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Whale.2022

어제 논의한 것처럼

 

다들 주제문에
더 집중했으면 해요

 

본문으로 직행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요

 

오클리 대학
원격 강의 프로그램

 

내가 보낸 PDF 참고해서
단락 구조를 검토하세요

 

이런 규칙들이
제약처럼 느껴지겠지만

 

이 강의의 목표는

 

명확하고 설득력 있는
글을 쓰는 거예요

 

내 생각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왜 카메라
안 고치시지?

 

크리스, 개인 채팅을
전체 채팅으로 올렸네요

 

아직 노트북 카메라가
제대로 안 돼요

 

수업엔 지장 없을 테니
걱정 말아요

 

3번 과제 미제출자들은
수요일까지 모두 내주세요

 

명심하세요

 

에세이는 수정할수록
더 나아지고

 

많이 바꿀수록

 

생각을 명확하고 설득력 있게
표현할 확률이 높아져요

 

아시겠죠?

 

더 웨일

 

월요일

 

걸작 '모비 딕'은

 

리즈?

 

그냥 열쇠로 열어

 

문 열어

 

- 맙소사
- 누구

 

괜찮으세요?
제가 구급차라도

 

- 이거 읽어줘요
- 전화 있으세요?

 

- 제 건 꺼져서
- 좀 읽어줘요

 

 

알았어요

 

'허먼 멜빌이 쓴
걸작 '모비 딕'은'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작중 화자인 이스마엘이
작은 어촌에서'

 

'퀴퀘크라는 남자와
누워 있는'

 

이걸 왜 읽으라는

 

그냥 좀 읽어요

 

'고래 묘사만 잔뜩 있는
장들이 유독 슬펐다'

 

'자신의 넋두리에
지친 독자들을 위한'

 

넋두리

 

- '배려인 걸 아니까'
- 배려인 걸 아니까

 

'내 인생을
돌아보게 한 책이며'

 

'나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을'

 

도움이 되셨어요?

 

혹시 전화 없으세요?
구급차 불러드릴게요

 

- 이러다 큰일 나요
- 병원 안 가요

 

- 저는 못 도와드리는
- 병원 안 간다니까요

 

미안해요
이제 가도 돼요

 

읽어줘서 고마워요

 

진짜 괜찮으시겠어요?

 

근데 누구라고요?

 

- 예수님의 복음을 아시나요?
- 네?

 

저는 예수님의 사랑을
널리 전파하고

 

내 친구한테
전화를 좀 해야

 

- 담당 간호사라
- 네, 갈게요

 

- 죄송해요
- 잠깐만요

 

휴대폰이 떨어져서

 

 

여기요

 

혹시라도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몇 분만 좀

 

- 네, 그러죠
- 고마워요

 

리즈예요
메시지를 남겨주세요

 

아까 읽으라던 게
뭐였어요?

 

에세이예요

 

내 직업이에요

 

온라인으로
대학 강의해서

 

근데 왜 읽어달라
하셨어요?

 

당장 죽을 것 같아서
마지막으로 들으려고요

 

구급차 불렀어야지

 

건강 보험도 없는데?

 

죽는 것보단
빚지는 게 낫지

 

못 말린다니까

 

왜 선교사가
집에 와 있어?

 

누가 문을
안 잠그고 가서

 

아까 잠든 거 보고
나갔어

 

내가 깜빡했나 보네

 

깜빡했길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 또 그 소리
- 알았어요, 알았어

 

혼자 갇혀 있는 거
안쓰러워서 그러지

 

잠자코 있어

 

- 왜?
- 잠깐만

 

느낌 어때?

 

가슴에 통증 있고

 

숨쉬기 힘들어

 

들이마시기가 어렵고

 

잠은 좀 자?

 

못 자

 

앞으로 기울여봐

 

숨이 가빠

 

원래 그러잖아

 

더 심해

 

깊게 들이마셔

 

아파?

 

혈압 몇이야?

 

238/134야

 

그러니까

 

화장실 좀 갈게
하루종일 참았네

 

도와줘?

 

아니, 미안해

 

- 뭐가 미안해?
- 미안해

 

그냥 미안해

 

- 가볼게요
- 고마워요

 

새생명 선교회죠?

 

교인 총회의
더그 알아요?

 

네, 아는 것 같은데

 

확실하진 않아요
여기 새로 와서

 

우리 아버지예요

 

어릴 때
날 입양하셨죠

 

그러셨구나

 

새로 와서 그런지
교회에서 못 뵀는데

 

거기 질색이에요

 

어릴 때
억지로 다녔는데

 

어린애들 앉혀놓고
맨날 종말이 어쩌니

 

그쪽은 젊잖아요

 

종말이 코앞이란 소리가
뭐 좋다고 믿어요?

 

예수님이 재림하시면
좋은 세상 올 거예요

 

그만 가봐요

 

도와준 건 고마운데
개종시키러 온 거면

 

개종이 아니라
종교를 가리지 않고

 

- 복음을 전하는
- 복음을 전한다

 

알아요
선의는 알겠는데

 

찰리는 새생명 얘기
듣기 싫어할걸요

 

왜요?

 

엄청난 고통을
안겨줬으니까

 

어떻게요?

 

그곳이 남자친구를 죽였어요

 

지금 우리 교회가

 

찰리의 남자친구를
죽였다고요

 

새생명은 내 인생에도
고통만 안겨줬으니

 

여기 올 필요 없어요
특히 이번 주엔

 

왜요?

 

찰리는 다음 주면
여기 없을 테니까

 

어디 가세요?

 

갑자기 불러서 미안해

 

괜찮아

 

맨날 죽는소리해서
미안해

 

지금 혈압이 238/134야

 

- 미안해
- 병원에 가

 

- 미안해
- 됐고 병원 좀 가

 

울혈성심부전 있어

 

병원 안 가면
주말쯤 죽어

 

죽는다고

 

에세이 볼 거 많은데
서둘러야겠네

 

젠장할

 

알아, 미안해
나 짜증 나는 놈인 거

 

미안해

 

그래도 예수님의 복음을
한번 들어보시고

 

됐다니까

 

알았어요

 

갈게요

 

그 에세이 읽으랬던 이유를
아직도 모르겠어요

 

아주 좋은 에세이니까요

 

잘 가요

 

찰리, 병원 가야 해
이젠 진짜 한계야

 

병원비만
수만 달러 나올 텐데

 

무슨 수로 감당해?

 

나까지 영향을 받잖아

 

당신 친구니까

 

알아

 

미안해

 

한 번만 더 사과하면
칼로 찔러버릴 거야

 

찔러, 어디 보자

 

60센티는 찔러야
내장에 닿을걸

 

이렇게 될 거라고
내내 말했잖아

 

알아

 

- 내가 말 안 했어?
- 했지

 

리즈

 

리즈

 

부탁해

 

고마워

 

봤던 거네
이거 재밌어

 

'책의 초반부엔'

 

'작중 화자인 이스마엘이
작은 어촌에서'

 

'퀴퀘크라는 남자와
한 침대에 누워 있다'

 

'이스마엘과 퀴퀘크는
교회에 갔다가'

 

'배를 타고 출항하는데
배의 선장은 해적인'

 

'애이해브다'

 

'그는 다리 하나가 없고'

 

'어떤 고래에게
앙심을 품고 있다'

 

'고래의 이름은 모비 딕
백고래다'

 

'내용이 전개되면서'

 

'애이해브는 많은 난관에
직면한다'

 

'그는 평생을 그 고래를
죽이는 데 바친다'

 

'안타까운 일이다'

 

'고래는 감정이
없기 때문이다'

 

'그저'

 

'불쌍하고 큰 짐승일 뿐'

 

'애이해브도 참 가엽다'

 

'그 고래만 죽이면
삶이 나아지리라 믿지만'

 

'실상은

 

'그에게 아무 도움이
안 될 테니까'

 

'이 책을 읽으며
내 삶을 생각하게 됐다'

 

'이 책을 읽으며
내 삶을 생각하게 됐다'

 

'이 책을 읽으며
내 삶을 생각하게 됐다'

 

화요일

 

울혈성심부전 비만 예후

 

비만과 과체중이
장기 사망률에 미치는 영향

 

유럽 심장 저널

 

사망률

 

혈압 238/134

 

혈압 238/134면
어떤 수치인가요?

 

고혈압 3기

 

911에 전화하세요

 

나도 이렇게
뚱뚱해지는 거야?

 

그건 아니야

 

난 원래 몸집이 컸어

 

그냥 좀
자제를 못 한 거지

 

근데 여기 오는 거
엄마가 괜찮대?

 

말 안 했어

 

얼굴 보니까 좋다

 

예쁘기도 하지

 

학교생활은 어때?

 

- 졸업반이잖아
- 신경을 쓰긴 해?

 

당연히 신경 쓰지

 

네 엄마한테
얼마나 캐묻는데

 

저기

 

근데, 어떻게 벌써?
수업 없어?

 

아침에 정학당했어

 

왜?

 

실험 짝꿍 짜증 난다고
SNS에 올렸더니

 

교감이 협박성 발언이래

 

학교 싫어?

 

좋아하는 게 등신이지

 

졸업은
할 수 있는 거지?

 

상담사가 이대론 모른대

 

그러든 말든

 

난 똑똑한 사람이야
기억력도 좋아

 

고등학교는 시간 낭비야

 

그래도 중요해
졸업을 안 하면

 

이제 와서
부모 노릇 하시려고?

 

아니, 미안해

 

그냥

 

가끔 같이 시간을
보내면 좋겠다 싶었어

 

같이 시간 보낼
생각 없어

 

역겹거든

 

전에 봤을 때보다
많이 찌긴 했지

 

겉모습 얘기가 아니야

 

이렇게 안 뚱뚱해도
역겨웠을 거야

 

8살짜리 딸을 두고
떠난 쓰레기니까

 

그것도 제자랑
붙어먹고 싶어서

 

이거 먹는다?

 

 

오래된 일이니까
이젠 좀 풀고

 

가까워지면
좋지 않을까 싶었어

 

여기를 왜 왔나 몰라

 

돈도 줄게

 

같이 있어 주면
돈을 주겠다고?

 

공부도 도와주고

 

그게 내 직업이거든

 

낙제하지 않게
도와줄 수 있어

 

- 온라인 강의해?
- 그래

 

어떻게 생겼는지는
학생들이 알아?

 

카메라 꺼둬

 

좋은 생각이네

 

상담사가 한 과목이라도
향상되면

 

졸업도 가능할 거래

 

그럼 에세이 다시 써줘

 

엄청 잘 써야 해

 

저기

 

대신 써주는 건
좀 그렇고

 

- 내가 도와줄게
- 돈은 얼마 주게?

 

은행에 있는 돈
전부 줄게

 

얼마?

 

12만 달러쯤?
확인해봐야 해

 

외출을 안 하잖아

 

식대랑 집세랑
인터넷 요금만 나가

 

내내 일만 하고

 

그걸 다 준다고?

 

엄마가 아니라 나한테?

 

그래

 

그러니까

 

엄마한테 말하지만 마

 

그리고

 

네가 글을 좀
써줘도 좋겠다

 

왜?

 

넌 똑똑한 사람이니까

 

분명히 훌륭한
작가가 될걸

 

게다가 난 교사니까
가르치고 싶기도 하고

 

뭐라는 거야

 

일어서서 나한테 와봐

 

뭐?

 

이리 와보라고

 

나한테 걸어와 봐

 

아니, 이거 없이
일어서서 걸어와

 

- 엘리, 이건
- 시끄러워

 

이리 와봐

 

내 영혼을 축복하고

 

피자 왔습니다

 

네, 거기

 

우편함에 20달러
넣어놨어요

 

 

- 피자는 거기
- 네, 기억해요

 

괜찮으신 거죠?

 

 

정말요?

 

네, 괜찮아요

 

고마워요

 

천천히 숨 쉬고

 

힘 빼고

 

땀으로 스트레스 지수를
측정하는 거야

 

뇌와 몸의 관계를
알려주거든

 

진정하는 법을 알면
혈압도

 

봐봐

 

땀 그만 흘리고
심호흡하란 얘긴데

 

무슨 기계까지 써

 

잔소리 말고 써

 

다시 심호흡해

 

고맙네요

 

다른 요법이든 뭐든
써봐야지

 

병원 안 가고 버티면
나도 모르겠다

 

이건 어디서 났어?

 

찰리

 

애가 왔었어?

 

이건 아니지
그러면 안 돼

 

애와 연락도 하면
안 되잖아

 

애 엄마는 알아?

 

보고 싶었어

 

메리가 애를
못 보게 하니까

 

하필 왜 지금
그렇게 보고 싶은데?

 

리즈

 

근데 걔 숙제를
왜 갖고 있어?

 

애초에 그러려고
부른 건 아니야

 

공부에 도움 필요하대서
에세이 도와주는 거야

 

애 8살 이후로
본 적도 없으면서

 

숙제해주는 걸로
관계가 회복되겠어?

 

- 괜찮아
- 안 괜찮아

 

이런 상태인데
애가 오면 안 돼

 

무슨 일이 일어나면?
도움이 필요하면?

 

찰리, 진정해
아니, 하지 마

 

그래, 관둬

 

걔가 걱정돼

 

왜?

 

이젠 염탐까지 해?

 

친구도 없어 보여

 

이건 좀

 

죽은 개 사진?

 

자기가 얼마나 빛나는 사람인지
잊고 있는 것 같아

 

십대가 그렇지

 

원래 십대 땐
제정신 아니야

 

난 아빠한테 열받으면
어쨌는지 알아?

 

안 잡혀들어간 게
다행이라고만 해둘게

 

내 말은

 

애를 곁에 두는 건
좋지 않단 거야

 

본인 문제만으로도
벅차지 않아?

 

다신 들이지 마

 

알았어

 

알았다니까

 

걔는 혼자가 아니잖아
엄마도 있고

 

젠장, 또 가야 하네

 

야간 근무 진짜 싫다

 

술 취한 대학생 놈들만

 

줄줄이 들어오고

 

며칠 전 밤에 온
여자애들 얘기했던가?

 

보라색 토를 했어

 

뭐야, 그게?

 

맥주나 마시지, 무슨

 

목에 끼었어?

 

이 팔로 기대

 

이 팔로 기대

 

이제 같이 흔들어

 

괜찮아

 

괜찮아

 

내가 미쳐, 진짜
대체 왜 이래?

 

평범한 인간처럼
좀 씹어서 먹어

 

내 앞에서
죽을 뻔했잖아

 

미안해

 

미안해, 리즈

 

괜찮아

 

아침에 강의 게시판에서
글을 몇 개 봤어요

 

제가 좋은 논지를 펼치는
방법을 이렇게 말했다더군요

 

'책에서 문장 하나 골라서
좋네 어쩌네 하고 써봐라'

 

지금껏 여러분들에게
다 가르쳐드렸어요

 

구조, 논지 만들기
단락 구성

 

하지만 자기 아이디어가
바탕이 되지 않으면

 

수요일

 

아무 의미가 없어요

 

쓰고 또 수정하면서
그 점을 생각하세요

 

논지의 진실성을
생각해보세요

 

뜬구름 잡는 소리 같아도
아주 중요해요

 

장담하는데 중요해요

 

이건

 

월트 휘트먼의 시를
'날 위한 노래'라고 썼네

 

근데?

 

'나의 노래'야

 

내 제목이 낫네

 

그래

 

뭐, 내가 수정할게

 

''나의 노래'는 '풀잎'이란
시집에 수록된 시다'

 

'월트 휘트먼이 집필했고
1855년에 출간되었다'

 

'그는 초판을
자비로 출간했다'

 

소리 내서
안 읽어도 돼

 

다시 쓰기나 해

 

시를 분석해야 하는데
자료만 나열했네

 

 

위키피디아 감사

 

이건 정말 훌륭한 시야

 

'나'를 은유로 써서
자기 자신이 아니라

 

모든 것을 총괄하는
다양한 정의의 자아로

 

- 확장하면서
- 진짜 관심 없거든

 

실제로 읽어보면
좋아하게 될 거야

 

우리 선생들이랑 똑같네

 

시가 개짜증 난다고
내가 안 읽어봤을까?

 

읽어봤어
장황하고 허접했어

 

'나' 은유가 심오하다고
생각하고 썼겠지만

 

전부 개소리야

 

실상은 19세기에 살았던
같잖은 게이일 뿐이라고

 

흥미로운 관점이네

 

그걸로 에세이 쓰면
아주 재밌겠다

 

자아 확장이니 뭐니
그거나 써놔

 

선생이 좋아하겠네

 

엄마는 어떻게 지내니?

 

미쳤네

 

에세이 써줄 생각
없는 거면

 

에세이는 너 없어도
쓸 수 있어

 

가고 싶으면 가

 

그래도 돈은 줄게

 

- 가까워지고 싶다더니?
- 맞아

 

근데 여기 있으라고
강요하긴 싫어

 

네가 결정할 일이지

 

잘 지내고 있어

 

엄마

 

행복해하니?

 

술 마실 땐

 

아직도 과수원 지나서
연립 주택 살아?

 

우리 사는 데도 몰라?

 

엄마랑 연락 안 해?

 

괜찮다 할 때만
연락하지

 

네 엄마는
네 얘기만 해

 

왜?

 

내가 궁금한 게
그것뿐이니까

 

11살 때 이사 갔어

 

월마트 근처로

 

네 엄마

 

만나는 사람 있니?

 

아니

 

왜? 관심 있어?

 

아니, 그럴 리가

 

왜 이렇게
살이 찐 거야?

 

- 그건 좀
- 나도 물어봐야 공평하지

 

왜 찐 거야?

 

가깝던 사람이 죽으면서
영향이 좀 있었어

 

남자친구?

 

- 내 반려자
- 당신 제자

 

그렇게 어리진 않았어
야간 강의라

 

나도 기억나

 

엄마가 할머니 댁 갔을 때
저녁 초대했잖아

 

당신이 스테이크 구워줬지

 

좋은 걸로

 

나랑 엄마한테는
그런 거 안 해주더니

 

나 자러 들어갔을 때
둘이 하던 말도 기억나

 

그걸 어떻게 다 기억해?

 

내가 말했지

 

기억력 좋다고

 

어떻게 죽었어?

 

그건

 

그건 지금은
정말 말하기 싫어

 

이해해줘

 

이 에세이는
내가 써줄 테니까

 

너도 날 위해서
뭐 좀 써줄래?

 

작문 질색이야

 

그 시를 얼마간
생각해보고

 

뭐든 써봐

 

솔직하게

 

네 생각을 말해봐

 

내 진짜 생각을
써보라고?

 

금방 올게

 

마음대로 써봐

 

괜찮아?

 

죽기 직전 아니면
절대 안 들어가

 

응, 괜찮아

 

안녕

 

찰리를 보러 왔는데

 

욕실에 있어

 

그럼 나중에

 

그분 친구야?

 

딸이야

 

놀랐어?

 

응, 조금

 

뭐가 더 놀라운데?
게이한테 딸 있는 거?

 

살에 파묻힌 물건도
써먹는다는 거?

 

농담이야

 

진짜

 

찰리가 우리 교회에
관심을 가지시길래

 

- 책자 좀 가지고
- 모르몬교야?

 

아니, 새생명 선교회

 

그 종말 이단?

 

이단 아니야

 

종교에서
좋아하는 점도 있어

 

종교는 모든 사람을
바보로 가정하잖아

 

스스로 구원할
능력이 없다고

 

그건 맞는 말 같아

 

- 그건 아니
- 그리고 싫어하는 점은

 

예수든 뭐든 믿게 되면

 

갑자기 지들이 남들보다
낫다고 생각한다는 거야

 

자기가 멍청한 죄인이라고
시인하면서

 

남들보다 낫다고
헛소리를 지껄여

 

뭐라 말을 못 하겠어
난 그냥 팸플릿을

 

- 왜 찍는 거야?
- 내일도 올 거야?

 

- 그건
- 내일 와

 

나도 이때쯤 있을 거야

 

미안한데 무슨 소리야?

 

안녕하세요
다름이 아니라

 

- 팸플릿 좀 드리려고
- 내일까진 써줄 거지?

 

그래

 

최소 5장이야

 

잘 써줄게

 

난 엘리야

 

토마스야

 

안녕하세요

 

예수님의 재림은
그 증거가 많아요

 

성경을 보면
이제 임박했죠

 

그러니까 복음을
부인하고 있을

 

정말 종말이
다가왔다고 생각해요?

 

성경엔 아무도 때를
모른다고 하셨지만

 

종말이 다가왔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마음 불편하진 않아요?

 

네, 더 좋은 세상으로
바뀌는 거니까요

 

이 나라와 세상의 더러움이
모두 씻겨나가고

 

순결하고 성스러운

 

말 끊어서 미안한데
다 아는 얘기예요

 

무슨 뜻이에요?

 

새생명 선교회의 책자는
다 읽어봤을 거예요

 

팸플릿도 다 읽었고

 

정말 잘하신 거지만
그건 시작에 불과하고

 

성경엔 훨씬 많은

 

성경도 읽었어요

 

정말요?

 

네, 두어 번

 

마음에 드셨어요?

 

너무 지독하더군요

 

신이 우리를 창조하고
낙원에서 추방하고

 

우리는 영겁의 시간을
서로 죽이며 방황하다가

 

그분이 다시 오시면
144,000명만 구원받죠

 

75억 명이 지옥으로
떨어지는 거예요

 

 

저는 그렇게
해석하진 않지만

 

이걸 아셔야 해요

 

주님께선 당신을
저버리지 않으셨어요

 

그분을 받아들이면
해방해주실 거예요

 

이 몸에서 영혼을 거두고
새로운 몸을 주시겠죠

 

빛으로 만들어진 몸
좋지 않아요?

 

난 구원에 관심 없어요

 

그날 도와준 건 고맙지만
이제 가봐도 돼요

 

이런 건 관심이

 

주님께선 이유가 있어서
절 여기 보내신 거예요

 

도움이 절실하실 때
찾아온 이유가 있겠죠

 

제가 도울 방법이
정말 없을까요?

 

애초에 사람들 도우려고
선교사가 된 거거든요

 

부탁할 게
하나 있긴 해요

 

왜요?

 

아뇨, 저는

 

그런 도움을
말한 건 아니고

 

- 뭐요?
- 저는

 

- 미치겠네
- 죄송해요

 

- 아니에요
- 그때 보시던 게

 

당신에겐 관심 없어요

 

관심 없다고 하면
그대로 믿어줘요

 

나한텐 애예요

 

죄송해요

 

토마스

 

솔직히 말해봐요

 

내가 역겨워요?

 

아뇨

 

돕고 싶을 뿐이에요

 

돕게 해주세요

 

고마워요
아주 도움 됐어요

 

죄송한데 리즈가 말한
그분은 어떻게 됐어요?

 

새생명 다녔다던 남자친구

 

- 찰리?
- 응

 

이거 가져왔어

 

여기저기 좀 부탁해서

 

쟤는 또 왜 왔어?

 

뭐 도와주러 왔어
진정해

 

그럼 이제 가봐

 

리즈

 

집에 가라고

 

- 죄송해요
- 놔둬

 

놔두라니까

 

리즈, 그만 좀 할래?

 

아니다, 있어 봐
얘기 좀 하게

 

이게 뭐야?

 

뭐처럼 생겼는데?

 

뚱보용 휠체어지

 

이게 왜 필요해?

 

응급실 의사한테
얘기해봤더니

 

가벼운 활동이
도움 될 거래

 

자립심도 길러줄 겸

 

얼마 줬어?

 

몇 달 전에 어떤 환자가
쓰던 거 가져왔어

 

지금은 안 써서

 

그 환자
어떻게 됐는데?

 

그냥 좀 앉아봐

 

제발

 

- 앉아도 돼?
- 잡고 있을게

 

- 좋아?
- 아주 좋네

 

길 좀 만들어줄게

 

저기요?

 

손 안 써도 되네

 

고마워, 리즈
아주 좋아

 

- 내가 뭐랬어
- 그러게

 

전 가볼게요

 

얘기 좀 하자니까

 

네?

 

나와봐

 

리즈

 

잠깐이면 돼

 

고향이 어디야?

 

- 네?
- 얼마 전에 왔다면서

 

어디서 왔어?

 

아이오와에서요
워털루라는 마을?

 

나한테 묻는 거야?

 

아뇨, 워털루 출신이에요

 

그래

 

온 가족이 새생명 때문에
이리 이사 왔어?

 

아뇨, 저만요

 

학교 들어가기 전에
선교 일 하고 싶어서

 

아이오와에서 아이다호로
선교하러 왔다고?

 

왜 아프리카 같은 데
안 가시고?

 

아이다호도 복음이
필요하니까요

 

잘 들어

 

너야 즐겁겠지
전국 돌아다니면서

 

남들보다
우월한 척 굴다가

 

결국 고향 돌아가서

 

따분한 직장 잡고
애 잔뜩 낳고 사는 삶

 

신의 계획이네 하면서

 

그런데 다른 유형의
사람도 있어

 

찰리처럼 그 멋진 계획이
맞지 않는 사람들

 

그러니까 내버려 둬
안 그래도 피곤해

 

제 생각은 달라요

 

- 뭐라고?
- 죄송하지만

 

죽어 가시잖아요

 

병원도 거부하신다면
영적인 인도가 필요해요

 

그걸 네가 주겠다고?

 

아뇨, 주님께서요

 

그렇구나

 

큰오빠가 새생명에서
선교 일 했어

 

남아메리카로 갔지

 

그래

 

난 미운 오리 새끼라
12살부터 교회 안 갔어

 

아버지도 날 포기했지만

 

오빠는 아니었어
새생명을 사랑했지

 

선교 가고 몇 개월 뒤에
편지가 왔어

 

지쳤다느니 외롭다느니

 

근데 결혼하기 싫다고
돌아오질 않았어

 

결혼하기 싫어서요?

 

아버지가 짝을 정해줬지

 

잘 알지도 못하는
그 교회 여자로

 

오빠는 돌아와서
딴 사람을 만났어

 

사랑에 빠져서
새 인생을 시작했는데

 

아버지는 오빠를
교회에서 쫓아냈어

 

집안에서도

 

오빠가 교회 따위 잊고
잘 살겠거니 했지만

 

무슨 종양처럼
떼어내질 못했어

 

말수도 줄어들고
잠도 안 자고

 

먹지도 않아서
말라비틀어졌지

 

그러던 어느 밤
돌아오지 않았는데

 

몇 주 뒤 어떤 사람이
조깅하다가

 

루이스턴 근처 강가에서
뭔가 떠밀려온 걸 봤지

 

그게 앨런이었어

 

찰리의 연인이었고
우리 오빠였지

 

그래

 

지금도 아버지는
인정을 안 해

 

교회에는 오빠의 죽음이

 

불행한 사고였다면서

 

끝내 오빠를 부정했지

 

절 안 믿으시는 것도
알고 있고

 

제가 찰리를
오래 안 것도 아니지만

 

찰리에게 도움이
가장 절실한 순간에

 

주님께서 저를
보내셨다고 생각해요

 

- 구원받으실 수 있게
- 똑똑히 들어

 

찰리는 구원이
필요 없어

 

이제 며칠이면 죽어

 

그러니까 방해 말고
내버려 둬

 

도울 수 있는 사람은
나 하나뿐이야

 

리즈

 

머레이 쇼 볼래?

 

재밌겠지?

 

오늘도 야간 근무
가야 해서

 

괜찮겠어?

 

리모컨 여기 둘게

 

피자 왔습니다

 

네, 저기

 

돈은 우편함에
피자는 벤치 위에죠?

 

네, 고마워요

 

저는 댄이에요

 

네?

 

제 이름은 댄이라고요

 

워낙 자주 와서

 

이름 궁금하실까 봐
말씀드렸어요

 

찰리예요

 

안녕하세요, 찰리

 

좋은 밤 보내세요

 

아이다호의 공화당 지지층은

 

테드 크루즈 후보를
가장 지지하는데요

 

아이다호의 32표를
트럼프와 나누면서

 

나머지 후보들의
20% 득표가 예상됩니다

 

마르코 루비오 의원에겐
실망스러운 결과죠

 

4개 주 선거인단에서
무득표를 기록하고

 

'이 집 냄새나'

 

'이 공책 개허접해
전부 다 싫어'

 

'이 집 냄새나'

 

'이 공책 개허접해
전부 다 싫어'

 

'고래 묘사만
잔뜩 있는 장들이'

 

'유독 슬펐다'

 

'자신의 넋두리에
지친 독자들을 위한'

 

'배려인 걸 아니까'

 

'이 집 냄새나'

 

'이 집 냄새나'

 

'자신의 넋두리에
지친 독자들을 위한'

 

'전부 다 싫어'

 

'전부 다 싫어'

 

다 썼어?

 

거의 다 썼어

 

마무리 중이니까
좀 기다려

 

프린트해서 가

 

목요일

 

기다리면서 공책에
뭐 좀 써도 좋고

 

뭐야

 

몇 문장 안 썼더라

 

더 써볼래?

 

- 진짜 싫다
- 그래

 

넌 전부 다 싫어하잖아

 

그냥 이대로 써

 

그 시는 됐으니까

 

뭐든 생각하는 거
마음껏 써봐

 

시끄러워

 

네 엄마와 결혼할 땐
좀 혼란스러운 시기였어

 

씨발 내가 물어봤어?

 

그냥

 

아니다, 미안

 

화난 거 이해해

 

하지만

 

온 세상에 대고
화낼 필요는 없어

 

나한테만 화내면 되지

 

진짜 못 참겠네

 

날 쓰레기처럼 버리고
갑자기 이제 와서

 

8년 만에
아빠인 척이야?

 

남자친구 때문에
날 버렸잖아

 

단순한 얘기야

 

달리 생각하고 있었다면
자기를 속이는 거야

 

근데 난 좋아

 

덕분에 아주 중요한 걸
깨달았거든

 

'사람들은 다 쓰레기다'

 

대부분 나이 들어
깨닫지만

 

난 8살 때
당신한테 배웠어

 

아주 고마워

 

하다못해

 

뭐?

 

우리한테 돈이라도
보낼 수 있었잖아

 

돈을 그렇게 모았고

 

나랑 잘해보고 싶었으면
엄마한테 돈이라도 보내지

 

- 보냈어
- 양육비 정도 말고

 

보냈어

 

네 엄마를 떠났을 때

 

내가 네 곁에
못 가게 했어

 

언젠가 마음을 바꿔서
허락하길 바랐지만

 

그럼 나한테
전화라도 했어야지

 

내내 그냥 있다가

 

진작 내 인생에
있어 줄 수도 있었어

 

엘리

 

날 보렴

 

누가 날 자기 인생에
끼워주고 싶겠니?

 

배고파

 

냉장고에 샌드위치
재료 좀 있어

 

하나 만들어줄게
대신 작게

 

칠면조만 쓰고

 

마요네즈는 못 줘

 

왜?

 

아니야

 

넌 멋진 사람이야

 

네가 얼마나 멋진지
알면 좋겠어

 

더 바랄 게 없는
멋진 딸이야

 

프린트해줄게

 

 

계세요?

 

안녕

 

들어와

 

뭐야

 

- 괜찮으신 거야?
- 나도 몰라

 

내가 수면제 빻아서
샌드위치에 넣었어

 

뭐?

 

2알 정도는 괜찮아
난 한 번에 3알 먹어

 

약은 어디서 구했어?

 

약사랑 섹스하고

 

장난이야
엄마가 달고 살아

 

그걸 드셔도 될지

 

좀 불편해?

 

그냥 마리화나야
메스도 아닌데 뭘

 

알아, 마리화나는
뭔지 알아

 

얼추 알고 있겠지

 

부모한테 되지도 않는
거짓말만 들었을걸

 

나도 어떤 건지 알아
전에 피워봤어

 

대단한데?

 

- 알아달라는 건 아니고
- 안 피워봤잖아

 

피워봤다니까

 

그게 문제였지

 

이렇게 같잖은 소리는
평생 처음 듣는다

 

매일 피워서
문제가 있었어

 

마리화나 골초셨어?
취미는 있으셨네

 

그만 갈 테니까
깨어나시거든

 

지금 가면 남은 수면제
다 먹여버릴 거야

 

- 뭐?
- 진짜야

 

20, 30알쯤 있거든

 

다 빻아서

 

물에 탄 다음
전부 먹일 거야

 

- 설마 진심은 아니지?
- 앉아

 

왜 자꾸
찾아오는 거야?

 

도움이 필요한 분이야

 

주님이 필요한 시기라고

 

거지 같은 이유네

 

너랑 섹스하고
싶은 거 같아?

 

진짜 쏠린다
한 모금 빨아

 

- 난 별로
- 안 하면 경찰 불러서

 

네가 날 강간하려
했다고 할 거야

 

한번 빨아

 

영문을 모르겠네

 

맙소사

 

카브 달려 있어?

 

오, 아는 척?

 

- 아는 척 아니야
- 카브 안 달렸어

 

진정해

 

그 사진으로 어쩌려고?

 

보면서 자위하게

 

이 말 기다렸어?
완전 변태, 다시 마셔

 

그냥 장난친 거야

 

누구를 죽일 생각도 없고

 

날 강간하려 했다고
말할 생각도 없어

 

찰리에게 수면제
안 먹일 거야?

 

그래

 

왜 자꾸
찾아오는 거야?

 

모르겠어

 

- 싫어한다면서 왜
- 대답 시간 끝

 

한 모금 더 해도 돼?

 

교리에도 어긋나고
위선자 되는 건데?

 

 

진짜 안 그러면 좋겠다

 

아니까 그만 말해

 

나한테 관심 있어?

 

난 너한테
관심 없거든

 

알아두라고

 

시비 거는 건 아닌데
잘생긴 편은 아니잖아

 

재미도 없고

 

똑똑하지도 않고

 

기죽진 마

 

누가 좋아해 주겠지

 

우리 아빠가
좋아할지도 모르고

 

진짜 그러지 좀

 

너 불편하게 하는 거
진짜 쉽다, 불쌍하네

 

그거 피워도 돼

 

이러는 거
부모님이 알면

 

전도 중에
이러는 거 알면

 

새생명 소속 아니잖아

 

뭐?

 

거기 다니는 애
하나 알거든?

 

방문 전도는
작년에 중지했다더라

 

어떤 여자가
방문 전도 갔는데

 

어떤 남자가 나체로
문을 열었다나

 

그만 갈게

 

너 정체가 뭐야?

 

빨리 말해

 

- 무슨 상관이야?
- 우정이 꽃피는 중이니까

 

또 장난치는 거잖아

 

아니야

 

아무한테도
말 안 할 거야?

 

누구한테 말하겠어?

 

난 선교회에 있었어

 

교회 친구들이랑
워털루에서

 

아이오와에 있는
내 고향이야

 

마리화나 피우다가
아빠한테 들켰는데

 

그 길로 선교를
보내버리더라

 

그냥 내가 창피하니까

 

멀리 보낸 거지

 

아무튼 교회를 나왔어

 

더는 못 하겠더라

 

왜?

 

선교팀장

 

제리라고 있는데

 

맨날 길에서 팸플릿이나
돌리게 하면서

 

'우리가 얼마나 많은 이들을
돕는지 봐라'라는 거야

 

선교 방식을 바꾸자고
몇 번을 말했어

 

실제로 사람들을
돕는 방식으로

 

그런데 자기 신앙을
증명할 생각도 없더라

 

그러다 생각이 들었어
'내가 도움이 되나?'

 

아니, 안 되지

 

나도 그런 식으로
느껴지더라고

 

느껴지는 게 아니라
너 진짜로 도움 안 돼

 

신을 믿으라고 말하는 건
사람들 돕는 게 아니야

 

그게 왜 도움이 돼?

 

그냥 내 생각에

 

가족이랑 친구들 보면

 

전부 행복하거든

 

나도 그렇게 되고 싶었어

 

그럼 왜 떠났어?

 

체포될까 봐 겁나서

 

마리화나 피운 걸로?

 

선교회 돈 훔쳤거든

 

하루는 팸플릿 버리고
방문 전도를 시작했는데

 

드디어 실제로 사람들을
돕는 기분이 들었어

 

그날 선교회에 돌아와서
사람들한테 말했더니

 

제리가 그러는 거야
'우리 방식이 아니야'

 

내가 왜 안 되냐고
대들고 크게 싸웠어

 

그날 밤 떠나기로 결심하고
모두 잠든 사이에

 

활동비를 훔쳤어

 

얼마?

 

2,436달러

 

그래

 

버스를 탔는데

 

제리랑 부모님이
계속 전화하는 거야

 

휴대폰을 던져버렸어

 

그러다 여기까지 왔어

 

녹음 중

 

그 돈으로 나름의
선교를 할 생각이었어

 

내 믿음으로
한 명만 구해보려고

 

그런데 돈도
거의 떨어졌고

 

집에 갈 수도 없어

 

부모님이
의절하려 할 텐데

 

어째야 할지 모르겠어

 

성경

 

이젠 좀 관심이 가네

 

앨런 그랜트

 

고마워

 

그래서 우리 아빠를
구원하고 싶은 거구나

 

엄마?

 

- 별일 아냐
- 입 다물어

 

또 너야?

 

찰리?

 

찰리?

 

찰리?

 

찰리

 

산소 탱크 있는데
피우지 마세요

 

창문 옆에서 피울게요

 

엘리가 여기 온다고
당신한테 말한 거야?

 

내가 말했어

 

타이밍이 기가 막혔네

 

통증이 더 해?

 

움직이긴 어때?

 

어려워

 

의식은 괜찮아?
혼란스럽다거나

 

어디서 뭘 하는지
잊어버렸다거나

 

나 괜찮은 거야?

 

안 괜찮아

 

수면제 약효는 빠져가
많이 안 먹였나 봐

 

그렇게 말했잖아요

 

나도 한때는 화만 내던
멍청한 애였지만

 

수면제 더 먹였으면

 

더 안 먹였으면
된 거잖아요

 

엘리

 

얼마 준다던?

 

- 전부?
- 그걸 어떻게 알아?

 

내가 바보로 보여?

 

저 인간 딱해서 왔다면
내가 믿을 거 같아?

 

찰리는 돈 없어요

 

- 리즈도 몰라?
- 메리

 

강사료를
다 어디 썼겠어요?

 

엘리 앞으로 만든 통장
지금쯤 목돈일걸요

 

10만 달러도 넘지?

 

진짜 아니지?

 

찰리

 

그 돈이면 필요한 거
다 구했어

 

특수 침대, 재활 치료사
빌어먹을

 

건강 보험도

 

저번 겨울엔 차 고장 나서
눈길을 걸어서

 

먹을 거 사다 줬어

 

- 내가 고쳐 준댔잖아
- 내가 거절했지

 

700달러가
전 재산인 줄 알고

 

엘리를 위한 돈이야

 

처음부터 그 목적이었어

 

정말 긴급한 일이 생기면
그 돈 내놨을 거야

 

그래?

 

잠깐만

 

엄마한테는
내 돈 안 줘

 

넌 입 다물어

 

나가, 당장

 

잠깐만

 

엘리

 

너도 나쁜 생각은
없던 거 알아

 

내 말 똑바로 들어
난 당신 신경 안 써

 

말하면 알아처먹어

 

- 엘리, 제발
- 그냥 빨리 뒈져

 

그만

 

엘리, 네 에세이

 

정말

 

정말 좋은 에세이야

 

맙소사, 찰리

 

술 좀 있어?

 

왼쪽 찬장
싱크대 위에

 

저쪽

 

그래

 

우리 약속은

 

애가 독립할 때
돈 주는 거였잖아

 

뭐가 달라?

 

쟤는 17살이고
아직 고등학생이야

 

얼굴 문신이니 뭐니에
다 써버릴걸

 

그것보단 훨씬
똑똑한 애야

 

그래서

 

어떻게 됐어?

 

딸 좀 알게 됐어?

 

훌륭한 애야

 

여전하네

 

뭐가?

 

긍정적인 거

 

진짜 짜증 나

 

당신이 까칠하잖아

 

- 균형 맞추려고
- 그래

 

그게 그립긴 해

 

그거 하나

 

그것만?

 

그거랑 요리

 

지난달엔
뭐 좀 볶다가

 

우리 아파트
태워 먹을 뻔했어

 

이러고 있는지 몰랐어

 

어떻게 지내는지
안 물어봤잖아

 

당신도 나한테
안 물어봤잖아

 

매달 그저

 

'얼마 필요해?
엘리는 좀 어때?'

 

애 낙제 직전인 건
왜 말 안 했어?

 

애 교육이 어쩌고
설교 듣기 싫었나 보지

 

내가 언제

 

어떻게 지내?

 

애한테 연락하면
안 되는 거 알아

 

경찰에 신고해도 돼

 

진짜 미치겠네
내가 그러겠어?

 

단독 양육권 갖겠다고
엄청나게 싸웠잖아

 

애 못 보게 하는 거
나도 이해해

 

찰리

 

그새 잊었어?
당신이 우리를 버렸어

 

알아

 

난 혼자 애 키우면서
남편이 남자랑 눈맞았다고

 

설명하느라 진 뺐고

 

그래도 엘리도 못 보게
할 건 없었잖아

 

어이가 없어서

 

당신은 우리 잊고
행복하게 살았잖아

 

내가 많이
실수한 건 알아

 

하지만 늘 엘리가
보고 싶었어

 

늘 자기 생각뿐이지

 

이 지경이 돼서도?

 

이제 못 만나게 한
이유를 아시겠네

 

뭐?

 

애가 틀려먹었어

 

안 그래?

 

애가 엉망이 된 게
내 잘못 같겠지

 

잠깐

 

그래서 지금까지
못 보게 한 거야?

 

내가

 

당신을 나쁜 엄마라고
생각할까 봐?

 

처음엔 그랬어

 

그런데 15살이 되고
16살이 되니

 

걔가 당신을
해칠까 두려웠어

 

나를?

 

말도 안 돼

 

나도 인정하기 싫어

 

그래도 엄마잖아

 

수도 없이 되뇌었어
'그냥 반항적인 거다'

 

'애가 까다로운 거다'

 

찰리

 

쟤는 사악해

 

사악하지 않아

 

뭐 하는 거야?

 

내 착각 같아?

 

'화장시키면 지옥불에
기름 끼얹는 꼴'

 

서운해 마

 

나도 몇 번인가
등장했으니까

 

역시 필력이 있어

 

그런 말이 나와?

 

이건 악한 게 아니야

 

솔직한 거지

 

이것보다 허접한 글이
얼마나 많은지 알아?

 

맙소사

 

당신 이해가 안 돼

 

내가 전화해서
애 어떠냐고 물으면

 

늘 괜찮댔잖아

 

- 당신 말대로 사악하면
- 그럼 뭐라고 말해?

 

반 친구들 울리고
선생들 타이어 펑크낸다고?

 

그딴 거
안 듣고 싶었잖아

 

내가 도와줄 수도
있었어

 

쟤는 당신 도움 필요 없어
아무도 필요 없는 애라고

 

나라고 아빠 없이
키우고 싶었겠어?

 

걔는 당신 좋아했어

 

애초에 나랑 결혼한 것도
애 갖고 싶어서였잖아

 

메리, 좀

 

이러니까
옛날 생각나네

 

있지

 

나도 안타깝게 생각하는데
말을 못 했어

 

뭐가 안타까워?

 

그게 아니라

 

내 말은

 

당신 친구 일

 

이름은 앨런이야

 

누가 몰라서 이래?

 

전에 한번 봤어

 

월마트 주차장에서

 

상태가 안 좋아 보여서
누가 봐도 오래

 

아무튼 바로 앞에서 한바탕
쏟아부을 생각이었어

 

그런데

 

외려 도움 필요하냐는
말부터 나오더라

 

내가 차에
봉지들을 실어줬어

 

나더러 고맙다더라

 

그래서 그냥 왔어

 

내가 누군지도
안 밝히고

 

숨 씨근거리잖아

 

점점 심해져

 

누구 불러줘?

 

아니

 

들어봐도 돼?

 

소리 어때?

 

거의 9년 만에
셋이 모였던 거네

 

알고 있어?

 

엘리 어릴 때 오리건으로
바다 여행 갔었잖아

 

엘리는 모래밭에서 놀고

 

우린 해변에 자리 잡고

 

난 물에 들어가
수영을 했어

 

그게 마지막으로 했던
수영이었어

 

나는 바위에
다리를 베었고

 

물이 진짜 차가웠어

 

차 시트에 피 묻혔다고
당신이 엄청 화냈었지

 

나한테 바다 짠 내 난다고
며칠을 놀려대고

 

기억나?

 

소리가 안 좋아

 

죽어 가니까

 

개소리하지 마

 

미안해

 

개소리하지 마

 

진짜야?

 

응, 진짜야

 

내 말 들어봐

 

애 잘 돌보겠다고
분명히 약속해줘

 

애를 포기하면 안 돼

 

당신은 이미 포기했어

 

애가 8살 때
포기했잖아

 

나도 걔 인생을
함께하고 싶었어

 

당신 인생도

 

병원이나 가

 

돈 있잖아
병원이나 가

 

엘리 돈인 거
당신도 알잖아

 

하지만

 

돈을 떠나서

 

애가 온전한 삶을
살게 될지 알아야겠어

 

사랑하고 사랑받는 삶을
살았으면 하는 거야

 

애가 괜찮을지
내가 알아야겠어

 

- 갈게
- 메리

 

- 가야겠어
- 걔에겐 우리뿐이야

 

내 인생에서 잘한 일이
하나라도 있단 걸 알아야겠어

 

우린 각자 역할 잘했어

 

나는 애 키웠고
당신은 돈 모아줬고

 

그거면 됐어

 

뭐 필요하면

 

가기 전에 말해

 

물이든 뭐든

 

피자 왔습니다

 

 

찰리?

 

괜찮아요?

 

 

돈은 저기

 

 

정말 괜찮으세요?

 

네, 고마워요

 

편히 쉬세요

 

세상에

 

친애하는 학생들에게

 

마지막 수업
에세이들 집어치워

 

독서도 집어치워

 

제발 솔직하게

 

쓰란 말이야

 

전원에게 메시지가
발송되었습니다

 

리즈?

 

들어가도 돼요?

 

안 잠겼어요

 

- 안녕하세요
- 무슨 일이에요?

 

- 감사해요
- 왜요?

 

전엔 그렇게 말했지만
저 새생명 아니에요

 

네?

 

안 좋은 일이 있어서
돈을 좀 훔쳐서

 

몇 달 전에
고향에서 도망쳤어요

 

근데 따님이

 

제가 마리화나 피우는 걸
사진 찍고 녹음하고

 

워털루의 우리 교회를
찾아내서 보내서

 

부모님도 알게 되시고

 

- 잠깐
- 근데 뭐랬는지 아세요?

 

그깟 돈 상관없대요

 

그리고

 

절 용서하고 사랑한다고
다시 집으로 돌아오래요

 

어떻게 이러죠?

 

엘리가 그랬다고요?

 

절 상처 주려던 건지
도우려던 건지

 

혹시 그런 낌새
없었어요?

 

걔가 그걸 어떻게

 

교회를 찾아내고
부모님을 찾아내요?

 

진짜 그랬다고요?

 

네, 저 내일
집으로 돌아가요

 

근데 가기 전에
보여드릴 게 있어요

 

왜 그러세요?

 

괜찮으세요?

 

- 좀 아파서
- 찰리

 

제가 돕고 싶어요
도울 수 있어요

 

- 병원은 안 가요
- 알아요

 

가시라는 게 아니라
도와드릴 수 있어요

 

- '그러므로 형제 여러분'
- 뭐 하는 거예요?

 

'우리는 과연
빚을 진 사람입니다'

 

'그러나 육체에 빚을 진 것은 아닙니다
그러니 우리는 육체를 따라 살 의무는 없습니다'

 

'육체를 따라 살면
여러분은 죽습니다'

 

'그러나 성령의 힘으로
육체의 악한 행실을 죽이면 삽니다'

 

- 무슨 말인지
- 찰리

 

이걸 읽고서야 깨달았어요

 

주님께서 절 이곳에
보내신 이유를요

 

앨런이 겪은 일을
이해하게 해주고

 

당신이 겪지 않게
하라는 계시예요

 

앨런 그랜트

 

어디서 났어요?

 

앨런은 주님의 뜻을
벗어나려던 거예요

 

주님 대신 당신과의 삶을
선택한 거라고요

 

그래서 이 구절에
그렇게 집착한 거예요

 

영이 아니라 육신으로
살 걸 알았으니까

 

앨런은 구원을 포기했지만
당신은 늦지 않았어요

 

영으로 거듭나면
이 몸을 벗어나서

 

살 수 있어요

 

앨런이 나와의 삶을
선택해서 죽었다고?

 

앨런이 날 사랑해서
신이 등을 돌렸다고?

 

 

나도 원래 이렇게
뚱뚱하지 않았어요

 

네, 알아요

 

그리 잘난 외모는
아니었지만

 

앨런은 날 사랑했어요

 

날 아름답다 생각했죠

 

그래요

 

학기 중반쯤 돼서

 

내 근무 시간에
찾아오기 시작했고

 

우린 서로에게
미친 듯이 빠졌어요

 

하지만 둘 다 기다렸죠

 

종강이라도 하고

 

이건 좀

 

그렇게 종강하고
날씨도 완벽했던 날

 

같이 수목원을 걷다가

 

키스했어요

 

찰리, 그만해요

 

우린 밤새 발가벗고
함께 누워 있었죠

 

사랑을 나누고

 

사랑을 나누고

 

그게 역겨워요?

 

주님께선 당신을
도울 준비가 되셨어요

 

신 같은 건
없으면 좋겠어요

 

사후 세계가 있어서
앨런이 이런 나를

 

보게 되는 게 싫어요

 

- 찰리
- 퉁퉁 부은 발

 

피부에 난 종기
고름 묻은 반창고

 

엉덩이에 생긴 욕창

 

작년에 갈색으로 변한
허리의 지방 덩어리

 

- 그만해요
- 이게 역겨워요?

 

- 그래요
- 내가 역겨워요?

 

역겨워요, 이...

 

미안해요

 

네?

 

가족에게 돌아가요

 

금요일

 

항의 들어왔다고
얘기 들었어요

 

덕분에 교체됐어요

 

후임 강사도 뻔하겠죠
'고쳐 써라, 고쳐 써라'

 

'더 객관적으로'

 

'진심은 최대한
덜 담아라'

 

몇 명은 솔직히 쓰라는
내 글을 봤더군요

 

그리고

 

글을 좀 써 보냈어요

 

크리스티는

 

'부모님은 방사선사가
되라는데'

 

'나는 그게 뭔지도 모른다'

 

줄리안은

 

'내 미래가 창창하단 말
아주 진저리가 난다'

 

애덤은

 

'흥미진진한 인생이'

 

'펼쳐지지 않을 거란 걸
받아들여야 한다'

 

모두 정말
진솔한 글이었어요

 

진솔한 모습을
보여줬으니까

 

나도 진솔한 모습을
보여줄까 해요

 

이 과제들은
중요하지 않아요

 

이 강의도
중요하지 않아요

 

대학도 중요하지 않아요

 

여러분이 쓴
그 훌륭하고 진솔한 글들

 

그게 중요하죠

 

미안해

 

됐어

 

이걸 또 겪게 하다니
진짜 미워 죽겠어

 

오빠가 죽기 몇 달 전

 

여기 와서 오빠를 흔들고
소리를 지르면서

 

뭐라도 먹이려고 안달하고
진짜 끔찍했어

 

나도 그랬어

 

퉁퉁 불은 시신 확인도
당신이 아니라 내가

 

못 하게 했어

 

가족이 아니니까

 

미트볼 샌드위치야
치즈 추가했어

 

뭐 하는 짓인지

 

난 병원 안 가

 

가라고 안 해

 

더는 못 하겠어

 

나도 앨런을
구하려고 했어

 

내가 사랑해주기만 하면

 

다른 사람은
필요 없을 줄 알고

 

앨런에게
신도 필요 없고

 

나만 있으면
된다고 말해줬어

 

찰리

 

오빠에게 인생 최고의
나날을 선물해준 거야

 

당신 아니었으면
훨씬 전에 뛰어내렸어

 

아무도 구할 수 없었어
나도 몇 년을 노력했는데

 

누가 누구를 구한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야

 

걔는 구했어

 

상처 주려던 게 아니라
도와주려던 거야

 

누구 얘기야?

 

집에 돌아간다는데
걔 덕분이잖아

 

- 찰리
- 상처 주려던 게 아니야

 

집으로 보내려고
그랬던 거지

 

좀 어지러워?
찰리, 날 봐

 

걔를 도우려던 거야

 

누구를?

 

엘리 말이야

 

엘리는 걔를
도우려던 거야

 

집으로 보내주고
싶었던 거야

 

그런 생각 안 해봤어?

 

사람은 타인에게
무관심할 수가 없다고

 

사람은 놀라운 존재야

 

어떻게 썼길래 씨발

 

왜 그래요?

 

죽어 가는 거야

 

그럼 누구 불러요

 

- 안 돼
- 구급차 불러

 

리즈

 

얘기 좀 할게요

 

단둘이 둘 순 없어

 

따로 얘기해야겠어요

 

리즈

 

부탁이야

 

알았어

 

누구 부를게

 

찰리

 

아래층에 있을게

 

왜 그랬어?

 

뭐?

 

나 낙제했어

 

그건 정말 좋은 에세이야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엿 먹이는 거야?

 

난 당신 관심 없어

 

죽어도 상관 안 해
나 낙제하라 이거야?

 

- 그래서 그런 거야?
- 내가 안 썼어

 

어제 나한테 준
에세이잖아

 

안 읽어봤구나

 

읽을 필요 없잖아

 

읽어봐

 

이건

 

이거 뭔지 알아

 

그럴 줄 알았어

 

내가 쓴 거잖아

 

역시 기억력이 좋아

 

8학년 때 쓴 건데
이걸 왜

 

'고래 묘사만 잔뜩 있는
장들이 유독 슬펐다'

 

'자신의'

 

'넋두리에
지친 독자들을 위한'

 

'배려인 걸 아니까'

 

어디서 났어?

 

네 엄마가

 

4년 전에 보내줬어

 

학교 잘 다니는지
궁금하다 했더니

 

그걸 보내줬어

 

평생 본 것 중에
최고의 에세이야

 

왜 날 이렇게
바보 만들어?

 

아니야

 

널 떠나서 미안해

 

사랑에 빠져서

 

그래서

 

널 떠났어

 

너한테 그러면
안 되는 건데

 

나도 어떻게 그런 짓을
했는지 모르겠어

 

넌 정말 예쁘고

 

훌륭하고

 

그만

 

넌 훌륭한 애야

 

그 에세이도 훌륭해

 

그 에세이는

 

- 너야
- 그 말 그만해

 

그 에세이는 너야

 

그 말 그만해

 

넌 내 인생
최고의 작품이야

 

왜 그래?

 

엘리

 

더는 못 있겠어

 

너는 완벽해

 

넌 행복해질 거야

 

넌 사람들을 아껴

 

구급차 오고 있어
도와줄 거야

 

아니, 그건 안 돼

 

병원 가라고

 

싫어

 

수술받든
어쩌든 해

 

그걸 읽어줘

 

뭐?

 

도와주고 싶다면

 

그걸 읽어줘

 

도움 될 거야

 

- 읽어주면
- 이 뚱뚱한 개자식아

 

- 도움이
- 꺼져

 

- 제발
- 꺼져

 

엘리

 

아빠, 제발

 

'허먼 멜빌이 쓴 걸작
'모비 딕'은'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작중 화자인 이스마엘이
작은 어촌에서'

 

'퀴퀘크라는 남자와
누워 있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이스마엘과 퀴퀘크는
교회에 갔다가'

 

'배를 타고 출항하는데
선장은 해적인 애이해브다'

 

'그는 다리 하나가 없고'

 

'어떤 고래에게 앙심을 품고 있다
고래의 이름은 모비 딕'

 

'백고래다'

 

'내용이 전개되면서'

 

'애이해브는 많은 난관에
직면한다'

 

'그는 평생을 그 고래를
죽이는 데 바친다'

 

'안타까운 일이다
고래는 감정이 없기 때문이다'

 

'자기를 죽이려는
애이해브의 집착도 모른다'

 

'그저 불쌍하고'

 

'큰'

 

'짐승일 뿐'

 

'애이해브도 참 가엽다'

 

'그 고래만 죽이면
삶이 나아지리라 믿지만'

 

'실상은 그에게
아무 도움이 안 될 테니까'

 

'난 이 책이 너무 슬펐고'

 

'인물들에게
다양한 감정을 느꼈다'

 

'고래 묘사만 잔뜩 있는
장들이 유독 슬펐다'

 

'자신의 넋두리에
지친 독자들을 위한'

 

'배려인 걸 아니까'

 

'이 책을 읽으며
내 삶을 생각하게 됐다'

 

'그리고 다행이라는
생각을'

 

번역 황석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