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렴

 

감각을 확대시킨다는 걸
의식해 주세요

평범한 검으로도 구성의 중심을
베면 흩어져요

 

어찌저찌 알게 된거 같아

폐하, 폐하!

 

네페리 왕녀에게서 편지가 왔습니다

네페리에게서 직접?

 

Unnamed Memory

 

모습, 형태

마음의 몸짓도

전혀 다른 두 개의 생명

이해했구나

통했구나

하나, 둘을 세고서 시간을 뛰어넘자

 

몇백, 몇천 번 다시 만난 그 너머

설령 내가 사라진다 해도

영원히 사랑하겠어요

이 마음만이 "영원함"이라고

작별의 틈새에서 네가 웃어주고 있으니까

그래서 우리는

보답받지 못할 고귀한 나날을

이름 없는 추억을

함께 살아가네

 

 

~ 보이지 않는 모습 ~

 

야르다의 재상이

왕태자 사바스의 배척을
꾀하고 있다는거 같군

 

그래서 네페리 님은 일시
파르사스에 머무르고 싶다고…

뭐, 거절하는 것도 부자연스러우니
받아 들이겠다고 대답은 했다만

물론이죠!

폐하도 네페리 님과는
친밀하신 사이이기도 하니까요

 

티나샤가 있는데 괜찮은 건가?

야르다와 다투게 돼도 곤란하다만

그건 폐하께서
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만나게 되면
확실히 말을 해 두도록 하지

최근에는 저주를 해석하는 데에
바쁜 모양이다만

폐하, 모쪼록 신중하게…

대련하는 김에 겸사겸사
말하도록 하지

외부에서 확실하게 말해두면
깨질 창문도 없을 테니까

그런 의미가 아니라!

즉위까지 이제 한 달도
채 남지 않았어요

잘 조처할 거다

우리는 그런 인종이니까

 

이 노랫소리
티나샤인가

그러고 보니 성에서 근무하는 자가
결혼을 했다는지

연석이 개최된거 같네요

 

재주도 좋은 녀석이군

 

나중에 얼굴을 비추러 가 볼까?

 

결혼 축하하지

 

어라?
오스카?

너, 이거 술이다

에? 달다구?

달아도 술이다

 

어라?

나, 취하면 마법이
조금 폭주하게 되는데

안 되겠지?

너 말이야…

봉장구는 하고 있어라

축하하는 자리다

네에~

 

아, 잠깐 잠깐
한 번 더

 

고양이다

보면 안다!

 

더 이상 마법은 사용하지 마라

폐하!

 

야르다에서 답변이 왔습니다

모레쯤 왕녀 전하께서 방문하실 거라고…

 

알겠다
맞아들일 준비를 부탁한다

아, 알겠습니다

 

오스카, 결혼하는 거야?

글쎄다
왜 그렇게 되는 거지?

 

불만이 있다면 말하면 되지 않나

별로

저는 당신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왔으니까

원하는 여성을 선택하면 돼요

 

알겠다

그럼 성의 창문을 깨지 않는
왕비를 받아들이도록 하지

 

정말, 싫어!

나도 술버릇이 안 좋은
마법사는 싫어한다

바보, 바보, 바보!

 

그래도 그 노래는 좋았지

 

이번에는 갑작스런 방문을 하여
정말 죄송합니다

익숙지 않은 나라라서
힘들겠지만

편히 지내도록 해라

 

호의를 받아들이도록 하겠습니다!

 

투르다르의 왕녀 전하께서도
와 계시는 거죠?

나중에 인사를 할 수 있도록
조처하도록 하지

한 번 레지스 전하께
소개를 받았습니다

아름다운 분이시죠?

폭발 구슬 같은 인간이다

내용물이 강렬해서
외견은 그다지 신경 쓰이지 않는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네페리 왕녀

다시금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저야말로 잘 부탁드립니다!

즉위가 얼마 남지 않았다고 들었습니다만

정신없이 움직이고 있지만
부디 무례를 용서해 주세요

 

마법을 사용해서 방어해라

그건 비겁한 거라 싫어요

 

안녕하세요
산책이신가요?

조금은 다리를 움직여 볼까 해서요

티나샤 님께선 평소에도
이런 걸?

네, 대련을 해 주시고 있어요

 

흩어져라

 

어디에서 온 거지?

알아볼게요

미라

네, 네~

자객을 쫓아 주세요

생포 희망

어렵다면 죽여도 돼요

알겠습니다~

 

아, 에 또…
대체 무슨 일이…

자객이 성의 결계를
돌파한거 같군

이미 도망친거 같다만
성 내에 들어가 있는 편이 좋겠군

 

노리는 건 역시 네페리 왕녀였네요

하지만 이 사람은
단순히 고용된 사람이에요

단순히 고용된 자에게
결계를 돌파당해도 곤란하다만

 

결계는 허가받지 않은 전이 마법으로는
외부에서 들어올 수 없지만

즉슨, 걸어서 들어오면 돼요

성 내에 내통자가 있다는 건가

아르스, 불게 만들어라

알겠습니다

 

일어서!

 

골치 아프게 됐군

야르다의 재상이라는 녀석의
이름이 나온다고 한들 다른 나라 일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기껏 해 봐야 가르쳐 주는 게 다다

그녀와 혼약하면
간섭할 수 있는 거 아닌가요?

간섭을 하기 위해 혼약하라는 건가?

이야기를 너무 비약시키는군

쌀쌀맞은 소리를 하시네요

혼약을 한다면 대의명분과 함께
어느 정도 손을 댈 수도 있고

원래부터 여기에 온 것도
그런 의도가 있던 게 아닌가요?

그래서 자객이 온 건가

네페리가 죽으면 내가 야르다에
간섭할 가능성이 사라진다

 

왕녀를 국내에서 죽게 만드는 걸로
파르사스에 책임을 물게 할 수도 있으니까요

 

오스카는 야르다의 왕녀와
친해 보이죠?

화가 나면 확 죽여버리는 게 어때요?

죽이지 않아요!

 

트라비스!

아, 아아아~
죽여라, 죽여

타락해 버리면 편할 거다

또 당신인가요

이번에는 뭘 하러 온 거죠?

좀 심심해져서 놀리러 온 거다

야르다의 왕자는 마음이 약한데

그에 비해 재상은
꽤나 하는 녀석이야

그런가요?

큰 걸 위해 작은 걸
희생할 수도 있고

신속한 결착을 위해서는
수단도 가리지 않아

왜 당신이 그런 걸?

나는 지금 간드너에 있으니까

확실히 간드너는 파르사스와
야르다의 국경에 인접해 있긴 하지만

당신과 어떤 관계가 있는 거예요?

관계야 있지

왕위 계승자의 후견인을 맡고 있으니까

네?

그래서?

슬슬 왕녀를 죽이고 싶어졌어?

그런 힘을 가지고 있으면서
좀 더 휘둘러 보자고는 생각 안 해?

힘은 사람의 일부분에 불과하잖아요

가지고 있는 걸
사용하는 게 뭐가 나쁜 거지?

그 남자를 원하는 거지?

 

누굴 죽이든 사람의 마음은
얻을 수 없어요

 

뭐, 됐어

그것보다 너
이 성 안에 벌레가 들어와 있다

자객을 말하는 건가요?

나라를 뛰어넘으면서까지 쫓아오다니

왕녀도 딱하게 됐네요

그게 아니다
다른 벌레다

네?

 

최대한 열심히 발버둥 치도록 해

자신의 힘을 너무 과신했다간
간단히 발목을 잡힐 거다

발목을 붙잡힐 거라는 건 대체…!

 

대체 뭐예요?
정말…

 

파르사스 국왕이 넌지시
언급하긴 했는데

아마도 이 안에 내통자가 있다

어느 인물이든 신용 할 수 있다고
생각하셨던 탓인지

네페리 님께서는
안에 틀어박히게 되셨다

 

왜 그러신가요?

바르트인가

파르사스까지 왔는데
자객에게 노려지시다니

야르다에 있는 편이
낫지 않았나 해서 말이지

파르사스에 있는 편이
더 대응하기 쉬울 거예요

그리고 이 나라의 주인도
확실히 전하의 강력한 아군이 되어 줄 거예요

장래적으로는 나라끼리
맺어질 수도 있을 겁니다

그건…

분명 그렇게 된다면 네페리 님께서도―

 

네페리 님!

 

수프에 독이 있는지를
확인하다 독을 마시게 된거 같네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마법약이에요

 

문제가 되는 수프는
몇 명인가 먹긴 했습니다만

다른 자들에게 이상은 없었습니다

냄비에서도 마법약은 나오지 않았다고…

식사는 야르다의 여관과
무관이 가지고 왔다고 합니다만

그 무관의 행방이 묘연해졌습니다

여관이 말하길
그 남자에게 식사를 받았다고…

농담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수상하군

이 무관은 에니어스라고 합니다만

두 여관과도 친밀해서

그래서 이번 같은 소행을
벌일 수 있던 게 아닐까 합니다

 

폐를 끼치고 있다는 건
거듭 알고 있습니다

부디 네페리 님께
조력해 주실 순 없겠습니까?

물론 한 층 더 경계를
강화할 거고, 범인도 찾을 생각이다

감사합니다

다만 그게 아니라

네페리 님께서는 10년 전부터
당신을 마음에 두고 계셨습니다

만약 괜찮으시다면…

알겠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도록 하지

 

손을 댈 생각이 들었나요?

어쩔 수 없지

그럼 손을 빌려드릴게요

그래도 되겠나?
즉위식 준비도 있을 텐데

레지스가 보좌를 해 주고 있어서요

미안하군

네가 여기 있는 동안
정리하고 싶다

 

참고로 저주의 해석도
이제 2주 남았어요

그런가
실패하지 않는 건가?

싫은 소리는 하지 마세요!

 

당신은…

바르트라고 합니다
전하

 

당신, 은폐를 걸고 있죠?

본래 마력량은 일국의
마법사장을 능가할 정도 아닌가요?

아무리 그래도 그 정도까지는…

하지만 이 마력의 태반은
후천적인 거라서

남들에게 그다지
알려지고 싶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를 찾아 오시다니

자객에 대해 무언가
짚이는 거라도?

아뇨, 그런 게 아니라

마법 구성에 관한
질문을 하고자

네?

 

정말로 감사합니다

아뇨, 저도 좋은 기분전환이 되었어요

이걸로 거릴 것 없이

네페리 전하의 호위에
전념할 수 있겠습니다

파르사스 국왕의 협력도
얻게 되었으니

혼약도 이제 머지 않았겠죠

네?

 

야르다는 이미
그렇게 내다보고 있습니다

원래부터 인연이 있던 두 분이시니

분명 사이가 돈독한
부부가 되실 겁니다

 

그러니까 이제 당신도
자유로워지셔도 됩니다

 

부디 너그러운 이해를
투르다르의 여왕 폐하

 

자유롭게…

그 사람이 누구와 결혼하든
나와는 관계없는 일이야

 

네페리 님

 

기분은 어떠신가요?

신경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수색을 하는 와중에
나라로 돌아가게 되어 죄송합니다

바로 떠나는 건가?

아뇨, 아직 조금 시간이 있어요

그럼 기왕 이런 기회이기도 하니
노래를 한 곡 불러줘

노래요?

 

♪비추어진 색의 수는

♪모른 채 방황하고 있네

♪시간의 그림자는 멀어져가는 바람 속에서

♪황혼은 저 멀리

♪일그러지는 꿈의 흔적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네페리

네!

내일 말이다만

가끔씩은 바깥의 공기를 마시는 것도 좋겠지

 

햇볕에 살이 탈지도 모른다

아, 감사합니다!

 

길을 잃을 정도까진 아니지만
곁에서 떨어지지 마라

숲을 빠져나가면
호수가 있다

 

네페리 님!

게트?

괜찮으십니까?

 

루카노스, 바르트!
주위의 경계를!

 

네페리 님, 일단 성으로 돌아가죠!
전이문을 열겠습니다!

하지만!

우선은 옥체를 보전하시는게 중요합니다!

 

당신이 당첨?

 

바보 같은!

 

네페리 님!

 

네, 네페리 님은…

그녀는 오스카와 있어요

당신들이 착각했던 건
어젯밤 들려준 주가 때문이에요

뭐, 효과가 없는 인간도 있는 모양이지만요

 

지금 와서 물러날 순 없어요

행방이 묘연해진 부하를
당신이 죽인 건가요?

이 자식!

 

당신의 배후에 있는
사람의 이름을 불어줘야겠어요

자, 죽기 전에

 

오스카

왜 마법을 사용하지 않는 거냐!

너는 정말로 바보인가?

 

네가 전이로 불러준 덕분이다
도움이 됐다

신경 쓰지 마시길

그녀가 죽으면 곤란하니까요

그래서?

왜 저건 움직이고 있는 거지?

아마도 금주의 씨앗이라도
삼킨 거겠죠

생명의 위기에 이르는 손상을
입었을 때 발동해서

육체 한계를 넘은 힘을
그 사람에게 부여해 줍니다

그렇군
그래서 저렇게 되는 건가

 

오스카, 그의 안에 침체되어 있는
마력이 보이나요?

 

대략적으로는

엽맥 같은 하얀 선이
전신에 어렴풋하게 보인다만

한 층 더 마력이 짙게
모여 있는 곳이 그 중심이에요

위치는 알았다만

저곳을 찌르면 평범한 인간은 죽을 거다

거기서부터는 제가
신문 가능한 정도까지는 살려둘게요

상처는 늘리지 마라

 

이걸로 당신은 제 거예요

 

이제야 조국으로 돌아갈 수 있겠군

지금까지 힘들었지?

아, 아뇨…

 

오스카 님께선…

10년 전의 나누었던
약속을 기억하고 계시나요?

 

휴전 협정 때 말인가
기억하고 있다

 

만약 지금 10년 전과 똑같이
혼인을 희망한다면

받아 주시겠어요?

 

그렇군

아뇨 서로에게 있어
이익이 된다면

그때 다시금 이쪽에서
의사를 표하도록 하지

 

 

이번에 조력해 주시어
정말로 감사합니다

 

네페리 왕녀를 돌려보내도 되는 건가요?

이 이상 여기에
머무를 의미도 없고

저쪽도 돌아가고 싶을 거다

하지만 당신은 그녀하고…

 

그럼 조금만 더
함께 있어도 될까요?

원하는 대로 해라

네가 여왕이 되기 전까지라면

 

왜 그러지?

그게, 야르다의 사후처리 말입니다만

다소 걸리는 부분이 있어서

게트 말고도 마법사가
한 명 더 와 있지 않았습니까?

아, 바르트 말이죠?

그 말입니다만

야르다의 궁정에
그의 자리가 없었습니다

뭐?

왕녀나 게트는 5년 전부터
궁정에 있었다고 했습니다만

그건 일시적으로 심어진
기억이었던거 같습니다

그래서 그 바르트는 어디 있지?

이미 행방이 묘연해졌습니다

실은 그의 모습이

데릴라의 증언에 나왔었던
마법사와 흡사해서

그 종교단체에
들락거렸던 마법사인가!

 

만약 동일인물이라면…

바르트는 티나샤에게
독을 탄 인물 중 한 명이다

그런데 왜 이번에는 구한 거지?

 

어째서…

이번 건, 조사를 속행해라

무언가 노리는 게 있다면
더더욱 이 이상 손을 대게 하지 마라

 

신경 쓰지 마라

너는 네가 해야 할 일을 하면 된다

 

그러니까 이제 당신도
자유로워지셔도 됩니다

 

괜찮아요

저는 당신의 도움이
되기 위해 왔으니까요

 

혼자 참는 너

가슴을 두드리는 파편

녹여주는 열

 

한 번 넘쳐 흐르다

기울어진 기라의 천칭을 보며 웃네

언어도, 마법조차도 변천하며

사랑스러운 그 얼굴도 흐려지듯 사라져서

그래도 이 세계는 다시 차오르면서

여기에 있어 다시 만날 수 있다면

올려다 본 (아아, 별의 바다)

그 눈동자에 (아아, 원시부터 끝까지 쭉)

비추고 싶어

만약 눈부신 달빛을 붙잡았다면 웃어줘

파멸이라 해도

아름다울 거야

 

~ 약속의 전환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