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라…!

 

시온쨩!

 

엄마?

그래, 엄마란다

 

다행이다…

정말로 다행이야…

시온쨩, 줄곧 눈을 뜨지 않아서…

 

그렇구나

마법 덕분에 나는 살아남은 거야

 

예를 들면, 꽃의 향기에

이끌린 꿀벌은 기뻐할까?

정말 좋아하는 것에 몰두하게 되면

너무 좋아해도 조금은 괴롭겠지

갑작스런 비에 젖은 꽃잎

쏟아진 물방울이

다음에 찾아오는 아침 해를 비추며 빛나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어 봤어

울퉁불퉁, 구멍에 휘어진 길

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 네 곁에 있고 싶어

"분명, 분명"을 되새겨 가며

진흙 냄새가 진동하는 내 여행길은

마법이라는 말로는 부족하겠지만

단 1초의 번뜩임은 분명 식지 않는 마법

 

식지 않는 마법

 

매직 메이커
 

매직 메이커
- 이세계 마법을 만드는 법 -

 

제12화 『저는 정체가 뭔가요?』
 

제12화 『저는 정체가 뭔가요?』
정상이야

제12화 『저는 정체가 뭔가요?』
몸에 이상은 없나 봐

 

나는 얼마나 자고 있었어?

 

일주일이다

계속 잠든 채였어

그렇게나?

 

누나만이 아니라 나까지…

엄마한테 얼마나 많은
마음고생을 시킨 걸까?

 

시온!
무사하느냐!

아빠, 글라스트 씨

응, 괜찮아
몸도 문제없어

 

다행이다

그래

 

그날, 레이스가 나타난 걸
깨닫고 마을에서 나왔는데

어떻게든 늦지 않아 다행이구나

그렇구나

그래서 아빠는 거기에 있었구나

 

그다지 도움이 되진 않았지만

그렇지 않아!

두 사람이 팔을 베어줘서
내가 그 녀석을 쓰러뜨릴 수 있었던 거야

 

그런데 말이야

첫 일격에 비해
몸이 많이 부드러워졌어

 

글라스트 말대로다

시온 덕분에 그 마족에게
공격이 통했던거 같았다

 

우연이 겹친 결과물이었지

다음에 또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같은 수는 통하지 않을 거다

 

다음에 혁야가 발생했을 때
그런 괴물이 또 나타날지도 몰라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무사해?

라피나와 브리짓은 경상이었어

휴이하고 데브라는 녀석도
무사했어

마리하고 로즈쨩도 무사하단다

그렇구나
다행이다

그래서 내가 쓰러진 후로
어떻게 됐어?

피해는 심각했던거 같다

사상자는 420명 정도였지

 

그래…
그렇게나 죽은 사람이…

내가 좀 더 제대로 했더라면!

 

너 때문이 아니야

네가 없었다면 도시가
어떻게 됐을지 몰랐을 거라고 들었어

 

자신을 탓할 필요는 없어

오히려 네 공적에
자신감을 가져도 되지 않을까?

응!

 

응?

왜 그러니?
시온쨩

지금은 밤이야?

응…

 

왜 그러냐?
시온

 

이, 이건…

 

마력의 빛이야

에인츠베르흐 정도는 아니지만

명백하게 마력량이 늘었어

 

마력을 의식의 바깥으로…

 

아빠, 나를 누나 곁으로
데려가 줬으면 좋겠어

어, 그래

 

고마워, 아빠

그래

 

시온쨩, 무리하면 안 된단다

괜찮아
그럭저럭 괜찮아졌어

 

「방대한 마력이 있다면
나태병 환자를 치료할 수 있다」

그 가설이 옳은지
지금껏 증명하지 못했지만…

지금의 내 마력은
대략적으로 계산해도

전의 100배 이상

 

이만한 마력량이 있다면

 

시작한다

 

15, 20, 25, 30

 

80, 85, 90, 100

105, 110…

 

200, 205

210

300

 

경도의 환자라면 진작부터
모종의 반응을 보일 마력량인데

아직도 부족한 거야?

 

500, 505, 510

 

- 마리!
- 마리쨩!

아직입니다
지금은 시온에게 맡기죠

 

990, 995, 1000

누나, 돌아와!

 

누나!

 

1300, 1310…!

 

여, 여보

으, 응

1490, 1500!

누나!

 

마력이…

도, 돌아온 거야?

 

시, 온…

 

누, 누나!

시온쨩, 마리쨩은?

나, 나은… 거냐?

 

모두… 왜 그래?

누나…

 

누나…
누나…!

 

누군가를 구하기 위해
개발한 게 아니야

하지만 그게 누군가의
도움이 되는 일이 있어

그걸 증명하고, 실감하고

그리고

크나큰 행복감을 품게 되었다

나는 마음속에서 그렇게 생각했다

"마법을 사용할 수 있어 다행이다"라고

 

감사합니다
선생님!

정말로 감사합니다!

 

만약 무슨 일이 생기면
언제든 불러주세요

 

네!
그럼

 

누나를 치료한 후로 일주일

콜이나 간호사분들의
도움도 있어서

이스트리아의 나태병 환자 모두의
치료를 끝마칠 수 있었다

 

시온, 너는 정말로 대단한 녀석이다

갑자기 왜 그래?

뭐, 뭐가!

그냥 그렇게 생각한 것뿐이다

 

우선 나태병은 해결했어

 

호오?

그 핏빛 같은 붉은 머리와 눈은

루그레의 계보인가?

 

남은 건 다른 하나야

 

시온, 그대는 여러 가지
의문을 품고 있을 거다

 

명석한 그대는 깨달은 점도 있겠지

지금이라면 질문에 답하도록 하지

 

저는 정체가 뭔가요?

 

자기 자식이 마법이라는
영문 모를 것에 몰두하고 있는데

아빠도, 엄마도
너무 쉽게 이해해줬어요

 

글라스트 씨가 제 출생에 대해
무언가 말하려고 했을 때

아빠가 가로막았어요

발프 공작 님이 나태병과
레이스에 관해

평범한 꼬마에 지나지 않는
제 의견을 쉽게 받아들여줬어요

 

그 시점에서 저는
마법을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발프 공작 님은 마법과
마력에 관한 얘기를 의심 않고 믿어줬습니다

마치 마법이 존재하는 걸
아는 것처럼

 

가웨인 공, 에마 공
괜찮은 거겠지?

 

네, 더는 시온에게
숨길 순 없습니다

저도 각오는 되어 있습니다

 

시온, 그대는 루그레의 후예다

 

루그레라는 건 천 년 전에
인간의 편에 서서

마족과 치열한 전투를 펼친
종족의 이름이다

붉은 머리카락과
눈동자를 갖고 있었으며

「마술」이라는 신비한 힘을
사용했다고 전해지지

 

루그레는 천 년 전의 전투에서
마족을 봉인했지만

마족들에게 죽음의 저주에 걸려
그렇게 멸망했다

 

그러한 인식이 뒤집어진 건 12년 전

왕도 리스티아 계시는
여왕 라크슈아 님의 앞에

아기를 안은 여자가 나타나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이 아기는 루그레족의 후예

세계를 구할 유일한 빛이 될 겁니다

육성하여 인도해 주십시오

그러지 않는다면 인간은
멸망하게 될 겁니다

 

여왕께서는 반신반의하면서도

만약 아이가 정말로
루그레라면

위험한 미래가
다가오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시고
아이를 키우기로 결정하셨다

하지만 대외적으로 공표하고서
키울 수도 없는 노릇

그래서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던
가웨인 공과 에마 공에게 맡긴 거다

 

그랬…었구나

누나도 내 정체를 알아?

 

우리도 구태여 말하지 않았으니까

너를 친아들로 키우고자 했다

미안해, 시온쨩
계속 말하지 않아서

실은 알고 있었어

우연히 아빠와 다른 사람들이
내 얘기를 하는 걸 들어서

 

미안하구나

우리는 시온에게
신경을 쓰게 만들었나 보구나

아니야
괜찮아

피가 이어지지 않았어도
두 사람은 내 부모님이니까

 

그런데 여왕님은 어째서
두 사람에게 나를 맡긴 거야?

그건 우리가 명예 귀족이기 때문이다

명예 귀족?

본래 발프 공작과 같이
작위를 가져야 귀족이라 할 수 있지만

명예 귀족에게는 공적으로
내려진 칭호가 없다

그 대신 여왕이 후원자가 되어
서임되는 특수한 지위라는 거다

그 특이함으로 인해 명예 귀족에게는
특정 영지가 내려지지 않는다

그래서 가웨인 공에게는
내 영지의 일부 관리를 맡겼다

 

그런 거였구나

명예 귀족은 다른 귀족들과
교류할 기회가 없고

아빠가 관리하는 영지는
외부와 접촉이 적은 시골에 있어서

 

루그레족을 아는 사람에게
악용당하지 않도록 나를 지켜준 거구나

 

그래서 아빠는 내가
마법 연구를 할 때

그렇게 엄하게 막았던 거야

 

시온이 루그레라는 걸
믿고 싶지 않았던 걸지도 모르겠다

저기, 시온
계속 궁금했던 건데

시온이 루그레이기 때문에
마법을 사용할 수 있다는 건 알겠어

그런데 왜 다른 것들도
여러모로 잘 알고 있는 거야?

 

나도 말해야 하는 걸까?

이곳과는 다른 세계에서
전생했다는 걸

 

저기…

나도 잘 모르겠지만
그런 지식이 각인돼 있는 것뿐이야

그… 나를 데려왔다는 여자라면
무언가 알지도 몰라

 

시온이여
그밖에 더 묻고 싶은 건?

한 가지 더 있습니다

앞으로 저는 어떻게 하면 좋죠?

 

아마도 여왕님이 보내는
초빙 서한이 도착하겠지

 

그런가요

 

다녀왔어
누나

 

아, 시온

어서 와…

기다리고 있었어

시온, 계속 없어서…

 

시온, 손 잡아줘

 

나, 조금 무서웠어

기억이 거의 없지만…

어렴풋하게… 있어

 

혼자서 어둠 속에 갇혀 있었는데

계속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 무서웠어

 

하지만 계속 시온의 목소리가…

어머니, 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렸어

 

그래서 버틸 수 있었어

꿈이었을지도 모르지만…

 

따뜻해

 

다음날, 우리는 이스트리아를 나서
2년 만에 자택으로 돌아왔다

 

역시 익숙한 우리 집에서
편하게 보내고 싶어

가족과 보내는 평온한 날은
오래 이어지지 않을 테니까

 

나태병의 전조로 누나가 보여준
이상할 정도의 신체능력

그건 아마도 혁야의 영향으로
과한 마력 공급을 받은 걸로 인한

신체능력 향상 마법이야

 

신체능력 마법은 체내 마법

체내에 순환하는
마력을 느끼고

컨트롤하는 감각이 중요해

 

나는 2년 동안
나태병 치료를 통해

마물과 인간의 마력에
끊임없이 간섭해 왔어

 

그 경험을 피드백하면!

 

해냈어

이 마법에 이름을 붙인다면

「부스트」라고 해야겠지?

 

역시 그랬구나

그때 그 녀석이
두르고 있던 마력이

방어 역할을 하고 있었던 거야

 

강한 마력은 충격을 흡수해

즉, 실드가 되어 나를 지킬
갑옷이 되는 거야

 

그리고 부스트와 실드를 합치면…!

 

역시 이 정도로는 부러지지 않나

 

이건 흥미로운 마법이네

 

그로부터 며칠 후

나한테 여왕 라크슈아에게서
초빙장이 도착했다

 

잊은 건 없니?
괜찮니?

응, 몇 번이나 확인했으니까 괜찮아

아빠, 누나를 부탁할게

그래, 이쪽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최대한 집에서
멀어지지 않도록 할 테니까

시온, 세상은 넓은 곳이다!

다양한 걸 보고,
다양한 녀석과 만나고,

다양한 걸 깨닫고서
더 듬직한 남자가 돼라!

글라스트 씨
감사합니다

이스트리아에서는 정말 신세를 많이 졌습니다

 

모두

 

그렇게 슬퍼하지 마라

영영 헤어지는 것도 아니잖아?

 

분명 영영 헤어지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나는 모두와
만나지 못하게 되는 게 외로워져

 

시온은 외로움쟁이구나~

나는 전혀 외롭지 않다!

왜냐면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
응, 아무것도 아니다~!

그렇지!
다음에 제펜라스트에 와라!

우리 아버지한테 소개해 주지!

응…
기회가 있다면 잘 부탁할게

그래!
언제든 괜찮다!

언제든 환영이다!

크흠!

 

에?

둔감하네

에? 뭐가?

아무것도 아니다
너는 둔감한 게 어울려

응…

또 이스트리아에
왔을 때에는 얼굴이라도 비춰

별 문제가 없더라도
얼굴 정도는 비출 수 있잖아?

응, 그렇게 할게

 

시온

브리짓도 와 줘서 고마워

 

나하고 시온은 친구

그래서 이건 당연한 거야

시온!
열심히 해!

응, 열심히 할게

 

시온, 가시는 거네요

로즈

저도 함께 가고 싶다고…

그러는 건 너무 제 고집이겠죠?

마음은 엄청 기뻐

왕도는 그렇게 멀지 않으니까
일이 없으면 돌아올게

그렇네요

금방 돌아오실 거죠?

응, 약속할게

네, 기다리고 있을게요

시온…

 

누나, 다녀올게

 

누나

외로워…

시온이 없으면 외로워

미안해
참으려고 했는데…

미안해, 누나

아니야

미안해, 시온

나는 괜찮아
괜찮으니까…

얼른 몸을 낫게 해서
나도 왕도에 갈 테니까…!

응, 기다릴게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나태병 치료의 최고 공로자이자

이스트리아 습격에서 마족과 맞서 싸운
시온·온스타인 님께 경례!

 

호위를 하개 되었습니다

호위 부대장인 고드·파르스라고 합니다!

 

당신 같은 훌륭한 분의 호위를
맡게 되어 영광입니다!

 

아, 아…

정말 감사합니다

 

시온

 

이거

응?

오늘 13살 생일이지?

 

잊고 있었어

그렇구나
벌써 13살이 되는구나

 

목걸이?

멀리 떨어져 있어도
외롭지 않도록

우리를 떠올릴 수 있도록…

셋이서 고른 거야

걸어 봐

 

고마워
아빠, 엄마, 누나

이거 소중히 간직할게

 

시온은 마법의 힘으로
더 많은 사람들을 구할 수 있어

아니, 구할 거라고 생각해

하지만 만약 괴롭다고 생각한다면

우리를 떠올려 줘

 

모두 시온의 편이니까

쭉 시온을 생각하고 있으니까

 

고마워

누나

 

고마워…

 

향하게 되는 곳은 왕도

무슨 일이 기다리고 있더라도
나는 포기하지 않아

 

마법의 힘으로 반드시
모든 걸 극복해 보이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