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로시데레 08

그 캐릭터도, 태도도 내게는 없는 거라서

깨닫고 보면 언제나 쭉 신경 쓰게 돼

말로는 거짓말을 치고 말지만

진심은 말하지 않을 거야

계속

그저 계속

분명 보이지 않는 마음의 뒤편에선

잠깐만

조금만 더 오른쪽으로 가 줘

여기에선 보이지 않는다구

 

일등성도 우연히 빛나

보이지 않았다는 말은 하지 말아줘

달려나갔던 건

너를 향한 마음이 지금껏

옆얼굴에 써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으니까

 

가끔씩 툭하고 러시아어로 부끄러워하는
옆자리의 아랴 양
sub by 별명따위

 

sub by 별명따위

 

제8화 『학생의회』

학생의회의 의제는

「학생회 가입에 관한
교사의 심사 도입」인가

교사들에게 인상이 옅은 저를
저격하고 있네요

정말로 하는 거야?

너희한테는 아무런 메리트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데

메리트라면 있어요

그녀를 쓰러뜨리면 차기 회장 후보로서
관록이 생기게 됩니다

그리고 그 사람은 저와
쿠제 군을 모욕했어요

그 발언을 철회하고,
사죄를 해 주지 않으면

분이 안 풀릴 것 같아요

그렇구나…

뭐, 나쁜 일만 있는 건 아니에요

종업식 인사를 하기 전에
저희를 보여줄 자리를 얻게 된 거니까요

네가 그렇다면 상관없다만

좋아, 그럼 오늘 중으로
내용을 공개할까?

회장님, 제가 홍보지를 작성할게요

그래, 스오우
부탁한다

 

마사치카 군, 아랴 씨
열심히 해 주세요

응, 고마워

그래

 

그래서, 뭐

지금까지의 경향을 보건대

타니야마는 이런 식의 주장을
해 올 거라 생각해

그렇구나

이 상정안을 바탕으로
너라면 어떻게 반응하겠어?

 

응, 괜찮지 않아?

좀 더 주장을 정리할 필요는 있지만

 

저기, 쿠제 군

응?

쿠제 군은 타니야마 씨하고
사이가 안 좋아?

 

아니

그렇지는 않다…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해

그럭저럭 서로를 존중하면서
잘 지냈다고 생각해

 

그래…

그럼 타니야마 씨는
왜 그런 말을 했던 걸까?

그러게

아마도 내가 재미로 선거전을
휘젓고 다닌다고 생각한 게 아닐까?

 

애당초 왜 그런 식으로
오해하고 있는 걸까?

 

나는 원래 유키의 파트너였으니까

가장 유력한 후보인
유키와의 페어를 해소하고서

그 외의 후보와 손을 잡는다는 건

장난을 치고 있는 것처럼
보여도 무리는 아니야

그렇지는…

 

내가 쿠제 군하고 페어를 맺어서?

이런 일이…

 

나…

 

아랴?
왜 그래?

 

나, 내일은 열심히 할게

그래
그렇네

 

쿠제찌, 오랜만~

오늘은 잘 부탁해~

이렇게 말하는 것도 좀 이상한가

 

너, 긴장감이 없어도
너무 없는 거 아니야?

뭐~ 나는 학생의회 중에는
나설 차례가 없으니까?

편하게 가면 되는 거지~

 

안녕
나는 미야마에 노노아

일단 사야찌의 파트너를
맡고 있습니다~

 

나는 쿠죠 아리사
좋은 토론을 펼쳐보자

아하하~ 성실한걸

의외로 사야찌하고
죽이 맞을 것 같아

응?

 

방금 저 사람이
타니야마 씨의?

응, 소꿉친구라나 봐

성격도, 분위기도 다르지만

저래 보여도 사이는 좋아

그래…

미야마에는 스쿨 카스트의
위에 위치하고 있어

인맥의 넓이로 보자면
틀림없을 정도로 학원에서 톱 수준이야

그건… 선거에서 위협이 되겠네

오늘은 신경 쓰지 않아도 돼

너는 타니야마한테만
집중하면 돼

그러네, 알겠어

 

어떻게 생각해?
이 의제

잘 모르겠어

타니야마 씨는 중등부에서 아가씨하고
회장 자리를 가지고 경쟁했던 애지?

전학생이구나

응, 성적이 좋다는 것 정도밖에 모르겠어

 

내가 할 수 있는 거야?

또 그때처럼 거절당하는 건…

 

아니, 해야만 해

나와 페어를 맺어준
쿠제 군을 위해서도!

 

제대로 연설은 가능한 거야?

타니야마 씨가 우승할 게 뻔하잖아

 

 아랴

 

아랴!

 

쿠제 군

아랴

너, E컵이라는 게 진짜야?

응?

 

뭐?

벼, 변태!

이 상황에서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이 상황이기에
할 수 있는 말이란 거지

때릴 수도 없잖아?

확 죽으면 좋을 텐데

쓰레기를 보는 눈일까?

 

긴장은 풀렸어?

 

아랴, 네 적은 누구야?

타니야마 씨잖아?

아니야

네 적은 이상으로 그리고 있는
완벽한 너 자신이야

너는 네가 가장 그리는 가장 멋진
자신을 연기하는 것만 생각하면 돼

안심해

여차할 때에는 내가 전부
어떻게든 해 줄게!

 

정각이 되었으니 지금부터
학생의회를 개회하겠습니다

 

건의자는 타니야마 사야카

및 미야마에 노노아

항의자는 쿠죠 아리사

및 쿠제 마사치카

의제는

「학생회 가입에 관한
교사의 심사 도입」입니다

그럼 건의자
주장을

 

여러분, 현재 학생회 임원은
회장 및 부회장이 선택하게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그 실상은

입후보한 학생을 무차별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실제로 학생회 임원이 된 적이 있는
학생 전원에게

 
 

실제로 학생회 임원이 된 적이 있는
학생 전원에게

 
연줄이라는 거야?

앙케이트 조사를 실시해 보니
 
 
그러려나?

진짜냐

굳이 저런 데이터까지
준비한 건가

아니, 이건 타니야마가 아니라
미야마에인가

 

저는

학생회에는 선택된 우수한 학생만이
포함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평소 성적도 나쁘고,
품행도 좋지 않은 학생이

학생회 임원이 되자마자
자신의 상위자가 되는 겁니다

싫지는 않으십니까?

 

역시 말을 잘하네

남일처럼 여기던 학생들을

시점을 바꾸는 것으로
당사자로 만들어버렸어

 

거기에서 교사의 심사를
도입하는 겁니다

그러는 것으로 선생님들의
보증을 얻은

진정 우수한 학생만으로
구성된 학생회가 완성되는 겁니다

보다 더 세련된,

높은 품격과 권위를 겸비한
학생회를 실현시키기 위해서

부디 여러분
찬동 부탁드립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이어서 항의자의 주장을

 

어떻게 역전할 생각이지?

아니지, 아니지
타니야마 씨의 승리잖아

고고한 공주님이 어떤 연설을 펼치는지
최대한 들어보자

 

내가 그리는
가장 멋진 나

 

아, 그랬었지

 

학생회 회계의 쿠죠입니다

이번 의제에 관해
학생회 대표로서 반론하겠습니다

 

아까 전 타니야마 씨는

선생님들의 심사를 도입하는 것으로
학생회의 권위가 높아질 거라 말씀했습니다

하지만 제 의견은 반대입니다

도리어 권위가
실추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왜냐면 학생회의 핵인
학생회장과 부회장이 지닌

「학생회 임원의 임명권」을
박탈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애당초 학생회에 있어서

학생들의 선망과 존경을
가장 많이 모으는 것은

선거에서 선택받은
학생회장과 부회장입니다

치열한 선거전을 이겨나가며,
그 지위를 쟁취한 두 사람이기에

학원에서 크나큰 권한을
부여받은 겁니다

학생회 임원의 임명권은
그 정수라고 할 수 있겠죠

그 권한을 부분적이라지만

교사에게 이양한다는 것은
좀 그렇지 않을까요?

그것은

"지금의 학생회는 교사의 손을
빌리지 않으면

학생회의 위엄조차 지키지 못한다"라고
하는 것이나 다름없지 않을까요?

이 학원은 학생의
자치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학생회에 커다란 재량권이
부여되어 있는 것도 그걸 위한 겁니다

만약 학생회 임원의 선정에
교사의 심사라는 과정이 포함되면 어떨까요?

회장과 부회장은 자기 자신이
믿고 고른 학생을

자유롭게 학생회에
가입시킬 수가 없게 되겠죠

선생님들의 보증을 얻은 임원의
가입을 거부하는 것도 불가능해지겠죠

좋아, 침착하게 얘기하고 있네
완벽해

 

타니야마의 주장과
아랴의 주장

양쪽 다 일리는 있어

지금은 아직 비등한가

 

타니야마, 이건 내가
불어넣은 지혜가 아니다

전부 아랴의 말이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질의응답으로 들어가겠습니다

 

하시죠

 

아까 제가 말씀드린 것처럼

올해는 입후보한 학생 모두가
임원이 됐다는 것이 실상입니다

그럼에도 문제가 일어나지 않았다면
상관없지 않을까요?

질의 저하를 막기 위해서도

선생님들의 눈을 개입시키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만

그걸 정하는 건 학생회장과 부회장,
두 사람이어야겠죠

본인들의 부족한 실력을 인정하고,
교사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하나의 결단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저희가
정할 일이 아닙니다

 

상대를 잘못 보고 있던 게
네 실수였어

네 상대는 처음부터 아랴였는데

나만 계속 바라보고 있었어

 

그럼, 어떻게 움직일 거지?

 

그럼 그 회장과 부회장이
폭주하면 어떻게 할 겁니까?

그것은―

하지만 쿠죠 씨는 부외자니까

 

전학생이 학원에 대해
알긴 아는 걸까?

역시 타니야마 씨지

맞아

칫, 한 방 먹여주는데

바람잡이인가

에?

 

어떻습니까?

 

어라? 방금 뭐라고…

얼른… 얼른 대답해야 하는데

하지만 무슨 말을…

 

정말 애썼어
나머진 나한테 맡겨

뭐?

 

실례

질의 도중입니다만
여기서부터는 제가 이어받겠습니다

길게 말을 해서
목이라도 나간 걸까~?

나 참, 평소부터 말을
안 하니까 그렇게 되는 거야

 

어디 보자

그럼 목이 맛이 간
파트너를 위해서라도

빠르게 끝내고 싶습니다만

애당초 이 이상
의논할 필요가 있을까요?

 

저기 있는 켄자키 회장님을
선택한 시점에서

여러분의 마음은 이미
굳어진 거 아닙니까?

 

여러분도 아시는 대로

켄자키 회장님은 반에서도
눈에 띄지 않는 열등생이었습니다

이참에 툭 까놓고 말하겠는데요

선생님들의 보증 같은 건
절대 받지 못할 완전 음침한 사람이었어요

 

하지만 켄자키 회장님은 노력했습니다

성적을 올리고,
남자다워지기 위해 노력하고,

음침 열등생에서
당당한 학생회장 후보로 변신했습니다

여러분도 그런 그를
응원하고 싶다고 생각한 거 아닙니까?

 

켄자키 회장님이
학생회장으로 선발된 것은

어떤 학생이라도 열의만 있다면

학생회 임원이 될 수 있다는
구조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한 번 더 질문하겠습니다

이 이상 의논할 필요가 있을까요?

 

아…

왠지 갑자기 후배한테
놀림을 받아 놀라긴 했지만

더 이상 질의가 없다면
지금부터 최종 변론으로 들어가겠는데

건의자, 괜찮겠습니까?

 

잠깐… 사야찌?

 

아랴?

 

네~ 항복하겠습니다~

에? 아…

건의자의 안은 부결이라는 게
됩니다만 그래도 괜찮은 겁니까?

아, 괜찮슴다
괜찮슴다

이야~ 저희 사야카가
정말 소란을 피워서 죄송합니다

 

그럼 의안은 부결

학생의회를 폐회합니다

 

그럼 부탁드릴게요
마사치카 군

응, 맡겨둬
유키

 

그 둘을 봤을 때

이상적인 두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전폭적인 신뢰를 가지고
서로의 등을 받쳐주는 관계

"아아…"

"저 둘은 누구보다도
강한 인연으로 맺어져 있구나"

"저걸 이길 수 없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구나"

조금의 선망과 함께
포기할 수가 있었다

 

그래서

저 둘을 봤을 때

 

배신당했다고 생각했다

 

기다려!

 

어째서!

왜 네가!

쿠제 씨하고 스오우 씨는
유일무이한 두 사람이었는데!

그 두 사람이었기에 나는…!

나는… 포기한 건데…

어째서…

 

무언가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전부 말하면 돼

 

저한테 무언가를 말할
자격은 없어요

정말로 바보 같아요

 

멋대로 믿고서, 동경하고

멋대로 배신당했다고 여기고,
괜히 화를 내고…

 

전부 나 혼자만의 착각이었는데

 

아, 있다 있어

 

아~ 아아~
펑펑 울고 있네

미안해, 쿠죠 씨

여기는 이제 나한테 맡겨도 돼

그러니까…

괜찮아, 괜찮아~

응? 부탁할게

 

타니야마 씨

쿠제 군이 왜 나를
선택해 준 건지

그건 나도 잘 모르겠어

하지만 나는 그 의지에
답해주고 싶다고 생각해

 

그러니까 열심히 할게

언젠가 네게도 인정받을 수 있도록

 

그것뿐이야

 

이야~ 착한 아이네
쿠죠 씨

그렇겠죠

쿠제 씨가 선택한 사람이니까요

진정되면 쿠제찌하고
쿠죠 씨한테 사과하러 가자

나도 같이 가 줄 테니까

 

흥, 오라버니도 아직은
한참 물러 터졌군

오라버니가 하려고 맘만 먹었다면
이런 촌극은 금방 끝냈을 텐데

뭐, 됐어

저 정도라면 결국
내 적수는 못 돼

그 물러터진 마음이 머지않아
그 몸을 망치겠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그런가요?

마사치카 님도, 아리사 님도
매우 훌륭하셨다고 생각합니다만

 

- 아야노
- 네

뭘 모르고 있어!

하나도 모르고 있어!

뻔뻔하게, 여유만만하게

뭣하면 눈가에
그림자까지 드리우고서

쓸데없이 고압적인 시선으로
평가를 내리는

이건 강력한 캐릭터를
연출하는 중대한 요소야!

 

죄송합니다
제 공부가 부족했습니다

나 참, 제대로 좀 해

뭘 위해서 더럽게 더운
음향조명을 맡았다고 생각하는 거야?

 

[충의]

 

외람되오나 한 가지
여쭈어 봐도 되겠습니까?

뭔데?

그 강력한 캐릭터 연출이라는 것은

최종적으로 패배하는 쪽의
인간이 하는 게 아닙니까?

 

그리고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조광실은 음식 반입 금지입니다

 

아야노, 정리할까?

알겠습니다

 

타니야마 씨가 그랬어

너하고 유키 씨는
유일무이한 페어이자

동경하는 존재였다고

그래서 포기할 수가 있었던 거라고

 

나, 열심히 할게

 

네가 나와 입후보하기를 선택한 건
잘못된 선택이 아니었다고

언젠가 타니야마 씨한테
인정받을 수 있도록

그러네

나도 열심히 할게

 

저기, 물어봐도 될까?

응?

어째서 유키 씨가 아니라
나하고 입후보하기를 선택한 거야?

 

내가 유키와 학생회를 했던 건

그 녀석의 부탁을
차마 거절할 수가 없어서 그랬던 거야

 

그 녀석의 목표를 응원하고 싶어

그런 마음도 있었어

하지만 가장 큰 건
역시 미안한 마음이었지

미안한 마음?

 

그래서일까?

항상 어딘가 갑갑했다고 느꼈던 건

꿈이라느니, 목표라느니

그런 것에 열심히 몰두하는
주변 사람들에 비해서

"내 원동력이라는 건
진짜 돼먹지도 못한 거구나~"라고 생각하면서

항상 자학적인 것만
생각하고 있었어

 

그림자 부회장이라는 소리를
듣긴 했지만

결국 대외적인 자리에
서고 싶지 않았던 것뿐이야

 

하지만 이번에는 달라

내 의지로 부회장을
목표로 하자고 정했어

 

너하고 같이

 

그러니까, 뭐…

유키하고 비교하지 말고

뭐라고 해야 할지…

그… 뭐냐

그런 거야

 

그건 좀 더 확실하게
말해줬으면 했는데?

시끄러워!
입이 웃고 있잖아!

누가 말하겠냐!

그보다 너는 어떤데?

뭐가?

너는 왜 나하고 입후보한 거야?

어머, 그런 거야 간단하잖아

 

Потому что это ты(그야 너니까)

 

그게 무슨 말이야?

 

슬슬 돌아갈까?

 

그래, 그래

 

그러고 보니, 쿠제 군
그건 무슨 말이었어?

그거?

 

내 가슴 사이즈가 어떻냐느니

 

그… 그거 말이지?

아, 그…

아는 여자애가 전에
그런 말을 해서

아니… 그 녀석이 아랴는
E컵 정도라고…!

 

「거의 정답」
 
 

 

에?

거의?

 

손바닥 위에서 떨렸어

그게 작은 용기가 되었어

 

이모티콘은 좀 어려웠어

하지만 네가 보내주면 두근두근거려

 

답은 바로 보내면 안 된다고

누군가에게 들은 적이 있지만

밀당은 할 수가 없어

좋아한다구

ah ah ah ah

사랑에 빠진 거야, 아마도

넌 아직 모르고 있지?

별이 뜬 밤에 소원을 담아 CHE.R.RY

손끝으로 보내는 너를 향한 메시지

 

sub by 별명따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