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해...
죽는다

 

좀 봐줘라

 

난...

 

미스릴급 모험자가...!

 

응?

 

아니! 아니! 아니!
이건 말도 안 되잖아!

 

말도 안 되잖아!

 

Episode 01
원치 않은 불사

 

모험가의
아침은 빠르다

언뜻 들으면
좋게 들리지만

가난한 사람의
아침은 대체로 빠른 법이다

낮까지 자고 있는 것은
귀족이나 유복한 상인

그것과 불규칙한 생활을 하고 있는
학자 정도일 것이다

 

편견일지도 모르지만

 

예전부터 알고
지내던 학자는

연구에 집중하면
며칠 동안 자지 않는다고 하니까

 

조만간 안부 좀
물으러 가볼까?

 

뭐, 어쨌든 간에

 

지도에도 없는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 자라

동급 하위
모험가인 나

 

렌트 파이나와는
연이 없는 이야기다

 

좋았어!

 

모험자가 일찍
일어나는 이유는 단 하나

좋은 의뢰를
받기 위해서다

 

모험가의 길드에서는
모험자의 계급이나 특기에 따라

의뢰를 알선해 준다

 

내용은 마수 퇴치,
호위 의뢰

약초와 소재의 채집에서
거리의 시궁창 청소까지 다양하다

-야, 렌트
-어? 안녕?

 

오늘도 수월의
미궁이냐?

 

-좋은 의뢰가 없다면 말이지
-매일 열심히도 일하는구나

 

-그럼 먼저 간다
-어, 힘내라

-너도 힘내라
-그럼 잘 있어

 

수월의 미궁에 가볼까?

 

대부분의 모험가는
파티를 짜지만

나는 기본적으로
솔로다.

 

몇 가지 이유가 있지만
단순히 낙오자여서 그런 것이 크다

 

10년이나 모험가를
하고 있는데

 

여전히 아래에서 두 번째
동급이기 때문이다

 

그런 나라도 마물을 사냥하고
마석이나 소재를 길드에 팔면

 

생활비 정도는
벌 수 있다

 

감사합니다

 

무엇보다 나는
모험가 치곤 견실한 편이다

 

만일을 위해
저금은 제대로 하고 있다

 

하지만
그때의 나는

 

모험가의 필수 요소인
신중함을 잃었다

 

다 탐색된 나머지

 

전혀 인기척이 없는
수월의 미궁에서

 

있을 리 없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아…
설마?!

 

숨겨진
통로인가?

 

아... 대발견이다

 

틀림없어!

 

미발견 지역이야!

 

어쩌면 귀중한 마도구나
무기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몰라!

 

아니, 이 정보를
길드에 보고하면

 

그것만으로도
한 몫 두둑히 챙길 수 있어!

 

원래라면
무시해야 했는데

 

이런 수상하고 위험한 장소에
나는 혼자 발을 들이밀고 만 것이다

 

그런 어리석은
놈이기 때문에...

 

용과 상대하게
되고 말았다

 

마물의 정점,
진짜 용이다

 

전설에 따르면
그 모습은 다양하며

 

일반적인 용족과는
크게 다른 것도 있다고 한다

 

그래도 나는
곧바로 용이란 걸 알아챘다

 

처음 그 모습을
보았는데도 말이다

 

그 존재감이
몸이 꼼짝하지 못할 정도의 압력이

 

녀석이 용이라고
이야기했다

 

모든 것을
초월한 존재에

 

만년 동급 모험자인
내가 이길 리가 없었고

 

용한테 먹혔는데
살아 있다니!

 

어라?
아니, 살아 있는 건가?

 

어떻게 봐도
스켈레톤인데?

 

언데드…

 

"불사"라고 불리는
마물이지만

 

스켈레톤이라면 교회의 주교와
신관들의 정화 마술로

 

쉽게 소멸되기도 하고

 

그건 다시 말해 죽은 자는
이 세상에 존재해서는 안 된다고 하는

 

신의 섭리에
반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역시 나는 죽은 건가?

 

아니, 내 기억도
의식도 아직 있어!

 

우선 한 번
마을로 돌아가서...

 

 

아니, 아니다,
나는 아직 죽고 싶지 않아

 

아… 이제 죽었으니까
“소멸하고 싶지 않아”인가?

 

안돼! 혼란스러워!
모험자가 냉정함을 잃으면 어쩌잔 건데?!

 

답이 없는 걸
지금 생각한들 뭐 어쩌겠냐고!

 

용의 낌새는
더는 없는 듯한데

 

어쨌든 우선
여기를 떠날까?

 

대륙 곳곳에
있는 미궁은

 

많은 연구자들이
수수께끼를 풀어내려고 하지만

 

그 기원도 구조도
도통 알 수가 없었다

 

그 규모는
미궁에 따라 다양하지만

 

귀중한 마도구나
보물이 잠들어 있으며

마물들이 어디서
불쑥불쑥 튀어나온다

 

이 마물이라는 존재도
수수께끼 천지다

 

모두가 돈이 잘 벌리는 신월의
미궁에 가있는 거겠지?

 

며칠 기다리면
나 같은 솔로가 이쪽으로 올 테고

 

그 녀석한테
상담해 볼까...?

 

우선 어떻게든
말할 수 있게 해야 되잖아!

 

응?

 

몸이 무거워...

 

근육이 없는 탓인지
신체 능력이 상당히 떨어져 있어

 

이래서야
일반인만도 못하잖아

 

당연한 건가?
나도 저 스켈레톤이니까

 

인간 시절이었다면
문제없이 쓰러뜨렸겠지만

 

신중하게 가자...!

 

검을 휘두를 수가 없어!
위험해!

 

아, 아...

 

아...

 

이런 뼈다구로는

 

검술 이론을
쓸 수 있을 리가 없으려나?

 

아, 다른 힘이라면 어떨까?

 

생물의 생명력을
바탕으로 하는 “기”의 힘!

 

기력!

 

아, 발동할 수 있구나!

 

너와 지금의 나는 동족,
힘은 바뀌지 않는다

 

하지만 장비가 있는 만큼
내가 유리하다!

 

기의 힘으로 신체 능력을 높여
공격력을 올리면!

 

아, 아직
살아 있었나?

 

아까 사용한 기의
힘이 회복하고 있어?

 

이건 설마…?

 

마물에는
이상한 성질이 있다

 

세월과 경험을
쌓음으로써

보다 상위의 존재로
진화할 수가 있다

 

인간도 마찬가지잖아,
훈련하면 성장하지 않나?

 

차원이
다르다고

 

그래

 

스켈레톤은 아무리
노력해도 스켈레톤인 채겠지

 

하지만 드물게 구울로
진화하는 예시가 있다, 그것이...

 

“존재 진화”다

 

존재 진화...

 

아, 내 연구 과제 중
하나다

 

존재 진화인가?

 

구울도
언데드지만

 

육신도 있고
더 인간에 가깝다

 

로브나 마스크로 모습을 숨기면
마을로 돌아갈 수 있을지도 몰라

 

좋아, 우선
존재 진화를 목표로 하자

 

이 미궁에서 마물을
쓰러뜨리고 구울이 되자!

 

오늘도
오지 않는 건가?

 

하는 수 없지

 

저녁은 스스로 만들어야겠군

 

이걸로 다섯 마리!

 

후, 몸을
제법 움직일 수 있게 됐어

 

게다가 이 빛,
회복 효과가 있는 것 같아

 

덕분에 전투 때마다
기의 힘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고

 

이제 좀 더
강한 몬스터한테 도전해 볼까?

 

슬라임은 스켈레톤과 비견될 정도로
약한 마물의 대표격이지만

 

얕보면
큰 코 다친다

 

부정형의 액체 마물은
성질상 물리 공격이 잘 듣지 않는다

 

쓰러뜨리려면
마술을 사용하는 게 쉽지만

 

불행히도 나에게 공격 마술을
사용할 수 있는 재능은 없다

 

불을 일으키는 생활 마술을
사용하는 것이 고작이다

 

그래서 물리 공격으로
쓰러뜨릴 수밖에 없다

 

그 방법은 두 가지,
핵을 관통하거나 아니면

 

액체 형태의 몸을 재생할 수
없을 정도로 산산 조각 내는 거다

 

그 기술도 힘도 없는
나에게는 하루 1회 한정

 

아끼고 아낀 기의 힘을 사용하지
않으면 쓰러뜨릴 수 없는

 

숙적이라고도 말할 수 있는
존재가 슬라임이다

 

응?

 

운 좋게 검이
핵에 닿은 것 같군

 

우선 마석을 회수하고...

 

슬라임은 산탄(어시드 블리츠)을
발사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사망 후
몸에는 산이 남지 않는다

 

오히려 이것에 손을 넣으면
피부가 매끄러워진다

 

깨끗한 슬라임의 체액은
여성용 화장품 소재에 사용될 정도다

 

딱히 마물한테서
화장품을 만들지 않아도…

 

여성의 미에 대한
추구심은 끝이 없는 법이구나

 

이만큼 있으면
며칠 묵을 숙박비는 되겠어

 

그럼 조심히 돌아가세요

 

-셰라
-네

 

그 신인은
파티 찾았냐?

소개장이라면
실전 경험은 적지만

 

검 실력은 좋다던데?

좋은 모집이 안 떠서 렌트 씨한테
부탁할 생각이었는데

 

어제부터
돌아오지 않고 있어요

 

오, 특이한데?

 

장기 의뢰는
받지 않았지?

 

네, 말트를 떠날 정도의
의뢰는 없었어요

 

신인 분한테는
며칠 기다리면

 

잘 챙겨주는 선배를
소개할 수 있다고 말했는데

 

지갑 사정이 빠듯해서
수월의 미궁을 소개했어요

 

괜찮지 않아?

 

검을 그럭저럭 쓸 수 있다면
신인이라도 잘할 수 있겠지

 

네, 무리는 금물이라고
말했지만

 

전혀 자고 싶지 않고
식욕도 솟지 않아

 

언데드니까
당연한 거라면 당연한 건가?

 

먹어도 아래로
떨어질 뿐이고

 

기왕 이렇게 된 거
밤새도록 싸워봤다만

 

존재 진화는 그렇게
빨리 되는 게 아닌 듯하다

 

스켈레톤이 된 직후에는
상당히 신체 능력이 떨어졌지만

 

마물을 쓰러뜨리는 동안
거의 원래 상태로 돌아갔다

 

기의 힘은
아까 시험해봤던 대로다

 

마력도 사용할 수 있다

 

성기도 발동할 수 있는 건가?
언데드인데?

 

아까우니
빵에 사용하자

 

성기는 상처와 질병을
치유하기만 하는 힘이 아니라

 

물을 정화하거나 음식의
부패를 늦출 수 있기 때문에

 

상당히 편리하다

 

좋아, 이걸로
족히 사흘은 버티겠어

 

사흘 뒤에 빵이
필요한 몸이 된다면 좋겠는데

 

이래저래 생각해도
의미 없어!

 

어쨌든 지금은
존재 진화를 목표로 하자!

 

당분간은
안전책을 확실히 지키고

 

차근차근 마물을
물리쳐 볼까?

 

한두 마리라면
이길 수 있어

 

세 마리는 좀 힘들어

 

네 마리 있으면 도망치고
다섯 마리 이상은...

 

우선 이 미궁에서
그런 무리와 만날 가능성은 낮지만

 

만일 만난다면
궁지 그 자체

 

그냥 끝이라고

 

난 참 약하다니까

 

모험자가 되고 10년 동안
그 전에 했던 수행도 포함하면 20년이라고

 

게다가 기력, 마력, 성기
세 힘을 다 가지고 있다니

 

고위 모험가라도
보기 힘든데

 

기왕이라면 아무거나 하나라도 괜찮으니까
강한 힘이 있으면…

 

알고 있어, 내가 모험가에
적합하지 않단 건

 

보통이라면 몇 년 만에
모험가를 포기하고

 

마을로 돌아가 밭을 경작하거나
다른 직업을 찾는데

 

그래도 살아있다면
어떻게든 된다면서

 

매일 수행은
빼먹지 않고

 

지인한테 부탁해
마물이나 마술 공부도 했다

 

어떤 사소한
의뢰도 다 받았다

 

그렇게 10년을 계속해 온 것은
꿈 때문이었다

 

미스릴급 모험자가
되기 위해서다

 

금급이나 플래티넘급보다
더 높은 등급

 

천성의 재능을 가진 사람들도
쉽게 다다를 수 없는

 

나라를 구할 수준의 실적을
가진 모험가 중 최고위

 

반드시 나는
미스릴이 된다!

 

계속 그걸 위해
살아왔어!

 

스켈레톤이 된 정도로
포기할까 보냐!

 

어라? 인간이었을 때보다
힘이 올랐는데?

 

역시 그래,
우연이 아냐!

 

내 힘이 오른 거야!

 

아, 잘 팔릴 소재니까
좀 더 채취할까?

 

이번에도 깨끗한 체액을
손에 넣게 되다니 운이 좋은걸?

 

뭔가를 포식한
슬라임은 꽤 끔찍하고

체액도 팔 수
없으니까

 

뭐…
뭐야?

 

구울이야

 

꺼림칙하게 말라 빠진 시체이지만
육신이 있어!

 

상당히
진보했는데?

 

앞으로도 노력하면
좀 더 상위 언데드가 될 수도 있겠어!

그래 뱀파이어라면
외형은 거의 인간이야!

 

그래, 이제
육신이 있는 몸을 가졌어!

 

좋아,
목소리는 나온다!

 

아, 아영하에여,
아영하에여

 

조운 아임임니다

 

우우...

 

연습이 필요하겠군

 

아영하에여, 아영하에여

 

나눈 렌도

 

음...

 

신출내기와 베테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