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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카와!

졸업식에서

재교생 대표 송사를
읽어주지 않을래냐?

예? 싫은데요...

 

어?

뭔데, 그거!
굉장하다!

아..아니, 이런 건 좀 더
우등생 같은 애가 하는 거라고

이시무로 군이라든가...

하라 씨라든가...

나는~?

그럼 하든가

 

송사~?

괜찮네~
잇찌 우등생이구

기발고사
전교 2등이잖아

어, 대단!
그랬어?

어, 몰랐음?

모에가 쬐끔 올랐다고
좋아하고 있었더니~

 

헤에~

난 2등이다만?

 

으..
흐응...

하지 그래~?

이치카와가 송사를~?

웃긴다~

아니...
성적은 상관 없잖아...

 

에이, 뭐!

선생님도
억지로 시키려는 건 아냐

하지만
내일이 리허설인데

아무도 하기 싫어해서
곤란해서 말이다

 

오?

저..정식으로 누가 할지
정해질 때까지...

리허설만이라면...

해..해도 괜찮긴 한데요...

 

네가 나에게

보여주었던

세상은 무척이나 아름다웠거든

 

서가의 틈새에 담아둔

한 떨기의 꽃은

나에게는 닿지 않는 존재라

말 속에 담아둔

본심의 씨앗은 이미

햇빛을 보지도 못한 채

메말라 있었어

주변과 비교하고는 또다시

자기혐오에 빠져드네

무서워진단 말야

그래도

너의 모든 것에

구원받아서

 

네가 내게 보여주었던

세상은 무척이나 아름다웠거든

마치 내가

내가 아니게 되어가는 것만 같은

그런 나날도

어딘지 사랑스러워서

또다시 너에게서

사랑을 알아가네

 

fan sub by kairan

 

송사!

재교생 대표

이치카와 쿄타로!

 

역시 거절해야 했나...

 

송사...

여행 떠나는 날을
맞이하게 되어...

힘겨운 추위 속에서도...

이른 봄의 햇살을 보다
따스히 느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오늘 졸업식을
맞이한 여러분...

졸업 축하드립니다...

안 들린다...

 

목소리 개작아...

 

누구래...?

엄청 긴장했나 보네

저거
뭐 하는 거야?

 

소리가
꽤 작게 들리던데...

뭐, 조금 음성 트러블이
있었나 보죠...?

 

죽었다...

 

수고~!

 

이..이걸로 정식으로
할 사람 찾았겠지

끝났네, 끝!

연습하자!

이쪽!

어?

으익!?

 

아니...!

그러니까
난 안 한다고...!

나, 발성 레슨 같은 것도
하고 있거든~

자, 명치를 의식하고~

으, 어...!

며..명치는
좀 더 위야...

어, 어...?

 

이로써
마지막입니다만

졸업생 여러분의 향후
활약과 건강을 기원하며

송사를 마치겠습니다...

오오, 오오~!

잘하게 됐네!
잘하게 됐어!

 

이 자세 피곤해...

대단해~

역시 전교 2등이라
그런 걸까?

 

발성 가르쳐준 건
야마다잖아...?

그러긴 한데...

 

왜 말 안 했던 거야?

내가 만약 2등이었으면
주변에 엄청 자랑했을 텐데

학교 성적 같은 건

결국 과정일 뿐이잖아

 

중요한 건
그걸 어떻게 살릴지지

학교 성적 같은 건 결국, 과정일 뿐이다
중요한 건 어떻게 살릴 것인가

 

 

프로페셔널 같아!

 

이치카와는 말야

저번에 내가 일하는 거
보러 와줬잖아?

내가 열심히 하는 거...
봤잖아?

 

나도...
보고 싶거든?

 

쉿!

 

사귀어주세요

저랑

 

미안...

그럴 수 없어

 

역시 나...

엄청 좋아하는 사람
있어서...

 

야마다 씨...?

 

응...

 

미타 씨는
내가 아닌 편이 좋을 거야

그럼 몇 번이고
데이트 하지나 말든가!

 

야마다의 표정을
보고 싶지 않다...

저녀석도 저녀석대로
진심인 거야...!

 

할게!

 

송사!

 

떳떳하게 가슴 펼 수 있는
나를 보여주는 거야!

야마다한테...!

저녀석한테...

 

말은 그렇게 했지만...

 

재교생을 대표하여...

마음 속 깊이...

 

보지 마...

봐달라고 한 건
쿄쨩이잖아?

안 그러면
연습이 안 된다면서

아아, 미안...

 

어느새 남들의 시선이
두려워져버린 걸까

 

교통안전 포스터
우승상

이치카와 쿄타로 군

축하해요!

 

흥, 우민 놈들아~

마치 쓰레기 같구나

 

그날의 내가
너무나도 멀다...

 

쿄쨩!

가습기 가져왔어!

그리고 또
목에 좋다고 바르는 거!

 

자, 가슴 부분에
바르고~

이건 감기 때
바르는 거잖아...!

그래도~

판에 박힌 원고를
읽는 것뿐이니까

별로 대단한 것도 아냐

 

그보다도...

이발소
가고 싶은데...

아, 2천 엔이었던가?

아니...

5천 엔.. 정도...

엩...?

 

넘마...!

멋쟁이 미용실
데뷔하냐!?

으그극...!

 

예약이 완료되었습니다
 

 

커뮤 장애들한테
상냥한 시스템~

 

그럼 어디...!

 

뭐 쓰고 있어?

미용사랑 나눌 대화
플로우 차트지

희망하는 컷 이미지도

이해하기 쉬울 단어로
생각해둬야지

어...

그냥 같이 가줄까...?

그것만큼은 필요 없다

 

이렇게...

뜻을 굳히고 향한
미용실이었다만

 

아싸란 것이
한눈에 간파당한 것인지

딱히 별 말 없이
무사히 끝나고―

 

이런 느낌으로~

아, 네...

 

오...!

 

역시 멋쟁이 미용실은
대단하다...

 

그리고

 

재교생 대표

이치카와 쿄타로

 

우읇...!

 

울지 마라!

왜~!

 

졸업식 당일을
맞이했다

 

어라?

왜 고작 하룻밤 지났는데
달라지는 거냐??

 

아, 머리 쳐올렸네!

 

도련님 느낌 쩔어!

뭔 일임~?

아..아니...
좀 처음 가본 살롱에서...

살짝 실패해서...

이..렇게!

미용실 가는 게
처음이 아닌 듯한 공술을...!

왁스는 발랐냐?

어...?

왁..스?

어, 잠깐 있어봐

아, 아다치!

 

왁스 갖고 있지?

좀 내놔봐라!

삥 뜯냐!?

 

이 정도면 되려나...

세리냐~
미용사 되고 싶대~

밥...!

되..되고 싶다고 할지...!

선택지 중
하나일 뿐이거든!

나 참...

그보다...
머릿결 쓸데없이 좋네...

 

이러면 차라리...

 

좋았어!
이런 느낌 괜찮지 않냐!

풉...!

특공 때리러 가냐?

 

이러면
누가 깔보진 않겠지?

 

야마다...?

나도...!
일단은 모델이잖아...

 

어쩐지...

반년 전에는
생각도 못했을 광경이다...

 

그보다
리본 해야지냐~

아, 맞다...
모양새 빠지게~

 

바야시코, 왜 그럼?

으응~

 

아니...

벌써 끝나는구나 싶어서

 

반 바뀌잖음?

3학년 되면...

 

뭐, 불량 그룹은
찢어놓는다고 하잖아

우리 불량 그룹이었음~?

흠, 미묘한 부분이군

 

떨어지게 될지도
모르겠네...

 

괜찮아...

응...?

알 수 있어?

아..아니...!

 

모르지...

모르겠지만...

 

믿는 것 쯤은...
괜찮잖아

 

응!

 

시작한다!

복도에 정렬~

 

그보다!

평소랑 똑같구만~

 

고마워...

요시다도...

어, 따..딱히...

그럼 가볼까~

 

아아, 기운 빠지는구만~

응~

엉덩이 아파지고 말야~

그럼 어디...

이 다음은 원고를
까먹지 말고 갖고 가―

어...!?

 

뭬야아~?

송사 원고
놔두고 갔어!?

어, 그런데...

곧 시작하지 않아...?

 

괜찮아, 걱정 마~

진정해~

이 누나가
단숨에 갖다 줄 테니까!

책상 근처에~

어, 그런데...!

야한 물건 같은 거
없지...?

얼른 하기나 해라!

 

어쩌지?

선생님한테 말하고
사퇴할까?

기억나는
도입부만 하고 끝내...?

아니면...!

 

왜 그래?

아아...!

아니...

사실은...

 

할게!

송사!

 

딱히...

 

이치카와

 

제발...

지금은 "힘내라"는
말 하지 마라...

하지 말아줘...!

 

괜찮아

 

짠!

그거...

내 거지만~

갖고 있어!

 

가자, 가자♪

 

늦지 마라~

늦지 마라~!

 

아, 진짜~!

 

어라...?

쿄쨩네 학교...
이쪽이던가?

 

무슨 일이심까?

아, 신입 군!

제12중학교
어딘지 혹시 알고 그래?

모교인데요

사..살았다~!

안내해줄 수 있을까!?

따라오십쇼!

아, 응!

 

그럼 이어서

내빈분들께서
축사를 해주시겠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무리야...!

원고도 없이
인사를 하다니...

 

이대로 가다간...

 

내...!

내애...!

내 오른팔이이이!

그만둬어어!!!

 

미쳤냐!

졸업식이라고!

 

그냥 빨리 털어놓고
선생님하고 상담하자...

 

오, 이치카와

저기...

고맙다...
송사 맡아줘서...

예?

선생님은
그 마음이 참 기쁘구나

저쪽으로 가면 돼

아...!
아니, 아니, 아니!

못 하는 건
못 하는 거라고!

누가 격려를 해주든
아싸는 평생 인싸지!

그 무렵의 나는 이미...!

착각하지 마

 

무능한 아싸를...

야마다나 선생님이
응원하고 있는 거 같아?

 

그 무렵의 너는...

진정한 네가
아니었던 거야?

 

그 키홀더를
발견했던 건 누군데?

 

죄송합니다...
일반인분의 입장은...

아니라구요!

동생이
재교생 대표인데~!

힝, 굉장하져~

저..저기...

송사

재교생 대표

-아, 진짜~!
-이치카와 쿄타로

아, 자..잠깐만요!

 

잊지 말라고!

너를 가장 신용하고
있는 게 누구지?

 

선생님이냐?

누나야?

야마다일까!?

 

아니지!

 

나다

 

알고 있잖아?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너를 가장 좋아하는 건

 

바로 나라고!!

 

나한테서

눈을 돌리지 마

 

여행 떠나는 날을
맞이하여

이른 봄의 햇살이
보다 따스히 느껴지네요

졸업생 여러분

오늘은
졸업 축하드립니다

 

들리네...

선배님들께는...
많은 것들을 배웠습니다

새로운 환경으로
불안한 저희를 이끌어주신 것도

선배님들이셨죠

 

선배님들께서는

앞으로 둘도 없는
존재와 헤어져

미래를 향해
걸어나가시겠죠

 

그런 과정 속에서는

괴롭고...
힘든 일이 있을지도 몰라요

 

그래도...

그렇다 해도...!

 

기억나는 건
이 부근까지지만...!

 

그렇다 해도!

결국 한 발짝을 내디디는 건
자기 자신입니다!

 

그런 단순한 것을
깨닫는 게 두려워서...

싫어서...

하지만...!

그래도
도망치지 않아!

더는...!

빛과, 만났으니까!

 

그것은 친구이며

은사이며

이 배움의 터에서 얻은
경험들입니다

니가 졸업함?

 

그러니까...
괜찮습니다

 

도전을
멈추지 마세요

스스로를
좋아하게 되어주세요

모든 만남이...!

보물이 되기를...

 

재교생 대표...

이치카와 쿄타로...!

 

멋지더라, 이치카와!

 

우민 놈들이...!

마치 쓰레기 같더군요...

 

이치카와?

이치카와!?

 

보건실
 

 

결국...

나는 나였구만

 

기분은 어때?

에, 아...!

이...!

이제 괜찮으니까...

 

있잖아...

이치카와의 송사...

다행이다~!

여기 있었네

작업남 선배...

오, 재교생 대표 군도 있네~

송사 엄청 좋았어

완전 심금 울리더라~

세상 공허한 말이구만

 

아...
야마다 씨...

잠깐 시간 돼?

 

야마다

 

조금만 더
누워 있을게

 

역시 그냥
여기가 낫겠다~

 

졸업 축하드려요

고마워!

무슨 이상한 짓이라도
했다간...!

 

이렇게 하고!

이렇게 해서!

이렇게 해주마!

 

나는 더 이상...

그날의 내가 아냐!

 

저기요

고등학교 가서도
축구 계속할 거예요?

어...?

왜?

부활동
은퇴한 다음에도

자주 축구부 연습
보고 있길래

 

축구 좋아하는구나
싶던데

 

기...

기뻐라아~

그렇게 자세히
지켜봐줬을 줄은 몰랐네~

 

"잠깐 멈춰!"

 

이런 건 안 해요~?

 

딱히...

이런 건
그냥 의식인걸...

 

이래 봬도 초등학교 때는
유스에 들기도 했는데 말야...

계속한다고 프로가
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놀기나 하는 게
즐겁기도 하고!

 

그런 점에서...
야마다 씨는 굉장하단 말야

영화 출연도 한다는
말도 들리고...

나랑은 다르게
멋지더라...

야마다 씨가
열심히 하고 있으면

나도 기쁜데다...!

존경스러워...

 

똑같다...

아, 그...
이게 아니지, 아니야...

아닌 거야...?

 

좋아해...

 

두번째 단추...
받아주면 좋겠어

 

알 거 같아요...!

어?

아, 아니...!

그게...

열심히 하는 걸 보면
기쁘다든지...

존경스러워서...

언젠가 미움받으면
어쩌나...

불안해지기도 하고...

아...!
그..래서...

 

어...
그게 그러니까...

저기...

그게...

 

저...!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요!

 

그래서 죄송해요...

손이 비지 않아서...

받을 수가 없거든요...

 

나는 알고 있다...

좋아하는 사람을 그리며
눈물 흘리는 감정을...

 

야마다는...

야마다는...!

「야마다는」
 
 

 

나를 좋아하는 거야...

 

「나를 좋아해」
 
 

 

응...

내 졸업식은 끝!

 

그럼 잘 있어

 

봄방학 들어가면
연락할게

 

전에 재교생 대표 군한테
물어보니까

알려줬거든

야마다 씨의 연락처~

 

무..무슨 소리를...!

거짓말이잖아요...

 

그런 거짓말...
하지 말아주세요...

 

안 걸리나~

 

karte 18
「야마다는 나를 좋아해」

 
 

 

왜 마지막에 그런 미움받을
거짓말을 한 거야...?

 

축구도 다쳐서 관뒀단 걸
말했으면...!

그러면 동정심에서
사랑이 시작돼버리잖아♪

 

어이, 어이...!

기껏 단둘이...!

 

어...!

 

어?

어어!?

 

한 거야...?

그 몇 초 동안??

아니면 대체 뭐임...

 

산산조각이 날 것만 같아

내 마음은 떨리고 있었어

너를 지키고 싶어

마음의 소리는 솔직하네

밑져야 본전으로 말해보면

편해질지도 모르는데

내디딜 수가 있었다면

꿈이 꿈이 아니게 되려나

반짝이는 이 한 마디가

등을 떠밀어주었어

 

숨어 있는

마음의 문을 억지로 열었어

넘쳐나와

멈춰서는 일 없이 달려나갔지

반짝이던

보드라웠던

세상은 아름다웠거든

잠긴 걸 열어낸

한정되어 있던

미래를 펼쳐낼게, 지금

너를 향해 가는

화살표가

내게도 향해 있었거든

새로운

두 사람의 지금이

시작되네

fan sub by kair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