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블레이드!

검 정도는 뽑고 해.

대전 중에 한눈팔고,

상대에게 실례잖아?

너...

뭔가 변했네?

그, 그래?

어딜 말하는 걸까?

모르겠어!

여성이 머리 모양을 바꾼 것쯤은
눈치채라고!

아, 그런 거구나.

딱히, 눈치채줬으면
하거나 한 건 아니니까...

맞아, 블레이드.

너, 레너드 따위랑 놀고 있는 거면

저 애 좀 안 봐줄래?

레너드 따위?

저 애?

소피 말이야?

따위라니...!

너무해!

왜 혼자야?

무시!

저 애, 항상 저래.

명령하면 뭐든 듣는데.

그렇구나.

응.

하지만 자발적으로
뭘 하려곤 하지 않아.

그런데 너한테는
스스로 이름을 댔잖아?

그러니까 맡길게, 블레이드.

알았어.

넌 체력 부족!

이제부터 매일 아침
10킬로 런닝을 평생 계속해!

평생이라고?

여어, 나, 블레이드!

알고 있어.

연습을 봐주라고
어네스트한테 부탁받았어!

그건, 명령?

그게 아니라,

아니, 부탁받은 건 사실인데...

내가 도와주고 싶다고 생각한 거야.

하지만...

난 이것밖에 몰라.

왜 맨손이야?

이거밖에 안 배웠으니까.

그럼 다른 것도 가르쳐 줄게!

그건, 명령?

아니야.

친구니까 도와주고 싶은 거야!

명령은 아니니까 억지로 하라곤 안 해.

싫을까?

싫진... 않아.

그럼 결정 났네!

좋았어, 먼저...

여러분!

오늘의 실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어째서?

이제 막 시작이었는데!

네가 우물쭈물 대니까 그렇지!

그럴 수가...

영웅교실

제2화 소피

안 베여.

투기를 검에 싣는 거야.

소피는 주먹이면
투기를 실을 수 있지?

그렇다면 검도
몸의 일부라고 생각하면...

이런 식으로.

알았어.

잘 베였어.

흡수가 빠르네!

그만큼 다룰 줄 알면 충분할 것 같아.

오늘은 여기까지 할까?

이걸로 그 애에게 이길 수 있을까?

누구 말이야?

어네스트.

아니...

그건 글쎄다.

그 영역까지 도달하려면...

그래?

어라?

이쪽이 더 강해.

그렇긴 하네.

그나저나, 나 못 움직이겠는데.

상대의 자유를 용납하면

마운트 포지션으로선 실격이야.

그러게.

내일도,

뭔가 가르쳐 줬으면 해.

응, 좋아!

어떤가, 학원 생활 쪽은?

친구 생겼어.

그거 다행이군.

넌 세 살부터 용사를 했었으니까.

나조차도 절친이라
부를 만한 자가 있는데,

너는 참...

미안하네요!

정말 다행이야.

그래서?

친구란 건 누구 말일까?

몇 명쯤 있는데,

최근이라면 소피, 라든가.

그녀에게 흥미를 가지다니,
역시라 해야 하나.

그녀는 강하지?

응,

강하네.

그녀는 그래 봬도 아직 미완성이야.

뭐?

누가 뭐래도 완성의 때가 왔을 땐
널 넘어서는 걸 목적으로 했었으니까.

무슨 얘기야!

알고서 친구가 된 게 아닐까?

인공 용사 프로젝트 얘기야.

인공... 용사?

너와 같은 용사가 존재한다면

같은 존재를 만들어낼 수 있을 터.

그런 걸 생각한 자들이 있었지.

고대에 잊혀진 금기를 써서

소질 있는 인간을 소체로 삼아

인공적으로 용사의 힘을
발현시키려 했단 거지.

그것도 오리지널 인간을 복제해서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실험과 개량을 거듭해나갔지.

잠깐,

잠깐 있어 봐!

복제?

소피 얘기하는 거 아니었어?

그녀의 본래의 이름은

소피티아 펨토.

펨토는 12라는 뜻이다.

즉, 그녀는

소피티아라는 인간의 12번째란 거지.

그녀는 실험체로서

계속 물건처럼 취급당해 왔지.

어이, 설마,

그 실험에...!

걱정할 것 없어!

그 조직은 내가 완전히 박살 냈지.

관련이 없었으면 미리 말하라고.

그녀를 보호했을 때,

오늘부터 너는 자유라고 전했다.

그 대답이...

그건, 명령?

지금도 그녀는 그러려나?

용사를 만들어내는 일 때문에

소피는 평범한 인생을 빼앗겼어.

내 탓이야.

나라는 존재가 있었던 탓에.

그렇다면

내가 소피에게
평범한 인생을 되찾아주지!

하지만...

평범한 게, 뭐지?

어머, 무슨 일이야?

검사 예정은 아직 멀었는데,

혹시 내가 조사해 줬으면 해?

그렇다면 벗어,

바로 벗어.

가르쳐 줘!

평범한 게 뭐지?

나 정도 젊은 애는
보통 뭘 하는 법이야?

드디어 그런 것에
흥미가 생기기 시작했구나.

좋아.

이 누나가 청춘에 대해

듬뿍 가르쳐 주지.

알았다!

청춘이구나!

뭐야, 블레이드?

청춘!

청춘이란 뭐지?

뭘 하는 거지?

무슨 얘긴지 파악이 안 되는데.

청춘이라고 하면 역시...

사랑이라든가?

알았어!

사랑 말이지?

블레이드 군?

무슨 일이야?

가르쳐 줘!

사랑이란 뭐지?

뭘 하면 사랑이지?

사랑?

그, 그건...

말해버려, 말해버려!

역시...

함께 데이트, 라든가...

알았어!

데이트 말이지?

갑자기 무슨 일이야, 방까지 오고.

어네스트!

데이트란 뭐지?

뭘 하는 거야?

데이트?

자자자, 잠깐만, 블레이드!

가르쳐 줘!

제발, 어네스트!

그건 그...

둘이서 수다 떨거나,

거리를 걸어 다니거나,
쇼핑을 하거나...

하, 하지만 우린 아직
그런 관계도 아니고...

아무리 그래도
너무 이르지 않을까 하고...

알았어!

데이트하고 올게!

잠깐...

누구랑 말이야!

소피는 어딨지?

소피라면 아직 안에...

고마워!

잠깐만요!

소피!

소피!

소피!

블레이드 군?

소피!

데이트하자!

그건 명령?

명령이 아니야.

하지만 이건 무척 중요한 일이야!

알았어.

순경 아저씨, 여기예요.

블레이드 군은 여자 샤워실에 난입,

수많은 사람으로부터
민원이 들어왔어요.

뭐에 눈 뜬 거야, 저 바보?

엄격하게 지도해두죠.

단팥빵!

자, 클레어.

엠프레스도 받아요.

고마워!

빵?

뭐야, 이거?

달아!

그야 단팥빵이니까요.

혹시 먹어본 적 없어요?

이이, 있어!

달아!

엠프레스도 그런 표정 짓는군요.

저, 저기, 너희 둘,

그 엠프레스란 거 그만해주지 않을래?

그럼 어네스트 님?

그것도 하지 마!

그냥 어네스트면 돼.

그, 그럴 수가, 함부로 부를 순...

지금 우리는

블레이드가 이상한 짓 저지르지 않나
감시한다는 목적으로 맺어진

동지이자 동료야.

그건 이미...

치, 친구나 다름없는 거잖아!

네.

그러게요.

슬슬 시간 됐어요.

시간 딱 맞췄네.

그게 당연한 거 아니야?

난 이런 건 아무것도 모르니까.

괜찮아!

내게 맡겨!

오늘을 위해 엄청 공부했으니까!

좋았어, 오늘의 예정을 확인하자.

1000 집합,

1001 인사 및 행동 확인

1003 이동 개시.

1030까지 거리를 탐색.

그 후, 1100까지 팔러에서 휴식.

1200부터 중식.

이후의 예정은 중식 시에 전달.

조금 너무 세세한 거 아냐?

데이트라기 보다...

특수 임무 같은 느낌이네.

이미 1004인데?

아, 이런, 어쩌지!

예정이, 예정이...!

바로 이동 개시하면 될 것 같아.

그렇구나.

파, 팔짱을 끼다니, 조신하지 못해!

저 정도는 보통이죠.

진정해요, 안나.

안나?

친구니까 애칭인데요?

다른 식으로 부를까요?

안나면... 충분해!

놓쳐버렸네요...

봐봐!

굉장한데.

먹는다, 먹는다!

먹이를 줘보고 싶어.

알았어, 기다려!

넣는다.

많아요!

너무 많아요!

뭔가, 데이트 같은 짓 하고 있지 않아?

데이트니까요.

가버렸네요.

때리면 되지?

좋았어, 하나 둘에 가자.

할 수 있겠어?

나, 나도 말이야,

그 정도는 할 줄 안단 말이야.

그, 그것보다

마, 말려야 할 텐데...

하나, 둘.

저질렀네.

죄송해요, 죄송해요!

청구는 로즈우드 학원에...!

다음 미션은

이 러블리 인피니트 트로피컬 드링크를
둘이서 마시는 거야!

마시면 되지?

잠깐만!

아직 1029야!

1분 빨라!

목이 말라.

그럼...

뭐 됐나?

빨기 힘들어.

좀 더 가까이 와.

아, 응.

왜 그래?

아니, 잘 모르겠는데,

뭔가 그...

뭔가...

나 혼자선
이 미션은 달성 불가능이야.

네 도움이 필요해.

아, 알고 있어.

알고 있어.

진정해, 내 심장!

좀 더 가까이 와.

심장, 심장...

전혀 눈치 못 채네.

왠지 좀 질려오는데.

엉큼해, 추잡해!

불결해!

짐승이야!

뺨을 딱 붙이고 있어!

자, 안나,

이거 줄게요.

뺨, 착 달라붙어...

차가워, 달아!

뭐야, 이거, 맛있어!

파르페라고 해요, 그거.

맛있어, 맛있어!

그러고 보니, 이제 괜찮나요?

뭐가?

두 사람, 가버렸는데요?

왜 그래?

아니, 계속 미행의 기척이 있었는데...

뭐, 됐나.

블레이드 이 바보!

그보다 다음 예정은...

아앗, 이런!

벌써 시간이...!

괜찮아.

지름길로 가자.

여기가 마지막 목적지.

듣자 하니 전설의 분수래.

잘 모르겠어.

나도 통 모르겠어.

오늘은 즐거웠어.

아니, 뭐...

한 가지만,

물어도 돼?

뭔데?

왜 이렇게까지 해줘?

왜냐니...

그야,

넌...

친구니까.

나와 넌 친구야?

맞아!

당연하지.

친구란

서로 숨기는 게 없는 거라고 난 들었어.

아니, 그건...

난 네게 얘기하지 않은 게 있어.

나와 네가 친구라면,

혹시 네가 내 친구가 되어준다면,

네가 들어줬으면 하는 게 있어.

난 평범한 인간과는 달라.

인공 용사가 되도록 만들어진

불완전한 실험체.

내게 주어진 건

인공 용사력이라 불리는 것.

인공... 용사력?

이거 봐.

용사력은

물리 법칙을 바꾸는 게 가능해.

하지만...

제어는 불완전.

중력 조작...

체중을 1000배로 만들었어.

그럴 생각이었는데,

이 정도라면 1만 배 정도.

소피...

시간을 멈추는 것마저도 가능.

지금의 난...

인공 용사력을
10초 동안만 발현시킬 수 있어.

소피티아 펨토.

소피티아라는 여성의

12번째 클론,

그것이 나.

인공 용사 프로젝트의 마지막 소체이자,

유일한 한정적 성공 사례.

그렇다면

나도 숨기지 않겠어.

들어줘!

들을게.

난...

난...

난...!

용사야.

아니,

용사였었어.

지금은 더 이상 그 힘은 쓰지 못해.

그래?

혹시 알고 있었어?

아니.

하지만

어딘가 그리운 느낌이 들었어.

정말로 미안해.

사과한다고 용서받을 일은 아니지만,

날 원망해 줘.

왜 원망해?

그야,

소피가 이런

저주받은 힘을 갖고 태어난 건...

저주?

그래,

이 힘은 저주야!

난...

난...!

용사를 하고 싶었던 게 아니야!

하지만 난

모두를 구할 수가 있으니까,

그러니 할 수밖에 없었어.

세 살에 힘이 발현돼서,

마물들과 싸우고,

싸우고 계속 싸워나가서,

몇 번이고 생사를 넘나들며,

강해졌어.

그래도 모든 걸 다
구할 수 있는 건 아니야.

구할 수 없는 사람도 있어!

구하지 못하면 다들 화냈어!

왜 구하지 못했지?

어째서?

용사면서!

난...

난...

용사는...

용사란 대체 뭐지?

블레이드.

스스로 바란 게 아니어도

넌 용사였어.

난 국왕에게 구출 받은 뒤,

자신이 누구인지 알고 싶어서

여행을 했어.

용사에게 도움받은 사람들,

구원받은 마을,

잔뜩 보아왔어.

넌 그걸 자랑스러워해야 해.

무리야...

그래?

무리라면 됐어.

하지만...

난 인공 용사로서 만들어진 자신을
자랑스럽게 생각해.

난 너 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

난...

난...

아니, 난...!

용사였단 사실을

더는 고민하지 않을 거야.

응.

네가 정했다면 그걸로 된 거야.

네가 용사라는 사실은

두 사람만의 비밀.

응, 약속이야.

우리 두 사람만의.

다음 시간
쿠훌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