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던전 관리인 05

그러니까…

흠, 놀랐나?
실례했군

 

나는 레일몬드

아까 전에는 정말
훌륭한 전투였다

 

별말씀을

 

이 정도 되는 존재가
지켜보고 있었는데 몰랐을 줄이야

너무 방심했어

좋은 것을 보여준 것에 대해
감사를 하고 싶어서

듣자 하니 단련을 위해
여기 왔다던데

듣자 하니?

 

그거라면 나도 도와 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안에서 바깥은
잘 안 보인다

―라고 했었지?

 

찾았다

 

 파이팅!

 

이래 봬도 10층을
담당하고 있는 몸이다

 

연습대로 상대하기에는
적합할 거라 본다

 

이게 지하 10층 클래스

 

무기는 하나
부상은 없음

 

체력도 문제없어

해야 해

 

바라 마지않던 요청이야

모쪼록 한 수 배워보고 싶어

 

당연하고말고!

 

그럼 시작할까?

 

던전 관리인
sub by 별명따위

덜컹덜컹 SE를 내며 무너지는 상식 Wall

 

악이라거나

정의라거나

의논은 아무래도 좋으니까

그것보다도 아무튼 Do it now!

 

녹슬어 버렸을

마음을 울려보면

수줍어질 정도로

하모니가 함께 울려퍼져

 

마이크로라고 해도 혁명이야

느끼고 있잖아?

여기서부터 전부 바뀔 거라는

운명적인 예감

가속해가는 Heartbeat

좀 더 강하게 어택을 해 봐

 

늘 깜짝 놀라는 샛길도 나쁘지 않은걸

즐기지 않으면 아깝다는 건 인생의 기본

진심의 볼륨을 살짝 올리고서

웃어 보면

이거 보라구?

 

던전 관리인
sub by 별명따위

『업무 동료, 가족』

 

평범하게 생각해서

그 녀석보다
무르진 않겠지

 

지금의 내 실력으로
제대로 베는 건

아마도 무리야

 

좋아, 우선 뒤를!

 

피하다니 이거 놀랍군

 

허를 찔렀다고 생각했었다만

 

골 때리네

꼬리도 그렇지만
목의 움직임이 너무 자유로워

시야 바깥에서 움직이면 성가시겠어

그렇게 몇 번씩은
피할 수 없겠어

 

단련

 

그렇지

아직 미숙한 기술이라면
이런 곳에서 갈고 닦아야 해

해 보자

 

생물도, 언데드도

마력이 깃들어 있다면

시각이 아니라

기척과 마력을 합쳐서
전체상을 본다

 

목을 꺾고서
다리를 벌렸어

물어뜯기가 올 거야!

 

회피가 빠르군

움직임을 읽히는 건가?

 

역시 단단해

 

하지만 맞힐 수 있어

 

지금까지 어떻게 해 봐도
정밀하게 할 수가 없었던

기척과 마력 감지가
지금은 잘되고 있어

이건 스켈레톤에 들어갔던 덕분인가?

마력을 다루는 게
몸에 익숙해진 것 같아

 

어찌 됐든

싸울 수 있겠어

 

아뿔싸

방심―!

 

이거야 원

지금 그걸로 죽이지 못할 줄이야

무시무시하군

 

마력을 담은 팔로
쳐낼 줄이야

여간 실력이 아니군

 

이런 꼴인데도?

 

무기로 대처했다면 이미 늦었을 거야

정말이지 미숙하기 짝이 없어

 

나도 이렇다

피차일반이지

뭐, 감사 인사만큼은
분발했다고 볼 수 있지 않나?

 

거기에서 제안할 게 있다만

이쯤에서 끝내지 않겠나?

에…

 

어떻지?

 

아, 응…

나는 말이지~
아픈 건 싫어

 

그럼 이만

 

아픈 건 싫어?

수고하셨어요

어, 응

어떠셨나요?
투기장!

어떻냐니…

단련은 됐다고 생각해

과제도 보였어

하지만…

응?

이런 말을 해도 되는지는 모르지만

의욕이 꺾였어

 

그렇죠?

 

아버지는 마력을
맨몸으로 팔다리에 모았다

 

나는 어떻게 해 봐도
그게 안정되지 않아서

가능했던 건 마법 부여된
무기에 마력을 모아서

두르는 것이었다

 

그때 무기로는
늦을 거라고 생각해서

무기라고 생각하고서
팔에 온힘을 다해 마력을 담았다

 

그건 브레스를 막지 못하고
팔이 타버린 건지

그게 아니면 대충 모은 마력에
팔이 버티지 못한 건지…

 

마법생물이라고 분류되는 것

골렘이나 위스프, 슬라임 등에게는

마법으로 강화된 무기가 아니면
공격이 거의 통하지 않는다

 

가장 유효한 건 마법으로
공격하는 것이다

 

즉, 마법의 아종이라고도
할 수 있는

마력을 담은 참격이라면
유효할지도 몰라

 

그밖에도 마법적인 힘으로 보호받는
피부나 비늘 같은 것에도

 

좋은데
꿈이 펼쳐지는 것 같아

 

설마 내가 이 정도로
마력을 다룰 수 있게 될 줄이야

 

계기를 준 클라이체하고
벨에게 감사해야겠어

 

당분간 목표는 마력을
다루는 속도와 정밀도를 올리는 것

나머지는

 

일 내용… 말인가요?

나는 결국 뭘 하는 건지

고작 여기 안내만 받은 거라서

일이라고 할 만한 건
거의 하지 않았으니까

네!?

보물상자를 보충해 주셨죠?

가장 간단한 부분만이야

 

그러니까…

 

7층의 탐색자 대응은?

그건 내 요망을 들어준 거고

 

클레이 씨

누군가 고용해서
하는 일은 처음이신 거죠?

 

길드에서 소개를
한 것 빼고는 처음이지

우선 말이죠?

클레이 씨는 여기 있는 것만으로도
일을 하고 계세요

여기에 있는 것만으로도 일을!?

 

아니, 그건 이상하잖아

클레이 씨는 제게
고용되었을 뿐이고

자유의지로 여기 있는 건 아니시죠?

뭐?

 

고용되었는데
작업이 없는 건

운영 측의 실수예요

클레이 씨가 일을
하지 않는 게 아니에요

 

그러니까 제 실수예요

 

그런가

지시를 기다리기 위한
대기라고 생각한다…

운영 측의 실수…
그렇구나

차분히 그걸 복창하시니까
마음이 좀 아프네요…

그래서 말이죠

클레이 씨한테
부탁드리고 싶은 일이라는 건

아직 정해지지 않았어요

 

정해지지 않았어?

 

일손이 필요하긴 했지만

운용을 생각하지 않은 단계에서
클레이 씨를 고용해 버려서요

아, 그…
벽이…

아, 그건가

 

그러니까 한동안은 저와 함께
다양한 작업을 체험해 주시면 돼요!

그렇구나
알겠어

그래서 오늘은 뭘 하면 되지?

네!

그럼 보물을 만드는
일을 도와주세요

 

보물?

보물상자의 내용물이라는 거야?

그렇게 되겠네요

 

이쪽이에요

 

촉매나 광물 창고하고는
떨어져 있네

 

그렇네요

무슨 일이 생겼을 때
같이 날아가 버리면 곤란하니까요

날아가 버려?

 

이쪽이에요!

 

지저분해!

랑가드 씨가 재료를 준비해 주셔서

여기에서 대충
마법 부여를 하고 있어요!

 

대충 마법 부여!?

 

대충 만들어진 거였나…

아, 아뇨!
아니에요!

클레이 씨가 가지고 계신 건
제대로 된 물건이에요!

 
그… 저층은 그에 상응한
저급 물건이에요

[약한 단검]
그… 저층은 그에 상응한
저급 물건이에요

[약한 나무방패]
하지만 보물상자의 회전이 빨라서
수가 많이 필요해지니까

[약한 가죽갑옷]
하지만 보물상자의 회전이 빨라서
수가 많이 필요해지니까

[약한 검]
계속 만들다 보면
재미가 없어져서 있죠…

그래서 살짝 별난 걸
만들어 보긴 했는데요

랑가드 씨한테 혼났거든요
전부 버리라고…

3번 창고에 있었던 거군

그러니까 같이 생각해 주실래요?

 

알겠어

할 수 있는 거라면 도울게

감사해요!

단, 끝나면 다음은
이 방을 정리한다

 

대답은?

 

빛나는 가죽갑옷이에요

 

냉기를 두른 스카프예요

 

궤적이 빛나면서 남는 단검이에요

 

보물상자는 재미 삼아서
만드는 게 아니다

 

클레이가 같이 있는데도
어떻게 된 거냐

미안해

마법 부여를 이 정도로
다양하게 할 수 있을 줄은 몰라서

우쭐댔었나 봐

내 취급…

 

어쩔 수 없구만
조심해 줘

그리고 뭐냐…

다음에는 무구 만들기라도
체험해 볼래냐?

정리 다음이 될 텐데 괜찮겠어?

 

철저하게 부탁한다!

알겠어!

 

가끔 보물상자에 들어 있는 사용 용도 불명의 아이템
전투용으로 사용할 수 없으므로
귀족이나 수집가 등에게 고가에 팔리는 일이 많다
탐색자 중에는 이런 아이템을 노리고서
던전에 도전하는 매니아들도 있다고 한다
 
수수께끼의 아이템

던전 관리인

 

그렇게나 정성스레
다루지 않아도 안 부서진다

 

응?

정말로 올 줄이야

약속은 지키는 쪽이야

 

보물상자 보충 업무는
내버려 둬도 되는 거야?

그래, 애당초 거기에만
계속 매달려 있는 것도 아니니까

 

내가 없으면 꼬맹이들끼리
할 수 있게 되어 있어

그렇구나

 

여기에서 광석을 캐내고 있다

고작 두 마리로 가능한 거야?

응? 아~
예비 요원이니까

이런 거지

예비 요원?

저쪽 안쪽 공간이다

 

넓고 깔끔한 공간이네

이 안쪽이 진짜라는 거야?

아니다
이 공간은 말이지

아가씨가 마법으로 채굴해서
깎아낸 흔적이다

일단 깎아낸 뒤에 캐낸다더군
 
 

일단 깎아낸 뒤에 캐낸다더군
 
이걸 혼자서?

이러는 편이 효율이 좋다더라
 
이걸 혼자서?

이러는 편이 효율이 좋다더라
 
 

 

어느 정도 시간이 든 거야?

10초 정도라고 생각한다만

 

10초 정도…

 

나는 이길 수 있을 만큼…

강해질 수 있는 건가?

 

뭐, 그렇게 돼서 말이다

상식을 잊지 않기 위해 하고 있는
형식적인 채굴이라는 거다

이해가 되는 것 같기도,
안 되는 것 같기도 한 얘기야

 

여기가 공용 대장간이다

 

골렘만으로 완벽하게
돌아가는 것 같은데

 

뭐, 그렇지

 

저층의 보물상자 회전 속도로
무구를 만들면 큰일이니까

그런 건 꼬맹이들한테
맡길 수 있도록 가르쳐 뒀다

 

골렘
너무 만능이지 않아?

아니, 그게…

성격에 따른 개체 차이가
너무 커서

맞고, 안 맞고를 생각해서
작업을 할당할 필요가 있어

이게 생각보다 어려워

성격에 따른 개체 차이…

성격이 있는 거야?

그야 있지

너는 골렘을 뭐라고 생각하는 거지?

고, 골렘이다만…

그렇지
골렘이지

그렇다면 알 거다

 

모르겠어

 

예를 들면, 저기 있는 레그렛은
섬세한 작업은 싫어하지만

힘 조절은 잘한다

이름이라고?
어느 거야!?

 

뭐, 됐다
내 작업장은 안쪽이다

 

의외로 좁네

 

이러는 편이 물건들에 고루
손이 닿아서 작업하기가 좋거든

 

뭐든지 손이 닿는 곳에 있어요

 

똑같은 논리일 텐데
어째서 그렇게 되는 거지?

 

자!

 

단검?

중심을 바꿔봤다

어느 쪽이 사용하기 좋지?

 

그렇구나

날끝이 무거운가,
중앙이 무거운가

 

둘 다 사용할 수 있어
문제없어

 

조정 얘기 말이다만
원하는 것 정도는 있지 않나

 

고맙지만 그 정도로
조정은 필요 없어

지금이니까 그냥
사용하는 무기지

앞으로 얻는 무기가 더
강할 가능성이 높아

그렇지?

성능만 보자면 그렇겠지만

반드시 단검이
나올 거라곤 할 수 없다

나올 때까지 보물상자를
열면 되지

 

이길 수가 없구만

아까 작업을 보고 말았어

 

이건 랑가드 씨가 만든 거지?

지금 갖고 있는 남은 세 자루는
골렘이 만든 거야

아니야?

맞지
어떻게 알았지?

감이야

감이냐!

그래서 한 가지 묻고 싶어

뭐지?

9층의 보물상자에
랑가드 씨가 만든 단검이 있어?

호오?

있다

지금 상자에 들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만들기는 있지

그럼 됐어
그걸로도 의욕이 생겨

의욕에 불타는 와중에 미안하다만

완성도는 같은 계층의
꼬맹이들이 만든 것과 비슷하다

응, 그건 문제없어

그러냐?
이해가 안 되는구만

 

그래?

가까운 사람이 만든 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건

나는 기뻐서 몸둘 바를 모르겠는데

 

나 참!

이 녀석은 남의 마음에
불을 지피는 데 천재냐!

 

차다

 

고마워

 

여전히 세심하구나
시몬

시몬!?

 

좋은 기회다

 

잠시 얘기해 볼까?

먼저 우리는 설비와 도구로
일을 한다

아가씨는 그걸 마법으로
전부 해치워 버린다

 

그렇지
그건 흉내 낼 수 없어

 

우리는 아가씨의 새끼 손가락
정도밖에 일하지 않고 있다

실질적으로 이 던전은
아가씨 혼자서 돌리는 거나 다름없다

 

엄지 손가락 정도는
해도 되지 않아?

어떻게 다른 거지?

그런 부분들의 체제는
실은 선대부터 바뀌지 않았는데

선대?

벨의 이전 관리인이라는 거야?

그렇지

 

던전을 만드는 것이 삶의 보람

던전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하지만

다른 것은 아무래도 상관없다고
하는 변태였는데

변태…

 

아가씨도 그랬었다면 좋았겠지만

 

응? 좋았겠다?
변태가?

 

그렇지

「관리인을 이어받았다」라는
책임으로 계속하는 것보다야

책임으로

 

아가씨가 고루 살필 수가 없으니
일손이 필요하다고 해서

모집에 조건을 건 건 나다

얼마나 어려운 요망인지를
보여줬다고 생각했는데

 

설마 바로 적임자를
찾아낼 줄이야

너 말이다

미, 미안

신경 쓰지 마라

 

실제로 아가씨한테
부족한 건 일손이 아니다

곁에 있으면서
얘기할 수 있는 동료다

 

동료끼리 도전하는 탐색자를
홀로 계속 쳐다보면서

외로워진 거다

 

수고하셨어요!

응, 다녀왔어

 

어떠셨나요?
랑가드 씨의 일은?

굉장했어

 

먼저 맞닿는 면에 맞춰 넓게
마력을 평평하게 한 뒤에

평평하게?

흉내 낼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아

 

클레이 씨라면 연습하면
할 수 있을 거예요

갈 길이 머네

 

얘기도 하고 왔어

아, 그래서 시간이…

벨에 대해서도 조금 들었어

네? 제 얘기를?

랑가드 씨한테?

 

좋은 얘기인가요?
나쁜 얘기인가요?

어느 한쪽으로 나누는 건 어렵네

 

외로워졌다?

 

던전 관리라는 건
그런 거잖아

그렇지

 

하지만 그렇지가 않았거든

관리를 이어받고서 헤어지기 전까지는
선대하고 함께였으니까

 

그렇구나

 

벨은 랑가드 씨를
어떻게 생각해?

네?

어떻게…
그러니까…

애당초 함께 일하는
랑가드 씨가 있어

그 사람이 스스로 어떻게든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해

그러니까…
그…

아, 미안해

평범한 동업자인지, 가까운 사람으로
생각하는지 하는 질문이야

아, 그런 거라면

가까운 사람…이라기 보다
가족이라고 생각해요

 

이거 봐

그럼 본인이 곁에―

아직

무리를 하면서 은퇴하지 않는
할아버지 같은 느낌이라고 생각해요

 

곁에는…
설 수 있을 것 같지 않네

 

선대로부터 쭉 이어져 온 인연이라서

제게도 어울려 주고 계신다는
느낌이지만요

 

그런 간단한 얘기일 리가 없나

 

직접 들어보는 편이 좋아

랑가드 씨한테 있어서
벨은 어떤…

말했던 적이 있어요!

그랬더니…

 

그걸 말하게 하지 마라!

사람이 왜 그렇게 서툴러!

 

새하얀 설계도

너와 선을 그려나가

작은 프레임 한 가득 퍼져가는

아직 보지 못한 푸르름

 

혼자서 그렸던 설계도

항상 완성이 보이지 않아

구깃구깃 이상의 흔적

창문 옆에 쌓아가고 있어

거리감은 금방 고장이 나 버리고

마음은 방향치에

그런 서투른 미로의

골의 반대에서 만난 것

너와

불안정하고 불완전한 세계에서

「어디로 갈까」라면서

자, 느긋하게 가 보자

마음에 그리는 대로

그리다 말았던 아웃라인을

볼품없고 아름다운

우리만의 미래를

잃고서 넘어지면서

너와 어렵게 만난 기적에

이 비뚤어짐도 조금은

사랑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이상도와는 먼 모양에

낙서 같은 선에

「진짜 못 그리네!」라며 서로 웃는 너와

그려나가는 두 사람의 푸르름

 

하지만 그것은
착실히 몸을 침식해가고 있었다

검을 흔들리게 만드는
간악한 마음

죽은 거대한 짐승의 육괴

그 원념에 목이 메여
자기의 사고에 저항하는 것이―

클레이 씨!

이걸 잘 봐 주세요

당신은 점점 즐거워진다~

즐거워서 웃으면서 읽는다…

 

다음 화, 던전 관리인
제6화

『탐색과 요리』

 

sub by 별명따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