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무슨 속셈이지?
속셈이고 자시고 없어.
소매치기 따위 한심한 짓이
아무래도 네놈은
마침 좋은 기회군.
누가 밥 주는 주인인지
단단히 알려주마.
땀 한 번 잘 흘렸네.
이제 돌아가서 느긋하게 목욕하고...
켄신, 목욕물 잘 데워놨으려나.
먼저 돌아갔으니까,
그 정도는 해뒀겠...
저건...?
바람의 검심
제3화
칸토우에이구미
고집 센 꼬맹이로군.
사과 한 마디만 하면 끝날 것을.
자자, 있어 봐.
칼잡이 가스케라 불리는 네가
그 녀석 정말로 죽어버릴 게야.
조장님...
야히코,
네 녀석 소매치기 그만두면
자기가 무사 집안이니
뭐 그런 생각하면 큰 착각이라고.
메이지란 건
긍지 따위 아무리 있어봤자
오히려 무사 집안이란 것들은
애지중지하며 그딴 걸 지니고 있으니,
눈 뜨고 망해가는 거지.
급기야 작금엔 저잣거리의 유곽엔
전 다이묘의 마님이나 딸들이 널렸고,
도적단을 붙잡아봤더니
전부 몰락 무사 집안이었다던가,
참 비참한 일이지.
자기가 무사 집안이란 건
그리고 야비하게
그러면 이 타니시의 수하로
몇 번이고 말하게 만들지 마...
난 이제 사양이야.
이 꼬맹이가!
조장님께 무슨 태도냐!
부모가 뒈져버린 네놈을 주워주신
맛있군.
작작 좀 해라!
무사 집안이래봤자,
네놈의 아버지는 고작 30석 두 사람 몫
유신 초에 관헌에게 대들다가
어머니도 유곽에서 몸 팔다가
어느 쪽인진 몰라도
그 바보 부모 밑에 그 자식이군!
시끄러!
가스케 씨!
아버지께선
시류를 따라 막부를 배신하고
관군에게 붙는 걸
쇼우기타이(彰義隊)에 들어가서
어머니께선
날 키우기 위해 목숨을 버릴 듯이
두 분 다, 긍지를 가지고
나쁘게 말하는 녀석은
용서 못 하는 건 이쪽이다,
처죽여주마!
뭐냐, 네놈은!
난입이다!
얘들아, 적이다!
불러도 안 올게요.
좀처럼 들여보내주질 않기에
이 방 이외의 자들은
유랑인 히무라 켄신,
조무래기 군을 인계받고자
대령하였소는 얼어 죽을!
가스케 씨!
네놈도 무사냐?
한꺼번에 잡아죽여주지!
이야기하던 도중이다.
잠시 거기서 잠자코 있어주시게.
가스케 씨!
어떠신지, 조장님?
여기선 통 큰 모습을 보여주셔서
흔쾌히 조무래기 군을
조직원 전원 붕괴라는
그 편이 훨씬 나을 것 같다만?
아...
알았어.
알아서 데리고 가.
고맙군.
억지를 부려 미안하군.
괜찮으신가, 조무래기 군.
어딨는지를 알 수가 없어서
조직들을 하나하나 도느라
구해달라고 누가 말했어.
지긋지긋해진 것뿐이야.
건방져서 마음에 안 들어.
-메이지 검객 낭만담-
캇신류 - 재시동
그 이상 했다간
어떻게 먹고 살 생각이지?
어떻게든 될 거다,
지극히 타산적인 시대거든.
한 푼 값어치도 안 돼.
잊어버려, 야히코.
살아가는 법을 배우라고.
오래오래 길러 줄 테니.
은인이신데!
녹봉 밖에 못 받는 가난뱅이 하급무사!
처맞아죽은 바보 자식이잖아!
병으로 훅 가버린 바보 여자지!
떳떳하게 여기지 않으시고,
의롭게 목숨을 버리셨다.
일하시다 병으로 쓰러지신 거야!
고귀하게 사셨어!
이 내가 용서 못 해!
이 꼬맹이가!
잠시 잠들게 만들었다.
이 자리에 대령하였소.
놔주실 수는 없으실까?
수치를 드러내는 것보다
늦어버렸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