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먼저 탈까?
- 곧 따라 올 거야?

 

저기 온다
괜찮아?

 

샤를리! 내가
얼마나 잘 타는지 모르지?

 

이따 봐

 

두 발로 스키를 타는 건
구석기 시대 얘기야

초급에서 40분을 헤매더니
프로가 되셨군

 

- 좀 드실래요?
- 초콜릿에 립크림이 묻어서 싫어요

 

소피 마르소

 

뱅상 랭동

 

유 콜 잇 러 브

 

감독
클로드 피노트

 

각본
클로드 피노트, 다니엘 톰슨

 

음악
블라디미르 코스마

 

엘리자베스 비탈리
장 클로드 르게

 

촬영 이브 로달렉
편집 마리- 조세프 요요트

 

고마워요

청년 문화란 게
알맹이는 하나도 없고

- 맞아
- 전부 다 예술가라잖아

플로베르와 조이스의 제자들이
썼다는데 전부 다 쓰레기라니까

 

- 올림픽 챔피언, 빨리 와!
- 고급 코스니까 조심해

 

모두 이쪽으로 모이세요

 

빨리 와!

 

알았어

 

레 알로 갔다가
기차역으로 가주세요

고맙습니다

 

- 빨리 타
- 먼저 가

- 나중에 봐
- 왜 그래?

 

출발하세요

 

실례합니다만...

 

누구세요?

 

촌스럽게 립크림 바르던
남자 기억 안 나세요?

 

기억나요

 

- 재미있는 책인가 보죠?
- 재미있어 보여요?

몰리에르의 '인간 혐오자'

- 재미있는 책인가 보죠?
- 재미있어 보여요?

 

미안해요

 

- 어디서 내리죠?
- 퐁네프요, 그쪽은요?

- 저도요
- 그 동네에 살아요?

 

아뇨, 반대편에 살지만
택시 타고 가면 되죠 뭐

- 날 쫓아온 거예요?
- 그렇다고 할 수 있죠

왜냐하면 그게...

 

당신을 처음 본 순간...

그러니까 리프트에서...

말하자면 우연히
만난 것도 아니고...

- 아직도 멀었어요?
- 내가 말주변이 없거든요

그러니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첫인상은 별로 좋지 않았지만

 

촌스럽게 립크림까지 바르고...

그때 나도 어떤 느낌이 왔는데
시험 볼 때까지만 참자 생각했다

- 그래서?
- 이제 독수공방도 지겨워

 

- 신경 끄세요
- 근데 잘생겼어?

 

- 장 피에르 교수님과 정반대야
- 알 만하다

 

끔찍한 정도는 아니야

- 3개월 후에 시험이야
- 시작하려는 건 아니고...

- 그럼 어쩔 건데?
- 내가 알아서 할게

인생을 망치고 싶어서 그래?

괜찮은 남자 같지만
매력 없고 말솜씨는 꽝이야

- 수업 시간에 딴 생각 마
- 당연하지

 

8시 저녁, 10시 그의 집
12시 공부, 2시 취침

그렇게 여유 부릴 시간
없는 거 알지?

 

안녕

 

모두 앉아

 

너희 둘이
리포터 좀 거둬줄래?

 

툴루즈와 알비, 카르카손에서처럼

 

몰리에르는
귀족의 후원을 받았는데

프랑스 남부 랑그도크 지방의
육군 중장이었죠

 

흥미롭게도 몰리에르가
이끌던 지방극단의 단원들은

 

군자금으로
월급을 받았다고 합니다

 

포튜네 아저씨

 

- 지금 몇 시예요?
- 8시 30분

- 벌써요?
- 그래

큰일이네

 

오늘은 그런 데이트가 아니야

그 여자는 좀 고상해서
운이 좋아도 며칠은 걸릴 거야

 

나중에 자세히 얘기해줄게
내일 9시에 스튜디오에서 만나

 

- 에드워드 씨가 어디 있죠?
- 오늘은 못 봤는데요

- 세릴, 에드워드 봤어?
- 아뇨

- 자리를 안내해 드려
- 이쪽으로 오세요

좋은 시간 되세요

 

안녕하세요, 에드워드입니다
메시지를 남겨주세요

 

- 어서 오세요
- 안녕, 비키

- 스카치 한 잔
- 네

 

- 날 찾는 사람은 없었어?
- 없었어요

 

- 오랜만이야
- 잘 지냈어?

- 베이스 연주자 필요하지 않아?
- 아니

- 내 전화번호 알지?
- 그래, 연락할게

 

- 일찍 왔네요
- 어서 와요

- 미안해요
- 괜찮아요

- 늦는 것 딱 질색인데
- 괜찮습니다

 

- 여기 있어요
- 코트 주세요

 

- 한잔 할래요?
- 네

토닉 워터에 진을 넣어줘요
그러니까 진 토닉을 주세요

 

앉으세요

 

소르본 대학에 수업이 있어서
옷 갈아입을 시간이 없었어요

 

강의를 들어요?
아니면 강의를 해요?

둘 다 해요
고등학교에서 강의하는데

일주일에 2일은
중학교에서 임시 교사로 일하고

소르본 대학에서 화요일과
목요일에 오전 강의를 들어요

- 내일 6시에 일어나야 해요
- 알았어요

 

- 여기 있어요
- 파를 곁들인 스테이크가 맛있어요

 

- 파는 빼줘요
- 난 양고기로 줘

 

- 마늘도 들어가요?
- 조금요

 

그럼 생선으로 주세요

 

- 자격증을 준비하는 중이에요
- 난 그쪽 분야는 잘 몰라서...

자격증이 없으면 대우가 안 좋아요
그런데 자격증만 따면...

지난번 녹음할 때
왜 전화 안 했어?

- 실례해요
- 순회공연이 있다고 했잖아

- 잘 지내지?
- 응

- 니콜라도 잘 있어?
- 그래

나중에 봐

 

- 어디 가나 봐요?
- 네, 지방 순회공연이 있어서요

 

수입도 괜찮고
여행을 좋아하거든요

- 어떤 악기를 연주해요?
- 기타와 신시사이저요

- 피아노를 전공했거든요
- 정말요?

 

작곡도 하는데
지금은 돈벌이가 안 되지만...

음악 스타일은
짐 모리슨이나 엘튼 존에 가깝죠

어떤지 알겠어요

 

- 전공이 뭐죠?
- 고전문학이에요

여긴 유명한 곳인가 봐요

 

- 친구예요
- 어떤 종류의 친구죠?

 

가볍게 만나는 친구인가요?
아니면 더 중요한 존재?

 

그냥 친구예요
그러니까 예전에...

네?

 

나갈까요?

 

좋아요

 

- 차는 어디에 있어요?
- 좀 걸을까요?

'걷자고?
집이 여기서 먼 줄 알았는데'

 

- 헤드라이트가 깨졌잖아요!
- 상관 마!

자기밖에 모르는
못된 사람 같으니!

 

그렇죠?

 

- 어때요?
- 여기요?

- 네
- 좋아요

 

어서 오세요

예약하실 필요도 없어요

 

안쪽이 아주 아늑하고 좋습니다

 

- 여기가 좋겠어요
- 좋으실 대로 하세요

 

- 어서 코트 받아드려
- 네

 

- 메뉴판을 갖다 드리죠
- 고맙습니다

 

- 배고프세요?
- 네

 

생각해보니
별로 안 고프네요

 

- 니콜라가 누구죠?
- 아들인데 전처와 살고 있죠

- 결혼했어요?
- 이혼했어요

- 코스로 주세요
- 뭐가 있어요?

 

- 전채요리는...
- 알아서 주세요

고맙습니다

 

- 순회공연은...
- 시험이...

 

- 4월에 있어요
- 시험은...

 

필기는 4월
구술은 6월이에요

- 술은 아크라로 드릴까요?
- 아무거나 줘요

- 괜찮죠?
- 네

 

- 난 톰 웨이츠를 좋아해요
- 그래요?

- 필 콜린스, 키스 자렛, 콜트레인...
- 정말요?

공부 때문에 시간 여유가 없으니
영화도 신중하게 선택해서 보죠

- 시간이 그렇게 없어요?
- 꼭 해야 될 것만 해요

이건 애피타이저예요
좀 강한 맛이랄까...

- 이거는요?
- 그건 아주 맵죠

- 그럼 이건?
- 그건 골 샐러드예요

 

- 이건 국수군요
- 곱창인데 맛이 일품이죠

드셔보세요
아주 맛있습니다

꼭 해야 될 일이 뭐죠?

늘 그런 건 아니지만
일의 우선순위가 있잖아요

 

- 지금 제일 중요한 건...
- 시험이겠죠

 

오늘은 아니에요

 

이건 아라크라는 술인데
아주 달콤해요

 

오늘이 시험 보기 전에 하는
마지막 데이트예요

 

4월까지 3개월 남았으니까
기다릴 수 있어요

 

고추 먹고
물을 마시면 안 돼요

 

예술가와 지성인은
다르지 않아요

- 천재에겐 광기가 있어요
- 그건 사실이 아니에요

지성주의는 드레퓌스 사건 때문에
시작됐고 에밀 졸라가...

'자정이 넘었네
내일 6시에 일어나야 하는데'

글을 쓰든 그림을 그리든
예술가는 고독해요

 

지성인들은 독설로
예술가들을 죽이고 혼을 빼놓죠

예술가들은 펜과 붓을
정치적인 도구로 사용했어요

샤르트르와 졸라, 피카소 같은
위대한 예술가들 말이에요

 

'이러다 질려서 도망가겠다'

예술가들이 꼭
정치적일 필요가 있어요?

 

나중에 내가 유명한 작곡가가
돼도 지금과 다를 건 없어요

지금처럼 핵무기나
이슬람 문화에 대해선 문외한이겠죠

 

게다가 난 커피 두 잔을
마실 때마다 생각이 바뀌거든요

 

간장 공장 공장장은
강 공장장이고

된장 공장 공장장은
공 공공장이다

들의 콩깍지는 깐 콩깍지인가
안 깐 콩깍지인가

 

깐 콩깍지면 어떻고
안 깐 콩깍지면 어떤가

 

내가 그린 기린 그림은
긴 기린 그림이고

 

네가 그린 기린 그림은
안 긴 기린 그림이다

 

어때요?
나도 말을 잘할 수 있어요

 

남자 친구 있어요?

 

지금은 없어요

 

이제 일어나는 게 좋겠어요

 

- 한 번도?
- 한 번도 안 했어요

그 나이 되도록 한 번도
안 했다니 말도 안 돼요

- 몇 살이죠?
- 28살인데요

 

- 한 번도 투표를 안 했어요?
- 그래요

후보가 다 똑같아서
고를 수 없었으니까요

 

'어디로 가는 거지?
데려다주는 거야?'

 

- 여기죠?
- 네, 지금 방을 구하고 있어요

 

- 고향이 바스크라고 얘기 했나요?
- 아뇨, 너무 많은 얘기를 하느라...

 

난 내일 순회공연을 떠나요
4월이 어서 왔으면 좋겠네요

 

싫어요?

 

지금 당장 영화에서처럼
로맨틱한 키스를 하고 싶어요

 

에드워드입니다
삐 소리 후 메시지를 남겨주세요

 

들어왔어?

 

들어와요

아직 안 들어왔어?
스튜디오를 구했어

 

늦는 걸 보니
여자랑 잘 되나 봐

나중에 꼭 얘기해줘

- 그게...
- 괜찮아요

 

'스타워즈'를 녹화해뒀어요

오늘은 찰스 로튼의
'사냥꾼의 밤' 하는데 몰랐어요?

 

가서 커피를 좀 타올게요

 

화장실은 저쪽에 있어요

 

네

 

커피가 떨어졌어!
알렉산드라

 

그렇게 추우면

성능이 뛰어난 히터도 있고
우리 할머니 여우 털코트도 있어요

커피가 없어서 와인을 데우고
계피 가루를 조금 넣었는데

 

향도 좋고
몸을 따뜻하게 해줄 거예요

 

한 가지 말해줄 게 있어요

 

우리가 사귀기 전에...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난 '막스 형제들이'이
나오는 영화는 별로예요

 

춤을 추실까요, 아가씨?

 

나가요!

 

- 누구세요?
- 발렌틴이에요

 

잠시만요

 

작문 숙제를 놓고 갔어요

 

아침에 제출해야 해요

- 커피 한잔 마시고 가요
- 늦었어요

 

아침에 쑥스러울까 봐
그냥 간 거예요

발렌틴

 

어젯밤엔 정말 근사했어요

 

우리의 첫날밤이었는데
난 어땠는지 모르겠네요

 

좋았어요

 

- 나야, 아직도 자는 거야?
- 커피 한잔 안 할래요?

안녕, 에드워드
아직 스튜디오에 있어?

이따가 잠깐 들를게

 

5시 출발 맞지?
이따 봐

 

한 시간 후에
다시 모이세요

 

- 안 나가?
- 나가야지

 

- 앞으로 일주일은 더 있어야 돼
- 머리가 복잡해 죽겠어

대체 무슨 일 때문에 그래?

 

네 꼴 좀 봐
무슨 약이라도 먹은 거야?

여보세요?
발렌틴 들어왔습니까?

 

아직 안 들어왔어요?
나중에 다시 걸겠습니다

 

30분마다 전화하는 꼴이라니
이거 먹고 정신 차려

 

영화사

 

분장이 너무 하얗게 되면
가면처럼 보이지 않을까?

여왕이 가면 뒤에
숨었다고 하지 뭐

 

- 나중에 전화할게
- 오늘 밤에 만나

- 자주 볼 텐데 뭐
- 같이 일하니까 좋네

나도 좋아

 

- 실례합니다, 에드워드입니다
- 아, 네

- 저분이 마리 크리스틴 바로 씨죠?
- 네

 

- 저를 기억하실지...
- 다니엘의 집에서 만났죠?

저는 원래 같이 일하는 멤버를
잘 바꾸진 않습니다만

 

근사한 주제곡을 써 오신다면
약속을 잡고 한번 만납시다

 

- 도미니크, 이분께 대본을 갖다드려
- 알겠습니다

 

6주 동안 유고슬라비아에 있을 건데
일단 음악을 들어보고 결정할게요

- 수고하세요
- 고맙습니다

 

- 지난번에 와 봤잖아
- 저 방은 처음이야

 

여기야
그 애가 쓰던 방 그대로야

 

방이 비었으니까
이제 네가 쓰면 돼

 

가방을 가져올게

 

- 짐은 언제 가져간대?
- 내일

 

너무 급하게 이사를 왔나 봐

 

- 안녕
- 안녕

- 클레어 알지?
- 안녕

- 환영해
- 고마워

셀린느
신경안정제 가져왔어

 

간호사라고 얘기했지?
요새는 야간 근무래

 

여기가 부엌인데
돌아가면서 요리를 하지

- 여기에 메모를 남기면 돼
- 내 방은 더러우니까 엿보지 마

- 세르쥬 씨는 어디 계세요?
- 방에 계셔

세르쥬 씨!

- 고양이를 키우시지
- 크레프는 누구야?

청소하는 아줌마죠
전 세르쥬 테시에르입니다

- 안녕하세요?
- 발렌틴이죠?

환영식을 해주고 싶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네요

- 방이 비었으니 일단 쓰세요
- 셀린느에게 얘기 들었어요

가족과 통화를 했는데

신경안정제 한 통과
스카치 한 병을 다 마셨대

여기서 죽지 않은 게
다행이지

고양이가 있으니 외출할 때
조심하라고 단단히 일러줘

시외 전화는 절대 안 됩니다

내 방으로 가자

 

전화번호도 안 남기고
이사를 갔어요?

 

에드워드에게
전화 왔었다고 전해주세요

 

땅콩 초콜릿이랑
럼주 어때?

 

- 12시에 출발할 거야
- 306호요

 

- 키 주세요
- 문을 연 술집이 없네

- 바는 문을 열었는데
- 나는 빠질래

- 208호요
- 에드워드는 어느 방이죠?

- 즐길 줄을 모른다니까
- 101호입니다

- 내가 같이 가줄게
- 가서 잠이나 잘래

 

- 시간 있어?
- 그래

 

- 최근에 아나벨 만났어?
- 아니, 왜?

 

아나벨 어머니와 통화했는데
분위기가 영 안 좋아서

 

- 아나벨과 끝난 거 아니었어?
- 끝내려고 했지

 

더 행복해지기를 바랐는데
새로운 남자랑 잘 안 되나 봐

 

- 내가 아나벨에게 대신 전화해줘?
- 그래

 

안녕?
주문을 좀 해볼까?

 

- 블랙커피와 오렌지 주스
- 블랙커피와 오렌지 주스

 

나는 차 한 잔이랑
반숙 달걀 한 개

 

아무래도 파리에 가야겠어

 

- 언제?
- 지금 당장

 

연락이 끊겨서

 

급히 찾아야 될 사람이 있어

 

이해해줘
나한테 아주 중요한 일이야

 

그럼 순회공연은?

 

지금 출발하면 내일 밤
스트라스부르에 도착할 수 있어

 

내가 도와줘?

 

로라가 알면
안 좋아할 거야

 

우린 1년 전에 헤어졌어

 

그래도 뭐라고 할 텐데

 

나야 자기한테
관심 없으니까 괜찮지만

 

그래?

 

그 여자 얘기 좀 해봐

 

이상한 얘기 같지만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냐

 

만난 지 오래됐어?

 

어제 처음 만났어
처음엔 그냥 그랬는데

 

오늘 오후에 갑자기
가슴이 울컥해지면서

 

사무치게 그리운 거야
무슨 말인지 알지?

 

난 그렇게까지
심각한 줄 몰랐네

 

- 안녕
- 안녕

조심해

 

여보세요?
포튜네 아저씨?

 

저 발렌틴이에요
어제는 인사도 못 드렸네요

 

내일 아침에 전화하지 그랬어

저한테 전화 안 왔어요?

 

에드워드란 남자가 전화했기에
이사를 갔다고 했지

그랬더니요?

 

어떻게 전화번호도
안 남기고 갔냐면서...

 

고마워요
안녕히 주무세요

 

난 카페에 내려줘

 

이 시간에 런던에서 왔다고 하면
남편이 이상하게 생각할 테니까

 

이해해주는 거지?

 

그래야지 뭐

 

6시간은 꼭 자야 된다는데

4시간만 자면
소원이 없겠어

 

그럼 이따 봐

 

선생님은
수업 빠지면 안 돼요?

 

나 때문에 이사 갔어요?

갑자기 방을 구하게 돼서
이사를 했어요

 

- 언제 끝나죠?
- 12시요

 

근데 대학에 수업이 있어요

 

- 순회공연은요?
- 돌아왔죠

 

- 오늘 밤 괜찮으면...
- 스트라스부르에서 공연이 있어요

 

- 12시에 여기로 올게요
- 알았어요

 

'한편'
쉼표 찍고

 

'저녁을 먹은 후'

 

쉼표 찍고

 

'그녀는 다시 가게로 갔다'

 

'그녀는 다시 가게로 갔다'

 

'혼자서 갔다'
마침표 찍고

 

'그녀는 자신이 본 것을
스케치 하고'

 

쉼표 찍고

 

집중해

 

'그녀는 자신이 본 것을
스케치하고'

 

'가져온 신문 끝에
스케치를 했다'

 

마침표 찍고

 

'그 후', 쉼표 찍고

'쿠포는...'

 

'그녀에게 그것을
빌려달라고 했다'

 

마침표 찍고

 

'물론'

 

쉼표 찍고

 

'그녀는 아무것도 찾을 수
없었다'

 

'물론 그녀는
아무것도 찾을 수 없었다'

 

'100프랑으로
살 수 있는 것이 없었다'

 

마침표

 

작품에 대한 지식과
개인의 감정을

조화롭게 하는 게
매우 중요해

 

정확한 상황 설명과
흥미로운 관점을 들어서...

 

무슨 과목 얘기죠?

 

구술시험에서 가장 중요한 건데
오늘 발렌틴이 연습할 차례예요

 

- 창피하지 않아요?
- 뭐가요?

코 푼 휴지를
그냥 버렸잖아요

 

너무 그러지 마요

 

- 발렌틴, 춥지 않아요?
- 난 별로 춥지 않아요

긴장해서 아무 생각도 안 나
다 잊어버렸어

 

내가 국제 음악상을 탔던 날

 

- 상을 탔어요?
- 1등을 했어요

완전 기죽네

 

어머니께서 주신 피마자유를
먹고 다 토해냈지만...

 

- 그날...
- 원래 말을 잘 못 해

 

그럼 잘 가요

 

네, 안녕히 가세요

 

시험 봐야 하니까
너무 멀리 가지 말아요

그럼 여긴 어때요?

 

주말엔 더 바빠요

 

하루 종일 꼼짝 않고 학생들이
제출한 리포트를 채점해야 해요

 

왜요?

 

왜냐하면...

 

올해 무슨 일이 있어도
자격증을 따야 하기 때문에

 

데이트 할 시간이 없어요

 

떨어지면 5년 공부가
물거품이 될지도 몰라요

 

꼭 자격증을 따야 해요

 

- 어머! 노트가 없어요
- 차 안에 두고 왔잖아요

 

여기요
아직 10분 남았어요

 

돈이 넉넉하면
일을 하지 않아도 될 텐데...

 

우리 사이는 문제 없죠?
그렇죠?

 

그런 것 같아요

 

이제 출발해야 돼요

 

잠시만요

 

8시 이후에 전화해요

 

- 난 8시에 공연을 해요
- 알았어요

 

잘가요

 

보들레르는

 

모든 사상과 모든 종교를
담아 책을 완성했고...

 

여기서 뭐 해?
빨리 와!

 

그녀가 날 빤히 쳐다보면서
직업이 뭔지 묻기에

 

망설이다가 선생이라고 했더니
그날 밤 한 마디도 안 하더군

 

가르치는 과목은 뭔지
방학은 긴지 묻지도 않았어

 

- 발렌틴, 시작하니까 빨리 와!
- 알았어!

 

- 그래서 석사를 따려는 거야?
- 바로 그거야

 

제가 받을게요!

 

여보세요?
아, 안녕하세요?

 

네, 잠시만요

 

- 이제야 왔네!
- 어서 앉아

 

프레드릭한테 전화 왔어

 

- 생일 축하해
- 고마워

 

자기가 안 왔으면서
왜 화를 내?

 

아니, 이번 주에도 바빠

 

시험 때문인 거 알면서
왜 그래?

 

교사도 괜찮아

 

방학이 있으니까
정말 좋은 직업이에요

 

많이 먹어

 

그이는 이해 못해

 

난 전공이 섬유미술이라 그런지
선생님과 사귀면 좋을 것 같은데...

 

자격증 준비하느라
의사보다도 바쁘던데

 

- 맞아
- 14시간씩 공부하잖아

 

자격증을 따면 자랑스럽지만
월급봉투를 받으면 후회막심이야

 

- 그건 말도 안 돼요
- 뭐가?

 

- 구실을 찾는 거잖아요
- 무슨 구실?

 

훌륭한 선생님이지만
학위를 받으면 그만둘 생각이죠?

쥐꼬리만 한 월급 받고
가르치는 일에 싫증이 난 거잖아요

 

- 그래서 부자가 되길 꿈꾸죠?
- 맞아

 

나도 교사지만

 

교사들은 어떻게든
벗어나려고 노력하고 있어

 

시인인 말라르메와 극작가 파뇰도
고등학교 선생님이었다고요!

 

그건 그렇지

 

파뇰 시대엔 장학사가 주교였고
교황이 교육부 장관이었어

 

그땐 순결 서약도 없었죠

 

- 어디 가니?
- 에드워드에게 전화하러

 

전화하러 간다고!

 

고양이 조심해!

 

여보세요? 투숙객 중에
에드워드라는 연주자 있나요?

 

여보세요?
뮐루즈에 있는 호텔이죠?

 

지난주에 떠났어요?

 

알았어요, 고마워요

 

마키아벨리!
여보세요

 

리옹에 있는 호텔이죠?

 

투숙객 중에
에드워드 씨 좀 바꿔주세요

 

연주자예요
지금 바에 있어요?

 

네, 기다릴게요

 

저리 가!

 

여보세요?
네, 여보세요?

 

5프랑 좀 빌려주세요
안 그러면 전화가 끊겨요

 

빨리요!
전화 끊기겠어요

 

됐어요
고마워요

 

여보세요? 네, 저예요
밖에 나갔어요?

 

호텔에 돌아오자마자
발렌틴에게 전화해달라고 해주세요

 

발렌틴요
늦어도 괜찮아요

 

- 전화 쓸 거예요?
- 아뇨

 

- 여보세요
- 발렌틴? 나 미치겠어

 

이번 주에 그르노블에 가면
나도 일요일에 갈 수 있어

 

토요일 밤 11시 5분에
리옹행 기차를 타면

 

- 적어둬
- 응

 

디종에 2시 11분에 도착해

 

- 연주 끝나는 대로 역으로 갈게
- 알았어

- 정오에 다시 아비뇽으로 가야 돼
- 알았어

 

- 너무 보고 싶어
- 나도

 

디종에서
2분 동안 정차하겠습니다

 

디종

 

조심해!

 

여보세요
발렌틴은 아직 안 왔는데요

 

저 왔어요! 고마워요
여보세요

 

나 불안해 죽겠어

 

헤어질 때마다
당신이 영원히 떠날 것만 같아

 

오늘 밤엔 연주도 좋았고
관객들의 호응도 정말 좋았어

 

끝나고 혼자 남아서
영화 음악을 작곡했지

 

여보세요?

 

- 나야
- 잠시만

 

다음 주에 필기시험이라
너무 긴장돼

 

툴루즈에서 석사를 딸 때도
떨어질 뻔했거든

 

- 그런 말 안 했는데
- 악어 때문이라고 했잖아

 

- 뭐?
- 강사들을 악어라고 부르거든

 

2년 동안 내가 너무 좋아했어
여보세요?

 

그만해, 좋아했다는
말만 들어도 가슴이 철렁해

 

- 오래전 일인데 뭐
- 얼마나 됐는데?

 

8개월 전에
마지막으로 봤어

 

- 지금도 계속 만나?
- 한두 번 봤나? 잠시만

 

여보세요

 

- 뭐 해?
- 편하게 받으려고

 

이마의 상처는 언제 생겼어?

 

- 악어랑 완전히 끝난 거야?
- 그렇다니까!

 

스케이트 타다
생긴 상처야

 

그룹에 여자는 없어?

 

이제 조명을 꺼야 합니다!

 

- 어때?
- 괜찮아

 

처음엔 아주 근사한데
뒤로 갈수록 처지는 느낌이야

 

롱사르의 '연애시집 속편'은
학문적으로 매우 중요합니다

 

1553년 '연애시집' 이후
1년 만에 발표됐죠

 

14행의 소네트는
'연애시집'과 똑같고

 

뮈레에 의해서
길이만 더 길어졌는데

 

롱사르의 시가
너무 난해해서

 

보통 사람들이 제대로 시를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보통 시민이란
문학에 문외한인 서민들을 말하죠

 

오늘 밤에
노트 필기한 거 빌려줄게

 

지금 수업 시간에
졸 때가 아닐 텐데

 

말해줘

 

한 번 더 말해줘

 

한 번 더

 

한 번 더
알았어

 

자다가 깬 거 아냐?

 

아니, 라틴어 공부하고 있어
필기시험이 시작돼서 끔찍해

 

- 그리스어는 잘 봤어?
- 모르겠어

 

아이스킬로스와 핀다로스의
영웅시대에 관한 거였어

 

- 필기시험은 끝났지?
- 프랑스어와 라틴어가 남았어

 

그럼 마르세이유에 못 오겠네

 

최악이야
문제를 잘못 해석했어

 

이런 날엔
엄마가 너무 보고 싶어

 

고등학교 때 돌아가셨거든

 

엄마 생각하니까
더 슬퍼

 

엄마가 곁에 있으면
많이 위로가 될 텐데...

 

자기한테 얘기하는데
계속 눈물이 나

 

내일은 프랑스어 시험인데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어

 

- 지금 어디야?
- 부엌에 있어

 

뭘 입고 있어?
다 벗었어?

 

부엌에 있는데
어떻게 벗고 있어?

 

클레어가 왔어

 

벌써 3시야

 

- 잠자리에 들었어?
- 아직

 

파리에서 급한 전화가 왔습니다

 

발렌틴, 내가 다시
전화할게

 

- 여보세요?
- 전처인 로라야

 

- 새벽 3시에?
- 아들 니콜라가 전화했어

 

팔이 부러져서 병원에 있는데
피아노 레슨도 못 받는대

 

로라는 몇 살이야?

 

발렌틴!
7시 반이야! 너 미쳤니?

 

7시 반이라니까!

 

모두가 널 사랑하는 것 같아

 

잘생기고 똑똑한 남자들이
전부 너를 바라보겠지

 

이렇게 초라한 내가
너를 사랑할 수 있을까?

 

- 악어인지 도마뱀인지가 전화해?
- 악어라니까

 

그게 그거지

 

들어 봐

 

부드럽고 감미롭고
정말 멋지다

 

에드워드
여기 샤워캡 있어?

 

몰라, 찾아봐

 

- 아무것도 아니야
- 누구야?

 

- 그냥...
- 찾았어

 

- 잘 자
- 자기도 잘 자고 내일 봐

 

베이스 연주자야
이제 자야 되지?

 

순회공연 마치면
다시는 안 떠날 거지?

 

새해 첫날 어디 갈까?
거위 간 요리 좋아해?

 

- 아직 안 자?
- 몇 시야?

 

새벽 4시야
이 시간에 여기서 뭐 해?

 

아무것도 아냐
몇 시야?

 

전화가 안 왔구나

 

보르도에는
나이트클럽이 많지?

 

이 몸은
환자랑 좀 즐기다 왔지

 

병이 다 나아서
내일 퇴원하거든

 

신문사에 다니는 26살 총각인데
젊고 아주 잘생겼어

 

- 환자랑 그래도 돼?
- 술집에서 찾는 것보다 낫지

 

건강기록도 있으니
위험하지도 않고

 

신경안정제 한 알만 줘

 

잠을 자야 머리를 쓰지
신경안정제가 있나 모르겠네

 

- 여기 있다
- 잠시만

 

- 한 알 다 줘
- 요즘 너무 많이 복용했어

 

난 불면증이 문제고
발렌틴은 사랑이 문제야

 

- 셀린느
- 잔소리 안 할게! 약 고마워

 

- 나 이러다 시험 망칠 거야
- 가서 좀 자

 

전화 오면 잔다고 얘기해줄게

 

알았어
고마워

 

- 여보세요? 나야
- 콘서트가 취소돼서 돌아왔어

 

- 취소됐어? 지금 어디야?
- 10분 있다 내려와

 

안녕하세요?

 

어서 타

 

내가 샤를리 얘기 했지?

 

-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 불편하지 않아요?
- 괜찮아요

 

내가 아나벨 몰래
바람피우다 들켰을 때

 

하룻밤 관계 같은 건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지

 

왜 그래?

 

하룻밤 관계요? 어쩜 그렇게
천박하게 말을 해요?

 

더 천박한 말도 많아요

 

이만 내릴게요
고마워

 

잠시만요

 

나중에 봐

 

왜 그래?

 

- 밤새 운전해서 피곤해
- 먼저 데려다 주고 왔어야지!

 

사정이 있었어

 

빗속에서 5분 동안 기다리면서
로맨틱한 상상을 했단 말이야!

 

- 그래서 내가 왔잖아
- 친구를 데리고 왔잖아!

 

내 기분을 이해 못하겠어?

 

몰라!
난 그런 거 몰라!

 

됐어!

 

- 왜 울어?
- 비 때문에 그래

 

행복한 순간을
이렇게 망치면 안 돼

 

보들레르의 시를 인용한 거야?

 

내가?

 

나 형편없지?

 

아까는 나도 화가 났지만

 

자기 말이 맞아

 

그만! 그만! 그만!

 

너무 처져서
꼭 장송곡 같잖아

 

공짜로 하니까 그런 거지

 

앞부분에서 신시사이저가
강하게 들어가 보자

 

그만! 그만! 조금 나아졌지만
영화 음악이란 느낌이 안 들어

 

경쾌해야 하는데
너무 무거워

 

잠시 쉬었다 하자

 

안 갈 거야?

 

- 몇 시야?
- 2시 30분이야

 

- 집에 가야 돼
- 택시를 부를게

 

여보세요?
아나벨이군

 

아주 때마춰 걸었네

 

그래, 알았어

 

잠시만

 

- 안에서 받아도 될까?
- 안에 전화가 없어요

 

이젠 지긋지긋하니까
제발 전화 하지 마!

 

다시 만나달라는데
어떻게 하지

 

빅터

 

카페에서 기다릴게

 

- 누구야?
- 레코드 회사 직원이야

 

같이 있어주지 못해서 미안해
내일 새벽에 일어나야 해

 

코코아 두 잔요

 

무슨 일이야?

 

- 니스 공연을 취소했다며?
- 근데 왜?

 

한 달 동안 하루에 300프랑이면
아주 좋은 조건이잖아

 

거긴 형편없어
급하게 서두를 필요 없다고

 

- 우리와 상의를 했어야지
- '엑스칼리버 클럽'이 훨신 낫잖아

 

이미 다른 그룹과 계약했어

 

표현주의랑 인상주의도 모르겠어

 

예술은 문화를 바탕으로 하고
배경 같은 건 중요하지 않아

 

마티스가 화가 지망생들에게
이렇게 말했대

 

'먼저 혀를 자르고
붓으로만 표현하라'

 

- 내 생각과 똑같아
- 실례해요

 

난 잘 모르겠어
창의적인 생각 같지도 않고

 

불 좀 빌릴 수 있을까요?

 

내가 빌려달라면 빌려줬겠죠?
아랍인이 아니니까요

 

- 그만둬요
- 꼭 파시스트처럼 생겼어

 

- 그렇지?
- 그래

 

- 저런 사람들 너무 짜증나
- 그래

 

쟤가 니콜라야?

 

함께 맛있는 거
먹으러 갈까?

 

오늘 필기시험 결과가
나오는 거 잊었어

 

깜빡했어

 

- 잘 지냈니?
- 네

 

- 니콜라, 발렌틴이야
- 안녕하세요

 

학교 선생님이지

 

- 안녕하세요
- 엄마도 같이 왔어요

 

이쪽은 로라
이쪽은 발렌틴

 

-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 식당으로 갈까?
- 좋아

 

오늘 밤에 연주가 끝나는 대로
전화 할게, 행운을 빌어

 

갈까?

 

나중에 또 봐요
반가웠어요

 

'그래요 불여우 같으니!'

 

빅터랑 사귄다는 얘기 했나?

 

- 누구?
- 빅터 말이야

 

레코드 회사의 빅터?
얘기 안 하던데

 

- 계산서 주세요
- 네

 

- 아직 심각한 사이는 아냐
- 발렌틴은 무슨 선생님이죠?

 

프랑스와 라틴어 선생님이야

 

영 아니더라

 

- 무슨 말이야?
- 통통하잖아

 

약간

 

그런 얘기라면
아예 꺼내질 마

 

가자

 

엄마한테 인사해
이러다 늦겠다

 

- 발렌틴, 합격이야!
- 축하해

 

이제 다음은...

 

자끄, 졸리베...
셀린느도 합격이야!

 

샴페인을 터뜨려!

 

- 못 믿겠어
- 둘 다 너무 잘됐다

 

- 축하해
- 불쌍하지 뭐

 

구술시험이 남았잖아

 

- 빨리 춤추러 가자
- 술부터 마셔야지

 

맘대로 해

 

- 에드워드는?
- 연주하고 있어요

 

이것 좀 봐

 

셀린느, 미안하지만
난 가봐야 돼

 

- 아직 시간이 많은데
- 내일까지 리포트를 써야 돼

 

- 나 합격했잖아
- 어쩔 수 없어

 

알았어

 

합격 축하해

 

구술시험이 남았는데 뭐

 

- 셀린느, 여기야
- 빨리 와서 골라!

 

셀린느!

 

저 앵무새 너무 멋지다
'바이올린 연주하는 곰 좀 봐

 

- 곰이 아니라 흑표범이야
- 에드워드가 누구야?

 

- 신시사이저를 연주하는 사자야
- 털이 아주 멋지다

 

너무 재밌다

 

프레드릭은?

 

나 합격했어! 합격이야!

 

- 합격했대!
- 필기시험만 붙은 거야

 

다 같이 왔어

 

- 옷부터 갈아입을게
- 괜찮아

 

간호사 소개시켜줘!

 

안녕?

 

나중에 봐
여기서 끝내든지

 

- 그게 무슨 말이야?
- 몰라서 나한테 묻는 거야?

 

저 여자한테 가서
직접 물어봐!

 

이리 와

 

헤어지자는 말을
그렇게 돌려서 할 필요 없어!

 

여자관계가
너무 복잡해서 싫어!

 

꼴도 보기 싫어!
어차피 얼마 못 갈 텐데 뭐!

 

저 여자 눈빛이 그렇잖아!

 

빅터가 초대해서 왔는데
나더러 어쩌란 말이야?

 

저 여자는
초대라도 받았네

 

이런 꼴 보여주기 싫어서
초대하지 않은 거야!

 

바쁘다고 핑계 대는 건 너잖아!
수업에 2분 늦으면 세상이 끝나?

 

너 하고 싶은 대로만 하고
내 문제엔 관심도 없었잖아!

 

오늘 꼭 그런 얘기를 해야돼?
시험 결과는 궁금하지도 않아?

 

전화했는데
밖에 나가고 없더라!

 

- 집에서 전화만 기다리고 있어?
- 기가 막혀서

 

은행에 다니시는 어머니께
내 얘기 했어? 안 했어?

 

은행에 안 다니시거든!
어머니가 지금 무슨 상관이야?

 

- 발렌틴!
- 지금 출발해야 돼

 

어머니도 알고 계셔!
하여튼 성깔하고는...

 

그런 천박한 말투 좀 고쳐!
이젠 못 참겠어!

 

늘 시험 보는 기분으로
널 대하라는 거야?

 

누가 그러라고 했어?

 

발렌틴...
발렌틴!

 

내 음악에 관심이나 있어?
그것도 천박해?

 

- 괜찮아요?
- 아무 일도 아닙니다

 

싸우는 것도 불법이에요?

 

가자고

 

자기 음악이 왜?

 

요즘 작곡이 잘 안 돼서
뭔가 꽉 막힌 느낌이야

 

- 나한테 말 안 했잖아
- 물어보지도 않았지

 

그건 왜냐하면...

 

내가 이기적이고
너무 질투가 많아서 그래

 

- 서둘러! 2시야
- 잠시만

 

- 어디 가?
- 오늘 녹음을 다 끝내야 돼

 

신시사이저를 높여요

 

드럼 소리를 낮춰요

 

서서히 줄여요

 

피아노를 다시 올리고

 

신시사이저를 좀 더 크게

 

이 정도면 되겠어요

 

- 됐어요
- 그래

 

모두들 고마워
수고했어

 

- 고마워요
- 수고했어

 

- 이제 다 된 거야?
- 그래

 

- 선물이야
- 고마워

 

택시를 불렀는데
같이 갈까?

 

에드워드입니다
메시지를 남겨주세요

 

나야
지금 집에 있어?

 

- 여보세요?
- 내가 깨운 거야?

 

- 방금 들어왔어
- 그래? 어땠어?

 

패트리샤야 원래 글래머잖아
너는?

 

간호사에게 열쇠를 줬더니
여기서 기다리고 있더라

 

- 또 열쇠를 줬구나
- 나한테 푹 빠진 것 같아

 

여보세요?

 

- 여보세요?
- 발렌틴이랑 잘 안 될 것 같아

 

- 패트리샤 때문에?
- 아니, 그 여자는 관심도 없어

 

생각보다 심각한 것 같아

 

좋은 여자 놓지지 마

 

- 얘기할 거야?
- 그래야지

 

이렇게 질질 끌 수는 없어

 

이쪽은 에드워드예요
쟝 피에르 교수님이셔

학교에서 우연히 만났어
철학과 학과장님이셔

 

툴루즈에서 오셨죠?

 

그렇습니다

 

아주 좋아보이는 걸
행운을 빌어

 

이상해

 

- 뭘 드릴까요?
- 블랙커피 한 잔요

알겠습니다

 

- 뭐가 이상해?
- 여기서 우연히 만났잖아

 

학교에서 만났다며?

 

- 무슨 일이야?
- 아무것도 아냐

 

할 얘기가 있다는 건
무슨 일이 있다는 거잖아

 

그래

 

- 할 얘기가 있어
- 뭔데?

 

이렇게 지낼 순 없어

 

매일 밤 우리 집에서 자

 

매일 밤, 제발...

 

- 녹음은 괜찮았어요?
- 네

 

한번 들어볼까요?
테이프 처음으로 돌려줘요

 

에드워드 씨가 왔어요

- 에드워드?
- 작곡가요

 

- 아직 얘기 안 했어?
- 순회공연 중이었거든요

 

내가 얘기할게

 

- 잘 지냈셨어요?
- 안녕하세요?

 

유감스럽지만 유고슬라비아에서
문제가 생겨서

 

원래 하던 작곡가에게
부탁을 할 수밖에 없었어요

 

죄송합니다

 

- 데모 테이프는
- 준비 됐어요

 

한번 들어보긴 할게요
나중에 또 기회가 되겠죠

 

틀어봐요

 

왜 그러죠?

 

고마워요

 

- 무슨 일이야?
- 테이프를 가져갔습니다

 

셀린느, 준비해

 

나온다! 앞에 있어!
턱시도가 아주 잘 어울리지?

 

그래
아니, 아직은 아니야

 

공부할 때는 거기서 공부해야지
내일 전화할게

 

이제부터 같이 살 거야
그래, 알았어

 

자동응답기 켜니까
전화하지 마

 

나야
지금 집에 있어?

 

- 여보세요?
- 내가 깨운 거야?

 

- 방금 들어왔어
- 그래? 어땠어?

 

패트리샤야 원래 글래머잖아
너는?

 

간호사에게 열쇠를 줬더니
여기서 기다리고 있더라

 

- 또 열쇠를 줬구나
- 나한테 푹 빠진 것 같아

 

여보세요?

 

발렌틴이랑 잘 안 될 것 같아

 

- 패트리샤 때문에?
- 아니, 그 여자는 관심도 없어

 

생각보다 심각한 것 같아

 

발렌틴은 정말 멋진 여자지만

 

우리랑 하는 일이
너무 달라

 

예쁘고 똑똑하고
나무랄 데 없지만

 

너무 고집이 세서
골치가 아프고 힘들지

 

- 신중하게 생각해
- 왜

 

나야 친구가 돌아오면 좋지만
좋은 여자 놓치지 마

 

- 얘기할 거야?
- 그래야지

 

이렇게 질질 끌 수는 없어

 

방송국

 

일행이에요

 

이제 스타가 다 됐는데
다음 연주회는 언제죠?

 

뮌헨과 마르세유에서
쇼팽 연주회를 할 거예요

 

- 이제 겨우 14살이죠?
- 네

 

- 미래가 보장됐군요
- 더 열심히 해야죠

 

고마워요, 캐롤린

 

맞아
질질 끄는 건 좋지 않아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듣겠습니다

 

글래머가 아니라서 미안해

 

- 발렌틴입니다
- 셀린느예요

 

고마워요

 

루킬리우스에게 보내는 서간집
'세네카'에 대한 해석과 논평입니다

 

- 앉아서 해도 됩니다
- 서서 하겠습니다

 

자유는 공짜로
얻을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자유를 얻기 위해선
대가를 치뤄야 하죠

 

인간은 과도한 노동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합니다

 

왜냐면 인간이란 존재는
절박한 일에 내몰리게 되면...

 

인간은 노동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하는데...

 

과도한 노동은...

 

자신의 존재와 삶의 목표에 대해
깊은 성찰이 필요합니다

 

세네카는 이렇게 말합니다

 

'예를 들어, 자신의 근심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면..'

 

괜찮아요?

 

물 한잔 마실래요?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만
질문의 뜻을 이해할 수 없어요

 

죄송합니다

 

셀린느
왜 그래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어요

 

한순간에
모든 게 물거품이 됐어요

 

- 논제를 혼동했어요
- 시험이 전부는 아니잖아요

 

당신은 지금
내 기분이 어떤지 몰라!

 

발렌틴은 어디에 있죠?
전화도 안 받고...

 

발렌틴은 15분 후에
구술시험을 치러야 해요

 

사흘 동안 열이 나서 제대로
먹지도 못했는데 그냥 놔둬요!

 

내년에 다시 보라고 합시다

 

- 이러면 안 돼요
- 중요한 문제예요

 

- 한 마디만 할게
- 어서 나가 주세요

 

너무 긴장하면
셀린느처럼 떨어질 거야

 

- 셀린느가 떨어졌어?
- 시험은 중요하지 않아

 

인생도 변하고
우리도 변해

 

사랑을 하다보면 실수도
하고 후회도 하는 건데

 

넌 나이 든 할머니처럼
도대체 변하지를 않잖아!

 

나도 알아

 

그래, 난 바람둥이고
넌 고집쟁이야

 

발렌틴, 한순간만이라도
제발 여유 있게 살아 봐

 

- 지금은 여유부릴 때가 아니야
- 미안해! 미안하다니까!

 

여긴 여성스럽고 똑똑한
사람들이 모인 곳이라 이거지?

 

발렌틴이죠?
이제 당신 차례예요

 

저 사람도 근사한 양복을 입고
점잖고 교양 있게 말을 하는군

 

당신과 함께
아이들을 키우고 싶어

 

사랑해, 발렌틴
사랑해

 

- 영화 일은 잘 안 됐어
- 유감이야

 

발렌틴

 

발렌틴 양입니까?
들어가세요

 

몰리에르의 작품
'인간 혐오자'입니다

 

오늘 발렌틴이 선택한 주제는

 

몰리에르 작품 '인간 혐오자'의
사랑과 비극적 희극적 요소입니다

 

시작하세요

 

몰리에르가 말하길
모순된 사랑은...

 

다시 말해 잘못된 사랑은
빈번하게 일어난다고 합니다

 

잘못된 사랑은 갈등으로 이어져

 

사랑에 관한 매우 중요한
선택을 하게 만들죠

 

사랑과 인생
둘 중에 선택해야 합니다

 

4막 3장에서
셀리멘은 알세스트에게

 

진정한 사랑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알세스트는
자신의 사랑법을 강요하죠

 

그는 셀리맨에게...

 

하늘이 셀리멘을 상속 재산이 있는
부유한 귀족으로 만들지 않았더라면

 

셀리멘이 자신에게
사랑의 손을 내밀 것이라고 했어요

 

오직 셀리멘이 자신만을 위해
존재하길 바라는 이기적인 사랑이죠

 

들어가면 안 돼요!

 

셀리멘에겐 친구와 돈이 있었고
그녀는 자유로운 개성의 소유자였습니다

당시로선 매우 드문 여자였죠

 

시대를 앞서갔던 몰리에르는

 

오늘날 독립적인 여성들의
애정 문제를 제시한 것입니다

 

두 주인공은 서로 동등했으며
각자의 삶이 존재했습니다

 

알세스트가 극복하려고 했던
비이성적인 열정은...

 

때론 매우 감동적입니다

 

예를 들어 알세스트는 셀리멘에게
거짓말이라도 해달라고 애원합니다

 

4막 3장에서

 

자신에게 충실한 척만 해준다면
믿는 척이라도 하겠다고 합니다

 

그는 마지막까지
그녀가 변하길 바라지만

 

상대를 변화시키는 건 불가능하고
누구도 그럴 권리가 없습니다

 

당시의 문학 작품이 그렇듯이
온갖 변명과 상투적인 언어로

 

셀리멘이
알세스트에게 바라는 것은...

 

그러니까
알세스트에게 하고 싶은 말은...

 

날 사랑한다면
날 있는 그대로 받아주고

 

나도 지금 그대로의
당신을 받아들이겠다는 것이었죠

 

- 주제에서 벗어났습니다
- 그런가요?

 

제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
작품을 분석하면 안 되나요?

 

학문적인 방법은 아니지만

 

사랑에 관한 주제를 택한 건
제가 지금 겪는 일이기 때문이죠

 

자신을 사랑하면서 동시에 타인을
사랑하는 게 쉽지 않거든요

 

계속해도 될까요?

 

계속하세요

 

알세스트는 이기적이며
소유욕이 강하고

 

셀리멘은 변덕스럽고
책임감이 없습니다

 

하지만 둘이
상대의 단점을 받아들이고

 

서로의 차이를 이해한다면

 

사랑으로 이기심을
극복할 수 있겠죠

 

희생은 진정한 사랑이 아닙니다

 

자신에게 고통을 안겨준 사람이
그 고통을 위로해 줄 수 있다면

 

둘은 진정한 사랑을
이룰 수 있죠

 

'인간 혐오자'는
희극일까요, 비극일까요?

 

뮈세는 공연을 보고 웃을 것이
아니라 울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진정한 사랑을 이루지 못하는 건
비극이기 때문이죠

 

두 주인공이 외로워하는
모습을 보면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몰리에르가 우리에게
말하고 싶은 것도 바로 그 점이죠

 

저 역시 몰리에르와
똑같은 말을 하고 싶습니다

 

자신의 행복보다 상대의 행복을
더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나요?

 

사랑하는 사람의 행복과 슬픔을
같이 나눌 준비가 돼있나요?

 

끝으로 알프레드 뮈세의
시를 인용하겠습니다

 

모든 남자는 거짓말쟁이고
수다스럽고 일관성이 없으며

 

비열하고 위선적인 겁쟁이며
자존심이 강하고 쾌락을 추구한다

 

모든 여자는 변덕이 심하고
허영심이 많으며 타락했다

 

그러나 이 세상에서
딱 한 가지 신성한 것이 있다며

 

겁이 많고 불완전한
두 남녀의 결합이다

 

'사랑은 장난으로 하지 마오'의
5막 2장이었습니다

 

다 끝났습니까?

 

네

 

이제 심사를 시작하겠습니다

 

너도 잘했으면 좋잖아

 

- 난 괜찮아
- 아주 잘했어

 

꼭 붙을 거니까
걱정 마

 

중간에 걱정하긴 했지만
아주 잘했어

 

당신은 그걸 사랑이라고 부르죠
말하고 싶은 게 있어요

 

당신 팔로 나를 포근히 감쌀 때
그 느낌

 

당신은 그걸 사랑이라고 부르죠
듣기 좋은 단어들이

 

내겐 의미가 없었어요
당신이 날 찾아주기 까지는요

 

보세요, 땅이 빙빙 돌아요
어지럽게요

 

느껴봐요, 당신 손이 닿을 때
내 심장이 조용히 타오르는 걸요

 

당신은 그걸 사랑이라고 부르죠

 

내 마음속 소망들이
내 눈에 비친 하늘로 날아올라가요

 

당신은 이렇게 말하죠
사랑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고

내게 사랑은 그냥 꿈이었죠
과거의 추억들로 한숨만 나던 기억들

 

보세요, 땅이 빙빙 돌아요
어지럽게요

 

느껴봐요, 당신 손이 닿을 때
내 심장이 조용히 타오르는 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