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례하옵니다, 임금님!
또 새로이 서한이!
자마니의 사자가
고야와 사불에서도
전부 왕비 대리에 관한 건입니다.
돌려보내라.
시간 낭비다.
괜찮으시겠습니까?
아직 아무것도 시작된 게 없다.
일단 왕비 대리가 일하는 걸
그럼에도 여전히 이의가 있다면
그때는 내가 친히 이야기를 듣지.
사자들에겐
네, 네...!
역시,
내 기분 탓이 아니군.
대성제 이후,
왕께선 또 한 번 조금 변하셨어.
제물공주와 짐승의 왕
이 목숨을 바쳐야 할 숙명이라면
거스를 생각은 어릴 적에 잃어버렸어
아버지와 어머니가 남긴 그 시선은
마음의 저주가 되었어
증오가 분쟁을 분쟁이 슬픔을
윤회처럼 세상을 어지럽히고 있다면
자그마한 이 목숨에
살아있는 의미를 당신이 깃들여줬어
모조품끼리, 운명의 주사위는 던져졌어
바란다면 마지막까지
이 소원을, 이 마음을
당신에게 바칠 거라면
위로도 연민도
필요 없으니까
이 목숨을 이 세상을
당신이 받아들이겠다면
그 목숨 울려 퍼지기를
이 맹세를, 이 숙명을
당신이 바라는 것이라면
괴로움도, 슬픔도
끌어안아줄 테니까
가호와 왕비 대리
오늘도 잇따라 사자 분들이...
예상을 했었지만,
역시 엄청난 반발이에요.
이래선 사리피 님도
여기선 제가...!
사리피 님께 용기를 가져다드려야!
사리피 님...!
아미트 씨!
무슨 일이야, 심각해보이는 얼굴로?
어라?
아, 아뇨,
사리피 님, 그 의복은?
재상님이 있지,
명색이 앞으로 왕비의 일을
평소의 차림으론 초라하대서.
사, 사리는 평소의 옷이라도
귀귀, 귀여운 거야!
좋아!
고마워.
사리피 님은 침착하시네요.
왕궁 안팎은 무척 소란스러워졌는데.
응,
아무런 불안도 없다고 하면
아무것도 안 하고 걱정부터 해봤자
고민해 봤자 내가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이번 원정은 아이포스인가.
시가지를 습격하는 무장 조직을
근위대 분들...
그곳은 선대왕 시절보다 더 전부터
아무튼 긴장 바짝 해야지.
사리피 님은 왕비 대리라는 큰 소임을,
요르문간드 님은 위험한 임무에...
전...
저는 무얼 할 수 있을까요?
있어,
제 조국 무르가에
행운과 가호의 수호물.
다치기 않기를,
아프지 않기를,
마음이 결실을 맺기를.
한 올 한 올마다 소원과 기도를 담아...
천 개의 주문을 거는 아뮬렛.
이것을 언제나 제게 용기를 주시는
그리고...
이것을 제게?
아, 네!
감사합니다, 아미트 공주.
공주께서 이렇게까지
요르문간드 님...
아미트 공주...
저도 참, 무슨 꿈을...!
다행이야, 원정에 늦지 않아서!
오늘 중으론 전해드려야지.
어째서입니까, 요르문간드 대장님!
어째서 저는
그만두지 못해?
대장님께선 네 마누라가 홑몸이 아닌 걸
직접 왕을 알현하고자 청한다고...!
사자가 찾아왔습니다.
직접 자기 눈으로 확인하고,
어쩔 수 없지.
주군에게 그리 전하라 해라.
불안해하고 계실 거예요.
하게 되는데
거짓말이겠지만,
별수 없잖아.
나 이상의 무언가가 되진 못하니까.
있는 힘껏 하는 수밖에 없겠지.
진압하는 임무인 모양이야.
간헐적으로 내란이 끊이질 않는군.
예로부터 전해져 내려온
사리피 님께,
저를 생각해 주셨을 줄이야.
다음 원정에 못 가는 겁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