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니도 03

오오!
박력이 굉장한데!

대괴수 배틀 진짜 멋지다!

가라, 레비아!

 

잠깐, 세츠!
보지만 말고 어서 도와줘!

 

이세계 소환은
두 번째입니다
sub by 별명따위

잊혀지지 않는 이 손의 감각이

흘러가는 일상을 깨부수고 있어

후회를 결심하고 밤의 색에
내가 물들어 가

그날의 약속이 떠오르니?

인간은 속이며, 원망하고 증오해도

그럼에도 서로를 갈구하니까

절대 도망치지 않아

그러니 그만두지 않아

외쳐

Continue Distortion

일그러진 당신의 목소리가 닿은 그 찰나

볼륨이 올라가네

도움을 바라는 목소리가 들렸으니까

당신은 혼자가 아냐

날 당신 곁에 있게 해줘

마지막이 다가오지 않도록

멀리 돌아가도 좋으니 들려줘

거짓말 같다며 웃는 당신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게 될 날까지

 

sub by 별명따위

 

제3화
『오징어를 낚아올리는 건 두 번째입니다』

음, 그럼 다시 소개를 해줄게

이 녀석은 해신 레비아

내 친구야

 

내 모습을 보게 되다니
좀처럼 쉬운 일이 아니야

 

감사하렴!

 

여, 역시 전설의 해신 님이셨네요

와, 굉장해요~

 

잠깐, 세츠!
왜 도와주지 않은 거야!

덕분에 이렇게 됐는데!

아니, 너라면 혼자서도
괜찮을 거라 생각해서

그런 대괴수 배틀을 볼 기회가
그렇게 많지 않으니까

5년 만에 갑자기 불러내더니

마족 대륙까지 운반책으로
이용당한 나한테 그런 대우야?

그거 좀 너무하지 않아?

 

그런데 그…

 

이건 어떻게 하죠?

 

이대로 방치하는 것도…

 

세츠한테 맡겨두면 괜찮겠지

뭐? 나?

 

[오징어링]

 

이, 이게 뭐예요?
엄청 맛있어요!

 

세츠가 만든 튀김은

오랜만에 먹는 거지만
그럭저럭 괜찮네

뭐, 날것으로 먹는 게
더 맛있지만

 

일단 무사히 마족 대륙으로
도착했으니까

그러네

바로 저기가 마족 대륙의
어촌인 월시야

그리고 저 산을 넘은 곳이
마왕성 이빌바로

 

마왕성이라뇨?

 

응, 루리의 짐을
전해줄 곳이잖아?

나도 그 주인한테
볼일이 있어서

인간이 데자스한테 전해줄 거란 게…

아, 브로치를 수리하겠다고
가져왔다고 했었지?

네? 레비아 님도
데자스톨·세레노 씨와 아는 사이세요?

 

이 아이, 혹시 데자스를 몰라?

그런 모양이더라

 

네 짐을 전해줄 곳은
마왕성 이빌바로이고

받을 사람은 마왕 데자스톨이야

 

에?

 

네!?

데, 데자스톨 씨가 마왕님이셨어요!?

 

아무튼 여기서부터는 육로니까
내가 할 일은 여기까지겠네

그럼 수고해

 

같이 안 가는 거야?

왜?

왜냐니

오랜만에 만났으니까…

데자스하고도 서로
면식이 있는 사이인데

 

나는 세츠하고 약속한 대로
바다를 평화롭게 지키고 있었는데

5년 만에 불러냈다 싶었더니
그냥 배 대용으로 써먹고!

거기다 다른 여자까지
데려와 놓고서

어느 입으로 그런 소리를
하는 거야?

그건…!
그…

많은 일이 있었으니까
어쩔 수 없잖아

 

치정 싸움이에요?

이유가 어떻든 남자가
사과해야만 해

오빠, 여자 마음을
너무 모르는 것 같으니까

 

"미안해"는?

 

자!

오징어링 줄 테니까
저쪽에 가 있어!

 

이게 뭐야!

- 맛있어~

오징어링 굉장해!

왜 이렇게 사각거리면서
부드러운 거야?

아빠하고 엄마한테도
만들어 줘!

 

마침 잘됐네
크라켄도 잔뜩 남았으니까

 

여기에서 마냥 썩게
둘 수만은 없겠죠?

 

예쁜 누나도 못난 남자를
도와줘서 고마워!

 

- 오징어링, 오징어링~

 

젠장

그 괴물 오징어 놈

그 녀석 때문에 물고기를 잡으러
나갈 수도 없어

거기다 전쟁 때문에
행상인도 오지 않게 됐고…

이대로라면 비축된
건어물도 바닥이 날 거예요

 

역시 어부 다 같이 그 괴물 오징어와
싸우는 수밖에 없어!

저기, 실례합니다

오징어를 맡겨도 될까요?

바로 먹을 건데요

 

- 괴물 오징어가 식량이 돼서 왔다!?

 

해신 레비아 님, 만세!

- 만세, 만세~

 

이 마을에서 제일 가는 술입니다
여기 드십시오

음, 고맙구나

 

이것은 저희 마을
자랑인 생선 요리입니다

술과 함께 곁들여 드셔주십시오

 

나쁘진 않지만 날것이 더
맛있지 않느냐?

 

이 이상 없을 날것입니다만…

 

자~

낮에 갓 잡은 신선한 크라켄으로
만든 오징어링!

최고로 맛있어요~

 

세츠~

추가분이 늦구나~

 

시끄러!
나만 일하게 만들지 마!

 

크라켄이 전부
링 모양으로 썰렸어!

어떻게 된 솜씨인지!

- 와아~
- 굉장해, 굉장해!

오징어링!

 

자, 루리
가지고 가!

네~
가지고 가겠습니다~

 

루리, 다음 것도 완성된다

네~

 

루리, 얼른 해

네, 네, 네~

 

저건!

마을이 불타고 있어!

설마 인간국이 상륙했다는 건가

이 블러드, 마왕 데자스톨 님의
근위대장으로서

절대 못 본 체할 수 없다!

그럼 간다!
기다려라, 인간족의 병사들이여!

 

레비아 님~

 

수고해써여~

 

잠깐, 너까지 마신 거야?

 

에? 안 마셨는데여~

 

정말 평범한 주스네

그러케 말해짜나여~

 

그보다도 레비아 님도
같이 얘기해요~

 

레비아 님은 세츠 씨하고는
어떻게 알고 계신 거예요?

두 분 다 마왕님과
사이가 좋은 모양이던데요

 

그러네

 

어떻게 알고 있냐고 한다면
어떤 관계라고 해야 할까

 

5년 전에 내 바다를 무단으로
가로지르려 한 세츠와 싸웠어

그 후에 이런 전쟁을 끝내기 위해서
힘을 빌려달라면서

억지로 끌려다니게 된 게
첫 계기라고 해야겠네

 

실제로는…

전쟁을 벌인다고 소란을 피우는 게
화가 나서 날뛰고 있었다가

주먹 한 방에 나가 떨어진 게 다지만

 

뭐, 거짓말은 안 했지?

호오, 호오

그래서 마왕님하고도
아시는 사이였던 건가여~

그렇구나아

 

디스티니아에서 용사 세츠라고 하면
유명하지 않아?

네?

용사 세츠는 많은 왕들을
사이좋게 만들고

전쟁을 끝냈다고 하는, 그…

네!?

세츠 씨는 그 용사 세츠 님이셨어요!?

 

그, 그치만…

그거라면 레비아 님과
아시는 것도,

마왕님과 아시는 것도…

그렇게 강한 것도
납득이 간달지…

그런 사람이 왜
저 같은 애의 호위를…?

 

뭐, 세츠라면 스스로
옛날 얘기는 잘 안 하겠지

그, 그럼 전쟁 후에 갑자기
바다에서 사고가 줄어든 건…

응, 바다의 평화를 지키는 게
세츠와의 약속이었으니까

그런데…

 

갑자기 사라졌다 싶었더니

5년 만에 갑자기 불러내선
배 대용으로 날 부려먹었어

 

이거 좀 너무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레비아 님은 세츠 씨한테
화가 나신 건가요?

 

또 이렇게 만나게 됐으니까
상관없지만

 

반값, 반값이야!

- 어머, 반값?
- 자, 어서 가져가! 도둑들아!

네, 감사합니다!

거기, 밀지 마!
제대로 줄 서!

세츠 씨를 좋아하시나 보네요!

 

아니지, 아니지~

바다의 신이 인간을
좋아한다는 게 말이 되겠어?

 

계속 기다리고는 있었지만

 

모두 괜찮나?

마왕군 근위대장
블러드가 온 이상

인간들이 마음껏
활개치고 다니게 두진 않겠다!

 

아저씨, 왜 그래?

 

오징어링 먹을래?

 

오징어…링?

 

[완판]

 

역시 날것이 제일이야~

레비아 님

 

아까 전에는 대단히 실례했습니다

 

그런데 인간의 모습으로 마을에
계시다니 별일이시군요

 

여어, 블러드잖아

그 검, 그 마력!
그리고 오징어링!

역시 세츠였나

모습이 바뀐 탓에
몰라봤었다만

여러 일이 있어서

그보다도 이런 때에 마왕의 최측근인
네가 성에서 빠져나왔다는 건

역시 전쟁 관련이야?

그래

레비아 님을 찾고 있었다

 

그런데 설마 행방불명이 됐었던
세츠와 함께 계셨을 줄이야

 

한 줄기 희망이
보인 걸지도 모른다!

 

레비아 님!
그리고 세츠!

 

이 블러드, 수치를 감내하고
부탁을 하고 싶다!

부디 마왕님을
구해주셨으면 하네!

 

실은…

마왕님께서 테랑·스니터라는
남자에게 결혼을 강요받으셔서…

 

결혼?

상대가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축하할 일이 아닌가?

축하할 일이 아닙니다!

대외적으로는 결혼으로
되어 있습니다만

실제로는 저주로 인한 영속입니다!

영속의 저주라고 해도 데자스한테
어정쩡한 주술은 안 통할 거 아냐

 

그게…

준비성도 철저하게 강력한 저주가
걸린 목걸이를 반지 대신 지참해서

 

데자스가 저항하지 못할 정도로
강력한 저주…

1개월 전쯤 갑자기 시작된
인간국의 침공으로

다시 전쟁 상태에 빠진 건
세츠도 알고 있을 테지

뭐? 인간국에서?

 

모르는 건가?

바다 근처 마을이 습격받았다

거대한 갑옷 병사를 사용해서

 

아주 보란듯이 녀석들의
깃발까지 내걸고 있었더군

깃발이라니, 디스티니아의 깃발을?

 

그때에는 어떻게든
격퇴하긴 했다만

그 후로 이따금씩
습격이 일어나게 됐다

마왕님께선 인간국에
사자를 보냈지만

그 사자도 돌아오지 않았다

 

전쟁을 바라지 않는
마왕님의 마음에 파고들어

교섭 역할을 자처한 게
테랑·스니터라는 남자다

 

헤에, 그 녀석이 전쟁을
막을 수 있다는 거야?

그 말대로입니다

 

그 녀석, 그렇게나 굉장한 녀석이야?

얘기만 들어보면
어딘가 수상쩍은데

이 세계에서 "최고"라는
의미에서는 너와 동급이다

 

저기…

세츠 씨, 그건 테랑 본인이
강하다는 의미가 아니에요

테랑·스니터는 세계 최고
대상인에다가

테랑 상회의 톱이에요

지금은 상선 대부분이
테랑 상회의 소유니까요

 

아, 예의도 없이 바다를
가로지르는 저 배들 말이구나

 

이 세계의 돈도, 물건도
전부 쥐고 있어

대륙을 넘나드는 전쟁을
하기 위해서는

상회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건
인간국도, 우리도 똑같다

 

그래서 그 남자가 하는 말은
완전히 헛소리는 아니다

그럼 데자스는

전쟁 하나만을 끝내기 위해서
그런 남자의 노예가 되려 한다는 거야?

 

그런 거다…

너희!

마왕군의 장군 녀석들은
그걸로 만족하는 거냐!

 

만족할 리가 있겠나!

우리는 마왕님을 위해서라면
마지막 한 명이 되어도 싸울 생각이다!

그렇다면 어째서!

너와 나눈 평화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겠지

 

바보 같은 여자야

사라진 상대와의 약속에
끝까지 매달려서는

하지만 그렇기에

 

냅둘 수가 없겠네

 

그래!

 

그 말대로다!

 

간다!

 

설마 전에 마왕성을 기습했을 때
사용했던 루트를

다시 사용하게 될 줄이야

그러네, 이 느낌도
정말 그리워지는걸

 

바로 마중을 나온 모양이네

그럼 에스코트는
나한테 맡겨줄래?

 

테랑이 말한 결혼식이
언제 올려지는지는 불명이다

하지만 마왕님의
의사를 생각한다면

촌극을 다툰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예전부터 한 번 결정하면
바로 실행했으니까

 

그리고 테랑 주변에는 실력이 출중한
호위가 붙어 있다

가는 길에도 수많은 마물들이
어슬렁대고 있다만

세츠는 가급적 마력을
온전해가며 가주길 바란다

그건 내게 맡겨줘

든든한 말씀
정말 황공합니다

최단 거리로 가로지른다
따라올 수 있겠어?

누구한테 말하는 거야?
나는 해신이야

 

그럼 다녀올게

 

너희가 도착할 즈음에는
정리해 둘게

 

부탁한다, 세츠

 

그래서, 어떻게 할 생각이야?

뭘?

저쪽에 도착한 뒤에 말이야

당연한걸

 

그 말도 안 되는
결혼식이라는 걸

테랑이라는 녀석과 함께
날려버리면 되지

 

하지만 그 대상인이 없으면
전쟁을 막을 수단이 없는 거 아냐?

그거야

그 부분이 처음부터 수상했어

 

아까 블러드는 디스티니아에서
침공해 왔다고 했었지?

하지만 디스티니아에선 마족국에서
공격을 받았다고 했어

 

나도 쓸데없이 큰 갑옷 녀석들이
공격해 온 걸 봤어

 

하지만 그건 디스티니아도,
마족국도 아니었어

잘 들어, 이 전쟁은
이전 전쟁처럼 우연이 아냐

누가 짜놓은 거야

 

서로 공격당했다고 생각하는 때에

수상한 녀석이 저주의 목걸이까지
가지고 와서 평화를 팔러 왔어

 

수상쩍다는 수준으로
그칠 내용이 아니잖아

 

그럼 그 테랑이…

 

아직 진짜 흑막이
누군지는 알 수 없어

하지만 적어도 무언가는
알고 있을 거야

그런 거라면―

 

거릴 것 없이
해치울 수 있겠네

 

육지에서도 굉장한데

 

전보다도 강해진 거 아냐?

바다에서라면 고작
이 정도가 아냐

나도 세츠가 없는 동안
그저 잠만 자고 있던 게 아니니까

 

그래

세츠와는 언제나
이런 느낌이었어

무리를 하면서, 모험을 하면서

 

나는 5년 전까지는 육지 위에서
일어나는 일에 관심도 없이

바다 밑에서 혼자 그저
아무것도 아닌 시간을 보내고 있었어

 

하지만

세츠와 만난 후로,
함께 있게 된 후로

이 세계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게 됐어

 

그러니까 지금은 세츠와의
약속 때문만이 아니라

나 자신의 의지로
이 평화로운 바다를…

이 평화로운 세계를!

 

데자스 혼자서만
폼 잡게 두진 않겠어!

 

그렇지!

한 가지 말하고 싶었던 게 있는데

 

갑자기 뭔데?

네 오징어링, 날것보다 맛있어!

 

그럼 또 얼마든지
만들어 줄게

 

보이기 시작했다
마왕성 이빌바로

 

화려하게 해치우고 와!
세츠!

그래, 뒤는 맡겨둬라!

 

이야기는 몇 번이든

이곳에서부터 시작돼

 

대부분은 해피 엔딩으로 이어져

그래서 기승전결

우리는 어디까지든지 가

다행히도 아직 펜은 쥔 채 놓지 않았어

잉크가 번진다고 해도
다음 페이지로 넘기면 돼

꾸깃꾸깃해져 버린다 해도

다시 시작할 수 없는 나날을 적어나가

언젠가 다시 읽어보게 될 지금을

사랑스럽게 여길 수 있도록

 

지금의 우리는 분명 지금이 프롤로그일 거야

갈팡질팡하며 불투명한

쓴맛이든 단맛이든 다 적어보자

그리고 우리는

언젠가 종지부를 찍은 그 너머에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웃으면서 후회해 보자

몇 번 운다고 해도 마지막의 마지막에는

웃기만 하면 돼

그렇게 이야기는 몇 번이든

이곳에서부터 시작돼

Be ambitious!!!

 

다음 화
『선물은 두 번째입니다』

sub by 별명따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