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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약하기 그지 없구나...

 

어서 오너라...

나의 침소에...

 

무엇도 지니지 못한 채

최초의 한 발짝을 내디디네

걸음에 응해 늘어가는

기대나 탄식

되풀이하며

목표로 하는 것은 끝자락

역사 속에 전해가기 위해

생명의 등불

얼마나 되는

밝은 빛으로

불태워야

한 편의 시에 다다를 수 있을까

너나할 것 없이

도달하고자 바라는 안식의 땅

그것은 언제나

누군가의 기억 속에

그저 한 줌뿐인 지울 수 없는

추억이 되고 싶어서

가장 눈부시게 빛날 날을 바라네

온몸을 타고

흐르는 고동을 불사르며

 

fan sub by kairan

 

철녹산의 왕
 
 

 

나약한 자들이여

죽어야 하는 운명에
놓인 자들이여

그대들의 이름을
들어보도록 하지

 

왜 그러지?

 

이름을
대지 않는 것이냐?

 

목소리조차
나오지 않더냐?

 

이것이...

압도적인 포식자...!

 

공포나 불안을
부정할지라도

그것이 물러나는 일은
없답니다

자신감을 가지는 데에
필요한 것은

오만해지는 것이
아니며

용감한 행동을 하는 데에
필요한 것은

허세를 부리는 것이
아니랍니다

 

모든 것은...

모든 것은...

받아들이는 것부터
시작되는 것이죠

 

누군가에게
이름을 묻노라면

우선 자신부터
대야하는 법이 아닌가?

호오...

아무래도...

약탈을 노리는 유상무상한
필부는 아닌 모양이로군

 

그렇다면
이름을 대도록 하마!

이몸이야말로
《신들의 낫》이자

《재앙의 낫》

최후의 별이
반짝임과 동시에 태어나

무궁한 세월을
살아가는 자

장독과 유황의 왕이자

용암의 동포―

 

발라키아카로다!

 

자...

답하거라

왜소한 자여

 

나의 조부는
《방황현자》[원더링·세이지]

나의 두 부모의 한편,

아버지는
《사자성의 전귀》[獅子星の戦鬼]

어머니는
《마텔의 총애를 받는 소녀》

 

항간에서 이르기를
《변경의 등불》

《끝자락의 성기사(팔라딘)

유전의 여신
그레이스필의 사도

윌리엄·G·마리브래드

처음 뵙겠습니다

신대의 용이시여

 

기이한 연이로고...

그리운 이름이로다

 

그립다...?

그것들이 악마[데몬] 놈들보다
먼저 나의 앞에 찾아왔다면

혹은
어깨를 나란히 하며

함께 싸웠을지도
모를 일이지

 

불사신의 냄새가
어렴풋이 풍기는구나

그리고 그대는
등불의 사도라 칭했지

 

오호라...

연령이 맞지 않는 것은
그 때문이었나

 

어디...

이름을 대거나 탐색하는 것도
이쯤이면 충분하지 않겠나

 

그렇죠...

 

《끝자락의 성기사(팔라딘)》여

이몸을 심복으로
부려볼 생각은 없느냐?

 

무엇을
그리 놀라는 게야

네놈들이
악마[데몬] 놈들을 물리쳤잖느냐

이대로 있어서는
이몸 또한 위험한 것은 물론이요

자유롭지 못하지

그렇다면

새로이 안주할 곳을
바라는 것은

자연스러운 게
아닌가?

 

물론 이몸에게도
따로 속내는 있다

 

상응하는 대가는
바라겠다만...

 

안심하거라

 

그대 정도의 용사(勇士)
솔선해 싸울 생각은 없다

하지만
몇 십 년인가 후에

당신은
나를 죽이고

모든 것을 파괴하며...
또다시 다른 고용처를 찾겠지

그게 당신의 방식이다!

 

훌륭하다, 훌륭해!

바로 그렇다!

 

그러나...

'나쁜 거래는 아닐 테지'?

 

그러긴 해...

그렇게 된다면...

굳이 지금
절망적인 싸움을 벌일 필요는...

 

그대에게 이몸과 싸울 이유가
얼마나 있다는 것인가

이몸이 무고한 민중에게
위협이 될 거라 생각하기에

결의와 창을 품고
찾아온 것일 테지?

 

보아라...

이미 위협 따윈 없다

내 고개도
이리 숙여주지 않으냐?

 

뭐야...
이건...!?

 

자, 선택하거라!

《끝자락의 성기사(팔라딘)》!

금대의 영웅이여!!

이몸을 부릴 정도의
그릇을 증명해 보거라

 

평화를 얻겠느냐

아니면
전쟁과 죽음이냐!

이몸은 그다지
느긋한 편이 아니니라

어서 선택하거라!

 

뭐야...!?

거절해야 하나!?

아니...
그랬다간...

 

어쩌면 좋지...?

뭘 선택해야 해!?

 

아무나―!

 

맞아...

나는...

이미 그녀에게
구원받았잖아...

 

만일 용기라는 것이
형태를 지닌다면

지금 이 가슴 속에―!

 

메넬

레이스토프 씨

게를레이즈 씨

 

이 대화의 결과에 따라
모든 것이 결정됩니다

각오를!

 

어디...

결정되었나?

그럼 선택하거라
《끝자락의 성기사(팔라딘)》여

평화냐, 죽음이냐!

선택하지 않습니다

 

선택해야 할 것은
당신이다, 발라키아카여!

 

호오...

 

이몸이...
무엇을 선택하란 것이지?

'개심할 것'인가!
'아닌가'!

 

확인합시다...

당신이 제시하는
『평화』는...

『나와 당신 사이에서의
한정적인 평화』야

결코 『나의 평화』는
아닐 뿐더러

『무고한 사람들의 평화』도
아니지

제 말이 틀렸습니까?

 

옳지!

바로 그렇다!

 

그렇다면

내가 걸 조건은
단 하나!

개심을!!

 

무엇을 고치라는 것이지?

언제나
전란을 갈구하며

모략을 펼치는
광열한 그 천성을!

당신이 개심하여

맹세하고

진정으로 내게
비호를 요청하겠노라면

저도 등불의 신께 맹세코
당신을 지키겠습니다

 

이 목숨이
계속되는 한,

당신을 온갖 적대자들로부터
지켜내도록 하죠

그것이
제가 살아가는 방식입니다

 

자...

개심이냐!

아니면 싸움이냐!

대답을 들어봅시다!
용이여!

 

훌륭하도다!!

보기 좋게
《용의 수수께끼 문답(리들)》을 풀어냈구나!

《끝자락의 성기사(팔라딘)》여!

 

쓸데없이
힘을 내걸어대는

무모한 만용의
패거리가 아니며...

목숨을 아까워하는
교활한 보신자 또한 아니야

용기와 지혜를
두루 갖추고

자신이 믿는 옳은 길을
나아가는 그 마음가짐!

신묘하도다!!

 

그야말로!
그 영웅들의 후계자로다!

나는 그대를, 진정으로
용기 있는 자(勇者)라 인정하마!!

 

그러나
개심이란 선택은...

결단코
있을 수 없는 일!!

 

나는 발라키아카!

 

《신들의 낫》이자
《재앙의 낫》!

장독과 유황의 왕이자

용암의 동포!

장독은 죽이며

해치고

용암은 끓어올라야
비로서 살아 있는 것이로다!

전란!

재액!

무훈!

재보!

죽음!

제물로 바쳐진 처녀!

영웅!

그것들이 따라오지 않고서
어찌 용을 논하겠느냐!!

 

나는 발라키아카!

신들조차 두려워한
최강(最強), 최고(最古)의 용!!

발라카이카이니라!!

 

영웅이여

영웅이 이끈
전사들이여

이곳에서
네놈들을 장사지내고

나의 공포의 내력에
새로이 한 쪽을 더하는 것도 좋고!

이곳에서
네놈들에게 토벌되어

무훈으로써 세상 끝까지
널리 이야기되는 것도 좋겠지!

 

자...

용의 불길에
영혼까지 불타올라

윤회로부터 사라질
각오가 있다면...

 

내 허하마!

바로 나에게
도전해보거라!!

 

이것이...

위대한 신대의 용...!

틀림 없이
존경해야 마땅할 적...!

 

《끝자락의 성기사(팔라딘)》!

윌리엄·G·마리브래드!

상대해드리겠소!

 

《가속》[아크케레레티오]!

 

《칼날이여》[라미나]!

 

용의 비늘!

 

가령 싸운다고 한다면
오랜 상처를 노려야겠구나

용의 비늘은
강인하느니라

가령 브래드라 하더라도

용린 위로
살까지 베어넘기진 못할 게야

 

아무리 나라도 언제까지나
브래드의 등만 좇진 않아!!

 

《가속》[아크케레레티오]!

 

용린의 수호를
뚫느냐!

기침 후
정신을 차리는 데에는...

딱 좋은 자극이구나!!

 

어이!

 

상대는
윌만이 아니거든?

 

오호라...

제법 괜찮은 연계구나!

 

《타오른다》[플람모] 《화염》[이그니스]!

 

『실프야, 실프』!

『바람의 소녀여』!!

 

지금이다!

《동여매라》[리가투르], 《매듭이여》[노두스]!

《속박하여》[오플리가디오]!

 

《묶이어》[컨키리앗], 《추적하라》[세퀴투르]!!

 

《파괴여, 있으라》[워스타레]!

 

3중 마법행사[트리플·캐스트]!

거스의 18번(특기)!

 

그날 눈에
선명히 새겨졌던...

비장의 패중에서도
비장의 패!

 

《푸르게 빛바랜》[팔리다] 《죽음은》[모르스]!

《나란한 발검음으로 걷어찬다》[아에쿼·풀사트·페데]!

 

설마 하니
'그것'을 실전에서 쏘아내느냐!!

《가난한 자의 오두막도》[파우페룸·타베르너스]!

《왕의 첨탑일지라도》[레굼퀘·툴리스]!!

 

■■■■―!!

 

《모든 존재의 말소》[담나티오·메모리아에]!!

 

해..치웠나...?

그런가 본데...

 

승리한 순간은
뜻밖에 싱거운 법...

승리한 순간은
뜻밖에 싱거운 법이군요...

 

응...?

윌?

 

용은 소멸했어...

그럴 텐데...

승리를
확신할 수가 없다...

전투에서 모든 게
사투로 결착이 나지는 않아...

엉뚱한 일로
이기는 때도 있지...

분명 그럴 텐데...

 

'바람이 분다'...?

 

안 돼...!

아직―!

 

《변..화》...?

 

바로 보았다!

 

《변화의 말》[메타모르포제]...

인간으로선 다룰 수 없는...
리스크가 높은 《말》...

하지만
생각해보니 그래...

애초에
발라키아카는...

저만한 거체로
'어떻게 이 지하 왕국에 침입'했지!?

 

알아챘느냐!

그렇다...

 

이몸은
'말과 근사한 존재'이니라!!

 

오호라...

《존재의 말소》라면야

이몸조차 흔적도 없이
지워버릴 수 있겠군...

 

맞혔을 때의
이야기이기는 하겠다만

 

궁극의 파괴마법조차도
대처법을 숙지하고 있어...

아니...

아마 어떤 《말》을 고르든
똑같았을 거야...

 

이 용은...

온갖 전장에서...

온갖 《말》과 싸우고는

물리쳐 왔던 거야...

 

이것이...

이것이, 용...

 

잡동사니 속에

손을 뻗어

떠올린 기억

마법과도 같은 말의 조각들

이어맞춰 끌어안아보자

쌀쌀한 밤에 짓눌려

어쩔 줄을 모를 것만 같은 때도

또렷하게 불을 밝히는 빛을 향해

그저 인도되어 가네

빛바래 가는 피스를 모아

과거를 미래로 이어 맞춰 나가자

미완성이자

뒤죽박죽인 지금을 넘어갈 테니까

가슴에 손을 올리고서 또다시

걸어나가자

 

사룡과 여신
 

fan sub by kairan