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로시데레 03

그 캐릭터도, 태도도 내게는 없는 거라서

깨닫고 보면 언제나 쭉 신경 쓰게 돼

말로는 거짓말을 치고 말지만

진심은 말하지 않을 거야

계속

그저 계속

분명 보이지 않는 마음의 뒤편에선

잠깐만

조금만 더 오른쪽으로 가 줘

여기에선 보이지 않는다구

 

일등성도 우연히 빛나

보이지 않았다는 말은 하지 말아줘

달려나갔던 건

너를 향한 마음이 지금껏

옆얼굴에 써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으니까

 

가끔씩 툭하고 러시아어로 부끄러워하는
옆자리의 아랴 양
sub by 별명따위

 

sub by 별명따위

 

제3화 『그리고 두 사람은 만났다』
 

제3화 『그리고 두 사람은 만났다』
다녀왔습니다…

제3화 『그리고 두 사람은 만났다』
어서 와, 아랴쨩

 

꾸욱~

 

다녀왔어, 마샤

정말!

일본에서는 언니라고
부르라고 했는데~

갑자기 언니라고 하는 건 싫어

 

아랴찡이 쌀쌀맞아~

 

왠지 기분이 안 좋아 보이네

무슨 일이라도 있었어?

 

딱히, 아무것도 없었어

거짓말

언니의 눈은 못 속이거든요!

저기, 저기
무슨 일이 있었어?

 

정말로 별거 아니야

쿠제 군하고…

그의 소꿉친구하고
만난 것뿐이야

그 남자 아이 말이구나

뭐가?

그야~

 

아랴쨩, 그 애 얘기만 나오면
진지해지잖아?

 

그렇구나~

마침내 아랴쨩의 마음을
움직이는 남자애가 나타났구나~

그게 무슨 말이야?

그 쿠제 군을 좋아하는 거지?

무슨 착각을
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는 그런 사이가 아니니까

우리는… 그래

그래!
친구야!

흐응~

그런데 어쩌다가
친구가 된 거야?

아랴쨩은 대충 사는 사람이나
불성실한 사람은 싫어하잖아?

 

그건 뭐…

 

[6년 전]
 

 

[블라디보스토크]
 

 

「그룹으로 나뉘어서」
 
 

「근처 가게를 조사해 와 주세요」
 
 

 

「가장 잘한 그룹에게는」
 
 

「우수상을 수여하겠습니다!」
 
 

 

「그럼 내가 옷가게하고 빵가게 해야지」
 
 

「아랴는 꽃가게하고 정육점이네」
 
 

 

「응, 알겠어」
 
 

 

「하는 이상」
 
 

「반드시 1등을 할 거야」
 
 

 

「실례합니다」
 
 

 

「응? 심부름이니?」
 
 

「아뇨, 학교 수업에서」
 
 

「다양한 가게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조사해 보고 있어요」
 
 

 

「아, 여기다」
 
 

 

「실례합니다」
 
 

 

「과제?」
 
 

 

「아~ 미안, 아직 안 했어」
 
 

 

「뭐?」
 
 

 

「어째서?」
 
 

「정리하는 데 시간이 걸리니까 얼른 해야 하잖아」
 
 

 

「아직 1주일 남았으니 괜찮겠지」
 
 

「그렇지 않아!」
 
 

 

「그보다, 빵가게는 빵」
 
 

「옷가게라면 옷을 팔겠지」
 
 

「그러게」
 
 

 

「우왓, 자잘해!」
 
 

 

「너, 얼마나 작정하고 하는 거야」
 
 

「아랴, 이거 전부 읽어야 해?」
 
 

 

「저기, 왜 진지하게 안 하는 거야?」
 
 

 

「그렇게 마음에 안 들면 너 혼자 해!」
 
 

「그렇게 대충 해서 1등이 될 리가 없잖아!」
 
 

「자, 잠깐! 너, 너희들, 그만하렴!」
 
 

「얘, 얘들이, 그만하렴!」
 
 

 

「그룹 발표회의」
 
 

「우수상은」
 
 

 

「B팀이었습니다」
 
 

「앗싸」 「예이」
 
 

 

모두가 나와 비슷할 만큼
진지했었다면…

아니, 아니야

남에게 기대한 게 잘못이었어

어차피 아무도
나와 같은 열량으로

진심으로 해주려 하지 않아

 

그렇다면…

그렇다면 전부 혼자서 해 주겠어!

 

저기, 저기!

그 엄청 어렵다는 전학시험을
통과했다는 게 정말이야?

으, 응
뭐…

쿠죠 씨, 일본어 잘하네

전에도 일본에서 살았었어?

5년 전까지 살고 있었어

 

쿠죠 씨, 나중에 또 얘기하자

 

그렇게나 시끄러웠는데 자고 있어?

 

저기, 예비종 울렸어

 

아… 시업식에서 인사했었던 전학생?

으, 응

아리사·미하일로브나·쿠죠야

잘 부탁해

응, 나는 쿠제 마사치카

잘 부탁해~

 

오?

안녕, 히카루
너도 있었어?

있었지

참고로 타케시도 있어

 

[이과]
 

 

아, 교과서 까먹고 안 가져왔다

히카루, 미안!
보여주라

알겠어

[보건체육]
 

 

아까 그거 좀 힘들었지?

 

[수학]
 

 

명문고라지만 어디에나
이런 학생은 있구나

 

!까지 앞으로 14
귀신의 집
결정!
 

!까지 앞으로 14
귀신의 집
결정!
그러니까…

 
 
 
그러니까…

통로를 만들기 위한
문짝도 필요하지?

귀신의 인원만큼의 의상은
어떻게 할 거야?

잠깐, 잠깐만!
순서대로 생각 좀 해 볼게!

이야, 이렇게까지
힘들 줄은 몰랐어

그러게

 

쿠죠 씨, 아직 안 돌아가는 거야?

응, 조금만 더 하다 갈게

그래?

그럼 갈게

 

늦지 않을까?

음… 그래도 고작 학원제잖아?

진지하게 해도
어쩔 수 없는 거지

 

그때와 똑같아

 

아얏!

 

 
그저 전력으로
하고 싶을 뿐이야

[밴드·에이드]
그저 전력으로
하고 싶을 뿐이야

[밴드·에이드]
그저 포기하고 싶지
않을 뿐이야

 

그걸 위한 외톨이라면…

아무것도 아니니까…

 

역시 아직 남아 있었구나

쿠제 군?
무슨 일이야?

수고가 많네
뭐, 좀 일이 있어서

 

쿠죠 씨도 오늘은 돌아가

 

그 작업은 내일 다 같이
하면 되니까

신경 쓰지 않아도 돼

좀 더 하다 갈 거니까
무시해도 돼

 

아, 뭐…

의상 제작에 관해서는

수예부에 협력을 해 달라고
얘기를 해 뒀어

뭐?

그리고 이거!
합숙소 사용 허가

여기서 자면서 하는 이벤트라면

모티베이션이 떨어진 녀석들도
의욕이 날 거 아니야?

합숙소라니 어떻게…

전 학생회장에게 부탁해서
그 인맥으로 살짝

수예부에는 남자의 일손을
빌려주는 것으로 동의를 얻었어

수예부 여자에게 의지가 되는 모습을
보여줄 기회라고 하면

남자들은 기꺼이 받아주겠지

 

아무튼 오늘은 이만 돌아가

쿠죠 씨 혼자서 열심히 해도
어쩔 수 없는 거잖아?

 

어쩔 수 없다는 게 뭐야?

 

나는!

내가 참가하는 이상

이 출품작을 좋은 것으로
만들고 싶어!

어중간한 마음으로 당일을
맞이하고 싶지 않아!

타협은 절대 하고 싶지 않아!

 

[귀신]
 
 

[귀신]
그치만 그건 내 고집일 뿐이라는 건
알고 있어

모두 나만큼이나 진심으로
임하고 있지 않다는 건 알고 있어!

그래서 내가 그만큼
노력하고 있는 거야!

나, 뭔가 잘못된 거라도 하고 있어?

 

노력의 방향성이 잘못됐잖아

뭐?

학원의 출품작은
혼자서 만드는 게 아니야

다 같이 힘을 합쳐서
완성시키는 거잖아?

좋은 출품작을
만들고 싶다면

모두를 어떻게 진지하게
만들지를 생각해야 하는 거 아니야?

그런 건…!

 

그치만 이런 식으로
들으면 화가 날 만하겠지?

 

미안했어

 

쿠죠 씨가 열심히
하고 있다는 건 알고 있어

 

돌아갈래

응, 수고했어

 

뭐야?

대체 뭐야?

 

대체 뭐냐구…

 

[합숙]
 

[합숙]
그렇게 돼서!

학원제 준비를 진행하면서

밤에는 학교 내부를 이용한
숨바꼭질에 담력시험~

우리만의 전전전야제다~!

 

[파이팅]
[학원제까지 앞으로 6일!]

 

[세이레이제]

 

「우수상」
[반 기획 부문
3학년 B반]

 

아, 수고했어
쿠죠 씨

 

이 학교는 이런 부분은
쇼와답단 말이지~

요즘 시대에 후야제에서
포크 댄스를 추다니

 

옆에 앉아도 될까?

 

응, 되는데

댄스는 안 춰도 돼?

쿠죠 씨라면 여기저기서
추자고 난리일 텐데

아, 혹시 포크 댄스를
못 춘다거나?

실례되네

이래 봬도 어릴 적에는
발레를 했었어

저 정도 댄스라면
금방 출 수 있어

뭐, 귀찮아서
추지 못한다고 하고서

권유는 전부 거절했지만

그거 참…
수고가 많네

딱히

익숙하니까 별거 아니야

그러십니까

역시 고고한 공주님

그게 뭐야?

어라? 몰라?

쿠죠 씨, 최근 들어서 다른 애들한테
그렇게 불리는데

흐응

왠지 썩 기뻐 보이진 않은데?

그러네

그렇게 기쁘진 않아

왜?

외톨이인 걸 돌려 까서?

그게 아니야

그 바보 보듯 하는 말투는
하지 말아줄래?

미안

내가 마음에 안 든다는 건
"공주님"이라는 부분이야

평범하게 생각해도 칭찬이잖아

「고생 따윈 모르는 꿈속의 주민」
 

「고생 따윈 모르는 꿈속의 주민」
그런 의미로 들려

뭐…

그런 견해도 있겠구나

 

분명 나는 외모도, 재능도

남들 이상 가는 걸
가지고 태어났어

하지만 그것에
안주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어

나의 지금까지의 노력도

태생이 좋았던 것뿐인 것처럼
말하는 건 불쾌해

 

그렇구나

그럼 나는 그런 식으로
부르지 않도록 할게

그래?

 

고마워, 쿠제 군

응? 뭐가?

 

확실히 내가 틀렸었어

나 혼자서 하려고 했었다면

이런 기분으로 학원제를
보낼 순 없었을 거라고 생각하니까

 

그리고, 미안해

그때 화풀이를 해서

신경 쓰지 말라니까

나는 가벼운 수속을 거친 것뿐이고

타케시나 쿠죠 씨처럼
남들보다 배는 일한 것도 아니니까

내가 신경이 쓰인다구

엄한 데 화를 낸 사죄와
이번 일에 대한 답례도 겸해서

무언가 해 주고 싶은데

뭐 원하는 거 없어?

답례라~

필요 없다고 하는 건 없기다?

음…

아!
그러고 보니

러시아에서는 뭔가 특수한
애칭으로 서로 부르는 습관이 있었지?

갑자기 무슨 소리야?

아리샤…

아니, 아리시카?

「아랴」야

가족들한테는 「아랴」라고 불려

그렇구나

그럼 사죄와 답례 대신
「아랴」라고 부를 권리를 받도록 할까?

그게 뭐야?
그것의 어디가 답례야?

모두가 동경하는
반의 아이돌을

혼자서 애칭으로 부르는
남자가 되어 환희에 찬다!

바보 아니야?

감사합니다~!

소름 돋아!

저, 저기…!
쿠죠 씨!

 

괜찮다면 저하고
댄스를 추지 않으실래요?

너, 새치기하지 마!

아리사 씨!
실은 쭉 신경 쓰였어요!

저하고 춤춰 주세요!

은근슬쩍 고백하지 마!
치사하다!

미안해
나, 춤을 못 춰서…

아니, 아니, 아니!

음악에 맞춰서 몸을
흔들기만 하면 되니까!

맞아, 맞아! 괜찮아!
나도 춤은 못 추니까

그 왜, 분위기를 타면
어떻게든 될 거라니까

잠깐, 너희들

 

미안, 선약이 있었어

 

가자, 아랴

자, 잠깐만…

 

심장이 시끄러워

 

그렇지, 그렇지
아까 그랬었지?

발레를 했어서
포크 댄스는 보면 출 수 있다고

으, 응

그럼 그 솜씨 좀
보도록 할까요?

공주님

 

알겠어!

 

좋은 아침, 아랴

 

오, 왜 그래?

왠지 쓰레기를 보는 눈이 된 것 같다

이 쓰레기

대하는 게 너무 엄하지 않아!?

 

「어제는 멋있었는데」
 
 

 

그렇구나~

그래서 좋아하게 된 거구나

근사해~

그러니까 아니라니까
내 얘기 듣고 있었어?

뭐~?

어떻게 들어도 두 사람의
첫 만남으로밖에 들리지 않았는데?

이상하게 말하지 마

아까 친구라고 했잖아?

응, 응~

친구에서 연인 사이로!

왕도지?

나하고 사군도 그랬는걸

그치~?

 

뭐, 그래도 그렇네

능력에 관해서는
인정하고 있고, 믿고 있어

할 때에는 하는 남자는 멋있지?

사군도 그래

옛날에 개에게 습격당한
나를 구해줬을 때…

자랑은 나가서 해 줄래?

정말!
아랴쨩, 쌀쌀맞아!

 

[학생회실]
실례하겠습니다

 

오, 쿠제
미안하다

이렇게 도와주러 와 주고

아뇨, 저는 유키를
도와주러 온 것뿐이니까요

 

어머, 네가 쿠제 군?

 

나는 마리야·미하일로브나·쿠죠

아랴쨩의 언니이고,
학생회 서기야

잘 부탁해~

안녕하세요

아랴한테는 항상
신세를 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쿠죠 선배하고
장을 보러 갈 거라고 들었는데요

"마샤"라고 불러도 돼

아랴쨩의 친구라면
내게 있어서도 친구니까

네…

그럼 마샤 씨라고

 

응, 응!

잘 부탁…

잘 부탁해…?

 

뭐, 뭔가요?

 

쿠제 군, 이름은 어떻게 돼?

 

마사치카…

정치의 정(政)에 가깝다(近)를 써서
마사치카(政近)입니다

 

마사치카…

 

왜 그래?

쿠제 뒤에 뭔가 묻어 있어?

회장님…

그런 말씀을 하실 거라면
"얼굴에 뭐라도 묻어 있어?"죠

오, 제법이네!

 

아, 미안해

"이 사람이 아랴쨩의 친구구나"라고
생각했더니 나도 모르게

네…

 

「그럼, 갈까?」
 
 

 

죄송합니다
뭐라고 하셨나요?

 

미안해

"갈까"라고 한 것뿐이야

아, 네

그럼 회장님
다녀오겠습니다

응, 부탁한다

 

이 아로마는 어떨까?

아니, 학생회실에서
아로마는 위험하잖아요

그런 건 자기 방에다가…

어머나~

 

이 고양이 인형
아랴쨩하고 똑 닮았어!

 

그렇지!

학생회 멤버 모두를 이미지한
인형을 늘어놓는 건 어떨까?

어디 있는 꿈의 나라인 겁니까!

 

다른 여자들은 그렇다 치더라도

회장님이 분명
언짢아하실 거예요

회장님은~

여기 안경은 쓴 사자 씨겠네

아니, 그러니까

근데 진짜 닮았네!

 

그럼 이걸!

아니, 닮긴 했지만

인형은 평범하게
생각해도 안 되잖아요

에에~?

아니, 제가 더 "에에~"라고
하게 되는 상황이라고요

 

알겠어

 

하지만 이 고양이는 귀여우니까
내 걸로 사야지

같은 영수증에 들어 있으면
회계인 아랴한테 혼날 거예요

 

안 되겠다

이 사람, 너무 자유로워

늘 이런 느낌인가?

 

그렇다면 아랴는
엄청 고생하고 있겠지

 

쿠제 군, 여기야

아, 네

마샤 씨, 제가 들고 있을게요

아, 고마워

그럼 아랴냥을 잘 부탁해~

 

아…

아랴냥…

 

어머~ 잘 어울려

어떻게 된 감성 갖고 계세요?

자, 치즈~

아니, 누구 맘대로 찍으려고

뭐~? 괜찮잖아~

자, 홍차를 보러 온 거잖아요?

 

네에~

 

여기요

감사합니다

퍼스트 플러시라서
떫은 맛이 있어서
(※봄에 딴 홍차)

저기, 쿠제 군

 

어느 게 좋다고 생각해?

아뇨

저는 홍차는
잘 몰라서요

그래?

 

그 어머니한테 여러모로
배운 유키라면

이런 때에 대화에
잘 낄 수 있겠지만

 

나는…

 

미안하다, 마사치카

아빠하고 엄마는 앞으로
따로 살게 됐어

 

알겠어

그럼 (僕)

(俺)는 아빠를 따라갈게
(※오레(俺)가 보쿠(僕)보단 좀 더
어른스러운 표현)

 

미안해, 오라버니

 

나는 이 집에 남을게

 

쿠제 군?

 

왜 그래?

아, 아뇨
아무것도…

 

괴로운 표정을 짓고 있어

 

괜찮아

착하지, 착하지

 

이 느낌은 뭐야?

그리운 것 같기도 하면서…

안심이 되는…

 

뜨거워!

뜨거웟!

어머?

마… 마샤 씨!
등에 닿고 있어요!

어머!

앗뜨거!

어머, 어머, 어머~

 

오래된 앨범 속에

추억들이 잔뜩 숨어 있어

순수한 미소 아래에

날짜는 아련한 메모리

 

시간은 무한히 이어져서

끝이 올 거란 생각을 못했었어

손에 닿는 우주는

하염없이 맑은 모습으로

너를 감싸 안고 있었어

 

어른의 계단을 오르는

너는 아직 신데렐라야

행복은 누군가가 분명

가져와 줄 거라 믿고 있어

소녀였다고 언젠가

그리는 때가 올 거야

sub by 별명따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