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의 혼잣말
그림자 속에 살며시 숨어있든
봉오리 같은 꽃도 얼마든
비밀로 하고서 지키는 게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달콤씁쓸함에 빠지지 않는
그 판단이 부질없어
끙끙 앓으며
사랑에 익숙할 턱이 없는
아름답게 꾸민 꽃병도
그 모습이 아름다워
꽃이 되어서
그 표정이 짜릿짜릿해서
맛보아줘
감싸줄 테니까
제5화 암약
졌습니다.
실력이 올랐군, 마섬(馬閃).
아닙니다.
힘만 믿고 하는 제 검술로는
임씨 님께는 아직 한참 멀었습니다.
그 힘이 대단한 거야.
역시 마 일족.
어떤가, 고순?
약사의 근황은?
어떻냐고 하심은?
조금은 살이 붙었느냐?
다소 돌아오고 있기는 한 듯합니다.
그렇군.
그나저나...
왜 이게 금지된 건지
독이라고 했잖아!
설마 그런 일면이 있을 줄이야.
괜찮으십니까?
뭐가 말이지?
상당히 신경 쓰시는 듯하여.
아니,
아무것도 아닙니다.
역시 있었네!
아싸!
이쪽에도!
여기에도 있구나!
어디서 먹을까?
부엌?
하지만 출처를 물어보면 귀찮은데.
어이쿠, 그 전에...
맛있겠다!
항상 고마워, 묘묘!
다과회 때마다 간식을 나눠주시다니,
묘묘의 선배들은 엄청 다정하구나!
제대로 챙겨먹으렴!
좀 더 쪄야지!
사양말고.
그러고 보니 그거 알아?
궁중의 여관이
여자 싫어하는 걸로 유명한
어떻게 했을 것 같아?
글쎄...
미약을 썼대!
미약...?
그건가?
묘묘, 무슨 일 있어?
아, 아무것도 아냐!
아마... 상관없을 거야.
아마도...
안녕하십니까.
아가씨!
오늘은 무슨 일이지?
잠깐 내밀하게 의논드릴 게 있어서.
뭐지?
이겁니다.
햇 송이버섯이잖느냐!
좋아하시는 듯하여 다행입니다.
숯이 필요하겠군.
그리고 장과 소금도 준비하지!
이러니 저러니 해서
돌팔이 의사 아저씨와는
끝내주는군!
슬슬 괜찮을 것 같습니다.
장을 뿌리고 소금을 약간...
드시죠.
맛있군!
이걸로 공범.
-맛있어!
서, 선생님...!
저, 저주를...
저주를 풀 약을
저주?
무슨 소리지?
이겁니다.
상관없잖아
있잖아
좋지 않을까
화려하게 피어있어
고개를 숙이고 있진 말아줘
쓸데없이 꾸미지 않은
비료도 그 무엇도 필요없는
어서 공허하게 냉소해줘
눈을 뗄 수가 없어
너의 독을 나의 약으로
웃어줘
알고 있는 거냐!
고지식한 무관을 함락시켰대.
어느 새 좋은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맛있어!
만들어주시지 않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