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초엔 아무것도 없었어.
- 완전히

 

- 아무것도
- 전혀... 암흑 뿐이었지

 

- 그러다가 "꽝!"
- 그렇지

 

내가 이길걸?

 

감독 : 바우데빈 쿨레

 

날쎈돌이가
느림보 운전사를 앞섭니다

 

  = 카우보이(2012) =
(Kauwboy, 바우데빈 쿨레)

 

네 새끼 여기 있다

 

터프한 녀석이네!

 

뭐 먹을래? 으깬 감자?

 

나도 싫은데, 아빠가
저녁에 먹고 싶어 하셨어

 

으깬 감자 찍은 꽃양배추 어때?

 

맛있을 것 같냐?

 

난 꽃양배추는 좋아해

 

네 엄마 바보지?
널 떨어트리고...

먹어야 돼, 알잖아

 

먹어! 안 먹으면 죽어

물 줄까?

 

욕실 좀 볼래?

 

쉬 할 땐 뚜껑 올려.
수건은 저기 있고

 

엄마가 자던 방인데
지금은 아빠가 주무셔

아빤 동,식물을 싫어하셔

항상 동물과 식물은
밖에서 살아야 한다셔

 

참 조용하지 않냐?

 

여기가 내 방이야

 

미국에서 엄마, 아빠야
저건 나랑 함께고...

미국에 어떻게 갔게?
비행기 타고...

너 아직은 못 날지만 곧 배울 거야

 

엄마가 밴드에서 연주하는 사진

 

웨슬랜드란 곳이야

남아프리카 공화국

작은 기차 밖에 있는
기린에게 먹이도 줬어

 

엄마가 만든 노래야

너도 맘에 들지?

맞구만, 스피커에 귀를 바짝 대고 있잖아

 

별과 달에 대한 노래야

 

나도 자기 전에 매일 불러

 

널 발견해서 기뻐.
내 옆에서 잘 거지?

 

잘 자라

 

갈까마귀야! 좀 먹을래?
안 먹으면 죽는다니까

 

응? 죽을 거면
거기다 그냥 둘걸

너 참 착하다.
애완동물로 키울래

좋아, 이제 먹어

 

어서, 응?

 

조용, 아빠 깨시겠다

 

안녕, 엄마! 잘 있지?

 

나랑 아빤 좋아.
어제 아빠랑 잤어

 

진짜 좋았어

 

네 방 가서 자

 

함께 자게 해줬어

 

어서 가

 

엄마, 거기 일은 어때?

 

재미있어? 우리 보고 싶지?

 

아니, 아주 조금

 

엄마, 선물이 있는데
생일이잖아

검은 색에, 크기는...

 

땅콩버터 뚜껑만 해

 

끊을게. 안녕

 

아메리카 악어지.
열대 악어가 아니야

 

엄마 악어 부츠랑 똑같다

 

요요...

 

싸우자고? 복싱?

 

계집애처럼 싸우네.
귀 잡아당기기 없기!

 

계집애 같다고?

 

이제 그만

 

요요 비었다

이리 패스

볼을 자기 앞으로 유지해

 

잘 했어. 요요 비었다

잘 했어. 수영을 해야지

 

야이로, 진정해

 

그만 해

잘 들어, 요요.
듣고 있지?

또 그러면 아버지한테
알리고 팀에서 뺀다

- 재가 시작했어요.
- 어찌됐든!

 

널 차면, 내게 말 해
물지 말고. 입 다물어

 

고마워. 다음주에 보자

 

네 새끼가 먹어

 

새끼 걱정은 하지 마.
이제 잘 먹으니까

나랑 잘 있어

 

자, 꼬맹아. 어서 먹어야지

 

잘 했어. 하나 더?

 

잘 했어. 여기 먹보가 누구게?

 

자, 아빠

 

- 여기
- 그냥 거기 둬

- 마시기 싫어?
- 거기 두라니까

 

우리 반 애 하나가
갈까마귀를 발견했는데

둥지에... 돌려주려고 했지만

갈까마귀 엄마가 와서

다시 둥지에서 밀어 냈대

 

그래서 집으로 데려왔대

 

부모님도 허락했고
내가 그랬음 허락할 거야?

- 아니. 되돌려 줘야지.
- 걔도 그랬다니까

근데 다시 떨어졌대

 

그럼 어떻해?
키우게 해줄 거야?

 

- 그 연장이나 줘.
- 아빠?

- 키워도 돼?
- 동,식물은 밖에서 커야지

알았어

 

갈까마귀

 

빵과 우유를 먹이면
깃털이 약해져서 안 된다

두 시간마다 고양이밥과 새 모이를
섞어서 주지 않으면 죽는다

 

길들인 갈까마귀는 25년까지 산다

단혼성이기 때문에 평생 한 짝과 산다

 

잘 돌봐주면 평생의 친구를
갖게 될 것이다

 

손은 아래로 엄지는 뒤로

어깨는 앞으로 볼을 잡아서

멀리 던지고 볼을 따라가서

골을 넣어라

뚱땡이가 날 누르는 거 봤어?
어림없지, 내가 볼을 던지고

- 걔 밑으로 잠수했어
- 걔 얼굴을 봤어야 하는데

그 뒤 야이로가
나한테 패스했고

- 내가 구석으로 집어 넣었지
- 그래, 그렇게만 해

매 번 그럼 좋겠다, 요요
니들 요요가 자랑스럽지?

- 네!
- 다들 칭찬해 주자

 

아빠. 우리가 이겼어!

 

- 다들...
- 가방 식탁에 놓지 마

 

어떤 애가 날 누르길래
걔 아래로 잠수했어

5-3으로 이겼는데
내가 다 넣었어

 

정말 재미 있었어.
애들이 헹가래도 쳐주고...

네 방으로 가

 

- 버스에서도 애들이...
- 당장

 

무서워 마. 나랑 있으면 안전해

 

완전 엉망은 아니다, 그치?

 

안녕, 엄마! 아빠가
진짜 맛있는 거 해줬어

 

붉은 소스 스파게티 먹었어

 

수구 경기도 이겼어.
내가 8점이나 넣었어

 

수구반에 새 여학생이
왔는데 이름이 옌테야

 

항상 파란 풍선껌을 씹어.
풍선도 내 머리 만하게 불고

 

아니. 그냥 평범한 애야

 

- 나도 해 보자.
- 맘대로 해

조심해! 난 연거푸
세 번이나 손을 데었어

 

- 거봐, 잘 하잖아
- 어쩌다 됐겠지

 

다시 해 봐

 

봤지?

 

잘 하네

 

연기 신호

 

연기 신호

 

- 재미있어?
- 한번 해 볼래?

그래

 

엄마는?

 

미국 연주 여행 중이야

 

- 언제 돌아오셔?
- 모르겠어

 

며칠 후 엄마 생일인데
사과파이를 만들어 드릴 거야

 

- 많이 보고 싶니?
- 조금

 

야, 꼬맹아

 

옌테한테 가봐

 

어서, 옌테한테 가 봐

 

이리 와봐

 

- 멋지지 않니?
- 응. 얼마나 커져?

 

많이 커지진 않을 거야

 

참 착하지?

 

- 라다 열쇠 어디 있는지 아니?
- 아랫층 탁자 위에요

 

- 요요랑 같은 반이냐?
- 아뇨. 수구부예요

 

- 뭐 하냐들?
- 그냥 앉아 있어요

 

- 사고치지 마라.
- 네. 아빠

 

- 좀 치워라. 냄새 난다.
- 치울게요. 아빠

 

- 안녕.
- 안녕, 아빠

 

- 안녕.
- 내일 봐

 

- 언제부터 키웠냐?
- 1주일 됐어요

1주일? 잘도 숨겼네.

 

- 이름이 뭐냐?
- 카우치

 

문제가 뭔지 아냐. 요요?
쟤들은 항상 죽어

 

- 아직 살아 있잖아?
- 둥지에선 살겠지만

여기 있으면 죽을 거야.
다시 데려다 놔

싫어

 

- 차랑 개가 무서운 걸 배워야지.
- 내가 가르칠래요

사람 무서운 것도
안 그래?

 

- 네.
- 그럼 됐네

- 내 말 들어. 데려다 줘.
- 싫어

 

- 네가 엄마인 줄 알 거야.
- 이미 그래

 

- 괜히 정이 들면...
- 그래, 이미 서로 정들었어

 

말 들어, 돌려다 놔.
말대꾸 마!

 

멍청이!

 

몸 조심해라, 꼬맹아. 안녕

 

잠깐만

 

아빠 봐

 

날 보라고

 

그거 다...
널 위해서인 거 알지?

 

경기 열심히 해.
골도 좀 넣고...

 

내일 보자. 내일은
재미있는 거 하자

 

아빠랑 다시는 말 안 해

 

카우치

 

카우치

 

카우치...

 

아직 살았구나

 

새 장소를 찾았어.
아빠가 절대 안 가는 곳이야

조용히 해야 돼.
걸리면 둘 다 죽어

 

조용히 해, 응?

 

배고프겠다

 

새 집이야. 좋지 않냐?

 

이것 봐

 

  조조, 울적할 땐
내게 말해 줘

  날 만나고 싶으면 집으로 와

  거기 있을테니까
내 이름을 불러

  조조, 내게 말해.
밤하늘의 별이 차갑게...

 

생일 기대 되지?
안 알려줄래

좋아, 검은색에
파닥거린다는 것만 말할게

 

아주 재미 있어.
케익을 만들어 줄게

 

아빠가 요샌 화 안 냈어

 

아니. 진짜 잘 해줬어

 

나도 사랑해, 엄마!
키스, 안녕

 

먼저 오른쪽을 봐.
그 담에 왼쪽

 

왼쪽, 다음에 오른쪽...
다시 왼쪽

왼쪽, 오른쪽...
다시 왼쪽

 

알았지? 무섭지?

 

잘 봐. 개야
아주 위험한 짐승이야

 

안녕. 오늘 어땠어?

괜히 나오라고 해서.. 비켜 봐

좀 쉬게 맥주 갖다줄까?

 

그래, 뭐...

 

- 고맙다. 뭐 했냐?
- 아무것도

 

갈까마귀는 서식지를 개척한다.
제일 용감한 녀석이 대장이다

 

제일 예쁜 암컷을 차지하고
제일 좋은 곳에 둥지를 튼다

 

제일 좋은 곳에
둥지를 트는 이유가 있다

 

대장은 용감하고 대담하고
터프해야만 한다

위험이 닥치면
제일 먼저 나서야 한다

 

아깝네..

 

아깝네..

 

- 맞힐 수 있어? 없어?
- 곧 알게 되겠지..

 

- 해볼래?
- 그래

내가 더 잘 맞힐걸

 

개머리판을 어깨에

 

총구 올리고

 

잘 했어.
다시 올려 놔

 

구멍이 났어

 

- 케익을 구워야지?
- 헛소리 마

왜?

- 입도 뻥끗 마.
- 왜 안 되냐니깐?

 

- 생일을 지낼 사람 없잖아
- 케익이 중요한 거 아니잖아

 

아빠 말 들었지?

 

생일 파티 할 거야!

 

세제가 모자란다. 그치?

주방 세세를 써야지..

 

멋지게

 

네가 똥 눈 옷들이야

아빠 셔츠도 있고

 

내 양말도

 

자, 네 횃대

 

봐, 빛이 나

 

내가 없을 땐
이거 보고 날 기억해

요요, 빌어먹을...

 

이리 와, 당장

 

오라니까

 

옷을 빨려고 그런 거야

 

옷을 빨려고 했다고?

 

좀 봐라, 이리 와

보라고! 썩을...이리 와!

 

이게 뭐야?
어떻게 됐나 봐

 

날 봐

망쳐놨지? 전부 다!
다 망쳐놨다고!

나를 봐.
무슨 생각으로 이랬어?

- 빨래를 한 거야.
- 그래서 울었냐?

그럼 아빠가 하든지

 

그만, 요요. 그만 하라니까!

 

날 봐. 날 보라니까

 

함께 가자. 들었지? 어서

 

따라와. 어서, 인석아

 

왜 그랬는지 말 해볼래?

 

왜 락커에다 화풀이를 했지?

 

- 어서 대답해
- 왜 그랬나 모르겠어요

 

요요...

 

어제는....

 

아빠가...

 

다시 돌아올 거지?

 

카우치, 잘 나는데

 

카우치한데 나는 법을 가르쳤어
난 차고에 있고

카우치는 헛간에 있었는데
부르면 곧장 내게 날아 왔어

- 진짜?
- 그럼

 

- 내가 도와줄까?
- 그럼야 좋지

요요, 옌테!
들어가서 연습해

 

고마워

 

봐

 

처음엔 아무 것도 없었어
아무것도... 캄캄했지

 

그러다가...

 

- 생명이 태어났어
- 짱이다

 

그리곤 다시 사라졌지.
무로 돌아갔어

 

건배

 

- 아빠?
- 왜, 요요?

작은 케익을 구워도 돼?

 

시끄럽다

 

하지만...

 

아빠?

 

아빠?

 

갈까마귀는 항상 함께 지내고
좀처럼 헤어지지 않는다

 

둘이 나란히 우아하게
창공으로 날아 오른다

 

들에선 한 가지에 앉는다

나뭇가지에 앉아
서로의 깃털을 부빈다

수컷은 암컷을 세심하게 돌보고
암컷은 사랑스럽게 받아들인다

 

짝이 아플 땐 곁을 지켜준다

 

봐! 나도 날 수 있어, 카우치

 

와서 날아봐

 

- 눈 감아봐.
- 왜?

그냥 감아봐

 

- 꽉 감았어?
- 응

 

이제 떠도 돼

 

멋지다

 

아니, 너 가져

 

네 엄마에 대해 알아

 

뭘?

 

죽었다는 거

 

안녕, 엄마

 

요요, 그만

 

엄만 죽었어. 요요

 

그만

 

아빠, 안 돼!

 

요요, 저리 가

 

아빠!

 

아빠, 놔줘!

 

- 비켜
- 카우!

 

돌아와, 카우

 

이리 와

 

미안하다...

 

미안해

 

뭐 불러 줄까?

엄마 노래

 

원하면 쓰다듬어도 돼

 

엄마 장례식에서 처럼
뭐라고 해야 돼?

하고 싶으면

 

정말 아쉽다

 

태초엔, 아무 것도 없었어.
아무 것도...

- 그 뒤엔?
- 그 뒤? 그 뒤엔...

 

* 태름아버지(2012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