 00:21:17,401 화는 내도 돼요 '돌겠네, 누가 여기 놨어!' 416 00:21:17,485 --> 00:21:21,655 '깨끗이 치우라고 몇 번을 말해야 알아 처먹을래?' 417 00:21:21,739 --> 00:21:24,241 '누가 밟고 자빠져서 목 부러지면 어쩌려고!' 418 00:21:24,325 --> 00:21:27,286 '지긋지긋하다 백번은 더 말했잖아!' 419 00:21:27,369 --> 00:21:28,370 맞죠? 420 00:21:28,913 --> 00:21:30,706 그럼 아내는 어이없다는 듯 말하겠죠 421 00:21:30,790 --> 00:21:33,375 '마당에 나가서 걷다가 들어오라고 해' 422 00:21:33,459 --> 00:21:36,045 '맥주 하나 던져 주면 금방 풀릴 거야' 423 00:21:36,128 --> 00:21:37,213 '금방 풀려' 424 00:21:37,296 --> 00:21:39,423 그다음으로 허락된 감정이 '괜찮음'이에요 425 00:21:40,800 --> 00:21:41,842 '잘 지내, 빌?' 426 00:21:41,926 --> 00:21:42,927 '괜찮아' 427 00:21:43,719 --> 00:21:44,720 '확실해?' 428 00:21:44,804 --> 00:21:46,639 '응, 확실해 괜찮다고 했잖아' 429 00:21:46,722 --> 00:21:48,808 '안 괜찮으면 괜찮다고 하겠냐?' 430 00:21:48,891 --> 00:21:52,144 다시 분노가 시작되는 거죠 평생 이 짓을 반복해요 431 00:21:53,479 --> 00:21:57,066 하지만 희한하게도 남자도 다양한 감정을 느껴요 432 00:21:57,149 --> 00:21:59,610 우울하기도 하고 감성에 젖기도 하고 433 00:21:59,693 --> 00:22:02,154 노을도 즐길 줄 알고 다 할 줄 알지만 434 00:22:02,238 --> 00:22:05,658 그런 감정을 통틀어서 그냥 '게이'라고 하잖아요? 435 00:22:09,995 --> 00:22:12,790 큰 봉투에 다 때려 넣고 그냥 '게이'라고 불러요 436 00:22:12,873 --> 00:22:14,625 어깨에 홱 둘러업고 437 00:22:14,708 --> 00:22:16,794 숲속에 던져 버리든가 해야죠 438 00:22:17,920 --> 00:22:18,963 맞잖아요 439 00:22:19,046 --> 00:22:20,631 50년을 그렇게 살다가 440 00:22:20,714 --> 00:22:24,009 어느 날 갑자기 가슴 부여잡고 쓰러져 죽는 거예요 441 00:22:24,093 --> 00:22:25,469 인생 종 치는 거죠 442 00:22:27,179 --> 00:22:29,473 제가 늦은 나이에 아빠가 돼서 443 00:22:29,557 --> 00:22:33,060 자식 생각해서라도 뭔가 해법을 찾아야겠더군요 444 00:22:33,143 --> 00:22:34,478 그래서 에라, 모르겠다 445 00:22:34,562 --> 00:22:36,355 아내에게 슬프다고 털어놨더니 446 00:22:36,438 --> 00:22:38,232 아내 반응이 이랬습니다 447 00:22:43,195 --> 00:22:46,282 '나 때문이야? 나 때문에 슬퍼진 거야?' 448 00:22:46,365 --> 00:22:47,825 우리 사이는 괜찮다고 했죠 449 00:22:47,908 --> 00:22:51,453 옛날에 겪은 개같은 일을 가슴에 묻어 뒀더니 450 00:22:51,537 --> 00:22:53,956 계속 생각나고 신경 쓰인다고 했더니 451 00:22:54,039 --> 00:22:57,668 아내가 답하길 '그랬구나, 딱하게 됐네' 452 00:22:59,211 --> 00:23:00,921 그리고 방에서 휙 나가더군요 453 00:23:04,508 --> 00:23:06,468 차마 화도 못 내겠더라고요 454 00:23:06,552 --> 00:23:07,928 아내가 부러웠어요 455 00:23:08,012 --> 00:23:10,222 저래도 된다는 걸 꿈에도 몰랐거든요 456 00:23:11,348 --> 00:23:14,977 아내가 감정 쓰레기를 버리면 묵묵히 듣기만 했죠 457 00:23:16,687 --> 00:23:18,939 열심히 경청해야 했다고요 458 00:23:19,023 --> 00:23:22,568 '맨디가 그런 말을 했다고? 말도 안 돼' 459 00:23:22,651 --> 00:23:24,153 '어이가 없다, 정말' 460 00:23:24,236 --> 00:23:26,071 '그래서 당신은 뭐라고 했어?' 461 00:23:26,947 --> 00:23:28,574 '정말 그렇게 말했어?' 462 00:23:28,657 --> 00:23:32,161 '아니야, 당신은 충분히 그런 말 할 자격 있어' 463 00:23:32,244 --> 00:23:34,246 '내 아내지만 자랑스러워' 464 00:23:34,330 --> 00:23:38,000 '완전 황당한 상황인데 자기 목소리를 냈잖아' 465 00:23:38,083 --> 00:23:39,460 생각하니 열받네 466 00:23:40,044 --> 00:23:41,045 맞죠? 467 00:23:43,631 --> 00:23:48,052 그냥 이렇게 넘겨도 된다는 걸 몰랐던 거예요 468 00:23:48,135 --> 00:23:51,639 '맨디랑 둘이서 알아서 풀어 너무 열 내지 마' 469 00:23:52,473 --> 00:23:55,643 '잘 풀어 봐 나는 하키나 봐야겠다' 470 00:23:56,268 --> 00:23:59,396 '맨디랑 당신 문제잖아 나중에 결과나 알려 줘' 471 00:23:59,480 --> 00:24:01,106 '싫으면 말고 쥐뿔도 관심 없어' 472 00:24:02,816 --> 00:24:03,817 그래요 473 00:24:05,778 --> 00:24:08,030 바로 이게 문제였어요 474 00:24:08,113 --> 00:24:10,074 내가 다양한 감정을 느끼기 시작하자 475 00:24:10,157 --> 00:24:12,159 아내와의 관계에도 변화가 생긴 거죠 476 00:24:12,242 --> 00:24:13,911 사실 남자들은 잘못한 게 없어요 477 00:24:14,828 --> 00:24:16,246 맞잖아요? 478 00:24:16,830 --> 00:24:18,123 온갖 기념일도 짜증 나요 479 00:24:18,207 --> 00:24:20,709 저는 1년 중에 3월, 4월이 제일 좋아요 480 00:24:20,793 --> 00:24:21,794 뭔지 알죠? 481 00:24:21,877 --> 00:24:24,213 61일간은 그렇게 평온할 수가 없어요 482 00:24:24,296 --> 00:24:29,843 남자가 사랑하는 여자에게 돈으로 애정을 표현해야 하는 483 00:24:29,927 --> 00:24:32,137 빌어먹을 기념일이 하나도 없잖아요? 484 00:24:32,763 --> 00:24:35,307 매년 슬금슬금 찾아오는 밸런타인데이도 싫어요 485 00:24:35,391 --> 00:24:37,267 얼마 전에도 선물 사 줬고 486 00:24:37,351 --> 00:24:41,313 1월에 겨우 카드값 갚았더니 또 시작인 거죠 487 00:24:42,022 --> 00:24:45,067 언제쯤 사랑받는다고 느끼는 거죠? 돌겠네, 정말 488 00:24:45,150 --> 00:24:48,570 봐, 선물이야 반짝거리는 거 사 왔어 489 00:24:48,654 --> 00:24:51,615 행복해? 그럼 됐어 당신만 행복하면 돼 490 00:24:51,699 --> 00:24:52,825 난 신경 쓰지 마 491 00:24:52,908 --> 00:24:55,285 나는 걸어 다니는 우울증 그 자체지만 492 00:24:55,369 --> 00:24:57,663 당신만 행복하다면... 493 00:24:57,746 --> 00:25:00,249 그러면 나도 행복하니까 난 신경 쓰지 마 494 00:25:00,332 --> 00:25:01,917 나는 그냥 여기 있을게 495 00:25:02,001 --> 00:25:04,044 크레이프 만드는 법을 배우고 있어 496 00:25:04,128 --> 00:25:05,879 크레이프를 만들 줄 안다고! 497 00:25:05,963 --> 00:25:08,173 '빌, 관심사가 정말 많구나' 498 00:25:08,257 --> 00:25:10,342 아니, 그냥 슬픈 거야 499 00:25:10,926 --> 00:25:12,636 그냥 좀 슬퍼서 그래 500 00:25:14,513 --> 00:25:16,265 머릿속의 목소리를 못 잠재우면 501 00:25:16,348 --> 00:25:19,393 주머니에 돌 가득 넣고 수영장에 뛰어들 것 같거든 502 00:25:19,476 --> 00:25:22,021 자, 크레이프 먹을 사람? 503 00:25:24,189 --> 00:25:26,817 세상엔 슬픈 남자들이 참 많습니다 504 00:25:26,900 --> 00:25:29,069 내가 엉망인 걸 깨달으니 눈에 보이더군요 505 00:25:29,153 --> 00:25:31,363 '매트릭스' 너머의 진실이 보였어요 506 00:25:31,447 --> 00:25:34,116 자기가 슬픈지도 모르는 슬픈 남자들이 많아요 507 00:25:35,451 --> 00:25:37,119 유부녀들, 잘 들어요 508 00:25:37,202 --> 00:25:38,871 여러분 남편도 슬플지 몰라요 509 00:25:38,954 --> 00:25:40,873 그래서 그 망할 차고가 존재하죠 510 00:25:40,956 --> 00:25:43,459 하지만 아내는 친구들에게 이렇게 불평해요 511 00:25:43,542 --> 00:25:45,878 '맨날 차고에서 뭘 만든다고는 하는데' 512 00:25:45,961 --> 00:25:47,004 '절대 완성 못 해' 513 00:25:47,087 --> 00:25:50,549 네, 눈물이 앞을 가려서 정확한 치수를 못 재거든요 514 00:25:54,636 --> 00:25:57,347 전형적인 슬픈 남자의 사례를 하나 더 들어 보죠 515 00:25:57,431 --> 00:26:01,560 결혼 안 하고 혼자 사는 멋진 삼촌 한 명씩 있잖아요? 516 00:26:01,643 --> 00:26:03,103 오토바이 모는 삼촌요 517 00:26:03,896 --> 00:26:05,564 다들 멋지다고 생각할 겁니다 518 00:26:05,647 --> 00:26:07,983 '오토바이를 모네 죽는 게 안 무섭나 봐' 519 00:26:08,067 --> 00:26:10,069 이미 진작에 죽었거든요 520 00:26:10,152 --> 00:26:12,529 뭔지 모를 슬픈 일을 이미 겪은 거예요 521 00:26:13,864 --> 00:26:15,032 명절에 놀러 오더라도 522 00:26:15,115 --> 00:26:17,159 화목한 가족을 보면 얼마나 버티겠어요? 523 00:26:17,242 --> 00:26:19,661 이루지 못할 꿈이고 견디기 힘드니까 곧 떠나죠 524 00:26:19,745 --> 00:26:20,913 '달리러 가 볼게' 525 00:26:21,663 --> 00:26:22,748 오토바이 몰고 떠나죠 526 00:26:23,540 --> 00:26:25,292 다들 멋지다고 생각할 겁니다 527 00:26:25,793 --> 00:26:27,628 삼촌의 눈물을 못 봐서 그래요 528 00:26:28,796 --> 00:26:32,341 얼굴을 타고 흐른 눈물이 말총머리를 촉촉하게 적시죠 529 00:26:33,550 --> 00:26:35,135 그렇게 오토바이 몰고 가서 530 00:26:35,928 --> 00:26:39,139 사연 있는 문신녀랑 떡 치는 거예요 531 00:26:43,769 --> 00:26:46,105 시애틀이 감당하기에도 너무 슬픈 이야기인가요? 532 00:26:48,357 --> 00:26:49,358 알았어요 533 00:26:51,693 --> 00:26:53,403 네, 그러면 말이죠 534 00:26:53,904 --> 00:26:58,075 슬픈 남자를 관찰하기 가장 좋은 곳을 알려 줄게요 535 00:26:58,158 --> 00:26:59,451 악기 매장입니다 536 00:27:00,994 --> 00:27:02,246 말도 마세요 537 00:27:03,914 --> 00:27:06,750 지구상에서 가장 슬픈 장소 중 하나죠 538 00:27:07,251 --> 00:27:10,838 실패한 가난한 뮤지션이 카운터를 보고 있고요 539 00:27:10,921 --> 00:27:14,675 사랑 없는 결혼을 했거나 이혼한 남자들이 540 00:27:14,758 --> 00:27:17,719 매장을 돌아다니며 기타를 구경하고 있죠 541 00:27:17,803 --> 00:27:20,055 '저 색상은 맞춤 제작 한 건가요?' 542 00:27:20,139 --> 00:27:22,349 '저 기타를 컬렉션에 추가하면' 543 00:27:22,432 --> 00:27:26,228 '뭔지 모를 가슴 속의 공허함이 채워지려나' 544 00:27:29,189 --> 00:27:30,190 글쎄요 545 00:27:30,732 --> 00:27:33,151 저도 이렇다 할 답이 있는 건 아니지만... 546 00:27:36,864 --> 00:27:37,865 네 547 00:27:40,158 --> 00:27:41,994 어쨌든 참 재밌게도요 548 00:27:42,077 --> 00:27:44,329 요즘 가정이 평안하고 아내랑도 잘 지내요 549 00:27:44,413 --> 00:27:46,665 자식들도 너무 예쁘고 모든 게 좋지만 550 00:27:46,748 --> 00:27:47,833 삶엔 균형이란 게 있죠 551 00:27:47,916 --> 00:27:50,544 뭐 하나가 좋으면 뭐 하나가 엉망이 돼서 552 00:27:50,627 --> 00:27:52,379 균형을 맞추잖아요 553 00:27:52,462 --> 00:27:53,964 인생이란 게 참 구려요 554 00:27:54,047 --> 00:27:56,550 저는 가정이 평안해지자 어르신들이 병에 걸렸어요 555 00:27:56,633 --> 00:27:57,634 좋지 않은 상황이죠 556 00:27:57,718 --> 00:27:59,761 고모나 삼촌은 매년 나이를 먹어 가고 557 00:27:59,845 --> 00:28:02,556 하나둘 죽거나 병에 걸리잖아요 558 00:28:03,056 --> 00:28:06,977 아는 어르신도 최근에 치매 진단을 받았어요 559 00:28:07,060 --> 00:28:10,856 참 힘든 병이지만 딱히 손쓸 방법이 없어요 560 00:28:10,939 --> 00:28:13,066 누군가 치매에 걸리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561 00:28:13,150 --> 00:28:14,526 친절하게 대해야 해요 562 00:28:14,610 --> 00:28:17,988 똑같은 얘기를 반복해도 처음 듣는 것처럼 반응해야죠 563 00:28:18,071 --> 00:28:19,197 뭔지 알죠? 564 00:28:19,281 --> 00:28:20,866 황당하다는 듯이 보면 안 돼요 565 00:28:20,949 --> 00:28:23,577 '또 시작이야? 환장하겠네' 566 00:28:24,077 --> 00:28:25,829 영화 '사랑의 블랙홀' 찍냐? 567 00:28:27,289 --> 00:28:29,249 '저런다고 결말이 달라져?' 568 00:28:29,333 --> 00:28:30,834 '몰라, 들으라고 해' 569 00:28:30,918 --> 00:28:32,669 '어차피 욕해도 기억 못 해' 570 00:28:33,837 --> 00:28:34,963 그러면 안 돼요 571 00:28:35,047 --> 00:28:37,341 처음 듣는 것처럼 반응해야 합니다 572 00:28:37,966 --> 00:28:42,179 똑같은 질문을 해도 처음 듣는 것처럼 반응해야죠 573 00:28:42,262 --> 00:28:44,723 치매 환자에겐 늘 친절해야 하거든요 574 00:28:44,806 --> 00:28:47,893 물론 환자가 미국 대통령이면 얘기가 달라지겠죠 575 00:28:47,976 --> 00:28:49,311 그러면... 576 00:28:50,854 --> 00:28:51,855 그래요 577 00:28:52,397 --> 00:28:54,274 그러면 얘기를 안 듣고 자리를 뜨겠죠 578 00:28:54,358 --> 00:28:57,152 이 사람들 좀 봐요 박수를 치잖아요 579 00:28:57,694 --> 00:29:01,031 치매 걸렸다는데 박수를 치다니 제정신이에요? 580 00:29:01,114 --> 00:29:06,036 30초 전만 해도 가족이 치매 진단을 받았다고 하자 581 00:29:06,119 --> 00:29:08,455 공연장 안이 아주 숙연해졌잖아요 582 00:29:08,538 --> 00:29:10,207 안타까워해 줬어요 583 00:29:10,290 --> 00:29:12,167 아는 환자라도 있는 것처럼 위로해 줬죠 584 00:29:12,250 --> 00:29:14,836 '정말 안타깝네요 얼마나 힘든지 알아요' 585 00:29:14,920 --> 00:29:17,172 노인의 정치적 성향이 밝혀지자마자 586 00:29:17,255 --> 00:29:19,424 '노친네가 치매에 걸리든 말든 어쩌라고!' 587 00:29:19,508 --> 00:29:21,093 '뒈지고 나면 기뻐해 주마' 588 00:29:21,760 --> 00:29:23,804 봐요, 아직 박수 치잖아요 589 00:29:25,430 --> 00:29:26,431 미친... 590 00:29:27,140 --> 00:29:28,684 우린 왜 이 모양일까요? 591 00:29:30,310 --> 00:29:32,104 제정신들이 아니에요 592 00:29:33,438 --> 00:29:37,109 백신은 안 맞으면서 비싼 비만 치료 주사는 맞죠 593 00:29:37,985 --> 00:29:39,444 그건 선택의 자유라고요? 594 00:29:39,528 --> 00:29:40,529 아니에요 595 00:29:40,612 --> 00:29:42,990 제약사가 음식에 독을 타서 풍선처럼 살찐 거고 596 00:29:43,073 --> 00:29:46,159 비만 치료 주사를 맞았다가 입원까지 하게 되겠죠 597 00:29:46,243 --> 00:29:47,577 당신 선택이 아니에요 598 00:29:47,661 --> 00:29:50,414 당신은 제약사의 돈 버는 기계일 뿐이에요 599 00:29:51,456 --> 00:29:52,457 어쨌든... 600 00:29:54,793 --> 00:29:55,711 조 바이든이... 601 00:29:55,794 --> 00:29:57,921 참 재밌게도 바이든이 정치인도 아니고 602 00:29:58,005 --> 00:29:59,464 유명인도 아니고 603 00:29:59,548 --> 00:30:02,801 식당에 혼자 앉아 있는 노인이었다고 칩시다 604 00:30:03,552 --> 00:30:06,930 했던 말 또 하면서 혼자 앉아 있으면 605 00:30:07,014 --> 00:30:09,558 다 동정해 줄 거잖아요 '딱하셔라' 606 00:30:10,851 --> 00:30:12,436 '돌봐 줄 사람도 없나요?' 607 00:30:13,729 --> 00:30:16,189 '너무 위험해요 다치면 누가 도와주죠?' 608 00:30:16,898 --> 00:30:19,151 '파이는 아까 드셨다고 말해 줘야죠' 609 00:30:19,651 --> 00:30:22,237 '저러다 배 터져 죽으면 어떡해요?' 610 00:30:25,741 --> 00:30:28,285 하지만 노인이 민주당인지 공화당인지 밝혀지는 순간 611 00:30:28,368 --> 00:30:31,163 '꺼져, 영감탱이야 정신 줄을 놨구나' 612 00:30:32,372 --> 00:30:33,790 '제정신이 아니네' 613 00:30:35,459 --> 00:30:37,085 '그 말 아까 했잖아' 614 00:30:37,169 --> 00:30:38,378 '아까 했다고!' 615 00:30:39,713 --> 00:30:40,839 이런 거 참 좋아요 616 00:30:42,007 --> 00:30:43,508 이래서 인간이 웃긴 겁니다 617 00:30:43,592 --> 00:30:46,261 나 같은 위선자 또 만나기 힘들 텐데요 618 00:30:46,344 --> 00:30:48,680 그런 나도 위선자들을 좋아해요 619 00:30:48,764 --> 00:30:50,182 별난 규칙도 좋아하죠 620 00:30:50,265 --> 00:30:53,685 서부 해안의 5번 고속 도로에 그런 규칙이 있는데요 621 00:30:53,769 --> 00:30:56,188 바로 카풀 전용 차선이에요 622 00:30:56,271 --> 00:30:58,398 2인 이상 탑승한 차만 다닐 수 있는 623 00:30:58,482 --> 00:31:02,694 다인승 차량 전용 차선인지 뭔지 희한한 거 있잖아요 624 00:31:02,778 --> 00:31:05,447 사람들이 그 규칙을 존중하는 게 웃겨요 625 00:31:07,240 --> 00:31:10,786 99%의 사람은 차에 두 명 이상 안 탔으면 626 00:31:11,369 --> 00:31:12,537 그 차선에 안 들어가요 627 00:31:12,621 --> 00:31:15,540 꽉 막힌 다른 여섯 차선 중 한 곳에 앉아서 628 00:31:15,624 --> 00:31:17,125 자기 삶을 저주하죠 629 00:31:17,209 --> 00:31:18,794 '내가 왜 여기로 이사했지?' 630 00:31:18,877 --> 00:31:20,378 '진짜 개힘들다' 631 00:31:20,462 --> 00:31:23,507 '차 안에서 집이 보여 보인다고!' 632 00:31:23,590 --> 00:31:25,258 '걸어서도 갈 수 있겠어' 633 00:31:25,884 --> 00:31:27,761 뻥 뚫린 차선이 바로 옆에 있는데 634 00:31:27,844 --> 00:31:28,845 아무도 안 가요 635 00:31:28,929 --> 00:31:30,931 '저 차선엔 들어가면 안 돼' 636 00:31:31,014 --> 00:31:34,935 '내 차는 인원이 부족해서 들어가면 안 되잖아?' 637 00:31:35,018 --> 00:31:37,187 물론 그냥 운을 시험해 볼 수도 있겠죠 638 00:31:37,813 --> 00:31:39,648 혼자 차 몰고 들어가는 거예요 639 00:31:39,731 --> 00:31:42,025 하지만 경찰이 보면 불러 세울 테고 640 00:31:42,109 --> 00:31:44,569 잔소리 듣고, 딱지 끊고 보험료 올라가겠죠 641 00:31:44,653 --> 00:31:46,363 허용되지 않는 일이에요 642 00:31:46,446 --> 00:31:47,572 그런데! 643 00:31:48,740 --> 00:31:50,367 KKK에 가입하는 건 허용됩니다 644 00:31:55,038 --> 00:32:00,168 쿠 클럭스 클랜에 가입해도 아무 문제 없잖아요? 645 00:32:01,086 --> 00:32:02,963 잔소리도 안 듣고 딱지도 안 끊고 646 00:32:03,046 --> 00:32:04,673 보험료도 안 올라가요 647 00:32:05,215 --> 00:32:08,802 KKK단 복장을 하고 고속 도로에서 운전해도 돼요 648 00:32:09,344 --> 00:32:12,305 얼굴 잘 보이게 두건만 까고 있으면 649 00:32:12,389 --> 00:32:14,599 KKK 간부 직함 '그랜드 드래곤'을 옷에 새겨도 되고 650 00:32:14,683 --> 00:32:16,768 '화이트 파워' 스티커를 범퍼에 붙이고 651 00:32:16,852 --> 00:32:18,895 계기판에 고개 끄덕거리는 히틀러 인형을 놔도 돼요 652 00:32:18,979 --> 00:32:21,940 히틀러가 팔 들고 고개를 덜렁덜렁 흔들겠죠 653 00:32:22,023 --> 00:32:24,401 그래도 단속 안 당합니다 654 00:32:24,484 --> 00:32:28,321 다인승 차량 전용 차선만 안 들어가면 되는 거죠 655 00:32:30,115 --> 00:32:32,909 설령 들어갔다가 단속을 당하더라도 656 00:32:32,993 --> 00:32:35,704 테러 조직에 가입한 죄로 단속당하진 않아요 657 00:32:35,787 --> 00:32:39,457 옆자리에 테러범을 한 명 더 안 태워서 단속당하겠죠 658 00:32:41,751 --> 00:32:43,420 그걸 걸고넘어질 겁니다 659 00:32:45,005 --> 00:32:46,006 맞잖아요 660 00:32:49,050 --> 00:32:52,596 경찰이 다가오며 말하겠죠 '뭘 그렇게 서둘러요' 661 00:32:52,679 --> 00:32:55,557 '저녁에 십자가 화형식이라도 하나 봐요?' 662 00:32:55,640 --> 00:32:57,893 '규칙을 어기고 무사할 줄 알았어요?' 663 00:32:57,976 --> 00:33:00,604 '머릿수 채울 흑인을 트렁크에 안 실었으면' 664 00:33:00,687 --> 00:33:02,689 '아주 큰일 난 줄 아세요' 665 00:33:02,772 --> 00:33:04,357 '빨리 면허증 꺼내요!' 666 00:33:14,326 --> 00:33:16,453 참 재밌게도 요즘엔 KKK단에 667 00:33:16,536 --> 00:33:18,622 아무도 가입하려고 안 해요 668 00:33:18,705 --> 00:33:22,292 할아버지의 할아버지나 가입하던 혐오 단체잖아요 669 00:33:27,964 --> 00:33:30,550 걔들은 요즘도 말 타고 다닐걸요? 670 00:33:30,634 --> 00:33:32,928 못생긴 백인 영감들이 말 타고 다니며 671 00:33:33,011 --> 00:33:36,306 '난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됐고 예수님은...' 672 00:33:41,478 --> 00:33:43,396 예수의 웃긴 점이 뭔지 알아요? 673 00:33:45,023 --> 00:33:46,441 재밌는 점을 깨달았어요 674 00:33:46,524 --> 00:33:48,818 북미에서 예수는 백인입니다 675 00:33:49,527 --> 00:33:51,947 거의 저 못지않게 하얗죠 676 00:33:52,572 --> 00:33:54,491 하지만 적도 근처로 갈수록 677 00:33:54,574 --> 00:33:56,409 레니 크래비츠처럼 변해요 678 00:33:56,493 --> 00:33:57,619 눈치채셨나요? 679 00:34:02,832 --> 00:34:05,752 어쨌든 요즘엔 아무도 KKK단에 가입 안 합니다 680 00:34:07,212 --> 00:34:09,756 백인 여러분도 KKK단은 별로 안 좋아하죠? 681 00:34:09,839 --> 00:34:14,803 젊고 힙한 백인 민족주의 단체에 가입하고 싶잖아요? 682 00:34:14,886 --> 00:34:17,597 네오나치나 프라우드 보이스 같은 단체요 683 00:34:17,681 --> 00:34:20,141 머리에 스크래치 넣고 오케이 사인을 날리죠 684 00:34:20,225 --> 00:34:23,520 고추 넣는 구멍인지 뭔지 비밀 악수법도 있다던데 685 00:34:23,603 --> 00:34:25,730 잘 모르니까 아는 척은 안 할게요 686 00:34:26,231 --> 00:34:29,943 자기 마당에 얼씬도 못 하게 하는 인종 차별주의자는 어때요? 687 00:34:30,026 --> 00:34:34,155 그런 백인 아저씨들 알죠? 애국심 충만한 분들요 688 00:34:34,239 --> 00:34:36,700 주말마다 무슨 독립 기념일처럼 차려입고 689 00:34:36,783 --> 00:34:39,577 모든 소지품에 미국 국기가 박혀 있어요 690 00:34:39,661 --> 00:34:41,162 셔츠엔 흰머리 독수리가 있고 691 00:34:41,246 --> 00:34:43,832 이쪽 소매엔 독립 선언문이 쫙 적혀 있죠 692 00:34:43,915 --> 00:34:47,794 토머스 제퍼슨의 불알이랑 뒤엔 러시모어산도 있어요 693 00:34:47,877 --> 00:34:50,213 남부 연합 상징도 박고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 694 00:34:50,297 --> 00:34:52,716 '꼬우면 나가 뒈지시든가' 기타 등등 695 00:34:53,216 --> 00:34:55,010 차는 큰 픽업트럭인데 696 00:34:55,093 --> 00:34:58,221 커다란 성조기를 뒤에 꽂아 놨죠 697 00:34:58,305 --> 00:34:59,639 그게 제일 웃겨요 698 00:34:59,723 --> 00:35:02,601 사람들이 여기가 미국인 걸 까먹기라도 했을까 봐 699 00:35:02,684 --> 00:35:04,603 큰 성조기를 꽂고 다니죠 700 00:35:06,146 --> 00:35:09,566 '까먹었을까 봐 말해 주는데 여기는 미국이란다' 701 00:35:09,649 --> 00:35:10,650 빵빵! 702 00:35:13,069 --> 00:35:16,197 참 재밌게도 최근 캐나다에서 공연을 했습니다 703 00:35:16,281 --> 00:35:20,452 캘거리에 내려서 케니랑 호텔로 운전해 가다가 704 00:35:20,535 --> 00:35:23,121 큰 픽업트럭을 모는 남자를 봤어요 705 00:35:23,204 --> 00:35:26,833 커다란 캐나다 국기를 뒤에 꽂아 놨더군요 706 00:35:26,916 --> 00:35:29,544 그걸 보고 어찌나 안심이 되던지 707 00:35:29,628 --> 00:35:31,713 혼자 이랬어요 '참 다행이다' 708 00:35:31,796 --> 00:35:35,842 '저런 모자란 놈이 미국에만 있는 건 아니었구나' 709 00:35:37,177 --> 00:35:40,430 '세계 어디에나 있다는 게 증명됐어' 710 00:35:41,806 --> 00:35:42,974 그래서 더 웃겨요 711 00:35:43,058 --> 00:35:45,268 지금도 영국 어딘가에서 웬 남자가 712 00:35:45,352 --> 00:35:48,897 커다란 영국 국기를 스쿠터 뒤에 꽂고 713 00:35:48,980 --> 00:35:50,398 이렇게 달리고 있겠죠 714 00:35:51,274 --> 00:35:53,902 '그래, 여긴 런던이다 모자란 년아' 715 00:35:55,028 --> 00:35:57,322 '브렉시트다, 양키 새끼야' 맞죠? 716 00:36:02,202 --> 00:36:05,080 2024년에도 그런다는 게 놀라울 뿐이에요 717 00:36:05,163 --> 00:36:07,457 다른 사람들은 작은 사고만 쳐도 718 00:36:07,540 --> 00:36:09,542 나락 가고 난리도 아니잖아요? 719 00:36:09,626 --> 00:36:11,586 그런데 KKK는 여전히 살아 있어요 720 00:36:14,422 --> 00:36:16,383 그런 단체는 폐지당하지 않아요 721 00:36:16,466 --> 00:36:19,135 누구는 1992년에 '슴가 예쁘다'라고 했다가 722 00:36:19,219 --> 00:36:22,555 무려 30년 뒤에 된통 혼나기도 하지만요 723 00:36:27,268 --> 00:36:29,312 요즘 공연하러 돌아다니면서 724 00:36:29,396 --> 00:36:31,356 자주 고민해 보는 문제가 하나 있어요 725 00:36:31,439 --> 00:36:35,068 2024년에도 KKK단이 왜 여전히 존재하는 걸까요? 726 00:36:38,947 --> 00:36:41,032 인종 차별주의자요? 난 그런 말 안 했는데요 727 00:36:42,033 --> 00:36:43,118 인종 차별 때문이라고요? 728 00:36:43,618 --> 00:36:46,746 그럼 뚱뚱한 사람은 많이 먹으니까 존재하겠네요? 729 00:36:47,831 --> 00:36:50,041 세상 모든 문제가 그렇게 간단할까요? 730 00:36:52,961 --> 00:36:54,879 가장 웃긴 답변이 뭐였는지 알아요? 731 00:36:54,963 --> 00:36:58,383 왜 사람들이 여전히 KKK단에 가입하는 것 같냐고 묻자 732 00:36:58,466 --> 00:37:01,094 남성 관객이 외치더군요 '뭐라도 하려고!' 733 00:37:06,391 --> 00:37:09,310 다들 취미가 있잖아요 누구는 볼링을 치고 734 00:37:09,394 --> 00:37:11,062 누구는 그림을 그리고 735 00:37:11,604 --> 00:37:14,399 누구는 무고한 시민들이 있는 교회를 폭파하는 거죠 736 00:37:14,482 --> 00:37:17,527 자기 취향에 맞는 일을 하는 거예요 737 00:37:20,822 --> 00:37:22,782 KKK단이 왜 아직 있는지 알아요? 738 00:37:23,825 --> 00:37:24,868 다들 알죠? 739 00:37:24,951 --> 00:37:28,079 수정 헌법 1조에 적힌 표현의 자유 덕이란 분도 있어요 740 00:37:28,163 --> 00:37:30,999 '우리 나라에는 아주 멋진 법이 있단다' 741 00:37:31,958 --> 00:37:34,669 '백인에게만 주어진 표현의 자유지' 742 00:37:35,754 --> 00:37:38,131 '그런 단체에 가입하는 걸 허락해야 해' 743 00:37:38,214 --> 00:37:42,260 '반자동 총을 들고 행진하도록 허락해야 해' 744 00:37:42,802 --> 00:37:44,137 '흑인 비하 표현을 쓰고' 745 00:37:44,220 --> 00:37:47,766 '인터넷에서 인종 전쟁을 일으키게 놔둬야 해' 746 00:37:47,849 --> 00:37:49,642 '그냥 하게 놔둬야 해' 747 00:37:49,726 --> 00:37:52,145 '금지하면 파국으로 치달을 수도 있거든' 748 00:37:52,228 --> 00:37:54,564 '다음엔 동네 수영장이 폭파될지도 몰라' 749 00:37:54,647 --> 00:37:57,275 '그러니까 누구를 검열하고 누구를 안 할지' 750 00:37:57,358 --> 00:37:59,360 '신중하게 판단하렴' 751 00:38:02,030 --> 00:38:04,532 이런 짓을 할 수 있는 인종 또 있으면 대 봐요 752 00:38:05,825 --> 00:38:07,285 없어요, 진짜 753 00:38:07,786 --> 00:38:10,330 KKK단 같은 게 여전히 존재하는 이유는 754 00:38:10,413 --> 00:38:12,415 KKK단이 백인은 안 건드리기 때문이죠 755 00:38:12,499 --> 00:38:13,541 핵심은 그거예요 756 00:38:13,625 --> 00:38:17,128 KKK단이 흑인에게 한 짓을 백인에게 똑같이 했으면 757 00:38:17,212 --> 00:38:20,507 그런 한심한 단체가 아직 살아 있겠어요? 758 00:38:21,299 --> 00:38:23,551 1800년대였으면 한 5주는 버텼겠네요 759 00:38:23,635 --> 00:38:25,678 다른 주로 가려면 한 달 걸렸거든요 760 00:38:25,762 --> 00:38:28,389 어쨌든 멍청한 놈들을 싹 밀어 버렸겠죠 761 00:38:28,473 --> 00:38:31,392 대포처럼 열라 큰 최초의 기관총으로요 762 00:38:34,020 --> 00:38:35,730 그렇게 쫑 났을 겁니다 763 00:38:37,857 --> 00:38:38,942 못 믿겠어요? 764 00:38:39,025 --> 00:38:41,319 9월 11일에 피부가 갈색인 사람들이 765 00:38:41,402 --> 00:38:43,905 멋지고 새하얀 건물 두 개 파괴한 거 까먹었어요? 766 00:38:44,739 --> 00:38:47,033 그러자 우리 백인들이 미쳐 날뛰었죠 767 00:38:47,116 --> 00:38:50,453 '개자식들 싹 죽여 버려! 그쪽 동네를 다 폭파해!' 768 00:38:50,537 --> 00:38:53,373 '셔츠만 갈색이어도 미국에서 쫓아내 버려!' 769 00:38:54,249 --> 00:38:57,961 하지만 KKK나 프라우드 보이스가 똑같은 짓을 했을 때 770 00:38:58,044 --> 00:38:59,671 우리는 어떻게 반응하죠? 771 00:38:59,754 --> 00:39:02,131 그나마 제일 진보적이라는 사람들 반응이 어떻죠? 772 00:39:02,215 --> 00:39:05,385 '어쩜 좋아, 정말 끔찍하다' 773 00:39:06,010 --> 00:39:08,388 '저게 말이 돼?' 774 00:39:08,930 --> 00:39:10,807 '사람들이 대체 왜 저럴까?' 775 00:39:11,432 --> 00:39:13,601 '정말 이해가 안 돼' 776 00:39:14,185 --> 00:39:15,311 '어휴' 777 00:39:18,982 --> 00:39:22,819 드라마 '베이비 레인디어' 봤니? 완전 재밌어 778 00:39:22,902 --> 00:39:26,114 '어머, 꼭 봐야 해 진짜 재밌어' 779 00:39:29,534 --> 00:39:31,870 그래서 나는 진보주의자가 열라 싫어요 780 00:39:33,413 --> 00:39:35,790 진짜예요, 혐오합니다 781 00:39:36,708 --> 00:39:37,959 너무 좋아하진 마요 782 00:39:38,042 --> 00:39:39,752 나는 보수주의자도 극혐해요 783 00:39:39,836 --> 00:39:42,130 죄다 빌어먹을 인종 차별주의자잖아요 784 00:39:42,630 --> 00:39:45,133 안 그래요? 물론 일반론이란 건 알지만 785 00:39:45,216 --> 00:39:47,343 여러분이 자주 쓰는 말을 따라 해 봤어요 786 00:39:51,347 --> 00:39:54,183 진보주의자가 극혐인 이유는 행동은 안 하면서 787 00:39:54,684 --> 00:39:58,396 한심한 구호 적힌 팻말 들고 체면만 차리기 때문이죠 788 00:39:59,731 --> 00:40:02,066 진짜 싫어요 최근에 아주 최악이었죠? 789 00:40:02,150 --> 00:40:04,485 흑인 인권 시위 때 할리우드에 있었는데 790 00:40:04,569 --> 00:40:07,864 우리 백인들이 창문에 관련 구호를 막 붙여 놨잖아요 791 00:40:07,947 --> 00:40:10,491 흑인을 위한 게 아닌 본인 자랑을 위한 거였죠 792 00:40:10,575 --> 00:40:12,952 인스타에 자랑하는 거예요 '나 좀 봐' 793 00:40:13,620 --> 00:40:16,247 '차마 침묵하고 있을 수 없더라' 794 00:40:16,998 --> 00:40:20,126 '권력자에 대항해 진실을 말해야만 했어' 795 00:40:21,002 --> 00:40:22,587 누가 보면 해병대인 줄 알겠어요 796 00:40:22,670 --> 00:40:25,882 집 밖에 처나가지도 않고 그딴 소리를 하나요? 797 00:40:26,382 --> 00:40:27,675 '목소리를 내야만 했어' 798 00:40:28,635 --> 00:40:32,805 '내 돈 주고 내가 산 복사용지 한 장을 꺼내서' 799 00:40:33,723 --> 00:40:37,894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고 적고 양면테이프 두 조각을 꺼냈어' 800 00:40:37,977 --> 00:40:42,106 '원래 슴가 모을 때 쓰는 건데 그걸로 창문에 붙였지' 801 00:40:43,274 --> 00:40:46,027 그러고는 이러는 거죠 '힘내요, 흑인 여러분' 802 00:40:46,110 --> 00:40:48,154 '새로운 자유를 만끽하세요' 803 00:40:50,490 --> 00:40:52,533 '왜요? 목소리를 내야만 했어요' 804 00:40:52,617 --> 00:40:54,535 '난 그렇게 교육받고 자랐거든요' 805 00:40:54,619 --> 00:40:57,914 '우리 집안은 대대로 급진적인 진보주의자였죠' 806 00:40:57,997 --> 00:41:03,127 '사실 우리 현조 할머니도 1939년 독일 베를린에 계셨어요' 807 00:41:03,211 --> 00:41:06,255 '나치는 꺼지라고 창문에 팻말을 걸어 두셨죠' 808 00:41:07,006 --> 00:41:10,635 '나치의 헛짓거리가 그날부로 종식됐답니다' 809 00:41:11,552 --> 00:41:15,264 '다들 동맹군의 용맹함 덕에 전쟁이 끝난 줄 알지만' 810 00:41:15,348 --> 00:41:19,227 '사실 우리 할머니의 꼬장꼬장한 팻말 덕분이에요' 811 00:41:25,858 --> 00:41:28,236 진보주의자는 총을 두려워해선 안 돼요 812 00:41:28,319 --> 00:41:31,072 그게 미국을 바꾸는 전환점이 될 겁니다 813 00:41:31,155 --> 00:41:34,909 총을 적극 받아들여야 해요 반대해 봤자 안 사라지거든요 814 00:41:34,993 --> 00:41:37,537 이 세상에서 총을 없애는 것보다 815 00:41:37,620 --> 00:41:40,498 치즈버거를 다 없애는 게 빠를 거예요 816 00:41:41,374 --> 00:41:43,418 미국 역사책을 읽어 봤는지 모르겠지만 817 00:41:43,501 --> 00:41:45,378 책과 현실은 달라요 818 00:41:46,004 --> 00:41:48,006 현실은 '갱스 오브 뉴욕'이죠 819 00:41:50,341 --> 00:41:52,427 우리가 오기 전까지 원주민이 있었는데요 820 00:41:52,510 --> 00:41:54,345 우리가 오자 없었습니다 821 00:41:54,429 --> 00:41:57,265 미국에 정착한 후에 하기 싫은 일이 생기자 822 00:41:57,348 --> 00:41:59,851 외국에서 사람들을 끌고 와 별별 일을 다 시켰고 823 00:41:59,934 --> 00:42:03,479 그러다 다시 풀어 줬고 또 별의별 일이 다 생겼죠 824 00:42:03,563 --> 00:42:05,356 그래서 총을 차고 다니는 거예요 825 00:42:06,899 --> 00:42:08,026 뭔 일 터질지 모르잖아요 826 00:42:08,109 --> 00:42:10,361 하지만 진보주의자는 이러죠 '총을 금지해' 827 00:42:10,445 --> 00:42:12,822 '총을 금지하라고 적은 팻말을 만들어야지' 828 00:42:13,531 --> 00:42:14,657 맞죠? 829 00:42:15,700 --> 00:42:16,826 총을 받아들이세요 830 00:42:18,077 --> 00:42:19,328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아요 831 00:42:19,412 --> 00:42:22,081 그래야 혐오 단체를 막을 수 있을 겁니다 832 00:42:22,165 --> 00:42:24,459 그들만 무장하게 놔두면 여러분을 겁내지 않아요 833 00:42:24,542 --> 00:42:26,335 이 나라를 바꾸려면요 834 00:42:26,419 --> 00:42:29,297 비건 하는 초식남들이 나서야 합니다 835 00:42:31,841 --> 00:42:34,302 똥머리 한 평범남이 프리우스를 몰고 836 00:42:34,385 --> 00:42:35,803 KKK 집회에 총을 난사해서 837 00:42:35,887 --> 00:42:39,265 한심한 호모 자식들의 정체를 까발려야 해요 838 00:42:41,142 --> 00:42:42,685 그래도 아무 일 없을 겁니다 839 00:42:47,231 --> 00:42:50,443 너무 설교처럼 들릴까 봐 '호모'란 표현을 썼어요 840 00:42:50,526 --> 00:42:51,611 뭔지 알죠? 841 00:42:51,694 --> 00:42:54,530 나 혼자 깨끗한 척하기 싫었거든요 842 00:43:00,453 --> 00:43:03,706 그런데 재밌게도 아내가 그 표현을 못 쓰게 해요 843 00:43:04,749 --> 00:43:07,168 2000년대에 아내에게 금지당했어요 844 00:43:07,251 --> 00:43:08,878 하늘에 맹세코 실화입니다 845 00:43:08,961 --> 00:43:11,881 LA에서 운전해 돌아오다가 아내와 통화했어요 846 00:43:11,964 --> 00:43:13,800 공연이 잘 풀려서 신난 상태였고 847 00:43:13,883 --> 00:43:15,927 아내를 깔깔 웃게 만들고 있었죠 848 00:43:16,010 --> 00:43:18,262 그런데 웃긴 점은 내가 모는 차가 849 00:43:18,346 --> 00:43:20,264 무려 프리우스였다는 거예요 850 00:43:21,557 --> 00:43:25,311 그런데 2008년식 프리우스엔 5cm나 되는 금속이 851 00:43:25,394 --> 00:43:27,522 창 양쪽에 달려서 시야를 가렸어요 852 00:43:27,605 --> 00:43:30,233 좌회전할 때 횡단보도에 사람이 있는데 853 00:43:30,316 --> 00:43:33,778 금속이랑 사람이 딱 겹치면 사람이 안 보이는 거죠 854 00:43:33,861 --> 00:43:36,781 그러면 문콕 가드 같은 차로 사람을 박는 거예요 855 00:43:36,864 --> 00:43:39,700 저는 마침 그날 차를 쌩쌩 밟고 있었어요 856 00:43:40,201 --> 00:43:43,412 프리우스를 몰고 달리며 아내를 웃기다가 857 00:43:43,496 --> 00:43:45,414 할리우드, 라브레아 교차로에서 좌회전했는데 858 00:43:45,498 --> 00:43:48,459 웬 남자가 금속이랑 겹쳐진 걸 치기 직전에 봤어요 859 00:43:48,543 --> 00:43:49,836 거의 칠 뻔했는데 860 00:43:49,919 --> 00:43:51,879 핸들을 꺾고 브레이크를 밟았어요 861 00:43:51,963 --> 00:43:53,297 남자의 반응은 뻔했죠 862 00:43:53,381 --> 00:43:55,883 '멍청한 새끼야 왜 눈을 감고 운전하냐?' 863 00:43:55,967 --> 00:43:58,177 '정신 차리란 말이야!'라며 호통을 치더군요 864 00:43:58,261 --> 00:44:00,304 그래서 창문을 내리고 해명하려 했어요 865 00:44:00,388 --> 00:44:02,640 금속에 가려서 안 보였다고 했더니 866 00:44:02,723 --> 00:44:05,101 '어쩌라고! 발을 밟힐 뻔했잖아!' 867 00:44:05,184 --> 00:44:06,978 호통을 쳐도 계속 해명하려 했지만 868 00:44:07,061 --> 00:44:09,188 듣는 척도 안 하고 계속 소리치더라고요 869 00:44:09,272 --> 00:44:10,648 나도 눈이 돌아가서 외쳤죠 870 00:44:10,731 --> 00:44:13,609 '네 꽉 끼는 바지가 문제야 호모 새끼야!' 871 00:44:15,570 --> 00:44:18,698 아내가 벌컥 화를 내더군요 '빌!' 872 00:44:18,781 --> 00:44:20,992 '요즘엔 그런 단어 쓰면 안 돼!' 873 00:44:21,075 --> 00:44:24,996 여기서 재밌는 점은 그 남자도 웃었다는 거예요 874 00:44:25,663 --> 00:44:28,082 막 고개를 젖혀 가며 웃더라고요 875 00:44:28,166 --> 00:44:29,667 진짜로 빵 터졌어요 876 00:44:29,750 --> 00:44:31,502 지금까지도 이유를 모르겠어요 877 00:44:31,586 --> 00:44:34,589 본인도 좀 뚱뚱한 걸 알아서 웃은 걸까요? 878 00:44:34,672 --> 00:44:37,925 바지가 작아진 걸까요? 명절 무렵이라 살찐 걸까요? 879 00:44:38,009 --> 00:44:40,469 프리우스 모는 빨간 수염 대머리가 880 00:44:40,553 --> 00:44:42,388 그 단어를 써서 웃은 걸까요? 881 00:44:42,471 --> 00:44:43,973 이유가 뭔지 모르겠어요 882 00:44:44,849 --> 00:44:47,268 이유가 뭐가 됐든 아주 깔깔대더라고요 883 00:44:48,060 --> 00:44:50,938 그 단어를 쓴 덕분에 싸움이 끝난 거예요 884 00:44:52,273 --> 00:44:53,733 남자와의 싸움이 끝났으니까... 885 00:44:54,775 --> 00:44:56,277 하지만 아내가 설명해 주더군요 886 00:44:56,360 --> 00:44:58,321 '그 단어 쓰면 안 돼 상처를 주잖아' 887 00:44:58,404 --> 00:45:00,239 저도 그런 한심한 인간은 되기 싫어서 888 00:45:00,323 --> 00:45:03,409 시간은 좀 걸렸지만 저도 안 쓰게 됐는데요 889 00:45:03,492 --> 00:45:07,580 하지만 그 단어를 대체할 다른 단어가 없긴 하잖아요 890 00:45:07,663 --> 00:45:11,918 잘린 팔다리를 그리워하듯 그 단어를 그리워하게 되죠 891 00:45:12,001 --> 00:45:15,796 운전 중에 갑자기 끼어드는 놈을 뭐라고 불러야 하죠? 892 00:45:15,880 --> 00:45:17,381 빨간불 앞에서 멈췄는데 893 00:45:17,465 --> 00:45:20,760 당신이 쌍욕을 퍼붓고 있는데 놈은 이쪽을 보지도 않아요 894 00:45:20,843 --> 00:45:22,386 그런 놈을 뭐라고 불러야죠? 895 00:45:24,222 --> 00:45:26,515 '호X 새끼'라고 해야 입에 착 감길 텐데 896 00:45:26,599 --> 00:45:30,311 막 말하고 싶어서 몸이 근질근질하죠 897 00:45:35,858 --> 00:45:39,237 재밌게도 저는 총이 없지만 총을 열라 좋아해요 898 00:45:35,858 --> 00:45:39,237 재밌게도 저는 총이 없지만 총을 열라 좋아해요 899 00:45:40,071 --> 00:45:42,406 진짜예요, 거리를 걷다가 총기 상점을 발견했다? 900 00:45:42,490 --> 00:45:44,659 안 들어가고는 못 참죠 901 00:45:44,742 --> 00:45:46,410 하지만 반자동 총은 안 좋아해요 902 00:45:46,494 --> 00:45:48,996 총 못 쏘는 인간이나 쓰는 거잖아요 903 00:45:49,080 --> 00:45:50,456 대체 몇 발이나 갈기는 겁니까? 904 00:45:50,539 --> 00:45:53,334 '저놈 저기 간다 저기로 갔네' 905 00:45:53,417 --> 00:45:54,585 '됐다, 끝' 906 00:45:55,962 --> 00:45:58,214 여섯 발이면 충분하잖아요? 907 00:45:58,297 --> 00:46:00,716 여섯 발로 못 끝장내면 끝인 거예요 908 00:46:00,800 --> 00:46:02,301 끝이라니까요? 909 00:46:03,886 --> 00:46:04,887 어쨌든 총은 좋아요 910 00:46:04,971 --> 00:46:06,931 어릴 때 경찰 영화에서 보던 911 00:46:07,014 --> 00:46:08,516 구식 리볼버 같은 총 있잖아요 912 00:46:08,599 --> 00:46:11,519 그런 총은 좋지만 한편으로 무섭기도 해요 913 00:46:11,602 --> 00:46:15,022 총은 어떤 면에서 기타랑 비슷하거든요 914 00:46:15,106 --> 00:46:16,899 집마다 하나씩은 있지만 915 00:46:16,983 --> 00:46:20,486 잘 다루는 사람은 딱히 없다는 점이 비슷하잖아요? 916 00:46:21,445 --> 00:46:24,156 방구석에서 먼지만 쌓여 가고 있죠 917 00:46:24,907 --> 00:46:27,368 기타 실력을 키우는 방법은 알겠어요 918 00:46:27,451 --> 00:46:29,287 매일 두세 시간 연습하면 되지만 919 00:46:29,370 --> 00:46:31,747 총을 잘 쏘려면 어떻게 해야죠? 920 00:46:32,373 --> 00:46:34,041 어떻게 연습해야 하죠? 921 00:46:34,709 --> 00:46:35,751 사격장에 가요 922 00:46:35,835 --> 00:46:39,046 사격장은 매번 나오는 답이지만 그건 연습이 아니죠 923 00:46:39,130 --> 00:46:41,007 완벽히 통제된 환경이잖아요 924 00:46:41,090 --> 00:46:43,676 사격장에 들어가면 쪼그마한 헤드셋을 쓰죠 925 00:46:43,759 --> 00:46:45,553 내 청력은 소중하니까요 926 00:46:45,636 --> 00:46:48,306 귀가 윙윙 울리면 안 되잖아요 927 00:46:48,389 --> 00:46:52,101 도마에 고기 늘어놓듯 총알도 쫙 펼쳐 놓고요 928 00:46:52,184 --> 00:46:54,937 예쁜 총도 총구 방향 맞춰서 딱 놓고요 929 00:46:55,021 --> 00:46:56,856 이제 표적을 나오게 합니다 930 00:47:00,192 --> 00:47:02,194 그리고 앉아서 막 이래요 931 00:47:09,285 --> 00:47:10,411 '다 중앙에 맞았네' 932 00:47:10,494 --> 00:47:14,749 '집에 걸어 놔서 나의 무시무시함을 자랑해야지' 933 00:47:14,832 --> 00:47:16,208 이게 무슨 연습입니까! 934 00:47:16,876 --> 00:47:17,877 연습하고 싶어요? 935 00:47:17,960 --> 00:47:19,920 새벽 세 시에 잠옷 바지만 입은 상태에서 936 00:47:20,004 --> 00:47:22,173 누군가에게 끌려 나와 봐야 합니다 937 00:47:22,757 --> 00:47:24,091 차고로 끌려가면 938 00:47:24,175 --> 00:47:27,094 아기랑 방울뱀이랑 빌어먹을 곰이 기다리고 있죠 939 00:47:27,178 --> 00:47:30,056 아내는 전등을 껐다 켜며 외쳐요 '막아 봐, 주디!' 940 00:47:30,139 --> 00:47:32,266 '뭐라도 좀 해 보라고!' 941 00:47:32,350 --> 00:47:33,726 이런 게 연습이죠 942 00:47:34,977 --> 00:47:36,062 맞잖아요 943 00:47:36,771 --> 00:47:38,898 실전도 이거랑 비슷할 거예요 944 00:47:39,398 --> 00:47:41,359 총싸움은 1도 모르지만 대충 감은 와요 945 00:47:41,442 --> 00:47:44,195 여러분의 집에 총 들고 쳐들어온 인간이 946 00:47:44,278 --> 00:47:46,947 이런 식으로 걸어 들어오진 않겠죠 947 00:47:50,826 --> 00:47:54,372 모퉁이에서 슬쩍 상대를 엿보다가 이러진 않을 겁니다 948 00:48:03,089 --> 00:48:04,131 어쨌든... 949 00:48:04,924 --> 00:48:09,303 최근 몇 년 사이에 나 자신을 잘 알게 됐어요 950 00:48:09,387 --> 00:48:10,846 술도 끊어야 했습니다 951 00:48:10,930 --> 00:48:12,973 나한테 술 문제가 생길 줄은 몰랐어요 952 00:48:13,057 --> 00:48:14,100 내가 어릴 때는 953 00:48:14,183 --> 00:48:16,936 사람들 사고방식이 지금이랑 딴판이었거든요 954 00:48:17,019 --> 00:48:19,021 게이를 바라보는 시선도 달랐죠 955 00:48:19,105 --> 00:48:23,442 전국에 게이는 매사추세츠에 딱 세 명 있고 956 00:48:23,526 --> 00:48:27,113 나머지는 샌프란시스코에 산다고 믿었잖아요? 957 00:48:32,493 --> 00:48:34,036 모든 게 엉망진창이었죠 958 00:48:34,120 --> 00:48:35,538 중독에 관한 편견도 있었어요 959 00:48:35,621 --> 00:48:37,873 중독에 약한 유전자거나 아니거나로 믿었죠 960 00:48:37,957 --> 00:48:39,708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까 961 00:48:39,792 --> 00:48:43,003 그사이에 스펙트럼처럼 중간 단계가 많더군요 962 00:48:43,087 --> 00:48:45,381 자폐만 스펙트럼이 있는 게 아니었어요 963 00:48:47,800 --> 00:48:50,386 사람들이 단어를 막 가져다 쓰는 거 지겨워요 964 00:48:50,469 --> 00:48:53,681 어릴 때는 색깔에만 스펙트럼이 있는 줄 알았어요 965 00:48:54,265 --> 00:48:57,893 줄리어스 어빙과 세븐티식서스의 홈구장도 966 00:48:58,394 --> 00:48:59,687 스펙트럼이었잖아요? 967 00:48:59,770 --> 00:49:01,772 그래서 어떤 사람의 자식이 968 00:49:01,856 --> 00:49:05,151 스펙트럼에 있다고 하길래 그럴 리 없다고 했죠 969 00:49:05,234 --> 00:49:08,946 '2010년에 허물어진 경기장인데 뭔 헛소리야' 970 00:49:09,029 --> 00:49:10,156 '자세히 설명해 봐' 971 00:49:10,239 --> 00:49:14,243 '알아먹기 쉽게 그냥 자폐가 있다고 해' 972 00:49:14,326 --> 00:49:16,704 뭔 용어인지 못 알아먹겠어요 973 00:49:16,787 --> 00:49:19,623 어쨌든 모든 건 스펙트럼처럼 중간 단계가 있다는 건데 974 00:49:19,707 --> 00:49:21,625 내 음주 문제부터 얘기해 볼게요 975 00:49:21,709 --> 00:49:22,918 어릴 때만 하더라도 976 00:49:23,002 --> 00:49:26,380 주정뱅이이거나 아니거나 둘 중 하나인 줄 알았는데 977 00:49:26,464 --> 00:49:28,257 다양한 중간 단계가 있더군요 978 00:49:28,340 --> 00:49:30,634 한쪽 끝에는 극심한 중독자가 있어요 979 00:49:30,718 --> 00:49:34,138 술만 주면 도넛 가게 뒤에서 고추도 빨죠 980 00:49:34,805 --> 00:49:38,434 맥주 12캔 얻으려고 화요일 아침 11시 반부터 빨아요 981 00:49:38,517 --> 00:49:40,728 한 상자도 아니고 열두 캔입니다 982 00:49:40,811 --> 00:49:43,314 청 반바지에 크롭 티 입고 빨아요 983 00:49:43,814 --> 00:49:46,275 반대쪽에 있는 사람은 술을 입에도 안 대요 984 00:49:46,358 --> 00:49:48,903 '술을 마셔 봤는데 나랑은 안 맞더라' 985 00:49:48,986 --> 00:49:51,280 '알다시피 나는 책을 더 좋아해' 986 00:49:51,780 --> 00:49:53,782 '나한테는 책이 곧 마약이지' 987 00:49:54,533 --> 00:49:56,285 '좋은 책이 곧 마약이야' 988 00:49:56,827 --> 00:49:59,079 '진짜야 좋은 책 한 권을 읽으면' 989 00:49:59,163 --> 00:50:02,666 '책에 흠뻑 빠져서 여행을 떠나는 기분이라니까?' 990 00:50:03,584 --> 00:50:05,628 둘 사이엔 다양한 단계가 존재하는데 991 00:50:05,711 --> 00:50:07,880 제 음주 문제가 여기까지 심각해져서 992 00:50:07,963 --> 00:50:10,132 집에 술을 두면 안 되겠더군요 그게 문제였죠 993 00:50:10,216 --> 00:50:13,844 보이면 다 마시니까 중독이 여기까지 진행됐어요 994 00:50:14,553 --> 00:50:17,681 고추는 안 빨았지만 도넛 가게 갈 날이 머지않았죠 995 00:50:18,182 --> 00:50:20,434 도넛 가게가 눈앞에 아른댔어요 996 00:50:20,518 --> 00:50:22,811 내가 대체 왜 이러나 싶더라니까요? 997 00:50:22,895 --> 00:50:24,647 술을 통 끊을 수가 없어서 998 00:50:25,397 --> 00:50:27,608 내가 알코올 중독자인가 싶었죠 999 00:50:27,691 --> 00:50:31,278 중독 치료 모임에 나가 사람들 사연도 들어 봤는데 1000 00:50:31,362 --> 00:50:33,531 잠깐 듣고 나니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1001 00:50:33,614 --> 00:50:35,491 '나도 술은 꽤 마시지만' 1002 00:50:35,574 --> 00:50:40,829 '이 사람들은 장난이 아니네 놀라 자빠지겠어' 1003 00:50:40,913 --> 00:50:42,122 다들 짐승 같더군요 1004 00:50:42,206 --> 00:50:47,086 누런 손가락으로 담배 피우며 빵을 우걱우걱 먹었죠 1005 00:50:47,169 --> 00:50:50,005 나한테도 앞으로 나와서 사연을 들려달라고 하던데 1006 00:50:50,089 --> 00:50:52,299 내 사연을 거기에 어떻게 비빕니까? 1007 00:50:53,717 --> 00:50:57,096 버번 석 잔 때리고 형사 드라마 보다가 잠들었다고 1008 00:50:57,179 --> 00:51:00,307 이분들 앞에서 감히 어떻게 얘기하겠냐고요 1009 00:51:01,934 --> 00:51:04,311 이 빠진 채로 똥꼬 팔러 다니는 남자를 1010 00:51:04,395 --> 00:51:06,522 어떻게 이깁니까? 1011 00:51:08,274 --> 00:51:09,525 하지만 배운 게 있었어요 1012 00:51:09,608 --> 00:51:12,236 집에 술을 둬서는 안 된다는 걸 깨달았죠 1013 00:51:12,319 --> 00:51:14,405 집에 두면 처마시게 되거든요 1014 00:51:14,488 --> 00:51:15,489 쿠키도 똑같아요 1015 00:51:15,573 --> 00:51:18,534 아내한테 집구석의 쿠키를 다 치우라고 했어요 1016 00:51:18,617 --> 00:51:19,952 특히 '오레오'요 1017 00:51:20,035 --> 00:51:21,787 한 줄을 다 먹게 되거든요 1018 00:51:21,870 --> 00:51:23,914 아내는 하나만 먹으면 되지 않느냐고 하지만 1019 00:51:23,998 --> 00:51:27,209 당신이랑 결혼한 사람이 어떤 인간인지 그렇게 몰라? 1020 00:51:27,710 --> 00:51:29,837 난 못 참아 한 줄을 다 먹어야 해 1021 00:51:29,920 --> 00:51:31,547 먹고 양치도 안 하지 1022 00:51:31,630 --> 00:51:35,593 설탕이라는 마약을 목구멍에 쏟아붓는 거예요 1023 00:51:35,676 --> 00:51:39,763 그리고 쿠키 요정이 나오는 정신 나간 꿈을 꾸죠 1024 00:51:39,847 --> 00:51:43,225 그러니까 집구석에서 안 치울 수가 없잖아요? 1025 00:51:43,309 --> 00:51:44,310 그걸 배웠어요 1026 00:51:44,393 --> 00:51:47,146 헤로인을 할 생각은 꿈에도 없지만 1027 00:51:47,229 --> 00:51:50,274 헤로인도 집에 오래 놔두면 어떻게 될지 몰라요 1028 00:51:50,357 --> 00:51:53,694 어쩌다 상황이 딱 맞아떨어지면 또 모르죠 1029 00:51:55,696 --> 00:51:57,823 그날 아버지랑 통화를 했다고 칩시다 1030 00:51:57,906 --> 00:52:01,452 말귀를 어찌나 못 알아먹던지 빌어먹을 그냥 확... 1031 00:52:02,536 --> 00:52:04,705 헤로인이 얼마나 대단한지 확인해 볼까? 1032 00:52:04,788 --> 00:52:07,541 음식물 처리기에 빠졌던 숟가락을 써야겠다 1033 00:52:07,625 --> 00:52:10,836 누가 관심이나 있겠어? 거실에서만 안 빨면 되지 1034 00:52:11,587 --> 00:52:14,214 L자 모양 소파에 누워 잠드는 거죠 1035 00:52:15,549 --> 00:52:19,261 어쨌든 살다 보니 참 많은 걸 깨닫게 됐는데요 1036 00:52:19,345 --> 00:52:20,638 그중엔 이런 것도 있어요 1037 00:52:20,721 --> 00:52:22,931 아버지를 열라 두들겨 팰 수 있는 시기는 1038 00:52:23,015 --> 00:52:25,392 그리 길지 않더군요, 맞죠? 1039 00:52:31,023 --> 00:52:34,693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생각처럼 많지 않아요 1040 00:52:34,777 --> 00:52:39,031 끽해야 15세에서 17세 사이랄까요? 1041 00:52:39,531 --> 00:52:44,119 15세 전엔 남성성이 부족해서 아버지를 못 팹니다 1042 00:52:44,203 --> 00:52:47,706 덤볐다가 한 번 지고 나면 심리적으로도 불리해지죠 1043 00:52:47,790 --> 00:52:49,750 반면에 17세가 지나서는 1044 00:52:49,833 --> 00:52:52,378 그냥 노인 폭행이 돼 버리거든요 1045 00:52:52,461 --> 00:52:55,714 패다가 닻 문신이라도 보이면 '젠장, 해군 출신이었어?' 1046 00:52:55,798 --> 00:52:57,883 '참전 용사였던 아버지를 패다니' 1047 00:52:57,966 --> 00:53:01,053 '나라는 인간은 정말 쓰레기 그 자체야' 1048 00:53:07,017 --> 00:53:10,187 내게 동성애 공포가 있다는 것도 예전엔 몰랐어요 1049 00:53:11,480 --> 00:53:12,606 정말 몰랐어요! 1050 00:53:16,151 --> 00:53:19,905 공포증이 없다는 게 아니라 있는지 몰랐다고요 1051 00:53:21,115 --> 00:53:23,867 동성애에 딱히 불만 품은 적이 없거든요 1052 00:53:23,951 --> 00:53:27,162 그 사람들이 결혼하든 뭘 하든 관심이 없었어요 1053 00:53:27,246 --> 00:53:28,789 다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1054 00:53:28,872 --> 00:53:31,250 그냥 타고난 성향이려니 생각했어요 1055 00:53:31,333 --> 00:53:34,420 동성애가 좋아서 선택한 거라고 하는 사람도 있는데요 1056 00:53:34,503 --> 00:53:36,171 그런 주장도 참 재밌어요 1057 00:53:36,255 --> 00:53:37,548 선택한 거라고 칩시다 1058 00:53:37,631 --> 00:53:41,176 그러면 이성애자로 사는 것도 선택이겠네요? 1059 00:53:41,260 --> 00:53:44,847 당신도 인생의 어느 시점에 선택을 내렸다는 거예요 1060 00:53:44,930 --> 00:53:49,476 예를 들자면 탁자 양쪽에 고추와 조개를 놓고 1061 00:53:49,560 --> 00:53:51,186 선택을 내려야 했단 거예요 1062 00:53:51,270 --> 00:53:54,189 앉아서 고민하는 거죠 '어느 쪽으로 갈까?' 1063 00:53:56,150 --> 00:53:57,443 어디 보자 1064 00:53:58,819 --> 00:54:01,613 얘랑 놀면 아프지만 헤어져도 집은 안 뺏겨 1065 00:54:02,114 --> 00:54:04,158 반면에 여기 요 녀석은 1066 00:54:04,992 --> 00:54:09,163 느낌은 끝내주지만 내 모든 걸 빨아먹겠지 1067 00:54:09,246 --> 00:54:11,665 그냥 동전 던져서 결정해야겠다 1068 00:54:12,166 --> 00:54:14,960 던졌는데 이성애자가 나왔네? 앗싸, 신난다! 1069 00:54:16,962 --> 00:54:20,924 어느 날 허리를 다친 덕에 동성애 공포증인 걸 깨달았어요 1070 00:54:21,008 --> 00:54:23,886 허리를 풀려고 안마시술소에 갔는데요 1071 00:54:23,969 --> 00:54:26,013 처음이냐고 묻길래 그렇다고 했죠 1072 00:54:26,096 --> 00:54:29,349 남성, 여성 안마사 중에 고르라고 하더군요 1073 00:54:29,433 --> 00:54:31,268 그래서 순간 움찔했어요 1074 00:54:31,351 --> 00:54:32,519 대체 뭔... 1075 00:54:35,606 --> 00:54:37,816 당연히 여자 안마사죠 질문이라고 해요? 1076 00:54:37,900 --> 00:54:40,903 남자한테 안마받는다는 상상조차 안 해 봤어요 1077 00:54:40,986 --> 00:54:45,574 시커먼 털이 잔뜩 난 남자의 팔부터 떠오르더군요 1078 00:54:45,657 --> 00:54:47,242 기름이 좔좔 흐르는 팔로 1079 00:54:47,326 --> 00:54:50,871 내 등을 누르며 말하겠죠 '숨 쉬어요, 호흡하세요' 1080 00:54:50,954 --> 00:54:51,955 생각만 해도... 1081 00:54:52,748 --> 00:54:56,627 다 나았어요, 고쳐졌으니까 제발 집에 보내 줘요 1082 00:54:57,336 --> 00:54:59,588 남자한테 안마받는다는 상상만 해도 1083 00:54:59,671 --> 00:55:01,256 몸이 막 움찔하더라고요 1084 00:55:02,007 --> 00:55:05,093 방어적인 태도로 반박했죠 '싫어요, 여자 주세요' 1085 00:55:05,177 --> 00:55:08,263 내 나이와 외모를 생각하면 변태처럼 보였을 거예요 1086 00:55:08,347 --> 00:55:10,015 해피 엔딩을 꿈꾸는 변태요 1087 00:55:10,098 --> 00:55:12,559 아무리 좋게 얘기해도 이렇게 들렸겠죠 1088 00:55:12,643 --> 00:55:17,189 '응, 여자랑 하고 싶어 여자랑 거시기를 하고 싶...' 1089 00:55:18,023 --> 00:55:19,191 알죠? 1090 00:55:21,693 --> 00:55:24,488 난 그런 해피 엔딩을 바란 건 아니었어요 1091 00:55:24,571 --> 00:55:28,825 하지만 전신 마사지란 표현은 좀 잘못된 것 같아요 1092 00:55:30,077 --> 00:55:33,580 전신에서 가장 중요한 게 빠져 있잖아요 1093 00:55:33,664 --> 00:55:35,249 받고 나면 기분이 묘해요 1094 00:55:35,332 --> 00:55:37,417 온몸의 긴장이 다 풀리긴 했지만 1095 00:55:37,501 --> 00:55:39,545 불알은 여전히 무거워서 축 늘어져 있잖아요 1096 00:55:39,628 --> 00:55:42,589 뭔가 이상하고 기분이 묘해요 1097 00:55:45,175 --> 00:55:46,552 누군가는 이렇게 생각하겠죠 1098 00:55:46,635 --> 00:55:50,013 '그러면 마사지 받기 전에 물 좀 빼고 가든가?' 1099 00:55:50,097 --> 00:55:53,934 그랬다가는 예약도 잡기 전에 의자에 쓰러져 잠들 겁니다 1100 00:55:54,017 --> 00:55:56,144 허리뿐만 아니라 목까지 맛이 가겠죠 1101 00:55:56,228 --> 00:55:57,688 문제가 두 개로 늘어나요 1102 00:55:59,815 --> 00:56:03,151 불법 안마를 합법화하면 끝내주긴 할 거예요 1103 00:56:03,235 --> 00:56:05,904 물론 그런 업소에도 진짜 안마사는 필요해요 1104 00:56:05,988 --> 00:56:08,574 초반엔 진짜 안마사가 마사지를 해 줘야죠 1105 00:56:08,657 --> 00:56:11,201 매춘부는 등 마사지를 할 줄 모르거든요 1106 00:56:12,286 --> 00:56:15,122 반면 안마사는 마사지는 잘해도 대딸은 못 치죠 1107 00:56:15,205 --> 00:56:17,457 대부분 여자가 그렇듯 대딸은 형편없어요 1108 00:56:19,293 --> 00:56:20,961 대부분 여자는 대딸을 못하고 1109 00:56:21,044 --> 00:56:24,381 잘하려고 노력도 안 해요 기술을 갈고닦지 않죠 1110 00:56:24,881 --> 00:56:28,427 손가락 세 개로 해 주는 이런 대딸 받아 봤어요? 1111 00:56:29,219 --> 00:56:32,180 다음 개기 월식이라도 기다리는 건가요? 1112 00:56:32,264 --> 00:56:33,974 대체 이게 뭔... 1113 00:56:35,892 --> 00:56:38,020 솔직히 말해서 열라 짜증 나요 1114 00:56:38,103 --> 00:56:41,106 그렇게 대충 할 거면 아예 귀두도 튕기면서 노시지? 1115 00:56:41,189 --> 00:56:45,569 뭐 하자는 겁니까? 삽입하는 느낌이 들게 해야죠 1116 00:56:45,652 --> 00:56:48,280 내려올 땐 힘주고 올라갈 땐 힘 빼고 1117 00:56:48,363 --> 00:56:51,158 중간에 변칙 기술도 쓰면 18초면 끝나요 1118 00:56:51,241 --> 00:56:54,828 헬리콥터처럼 고추에 올라타서 박아 주는 여자는 없으니까 1119 00:56:54,911 --> 00:56:57,247 거의 시작하자마자 싸 버릴걸요? 1120 00:56:59,041 --> 00:57:00,500 진짜 끝내주겠죠 1121 00:57:01,668 --> 00:57:04,004 그럼 저는 야구 감독처럼 마사지 업소를 운영할 거예요 1122 00:57:04,087 --> 00:57:06,798 진짜 안마사가 8이닝쯤 던지게 하고 1123 00:57:06,882 --> 00:57:09,134 윤활유를 뺏으면서 잘했다고 칭찬해 주고 1124 00:57:09,217 --> 00:57:12,012 좌완 투수를 투입하는 거죠 '자, 가보자고' 1125 00:57:12,095 --> 00:57:13,597 그러면 마무리가 등판합니다 1126 00:57:15,432 --> 00:57:18,060 여러분이 평생 경험한 90%의 오럴 섹스보다 1127 00:57:18,143 --> 00:57:19,519 짜릿한 손맛을 보여 주겠죠 1128 00:57:19,603 --> 00:57:22,981 그렇게 뭉친 곳도 풀고 쌓인 것도 빼고 나오면 1129 00:57:23,065 --> 00:57:25,776 다시 아내 목소리가 귀에 들어와서 잘 지낼 수 있어요 1130 00:57:27,903 --> 00:57:30,113 아내 말에 잘 동의하게 되죠 최고예요 1131 00:57:33,700 --> 00:57:35,118 어쩌겠어요? 1132 00:57:35,202 --> 00:57:37,329 요즘 또 유행하는 현상이 하나 있길래 1133 00:57:37,412 --> 00:57:39,373 여러분께 꼭 얘기해 주고 싶었어요 1134 00:57:39,456 --> 00:57:40,916 요즘엔 참 희한하게도 1135 00:57:40,999 --> 00:57:43,418 늙는 것에 대해 불안감을 들게 하는 앱도 많고 1136 00:57:43,502 --> 00:57:46,046 성형 수술 받는 사람도 정말 많더군요 1137 00:57:46,129 --> 00:57:48,215 그런 수술 받을 필요 없어요 1138 00:57:48,298 --> 00:57:51,635 어차피 결국엔 다 뒈져요 안 그렇습니까? 1139 00:57:55,931 --> 00:57:59,267 저 같은 50대 X세대들은 테스토스테론도 주입해요 1140 00:57:59,351 --> 00:58:02,312 인터넷에 전후 사진 올리는 게 어찌나 웃기던지 1141 00:58:02,396 --> 00:58:04,898 여자한테 관심받으려고 셔츠까지 벗고 찍죠 1142 00:58:06,692 --> 00:58:08,735 재밌게도 여기만 보면 람보처럼 멋진데 1143 00:58:08,819 --> 00:58:12,823 목에서 이혼의 흔적과 자식과의 다툼이 엿보이죠 1144 00:58:12,906 --> 00:58:14,658 이루지 못한 꿈도 보이고 1145 00:58:14,741 --> 00:58:17,202 주택 소유주 협회의 허가를 못 받아서 1146 00:58:17,285 --> 00:58:20,872 다시 때려 부숴야 했던 현관 증축 공사도 엿보여요 1147 00:58:20,956 --> 00:58:23,792 과거에 뭔 짓거리를 했는지 다 보인다는 거죠 1148 00:58:25,168 --> 00:58:27,295 대체 얼마나 시시한 인생을 살았으면 1149 00:58:27,379 --> 00:58:29,923 50대가 돼서도 여자랑 떡 치려고 애쓰죠? 1150 00:58:31,466 --> 00:58:33,176 이 나이가 되면요 1151 00:58:33,260 --> 00:58:35,679 섹스보다 여덟 시간 자는 게 좋아요 1152 00:58:35,762 --> 00:58:36,930 진짜예요 1153 00:58:38,223 --> 00:58:42,561 아무런 방해 안 받고 여덟 시간 자는 게 최고예요 1154 00:58:42,644 --> 00:58:46,022 내가 깨고 싶을 때 깨는 그 느낌 알죠? 1155 00:58:46,106 --> 00:58:48,859 평소엔 누가 깨우잖아요 '애들 연습 가는 날이야' 1156 00:58:48,942 --> 00:58:50,610 '얼른 내려가서 아침상 차려' 1157 00:58:50,694 --> 00:58:52,070 '난 세차부터 할게' 1158 00:58:53,864 --> 00:58:56,908 내가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나는 그 느낌이 1159 00:58:56,992 --> 00:59:00,078 저는 정말 좋은데 여러분은 어떨지 모르겠네요 1160 00:59:00,162 --> 00:59:01,538 내가 이상한 건지 몰라도 1161 00:59:01,621 --> 00:59:05,292 연장자의 역할은 젊은 사람을 돕는 거라고 생각해요 1162 00:59:05,375 --> 00:59:08,170 젊은 사람들이랑 해 보려는 건 좀 아니잖아요? 1163 00:59:11,506 --> 00:59:12,966 박수가 느리게 나오네요 1164 00:59:13,049 --> 00:59:14,634 '그래, 뭐, 인정' 1165 00:59:14,718 --> 00:59:18,597 '법적으로는 어린 여자랑 자도 아무 문제 없지만' 1166 00:59:23,310 --> 00:59:26,229 난 모든 걸 아는 것처럼 구는 그런 늙은이예요 1167 00:59:26,313 --> 00:59:28,356 모든 답을 알고 있는 것처럼 굴죠 1168 00:59:28,440 --> 00:59:30,692 젊은 친구들에게 조언도 하고 1169 00:59:30,776 --> 00:59:33,320 여자들한테도 조언 같은 걸 해 줘요 1170 00:59:33,403 --> 00:59:36,031 데이트 중인 남자가 저녁이 되니까 1171 00:59:36,114 --> 00:59:39,326 목에서 두두둑 소리를 내면 당장 헤어지라고 해요 1172 00:59:40,869 --> 00:59:42,704 근육 바보일 게 뻔하거든요 1173 00:59:42,788 --> 00:59:44,790 근육 바보 아기를 함께 낳아 봤자 1174 00:59:44,873 --> 00:59:47,793 평생 견인차나 몰고 죽어도 사장은 못 될 거예요 1175 00:59:47,876 --> 00:59:49,544 알았죠? 이게 현실이에요 1176 00:59:51,046 --> 00:59:52,088 알았어요? 1177 00:59:53,882 --> 00:59:56,259 위험 신호를 잘 살펴봐요 1178 00:59:56,343 --> 00:59:58,303 키 작은 놈이 큰 시계를 찼다? 1179 00:59:58,386 --> 01:00:00,305 완전 위험 신호죠 1180 01:00:00,889 --> 01:00:02,599 키 작은 게 문제가 아니에요 1181 01:00:02,682 --> 01:00:05,435 개같은 힙합 앨범을 냈는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1182 01:00:05,519 --> 01:00:09,606 열라 큰 시계 차고 철컹대면서 막 돌아다니잖아요 1183 01:00:11,149 --> 01:00:14,486 그 모습이 귀엽게 느껴져서 데이트하기로 하면 1184 01:00:14,569 --> 01:00:16,822 놈이 엄청 큰 트럭을 몰고 나타날 겁니다 1185 01:00:16,905 --> 01:00:19,866 떨어져 죽지 않게 마법의 계단까지 달려 있죠 1186 01:00:20,700 --> 01:00:23,745 어쩌다 그 남자랑 연애까지 하게 되면 1187 01:00:23,829 --> 01:00:26,665 어느 날 대판 싸워서 남자가 집을 뛰쳐나갈 거예요 1188 01:00:26,748 --> 01:00:29,417 놈이 뒤뚱뒤뚱 앞마당을 걷는 걸 보고 1189 01:00:29,501 --> 01:00:32,963 당신은 위층에서 엉엉 울며 그놈의 작은 바지를 개겠죠 1190 01:00:34,339 --> 01:00:36,007 그때야 깨달음이 찾아올 겁니다 1191 01:00:36,091 --> 01:00:39,511 '어차피 똑같은 문제로 싸울 거면 정상 크기 남자랑 사귈걸!' 1192 01:00:40,136 --> 01:00:43,765 '3년간 저놈 품에 안기면서 안전하다고 느낀 적이 없잖아' 1193 01:00:45,100 --> 01:00:48,979 '쇼핑몰에서 데려온 털 좀 많은 여덟 살짜리 같아' 1194 01:00:52,941 --> 01:00:54,568 여성분들의 여사친 중에 1195 01:00:54,651 --> 01:00:57,153 '나마스테'라고 적힌 스웨트셔츠 입은 여자는 1196 01:00:57,237 --> 01:00:58,446 개같은 년이에요 1197 01:00:58,530 --> 01:01:02,117 어떻게 그걸 모르죠? 어떻게 몰라요? 1198 01:01:02,826 --> 01:01:05,036 왜 영성이 충만하다고 오해하는 겁니까? 1199 01:01:05,120 --> 01:01:06,454 이해가 안... 1200 01:01:06,538 --> 01:01:09,082 진짜 영성이 충만하면 그렇게 자랑 안 해요 1201 01:01:09,165 --> 01:01:11,459 눈치 좀 채세요 '나마스테' 1202 01:01:11,543 --> 01:01:15,255 '나는 나마스테 정신으로 인생을 살기로 선택했단다' 1203 01:01:15,338 --> 01:01:17,799 이런 여자들이 인스타에 올린 사진을 보면 1204 01:01:17,883 --> 01:01:20,635 엉덩이에 꽉 끼는 수영복 입고 자연에 나가서 1205 01:01:20,719 --> 01:01:24,139 개같은 손 하트도 만들고 명언 같은 걸 적어 놔요 1206 01:01:24,222 --> 01:01:28,059 '여러분, 자신을 위해 시간을 내는 걸 잊지 마요' 1207 01:01:28,143 --> 01:01:32,731 '지식을 쌓아 가는 여정 중에도 꼭 시간을 내세요' 1208 01:01:34,274 --> 01:01:37,277 내가 독재자라면 그런 인간들부터 없앨 겁니다 1209 01:01:37,360 --> 01:01:39,279 그런 놈들부터 박멸할 거예요 1210 01:01:39,779 --> 01:01:44,034 손 하트 잘못 만드는 멍청한 놈도 박멸할 겁니다 1211 01:01:44,117 --> 01:01:47,329 그릴드치즈샌드위치 모양으로 손을 구기는 놈들요 1212 01:01:47,412 --> 01:01:50,123 이런 애들 있잖아요 '태비사, 내일 봐' 1213 01:01:50,707 --> 01:01:51,833 모양새가 그냥... 1214 01:01:55,587 --> 01:01:58,465 자, 여성을 위한 조언을 먼저 해 드렸고요 1215 01:02:00,008 --> 01:02:01,635 이제 남자들에게 조언할게요 1216 01:02:01,718 --> 01:02:04,220 몸이 차가운 여자를 사귈 때는 조심하세요 1217 01:02:05,430 --> 01:02:07,349 주요 장기가 있는 부위 말고 1218 01:02:07,432 --> 01:02:09,809 손발, 손가락 같은 부위가 차가운 여자요 1219 01:02:09,893 --> 01:02:14,898 심장이 너무 약해서 피가 쫙쫙 못 가는 느낌 있잖아요 1220 01:02:14,981 --> 01:02:16,191 그런 여자 알죠? 1221 01:02:16,274 --> 01:02:18,777 연중무휴 몸이 열라 차갑습니다 1222 01:02:18,860 --> 01:02:21,905 옷이라는 옷은 죄다 소매를 늘여서 입고 1223 01:02:21,988 --> 01:02:24,991 손톱 두 개만 간신히 보여요 1224 01:02:25,075 --> 01:02:28,745 무슨 음료를 주든 갓난애처럼 들고 마시죠 1225 01:02:32,040 --> 01:02:35,377 침대에 누웠다가 시체처럼 차가운 발에 닿으면... 1226 01:02:37,712 --> 01:02:38,755 진짜예요 1227 01:02:39,631 --> 01:02:41,341 그런 여자랑은 번식 못 해요 1228 01:02:42,467 --> 01:02:46,179 알레르기 달고 사는 병든 아이만 낳게 되겠죠 1229 01:02:47,013 --> 01:02:48,723 방마다 물티슈는 필수고 1230 01:02:48,807 --> 01:02:51,434 자궁에서 나오는 순간 이미 감기에 걸려 있어요 1231 01:02:54,062 --> 01:02:57,607 몇 년 뒤면 다들 안경 쓰고 '오늘 학교 빠질래요' 1232 01:03:00,110 --> 01:03:01,987 '아이패드 써도 돼요?' 1233 01:03:02,862 --> 01:03:04,823 뭐가 잘못된 건지 당황스러울 겁니다 1234 01:03:04,906 --> 01:03:07,450 난 왕년에 운동도 했는데 이것들은 대체 뭐야? 1235 01:03:08,034 --> 01:03:09,327 어떻게 된 거냐고요? 1236 01:03:09,411 --> 01:03:12,956 발가락 시퍼런 데비 몸속에 찍 하고 한 발 싸질렀잖아요 1237 01:03:14,833 --> 01:03:17,002 어이가 없네요 생각을 좀 해 봐요 1238 01:03:17,085 --> 01:03:19,295 그런 여자가 튼튼한 애를 낳겠어요? 1239 01:03:19,379 --> 01:03:20,672 못 낳죠 1240 01:03:20,755 --> 01:03:23,216 다리가 홍학처럼 가는 여자들 있잖아요 1241 01:03:24,050 --> 01:03:27,220 요즘엔 인플루언서라고 하지만 예전엔 걸레라고 했어요 1242 01:03:27,303 --> 01:03:30,932 요즘은 유행의 선두 주자 대접을 받던데요? 1243 01:03:32,392 --> 01:03:34,269 옛날 옛적에는요 1244 01:03:34,352 --> 01:03:38,148 그런 여자는 겨울도 못 넘겼어요 1245 01:03:38,231 --> 01:03:42,110 물소 담요 같은 거 덮고 있다가 얼어 죽었겠죠 1246 01:03:42,193 --> 01:03:43,653 누가 그런 여자를 원해요 1247 01:03:44,154 --> 01:03:46,656 과거의 섹시녀들을 그린 그림 봤어요? 1248 01:03:46,740 --> 01:03:49,784 미식축구 풀백처럼 듬직해서 인기가 있었어요 1249 01:03:49,868 --> 01:03:52,162 조금 패도 맷집이 좋아서 잘 버티고요 1250 01:03:52,245 --> 01:03:56,416 폭풍과 맞서기 위해 지붕에서 합판도 막 뜯어내고 1251 01:03:56,499 --> 01:03:59,085 엉덩이도 큼직해서 애들을 뒤에 숨길 수 있죠 1252 01:03:59,169 --> 01:04:00,503 곰하고도 싸울 수 있어요 1253 01:04:00,587 --> 01:04:02,338 당신은 들판에서 달려오며 외치겠죠 1254 01:04:02,422 --> 01:04:04,883 '내가 간다, 클레먼타인!' 1255 01:04:09,971 --> 01:04:11,723 옛날엔 빼빼 마른 년들은 1256 01:04:11,806 --> 01:04:15,268 뭔 일만 터지면 픽픽 쓰러져 죽었어요 1257 01:04:15,852 --> 01:04:18,730 하지만 최근 몇백 년간 놀라운 발명품들이 등장했죠 1258 01:04:18,813 --> 01:04:21,941 중앙난방이랑 제왕 절개 같은 거 있잖아요? 1259 01:04:22,025 --> 01:04:23,651 그런 걸로 연명하는 거예요 1260 01:04:28,031 --> 01:04:30,492 골골대고 징징대는 애들만 낳다 보니까 1261 01:04:30,575 --> 01:04:32,619 요즘엔 죄다 헬멧을 쓰고 다니잖아요 1262 01:04:32,702 --> 01:04:34,370 이게 현실이에요 1263 01:04:36,706 --> 01:04:37,707 아뇨 1264 01:04:39,167 --> 01:04:41,127 오늘은 이대로 그냥 떠나고 싶지 않아요 1265 01:04:41,211 --> 01:04:42,337 준비한 거 하나 더 남았어요 1266 01:04:42,420 --> 01:04:44,172 여러분은 정말 최고의 관객이세요 1267 01:04:44,255 --> 01:04:46,758 이거까지 하고 딱 끝냅시다 1268 01:04:46,841 --> 01:04:50,637 저는 사랑스러운 아내 덕에 예쁜 자식 둘을 얻었는데요 1269 01:04:50,720 --> 01:04:54,599 몇 달 전에 제가 아들을 씻기고 있었어요 1270 01:04:54,682 --> 01:04:57,227 아직 세 살이라서 씻기고 있었죠 1271 01:04:57,310 --> 01:05:00,063 잘 닦고 씻겨서 자리에 세워 놓고 1272 01:05:00,146 --> 01:05:02,440 나머지는 직접 닦으라며 수건을 건네줬죠 1273 01:05:02,524 --> 01:05:03,817 '닦아, 녀석아' 1274 01:05:03,900 --> 01:05:06,194 '네 차례야 고추는 직접 닦아라' 1275 01:05:06,277 --> 01:05:07,862 그 부위는 만지기 싫거든요 1276 01:05:07,946 --> 01:05:09,155 어른이 고추 만졌다가 1277 01:05:09,239 --> 01:05:12,367 나처럼 코미디언 되면 어떡해요? 1278 01:05:12,992 --> 01:05:13,993 그래서... 1279 01:05:17,247 --> 01:05:19,916 악습은 내 대에서 끊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말했죠 1280 01:05:20,625 --> 01:05:24,170 '네 차례야 수건 줄 테니까 고추 닦아라' 1281 01:05:24,254 --> 01:05:26,297 세 살 아들이 날 보며 이렇게 답했어요 1282 01:05:26,381 --> 01:05:27,841 '불알도 닦아야죠' 1283 01:05:34,139 --> 01:05:35,765 심장이 멎는 줄 알았어요 1284 01:05:35,849 --> 01:05:39,018 '그런 단어 누가 가르쳤어? 아직 학교도 안 다니잖아' 1285 01:05:39,102 --> 01:05:42,105 '어떻게 배웠어?' 날 보고 배웠겠죠 1286 01:05:42,188 --> 01:05:44,858 계속 고민해 봤어요 '누구한테 배웠어?' 1287 01:05:44,941 --> 01:05:47,861 '엄마한테는 말하지 마 말하면 나 죽는다' 1288 01:05:47,944 --> 01:05:51,865 내가 저런 말을 애 앞에서 언제 했나 생각해 보니 1289 01:05:51,948 --> 01:05:53,700 배변 훈련을 시킬 때 1290 01:05:53,783 --> 01:05:55,869 나도 모르게 그 단어를 썼나 봐요 1291 01:05:55,952 --> 01:05:58,204 '아빠, 쉬야할래요'라고 하면 1292 01:05:58,288 --> 01:06:00,790 변기에 앉히고 싸는 걸 지켜봤거든요 1293 01:06:00,874 --> 01:06:02,792 '우리 아들 멋져' 화장지도 건네주고 1294 01:06:02,876 --> 01:06:04,919 고추도 닦으라고 했더니 1295 01:06:05,003 --> 01:06:08,882 이유는 모르겠지만 손을 아주 깊이 넣더군요 1296 01:06:08,965 --> 01:06:11,092 이렇게 깊숙이 집어넣더라고요 1297 01:06:11,176 --> 01:06:13,386 그래서 더 위를 닦으라고 했죠 1298 01:06:14,137 --> 01:06:16,389 '인마, 거기는 불알이잖아' 1299 01:06:16,472 --> 01:06:19,017 '불알 말고 오줌 나오는 곳을 닦아야지' 1300 01:06:19,100 --> 01:06:21,811 '더 위야, 위 거기는 아직 불알이야' 1301 01:06:21,895 --> 01:06:23,855 '더 위로, 옳지!' 1302 01:06:23,938 --> 01:06:26,107 제가 그때 불알이란 단어를 쓴 이유는 1303 01:06:26,191 --> 01:06:29,319 불알은 불알이라고 부르는 수밖에 없잖아요? 1304 01:06:29,402 --> 01:06:31,654 고추를 칭하는 깜찍한 단어는 많아요 1305 01:06:31,738 --> 01:06:33,698 똘똘이, 소중이, 코끼리 1306 01:06:33,781 --> 01:06:35,491 꼴리는 대로 부르면 되죠 1307 01:06:35,575 --> 01:06:37,994 하지만 불알은 그냥 불알이잖아요? 1308 01:06:38,077 --> 01:06:39,537 그래서 불알이라고 했는데요 1309 01:06:40,038 --> 01:06:42,832 꼬맹이가 그거를 머리에 기억해 뒀다가 1310 01:06:42,916 --> 01:06:47,045 무려 두 달을 묵혀 뒀다가 완벽한 순간에 쓴 거예요 1311 01:06:48,004 --> 01:06:50,381 고추를 닦으라고 했더니 이렇게 답했죠 1312 01:06:50,465 --> 01:06:51,925 '불알도 닦아야죠' 1313 01:06:54,010 --> 01:06:55,803 솔직히 말하자면요 1314 01:06:55,887 --> 01:06:58,681 아들이 그렇게 자랑스러웠던 적이 또 없습니다 1315 01:06:59,182 --> 01:07:02,518 세 살 아들의 '불알' 소리를 들은 아버지 심정은 이래요 1316 01:07:02,602 --> 01:07:05,146 '그래, 인마 너도 불알 달렸어, 인마' 1317 01:07:05,230 --> 01:07:06,898 '불알은 누구에게도 내줘선 안 돼' 1318 01:07:06,981 --> 01:07:09,359 '자, 아빠 어깨 때려 봐 얼른 때려' 1319 01:07:09,442 --> 01:07:11,236 '패트리어츠, 파이팅!' 1320 01:07:11,319 --> 01:07:14,155 모두 정말 멋지세요 오늘 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1321 01:07:15,281 --> 01:07:16,616 정말 즐거웠어요 1322 01:07:18,409 --> 01:07:21,204 다음 공연에서 또 만나요 1323 01:07:22,997 --> 01:07:25,166 고마워요 1324 01:07:32,173 --> 01:07:35,093 "마커스 기슨을 추모하며" 1325 01:08:52,128 --> 01:08:54,130 자막: 이창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