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백성녀와 흑목사 03

비가 거세졌네요

 

밤까지 이런 상태일까요

 

아벨은 아직도
돌아오지 않았네요

 

저기, 들어 볼래?

흠뻑 젖었어!

보면 알아!

 

열이 났네요

"났네요"가 아니지

곧잘 난로 앞에서
자거나 하니까 그러는 거 아냐

이제 곧 예배도 있는데

지켜봐 주지 않으면
좀 걱정될 것 같네요

아니, 아니

혼자 둬도 괜찮다니까요

어린애도 아니니까요~

환자를!

혼자 두는 건!

좋지 않아요!

어, 응…

 

사랑에 빠지는 순간 다시 태어나

푸른 하늘과 너뿐이야

 

(뚜루뚜 슈와)

(뚜루뚜 빠두빠)

백성녀 흑목사
sub by 별명따위

저기, 꽃이 피어난 길을 흔드는
두 사람의 그림자에

살짝 닿고서 몰래…

두근거리는 마음

정말, 항상 그런 표정이야

상냥하고 둔감한 미소

결국 알아주진 않잖아?

실망이야… 오늘도

 

Lan Lan♪

사랑의 스텝

Tu Tu♪

연주해 보자

「좀 더 알고 싶어」

「다가가고 싶어」

「나를 봐 줘」

「내 마음을 알아줘!」

Shining, Charming, Blooming, Be mine!

 

너를, 너를 「좋아해!」라고 외치고 싶어

나만을, 나만을 돌아보며 웃어줘

정말 신기해, 너를 생각하면

세상이 형형색색 물들어 가

아직, 아직, 아직, 아직
이대로 끝내지 않을 거야

사랑을

운명의 사람을 돌고 돌아 만났어

쭉, 영원히 곁에 있을게

좀 더 미소를 보여줘

 

sub by 별명따위

 

제3화
『로렌스의 마음에 걸리는 것』

 

로렌스 선생님

성녀 님과 아벨 선생님은
어디 계시는지?

그게 아벨이 감기에 걸려서요

성녀 님이 곁에서
지켜봐 주고 계십니다

 

둘이서만?

문제없는 건가요?

점심도 만들어 뒀고

얌전히 있을 수 있도록
책도 두고 왔으니까요

- 그 부분이 아닌데…

 

둘 다 얌전히 있을까?

아벨은 당연히 얌전히
자고 있어야 하지만

성녀 님은…

제가 간병할게요!

 

[뭉클]

 

뭉클?

 

성녀 님?
아벨은 어떤가요?

 

성녀 님, 성녀답지
않은 행동거지예요

 

일어나 주세요

 

스콘…

 

그러고 보니 요즘
만들지 않았었네

 

그건 그렇고 이 공간에서
너무나도 무방비하네

 

[뭉클]

 

이대로는 몸에도 좋지 않으니까

성녀 님, 신자께서
바로 저기 와 계십니다만

 

부르셨나요?

거짓말입니다

 

거, 거짓말은 좋지 않아요!

때에 따라서는 어쩔 수 없는
일도 있습니다

그럼 어쩔 수 없는 경우에는
저도 거짓말을 쳐도 되나요!?

쳐도 되는 거죠?

성녀 님은 거짓말을 칠 수
있을 정도로 요령 있는 분이 아니잖아요

 

오늘의 로렌은

왠지…

 

엄격해요

 

죄송합니다!
그러려던 생각이 아니라!

 

오늘의 저는 어딘가 이상하네요

왜 성녀 님께
그런 태도를 보였는지…

 

혹시 로렌도 감기에 걸린 건가요?

몸 상태가 특별히
이상하진 않은데요

아무튼 아까와 같은 일은
하지도, 말하지도 않을 테니까요

정말로 괜찮으신 건가요?

 

그럼 교회를 닫으셨다면
이제 갈아입어도 되죠?

잠시 제 방에 갔다올게요

 

실수했네

너, 안 자고 있었냐

왜 그런 말을 했던 건지…

로렌스는 자기 자신을 너무
모르고 있는 거라 생각하는데

뭐, 이건 나 때문이겠지

 

뭐가 원인일까?

감기일까?

아마도 아냐

 

[다음날]

스콘을 구웠습니다

스콘!

쿠키도 만들었습니다

쿠키!

마들렌도 있습니다

마들렌!

어라?

성녀 님을 울리고 말았어…

이렇게나 많이는 못 먹어요

먹어 주세요

지금 저 녀석은 죄책감 때문에
지금이라도 죽을 것 같으니까요

죄책감?
어떤 최잭감이요?

둘 다 둔감하네~

 

로렌스

 

동기 녀석한테 편지가 왔더라

고마워

 

아, 그리운 이름인데

그렇게 생각하는 건 회의에
나오지 않는 너 정도라고 생각하는데

뭐? 모두 제대로 나오고 있어?

나오고 있고, 평범하게
대화도 나눈다

[샘나…]

회의에 참가하고는 싶지만

성녀 님 혼자 이곳을
지키고 있으라고 할 수는…

세실리아 님도 데리고 가면 되잖아

말하고 다니지 않겠다고
약속했잖아

성녀라고 하지만 않으면 되는 거잖아?

그럼 뭐라고 소개하면 되는데?

 

여동생

없다는 건 모두 알고 있잖아

지인의 딸

거리감이 좀 멀어

길가에서 헤매고 있길래
주워 온 아이

오해가 생길 것 같으니까 하지 마

저기!

얹혀 사는 사람이라고
소개하면 되는 게 아닐지…

 

그러면 취급이
너무 가벼워지는 것 같은데요

아니, 솔직히 가장 손쉽게
속이는 방법이 있는데

 

하지만 둘 다 그 답을
도저히 모르겠다면…

말 안 할래~!

뭐야…

 

어라? 아벨한테도 편지가 왔어

오?고마워~

 

어이, 어이, 어이!
왜 불태우려고 하는 거야!

당장 꺼!

아벨, 재촉장은 소중히
가지고 있어야 해

지불할 능력이 없더라도

너는 나를 오해하고 있어!

지극히 평범한
지인한테서 온 편지야

넣어두고 올게

 

여전히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전혀 알 수가 없네

 

로렌은 친구가 잔뜩 있나 보네요

 

편지라

성녀 님께도 고향이 있을 거고

앞으로도 쭉 여기에
머무르시긴 하는 걸까?

 

만약 어제 내가 실수한 것 때문에
이곳이 싫어져서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생각하고 계신다면…

 

아니! 더는 곤란하게
만드는 일은 절대로!

로렌

 

이 많은 과자들은 어쩌죠?

오늘도 실수했다

 

로렌?

 

죄송합니다

어제, 오늘 계속
꼴사나운 모습만 보여드리네요

성녀 님이 이곳에서의 생활에
싫증을 느낀 건 아닐까

계속 마음이 딴 데 가 있어서…

네? 싫어하게 될 리가 없잖아요!

하지만…

저는 이곳에서 지내는 게
가장 안심돼요

 

매일 이 생활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한 가득이라

싫어하게 될 틈은…

그렇게나 매일을 필사적으로
살아가게 하고 말았나요?

 

그, 그런 게 아니라…!

로렌이 돌봐주는
이 생활이 좋으니까

그런 말은 하지 말아주세요

그런 거예요…

 

어라?

왠지 뭉클거리던 느낌이 사라졌어요

속이라도 쓰렸었나요?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속쓰림의 연쇄]

 

내리고 있네~

[그날의 진실]

 

 

분실물이다

 

이젠 밤에도 쌀쌀하니까
곤란하시겠지

장을 보러 가는 김에
전해드리러 갈까

마을에?
혼자서?

아니, 성녀 님도 가고
싶어 할 거라 생각해

여기에 나 혼자만
남겨두고 가는 건가~

여기서 가만히 있는 것도 심심하니
따라가 볼까~

그러고 보니 아직 마을을
탐험하지도 않았으니까!

저기… 저는 언제쯤 돌아갈 거냐?

마을로 외출을 나가시는 건가요?

 

저도 같이 가고 싶어요!

 

- 그럼 바로 가볼까요
- 네!

 

아, 이거

내가 방해되는 거 아냐?

로렌스, 역시 나는
여길 지키고―

뭐? 그건 곤란해!

짐 당번이라 생각하고서
이미 계획을 세워뒀는데!

저도 들어드릴게요!

안 됩니다

안 된다나 봐요!

그렇게 됐으니
아벨도 가요

아직 이 마을을
돌아본 적이 없었죠?

 

제가 가면 방해된다고
생각하지 않으세요?

어째서죠?

 

로렌스와 함께
보낼 시간이 줄어드니까…

로렌하고는 항상
같이 있으니까요

거기다 요즘은 아벨이 있으면

또 다른 로렌의 모습을
발견하게 돼서 정말 즐거워요!

그렇구나~

로렌스 매니아만의 시점인가~

 

안 가는 거야?

 

저기, 성녀 님이야

여전히 아름다우셔서
나까지 마음이 정화되는 기분이야

 

스콘…

목사 님도 같이 계셔

항상 상냥하시고

누굴 대하시든 미소로
답해주신단 말이지~

너, 또 일 내팽개쳤지!

댁들, 계속 마을에
머무르는 편이 좋지 않을까?

 

분실물은 어디까지
전해드리러 가는 건가요?

집까지 가져다 드리려고 합니다

강을 넘어서 더 가야 해서
좀 걷게 되겠지만요

다리 너머는 로렌이
데려가 준 적이 없었네요

그야 그다지 걷게 해드리고
싶진 않으니까요

세실리아 님한테도
운동은 필요해

그보다 마차를 타고 가면 되잖아

그렇구나

거기 성녀 님

 

점이라도 보고 가지 않을래?

 

저기…

이 마을에서 근근이
살아가는 점술사예요~

전에 관심없니?

점… 말인가요?

궁합 점도 볼 수 있는데!

조금 흥미가 있어요

자, 자
성녀 님

하고 많은 사람 중에
성녀 님한테 권유하지 마세요

나도 호객 행위로
먹고 사는 몸인걸

성녀 님이라고 해도
말은 걸어줘야지

듬직한 소리는 감사하지만
사양해 둘게요

목사 님은 섭섭하네

아아~ 오늘도 생활이
빠듯해지는 매상인가

흑흑흑흑…

 

로, 로렌!

 

그걸 들어버리면…!

 

홀랑 넘어오네~

 

왜 나부터?

나는 점 같은 건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

괜찮아~!
위안 정도로만 생각해 줘!

 

요즘 인생에 영향이 갈 정도로
좋은 일이 있었어?

 

망가지지 않도록
지켜보는 것도 좋지만

자기 발밑도 보는 게
좋지 않아?

망가졌다고?
뭐 만들고 있어?

- 이건 고생할 것 같네
- 그치?

 

다음, 성녀 님!

아, 네!

 

기다리는 이도 오지 않고

[기다리는 이도 오지 않고]

그저 참을성 있게
계속 기다릴 것

[그저 참을성 있게
계속 기다릴 것]

새로운 만남을…

잠깐
닥터 스톱

 

기다리는 사람이
오지 않는다나 봐요…

어, 그러니까…

분명 현재 상황부터 이미
좋은 운명에 있는 걸 거예요

그러니까 이 이상 기다리는 이는
나타나지 않는 게 아닐까요?

그렇네요

제가 기다리는 사람은
진작에 와 있던 걸지도 몰라요

 

마지막으로 목사 님인데

 

당신도 기구한 인생을
보낼 것 같네

잘 모르겠습니다만

이대로는 위험한 일이라도
있는 건가요?

음~

소중한 사람을 제대로
보지 않으면 안 되려나?

누굴 말하는 걸까

 

좀 더 자기 마음이나 주변 사람들의
마음에 정면으로 마주해 볼까?

마, 마주하지 않았다는 건가요?

전혀?

 

매번 고마워~

고마워!
또 와 줘~

다음에는 가급적 마음을
후벼파지 않는 내용으로 부탁드려요

아, 성녀 님

 

궁합 점은 괜찮겠어?

 

괜찮아요

제가 고르지 못하는 곳에서
정해져 버리는 건

제가 바라던 바가 아니니까요

 

무슨 얘기를
하셨던 건가요?

 

제 흔들림 없는
의지에 대해서예요!

아, 성녀 님
행선지는 이쪽입니다

 

성녀 님, 왜 그러세요?

케이프가 찢어졌어요

 

어머, 큰일이다

괜찮다면 다른 옷을
가게에서 골라보실래요?

네? 아…
하지만 볼일이…

그거 감사하네요!

분신물은 그동안
저희가 전달해 둘 테니까요

 

설마 나만 따로 행동하게
될 줄은 전혀 몰랐어요

 

어머, 성녀 님이잖아

안녕, 무슨 일이야?

안녕하세요!

성녀 님의 옷을 좀
고르게 해줬으면 좋겠어

좀 찢어져 버려서

아, 그런 거구나

그런데 선생님―

목사 님은 같이 오지 않았나 보구나

절 두고 가버렸어요…

- 아, 그렇구나
- 그렇구나?

자, 성녀 님!

 

이 옷, 어때?

어머, 그것보다

 

성녀 님이라면 이 옷이 더 어울리지

그런 옷은 안 되지

 

이게 좋겠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귀여운 걸 더 좋아하실 거야!

그럼 이게 딱 그거잖아!

성녀 님의 옷은 생활감이
느껴지는 걸로 해야 하는 거잖아?

다들 잠깐만!

성녀 님의 옷이라면!

- 아마도―
- 아니!

전쟁을 일으키고 말았어

 

이렇게 입는 게 맞을까요?

 

잘했어, 모두!
우정의 승리야!

 

어느새 손님들도
섞여 있었네

 

여자는 이런 걸 좋아하네

- 저기…
- 응?

이상하진 않은가요?

설마~

정말 잘 어울려

 

그러고 보니 아까 로렌이
오지 않은 것에 왜 납득을?

옷가게에서는 그런 현상이
자주 있거든

현상!?

나중에 본인한테
직접 물어보렴

그 옷을 보고 느낀
감상도 포함해서

아, 네

 

세실리아 님을 혼자 두고 와도
괜찮은 거야?

 

너는 그 분위기에 혼자
방치된 적이 있냐?

없는데

 

나는 전에 성녀 님의 옷을
사러 갈 때 체험했었어

내가 있을 곳은 아니었어

 

그건 그렇다지만 그렇게
억지로 두고 올 필요까진 없었는데

어떻게 할 거야?

"혼자서 거닐고 있었더니
멋진 사람을 발견했어요~"라고 하면

 

그때에는…

 

어울리는 남성인지를
직접 보고 판단해야지

아버지냐

 

아!

이거, 얼마 전에
봤었던 웨딩 드레스네요

응, 맞아

성녀 님이 입을 건
언제 만들까~

아, 아직이에요!

"아직"이구나

아, 아니…
저기…!

전에도 이렇게 놀리셨죠…

 

미안해!

너희가 행복해 보이길래
나도 모르게~

 

"들"?

그 아이, 목사 님도
그렇게 보인다는 거야

 

성녀 님이 오기 전에는
어딘가 쓸쓸한 느낌이 감돌았는데

어린스럽게 굴고는 있지만

평범한 가족을
동경하고 있던 게 아닐까?

 

하지만 지금은 그런 모습은
감쪽같이 사라져서 안심했어

평범한 가족?

그 아이, 부모님이 안 계셔서
할아버지 손에 자랐거든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뒤로는
쭉 혼자 지내 왔어

 

혼자…

 

저도 혼자였어요

 

그렇구나

그럼 서로 행복하겠는걸

 

엄마

 

배달 끝났어…

근데 이 인파는 뭐야?

수고했어

성녀 님, 얘가 전에
말했던 아들이야!

 

만나서 반가워요!

 

 

얘가!
제대로 인사드려야지!

이게 평범한 가족

 

성녀 님도 갔으니까

우리도 돌아갈까?

아니, 뭘 좀 사고 가달라구

 

그러고 보니 로렌네의 행선지인
집이 어딘지 모르고 있었어요

분명 다리 너머라면…

 

혹시 저 강일까요?

저 근처까지 가면 로렌을!

 

잠깐!
괜찮으세요?

 

다리에 쥐 날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어딘가 아프진 않으시죠?

네, 괜찮아요

 

다른 마을에서 오신 건가요?

네, 여기에는 사람을 찾으러 왔어요

그럼 무언가 힘이
되어드릴 만한 일이 있다면!

대충 어디 있는지는
알고 있어요

금방 찾을 수 있을 거예요

그런가요…

힘이 되어드리지 못해 아쉬워요

이 마을에 사는 분이시라면
또 만나게 될지도 모르겠네요

그럼 이만

 

발밑은 잘 보고 다녀야 해요!

아, 네…

 

여행하러 오신 분일까요?

 

왠지 기품이 느껴지는 분이었어요

대체 어떤 분을
찾고 있는 걸까요?

성녀 님?

 

로렌!

분실물은 전해주고 오는 길인가요?

네, 가게에서 기다리고
계셔도 되는데

이 옷, 여러분께서
골라주신 거예요!

어떤가요?

그렇네요

추워 보여요

 

어째서…
어째서예요?

 

이야, 세실리아 님
어울리시네요~

그렇지, 로렌스?

아벨!

고른 사람은 정말
센스가 있네~

아벨…!

 

물론이죠
어울리세요, 성녀 님

 

그래도 있잖아요

추워 보이시니까 일찌감치
장을 보고 돌아가죠

 

로렌은 이런 때에는
항상 서운하게 굴어요

저는 좀 더…

 

성녀 님?

 

그…

그냥 어울리기만 하나요?

 

귀… 귀엽다고 생각합니다

 

정말이에요?

정말입니다

이만 놔주실 수 있을까요?

 

네!

 

성녀 님이 이렇게나 강하게
자신을 본 감상을 바라신 건

흔한 일은 아닐지도 몰라

이런 걸 말로 한다는 건 어렵네

솔직한 듯 보이면서도

진심은 입밖으로는 절대
내뱉지 않는 타입이란 말이지

 

교회라면 저 언덕 위에 있어

 

저기 봐, 자그맣게 보이지?

저 교회에 성녀가
있다는 말은 사실인가요?

맞아

목사 님하고 같이
지내고 있대

그런가요

친절히 가르쳐 주셔서 감사합니다

 

보고 오려고 생각했거든요

 

이 마을의 성녀가
어떤 사람인지를

 

산들바람처럼 그것은

틈 사이를 어루만지며 웃고 있어

항상 다른 매일을 장식해가고 있어

날 비춰준 것만 같았어

어디에나 있는 매일을

이 손에 쥐어준 것만 같았어

부드럽게 웃는 네 곁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있어

마음에 지펴진 이 온도를

지켜나가고 싶어

특별할 것 없는 이 나날을

끌어안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건

언제까지나 이 경치를

당신과 웃으며 보고 싶으니까

기도를 바람에 실어

당신이 부르는 목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형태는 없지만

둘도 없는 이 추억은

언젠가 말이 되어주길 바라

 

교회에서의 분실물

내가 오고 난 후로
벌써 5번째네

 

이건…!

다리 건너편에 사시는
할머니의 머플러!

네가 주인을
맞힌 것도 5번째

어째서 그 관찰안을
세실리아 님한텐 향하지 못하는 거야!

무슨 말 했어?

sub by 별명따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